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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목물떼새가 사는 법] - 내성천과 낙동강 자연성 회복 소고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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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목물떼새가 사는 법] - 내성천과 낙동강 자연성 회복 소고 #3-2

admin | 수, 2021/06/30- 03:10

○ 댐을 막고 장마가 지나자 회룡포가 자갈밭으로 변했다.

- ‘10년 한겨레 보도 “‘가을동화’찍은 회룡포, 동화 같은 풍경 위태”  현실로.

21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첫 국감에서 강은미 의원은 “명승 회룡포 등 내성천 곳곳 자갈밭으로 변해”라는 소제목이 붙은 보도자료를 내면서 영주댐 시험담수 1년 만에 흰수마자가 사라지고 모래가 거칠어진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내성천의 모래입도는 올해 여름 54일간의 장마를 거치면서 댐 상류와 하류 간에 극단적인 변화양상을 보여주었다. 댐 상류 20km 지점의 석포교 일대는 홍수기를 거치며 모래톱이 넓어지고 비교적 고운 입도의 모래로 이루어진 반면 댐 하류 회룡포는 자갈을 크게 드러낼 정도로 고운 모래가 사라졌다. 홍수기에 모래의 이동을 막는 댐의 영향을 뚜렷하게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2020년 10월, 회룡포는 우리가 알던 회룡포가 맞는지 눈을 의심하게 될 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배사문을 통해 모래를 전혀 내려 보내지 않은 영주댐 시험담수 1년 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런 변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영주댐 공사 초기부터 지적된 바 있다. 한겨레는 2010년 4월 12일자 보도에서 “‘가을동화’찍은 회룡포, 동화 같은 풍경 위태”라는 제목으로 하천 전문가들의 관련 주장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 바 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회룡포가 있는 내성천 상류에 영주댐이 건설되면 하류로의 모래 유출량이 크게 줄어들어 백사장이 사라지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박교수는 “2001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내성천 하천정비 기본계획’을 보면 이미 골재채취 등으로 인해 1984~2000년 최대 하상고 기준으로 0.13~1.91m나 강바닥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인제대 박재현 교수(토목공학)도 “안동댐과 임하댐의 경우로 미뤄볼 때 영주댐이 건설되면 하류쪽 모래밭이 풀밭으로 변하는 육(지)화 현상이 나타나 회룡포와 내성천이 기존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영주댐 건설에 앞서 댐 하류의 국가적 명승지인 회룡포와 생태계의 영향을 충분히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15-1 S11 21-1 24m 110904 회룡포 _DSC7656s.jpg명승 제16호 내성천 회룡포. 2011년 9월.

사진 15-2 S11 21-7 24m 201011 회룡포 DSC_7983s.jpg시험담수 1년 만에 크게 변한 회룡포. 2020년 10월. <시민생태조사단>

한편 앞서 소개한 정책보고서  「내성천 생물다양성 보전」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당초 영주댐 사업을 추진한 국토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2014년에 펴낸 「내성천 중류권역 하천기본계획」 중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실시설계(2010)」를 인용하여 영주댐으로 인한 유사량 변화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댐 건설로 인한 주요지점 연 유사량 변화>에 의하면, 댐 상류의 모래는 영주댐에서 98.71%가 포착되어 내성천 종점(낙동강 합수부)에서는 연 유사량이 27% 감소하며, 회룡포 일대는 약 33%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영주댐 영주댐 환경영향평가서가 사실상 거짓으로 작성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무섬마을은 이 분석에 의할 때 연 유사량이 55%나 감소하는데, 이런 영향은 영주댐 공사 초기부터 나타난 바 있다...결과적으로 하상변동 예측 모형에 따른 공학적 분석이나 지질층을 유역별로 대입한 개념도이든 관계없이 댐이 내성천에 끼치는 악영향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상돈 의원이 정책보고서를 통해 댐이 내성천에 끼치는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한 것처럼, 그리고 강은미 의원이 보도자료에서 영주댐의 상·하류 모래톱을 사진으로 제시하며 댐으로 인한 결과임을 지적한 것처럼, 영주댐으로 인한 내성천의 변화는 명확하며, 피할 수 없다. 

○ 내성천이라는 최고의 모래강이 이 땅에 선물로 보내진 배경

사진 16 2011 0721 B16_DSC9590.jpg강 어디든 한 폭의 산수를 연출하는 내성천.(하류) ‘11년 7월.

내성천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래강인 배경은 우선 내성천과 백두대간 사이에 넓게 자리 잡은 영주-봉화분지를 들 수 있다. 중생대 쥐라기에 내성천 유역에 관입된 화강암층이 오랜 세월을 거쳐 풍화하였고, 풍화토인 모래를 백두대간의 물줄기들이 내성천으로 보내면서 내성천이 모래의 바다가 된 것인데, 그 지질층의 가장 넓은 소유역은 영주댐 상류에 있다.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내성천 본류와 봉화의 가계천, 영주의 낙화암천, 안동을 거치는 토일천 등이 영주댐 상류로 들어와 낙동강으로 내려간다. 댐 상류유역의 유사공급 영향력이 매우 큰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산수”로 손꼽히는 배경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학가산을 만들고 회룡포 일대까지 뻗은 문수지맥 덕이다. 이 지맥은 내성천과 거리를 둔 채 내려가다가 영주댐 상류 평은면 일대에서 강에 바짝 붙은 이후 내성천과 함께 흐르는데, 이로 인해 산과 강과 모래톱이 어우러져 굽이마다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면서 옛 그림이 아닌 현실에서 ’산수‘를 접할 수 있는 최고의 강을 만들어냈다. 지도를 보면 내성천의 허리를 끊어 댐을 세운 것을 볼 수 있는데, 물을 많이 담는 것만 생각했지 내성천이라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의 경관과 생태가 망가지는 것은 아예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 영주댐이 있는 한, 회룡포 등 내성천의 지형변화를 개선할 방법은 없다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정의당) 의원은 2020년 수공 국감과 관련된 보도자료에서 “댐 건설로 인한 모래 공급량 감소 및 하천 지형변화 등의 부정적 영향을 파악하고 문제점 발생시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토록 계획할 것”이라는 영주댐 환경영향평가 내용을 인용해 회룡포 모래밭 훼손과 관련한 개선방안을 묻자 수공은 “현재 개선방안이 없다”고 답변했음을 전했다. 문화재청이 회룡포를 정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주댐이 있는 한 이런 작업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회룡포를 포기하여 명승에서 해제하지 않는 한 그럴 것이다. 댐 아래에서 회룡포를 개선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 

영주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방안을 강구토록 계획할 것”이라고 답변하지 않고 “현재 개선 방안이 없다”고 한 것은 매우 중요하며 결정적인 답변이다. 이를 계기로 문제를 근본적인 자리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환경부와 문화재청은 수공 사장의 이 답변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명승인 회룡포와 선몽대일원 뿐 아니라 국가민속문화재인 무섬마을까지 댐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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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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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다!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는 몰라 보게 달라졌다. 여행자들에게 여유로움과 위로를 주던...

금, 2019/11/0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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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수몰마을에서 쫒겨난 사람들 아파트 하나 얻고, 삶은 송두리째 내줘

 개발사업으로 사라진 공동체 문화 자산, 삶의 근간 무너져

개발정책에 대한 윤리적 접근 필요

 

성장 중심의 국가주도 개발정책은 개발의 이익을 취하는 사람과 개발에 따른 부담을 떠안은 지역주민 사이에 불평등이 발생시켰고, 개발정책의 계획 수립 과정에서부터 실행과 평가에 이르기까지 공공의 참여가 배제되면서 심각한 사회갈등을 야기 시켜왔습니다. 개발정책으로 인한 지역간, 세대간 불평등과 사회갈등을 줄이고 환경훼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책수립 과정에서부터 균형 잡힌 정보의 제공과 충분한 검토와 숙의 과정을 거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은 그동안의 수많은 개발 사업을 겪으면서 얻은 뼈아픈 교훈이었습니다.

환경정의연구소는 실제로 자연환경의 생태적 가치와 지역주민의 삶에 대한 고려 없이 개발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어 왔는지 영주댐 개발 지역 주민을 직접 만나 들어보았습니다.

 

사라진 댐 건설 계획, 4대강사업으로 부활

처음 댐 건설 계획의 시작은 1999년 송리원 다목적댐 건설 계획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낙동강수계 물관리 종합대책 수립 중 환경개선용수 공급을 위한 댐으로 계획되어 낙동강 하류 수질을 2등급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송리원댐’이라는 이름으로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계획한 낙동강 하류 수질 개선을 위해서 댐을 개발하더라도 오염배출량이 획기적으로 감소되지 않는 한 신규 수자원이 모두 개발된다 하더라고 하류 수질의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었습니다. 이렇게 사라지는 가 싶었던 댐 건설계획은 4대강 마스터플랜에 포함되면서 부활하였습니다.

4대강사업을 밀어부치면서 댐 건설을 반대하던 지역주민을 설득하기 위하여 대세론과 개발이익, 지역경기 활성화 등을 주장하면서 주민간담회가 진행되었고,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에 건설이 계획된 댐은 ‘영주댐’으로 이름을 바꿔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이 추진되었습니다.

 


물문화관에서 바라본 영주댐

 

댐이 건설되면서 400년 이상 된 공동체 문화유산 사라져

영주댐 건설과정에 529세대가 이주하였고, 지정문화재 15점이 해체되었고, 댐 건설 사업비는 2009년 댐 건설 고시 당시 8,380억 원에서 약 11,030억 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영주댐이 건설되면서 유교문화와 관련 있는 중요 지정문화재도 수난을 겪었습니다. 장석우 가옥, 장씨고택, 만연헌, 의관댁, 성황당, 심원정, 금광리 까치구명집, 내림리 모은정, 신천리 경주 손씨 월춘정과 괴헌고택, 덕산고택, 도림서당 괴동재사, 충주 석씨 재사 및 이산서원 등이 해체되었고, 경북 북부지역 최초의 교회인 내매교회와 교회에서 1910년 설립한 영주지역 최조의 사립학교인 사립기독내명학교도 해체되었습니다. 이처럼 영주댐 건설로 인하여 문화적 자산이 그 본래 모습을 잃었을 뿐 아니라 400년 이상 전통적인 공동체를 이루며 전승해온 문화적 자산이 사라지면서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온 마을 주민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역사성을 부정한 보상비, 문화적 자산의 가치도 공동체 문화도 사라져

영주댐 건설로 수몰지에서 나와 이전한 내매교회를 찾아 목사님과 영주댐 건설과 지역 공동체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댐 건설이 시작되자, 수공에서는 내성천 수몰예정지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하고, 보상을 시작했습니다. 400년이 넘게 집성촌을 이루고 살았던 농촌의 공동체는 보상 앞에 형편없이 깨졌고, 수공이 던진 보상금이라는 작은 돌멩이는 가족들의 사이에도 파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수공의 보상금은 삶의 터전을 옮기기에 부족했고, 특히 가진 거 없는 사람들에게는 터무니없는 보상인데, 작은 보상마저도 수공에게 우호적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를 갈라 주민을 이간질 시켰다고 합니다.

 

수몰예정지에 있던 내매교회는 1909년에 지어진 사립기독내명학교(기독교사적지)를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건물이었지만 수공은 건물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오래된 건물이니 감가상각 이라며 오히려 보상이 작아져서 이천만원을 보상금으로 정하더라구요. 지금의 자리에 이사해, 건물을 복원하고 나니 교회는 오히려 빚더미에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돈만 던져주는 수공의 보상금 때문에 가족해체를 겪은 분들도 많아요. 수몰지 어느 노부부는 보상금을 받아 자녀들에게 모조리 나눠주고, 그 후에는 아무도 자신을 모시지 않아서 갈 곳이 없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또 수공이 제공해주는 이주단지에 입주하고자,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미려던 젊은 부부는 건설이 진행되면서 보상금으로는 도저히 이주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집이 아직 다 건설되지 못한 상황에서 오갈데 없어진 부부는 스스로 세상과 이별을 택했습니다. 아직 어린 자녀들이 남아있었지만, 궁지에 몰린 부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거죠

 

수공이 준 보상금이 그들의 삶을 막다른 길,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간 것입다. 수공의 보상금은 오랫동안 함께 살아간 마을 공동체를 깨지게 만들고, 가장 끈끈한 가족까지도 해체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기독교 사적11호 내명학교 이건작업 (사진제공: 내매교회)

한국기독교 사적11호 내명학교 이건작업 (사진제공: 내매교회)

수몰된 마을이 바라보이는 곳에 이전한 내매교회 (사진제공: 내매교회)

수몰된 마을이 바라보이는 곳에 이전한 내매교회
(사진제공: 내매교회)

 

힘없는 노인들에게 깡패 같았던 수공

댐건설과 관련한 정보를 빨리 접한 사람들은 그나마 보상을 더 받을 수 있었지만, 가난하고 못 배우고, 힘 없는 노인들은 눈을 뜨고도 적은 금액에 울며 겨자먹기로 이사를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자식이 보상금을 정할 때 함께 있었던 노인들의 형편이 좀 나았으나, 자식마저 가까이 없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의 손에 평생의 터전과 맞바꾼 쥐꼬리 보상금이 책정되었습니다.

 

수공은 마치 깡패처럼 힘없는 노인들의 평생 삶의 터전을 강제로 빼앗아 댐을 건설했어요.

보상금액이 정해지자, 수공에서는 이사를 아직 가지 못한 주민들의 집에 공탁을 걸었어요. 공탁금을 찾지 않은 가구에는 강제집행이 시작되었는데, 특히 힘없는 노인들은 갈 곳마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안동법원에서 온 집행관은 노인들의 집에서 집행문을 읽고, 붉은 점퍼를 입은 강제집행관들이 집을 에워싸고. 아직 장롱도, 냉장고도 차마 꺼내지 못한 집에서 노인들의 곡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겨우 교회가 나서 수공과 노인 사이를 중재해 시간을 벌어 한 달 여 남짓한 시간 안에 이사를 가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노인들이 갈 곳은 마땅치 않았어요. 수공에서는 보상이 끝나버린 노인들에게 빨리 이사를 가지 않는다고, 반말을 하는 등 거친 표현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겨우 이주단지 안에 있는 빌라에 세입자가 되거나, 운이 좋거나 땅이 조금 있다면 영주 시내 아파트로 이사를 갔지만, 그곳에서는 노인들이 할 일이 없었어요. 평생 땅을 일궈 살아왔는데, 아스팔트로 가득한 시내에서 노인들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이 말라갔어요.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고, 아파트 노인정이라도 가려했지만, 다른 곳에서 이사 온 외지 노인에게는 노인정에 가는 것조차도 기존 노인정 구성원들이 허락이 필요했다고 하더라구요.“

 

내매교회에서 만난 목사님은 보상을 둘러싼 가족 해체의 아픔은 자연을 죽이고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어둠의 힘 때문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이미 수몰지에 대한 보상은 끝났지만 수몰이후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주려는 노력은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지적하며, 개발로 인해 이주를 할 수 밖에 없다면 주민을 위해 공동체를 유지하고 삶을 근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독일이었다면 국립공원이 되었을 내성천

내성천은 한국에서 모래가 가장 발달한 강으로 주목받는 곳입니다. 영주댐 인근 무섬마을에서 만난 독일의 생태 전문가는 독일에 내성천이 있었다면 어쩌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을 것이라고 하며 아쉬워 했습니다. 내성천은 백두대간의 맑은 물이 산지를 따라 흐르면서 많은 모래를 실어 나르고 모래는 강이 휘도는 자리마다 쌓여 백사장이 어우러지는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2010년 한국을 방문해서 내성천을 둘러본 미국 버클리대학교 랜디 헤스터교수는 ‘은퇴하고 여생을 보내고 싶은 곳’이라 극찬을 한 곳 입니다.

영주댐은 건설 계획 초기부터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과 생태 훼손에 대한 문제가 큰 개발사업이었습니다. 하천에 만들어 논 유사조절지는 물과 모래의 흐름을 바꿔 놓았고, 유속이 빨라지고 모래 알갱이가 굵어지면서 멸종위기종이 살던 내성천은 영주댐 건설 이후 생태계 변화와 녹조피해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정의연구소는 영주를 찾아 댐 개발 이후 지역사회와 내성천의 변화, 주민의 삶의 변화를 들어보았습니다. 수질개선 용 댐이 정말 필요했을까? 개발정책 수립 당시로 돌아가 다시 질문한다면 우리는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개발이 이루어지는 현장의 환경파괴와 공동체 해체, 그리고 그 영향을 받는 주민의 삶의 문제까지 고려하는 개발계획에 대한 윤리적 접근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2020년 환경정의연구소

화, 2020/09/0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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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영주댐 시험 담수량을 즉각 방류하라.

 

 빼어난 경관과 함께 흰수마자로 대표되는 우리 하천 고유의 생태계를 잘 간직한 내성천이 영주댐 건설로 크게 훼손되었지만, 환경부가 강 복원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대신 지난해 9월 시험담수를 강행한 데 이어 당시 국회에 제출한 시험담수 계획을 임의로 변경한 채 담수를 연장하고 있다. )생태지평은 시험담수량을 즉각 방류할 것을 환경부에 엄중히 요구한다.

 

1. 흰수마자 등 내성천 깃대종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환경부 시험담수

내성천은 2008년에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중 최우수하천으로 선정되었으나 영주댐사업이 4대강사업 중 낙동강사업의 핵심사업으로 포함되어 시행되면서 매우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댐 건설로 인한 회룡포 훼손 등의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흰수마자와 흰목물떼새, 먹황새 등 내성천을 대표하는 깃대종은 이미 사라졌거나 그 생존을 크게 위협받고 있다.

 

멸종위기야생생물 급이며 고유종인 흰수마자는 영주댐 건설 전 어류조사에서 우점종에 버금가는 아우점종으로 분석될 만큼 내성천이 최적의 서식처였지만 댐 건설 후 3차례에 걸친 인공증식 방류에도 불구하고 2018년도 영주댐 사후환경영향조사에서 단 9개체만 확인되었다. 흰목물떼새(멸종위기 ) 또한 2016년도부터 계속된 시민공동조사로 내성천이 국내에서 매우 중요한 서식처로 확인되었지만 영주댐 건설 후 모래톱의 육역화가 진행되면서 그 서식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영주댐 상류에 가장 높은 밀도로 번식지가 확인된 가운데 시험담수가 강행되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근래 우리나라에서는 내성천 등 극히 일부지역에서만 보였던 먹황새(멸종위기 , 천연기념물) 2018년 겨울부터 내성천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내성천의 주요 깃대종들이 모두 영주댐 건설 이후 서식처가 크게 훼손되는 등 내성천의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다.

 

환경부는 이런 상황에서 영주댐 시험담수를 강행하였는데, 흰수마자 등 내성천의 멸종위기종 야생생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검토는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사안임을 엄중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 국회에 제출한 시험담수 계획을 임의 변경한 시험담수, 당장 전량 방류해야

영주댐 시험담수 강행부터 협의체 운영과 모니터링 계획을 담당하는 주무부서는 환경부이다. 환경부가 당초 시험담수를 무리하게 강행한 주요 명분은 하자보수기간 만료 전에 댐 발전기 부하시험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환경부는 정작 이 시험을 위한 목표수위에 도달해서는 수위를 변경·운영하려 시도하면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환경부가 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영주댐 처리방안 마련을 위한 모니터링 계획은 댐 안전성 검증계획, 영주댐 협의체 구성()과 함께 영주댐 시험담수 계획을 포함하고 있는데, 시험담수와 관련하여 발전설비 정격수위(154.7m)에 도달하고, 이후 점차 방류하여 9월초 시험담수 이전 상태로 회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격수위는 지난 7월 말에 이미 도달했는데, 환경부가 이 목표수위를 상시만수위(EL.161.0m)로 변경·운영하려 시도하면서 환경부 스스로 제시했던 이행계획을 부정하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이는 사실상 지속적인 담수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번 장마로 160m 이상 담수된 이력이 있고, 현재 154m 161m까지 담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당초 목표수위에 도달한 이후 이미 많은 시간이 경과하였고 그동안 환경부가 시험담수 명분으로 내세운 발전설비 부하시험 등을 할 기회 또한 충분하였기 때문에 당장 담수량 전량을 방류해야 한다.

 

영주댐 협의체 역시 상시만수위로 목표수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한 부실한 운영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협의체가 단순히 이해관계자 간 주장을 늘어놓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생태지평은 환경부가 협의체 운영에 불신을 초래하는 행위에 신중할 것을 요구하며, 계획대로 시험방수량을 전량 방류하고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협의체 운영을 정상화 할 것을 준엄하게 요구한다.

 

2020. 09. 20

 

)생태지평

월, 2020/09/2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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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시작한 영주댐 시험담수가 만 2년을 넘기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종료되는 영주댐 하자보수기간 중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며, 시민사회와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슬그머니 담수를 시작해버렸다. 당시 환경부는 국회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020년 7월까지 발전설비 부하시험을 위해 정격수위까지 수위를 상승시킨 후 담수량을 전량 방류하여 2020년 9월까지 시험담수 이전으로 수위를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이 […]

The post 내성천 숨통 조이는 영주댐 담수 중단하라! first appeared on 녹색연합.

월, 2021/08/3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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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회의 성명서]
내성천 숨통 조이는 영주댐 담수 중단하라!
2019년  7월  시작한  영주댐  시험담수가  만  2년을  넘기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종료되는  영주댐  하자보수기간  중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며, 시민 사회와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슬그머니 담수를 시작해버렸다. 당시 환경부 는 국회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020년 7월까지 발전설비 부 하시험을 위해 정격수위까지 수위를 상승시킨 후 담수량을 전량 방류하여 2020년 9월까지 시험담수 이전으로 수위를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 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댐 처리방 안을 논의하겠다며 영주댐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한 것이다. 

하지만 약속한 방류 시기가 지나고, 두 번의 홍수기가 지나가고, 애초 목 표로 했던 시설 점검이 끝나도 환경부의 방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환 경부는  앞으로도  EL.150m이하로  수위를  낮춰서  방류할  계획이  없다.  영 주시에서  농업용수를  사용한다며  요구한  EL.149m이상을  맞추기  위해서 다. 이는  1조  4천억 원을 들여서  건설한  다목적댐을  상류  일부가구에  농 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로 쓰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담수량을 전량 방 류해서 시험담수 이전인 EL.125m수위로 돌아가겠다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환경부가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악화될  본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상류에  남조류  가 득한 물을 모아두기 위한 코미디가 바로 영주댐이다. 영주댐의 수문이 굳 게 닫히자 상류 담수호는 지독한 녹조사태를 겪어야만했고, 하류는 육역화 되어  고운  모래강인  내성천의  고유성이  걷잡을  수  없이  훼손되고  있다. 


24일  피디수첩과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방영한  <4대강  10년의  기록  예고 된 죽음>에  따르면 남조류의 독성이 농작물에  축적되거나  유역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남조류 문제는 더 이상 수생태계 영 향 수준에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내성천  자연성  회복을  위해서  구성했다는  영주댐협의체에  참여하는  시민 사회의 최소한의 요구는 영주댐의 수위를 시험담수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 이다. 환경부가  협의체  구성조건으로  확약한  사항이다. 하지만  영주댐  수 위는 여전히 협의체의 논란거리다. 영주댐 협의체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가 진 당사자들 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환경부는 민-민 갈등을 뒷짐 지고 지켜보며  내성천  자연성 회복에 대한  일말의 역할조차 포기한  것처 럼 보인다. 시민사회가 이런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2년여 간 협의체 에 참여해온  것은  환경부로 하여금  방류  약속을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할 책임 때문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가장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환경부를 믿고 영 주댐 처리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평가한다. 아름다운 강모래 와 흰수마자를 품고 있는 내성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보호받아야 하며, 복원되어야한다. 우리는 환경부가 환경의 이름을 내걸고 내성천에서 벌이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2021년 8월 29일
한 국 환 경 회 의

토, 2021/09/0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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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시작한 영주댐 시험담수가 만 2년을 넘기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종료되는 영주댐 하자보수기간 중 시설 점검이 필요하다며, 시민사회와 최소한의 협의도 없이 슬그머니 담수를 시작해버렸다. 당시 환경부는 국회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2020년 7월까지 발전설비 부하시험을 위해 정격수위까지 수위를 상승시킨 후 담수량을 전량 방류하여 2020년 9월까지 시험담수 이전으로 수위를 복귀시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내성천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댐 처리방안을 논의하겠다며 영주댐협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한 것이다.

하지만 약속한 방류 시기가 지나고, 두 번의 홍수기가 지나가고, 애초 목표로 했던 시설 점검이 끝나도 환경부의 방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환경부는 앞으로도 EL.150m이하로 수위를 낮춰서 방류할 계획이 없다. 영주시에서 농업용수를 사용한다며 요구한 EL.149m이상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는 1조 4천억 원을 들여서 건설한 다목적댐을 상류 일부 가구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로 쓰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담수량을 전량 방류해서 시험담수 이전인 EL.125m수위로 돌아가겠다는 시민들과의 약속을 환경부가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악화될 본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상류에 남조류 가득한 물을 모아두기 위한 코미디가 바로 영주댐이다. 영주댐의 수문이 굳게 닫히자 상류 담수호는 지독한 녹조사태를 겪어야만 했고, 하류는 육역화되어 고운 모래강인 내성천의 고유성이 걷잡을 수 없이 훼손되고 있다. 24일 피디수첩과 뉴스타파가 공동으로 방영한 <4대강 10년의 기록 예고된 죽음>에 따르면 남조류의 독성이 농작물에 축적되거나 유역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남조류 문제는 더 이상 수생태계 영향 수준에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내성천 자연성 회복을 위해서 구성했다는 영주댐협의체에 참여하는 시민사회의 최소한의 요구는 영주댐의 수위를 시험담수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환경부가 협의체 구성조건으로 확약한 사항이다. 하지만 영주댐 수위는 여전히 협의체의 논란거리다. 영주댐 협의체에서 극명한 입장차를 가진 당사자들 간의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환경부는 민-민 갈등을 뒷짐 지고 지켜보며 내성천 자연성 회복에 대한 일말의 역할조차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시민사회가 이런 상황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2년여간 협의체에 참여해온 것은 환경부로 하여금 방류 약속을 이행하도록 촉구해야 할 책임 때문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가장 기본적인 약속조차 지키지 못하는 환경부를 믿고 영주댐 처리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평가한다. 아름다운 강모래와 흰수마자를 품고 있는 내성천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보호받아야 하며, 복원되어야 한다. 우리는 환경부가 환경의 이름을 내걸고 내성천에서 벌이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2021년 8월 29일

한국환경회의

 

화, 2021/09/07-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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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생태원의 이상한 내성천 보고서 - 1

○ 흰수마자에 필요한 고운 모래가 급감했는데, 모래조립질 평균 입경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은 국립생태원


내성천 흰수마자 문제는 올해 국감을 통해 드러난 결과로 인해 더 이상 어떤 조사 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이미 심각함을 드러냈지만, 환경부가 영주댐 문제 처리여부를 검토할 때 유관전문기관들의 의견을 참고하려 할 테니 이 기관들이 내성천에 대해 보여주는 조사방법, 관점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2018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내성천에서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를 실시한 후 2019년 12월 26일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였다. JTBC 뉴스룸이 이와 관련하여 보도를 했는데 단도직입으로 흰수마자 문제부터 꺼냈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모래하천, 멸종위기종의 마지막 피난처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생물 1400여종이 사는 내성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살던 물고기 흰수마자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내성천에 이상이 생겼다는 걱정이 나옵니다..."

국립생태원에서 이 발굴조사를 수행한 보호지역연구팀장이 흰수마자 문제에 대해 답변했다. "영주댐 때문이라고 말을 하기는 힘들고요. 기본적인 모래 조립질의 평균 입경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요"

실제로 국립생태원 조사보고서는 맨 앞의 요약문에서 "내성천 일대 퇴적물의 입도는 평균 입경은 약 0.989mm로, 비교적 분급이 양호한 조립사로 구성되어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 요약문은 이 입경이 흰수마자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분석하지는 않았다. 그냥 내성천 모래의 평균 입경이 어떻다고 했을 뿐이다. 요약문의 이 분석은 흰수마자와 관련된 분석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평균 입경의 변화가 어떻다는 분석도 없다. 그럼 흰수마자와 관련된 모래 입도조사는 어떻게 할까? 대구지방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가 2016년 4월 1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공동으로 조사 연구한 결과물인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내성천 생태건강성 조사연구/2017.1」 보고서에 담긴 내용 중 흰수마자 관련 분석을 살펴보자.

"흰수마자는 고운 모래입도 조성이 서식지 제한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1mm 미만과 2mm 미만 모래입도 조성 변화를 비교하였다...흰수마자의 거의 유일한 서식 제한요인인 모래입도 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모래가 유입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 분석한 표를 살펴보면 흰수마자와 관련된 입도조사는 1mm 미만, 1~2mm, 2mm이상으로 구분하여 매년의 변화추이를 보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단순한 전체평균 입경이 아니라 입도크기별로 모래비중의 변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립생태원이 조사보고서 요약문에서 다룬 분석은 흰수마자 서식지 제한요인과 관련된 분석이 아니다. 관련된 분석은 이 보고서의 <흰수마자 서식처 하상 구조분석 및 상관관계 분석>에서 다루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국립생태원은 흰수마자의 거의 유일한 서식 제한요인인 모래입도와 관련된 조사를 수행하지 않았고,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분석 자료를 참고하여 재분석했을 뿐이다. 그런데 국립생태원의 이 분석은 아주 단순한 추이만 나타냈을 뿐 실제 입도가 어떤 경향으로 변화했는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한 예로 고평교가 구간 내에 있는 5구간을 살펴보자. 보고서는 이 구간에 대해 "5구간에서는 1mm 이하 모래입도 조성은 2017년도까지 증가경향을 나타냈고, 2018년도에는 감소경향을 나타냈으며"라고 분석하여 마치 2017년도가 모래입경 변화의 분기점인 듯 표현하였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정확하지도, 정직하지도 않다. 

대구지방환경청이 한국수자원공사가 흰수마자 서식현황 조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내성천 모래입도 조사결과를 받아서 20대 국회 환노위 소속 이상돈 의원에게 제출한 내용 중 고평교 분석을 보면 다음 표와 같이 ‘14년 9월에 1mm 미만 입도가 90.8%였다가 ’16년도부터 급감한다. 가장 급감한 상태인 ‘16년 8월을 기준하면 국립생태원 분석대로 2017년까지 증가경향을 나타내고, 2018년부터 다시 감소한다. 국립생태원은 가장 좋았던 시기를 기준하지 않고, 가장 나빴던 시기를 기준으로 분석한 것이다. 

흰수마자-모래입도.JPG

사진 12. 2020 1010 고평교 일대 DSC_7563s.jpg


영주댐 시험담수 기간 중 홍수기를 거친 고평교 일대 모래톱. 2020년 10월. <시민생태조사단>

이번에는 미호교가 포함된 4구간을 분석한 내용을 살펴보자. 국립생태원은 “4구간에서는 1,2mm 이하 모래입도 조성은 2016년도부터 감소하다가 2018년도에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고”라고 분석했는데, 이를 21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국감 기간 중 발표한 보도자료와 비교해보자. 

보도자료는 흰수마자 치어 방류 관련 입도조사 자료 중 치어를 방류한 지점의 입도변화를 표시했는데, 미호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흰수마자 치어를 1차와 2차에 걸쳐 방류한 곳으로 치어가 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볼 수 있는 1mm 미만 입도가’14년 9월에는 90% 대였으나 불과 2년만인 ‘16년 8월에 30%대로 급감했다. 이것을 “1,2mm 이하 모래입도 조성은 2016년도부터 감소하다가 2018년도에 약간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고”라고 분석한 것은 정직하지 않다. 이 사안의 맨 앞으로 돌아가서 전문가로서 정부의 한 용역을 맡은 책임자인 국립생태원의 보호지역연구팀장이 jtbc 인터뷰에서 흰수마자 문제에 대해 "기본적인 모래 조립질의 평균 입경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요"라고 말한 까닭을 곰곰 생각해보게 된다. 이미 사후환경영향조사로 확인되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도 제출된 자료인데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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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수, 2021/03/3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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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생태원의 이상한 내성천 보고서 - 2
○ 모래강에서 습지를 강조한 국립생태원 내성천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 보고서

중국집에서 생선초밥을 주문하거나, 잔디가 깔린 축구전용구장에 다이아몬드를 그려 넣고 야구를 한다거나 하는 일 따위는 생기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상식에 속한다.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는 <생태·경관 보전지역> 지정과 관련된 조사이다. 우리나라에서 환경부와 지자체가 지정하는 보호지역은 <국립공원>에 포함된 보호지역을 제외하면 습지(환경부는 내륙습지), 생태·경관 보전지역, 특정도서 이 세 가지를 대표적인 보호지역 유형으로 말할 수 있다. <습지>와 <생태·경관 보전지역>은 보호와 관련하여 그 갈래가 전혀 다르다. 
내성천은 모래강이다. 그냥 모래강도 아니고 한국의 모래강을 대표하는 강이다. 이런 내성천을 대표하는 깃대종을 말하라면 단연 고운 모래에서 사는 흰수마자를 꼽을 수 있다. 넓은 모래톱에 알을 낳아 품는 흰목물떼새와 강바닥이 잘 보이고 수심이 얕은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강 옆의 높은 나무나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먹황새 등도 들 수 있다. 
앞서 흰수마자 입도조사 문제를 지적한 국립생태원의 내성천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 는 보고서의 총괄 부분에서 내성천의 구간별 습지현황을 나열하고 그 등급을 표시하였다. 그중 7구간(경진습지)은 ”습지 Ⅰ등급, 습지보전등급 1등급“으로 구분하였는데, 이 구간은 골재채취와 댐 건설 등의 영향으로 모래강이라는 내성천의 고유성을 가장 많이 잃은 채 내성천에서 육역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구간이다. 국립생태원이 보고서의 맨 앞에 배치한 총괄에 구간별 습지등급까지 표시한 것에 중점을 두고 이 보고서를 읽다보면 내성천을 보전해야 하는 이유가 대체 불가능한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이기 때문이 아니라 습지를 다수 지녔기 때문에 보전해야 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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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이 사라진 내성천 경진교 하류. 2019년 7월. <시민생태조사단>


일반적으로 습지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보전해야할 곳으로 인식되지만 하천마다의 고유성을 보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문제이다. 모래강 고유의 생태계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특정 종이 사라지면(흰수마자를 대표적인 종으로 손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지구적인 차원에서 볼 때도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편 습지와 관련해서 언급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도처에 만연한 하천개발로 인해 대부분의 하천이 역동성을 잃은 채 육역화하고, 습지가 발달하고 있다. 현재 내성천의 가장 큰 고민은 영주댐 건설 이후 모래강인 내성천이 점차 습지로 변해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립생태원이 환경부 용역으로 <생태·경관 보전지역> 지정과 관련된 조사를 1년간 하고나서 그 보고서 총괄부분에 습지현황을 이렇게 자세하게 분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립생태원은 정부가 돈을 조달하는 정부 출연기관으로 여러 국가정책에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환경조사를 수행한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전국자연환경조사」를 꼽을 수 있다. 국립생태원이 수행하는 조사 중 전국자연환경조사만큼 중요한 조사는 없다. 이는 정부가 매년 인구주택총조사를 수행하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국가정책과 관련된 중요한 조사를 수행하는 국립생태원이 왜 내성천과 관련된 조사를 하면서 아마추어도 내놓지 않을, 오해받을만한 결과물을 내놓은 것에 대해 그 배경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단 국립생태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독 내성천의 영주댐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든 또는 전문가 집단이든 솔직한 발언을 듣기가 쉽지 않다. 특히 어류와 관련해서 더욱 그렇다. 4대강사업으로 같이 만든 보와 댐인데, 똑같은 콘크리트 구조물인데, 4대강의 보와 영주댐은 같지 않다. 어류 전문가 중 영주댐을 설치한 내성천의 흰수마자 문제를 지적한 것은 한겨레신문의 흰수마자 기획 기사 때 ”아무리 많이 부화시켜서 내려보낸다 해도 살아갈 서식지가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 채병수 박사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 영주댐은 댐이 우리나라에서, 우리사회에서 어떤 존재인지 묻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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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용훈 – ‘초록사진가’라는 이름으로 미처 알지 못한 아름다운 강, 우리가 잃어버린 강, 위기에 처한 우리의 강들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내성천의 아름다움과 상처를 기록해왔다. 

화, 2021/04/2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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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연합야생조류연구회 활동에 늦깎이로 참여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던 2018년 봄, 처음 내성천 흰목물떼새 조사를 접한 소감이자 어렸던 생각은 일곱 글자로 압축할 수 있다.  

흔하지 않은 기회.

탐조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흔한 종이나 멸종위기종이나 보는 개체마다 모두 신종이던 시절, 멸종위기종은 건빵 속 별사탕 보다는 음식점의 후식사탕에 가까웠다. 레몬 맛을 기대하고 노란 사탕을 집었지만 바나나 맛이고 노란색이 아니면 흰색인가 싶어 고르면 사과 맛이 나오는 그런 탐조 생활. 그 흔하다는 레몬 맛은 아직도 못 먹어봤는데 멋모르고 집어낸 파인애플 맛 사탕이 알고 보니 한 봉지에 두개 나오는 귀한 사탕이라 하고, 그런 줄도 모르고 깨물어서 급하게 삼키던 나날이 잦았다.
내 2017년 첫 봄섬 조사는 유부도였는데 그 때 본 도요새와 물떼새 종들은 도대체 뭘 본건지 아직도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멧비둘기가 어떻게 우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유부도를 가게 되면 그저 그 중에 동정이 쉬운 민물도요만 내내 쳐다보고 있다가 배나 신나게 타고 돌아오는 거다. 흥미와 사랑은 있지만 지식은 부족하고 이성적으로는 알지만 감정적으로 겪지 않았던 이름마저 귀해 보이는 멸종위기종. 제아무리 멸종위기종이라 한들 그 종을 목표로 조사하는 분들을 쫓아가면 적어도 한 마리는 보겠지 싶은 얕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조사가 올해로 3년째다. 

동아리에서는 활동 조건을 채운 사람들에게 닮은 새의 이름을 붙여주는 전통이 있었는데, 처음엔 그렇게도 낯설던 자기소개가 나중에는 사람 이름은 기억 못해도 새명은 기가 막히게 기억이 날 정도로 익숙해진다. 그 사이 어딘가 사람의 이름보다 새명부르는 게 조금 더 편안해질 때 쯤 흰목물떼새가 새명인 동생이랑 같은 연구실에 학부생 연구원으로 있게 됐다. 우리는 단지 우리의 사심을 채우러 내성천까지 날아가기로 결정했다. 
첫 날 내려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박형욱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은 아마 평생 못 잊겠지.

“이런 곳을 뭐하러 8만원을 내고 따라다녀요. 차라리 그 돈 모아서 쌍안경을 사세요.” 

박형욱 선생님께서는 개인 장비도 없는 학생이 열정만 가지고 조사를 참여하니 대견스러워하시면서도 농담으로 말씀하신 거였지만 사실 그랬다. 그때는 쌍안경도 없어서 동아리 쌍안경을 빌려서 탐조를 다녔었는데, 조사가 힘드니 짐을 가볍게 가져오면 좋다는 말을 듣고 나는 쌍안경의 무게를 줄여버린 것이었다. 그 때 들고 갔던 쌍안경은 스포츠 경기 보면 딱 좋을 쌍안경이었고 조사 내내 이럴 바에는 같은 가격의 뮤지컬을 보러 갔었어야 했다고 후회했었다. 이후 반납을 굉장히 늦게 했었는데 아무도 찾지 않던 그런 전설의 쌍안경. 그런 것을 들고 잘도 첫 조사를 따라다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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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조사 참가비는 이틀 참여에 8만원이었고 조사 참여가 처음이었던지라 당연히 조사에는 참가비가 있는 줄 알았다. 학교 앞 음식점 알바를 짬짬이 한달 해서 버는 30만원 중에 8만원을 선뜻 낼 만큼 흰목물떼새가 보고 싶었으면서도 10만원 하는 쌍안경을 사기는 주저하고 있었던 모순. 이것을 조사 이후로 뼈저리게 후회하고 쌍안경을 마련했다. 그러나 조사에 가면 쌍안경이 없었듯 쌍안경이 있으면 조사를 참여할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번식기를 바쁘게 보내게 되며 첫 조사를 마지막 조사로 더 이상 연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2019년 대학원에 입학하며 까치 연구를 시작했다. 탐조를 다닐 때조차 눈 여겨 보지 않고, 귀 기울여 듣지 않던 까치의 존재는 어느 순간 어느 조사를 가도 까치 소리만 듣고 까치의 움직임만 따라갈 정도로 크게 자리잡게 되었고 그렇게 까치의 생활사가 내 생활사가 되는 까접지몽의 삶을 살던 3월의 어느 날. ‘2018년 내성천 조사’ 단톡방에 2019년도 조사 일정에 대한 논의가 올라오고 있었다. 처음으로 흰목물떼새가 아니라 흰목물떼새의 번식에 관심이 생겼다. 알고 접하는 것과 모르고 접하는 것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차이가 있었다. 
 
꼬마물떼새와 외모도 비슷하지만 알도 비슷하다. 둥지를 짓는 위치도 비슷하다. 둘 다 보통 알을 4개 낳으며 4개부터 품는다. 참 비슷하다. 그런데 같지 않다. 같지 않음에서 오는 차이는 누군가를 1m 간격의 이웃과 살 수 있게 만들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를 멸종위기종으로 만들만큼 컸다. 개체의 생존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생존만큼 번식도 중요하다. 너무도 당연한 사실인데 가끔 우리는 당연한 사실의 중요성을 잊고 산다. 새를 단순히 관찰하던 순간과 새의 번식에 집중해 연구하는 순간의 관심은 다르기 마련이고 나는 그제서야 왜 흰목물떼새가 멸종위기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사는 서식지를 파괴하는 행동과 멸종위기종의 번식을 방해하는 것은 같은 맥락의 이야기인데 무게감이 다르다. 개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과 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음은 약간은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도 이 조사를 통해서야 깨닫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개체의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오히려 번식 시도 빈도가 높을 수 있다. 그러나 개체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어도 번식이 보장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종이 절멸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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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다니다 보면 기가 막힐 때가 참 많다. 보통 꼬마물떼새의 알을 발견했을 때 그렇다. 앞서서 빠르게 걸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지른다. “꼬마~~.” 비탈길의 달뿌리풀 틈바구니에서 목청을 틔운다. “꼬마 알 4개~~!!” 다가가보면 더 어이가 없다. 지금 이걸 둥지라고 지어 놓은 것 인지. 그럼에도 그 보잘것없는 둥지에서 알을 품고 품어 새끼를 키워낸다. 그렇다면 흰목물떼새는 어떤가. 영역도 넓어서 주변에 다른 새가 있으면 싫고, 다른 새가 없어도 마음에 드는 곳이 없으면 싫고, 심지어 영역도 괜찮아 보이고 모래톱도 넉넉해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싫단다. 그렇게 이것 저것 다 싫다며 번식을 거부하는 흰목물떼새를 보며 가끔씩은 멸종위기종이 멸종위기인 것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생각이었는지는 직접 새끼를 마주하고 나서 깨닫게 되었다. 까치의 번식 생태를 2년째 보고 있다. 만성조인 까치는 처음 부화하고 나서 눈도 못 뜨고 마냥 입을 벌린다. 아늑한 둥지 안에서 다가오는 존재라면 당연히 부모일 것이라 생각하는 안일함일까. 넣어줄 것 없는 상대를 향해 끊임없이 밥을 달라며 울부짖는다. 포식을 당한다면 도망칠 수 없기에 일방적인 살육의 현장이겠지만 평소엔 그저 평온한 일상의 연속이다. 사람의 접근을 지켜보는 부모만 속이 탈 뿐. 그러나 물떼새는 다르다. 아직 난치도 떨어지지 않았지만 달릴 수 있다. 도망갈 수 있다. 새끼 4마리가 모두 달리다 자갈에 숨었다. 숨도 쉬지 않는 것처럼 가만히 있는다. 과연 이런 존재를 두고 멸종할 만하다고 할 수 있을까?

처절한 귀여움. 이 매력에 나는 이 조사를 절대 멈출 수 없다. 체력이 남아도는 뽀빠이 타입은 아니다. 폐렴만 앓고 나면 될 것을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생겨서 초등학생 때는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먹고 먹고 계속 먹는 행위를 통해 건강해지고 이제는 야외 조사도 무리없이 다닌다. 너무 잘 먹는게 탈일 정도로. 물론 올 해도 꾸준히 아팠다. 잔병치레는 여전히 많고 매 순간이 체력적 한계임을 느낀다. 그럼에도 주말에 쉴 수 없었다. 평소에도 주말 없이 일하다 돌아오는 황금 같은 휴일에 내성천을 갔다. 야외 조사 일정이 안 맞으면 일정을 비웠다. 어떻게든 참여할 수 있게 시간을 만들어냈다. 내가 절실한 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번식을 원하는 존재들이 있기에 지금 어떤 상태인지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돌이켜보니 참여비가 회당 8만원하던 재작년이 가장 시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3년동안 조사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날은 손에 꼽는다. 하천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라 여전히 세발자국 걷고 새롭게 하나를 배운다. 지난 조사에 알려주신 내용은 한참 후에 다음 조사에 참여하면서 그대로 초기화된다. 하다못해 알고 있던 얕은 전공 지식 마저도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음을 조사 구역마다 새롭게 느낀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논문을 통해 접한 사실들은 심각하고 중요하지만 울림이 길지 않다. 지식은 쌓여가는데 적용 능력은 한없이 하락한다. 그래서 왜 옛말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 않나. 조사하는 내내 나는 내성천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10년전의 모습을 아는 선생님께선 이전만큼 아름답지 않음을 안타까워하시며 2016년부터 조사를 진행한 선생님께선 매년 강의 모습이 크게 변하였음을 속상해하신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면 무얼하나, 나는 이전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을. 영주댐에 스러져간 흰목물떼새의 서식지를 더 이상 알 수 없는 것을. 조사를 다니다 보면 가슴 한 켠 어딘가 답답함을 지울 수 없다. 처음 조사에 참여할 때는 희망이 내 손에 있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물 속에 잠겨 있다. 단 2년만에. 8만원을 내고 따라오질 말았어야 했던 것인지, 모르고 살았어도 됐을 진실은 언제나 눅눅하다.
이에 번식에 성공한 둥지는 곱절의 기쁨으로 다가온다. 종종 내성천에서 물떼새 외 새의 유조를 만난다. 작년에는 이소 직전의 제비들이 둥지에 가득 차다 못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을 봤고 올 해는 멧새 유조를 만났다. 아직 덜 자란 새끼들을 부모가 챙기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기른 새끼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뿌듯하고 기쁠 수가 없다. 그것은 일주일에 두 세 번씩 만나는 까치들도 예외는 아닌데 올 해 무엇이 문제인지 조사지의 까치들이 번식을 빠르게 시작했고 4월의 때아닌 추위에 많은 둥지의 새끼들이 전멸했다. 

그 중에 유독 번식을 이르게 시작한 짝이 있었는데 이소 직전에 둥지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새끼를 온전하게 이소 시키지 못했다. 둥지가 떨어진 것을 본 누군가의 신고로 야생동물보호센터를 거쳐 우리 집에 오게 된 새끼 2마리로 인해 요즘 육아의 어려움을 몸소 깨닫고 있는 중이다. 끊임없이 귀뚜라미와 밀웜을 들이밀어도 내키지 않으면 먹지 않는 까치를 보며 왜 멀쩡히 잘 살던 새끼가 어느 순간 갑자기 죽어버리는지 알 것도 같았다. 하필 덜 먹고 있을 때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그냥 그대로 죽는 거구나, 텅 비거나 사체가 고스란히 놓여있는 둥지들을 보며 마음 아파하던 어느 날 경상북도에 비가 그렇게나 많이 쏟아졌단다. 60mm가 넘는 비에 둥지들이 흔적도 없이 쓸려 내려갔다. 멍하니 둥지가 있던 자리를 바라보면 거대한 자연 앞에서 한없이 힘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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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무력함은 무기력함과는 달라서 때로는 원동력이 된다. 인간 문명의 발달이 환경에 미시적으로나 거시적으로나 영향을 미치기에 간접적인 영향까지 모두를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악영향을 최소화하고자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않고 텀블러를 들고 다니지 않는가. 제대로 아는 것이 가장 어렵고 실천하는 것은 다음의 문제로 나는 지금 제대로 알아가는 단계에 있다. 내 옆의 누군가가 한명이라도 나로 인해 변한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이다. 

내성천 흰목물떼새 조사. 그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기를 바라며 두서 없는 글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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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검은꼬리사막딱새 조하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에코크리에이티브협동과정에서 까치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동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다가 뒤늦게 대학연합야생조류연구회 활동을 접하게 되어 새를 알기 시작했습니다. 새의 생활사에 맞춰 살다가 자아까지 의탁해서 살 것만 같아요.
화, 2020/07/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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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금) 14시 "2020년 우리강 자연성 회복 포럼”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주최]
– 하천호수학회, 대한하천학회,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 [일시 및 장소]
– 일시: 2020년 9월 4일(금) 14시
– 장소: 모임공간국보 (대전 중구 대흥로 167)
– 온라인 중계(Zoom) : http://bit.ly/2020우리강

* [좌장]
– 박창근 대학하천학회 회장

* [발제]
1. 환경부의 우리강 자연성회복과 수생태 연결성 정책 방향
– 노희경 환경부 수생태보전과 과장
2. 자연성 회복을 위한 보 개선 방안 / 미국, 유럽 사례 중심
– 김원 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3. 내성천 자연성 회복을 위한 미래구상
– 김범철 강원대학교 교수

* [지정토론]
– 주기재 부산대학교 교수
– 옥기영 국립생태원 선임연구위원
– 백경오 한경대학교 교수
– 김경철 부산도시환경연구소 이사
– 송미영 경기연구원 부원장
– 김성환 (사)복원생태학회 부회장

* [문의]
–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이준경 010-2569-1748
– 환경운동연합 신재은 010-4643-1821

 

금, 2020/08/28-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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