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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혁신은 지역 일꾼으로부터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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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혁신은 지역 일꾼으로부터 출발

admin | 화, 2021/07/13- 17:51

정부가 지난 7월 7일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 영향과 대응방향’이라는 정책 문서에서 3대 인구위험 가운데 하나가 지역소멸이다. 인구 구조의 불리한 변화 속에서도 수도권에는 여전히 몰려드는 인구로 북적이고, 살 집도 부족하고 대중교통은 만원이다.

반면 지역은 젊은층이 떠나고 지역을 지키는 주민들은 점차 늙어가면서 출생 아동이 줄어들고, 혁신할 수 있는 힘과 활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지역소멸이라는 표현 자체는 자극적이지만 일반 국민, 특히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위협을 실감나게 표현한 단어다.

쇠퇴하거나 활력을 잃어가는 지역을 살리는 방안에 관해 광역, 기초 구분 없이 각 지방자치단체가 고민하고 있다. 가장 손쉽게 떠올리는 방안은 대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지역을 살리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자원, 시장 접근성, 우수한 인력, 산업 생태계가 없는 지역에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로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혁신과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상은 무작정 대규모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발상보다는 진전된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 있는 다양한 주체들은 나름대로 서로 다른 기대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이들을 모은다고 해서 혁신이나 개혁의 아이디어나 시너지 효과가 자동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들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된 거버넌스는 스스로 무엇을 하기보다 특별히 구체화된 혁신계획도 없이 중앙정부를 상대로 각종 사업자금을 많이 따오려는 로비나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골몰하기도 한다.

도시에서 직장 생활하다가 은퇴 연령에 가까운 사람들은 농촌 및 어촌 등의 지역으로 집단적으로 이주해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방안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방식은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농어촌에서 여유롭게 제2의 삶을 살겠다는 식으로 농어촌 마을이 아닌 지역을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지역소멸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까. 농어촌 마을 단위에서 지역쇠퇴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을 찾는 건 매우 어렵다. 농어촌에서 거주하는 인구가 대부분 60세를 넘는 고령자로서 새로운 시도나 혁신을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혁신과 새로운 개혁을 시도하려는 의지를 가진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소규모의 시나 군 단위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지역의 산업이나 무언가를 혁신할 할 때 혁신 역량이나 아이디어가 없는 사람들이 모여 거버넌스를 구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지역의 산업, 제품, 서비스를 혁신하거나 새로운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할 땐 목표를 세우고 계획해야 한다. 계획을 세울 땐 유사하거나 다른 사례 및 제도를 참고하고, 사업 수행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고, 나아가 목표와 계획에 함께 세우고 사업을 함께 할 사람을 규합해야 한다. 이들과 함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낸 상품이나 서비스는 시장에서 평가를 받는다.

중ㆍ대기업은 각 분야 별 오랫동안 축적된 조직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들 조직화된 혁신 역량이 시장에서 신제품, 서비스를 개발하고, 생산한 뒤 마케팅, 사후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서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지역소멸을 막고 지역의 산업, 서비스, 제품 혁신을 위해서 무엇보다 혁신 역량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역량은 지역 등에서 각종 사업의 다양한 실패와 작은 성공 경험을 하고, 다른 사례들을 배우는 가운데 형성되고 축적될 수 있다.

혁신 역량은 개별적 역량으로 시작해서 집단적이고 조직화된 역량으로 발전될 수 있다. 지역에서는 대기업과 같이 축적된 조직화된 역량을 갖추거나 유지하기도 어렵지만, 지역에서 개별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조금은 조직화되고, 문제 의식을 공유하는 모임이 있어야 경험이 쌓이면서 논의될 수 있다.

지역혁신을 위해서 이해 당사자 간 단순한 거버넌스가 아닌 이해관계를 넘어서 지역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공동으로 실험하면서 경험과 지혜를 쌓아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지역 일꾼의 모임을 꾸리는 게 중요하다. 지역의 산업, 업종, 서비스, 제품의 혁신도 결국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 글: 배규식 희망제작소 이사(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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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포럼, 지방이라는 질문 웹포스터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788/794/001/7f3ff... style="margin:10px;width:800px;height:1132px;" />

지방소멸이라는 말은 십수년전부터 유령처럼 떠돌던 말입니다. 저출생에 따른 인구적 변동은 서울수도권 과밀화를 더욱 심화하고 있습니다. 지방 공동화, 소멸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지자체는 여러 자구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대안들은 대규모 공적 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으로 수렴되거나 토건-성장과 지역균형의 논리가 미묘하게 섞여 민주적 균형이 아닌 이윤의 논리에 따른 개발임을 의심케하기도 합니다. 이번 쟁점포럼에서는 '지방'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권역개발 전략, 교육과 대학, 고용과 청년 등의 쟁점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지방이라는 질문

전체 진행 및 토론: 김만권 참여사회연구소장

 

지방균형과 부울경메가시티 전략, 06/07,월,19시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

 

지방의 교육과 대학의 쟁점, 06/09,수,19시

정태석 전북대학교 교수

 

지방고용과 청년의 현재와 미래, 06/14,월,19시

양승훈 경남대학교 교수

 

 

※ 문의는 참여사회연구소 02-6712-5248, [email protected]

※ 행사는 YouTube유튜브(https://www.youtube.com/user/pspd1994" rel="nofollow">참여연대 채널)에서 중계됩니다. 

화, 2021/05/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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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기후위기, 지역쇠퇴 극복을 위한 제2차 지역혁신 정책포럼을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소멸 대응전략을 비롯해 지역발전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지역교통시설의 지속가능발전의 방향을 살폈다. 이번 글에서는 권영종 한국교통연구원 명예 연구위원의 발제를 간략히 소개한다.

수도권은 집중되고, 지방중소도시 쇠락하고

지방소멸은 수도권과 지방 중소도시의 현황을 살펴보면 확연히 나타난다. 이에 따른 폐해도 만만찮다. 수도권에서는 인구, 자본, 일자리 등이 집중됨에 따라 교통 혼잡과 미세먼지 증가를 비롯해 부동산 가격 급등, 구직 어려움 등 여러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인구감소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 인구의 고령화와 젊은층 유출 심화로 지역 경제가 침체되며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

권 연구위원은 인구 구조의 고령화를 마냥 공포로만 여길 게 아니라 ‘레버리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구 구조를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큰 축으로 지방 대도시권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마다 보유한 보존 자원을 활용해 특성화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주변 대도시로 이동하는 흐름이 두드러지는데, 이러한 추세가 다시금 수도권으로 몰리지 않고, 지방 대도시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전략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해 권 연구위원은 지속가능한 대중교통체계로의 전환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지역발전은 고속도로망 발전이 맞물려 있다. 현재 고속도로망은 국토 내 동서축, 남북축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는데 30분 내 접근, 5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고속철도망이 확충되고 있다. 인구의 84%, 국토 면적의 82%가 고속철도 이용권에 포함되지만, 여전히 서비스 소외지역이 상존한다.

권 연구위원은 교통체계 재편을 통해 지역불균형 해소를 기대한다. 즉,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대중교통지향형도시개발(TOD)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컨대 TOD 개발을 통해 지방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동시에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동차 중심의 생활이 고착화되면서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문제 등 더는 미룰 수 없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근거한 교통 체계의 개편이 필수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교통체계 전략은

더불어 대도시권의 자원을 활용해 획일적인 개발보다 특성화된 개발을 강조한다. 중소도시의 사람들은 수도권으로 바로 이주하기보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소도시 사람들은 주변 대도시권으로 이동했다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지역의 거점도시권으로 이동했을 때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 정착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효과적인 TOD 전략을 펼쳐야 한다.


▲ 출처: 권영종(2021), 지역교통시설 현황과 지속가능발전의 방향 (발제자료 발췌)

대중교통지향형으로 도시를 개발하면 다음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이 증대하고, 도보 및 자전거 이용이 증대된다. TOD를 중심으로 집적개발하면서 공공안정성이 증가되고, 여러 영업이익활동이 일어나면서 경제 활동이 증가된다. 이를 통해 지방재정 수입이 증대되고, 집적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정주환경을 창출할 수 있다. 또 대중교통으로 거점도시와 중소도시 간 이동이 원활하면 수도권으로 이주하지 않고, 지역에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주요 광역도시에서는 KTX역을 통해 대도시 간 연결돼 있다. 하지만 KTX역와 도심 간 접근성이 떨어지고, 역사 주변 개발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철도와 도로 등 연계교통체계가 미비해 주변 소도시로 이동하는 게 번거로워 승용차나 택시 이용이 어려운 현실이다.

권 연구위원은 지속가능한 대중교통체계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한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지역균형발전 정책도 변화되면서 지속적으로 지역특성화 개발이 이뤄지지 못한 만큼 이를 제대로 모니터링하는 비정부기구의 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간 KTX가 지역경제 성장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했는데 대구역복합환승센터, 광주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례처럼 KTX역 중심 연계확승체계의 획기전인 개선과 복합개발을 검토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토론자로 나선 김병관 경기연구원 연구원은 “중소도시 지역의 TOD 개발을 보면 대중교통, 주차면수 등 포괄적으로 고려하지 않아 높은 혼잡비용이 발생된다”라며 “지방도시에 걸맞은 SOC 사업 타당성 평가방식을 찾는 동시에 소도시와 거점도시를 원활하게 연계하는 대중교통서비스를 확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상호 한국고용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자리, 거주 정책은 소프트웨어 정책이고, 교통 및 개발은 하드웨어 정책에 가깝다. 지방소멸의 힘이 워낙 강한 만큼 정책 패러다임을 더 큰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기 위해서 총체적이되, 상호보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정리: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금, 2021/08/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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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역 일자리가 주목받고 있다.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향한다. 지역에 남고 싶어도 생애 경로에 따라 나만의 커리어를 쌓기란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이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3일 양승훈 교수(경남대 사회학)와 줌(zoom) 인터뷰를 통해 ‘지방소멸과 청년 일자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양 교수는 저서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에서 지역사회와 산업의 관계. 산업의 흥망성쇠에 주목했고, <추월의 시대>에서 80년대 시각으로 한국 사회의 성장기를 들여다보고 재해석한 바 있다.

Q. 지난 10여 년 동안 청년들의 취업 절벽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 요인이 영향을 끼치겠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우리 사회가 청년에게 어떤 일자리를 공급했는지 살펴야 한다. ‘중위계층 청년이 취업하기 좋은 환경이었나’를 따져봐야 한다. 대개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제조업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제조업 일자리도 1990년대 이후로 비정규직화되었다. 정규직 채용도 줄어들면서 누적된 게 청년 취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대학생이 늘었난 점도 들 수 있다. 2000년대쯤부터 대학진학률이 70%까지 높아졌다. 대졸 청년들은 ‘화이트칼라’인 사무직이나 엔지니어직 혹은 연구직으로 가고 싶어 하는데 이러한 대졸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졌다. 비정규직화 등 제조업 일자리의 질도 많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

Q. 실제 정부와 지자체에서 다양한 일자리 정책을 펴고 있지만 산발적이고, 임시적이라 ‘좋은 일자리’는 아닙니다. 이에 관한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정부와 지방정부가 만들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공무원과 공기업밖에 없다고 본다. 청년취업 시장의 압박이 커지면서 공공부문에서 직접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시험을 치러야 하기에 허들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다수의 청년은 공공부문 일자리를 두고 ‘나하고는 먼 일자리’라고 여길 정도로 장벽이 높다.
또 다른 축으로는 정부가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며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 간접 일자리다. 대표적으로 고용노동부의 디지털 일자리 사업(개발자, 빅데이터 분석가, 유튜브 제작자)을 들 수 있다. 해당 사업은 정부가 기업에 인건비 제공 및 최소 6개월 고용을 보장하는 등 기업과 대학 간 이해가 맞물려 나름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당사자인 청년이 볼 때 근무형태, 근무조건, 처우의 질이 떨어지는 간접 일자리가 많았다.
일자리 사업이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이 되는 동시에 청년은 커리어 패스를 만들 수 있는 구조여야 하는데 미진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독일 사례처럼 중소기업의 현황과 기술, 직무 등을 표준화해 업데이트하며 관리‧평가한다면 학교나 지자체에서 연결하는 간접 일자리의 질도 표준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Q. 부산, 울산, 경남(이하 부울경)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제조업의 중심축입니다. 어찌 보면 청년일자리가 풍부할 것처럼 보입니다.

부울경 중 부산과 울산‧경남은 다른 양상이다. 부산은 영세기업과 중소규모 이상의 서비스업 위주의 일자리가 있지만, 임금이 열악하다. 부울경 청년 중 화이트칼라로 일하고 싶은데 수도권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아 부산으로 취직해 박봉으로 일을 시작한다.
노동시장의 공급은 많고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울산‧경남은 전체 일자리를 보면 그나마 사정이 좋은 편이다. 들여다보면 생산직 일자리가 많고 전문직, 사무관리직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 양승훈 교수(좌)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우)

Q. 실제 현황은 어떤가요. 부울경의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일자리의 질적 전환 측면에서 보면, 생산직 일자리가 많아도 일자리의 질은 다른 문제다. 자동차 기업이 정규직을 채용하지 않는 추세다. 생산직 인력이 필요함에도 정규직이 아닌 원하청 도급 형태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구직자가 ‘n차 하청’에 일할수록 일자리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자리가 열악해지고 있는 셈이다. 주로 생산직에 취업하는 남성 청년은 ‘하청 일자리’를 아르바이트처럼 경험할 수 있어도 ‘직업’으로 삼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성 청년은 서비스업이 많은 부산에서 일하는데 박봉이기 때문에 이직을 원한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울산‧경남의 사무보조직으로 이직하고 싶어도 단기‧무기계약 형태가 많다. 만약 결혼하거나 출산하는 등 생애 경로 변화를 감안하면 일자리에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규직으로 자신만의 커리어 패스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 일자리와 구인‧구직 간 구조적 미스매칭이 벌어지고 있다.

Q. 청년이 지방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지방소멸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청년이 지방을 떠나는 이유에 대해, 또 이런 흐름을 바꾸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청년이 지방을 떠나는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일자리 문제가 크다. 현재 일자리가 열악하더라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면 지역에서 일하는 것도 괜찮다. 용접을 배워 생산직으로 일하다가 ‘이직 사다리’를 타고 커리어패스를 만들 수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일자리의 상향 이동이 어렵다. 대졸 사무직은 근속이 쌓여도 초봉 언저리를 맴돌고, 기술이 있는 생산직도 연봉 형편이 조금 나아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밖에 지역에서는 대기업의 스핀오프로 생긴 중소기업이나 지자체의 사업이나 정부의 보조금으로 인건비만 유지하는 정도의 기업이 많아서 청년들이 지방에 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자리 관점에서 보면 이 중 하나는 보장돼야 한다. 진급 혹은 이직을 통해 더 나은 임금을 받을 수 있거나 처우나 인정 등 대우를 잘 받을 수 있어야 한다.

Q. 지방소멸의 이슈와 연결되는데 지방대학의 위기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대학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지방사립대 중 올해 25%가 신입생을 뽑지 못한 곳이 다수다. 내년에는 지방대학의 위기가 전면화될 것이다. 지역에서 청년을 머금은 곳이 ‘일터’와 ‘대학’이다. 대학이 없어지면 지역에 청년이 없어지는 것이다. 현재 지방사립대에서는 정원 미달한 학과를 폐과하고 있는데 향후 지역의 전문가가 사라지는 동시에 물리치료, 사회복지, 다문화 전공 위주로 남는 상황을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들 전공은 유연화된 일자리가 대부분이고, 직업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 국립대 네트워크, 공영형 사립대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내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즉, 지방국립대는 대학원 중심으로, 지방사립대는 학부 내실화 및 직업교육‧연계 전공 등으로 기초소양 역량을 보강하는 쪽으로 역할을 분담하면 어떨까 싶다.

Q. 지방정부들이 청년조례를 만들거나 다양한 청년정책을 벌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는 합니다. 지역의 청년정책과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지방정부가 다양한 청년 정책 및 조례 제정 등을 펼쳤지만 청년 맞춤형으로 다원화된 모델을 개발한 경험이 미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마다 ‘베스트 프렉티스’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데 대표적으로 ‘청년몰’ 사업이 아닐까. 청년몰은 ‘먹거리’, ‘미술’, ‘수공예’ 등으로 꾸려지지만 막상 사업을 들여다보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어렵다. 이처럼 ‘청년’의 이름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신화에 갇힌 정책들이 있다.
만약 해당 지역이 제조역량을 지녔다면, 이에 걸맞은 청년 정책을 발굴해야 하는데 오히려 관광산업으로 돌리는 등 선례를 따르고 있다. 지역의 전적인 잘못이기보다 다양한 청년 정책 및 사업의 개발이 더디고, 성공사례를 조직하지 못한 탓이다. 다만, 정책을 개발하는 더딘 속도보다 지방소멸 속도가 빠르다는 게 고민이다.

Q. 교수님께서는 지방소멸, 청년정책 등과 관련해, 여러 칼럼을 통해 청년의 언어가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데요. 이에 대한 조금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나 ‘의대생 국시 거부 사태’ 등으로 ‘청년’과 ‘공정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들 사태는 엘리트 게임으로 노동시장을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데 주목하고, 대다수 청년이 처한 현실은 다뤄지지 않았다. 대기업 일자리를 늘린다고 해도 일부 청년만 누릴 수밖에 없다.
청년으로 호명되는 사람이 누구인지 봤을 때 다수 청년의 목소리는 투영되지 않고 있다. 고졸 남성과 여성, 전문대, 지방사립대 등 다양하게 구직하는 청년의 목소리를 대표해야 한다. 오히려 지방의 기업에 청년이 일할 만한 환경을 만드는 표준 체제를 어떻게 도입할지 논의하는 게 건전하지 않을까. 청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논의에서 평범한 청년의 목소리가 자꾸만 소거되는데, 이러한 지점에서 청년의 언어가 필요하다.

Q. 우리나라에서는 산업구조의 전환도 함께 요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에너지전환, 전기차, 스마트팩토리 등). 청년 정책과 산업구조의 전환이 함께 결합될 수 있을까요.

자동차 산업이 수소차‧전기차로 전환되고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전기 계통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수도권에, 내연기관 클러스터는 대구‧경북‧울산 반경으로 있다. 산업 전환 관련한 연구의 원천 기술은 수도권에서 개발하지만, 실제 기술로 구현하려면 동남권의 현장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지역에서만 궁리할 수 있는 일자리와 작업이 있다는 것을 좀 더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대개 ‘회사의 다각화’라는 측면으로만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지역의 ‘장소성’을 부각하고, 산업의 전환을 꾀한다면 역설적으로 지역에, 그리고 구직하는 청년에게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최근 희망제작소에서는 ‘지역차별언어 바꾸기’ 캠페인 설문조사(440명 응답)를 벌인 결과 40~50대 응답이 높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20대 청년의 응답이 높았고, 지역차별에 관한 체감도 높았습니다. ‘지역 격차’와 ‘차별’이 가까이에 존재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 관한 의견 있으신가요.

대학의 서열화가 심해진 측면이 있다. 과거부터 대학의 서열화가 존재했고, 차별의 언어도 있었지만 갈수록 그러한 언어를 일상적인 언어로 쓰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고졸자’를 향해 ‘고졸 인성’이라는 둥 학력을 인성과 연결 짓기도 한다. 또 젊은층 사이에서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가 급속도로 강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라면 지역 격차나 지역 차별도 덩달아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 인터뷰 진행: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
– 정리: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수, 2021/08/1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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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지역쇠퇴 극복을 위한 제4차 지역혁신 정책포럼

일시 : 2021년 9월 27일(월) 14시~16시

장소 : 온라인 ZOOM (유튜브 송출 예정)

참가 : 사전 신청 시 링크 및 발제자료 공유 *미신청자도 당일 유튜브 접속 가능

좌장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이사장

발제
(가) 지금 여기의 지역 산업과 청년 | 양승훈 경남대학교 교수
(가) 지역 내 인력 양성과 고용의 연계 | 김종한 경성대학교 교수

토론
발제자 전원
희망제작소 지역혁신 연구회 소속 전문가
경기연구원 경제사회연구실 담당자

주최 : 경기연구원, (재)희망제작소

문의: 홍한솔 기획팀 연구원 02-6395-1429 [email protected]

월, 2021/09/1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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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석 희망제작소 이사는 “신안의 실험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방쇠퇴 대응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모델이다. 햇빛연금과 바람연금은 지역순환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기사 저작권 문제로 전문 게재가 불가합니다. 기사를 보기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 원문보기

화, 2021/08/3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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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멸을 겪고 있는 도시에서 청년들이 다채로운 실험을 벌이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018년부터 매해 1개 마을 1개 청년 그룹을 공모해 진행하는 ‘청년마을’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12개 마을, 12개 그룹(강원 강릉, 경북 상주·영덕, 경남 거제, 부산, 울산 울주, 인천 강화, 전남 신안, 전북 완주, 충남 공주·청양, 충북 괴산)이 도전에 나섰다.
‘청년마을’에 참여하는 청년은 지역의 유휴공간을 커뮤니티 공간, 창업 공간 등으로 탈바꿈시키고 지역 특산물과 전통사업을 연계하는 등 지역에서 새로운 삶을 탐색한다. 청년 다섯이 뭉친 스픽스(SPIX)의 ‘주섬주섬 마을’도 ‘청년마을’ 사업의 일환이다. 전남 신안군 안좌도에서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박현정 매니저를 지난달 25일 줌 인터뷰로 만났다.

⛵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곳, ‘불모지’가 ‘기회의 땅’으로

Q. ‘주섬주섬 마을’의 근황을 전해주세요.

박현정: 저희는 신안군 ‘청년마을’에 오신 분들을 ‘플레이어’라고 부르거든요. 상상하긴 쉬운데 상상을 깨고 현실로 옮기긴 어렵잖아요. 게임처럼 거침없이 도전하면 좋을 것 같아 ‘플레이어’라고 부르는데 현재 각자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실행 중이고요. 1기수는 15명이 모집되었는데, 미국, 서울, 목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오셨습니다. 이밖에 네트워킹을 하는 ‘주섬주섬 필요회’, 루프탑을 조성하는 주민회의 ‘비행청년’, 공간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무단점거’, ‘브랜드 탄생기록 피칭데이’ 등을 열고 있습니다.

Q. 다양한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는데 소개해주세요. 

박현정: 간판 프로그램은 ‘주섬주섬 한 달 살기‘입니다. 안좌도에서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이뤄나가는 건데요. 플레이어인 사진작가는 현재 저희가 머무는 ‘와우마을’(지명)의 주민 분들 얼굴을 찍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얼굴에 담긴 빛을 담아서요. 플레이어 한 분 한 분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게 핵심이죠.
또 주민과 네트워킹도 해요. ‘주섬주섬 필요회’와 ‘무단점거’를 들 수 있는데요. 안좌도는 인적 드물고,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요. 돈도 벌어야 하고, 주민과 친해져야 하고, 스스로 행복을 얻어야 하잖아요. ‘주섬주섬 필요회’는 청년들이 일거리, 먹거리, 놀거리, 도울거리 등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해결하는 모임이죠.
마지막으로 ‘무단점거’는 4년째 방치된 폐교에 들어가서 일종의 청년을 위한 ‘메이커스 공간’을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공간에 서점을 운영하고 싶다는 분도 계시고, 내부 소음이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차음벽을 설치해 랩메이킹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분도 계시고요.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실크스크린 공간, 영화관 등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주섬주섬마을 멤버들과 박현정 매니저(사진 맨 오른쪽) ⓒ스픽스

⛵ 목포에서 신안으로, 안좌도로, 지역을 떠나지 않는 이유

Q. 신안에 연고가 있었나요.

박현정: 스픽스가 신안에서 활동한 지 3년 정도 됐어요. 목포를 주 무대로 활동하다가 신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동물 매개 교육’을 했거든요. 방과후교실에 앵무새와 파충류를 직접 가져가서 준비해두면 아이들이 어깨 위에 앵무새를 얹어보고 경험하는 고정이죠. 이렇게 신안에서 자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과 부모님과도 친해졌어요. 목포에서 신안을 왔다갔다가 이렇게 안좌도로 들어와 ‘주섬주섬 마을’을 하게 된 거죠.

Q. 수도권보다 신안으로 향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박현정: 예전부터 지역에 애착이 강했어요. 스픽스는 대학 졸업하고, 남들처럼 취업하는 회사라기보다,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거든요. 신안군이 위치한 전라남도 서남권이 지역소멸이 심한 지역 중 한 곳이잖아요. 저희가 이곳에 남아서 지역을 존속하면서, 앞으로도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싶었어요.

Q. 안좌도에 막상 살아보니 어떤 변화가 느껴지나요.

박현정: 프로그램을 꾸리는 저희나 플레이어나 ‘안좌도는 생존의 영역’이에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싶더라도 차가 없으면 이동하기 어렵고요. 택시도 없어요. 자연 그 자체의 환경이니까 지네에 물리기도 하고요. 도시에 비하면 확실히 많은 불편함이 뒤따르죠. 이러한 애로사항은 ‘주섬주섬 필요회’에서 서로 도와주고 토로하니까 많이 해결되고요. 무엇보다 안좌도에 온 플레이 분들이 도전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 신기하고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죠.

Q. 안좌도에서 지역 주민들과 관계를 맺는 게 어땠나요.

박현정: 외지인이니까 당연히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래도 목포에서 신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안면은 튼 학부모님도 계셨고, 아이들도 저희를 좋아하니까 조금씩 풀어갈 수 있었어요. 전보다 학부모님을 자주 찾아가서 만나고, 마을 어르신도 찾아뵙고요. 어르신께 “언제 밭 나가는 날이에요?”라고 여쭤봐요. 누구나 처음부터 마음을 확 여는 건 어렵잖아요. 자주 얼굴 보고, 일손을 보태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중이에요.


▲ 주섬주섬마을 멤버들과 박현정 매니저(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스픽스

⛵ 작은 섬마을, 작은 도시에서 청년이 삶을 꾸린다는 것

Q. 지역에서 청년은 어떤 역할을 한다고 보나요.

박현정: 대개 수도권을 두고 기회의 땅이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저희는 지역이 더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해요. 지역에는 발굴되지 않은 여러 재미있는 문화와 이야깃거리가 많거든요. 발굴되지 않은 지역자원을 청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게 지역을 존속시킬 수 있고, 청년이 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봐요. 일종의 ‘청년의 방식’으로 지역을 이어가는 거죠.

Q. 지역에서 살아보니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자원은 무엇인가요.

박현정: 지역에서 청년이 원하는 건 정말 다양해요. 다만 원하는 걸 모두 누리긴 힘든 현실이죠. 단번에 모든 불편함을 해결할 순 없어도 지역에서 청년들이 모여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좋겠다 싶었어요. 청년운영협의회가 있다든지, 지역에서 청년 초기 정착할 때 서로 나눌 수 있는 자리요.

Q. ‘주섬주섬 마을’이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박현정: 주섬주섬 마을이 청년이 도전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상상하는 것이 이상한 사회에서 상상하기 위해 모인 이상한 마을이라고 소개하거든요. 저희 마을에 처음 플레이어 중 독특한 청년들이 많아요. 요새 ‘N포세대’라서 상상하는 걸 당연히 포기하는 게 당연시하잖아요. ‘주섬주섬 마을’은 상상을 실현하고, 즐거운 소통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박현정: 저희가 청년마을을 준비할 때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전라남도의 섬의 섬의 섬에 들어와서 꿈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봐요. 다사다난하고 무엇 하나 쉽게 얻는 게 없지만, 손때 묻은 공간과 이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청년마을 ‘주섬주섬 마을’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
전남 신안군 안좌면에 위치한 와우마을. 청년 다섯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이라는 기대를 품고 ‘주섬주섬 마을’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안좌도는 청년이 200명도 채 되지 않는 곳이다. 소멸, 멸종에 관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확산하여 사라져가는 것에서 지속가능한 가치를 찾기 위해 모인 청년들. 흔한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 하나 없는 ‘불모지’이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만큼 ‘기회의 땅’에서 전국 각지에서 ‘플레이어’로 모인 청년이 섬살이를 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email protected]

목, 2021/09/0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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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안다. 단명한 예로 피타고라스부터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갈릴레이에 이르는 학자들이 진실을 탐구하는 거듭된 노력 끝에 ‘지구는 둥글다.’라는 명제가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청년정책 역시, 청년을 국가 경제발전의 도구로 인식하던「청년고용촉진 특별법」의 시대를 지나, 청년이 권리의 주체임을 천명한 「청년기본법」의 시대를 맞이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쳐 왔다. 청년당사자가 먼저 움직이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호응하며,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였고, 일자리 일변도 정책을 사회정책으로 전환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말이 가히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시민’인 청년, 사회정책의 권리를 찾다

원가족과 교육제도에서 벗어나 노동시장으로 이행하는 시기에 취업, 독립 등 생애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청년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자’로 분류되어 사회정책에서 소외되고 배제되어왔다.

대표적으로 ‘국가건강검진’ 관련해 2019년 이전만 하더라도 직장 가입자거나, 혹은 지역 가입자의 세대주가 대상이었기 때문에 미취업 청년은 무료 국가건강검진 대상이 될 수 없었다. 2016년 전주에서 ‘청년의 건강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청년 무료건강검진 사업이 최초로 시작되었다.

뒤이어 시흥에서는 <청년 빈곤·건강 분야에 대한 실태조사>를 근거로 청년들이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무료 청년건강검진 사업’을 제안하였고, 주민투표로 채택되어 시행한 바 있다. 이후 <광화문 1번가>에 한 청년활동가가 ‘청년 국가건강검진 지원 확대’를 제안하였고, 2019년에 이르러서야 20~30대 피부양자와 지역가입자 세대원으로 대상이 확대되어 학생, 취업준비생 등도 무료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또한, 40세에서 70세에만 각 1회 우울증 검사를 시행했던 부분도 확대되어, 20세, 30세가 포함되었다.

이처럼 사회보장정책에서 ‘보이지 않는 시민’이었던 청년이 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청년들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일자리 일변도 정책을 넘어 ‘사회정책’으로 확대하는 과정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국가건강검진 외에도 부모에게 지급되는 주거급여와 별도로 20대 미혼자녀가 학업이나 구직 등의 목적으로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경우, 주거급여를 분리 신청할 수 있도록 ‘청년 주거급여 분리지급’ 올해부터 시행되었는데, 이 역시 청년시민사회 진영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정책을 제안한 결과이다.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 발표를

지역에서부터 청년들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조례를 만들고 청년정책을 추진한 경험들이 쌓여, 「청년기본법」이 작년 2월에 제정되고, 8월에 이르러 시행된다. 「청년기본법」이라는 법제도 기반이 갖춰진 뒤, 곧바로 법을 근거로 한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구성되었으며,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한다.

기본계획에는 “원하는 삶을 사는 청년, 청년이 만들어 가는 미래”라는 비전과 △참여와 주도 △격차 해소 △지속가능성이라는 3대 원칙이 담겼으며, 참여·권리, 교육, 일자리, 주거, 복지·문화 등 5대 분야의 정책 방향과 20대 중점과제, 270개 세부과제가 포함되었다.

기본계획 수립과 발표 이후, 올해 「청년 고용 활성화 대책」을 정부합동 계획으로 발표함은 물론, 기획재정부가 「2021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튼튼한 청년 희망사다리 구축’에 관한 과제를 담았고 연달아 「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 제4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개최를 통해 18개 부처합동으로 반값 등록금의 실현과 주거취약청년 대상 월세 특별 한시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청년세대 격차해소와 미래도약 지원을 위한 청년특별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제 막 시작한 ‘형성기 청년정책’ 남은 과제는?

이처럼 발 빠르게 중앙정부가 ‘청년정책’을 합동계획으로 발표하고, ‘청년정책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변화를 가져오기까지 ‘끝까지 끈질기게 안녕, 거버넌스야 하자!’는 말을 청년 당사자 그룹과 수없이 주고받았던 것 같다. 과정은 지난했지만 여전히 청년정책은 이제 막 시작한 ‘형성기 정책’이라는 점에서 갈 길은 멀다.

다만, 청년정책이 ‘형성기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사회 제 분야가 총 망라해 있다 보니, 작년 기준으로만 볼 때, 전국에서 시행된 청년정책은 총 2,930개(중앙정부 239개, 지방자치단체 2,691개)에 이른다.

정책은 많지만, 청년정책 평가 및 수요조사(2019, 변금선)에 따르면, 청년 당사자들의 정책 인지율은 평균 38.3%, 수혜율 평균 7.2%로 매우 낮은 수준이였으며, 필요수준 평균 85.9% 대비 도움 정도 73.4%로 더 낮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정책을 필요로 하는 청년에게 ‘청년정책’을 어떻게 가닿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집중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작년 연말 기준 전국 청년센터는 171개에 이르지만, 지역별 역량에 따른 격차가 크고, 예산 규모의 한계, 센터 인력의 고용불안정 및 전문성 확보 문제 등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정책 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이며, 자원·역량·인력·예산 등 지역별 청년센터의 격차 해소를 위해 ‘중앙-광역-기초’ 단위의 정부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교통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청년참여보장 시즌1)에서는 주요한 청년과 관련된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 시, 당사자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 등 기반을 구성하는 시기였다면, 청년참여보장 시즌2 에서는 사회와의 연결과 참여의 권한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사회, 경제, 문화, 정치 등 청년들이 미래인지적 관점에서 주요한 결정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국가재정법」 제16조 예산 원칙에 대한 내용 중, ‘미래인지적 관점’을 추가하여, 미래 세대에게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예산 결정에 있어서, 반드시 ‘청소년·청년’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참여 권한을 강화하고 효능감을 재고하는 수준까지 검토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사회·경제적 대전환의 시기에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중요한 삶의 과제를 청년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힘을 ‘일상의 결핍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경험’을 통해 쌓아갈 수 있도록 청년 능력개발 정책의 새로운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전통적 노동시장에서는 해석되지 않지만, 새로운 일자리 전환기를 맞이한 변곡점에서 청년들의 다양한 사회활동 지원을 통해 ‘업(業)’으로 전환 가능성을 타진하고, 사회적 실험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청년활동계좌제’, ‘청년참여소득’ 등의 도입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청년과 관련된 조례 제정 현황 중 한 흐름을 보면 청년들의 다양한 혁신 활동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에서 ‘청년발전기금’, ‘청년미래기금’ 등의 이름으로 기금에 대한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국 최초로 청년발전기금 100억원 조성을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영광군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청년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청년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2017년 제정하고, △청년 희망 플러스 통장 운영, △청년 취업 활동 수당 지원, △청년 프리마켓 운영 지원, △청년학교 및 청년동아리 활동 지원, △청년센터 운영 등에 사용하기 위한 기금을 확보하기 위한 연차별 재원 확보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뒤이어 충남 서천군, 서울 금천구, 부산 진구, 부산 남구, 광주 남구, 제주도가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한 상태이다.

청년의 삶을 둘러싼 과제는 앞에 열거한 내용 이외에도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삶의 위기 앞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그동안 사회정책에 소외되거나 배제되어왔던 청년들을 위해 사회보장 범위를 넓히고, 사회적 안전망 보다 더 촘촘히 만드는 일이다.

청년정책이 형성기를 넘어 ‘제도가 안착하는 성숙기’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언제나 그래왔듯 우리는 ‘끝까지 끈질기게 안녕, 거버넌스야!’라고 외치며, 더디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을 함께 설정하고, 변화를 모색하며 삶과 현장을 지키는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 글: 조은주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목, 2021/09/0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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