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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산자위는 에너지산업 육성을 핑계로 재벌대기업 특혜주려는 ‘에너지융복합단지법 일부개정안’ 독소조항 삭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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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산자위는 에너지산업 육성을 핑계로 재벌대기업 특혜주려는 ‘에너지융복합단지법 일부개정안’ 독소조항 삭제해야

admin | 목, 2021/05/20- 20:17

더불어민주당과 국회 산자위는

에너지산업 육성을 핑계로 재벌대기업 특혜주려는

‘에너지융복합단지법 일부개정안’ 독소조항 삭제해야

– 현행법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 문제와 특혜시비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에너지특화기업 지정 받을 수 없어 –

– 현 정부와 여당의 전반적인 재벌 특혜 정책 중단되어야 –

2018년 6월부터 시행된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의 지정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너지융복합단지법)」은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의 지정 및 육성을 통하여 에너지산업과 에너지연관산업의 집적 및 융복합을 촉진하고 그와 관련한 연구개발 등을 지원하여 첨단기술을 창출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의 강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동법 제14조(에너지특화기업의 지정)에서는 융복합단지에 입주하는 기업 중 총 매출액 중 에너지 및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거나 공급 또는 이용한 사업의 매출액이 50%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특화기업을 지정토록 하고 있다.

동법에서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과 발전사업자를 에너지특화기업으로 지정 할 수 없다. 즉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재벌대기업 군으로 스스로도 충분한 에너지산업을 할 수 있고, 에너지특화기업으로 지정받을 경우 경제력 집중과 재벌 특혜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지정에서 제외시키고 있다. 특화기업으로 지정받을 경우 지방세 감면, 정부 R&D 과제 참여시 가점 지원, 지방투자촉진보조금 가산 지원 등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20일) 오후 국회 산자위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논의하는 「에너지융복합단지법 일부개정법률안」(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 대표발의)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도 에너지특화기업으로 지정받을 수 있고, 나아가 특화기업으로 지정 받을 경우, 관련 제품 등에 대한 우선구매, 기업지원시설의 제공 등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즉 재벌대기업도 지정 받도록 하여, 막대한 세제감면과 우선구매, 시설 지원 등을 받도록 하는 법안인 것이다. 이렇게 본래의 법안의 취지와는 다르게 재벌대기업 지원 정책으로 귀결 될 경우, 친재벌법 특혜법안으로 비판받을 수 밖에 없다. 경실련은 오늘 국회 산자위가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재벌 특혜시비를 받을 수 있는 독소조항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제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더불어민주당과 현 정부의 기조는 최근 그린뉴딜, 신성장, 에너지산업 육성, ESG 활성화 등의 명목으로 재벌대기업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부여하고, 산림 및 농지 등 토지를 훼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융복합단지법 일부개정법률안 외에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신성장·원천기술 R&D세액공제에 메모리 반도체 설계 및 제조기술 포함, 농업진흥구역 내의 태양광설치, 농지와 산림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산업단지 조성 등이 이어지고 있다. 즉 정책에 따른 부작용은 신중하게 검증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현 재벌대기업들은 기존 정부의 재벌중심 경제정책으로 인해 성장한 측면이 크다. 따라서 정책에 책임이 큰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재벌대기업에게 또 다른 특혜를 주는 에너지융복합단지법 일부개정법률안 독소조항 제거하고, ESG와 에너지산업 등을 명목으로 재벌대기업에게 특혜를 주려는 모든 정책을 중단하고, 신중히 검토하길 바란다. “끝”

5월 2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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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경제지표들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한국 경제에 적색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수출을 이끌었고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며 경제성장을 주도해온 전자, 조선 등 제조업은 여전히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산업이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끝없이 쇠락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 2년 연속 감소

몇 가지 통계가 제조업의 위기를 드러낸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했던 광업 제조업 출하액은 최근 2년 연속 감소해 2014년 기준 1490조3910억 원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제조업종 중 자동차 산업의 출하액은 4.7% 증가했으나 전자(-4.6%), 철강(-4.1%), 화학(-2.2%) 등이 감소 추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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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이익률 역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제조업 분야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0년 6.7%를 기록한 이후 2013년 소폭 반등한 뒤 꾸준히 하락해 작년 4.2%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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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실적도 신통치 않다. 올해 들어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액(전년 동기 대비,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은 지난 10월 -15.8%를 기록해, 낙폭만 따지면 최근 6년 사이 가장 큰 규모로 감소했다. 수출입이 실제 국민소득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실질무역손익을 보면 보다 확연하게 교역 조건의 악화를 확인할 수 있다. 실질무역손익은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기록(기준년 2010년)하고 있다. 처음 통계를 작성한 1953년 이후 55년 간 흑자를 유지하다가 처음 적자로 돌아선 뒤 마이너스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역을 통해 국부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빠져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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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나열한 각종 데이터들이 혹시 현장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진 일시적인 통계 수치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취재진은 통계 속의 숫자가 현실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파악해보기 위해 대표적인 수출 제조업 사업장들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 안산과 경상남도 거제 지역을 찾았다.

안산 : 반월공단의 손님 없는 ‘깡통매점’

안산 반월공단에는 특이한 모습의 매점이 있다. 철제 컨테이너 박스를 개조해 만든 ‘깡통매점’이다. 이 매점에서는 공단 노동자들이 간식이나 담배 등을 구입하고 간단한 식사까지 할 수 있다. 현재 반월공단에만 100여 개 이상이 영업 중인데, 지역 노동자들과 밀착해 있는 상점인 만큼 지역 경기에 가장 민감한 곳이기도 하다.

▲ 반월공단에서 ‘화랑매점’을 운영 중인 조원만 씨

▲ 반월공단에서 ‘화랑매점’을 운영 중인 조원만 씨

안산에 33년째 거주 중인 조원만 씨(55세)는 90년대 초반 반월공단에 컨테이너 매점을 열었다. 공단이 점차 규모를 갖춰가던 때였다. 조 씨는 도로에 오가는 화물차들만 봐도 최근의 지역 경기를 알 수 있다면서 기자를 직접 가게 앞 신호등이 보이는 곳으로 안내했다.

예전에는 거의 (차가) 밀려있었단 말이에요. 근데 요즘엔 잠시 밀렸다가 금방 풀리잖아요. 보다시피 저기 빨간 신호인데 차가 없잖아요 별로. 항상 차가 쭉 많아야 경기 자체가 살아나는 건데, 지금은 그 물류가 줄어든 게 눈에 보이는 거지.

반월공단에서 또 다른 컨테이너 매점을 운영하는 김숙자(가명) 씨도 “장사가 안 되니까 사람이 가장 많아야 하는 점심시간에 손님이 하나도 없다”면서, 올해 들어 경기가 가장 안 좋다고 말했다.

▲ 안산 반월공단

▲ 안산 반월공단

안산 반월공단에 입주한 업체 상당수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PCB(인쇄회로기판, 전자부품을 장착해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전자회로 기판)를 제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사들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스마트폰 실적이 악화되면서 고통이 고스란히 지역의 하청업체들에게 옮아오고 있다. 안산 반월공단에서 직원 40명 규모의 PCB 생산업체를 운영중인 하모 씨는 안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면서, 고용을 줄이고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는 무급 휴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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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하청업체의 일자리 감소는 지역의 노동자들에게 먹고 사는 일을 어렵게 만드는 현실의 문제다. PCB업체에서 파견직으로 일하는 이윤서(가명, 23) 씨는 “3개 조에 한 조마다 30명씩 있었는데, 지금은 한 조에 12명,13명 이렇게 줄었다”면서, 취재진을 만난 당일에도 같은 조였던 노동자 한 명이 해고됐다고 말했다.

전략시장에서 추락하는 삼성 스마트폰

안산 반월공단의 PCB 업체 상당수는 삼성전자의 하청사들이다. 올 3분기에만 81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고한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시장점유율 24.5%로(출처 : Canaccord Genuity), 애플(출고량 4800만대)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있다. 출고량으로만 보면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의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따져보면 삼성의 사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 중 갤럭시S, 갤럭시 노트 등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31% 정도로 낮다. 나머지는 갤럭시A, 갤럭시J, 갤럭시Z 등 국내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중저가형 스마트폰들이다. 삼성은 세계시장에서 점점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해왔고, 이들 시장을 위해 수익성이 낮더라도 중저가 제품을 개발해 왔다.

▲ 삼성 스마트폰 기종별 판매비중

▲ 삼성 스마트폰 기종별 판매비중

그렇다면 신흥시장에서 삼성의 최근 실적은 어떨까. 중국과 인도를 놓고 보면, 불과 3년여 전까지 삼성은 이들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 사업자였다. 하지만 한때 20%를 넘었던 중국시장 점유율은 최근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고, 인도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 1위 자리를 곧 내주게 될 전망이다. 삼성의 점유율은 대부분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이 가져가고 있다.

▲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테크팀장은 “중국 시장에서 삼성의 추락 속도는 황당할 정도로 빠르다”고 말했다. 또한 “전세계 판매량의 30% 이상이 팔리는 중국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이 자리를 못 잡고 있고, 인도 시장에서도 원래는 압도적이었지만 최근 급격하게 점유율이 빠지고 있다”면서 신흥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전망은 밝지 않다고 밝혔다.

거제 : 죽어가는 지역경제, 사라지는 일자리

경상남도 거제시는 세계 3대 조선사 중 두 곳(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위치한 조선의 도시다. 조선소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인구가 늘고 경제규모가 커졌으며, 현재 거주하는 경제활동인구 대다수가 조선소나 관련 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그 덕에 평균연령도 36.1세(출처 : 2014년 주민등록 인구통계보 고서)로 전국 평균보다 3.7세가 낮다. 지역 상권도 대부분 조선소 노동자와 가족을 주 소비자로 해서 형성돼 있다.

그 중에서도 거제시 아주동은 대우조선해양 정문과 남문 인근에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형성된 상권이다. 2010년 이후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어남에 따라 ‘물량팀’으로 불리는 임시 노동자들의 유입이 늘었고, 그들이 먹고 지낼 곳을 제공하기 위해 거주지와 상권이 확장된 결과다.

▲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앞 거리

▲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앞 거리

아주동 거리에는 신축 원룸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지금도 공사가 여러 곳에서 진행중이다. 하지만 비어있는 가게나 방들이 많이 눈에 띈다. 아주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집은 없는데 인원이 너무 많이 들어와 포화상태였다”면서, 당시에는 방(원룸)을 짓는 즉시 나가기 바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 안 들어오다보니 비어있는 점포나 방들이 많다고 말했다.

▲ 거제시 아주동 상점가의 밤거리

▲ 거제시 아주동 상점가의 밤거리

아주동 밤거리에는 고깃집, 술집들의 불빛이 반짝였지만 인적은 드물었다. 이 일대에서 가장 먼저 고깃집을 열었다는 한 가게 사장은 처음 문 열었던 3년여 전에 비해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 국내 조선 3사 영업이익, 2015년 추정치

▲ 국내 조선 3사 영업이익, 2015년 추정치

본격적인 지역 경기의 침체는 조선사들이 크게 악화된 실적을 발표한 2014년부터 시작됐다. 매출액 기준 세계 1~3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모두 수조 원 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2014년 이후 국제유가가 50% 이상 폭락하면서 우리 조선사들의 주 수익원으로 떠올랐던 해양 플랜트 수주량도 급감하고 있다.

해양 플랜트 구조물은 바다에 매장돼 있는 석유나 가스 등과 같은 해양자원을 발굴, 시추, 생산하는 장비와 설비를 뜻한다. 그런데 원유값이 폭락하면서 고가의 시설 비용이 드는 해양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석유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되자 글로벌 석유 시추사들이 해양플랜트 사업을 접거나 줄이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 조선사들이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조현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정책기획실장은 “지금 저희 대우조선도 현재로서는 수주가 전무하다”면서 “2016년 상반기만 지나면 한두 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작업할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2015년 한국 조선업의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는 삼성중공업의 한 척(부유식 가스저장재기화 설비)이 유일하다.

유가 폭락과 경영진의 과욕… 조선업 위기로 이어져

▲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공장의 해양플랜트 설비

▲ 거제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공장의 해양플랜트 설비

조선업은 세계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물동량이 늘면서 해운업이 활성화 되고, 이에 해운업체들이 선박 건조 발주량을 늘리면 조선업체들의 실적도 좋아진다. 하지만 2008년 세계적인 경기 침체기에 해운업 업황이 대폭 악화되었고, 이에 따라 국내외 중소 조선소들은 큰 위기를 겪게 됐다. 이 때 중국은 산업 보조금 등 정책적 지원과 저렴한 인건비에 힘입어 가격경쟁력을 통해 위기를 돌파했고 오히려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한국 중소 조선업체들은 이 시기에 대부분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심해 석유시추시설(해양플랜트) 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성공적으로 위기를 넘겼다. 2008년 7월 유가가 사상최고치(140.70달러, 두바이유 기준)를 기록한 뒤 2011년까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는 고유가 행진에 힘입어 해양플랜트 사업은 활황을 구가했다. 대형 상선 한 척의 가격은 1억달러 정도에 불과하지만 해양플랜트는 시설 하나당 평균적으로 5~6억 달러에 이른다. 이에 힘입어 조선 3사는 유례 없는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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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유가 하락과 함께 찾아왔다. 조선업의 산업 구조를 연구해 온 박종식 박사(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는 “해양플랜트가 수지타산이 맞으려면 유가가 80달러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2014년 여름 이후 고유가가 끝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면서, “이 시기 이후 발주자들이 의뢰했던 플랜트를 안 가져가거나 인수 시기를 미루는 일들이 발생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손해가 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선사들이 손 쓸 수 없는 외적 요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세계 수위를 다투던 국내 조선 3사는 서로 실적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협상력을 잃어, 발주자인 세계 오일 메이저들과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설계와 관련해 계약서에 까다로운 조항이 삽입되거나, 지나친 저가 수주를 했던 것들이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큰 손해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장범선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해양 프로젝트는 워낙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리스크 덩어리라고 볼 수 있는데, 경쟁하는 과정에서 (조선사들이)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는 물량을 받아놓고 경험 없는 조선 인력이나 신규 인력을 해양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식의 무리수를 두면서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경영진들은 수주 실적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저가로라도 수주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조선업 위기는 ‘하청, 해양플랜트 위주 성장의 위기'(뉴스타파)

정부는 여전히 ‘창조경제’ 동어반복

제조업 침체는 단순히 통계 수치 상의 마이너스를 의미하지 않는다. 제조업은 곧 일자리다. 취재진이 안산과 거제에서 목격한 것은 소득이 줄고 일자리가 사라져 당장 어려움을 겪게 된 사람들의 팍팍한 생활이었다. 그렇다면 정부는 제조업 침체와 장기적 저성장 국면이 교차하는 이 시기에 국민 경제를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최근 정부가 내놓은 경제 정책들을 보면 창조경제 외에 다른 대안들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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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일어나고 있는 창업열기를 각 기업들의 특성에 맞게 새로운 신 산업으로 연결해 창조경제의 틀을 완성시켜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10월 27일 국회에서 있었던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창조경제를 통해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공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조업에서 시작된 실물경기 악화를 창조경제로 돌파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취재진은 3명의 경제전문가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현재의 경제 상황에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물었다.

▲ 왼쪽부터 이동걸 교수, 송원근 교수, 이병천 교수

▲ 왼쪽부터 이동걸 교수, 송원근 교수, 이병천 교수

성장동력을 새로 일으키키 위해서 새로운 기업들이 커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 부분이 본질적으로 우리 경제를 운영해 나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미사여구를 가지고 재벌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그럼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재벌은 재벌대로 성장동력을 잃고, 중소기업이나 신생기업은 새로 커나가지 못하는 그 후유증 생기는데, 꽤 오래 갈 거라고 봐요.
–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 동국대 초빙교수

창조경제, 말은 좋은데 발상의 전환이 없다는 거죠. 가장 핵심은 저는 지역이라고 봐요. 지역의 산업정책이라면 정부 지원의 효과들이 지역에 어떻게 하면 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느냐, 이런 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그런데 지역의 모든 경제 잉여들이 수도권으로 빨려들어가는, 마치 블랙홀 같은 구조를 가만히 놔두고서는 그게 될 리가 없잖아요.
– 송원근 경남과학기술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내용적으로 보면 창조경제란 중요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한국 경제의 기본적인 경쟁력의 질이라고 하는 것이 비용 경쟁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든요. 결국은 임금도 깎고 해고도 쉽게 하고, 이명박 정부 때 같으면 환율을 올린다든가 하는 식이죠. 하지만 그건 혁신의 경쟁력이 아닙니다. 그렇게 때문에 창조라는 말은 의미는 있는 말인데 내용이 없는 거죠.
–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목, 2015/12/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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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 경제의 키워드 : 빚과 부동산

박근혜 정부 3년 차인 2015년, 한국 경제의 모습은 어땠을까? 올해 경제는 두 가지 단어로 정리 가능하다.바로 ‘빚’과 ‘부동산’. 한마디로 경제 전반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엄청난 빚을 내며 버티고 있는데 그 효과는 부동산 시장에서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부동산, 나홀로 호황

우선 한국은행의 실질 GDP 자료를 근거로, 올해 한국 경제의 산업별 성장률을 분석해봤다. 2014년 3분기까지와 2015년 3분기까지의 산업별 GDP를 합산해 비교한 것이다.

농림어업

0.33%

광업

-1.33%

전자기기 제조업

2.27%

화학제품 제조업

3.36%

운수장비 제조업

-2.62%

주거용 건물건설

9.81%

비주거용 건물건설

0.37%

음식점 및 숙박업

-0.49%

도매 및 소매업

2.37%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5.55%

▲ 2015년 산업별 성장률 (계절조정, 실질,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작성, 3분기까지)

어떤가? 우선 우리 수출 산업의 주력인 전자기기, 화학제품, 운수장비의 성장률이 별로 신통치 않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이 포함된 운수장비 제조업은 아예 마이너스 성장했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와 직결된 음식점 및 숙박업 역시 마이너스 성장. 도매 및 소매업도 소폭의 성장세에 그쳤다.다만 고령화 때문인지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꽤 많이 성장했을 뿐이다.

그런데 위 표에서 눈에 확 띄는 수치가 있다. 바로 ‘주거용 건물 건설’. 대부분이 아파트 건축인데 무려 9.81%나 성장하면서 한국은행 분류에 따른 업종 가운데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는 신규 아파트 분양 실적이나 기존 주택의 매매 건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는 무려 50만 호를 분양했는데, 이는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의 평균 분양 물량인 27만 호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주택 매매 건수 역시 11월까지 집계한 것만으로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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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지속될 수 있을까?

이런 부동산 호황은 빚에 의존한 것이 명백하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3년 동안 부동산 대책을 무려 10차례나 내놨는데, 초반에는 주로 관련 세금을 깎아줬다.

발표 시기

주요 내용

구분

2013.4.1

취득세,양도세 한시 면제
다주택자 및 법인 부동산 양도세 완화

세금 경감

2013.8.28

취득세
영구인하, 다주택자 차등부과 폐지
월세 소득공제 확대

세금 경감

2014.2.26

임대소득 분리과세
월세 소득 공제 확대(세액공제 전환)

세금 경감

2014.7.24

대출 한도 (LTV, DTI) 상향 조정

대출 확대

2014.9.1

재건축 제한 완화
청약제도 개편

규제 완화,
수요 진작

2014.10.30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자금 저리 지원

대출 확대

2015.1.13

기업형 임대사업(뉴스테이) 지원 방안

규제 완화

2015.2.27

새로운 청약제도 시행

수요 진작

2015.4.1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폐지

공급 확대

2015.4.6

버팀목, 디딤돌 대출 금리인하

대출 확대

▲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대책

자세히 뜯어보면 집권 1년차와 2년차 중반까지, 즉 2013년부터 2014년 중반까지는 세금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세제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는 2014년 7월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등장과 함께 LTV와 DTI를 완화하는 초강경 대책을 꺼내 들었고, 그 뒤로는 급격히 대출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LTV와 DTI는 부동산 가격이나 구매자의 소득에 따라 대출 규모를 제한하는 제도인데, 그동안 한국의 부동산 거품이 금융계로 전이되지 않도록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해왔다. 최경환 장관이 경제 관료들 사이에서는 부동산 거품을 막는 ‘최후의 보루’로 불리던 이 규제를 완화한 것은 어떻게든 부동산 경기를 띄우고 말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함축하는 결정이었다.

그 결과는 앞에서 살펴본 부동산 시장의 반짝 호황과 가계 빚의 폭증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말까지 한국의 가계 빚은 1,166조 원으로 올 3분기만에 80조 원이 늘었다. 연말까지는 1,200조 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역대 최고 규모의 증가다. 지난 6월 발간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천 8백만 가구 가운데 60%는 빚을 지고 있고, 이 가운데 14%, 즉 150만 가구는 ‘한계가구’로 분류된다. ‘한계가구’는 원리금 상환액이 가처분 소득의 40%를 넘는 가구로 정의된다. 즉 한 달에 세금 떼고 100만 원을 버는데 40만 원 이상을 빚 갚는데 쓰인다면 ‘한계가구’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50만 한계 가구는 평균적으로 가처분 소득의 109%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 한 달 수입이 100만 원인데 빚 갚는데만 109만 원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빚에 의존한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사실은 이미 그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주택 거래량이다. 올 8월까지는 지난해를 크게 웃돌던 주택 거래량이 9월부터는 뚝 떨어져서 지난해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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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데 악재마저 겹치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연준이 기준 금리를 0.25%p 올리며 금리 인상에 시동을 걸었다. 뒤늦게 정부마저 정책 방향을 바꿨다. 이제는 집 살 때 빚 내기 어렵게 하겠다며 내년 2월부터 주택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다른 빚까지 모두 감안해서 대출 규모를 제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안이다. 안 그래도 차갑게 식어가던 시장은 12월 들어서는 아예 꽁꽁 얼어붙었다.

뿐만 아니다. 국책 연구기관인 KDI 마저 빚으로 만들어낸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걱정하고 나섰다. KDI 송인호 박사는 역대 최고였던 올해의 분양 물량이 2년 뒤 대거 미분양으로 남겨지면서 경제 전체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분양 물량 가운데 적게는 2만 호에서 많게는 3만 호가 2년 뒤 입주 시점에 미분양 물량으로 남을 수 있다고 예측하는 공식 보고서를 냈다. 안 그래도 체력이 약해질대로 약해진 건설사들에게는 치명적인 시나리오다.

건설업에 전체적으로 불어닥칠 수 있는 구조조정이 일순간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면 대량 해고 즉, 건설 업계에 진출해 있는 100만 명 이상의 근로자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죠.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받습니다. 주택 가격이 명목 가격조차 떨어지게 되면 굉장히 큰 손실을 유발하게 되는데 특히 어떤 계층에서 손실을 유발하냐면 소득은 없는데 자산 밖에 없는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상당한 어려움, 사회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KDI 송인호 책임 연구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년 뒤부터는 우리나라의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된다. 지금까지는 ‘증가율’이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완만해졌을 뿐인데, 이제는 생산가능 인구가 정말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정부 부채도 폭증세.. 그러나 마중물 효과 실종

문제는 가계 부채만이 아니다. 정부 부채 역시 유례 없는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연말 정부 부채는 지난해보다 62조 원 늘어난 595조 원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정부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0.3%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 때의 증가율 연 8.3%보다 증가폭이 더 크다.

정부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부채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적은 편이며,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빚을 내서라도 쏟아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위 ‘마중물’ 효과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펌프질을 할 때 마중물을 부으면 물이 더 많이 나오는 것처럼 일단 정부가 빚을 내서 쏟아부으면 민간 부문의 성장률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논리다.

이러한 마중물 효과는 과연 실재하는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올해의 명목 GDP에서 정부 부채 증가분을 뺀 ‘정부 부채 제외 성장률’을 구해봤더니 결과는 0.84%였다. 올해 우리나라의 명목 GDP는 5%늘었는데(실질 GDP는 2.7%), 이 가운데 4.2% 포인트는 정부 부채 증가분이라는 것이다. 다시 마중물 효과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물을 한 바가지 붓고 펌프질을 했는데, 펌프에서 나온 물은 정부의 부채 한 바가지를 제외하면 1/4 바가지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박근혜 정부 3년을 모두 계산해보면 결과는 더 나빠진다. 정부 부채를 제외한 명목 성장률은 0.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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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 부채 제외 성장률’은 그래도 3.2%가 넘었다.

내년 경제는 “위기 아니면 침체”

빚으로 버티고 있는 한국 경제 앞에 내년에는 커다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첫 번째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의 거품 붕괴 가능성이다. 물론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외국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는 중국과 신흥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다.수출은 이미 올해에도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여기에 외부 충격까지 더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 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기업들의 이른바 ‘선제적 구조조정’ (더 어려워지기 전에 미리 사람을 자르겠다는 뜻)에 따른 대량 실업과 내수 침체다.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까지 침체된다면 경제는 그만큼 더 활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여러 위험 때문에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덜 비관적으로 보느냐, 더 비관적으로 보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덜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금과 같은 침체가 지속될 거라고 하고, 더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지금보다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이다, 즉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3년은 빚을 권하며 부동산 경기를 떠받치고, 대기업 위주의 정책으로 부자들의 세금은 깎아주면서 노동자는 공격해 양극화를 심화시킨, 한국 경제의 ‘골든 타임’을 놓친 시기였는지도 모른다.

목, 2015/12/24-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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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의 이준협 실장은 단기 부양책으로 경기가 일단 안정된 것은 박근혜 정부의 성과라고 칭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준협 실장마저 내년 경제를 올해보다 더 어둡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지낸 이동걸 교수는 부동산 경기 단기 부양책에만 급급했던 지난 3년 간 박근혜 정부의 행적을 감안하면 한국 경제의 장기 침체는 이미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한편 이런 불안한 경제 상황에서도 정부의 경제정책 덕에 큰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손해를 입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속하십니까? 그리고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최경영 기자가 두 전문가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목, 2015/12/2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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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현대,대우,삼성), 중국과 일본에 여전히 비교 우위

현대중공업 대조립 1부 7개 협력사와 2부 2개 협력사는 지난 11일 기성금(도급 단가) 삭감에 항의하며 작업 중단에 들어갔다. 협력사 사장들은 현대중공업이 적자를 이유로 지난 상반기부터 삭감한 기성금으로는 직원들 월급도 주기 어려웠다. 대조립부 협력사 상당수가 현대중공업의 기성금 삭감으로 지난달 직원 월급을 절반만 지급했다. 협력사들은 원청 현대중공업과 협의 끝에 16일 대부분 작업에 복귀했다.

하청 사장까지 자살로 내몬 조선업 구조조정

그러나 대조립 1부 협력사 세양산업 대표 서 모(63) 씨는 지난 17일 새벽 6시 4분께 울산대병원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운 채 자살했다. 서 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영난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 씨는 이달 직원 월급을 절반만 지급하는 바람에 1억 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했다.

 일시

주요 내용

2014.5

대조립1부 7개 협력사 오후 작업 거부

2014.7

계열사 미포조선 도장부 협력사 하청노동자 100여명 항의 농성

2014.12

계열사 미포조선 건조부 11개 협력사 삭감된 기성금(도급단가)에 항의 작업거부

2015.1

33개 협력사 삭감된 기성금 수령 거부하고 직원 조기퇴근

2015.2

해양사업부 37개 협력사 삭감된 기성금에 항의, 직원 7천명 작업 중단

2015.4

계열사 미포조선 협력사 KTK, 한달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한채 폐업

2015.8

해양사업부 48개 협력사 삭감된 기성금 수령 거부

2015.11

협력사 총무 목매 자살, 하청노동자 산재 사망 뒤 유가족과 협상에서 스트레스

2015.12.11

대조립1, 2부 9개 협력사 기성금 삭감에 항의해 작업 거부 (16일 작업 복귀)

2015.12.17

대조립1부 ㅅ협력사 사장 자살

2015.12.21

21개 협력사, 대책위원회 구성

▲ 현대중공업-협력사 갈등 일지

현대중공업 21개 협력사 대표들은 21일 울산시청 앞에서 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의 살인적 기성 삭감으로 하청 사장은 도산하고 자살하고, 하청 노동자는 빚더미에 나앉았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협력사에서 관리자로 일했던 하창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은 “자살한 서 사장은 성격이 원만한 분이었는데, 줄어든 기성금에도 직원 월급을 맞추느라 빚도 많이 졌을 것”이라며 “대재벌 현대중공업이 하청노동자를 넘어 이젠 하청 사장까지 착취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하청 중심의 해양플랜트 전략의 위기

하청 사장까지 죽음으로 내몰린 한국 조선업의 위기를 놓고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은 “하청 의존형 성장구조의 위기이지 조선업을 이끄는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는 일본과 중국의 추격에도 앞으로 20년 가량 세계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 위기설은 10년 이상 이어졌지만, 한국 조선업은 세계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2010년에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조선업은 수주에서 건조까지 대략 2~3년의 시차가 벌어진다. 2007년 리먼 사태로 시작된 위기는 2010년 조선업에도 불어왔다. 한국 조선업은 2010년 11월 1배럴에 126.65달러까지 치솟은 원유가에 기대어 빅3를 중심으로 심해석유를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쪽으로 눈을 돌려 위기를 호황으로 돌렸다. 빅3는 2009년 이후 위기에 처한 중소 조선사에게 쏟아져 나오는 인력을 하청으로 흡수해 위기를 돌파했다.

▲ 빅3 (현대, 대우, 삼성) 해양중심 인력재편과 하청 중심 심화(출처 : 한국플랜트협회 조선자료집(2015)

▲ 출처 : 한국플랜트협회 조선자료집(2015

오늘 한국 조선업의 위기는 고유가 의존과 상선을 포기한 플랜트 집중, 하청 중심 성장전략의 위기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고공행진하던 유가는 지난해 8월 100달러선 붕괴 이후 계속 하락해 급기야 지난달 4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심해석유시추는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배럴당 70~80달러 이상은 유지돼야 채산성이 나온다. 빅3가 수주한 석유시추용 해양플랜트는 현재의 유가로는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 결과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에서 올 한 해에만 4천여 명의 하청 노동자가 퇴출됐다.

빅3는 유동적인 고유가에 기대어 해양플랜트에 하청 노동자를 집중 투입했다. 2007년 빅3 해양플랜트 하청노동자는 1만 2,442명에서 2014년엔 5만 2,453명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빅3 조선부문 하청노동자는 2배도 늘지 않았다. 플랜트협회의 국내 9대 조선소 전체를 보면 직영과 하청 비율은 4 : 6인데 반해 빅3 해양부문에선 1 : 9로 하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빅3는 해양플랜트는 유가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상선은 감가상각 주기에 따라 꾸준히 수요가 있는데도 상선 건조 대신 해양부문에만 집중했다. 오늘 한국 조선업 위기는 무분별한 해양플랜트 수주가 낳은 위기다.

국내 빅3, 중국.일본에 경쟁력 앞서

흔히 조선업 위기는 중국과 일본에 끼인 샌드위치에 비유된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은 우리나라 중소 조선사와는 경쟁관계에 있지만, 빅3와는 격차가 크다. 조선업은 가장 단순한 벌크선에서 시작해 중소형 컨테이너선, 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크루즈선까지 기술력에 따라 순위가 분명하다.

중국은 2010년 이후 한국을 추월해 선박건조량에서 세계 1위가 됐지만 수주금액으로 환산하면 한국에 훨씬 뒤진다. 정부의 대폭 지원에도 중국은 여전히 벌크선과 중소형 컨테이너선을 만드는데 그친다. 한국의 빅3는 중국 조선소가 만드는 벌크선에는 관심조차 없다. 중국은 3,000여 개의 조선소 가운데 2,700여 개가 도산 위기에 처했고, 중국 정부도 50여 개만 살린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1980년대 조선업을 사양산업으로 보고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70년대 16만 명에 달했던 조선업 노동자가 2012년엔 4만 명으로 급감했다. 조선업은 숙련공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이라 한번 사라진 숙련공을 육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일본 조선업 전성기를 주도한 미쓰비시나 가와사키 중공업은 90년대 이후 항공우주, 철도, 발전으로 옮겨 현재 이들 회사에서 조선업 비중은 10%가 안 된다.

최근 일본 조선업에 새로 등장한 회사는 이마바리(Imabari) 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정도다. 두 조선사는 아직도 한국의 성동조선이나 한진중공업 정도의 중형 조선소로 여전히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건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조선사는 숙련공이 부족해 늘 고정된 형태의 배를 만드는 ‘표준선 전략’을 추구했다가 까다로운 유럽 선주들의 외면을 받았다.

중소조선소 위기에 직격탄… 줄도산

빅3가 호황을 누리던 2009년부터 한국 중소 조선소들은 혹독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2008년 12월 C&중공업을 시작으로 2009년 녹봉조선, YS중공업, 2010년 광성조선, 일흥조선, 영광TKS, 세광중공업이 매각되거나 청산됐다. 2011년 5월엔 삼호조선이 매각됐다. 신아SB는 지난해 4월 매물로 내놨으나 매각에 실패하고 파산에 들어갔다. SPP조선과 진세조선, 오리엔트조선은 매각을 진행중이다. 성동조선과 STX조선, 대선조선도 채권단과 협약을 맺고 관리에 들어갔다.

중소 조선사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국내 빅3는 2014년 수주 잔량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차례로 전세계 1~3위를 기록했다. 조선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매우 큰데다 숙련공 중심의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적이다. 그런데도 한국 조선업은 하청 중심의 성장전략에 따라 숙련공을 잡아 두지 못한채 고유가에 의존한 해양부문의 과잉투자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종식 연구원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 월등한 우위를 지닌 빅3 조선사들은 지금이라도 하청 중심의 성장 전략을 수정해 숙련공을 중심으로 한 기술력을 확보한다면 앞으로 20년까지는 조선업 강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 2015/12/2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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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과 경제는 환경활동가들에게 늘 숙제였습니다. 자본보다 사람이 우선시되고, 사람과 자연이 다함께 존중되는 경제, 사회적.환경적.경제적 가치를 구현하는 사회적...
금, 2015/07/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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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은 구제금융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기사를 낸 <블룸버그>

#사례:

뉴욕 주 와쇼(Warsaw, NY)의 가족 식당 주인은 25명 종업원 고용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식당 내에서 손님 받을 수 없어 매상이 확 줄은 사장은 드라이브 스루로 음식만 사가게 하고 간간히 빵과 치즈 등도 함께 파는 궁여지책을 동원해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역부족이다. 이에 사장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대출인 급여보호프로그램을 이용하려 30년간 거래한 지역 은행에 12만5천 달러(약 1억 5천만 원) 대출을 신청했다. 그러나 은행에서 돌아온 답은 돈이 다 떨어져서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14 years in 14 days: Inside the chaotic rollout of the SBA’s PPP loan plan to save America’s small businesses,” Fortune, April 30, 2020).

소상공인을 위한 구제금융이 시작된 지 14일도 안 돼 다 소진 됐다는 <포춘>지 기사

 

코로나19에 직접 타격 받은 소상공인과 서민

미국 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미국 경제가 1920년대 대공황급 이상으로 악화될 것을 우려해 선제적 방어에 나섰다. 엄청난 돈을 풀어내기로 했다. 그런데 막대한 이 긴급재난지원금을 갚을 이들은 정작 누구인가? 돈이 곳간에서 흘러 넘쳐서 준 것이 아니라 빈 곳간에서 돈을 찍어서 풀어낸 것이니 향후에 납세자들이 이 돈을 갚아야 한다. 그리고 향후란 그리 먼 미래도 아니다. 현재 50세 미만의 직장인들이 갚아야 할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Who Will Pay For the Coronavirus Bailout? If you’re under 50 and Working, You Will,” Fortune, April 21, 2020).

돈을 찍어 푸는 것이 사망 직전의 미국 경제를 살릴 유일한 방법임을 일단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좋다 그렇다면 그것은 누구에게 우선적으로 쓰여야 할까? 답은 명확하다. 이것을 갚아 나가야 할 이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들은 국민들이고 서민들이다. 당장 실탄이 필요한 이들에게 가야 한다. 한시가 급한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서민들이 일하는 곳은 대부분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사업체다. <뉴욕타임스>가 만든 아래 표를 보면 큰 그림이 보인다. 미국에선 고용근로자 500명을 기준으로 그 아래를 중소기업으로 그 이상을 대기업으로 분류하는데,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민간부문 근로자의 거의 절반이 고용되어 있다. 그리고 10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체에서 대부분의 서민들이 일을 한다. 2016년 현재 6천만 명에 이르는 근로자가 3,100만 개의 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Where the Small-Business Relief Loans Have Gone,” New York Times, May 7, 2020).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 그들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일단 막는 것이 매우 시급한 일이다. 그것이 곧 일반 서민을 보호하는 지름길이기에 그렇다.

미국 민간부문 근로자의 업체(고용자수)별 고용 현황

소상공인 자영업체에 미국의 민간부문 근로자의 거의 절반이 고용되어 있다 <출처: 뉴욕타임스>

정부가 소상공인들을 돕겠다며 내놓은 돈은 이제까지 6,600억 달러(약 809조 원: 1차 3,490억 달러(약 429조 원); 2차 3,100억 달러(약 380조 원))이다. 이름은 급여보호프로그램(Paycheck Protection Program:이하, PPP), 그걸로 직원의 급료를 주고 해고하지 말라는 취지로 붙인 이름이다.(João Granja 외, 2020). 그런데 그 돈은 제대로 쓰였을까? 그렇지 않아서 문제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혜택을 본 이들은 매우 적고 대부분 PPP 구경도 못했으니까. 그렇다면 그 돈은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쓰였을까?

 

대기업이 낚아채간 소상공인 재난지원금(PPP)

영세자영업자 같은 소상공인에게 주라고 국가가 푼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위 사례의 식당 사장의 말을 들어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돈이 어떻게 다 떨어졌는지 곧 알게 되었다.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Ruth’s Chris Steak House)같은 큰 체인점이 정부가 돈 풀자마자 바로 신청해서 수백만 달러를 가져갔다. 그런 큰 회사는 일 년에 수백만 달러를 번다. 정말 화가 났다. 그런 대형 식당 체인이 소기업인가. PPP라는 게 원래 소상공인 도우라고 조성한 돈 아닌가? 근데 왜? 도대체 왜 그 돈이 그들에게 갔는가?”(Fortune, April 21, 2020).

이런 상황은 와쇼의 식당 사장만 겪는 게 아니다. <뉴욕타임스>에 소개된 뉴욕시에서 6개의 식당을 경영하며 310명을 고용한 제법 큰 소상공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도 PPP를 신청했지만 단박에 거절됐다. 그의 입에서도 “범털(큰 회사)들은 구제금융 받고, 나 같은 개털들은 못 받고 이게 말이 되나?”하는 분통이 터져 나왔다.(“‘The Big Guys Get Bailed Out’: Restaurants Vie for Relief Funds,” New York Times, April 20, 2020).

그럼 큰 식당 체인들은 도대체 얼마나 타 갔을까? 100개 이상의 점포에 5천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는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가 2천만 달러(악 245억 원)을 받았다. 전국에 189개 점포를 갖고 8천 명의 직원을 갖고 있는 햄버거 체인점 <쉐이크 쉑>(Shake Shack)은 1천만 달러(약 123억 원), 샌드위치 체인점 <포트벨리>(Potbelly)는 전국에 약 500개 점포가 있고 직원 수는 6천 명에 이르는데 이 회사도 소상공인 구제금융 1천만 달러를 받았다.(New York Times, April 20, 2020). 또 다른 대형 체인 <제이 알렉산더스>(J. Alexander’s)도 1,510만 달러(약 185억 원)의 PPP를 따냈다.(“Firms With Trump Links or Worth $100 Million Got Small Business Loans,” NBCNews, April 25, 2020). 요새 말로 ‘득템’(좋은 것을 획득했다는 신조어)했다.(그것이 득템인 이유는 조금 뒤에 밝히겠다).

이것을 두고 식당, 술집, 호텔 등 사업체의 사교단체인 <뉴욕시접객업소연맹>(NYC Hospitality Alliance)은 “정말 분노와 짜증이 난다. 정부의 지원은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 식당에게 가야 마땅하다”는 성명을 냈다. <미국식당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에 따르면 3월 이후 4월 중순 현재까지 미국에서 약 8백만 명의 식당 종사자 또는 노동력의 3분의 2가 해고당했다. 식당업계는 3백억 달러(약 36조7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고, 4월말까지 추가로 5백억 달러(약 61조 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New York Times, April 20, 2020). 대기업체인 보다 영세 식당들의 타격이 컸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전자는 코로나사태가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아 셧 다운(정상영업중지)이 연장되더라도 버틸 여력들이 있어 잘 넘길 것이지만, 영세자영업자들은 버티지 못하고 약 3분의 2가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세업자를 살리라고 제공한 구제 금융을 덩치 큰 대기업이 톡 채가 버렸다. 대기업의 가로채기는 다른 곳에서도 벌어졌다.

 

소상공인 구제 금융에 숟갈 얹은 호텔 등 대기업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거의 300개에 이르는 상장기업들이 소상공인 구제금융 중 10억 달러(약 1조 2천억 원)을 가져갔다. 예를 들면, 텍사스 주 달라스시 에 기반 한 호텔회사 애쉬포드 주식회사(Ashford Inc.)는 리츠 칼튼 등의 특급호텔을 소유한 호텔업계 제왕이다. 이런 회사가 7,600만 달러(약 934억 원)의 PPP 구제 금융을 받았다. 애초에 신청은 간 크게도 총 1억2천6백만 달러 (약 1,544억 원)을 했다. 그 절반가량을 따낸 것이다.(“Public Companies Received $1 billion in Stimulus Funds Meant for Small Businesses,” Washington Post, May 2, 2020; “Luxury Hotel Company Is Biggest Beneficiary of Small-Business Funds,” New York Times, April 22, 2020).

소상공인 구제금융 받아간 대기업 중 호텔업계의 제왕인 애쉬포드 소속 리츠 칼튼 아틀랜타 호텔의 전경. 이 호텔은 PPP로 2천9백만 달러를 받아냈다 <출처: 뉴욕타임스>

도대체 어떤 대기업이 이런 짓을 했느냐는 비난이 비등했지만, 소관부처인 중소기업청(The Small Business Administration, 이하 SBA)은 양심불량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길 꺼렸다.(뭐가 구리긴 구린 모양새다). 그러나 매체는 그동안 과거에 공개됐던 대출 프로그램 정보를 종합해 몇몇 회사 이름을 밝혀냈다.(우리나라 대부분의 맹탕 기자들과는 좀 다르다고 해야 하나?). 그때 단서가 됐던 것은 바로 회사 대표(CEO)의 연봉이었다. 캘리포니아 주의 인공지능회사 <베리톤>(Veritone)은 2018년도 대표의 연봉이 1,870만 달러(약 230억 원), 동생이 1,390만 달러(약170억 원)를 받는 대기업이다. 그런데 이 회사는 이번에 650만 달러(약 80억 원)의 PPP를 받았다.(Washington Post, May 2, 2020).

뉴저지 주의 제약회사 <애퀴스티브 테라슈이틱스>(Aquestive Therapeutics)의 대표 연봉은 작년에 260만 달러(약 31억 원), 올해 이 회사는 소상공인 구제금융 480만 달러(약 59억 원)를 받았다. 복제약회사인 <웨이브 라이프 사이언스>(Wave Life Sciences)는 720만 달러(약 88억 원)의 PPP를 챙겼는데 회사 대표의 2018년 연봉은 580만 달러(약 71억 원)였다.(Washington Post, May 2, 2020). 회사 대표가 그렇게 엄청난 연봉을 챙기는 큰 회사이면서도 소상공인을 위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마저 한 치의 주저함 없이 채간 것이다. 이들이 왜 부자가 되었는지 알만하다. 챙길 건 확실히 챙기자가 이들의 모토!

 

14일 내에 14년 치 지원금(1PPP) 소진그 많던 소상공인 재난지원금은 다 어디로 갔나?

그렇게 영세자영업자 구제를 위한 정부재난 지원금은 정작 그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에 소진되었다. 특히 4월 3일 발효된 PPP는 14일이 되기도 전에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재무부 산하 중소기업청(SBA)이 보통 소상공인을 위해 대출프로그램으로 잡은 액수가 일 년에 300억 달러(약30조7천억 원)가 안 된다. 그런데 SBA의 14년 치 소상공인용 대출금액 보다 더 많은 코로나19 대응 PPP가 14일이 되기도 전에 동나 버린 것이다.(Fortune, April 30, 2020). 대부분 상장사인 대기업의 호주머니 속으로 홀랑 들어가 버렸다. 그러자 전국의 소상공인들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그래서 2차 PPP가 또 발주되었다. 1차 때 보다 대기업이 몸을 조금 사린 것 같지만 여전히 대기업이 채간 돈이 훨씬 많다. 다음 <뉴욕타임스>의 도표를 보라.

1백만 달러(약 12억 원) 이상의 거액대출이 초기 재정지원에 큰 부분 차지한다. 첫 번째 PPP의 경우, 소수 5% 기업에게 대출금 전체의 거의 절반이 갔다. 대기업이 채갔다. 15만 달러(약 1억 8천만 원) 미만의 소액을 빌린 소상공인은 전체 대출자의 70%를 차지하지만 빌려간 액수는 PPP의 15%에 불과하다. 2차 PPP는 조금 눈치가 보였는지 소액대출이 늘었다(1차 대출액 평균 20만6천 달러; 2차 평균 7만9천 달러). 15만 달러 미만의 소액대출은 PPP의 37%를 차지했다. 그러나 1백만 달러 이상 대출을 챙긴 대기업은 대출자의 1%에 불과하지만 받은 액수는 PPP의 4분의 1이 넘는다.(“Where the Small-Business Relief Loans Have Gone,” New York Times, May 7, 2020).

1,2차 소상공인대출(PPP) 대출액별 현황

소상공인대출(PPP) 중 1백만 달러가 넘는 대출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출처: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분석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25%만이 정부지원을 받았다.(“Failing to Help Those Who Need It Most,” New York Times, April 24, 2020). 공간적으로 보면, 코로나로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은 3월 4월 현재까지 뉴욕과 뉴저지 주이다. 그러나 시카고대학과 MIT대학의 학자들이 분석해 본 결과 이런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PPP지원을 적게 받았고, 오히려 코로나의 직접적인 타격이 덜한 지역에서 지원을 더 많이 받는 불균형 현상이 벌어졌다.(João Granja 외, 2020; New York Times, May 7, 2020; Washington Post, May 2, 2020). 한 마디로 코로나 대응 PPP가 코로나와는 별로 상관없는 애먼 데로 가버린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련 인물들이 따간 PPP

그렇다면 어떤 대기업들이 소상공인을 살리라고 준 돈들을 날름 삼켜버린 것일까? 어떤 루트로? 다음의 예를 보면, 그 실마리를 풀 수 있다.

<홀라도르 탄광>(Hallador Coal)이란 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PPP로 타간 돈은 1천만 달러(약 123억 원)이다. 그런데 이 회사가 로비스트로 고용한 이는 다름 아닌 트럼프 행정부에서 ‘스캔들 메이커’로 악명이 높았던 스콧 프루이트(Scott Pruitt)이다. 그는 환경청장(EPA)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에너지업계 로비스트가 제공한 10만 달러(1억2천만 원)를 받고 모로코 여행을 하는 등의 온갖 지저분한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한 마디로 청렴과는 거리가 먼 쓰레기 탐관오리다. 그러나 그를 감싸고 도는 트럼프에 의해 청장직을 유지하다 결국엔 사임했다. 그런데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자마자 간 곳이 바로 홀라도르다. 그는 지금 홀라도르를 위해 대정부 로비스트로 맹활약 중이다. 동시에 현재 그는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14건의 죄목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Fossil Fuel Firms Linked to Trump Get Millions In Cornavirus Small Business Aid,” The Guardian, May 1, 2020; “Firms With Trump Links or Worth $100 Million Got Small Business Loans,” NBCNews, April 25, 2020; “E.P.A. Chief Scott Pruitt Resigns Under a Cloud of Ethics Scandals,” New York Times, July 5, 2018).

뇌물 등 온갖 비리 추문에 휩싸였으나 트럼프의 비호 아래 버티던 스콧 프루이트가 사임을 두고 <아틀랜틱>은 그의 사임으로 엄청난 추문이 과연 덮어질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사임 후 <홀라도르 탄광>의 로비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그 회사는 소상공인 구제금융 1천만 달러를 따냈다.

<리노 리소시스>(Rhino Resources)란 탄광회사도 1천만 달러의 PPP를 받았다. 그런데 그 회사의 전임 사장이 누구였나 하면, 현재 트럼프의 <미국광산안전보건청>(mine saftey and health administration)의 수장인 데이비드 자테잘로(David Zatezalo)다. 이게 끝이 아니다. <라마코 리소시스)(Ramaco Resources)라는 탄광회사는 무려 840만 달러(약 103억 원)을 따냈다. 어떻게? 현재 회장 랜디 애킨스(Randall Atkins)가 <미국에너지국>(Dept. of Energy)의 석탄위원회위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예는 더 댈 수 있다. 그러나 독자들의 귀가 더러워질까봐 멈춘다.

이렇게 현재 트럼프 행정부와 연줄을 가진 전 현직 관료들이 물심양면으로 애쓰는 통에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만든 정부재원에 대기업들이 침을 발라 꿀꺽하고 자신들의 배를 채웠다. 물론 그들은 그런 연줄이 전혀 돈을 타내는데 작동하지 않았다고 극구부인하고 있다. 비리 저지르고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사람 보기 드물다. 이런 것은 동서고금 마찬가진가 보다. 하긴 잘못을 시인할 인간이면 아예 그런 짓을 저지르지는 않을 공산이 클 터. 어쨌든, 이렇게 해서 사양산업인 화석연료 생산 대기업이 소상공인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따간 돈이 무려 5천만 달러(약 613억 원), 그 중 트럼프 행정부와 연계된 회사가 가져간 PPP는 <가디언>추산 2,800만 달러(약 343억 원), <엔비시뉴스>추산 1,830만 달러(약 224억 원)이다.(“Fossil Fuel Firms Linked to Trump Get Millions In Cornavirus Small Business Aid,” The Guardian, May 1, 2020; NBCNews, April 25, 2020; “Coal Snags $31 Million in U.S. Stimulus Loans for Small Business,” Washington Post, May 5, 2020).

소상공인 대출 낚아채간 석탄회사란 제목의 <워싱턴 포스트> 기사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인사로 인해 PPP를 받은 회사는 화석연료 회사 이외에도 많다. <크로포드 유나이티드>(Crawford United)와 <플로테크 인더스트리>(Flotek Industries)가 그 예로 각각 370만 달러(약 45억 원), 460만 달러(약 56억 원)를 받았고 이런 일이 가능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작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해외대사 등의 요직과 특혜를 받은 회사의 이사 등의 중역을 돌아가며 맡고 있다. 소위 회전문 인사의 당사자들이 정부 돈을 타내는 데 거간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NBCNews, April 25, 2020).

 

은행과 단골고객의 상부상조

앞에서 언급했듯 소상공인의 몫을 채가는 이런 비열한 짓의 선두주자는 단연코 트럼프 행정부와 연줄이 닿는 대기업이다. 그 다음은 어떤 방식이 동원되었을까? 소상공인옹호 시민단체인 <중심가연맹>(the Main Street Alliance)대표 아만다 볼란틴(Amanda Ballantyne)은 “은행과 돈독한 관계를 쌓아온 기업”이 PPP를 따갔다고 말한다.(NBCNews, April 25, 2020). 은행과 짬짜미 한 기업들이 타갔다는 뜻이다.

대형은행들은 PPP신청을 받을 때 하나의 원칙을 가지고 대출신청을 받았다고 호언장담했다. 이전 회에서 필자가 말했던, 선착순 규칙이다. 그러나 그들은 실제로는 두 개의 줄을 만들었다. 하나는 진짜 소상공인을 위한 줄, 다음은 속성 줄(왜 이렇게 요사이 패스트트랙이 유행하는 줄 모르겠다)인 기존의 단골 대기업을 위한 줄. 예를 들면 제이피모건(JPMorgan)이 그렇게 두 개의 줄을 세웠다. 그런데 대기업은 솔직히 줄을 설 필요도 없다. 전화 한 통이면 끝나는 줄이니까. 아니면 먼저 은행 측에서 고객에게 전화를 했을 수가 있다. 이렇게 좋은 대출조건이 있는 상품이 나왔으니 신청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먼저 타진을 했을 수가 있다. 이것저것 다 논외로 치더라도 영세자영업자들은 대출 받는데 제출해야 하는 서류작업에 서툴다. 그러나 대형회사들은 능숙하며 완벽하게 서류를 꾸며낼 준비가 언제나 돼있다. 이미 게임이 안 되는 것이다.(New York Times, April 24, 2020).

소상공인 대출을 대행하는 대형은행이 선착순 규칙을 어겨 소상공인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기사 제목

또 대출 대행 은행은 자기들과 관련 있는 인사가 있는 기업에게 우선적으로 대출을 해 주었다. 스마트폰 보호 장구를 만드는 기업인 <재그주식회사>(Zagg Inc.)는 무려 940만 달러(약 115억 원)의 지원을 키뱅크(KeyBank)를 통해 받았다. 그런데 현재 회사 대표가 키뱅크의 과거 고위 임원이었다. 웃긴다. 서로서로 챙겨주기 그런 건가? 이 때문에 볼란틴은 정책입안자들이 소상공인지원프로그램을 연줄과 은행단골고객이 아닌 실질적인 소상공인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도록 규정을 정비해야한다고 일갈하고 있는 것이다.(NBCNews, April 25, 2020).

그렇다면 정부의 구제금융 분배를 대신한 대행사인 은행들은 무엇을 얻었을까? 수수료다. 그들이 고작 한 일이라곤 신청 받아 정부 돈을 자신들 입맛대로 나눠준 것뿐인데 엄청난 수수료까지 챙겼다. 미국공영라디오방송(NPR)에 따르면 대출대행 은행이 수수료로 거둔 금액은 무려 100억 달러(약 12조 원)가 넘는다.(“Here’s How The Small Business Loan Program Went Wrong In Just 4 Weeks,” NPR, May 4, 2020).

그들이 대기업에게 우선적으로 거액의 돈을 선뜻 대출해 준 데에는 또다른 야비한 이유가 있다. 대출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가 더 높기 때문이다. 물론 대출 서류 작성 등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정력이 다수에게 소액대출을 해줄 때 보다 덜 들어가는 것은 덤이다. 결국 종합하면, 소상공인에게 가야할 구제 금융을 이들 은행들도 챙겼다는 뜻이다. 단골고객인 대기업과 짝짜꿍하면서. 이런 걸 보고 우린 말한다. 벼룩의 간을 내먹는다고. 그러면 일이라도 제대로 할 것이지, 이게 뭐람. 하긴 아무런 정부의 제제가 없는 곳에서 이들처럼 안 하는 것이 바보취급 받을 테니 저들의 행보는 저들로서는 무척 합리적인 선택일지도 모른다. 정부가 나서서 대기업을 감싸고도는 판에 누구 탓을 하랴.(이것에 대해서는 조금 뒤에 말하겠다).

 

대형회사의 PPP가 득템인 이유

 그러면 이쯤에서 다음의 질문이 나와야 한다. 상장기업인 대기업들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소상공인 대출에 슬쩍 숟가락을 얹으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기업이 굳이 죽어라 PPP 돈을 빌리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어떻게 5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한 대기업이 소상공인을 위한 PPP를 받을 수 있었는가?

먼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다. 대기업이 노린 것은 바로 탕감이다. 탕감을 노리고 PPP를 받는 것이다. 무슨 말일까? PPP는 다른 대출과 달리 탕감가능성이 있는 대출이다. 대기업은 탕감 받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그토록 PPP를 타내려고 애썼던 것이다.(New York Times, May 7, 2020). 탕감 받는 조건은 6월 30일까지 직원을 해고 하지 않는 것이다.(New York Times, April 20, 2020). 이 조건은 소상공인보다 덩치가 큰 대기업이 지키는 것이 더 쉽다. 왜냐하면 덩치가 크면 그만큼 그 시한까지 고용 유지가 쉬우니까.

이에 비해 소상공인들은 규모가 워낙 작고 영세하다 보니 그게 어렵다. 미국에 팬데믹이 시작되자마자 소상공인들은 이미 직원들을 많이 내보냈다. 일단은 실업보험을 타게 하고 사태가 나아지면 다시 고용할 요양으로 나름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 일단은 소나기는 피하는 게 상책이니까. 그러나 문제는 코로나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를 장기전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미국 전역이 경제 재개를 다 허용한 것도 아니다. 즉 열고 싶어도 못 열 수 있다. 또 열었다한들 파리만 날리고 있고, 십중팔구 앞으로도 그렇게 될 공산이 매우 크다. 사업이 팬데믹 이전처럼은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 말은 곧 고용을 그 이전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말과 같다. 그것은 소상공인에겐 대출금 탕감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말과 같고, 그것이 현실화되면 대출은 고스란히 빚으로 떠안게 된다는 의미다.(“Small Businesses Counting on Loan Forgiveness Could Be Stuck With Debt,” New York Times, May 6, 2020).

소상공인 구제금융은 탕감 가능하지만 그 요건을 만족 시킬 수 있는 것은 대기업이지 소상공인들은 아니다. 그래서 탕감을 염두에 두고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들은 자칫하면 이자와 함께 원금도 갚아야 해서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뉴욕타임스> 기사

게다가 문제가 그것만 있는 게 아니다. 소상공인이 PPP를 받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수십 번 신청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노’ 밖에 없다.(“Denied, Deferred and Ignored: 13 Applications, and No Relief,” New York Times, April 24, 2020). 설사 PPP를 받는다 한들 탕감은커녕 빚더미에 앉을 공산이 큰 데다, 또 규정이 너무 까다로워서 받아 놓고도 한 푼도 쓰지 못하고 손도 못 댄 소상공인들이 많다. 반드시 급여로만 대출금의 75%를 써야 한다는 단서 조항 때문이다.(“Some Small Businesses That Got Aid Fear the Rules Too Much to Spend It,” New York Times, May 2, 2020). 이미 직원들을 내보냈는데 어찌하란 말인가. 이런 걸 두고 엎친데 덮친 격, 설상가상이라 하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는 와중 대형회사는 6월말까지의 고용은 식은 죽 먹기니 일단 타고 보자하고 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6월말의 시한만 지나면 탕감 받고 직원들을 가차 없이 자를 것이 뻔하다. 누구에겐 PPP가 생명줄이자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누구에게는 먹고 입 싹 씻을 수 있는 그저 눈먼 돈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득템이란 표현을 썼던 것이다.

어쨌든 대기업이 PPP를 거의 다 채가자 엄청난 비난이 일었다. 이에 재무부장관 므누신이 2백만 달러(약 24억5천만 원)이상 대출자(대기업만 가능)에 대한 조사가 들어갈 것이고 법적책임도 물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완전 뒷북이다. 이에 몇몇 회사들이 받은 돈을 토해내겠다고 발표했다. 호텔체인점 <에쉬포드>, <쉐이크 쉑> 햄버거,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 등이 슬그머니 발을 뺀 것이다.(“Hotel Group Will Return Tens of Millions in Small Business Loans,” New York Times, May 2, 2020).

 

짜고치는 고스톱: 탕감받기 위해 로비해 법령 바꾼 대기업

이제 다음 질문에 답할 차례다. 어떻게 500명 이상의 직원을 가진 대기업이 500명 미만의 소상공인 구제 금융을 받았는가? 이 대답을 하기 전에 재무부장관 므누신이 1차 PPP가 소진되고 나서 대기업을 향해 뒷북을 친 것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 그러면 저 질문에 대한 비교적 정확한 답을 확보할 수 있다.

왜 재무부와 SBA는 초장부터 PPP 시행 계획을 세밀하게 하지 않았는가? 이번 경우(코로나19)가 전례가 없는 것이라 경황이 없어서?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용인 500명을 기준으로 벌어진 PPP 자격 요건을 보면 처음부터 너무나 꼼꼼히 대기업을 위해 정책과 법안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니까 그렇다. PPP 법안은 500명 이상의 종업원을 둔 대기업이라도 회사 전체로 보지 않고 회사에 속한 물리적 장소 1개 당 직원이 500명 이하면 PPP를 받을 수 있게 허용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이렇다. 수백(십) 개의 체인점과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한 식당체인과 호텔체인이라고 하더라도 체인점 단 한 곳의 직원이 500명만 넘지 않는다면 전체 회사에 소상공인이 탈 수 있는 자격요건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완전 꼼수다. 물론 이런 꼼수도 이들 업계의 집요한 대정부 및 대의회 로비를 통해 이루어진 혁혁한 성과다.(New York Times, April 20, 2020).

이렇게 정치권은 철저히 대기업 편이다. 대기업에게 뭔가를 주지 못해 안달을 한다. 물론 그래야 자신들이 주워 먹을 콩고물이 떨어지니까. 그러니 실로 일로매진할 수밖에. 소상공인과 서민들을 위해 일해 봤자 그들에게 떨어지는 콩고물은 없다. 도의적 책임과 사명? 바랄 걸 바라자. 그들의 안중엔 그런 것은 없다. 소상공인과 거기서 일해 생계를 유지하는 서민들 생각일랑 그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그러니 저런 짓을 하는 것이지 않겠는가. 기준 선 500명과 관련한 특혜가 한 가지 더 있다. 이것은 다음 회에서 알아보기로 하자.

 

다윗과 나단

이렇게 소상공인을 위한 PPP는 구멍이 숭숭 난 채 내가 말하는 제국들(탐욕과 부정 및 반칙에 찌든 극소수 부자들, 엘리트들)의 뱃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정작 생명줄이 필요한 이들에겐 지푸라기 하나 던져주지 않고 모터보트를 타고 있는 이들에게 기름을 더 넣어준 격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원성이 하늘을 찌르자 제국 중 어떤 것들은 슬그머니 PPP를 돌려주기로 했단다. 그러면 다인가? 생각해 보라. 그것이 도둑질 하고 들키니까 제자리에 갖다 놓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 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반환하면 범죄 아닌가? 자격도 없는 것들이 정경유착과 로비로 규정을 수정해 자격 있는 것으로 둔갑하고 또한 갖은 연줄 동원해 없는 자들에게 돌아갈 것을 가로챘다. 그건 명백한 범죄다. 한도 끝도 없는 욕심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제국들이 그렇게 PPP를 가로챈 사이 생명줄 놓친 자영업자들은 줄도산 하고 노동자들은 실업자로 전락했는데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 일자리는 그들에겐 유일하게 남은 호구지책이었다. 번듯한 직장도 아니고 그저 허드레 일자리였다. 그것마저 낚아 채갔으면서, 그래서 남의 가정을 파괴했으면서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가? 돈을 반환하기로 했으니 끝이란 말인가? 하긴 누가 뭐래도 PPP를 꿍치고 앉아 뱃속을 채울 요량인 대기업도 있긴 하니 더 이상 뭐라고 말하겠는가. 그러니 뭐 잘못 한 게 있느냐고 적반하장으로 안 나오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것인지. 남의 나라 일이지만 참 답답하기만 하다.

이 대목에서 구약성서의 나오는 다윗 왕과 나단 선지자의 삽화가 떠오른다. 나의 지도교수 피터 버거(Peter Berger)가 가끔 언급하던 매우 유명한 이야기다. 다윗은 자신을 위해 전장에 나가 싸우는 우리아의 아내에 꽂혀서 간통을 저지른다. 그것이 발각 날까봐 충신 우리아를 일부러 최전선에 보내 죽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아의 아내를 자신의 아내로 삼는다. 왕의 이 비열한 범죄는 유야무야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어느 날 선지자 나단이 다윗 앞에 선다. 그리고 이런 이야길 꺼낸다. 여기 부자와 가난한 자가 있다. 부자는 양과 소가 많고 가난한 자는 가진 것이라곤 오직 새끼 양 한 마리뿐이다. 어느 날 부자에게 손님이 왔고 부자는 자기 양과 소를 잡아 손님을 대접하지 않고 가난한 자의 새끼 양을 빼앗아 그걸 잡아 대접했다. 이 말을 들은 다윗은 불같이 화를 냈다. 당장 그 자를 잡아 오라고 사형에 처하겠다면서. 그 때 나단이 다윗을 보며 말 했다. 왕이여 그게 바로 당신이다. 그 순간 다윗은 고꾸라져 자신의 죄를 회개한다. 이런 다윗 같은 제국을 기대하는 것은 한낱 부질없는 꿈일 터…

 

참고 자료

“Coal Snags $31 Million in U.S. Stimulus Loans for Small Business,” Washington Post, May 5, 2020.

“E.P.A. Chief Scott Pruitt Resigns Under a Cloud of Ethics Scandals,” New York Times, July 5, 2018.

“Firms With Trump Links or Worth $100 Million Got Small Business Loans,” NBCNews, April 25, 2020.

“Fossil Fuel Firms Linked to Trump Get Millions In Cornavirus Small Business Aid,” The Guardian, May 1, 2020.

“Small Businesses Counting on Loan Forgiveness Could Be Stuck With Debt,” New York Times, May 6, 2020.

“Public Companies Received $1 billion in Stimulus Funds Meant for Small Businesses,” Washington Post, May 2, 2020.

“Here’s How The Small Business Loan Program Went Wrong In Just 4 Weeks,” NPR, May 4, 2020.

“Where the Small-Business Relief Loans Have Gone,” New York Times, May 7, 2020.

João Granja ,Christos Makridis, Constantine Yannelis, and Eric Zwick, “DID THE PAYCHECK PROTECTION PROGRAM HIT THE TARGET?,” NBER WORKING PAPER SERIES, Working Paper 27095, May 2020.

“‘The Big Guys Get Bailed Out’: Restaurants Vie for Relief Funds,” New York Times, April 20, 2020.

“The U.S. Needs Way More Than a Bailout to Recover From Covid-19,” Bloomberg Businessweek, April 30, 2020.

“14 years in 14 days: Inside the chaotic rollout of the SBA’s PPP loan plan to save America’s small businesses,” Fortune, April 30, 2020.

“Luxury Hotel Company Is Biggest Beneficiary of Small-Business Funds,” New York Times, April 22, 2020.

“Hotel Group Will Return Tens of Millions in Small Business Loans,” New York Times, May 2, 2020.

“Some Small Businesses That Got Aid Fear the Rules Too Much to Spend It,” New York Times, May 2, 2020.

“Who Will Pay For the Coronavirus Bailout? If you’re under 50 and Working, You Will,” Fortune, April 21, 2020.

“Failing to Help Those Who Need It Most,” New York Times, April 24, 2020.

“Denied, Deferred and Ignored: 13 Applications, and No Relief,” New York Times, April 24, 2020.

금, 2020/05/29-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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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5분의 1은 월평균 소득이 150만원이 되지 않는다. 정확히 148만 6,181원이다. 이 소득계층의 사람들이 서울 등 대도시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보증금 천만 원에 월세 50만 원짜리 옥탑방이나 반지하를 구해 산다고 해도 남는 돈은 98만여 원밖에 되지 않는다.

▲ 서울 동작구 반지하방,보증금 천만원 월세 50만원

▲ 서울 동작구 반지하방,보증금 천만원 월세 50만원

이들의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은 단순히 계산해도 33%가 넘는다.유럽의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이때부터는 국가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서민의 주거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정부의 책무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소득대비 주거비 부담이 어느 수준이어야 하는지 그 기준을 갖고 있죠.유럽의 경우, 소득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정책대상이고 국가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우리나라의 월 소득 대비 주택 임대료 비율의 평균은 2014년 현재 20%를 넘어섰다. 특히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무려 29%에 이른다. 2년 전에 비해 7.2% 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중소득층이나 고소득층의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은 같은 기간 줄어들었다. 박근혜정부 이후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올랐고 그만큼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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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계빚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의 전세대출은 2014년 말 현재 35조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2년 전세대출액 23조 원과 비교하면 2년만에 증가폭이 50%를 웃돈다.

▲ 김기준 의원실

▲ 김기준 의원실

전체 가계대출액도 꾸준히 증가해 올 2분기 기준 1,070조 원을 넘어섰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보증금이 폭등하면서 무리해서 빚을 내 집을 사는 경우가 늘어난데다 주거비, 사교육비 압박 등으로 가계 대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가계부채 문제가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보기 위해 구로구의 한 아파트 단지 20평형대 185가구를 전수조사했다. 지난해 5월 입주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3억원대 중반이었다. 최근 서울 지역에 들어선 아파트 가운데 가장 싼 축에 속한다. 분석 결과 이 아파트 20평대 185가구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가 139가구나 됐다. 20평대 전체가구의 75.1%가 빚을 내서 집을 샀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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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가구 당 대출액은 평균 2억여 원. 현재 매매가가 4억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아파트 시세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떠안고 있는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들 가운데 28가구 소유주는 80년대 이후 태어난 30대라는 점이다. 전세난에 지친 30대들이 무리해서 가계대출을 받고 있는 이런 현상은 일반적인 통계로도 확인된다.

정부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2012~2014) 주요 연령대 가운데 30대의 가계부채는
평균 8백만 원이나 증가해 5천만 원에 육박했다. 이들 30대의 부채 증가액 8백만 원은 부채 증가액이 가장 적은 40대에 비해 8배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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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지난 2년 반 동안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만 골몰했다. 서민의 주거안정은 뒷전이었다.
저소득층과 30대들은 급등하는 주거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빚을 내서 전세보증금을 충당하거나 더 큰 빚을 내 집을 사고 있다. 소득 증가는 미미한 상태에서 주거비 급등의 부담을 개인들이 대출을 내 감당해야 하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가계부채 자체가 이미 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만일 외부 충격이 왔을 때 금융기관들은 좀 더 저신용자의 대출, 자영업자의 대출을 먼저 줄이고 향후에는 주택담보대출까지 줄일 수 있겠죠. 그 충격이 저소득층이나 자영업자에게 먼저 올 것입니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목, 2015/09/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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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로마트, 한국 비정규직, 정규직 소득의 절반도 채 안돼–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력의 32.5% 차지 – 소득 불평등 심화, 비정규직 노동자 평균 월 소득은 140만원 – 악화되는 경제 불평등과 “포기”세대의 연관성 일리있어 – 한국 비정규직 노동자들, 불확실한 미래에 더욱 압박 받아 디플로마트는 10일 ‘한국의 경제 불평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불평등 ...
수, 2015/11/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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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포스코 비자금 수사가 6개월째를 맞고 있다. 그 동안 검찰은 포스코그룹 전현직 임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 10여 명을 비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실패한 수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의 사법처리에 실패했기 때문. 비자금 조성의 주범으로 지목된 정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두 번이나 기각됐고, 정 전 회장은 부르지도 못했다. 호가호위하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동양종합건설 배성로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기각됐다. 수사가 이대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포스코 수사가 계속돼야 하는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먼저 지난 6년 간 포스코건설의 수의계약 목록을 <뉴스타파>가 분석한 결과다. 수의계약은 포스코와 협력업체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자 구조적인 비리가 만들어지는 시작점이다. 두번째, 포스코의 브라질 공사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형사 소송 취재 결과다. 한 토목협력업체가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인데, 100억 원 가까운 공사대금이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이 협력업체는 이 자금이 포스코건설의 비자금으로 둔갑했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한다.

  • 1.포스코건설, 의문의 수의계약 106건
  • 2.포스코 브라질 공사에서 사라진 100억

1.포스코건설 의문의 수의계약 106건

검찰 수사에 따르면, 포스코는 협력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 포스코가 직접 비자금을 만든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 협력업체는 비자금을 조성해준 대가로 하청을 받아갔는데, 대부분 수의계약이었다. 수의계약은 포스코와 협력업체를 이어주는 좋은 연결고리이자 구조적인 비리가 만들어지는 시작점이었다.

<뉴스타파>는 포스코건설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발주한 3857건의 수의계약 목록 전체를 입수해 분석했다. 포스코건설 토목·플랜트·건축사업본부가 발주한 전체 수의계약 목록이다. 자료엔 수의계약 내용과 방법, 금액과 공사 기간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자료 내용 중 가장 눈에 띈 건 수의계약을 한 이유를 기재한 항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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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기업처럼, 포스코건설도 수의계약 관련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 특허업체거나 독점업체, 성능이 보장된 거래처에 금액과 관계없이 수의계약을 줄 수 있다. 사회공헌 차원의 수의계약도 허용한다. 포스코측은 “수의계약의 첫번째 기준은 업무의 효율성”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입수한 수의계약 목록을 보면, 포스코건설이 수의계약을 주는 이유는 이것 말고도 많았다. 예를 들어 ‘경영상 필요’나 ‘수주 기여’ 라고 적힌 것들이다. 이것은 대체 뭘 말하는 것일까. 포스코건설에 질의서를 보내 이 부분을 물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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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한 전직 포스코건설 임원에게서 의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경영상 필요’라고 적힌 수의계약은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수의계약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사회적 기업이나 장애인 고용기업에 하청을 주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는데, 그런 사례는 별로 없어요. 그냥 경영진의 지시에 따른 계약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특허기업이나 우수기업처럼 수의계약 사유가 명확한 경우가 아닐 때 계약 사유를 그렇게 적어요. 실무자는 왜 하청을 주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정리하면 ‘경영상 필요’에 따른 하청은 대부분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하청’이란 것이다. 뭔가 이유가 투명하지 않은 하청이란 의미로도 읽힌다. 그렇다면 이런 사례는 얼마나 될까.

▲ 검찰에 출두하는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 검찰에 출두하는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2008년부터 6년간 포스코건설이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발주한 수의계약은 총 136건이었다. 금액으로는 7000억 원이 넘었다. 그 중엔 포스코플랜텍이나 포스코아이씨티 같은 관계사에 몰아준 일감도 30건이나 됐다. 나머지 106건은 30개 정도의 협력회사가 받아간 걸로 확인됐다.

흥미로운 건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하청을 받아간 회사들 중에 비자금 조성이나 횡령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이번 포스코 비자금 사건의 시발점이 됐던, 베트남에서 200억 원대 비자금을 만들어 원청인 포스코건설에 건넨 사실이 드러난 흥우산업이 대표적인 경우다. 포스코건설의 수의계약 목록을 분석한 결과 흥우산업은 총 5건, 금액으로는 100억 원이 넘는 수의계약을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받아갔다. 흥미로운 건 계약시점. 흥우산업이 국내에서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수의계약을 받아간 건 모두 베트남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던 2009년 직후였다. 비자금 조성이 수의계약의 대가가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흥우산업이 수의계약을 따낸 공사는 주로 영흥화력발전, 포항신항, 새만금 신항만 토목공사 같은 관급공사였다.

흥우산업의 수의계약 목록 중엔 ‘수주 기여’라고 기재된 것도 여럿 있었다. 말그대로 원청인 포스코건설 사업을 도운 대가로 흥우산업이 수의계약을 받았다는 뜻이다. 비자금이 만들어진 새만금 방조제, 낙동강 사업 등에서 이런 내용이 발견됐다. 흥우산업은 2008년 세종시의 한 도로공사에서도 230억 원이 넘는 하청을 받아 갔는데, 이때 계약 사유도 ‘수주 기여’로 되어 있다. 흥우산업이 이 같이 ‘수주 기여’ 명목으로 수의계약을 받은 규모는 620억 원이 넘었다. 흥우산업이 포스코건설에 어떤 ‘수주 기여’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흥우산업의 지난 수주 실적을 보면, 이 회사가 그 동안 포스코건설로부터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확연히 드러난다. 베트남에서 비자금을 조성하기 시작한 이후, 더 정확히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부터 포스코건설 하청 물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2007년까지만 해도 흥우산업의 포스코건설 하청 실적은 미미했다. 2000~2007년까지 8년 간 따낸 게 총 11건으로 연간 1건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2008년부터 수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2008년 6건, 2009년엔 5건을 수주했고, 2010년부터 2013년 상반기까지 3년 간 총 18건의 하청을 받아냈다. 2008년 이전보다 최소 6배 수주량이 는 것이다. 수주 패턴도 눈에 띄게 바뀌었다. 2008년 이전에는 흥우산업의 본사가 있는 부산에서 주로 하청을 수주(11건 중 9건)했는데, 2008년 이후엔 수주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됐다. 부산 회사가 일약 전국구 기업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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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동조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제이엔테크도 ‘경영상 필요’에 따른 수의계약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제이엔테크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총 12건, 114억원 가량의 기계설비 관련 수의계약을 포스코건설에서 따냈는데, 그 과정이 특이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인 2008년 1월 포스코건설 협력회사가 된 제이엔테크는 같은 달과 다음달 2건(약 35억원)의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다. 계약 이유는 모두 ‘경영상 필요’. 일단 이렇게 작은 공사를 수주한 제이엔테크는 이후 공사 진행 과정에 맞춰 연속적으로 같은 공사를 수주하며 매출을 늘렸다. 수의계약 목록에는 이것들이 모두 ‘연속 수의’라고 기재돼 있다. ‘경영상 필요’에 이은 ‘연속 수의’ 방식의 물량 가져가기 행태는 2010년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4월, <뉴스타파>는 제이엔테크의 매출이 이명박 정부 출범 뒤 급증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2007년 26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매출이 2008년엔 100억, 2010년 226억, 2013년 231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 회사 규모가 10배 가량 커진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변변한 공장도 없는 제이엔테크는 2011년부터는 베트남, 브라질 등 포스코건설의 해외사업에도 진출해 1000억 원 가까운 하청물량을 받아냈다. 특혜 말고는 달리 해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 명제산업 주지홍 대표(오른쪽) (사진출처: 경북매일)

▲ 명제산업 주지홍 대표(오른쪽) (사진출처: 경북매일)

▲ 동하이엔씨 박용선 대표(왼쪽 첫 번째) (사진출처: 브레이크뉴스)

▲ 동하이엔씨 박용선 대표(왼쪽 첫 번째) (사진출처: 브레이크뉴스)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수의계약을 받아간 회사 중에는 유독 포스코 출신 인사가 대표인 기업이 많았다. 2009년 3월 포스코건설 철구조물 관련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낸 J산기, 2008년 1월 140억 원대 크레인 설비 하청을 받은 H중공업, 제이엔테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H중공업은 제이엔테크와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포스코건설 협력회사가 된 뒤 곧바로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하청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정치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기업도 여럿 확인됐다. 모두 여당인 새누리당 출신이었다. 2010년 2월 전기설비 수의계약을 받은 동하이엔씨의 대표는 경상북도 도의원인 박용선 씨다. ‘경영상 필요’를 이유로 하청을 받을 당시 박 의원은 한나라당 경북도당 청년위원장이었다. 2010년 8월 수의계약을 받아간 광명에스지는 대북 사업 관련 기업으로 유명한 광명전기의 자회사다. 이OO 광명전기 회장은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이 추진됐던 인물이다.

지난 5월, 검찰은 포항에 본사를 둔 중소기업 명제산업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 회사는 2011년 청송 성덕댐 주변 도로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하청 대가로 비자금을 조성해 포스코건설에 건넨 의혹을 받았다. 30억 원으로 시작한 공사비가 설계변경을 거쳐 70억 원대로 늘어난 경위도 수사대상이 됐다. 이 공사를 수주하기 전 명제산업의 연매출은 20~30억 원에 불과했다. 연매출의 3배 가까운 하청을 포스코건설에서 한 번에 받은 셈이다. 그런데 명제산업이 수주한 공사 역시 수의계약 목록에 ‘경영상 필요’라고 기재돼 있다. 한국 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 출신의 명제산업 주지홍 대표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경북도당 청년위원장을 지냈고, 포스코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던 지난 4월에는 새누리당 자문위원에 위촉된 바 있다.

수의계약 자료를 보면, ‘경영상 필요’ 만큼이나 많은 계약사유는 ‘긴급수의’였다. 공개입찰을 할만큼 시간이 없는 경우의 하청이었다는 뜻이다. 최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포스코건설 조경협력업체인 대왕조경(인천 소재)이 받아간 하청의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된다. 2013년까지 6년 간 대왕조경이 받아간 수의계약 23건(약1300억원) 중 6건이 ‘긴급수의’에 의한 수의계약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가 ‘긴급수의’를 이유로 받아간 조경공사는 주로 인천시 홍보관이나 세계도시축전 기념관 같은, 긴급을 요하는 공사로 보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대왕조경은 오랫동안 각종 공사현장에서 비자금을 만들어 포스코건설측에 상납해 왔다.

검찰이 왜 이 회사에 주목하는지를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먼저 대왕조경은 지난 수년간 합당한 이유 없이 포스코건설 공사현장의 조경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싹쓸이했다. 게다가 대주주이자 대표인 이모(64) 씨는 2009년 2월 포스코를 떠난 이구택 전 회장의 조카다. 내부 부정이 의심된다. 수년 간의 성장과정을 보면 의혹은 더 굳어진다. 2002년 설립된 대왕조경의 매출은 2007년까지는 연간 80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8년 100억여 원, 2009년 180억 원으로 늘더니 2013년엔 300억 원이 넘었다.

대왕조경의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한 2008~2009년은 공교롭게도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직후이면서 이 전 회장이 포스코를 떠난 때와 겹친다. 정준양 전 회장, 정동화 전 부회장의 재임기간과는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경영 행태는 그 동안 검찰 수사 대상이 된 포스코 하청 기업들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되던 현상이다. 이처럼 포스코건설의 수의계약 내부자료만 분석해 봐도 포스코 수사가 흐지부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 명확해진다.

금, 2015/08/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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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78’. 뉴스타파가 말 그대로 살인적인 전세보증금 폭증 상황을 취재하다 마주한 숫자다. 정부의 가계동향지수를 보면 지난 2014년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4,302,352원이다. 뉴스타파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집계를 바탕으로 구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 3억 3천 665만원을 이 소득 금액으로 나눠보니 78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평균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가구가 78개월, 즉 6.5년 동안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 지역의 평균적인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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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2.8이라는 숫자는 한달여 전 주거비 문제 취재를 시작하면서 정부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하다 맞닥뜨린 숫자다. 가계동향조사자료는 통계청이 전국의 만가구 정도를 표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물이다. 가계 소득과 지출에 대한 수백 개 항목을 설문조사해 국민 살림살이의 동향과 추이를 가늠한다.가계동향조사의 주요 설문 항목 중 하나가 ‘실제주거비’다.

▲  통계청 자료

▲ 통계청 자료

2015년 2분기 현재 가구당 ‘실제주거비’는 월 평균 73,870원이다. 일반적인 상식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렇게 낮은 이유는 이 ‘실제주거비’에는 전세보증금이 포함되지 않고, 월세 지출만 포함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주거비를 구할 때는 자가 소유 가구나 전세 가구까지 포함한 전체가구를 분모로 한다.

(월세가구수 × 월세지출액) ÷ 전체가구 = 실제주거비

그런데 자가 소유나 전세의 경우 월세지출액이 0(제로)이기 때문에 월세, 즉 실제주거비는 턱없이 낮게 나올 수 밖에 없다. 만약 공식에서 분모를 전체가구로 하지 않고 월세가구로 한정한다면 실제주거비는 훨씬 클 것이다. 통계의 함정이다. 때문에 이 실제주거비라는 항목에 나타난 금액 자체엔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눈여겨 볼 것은 그 추이다. 12.8%는 지난 2015년 1분기 실제주거비의 상승비율을 의미한다. 바로 직전 분기, 즉 2014년 4분기에 비해 실제주거비가 그만큼 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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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주거비가 12.8% 상승한 것은 2003년 통계청이 신분류를 기준으로 가계동향조사를 집계한 이후 49분기만에, 즉 12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는 월세입자들의 월세 지출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월세 주거 형태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서민의 주거 불안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2026.49

시장의 전체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가운데 하나는 그 나라의 종합주가지수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당일 코스피(KOSPI)는 2026.49였다. 지금은 1900선에서 헤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직전인 2012년 12월 18일, 자신이 집권하면 임기내 코스피가 3000을 찍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아직 임기의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동안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는 변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대표 지수와 비교해보면 코스피의 성적표가 초라한 것은 분명하다. 2013년 2월 25일을 기준으로 현재 주가지수가 그때보다 떨어진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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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숫자들

일반 소비자 물가는 별로 오르지 않았다. 2013년, 2014년 모두 1.3%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분기마다 0%대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올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액은 524억 달러로 사상최대였다. 수출은 크게 늘지 않고 수입은 줄어들어 발생한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수출 대기업들은 여전히 살만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질 GDP성장률은 박근혜정부 취임 이후 각각 2.9%와 3.3%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성장률은 2%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이미 올 성장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 2.8%
LG경제연구원 : 2.6%
금융연구원 : 2.8%
하나금융연구원 : 2.7%
무디스 : 2.5%

이는 이명박 정부때(2.9%)와 비슷하지만 노무현 정부(4.3%)나 김대중 정부(4.8%) 시절 연평균 경제성장률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제시한 잠재 성장률 4%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 8월 25일로 임기의 반환점을 돈 박근혜정부의 경제성적표를 굳이 점수로 매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여전히 재벌 등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최악의 상황이다. 경기를 체감하는 온도는 각자의 위치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목, 2015/09/0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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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6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소상공인단체 연합회 임원단과 티타임을 갖고 선거에서 자영업자들이 자신을 특별히 지지해준 것에 감사를 표했다.그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대통령 선거 이후 한국갤럽이 분석한 직업별 득표율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자영업에서 압도적 표차로 야당의 문재인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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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박근혜 대통령은 이른바 ‘민생정치’를 한다며 시장을 찾아가 상인들과 자주 사진을 찍는다. 고향인 대구 서문시장에서는 아이돌 스타에 버금가는 환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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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경기 체감의 정도는 박근혜 정부 들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소상공인 진흥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후반 2년여동안 평균 88을 기록했던 경기체감지수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 6개월동안 평균 73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경기체감지수가 100이면 경기는 보합,100을 초과하면 호전,100미만이면 경기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지난해 9월 1일,정부가 재건축 규제완화등을 골자로 한 이른바 9.1 부동산 대책을 들고 나오자 2014년 9월 한달의 부동산 업종의 경기체감지수는 100을 훌쩍 뛰어 넘어 111을 기록했다.전체적인 자영업의 경기체감지수는 대부분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업종만 반짝 상승한 것이다.이는 정부의 대책이 특정 업종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었고 그 정책 효과도 장기적,지속적이지 못했음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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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경기가 침체되어 있다 보니 도심 주변에 빈 상가나 오피스도 늘어났다. 실제 박근혜 정부이후 상가공실률(국토교통부,중대형매장 기준)은 꾸준히 상승해 2013년 1분기 8.9%에서 지난 2분기때는 10.8%로 치솟았다.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실제 공실률은 정부의 공식통계치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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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세업종이 입주해 있는 중소형빌딩이 대형빌딩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정확한 공실률 조사자료는 없지만 평균 공실률이 최소 2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공실없는 빌딩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입지와 임대료 측면에서 경쟁력있는 빌딩을 제외하고는 임차인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 ㅁㅁ빌딩 자산관리 업체 대표이사

이렇게 빈 상가가 많다고 하지만 상가 임대료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13년 1분기를 100으로 봤을때 상가 임대가격지수(국토교통부)는 2015년 2분기 서울이 102.6,전국적으로도 101.2를 기록했다.경기는 바닥에서 헤어날 줄 모르지만 여전히 임대료는 높은 상황인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빚도 이번 정부 들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들의 시중은행 대출잔액은 2013년 17조 천억원,14년 18조 8천억원,올 8월까지만 20조 4천억원이 증가해 총 229조 7천억원에 이른다.

올들어 8월까지 오히려 3.4조원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대기업의 대출액과 대비해보면 자영업자들의 빚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2013년과 2014년의 대기업 대출액도 자영업자들에 비해 적었다.

2013 2014 2015.1 ~ 8
대기업 8.2 18.5 -3.4
개입사업자 17.1 18.8 20.4

▲ 기업대출증가액 (출처 : 한국은행 / 단위 : 조 원)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한국은행의 통계는 사업자 분류를 통한 자영업자들의 대출잔액을 말하는 것일뿐이다. 자영업자들이 일반 금융소비자 자격으로 자신의 집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빌린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합하면 자영업자들이 안고 있는 전체 대출액은 229조원이 아니라 55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경제가 외부충격 등으로 위기를 맞는다면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음은 그래서 경청할 만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이준협 거시경제동향실장은 국내외 경제상황이 악화돼 은행이 대출만기연장을 해 줄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자영업자들은 거대한 채무부담과 더불어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 하락을 함께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염려했다.자영업자들에게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빚이라는 봇짐을 잔뜩 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얼어붙은 불황의 살얼음판위를 불안하게 걸어가는 형국인 것이다.

목, 2015/10/0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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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 세계경제포럼, 한국 금융 분야에서 한국을 가나와 우간다 하위로 평가– 금융시장 평가에서 가나, 우간다, 부탄보다 낮은 87위– 금융위원회, 객관성 결여된 보고서라고 해명UPI는 30일 세계경제포럼이 금융분야 평가에서 한국을 87위라고 발표한 후 한국 금융위원회가 세계경제포럼이 사용한 평가방법은 평균 이하였다고 반박했다는 보도를 전했다.기사는 세계경제포럼의 평가의 따르면 한국 금융시장은 가나, 우간다, 부탄보다도 낮은 87위이며 전반적인 세계 경쟁력 분야에서는 140개 ...
토, 2015/10/0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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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위조부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위조 부품 사용” 내부 보고서 입수), 미국의 대표적인 부품검사기관이 “현대기아차가 위조부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 위조부품 검사기관 CTI(Component Technology Institute ; 부품기술연구소)는 뉴스타파가 입수한 현대기아차 내부보고서인 ‘QRT 보고서’와 관련 자료를 분석한 뒤 총 5개 부품에서 위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CTI는 대표적인 위조부품 검증 규격인 ‘CCAP-101’을 만들어 관련 업체에 자격을 발급하고 직접 검사를 시행하는 이 분야 최고의 민간 검사기관이다.

▲ CTI의 분석 보고서

▲ CTI의 분석 보고서

위조부품의 유일한 단서, ‘QRT 보고서’

뉴스타파는 현대기아차에서 ‘위조(counterfeit)’ 부품이나 ‘위조가 의심(suspect)’되는 부품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긴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지난 8일 보도했다. 총 두 편의 보고서는 국내의 위조부품 검사기관 QRT가 현대모비스의 의뢰로 작성했다. QRT는 검사 대상이었던 4개의 장치에 장착된 10개의 부품에 대해 위조 혹은 위조가 의심된다는 결론을 내고 이 사실을 현대모비스에 보고했다.

하지만 최초 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6개월여가 지난 올해 4월, QRT는 보고서가 성급하게 작성됐다며 위조 부품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바꿨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보고서에서 지목한 10개 부품 가운데 7개에 대해 납품업체인 제조사로부터 진품 확인서를 받아왔다. 하지만 위조 가능성이 높아 디캡(De-cap, 칩 표면 분리) 검사를 실시했던 나머지 3개 부품 중 2개에 대해서는 검사 과정에서 부품이 지나치게 망가졌다는 이유로 확인서를 받아오지 못했다. 나머지 1개 부품은 디캡 검사로 겉면이 파괴되어 ‘다이(Die, 내부 틀)’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진품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진품 확인서를 받아온 부품들 중에도 장치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 불명의 크랙(깨짐)이 발견된 부품이 2개 있었다. 위조부품은 아니지만 적어도 불량이라는 말이 된다. 또한 김제남 의원실에서 위조부품 의혹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개가 현대기아차 전자장치에 쓰인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 개 사용 확인)

QRT 보고서는 지금 상황에서 위조부품 사용 여부를 과학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다. QRT는 위조부품 검증시 기본적으로 실시하는 외관 검사, 비파괴 X선 검사, 디캡(De-cap) 검사 등을 하고 중요 부분에 대한 고화질 이미지를 보고서에 첨부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두 편의 보고서 중 첫 번째 의뢰 후 작성된 QRT 보고서와 부품 이미지들을 미국의 위조부품 검사기관인 CTI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CTI, “5개 부품 위조 가능성 있다”

▲ 1번, 5번, 21번 다이오드의 엑스선(X-ray) 사진

▲ 1번, 5번, 21번 다이오드의 엑스선(X-ray) 사진

CTI는 먼저 1번, 5번, 21번 다이오드를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다. QRT 보고서는 모서리의 갈린 흔적과 내부 뼈대의 차이가 발견된 21번 다이오드만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었다. CTI는 세 부품의 X선 이미지에 대해 “1번, 5번, 21번 모두 과거에 사용됐던 흔적이 보인다”며 “이런 징후들은 아마 이 부품들이 (과거에) 설치되거나 제거될 때 생긴 흔적들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반도체들은 시판되지 않은 차량의 신품 전자장치에 장착됐다가 고장을 일으켜 QRT에 분석 의뢰된 부품이었다.

▲ 27번 트랜지스터

▲ 27번 트랜지스터

또한 현대모비스가 진품 확인서를 받아오지 못한 두 개 부품(27번 트랜지스터, 4번 트랜지스터) 모두 위조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부품 위조기법 중 하나인 블랙 토핑(black-topping)의 흔적과 크랙(깨짐)이 발견됐다고 QRT가 분석했던 27번 트랜지스터의 경우, “(부품) 패키지와 표면 마킹의 상태를 보면 이 부품들을 위조품으로 의심할 수 있다”면서 “칩의 바깥쪽 틀이 조악하고 습기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틈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칩의 다이(Die, 내부 틀)는 원래 칩 제조사인 미국 NXP가 만든 제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4번 트랜지스터

▲ 4번 트랜지스터

부품의 가장자리에서 크랙이 발견돼 QRT가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던 4번 트랜지스터에 대해서도 “(부품을 위조하는 과정에서) 표면의 마킹이 다시 됐다고 볼 수 있는 미세한 마모의 흔적들이 보인다”면서 “크랙은 칩을 뜯어내고 다시 기판에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 145번 저항기와 195번 저항기

▲ 145번 저항기와 195번 저항기

위조품뿐만 아니라 QRT 보고서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저품질 부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지난 16일 뉴스타파 보도(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 개 사용 확인)를 통해 자동차용 품질 규격 미달품으로 확인된 195번 저항기(resistor)의 경우 “열악한 제조 과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145번 저항기 역시 “전형적인 저가 생산의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CTI는 이처럼 총 5개 부품에서 위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CTI의 수석 컨설턴트 레온 하미터는 “이 부품들의 유통 과정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주어진 자료와 사진을 바탕으로 제한된 결론을 낼 수 밖에 없음(Since we do not have any history on this module and the importance to be sure there are no counterfeit components in the module, this is the most we can determine based upon the data provided. Only limited conclusions can be made from the data and photos.)”을 전제로 “일부 부품들이 위조품이라고 볼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이 있다(we think there is a low probability of some components being counterfeit)”고 밝혔다.

“위조부품 결론 조작” VS “조작 불가능”

국정감사에 현대차 권문식 부회장을 불러 직접 위조부품 의혹을 검증하고자 했던 김제남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은 명확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다만 김제남 의원은 증인을 철회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잔여 의문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현대기아차가 ‘내부 보고서’가 성급하게 작성됐다고 말을 바꾼 상황에서 지금은 위조부품이 사용됐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지만, 위조품이 없다는 확신도 없는 상태다.

현대모비스 측은 QRT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주한 장석원 박사가 위조품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부품을 조작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또 장 박사를 “사기꾼” 혹은 “브로커”라며 비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장석원 박사를 의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장석원 박사는 2차 분석 대상이었던 BCM(Body Control Module) 하나와 오디오 장치 하나를 시험 의뢰 전 열흘 정도 가지고 있었다. 현대 측은 장 박사가 위조품이라는 결론을 내기 위해 이 과정에서 고의로 제품을 손상시켰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장 박사는 부품 내부의 회로 기판을 확인하기 위해 제품 겉면을 열고 사진을 찍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장 박사가 시험용 부품을 고의로 손상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 현대모비스 법무팀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건을 내사해 온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아직 현대 측이 수사를 의뢰해온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 조작 여부를 확인하는 건 불가능할 거라고도 말했다. 여기서 한 가지 살펴볼 부분이 있다.

▲ LF쏘나타에 들어가는 BCM (차체 제어 장치, Body Control Module)

▲ LF쏘나타에 들어가는 BCM (차체 제어 장치, Body Control Module)

전자 기판을 습기나 염분으로부터 보호하고 부식을 막기 위해 ‘콘포말 코팅(conformal coating)’이라는 것을 한다. 아크릴, 에폭시, 혹은 실리콘 같은 물질을 기계 장치를 이용해 얇게 도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시중에 나온 자동차 전자기판을 열어보면 반짝이는 투명막이 기판 위에 빈틈없이 덮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장 박사가 부품을 위조품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소자에 작은 크기의 흠집을 내고 금을 가게 만들었다면 콘포말 코팅층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 기계로 코팅된 막을 개인이 흔적없이 복구하기는 어렵다. 해당 기판이 QRT 기술진에게 전달돼 외관을 살펴봤을 때 찢어진 코팅막은 어렵지 않게 발견됐을 것이다. 반도체를 들여다보고 문제를 찾아내는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진을 보유한 QRT가 콘포말 코팅이 손상되어 드러나는 외관의 고의적 손상과, 콘포말 코팅이 보존된 채로 나타난 부품 내부의 불량도 구분하지 못했을지는 의문이다.

“QRT, 위조 판별 기술 부족” VS “신뢰해도 좋다”

현대모비스는 QRT가 위조품 판별의 기본도 모른 채 섣부르게 위조 결론을 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 위조부품을 잘 찾아낼 경우 앞으로 프로젝트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도 섣부른 결론을 내리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QRT는 국가공인 부품신뢰성 검증기관으로서 삼성, LG,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NXP 등 글로벌 칩 메이커들에게도 부품검증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또한 2010년 경부터 국내 토종업체로는 유일하게 위조품 검사를 해왔고, 국내 학계와 산업계의 부품신뢰성 분야 전문가들이 총망라된 한국신뢰성학회의 학술대회에서 2011년 위조품 검증 기술에 대한 발표를 하는 등 관련 분야를 선도해 온 곳이다.

QRT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위조부품 검증의 경우 QRT가 오랫동안 해온 반도체 신뢰성 검증 만큼 긴 현장 경험이 있지는 않지만, 양쪽이 거의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뢰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 QRT에게 다양한 종류의 부품신뢰성 검증을 맡기고 있는 기업들 (QRT 홈페이지 캡처)

▲ QRT에게 다양한 종류의 부품신뢰성 검증을 맡기고 있는 기업들 (QRT 홈페이지 캡처)

“전세계 반도체 1%는 위조…미 방위산업에까지”

미국에서는 이미 중국산 ‘쓰레기 위조부품’ 유입을 심각한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2014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의 보고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증가하는 위조 집적회로의 위협(Counterfeit Integrated Circiuts : A Rising Threat in the Global Semiconductor Supply Chain)(다운로드)>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회사들이 매년 위조부품으로 인해 얻는 손실이 100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반도체의 1% 가량이 위조품으로 의심되며, 위조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 또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또한 자동차, 항공, 무기산업 등의 시장 분석을 제공하는 IHS에서 2012년 발표한 위조칩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부품 중 하나인 트랜지스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조사 대상 다섯 개 부품 가운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순위 부품 종류 전체 발생 비율 자동차용 부품
1 아날로그 IC 25.2% 17%
2 마이크로 프로세서 IC 13.4% 1%
3 메모리 IC 13.1% 2%
4 Programmable Logic IC 8.3% 3%
5 트랜지스터 7.6% 12%

▲ 2011년 위조부품 상위 5개 ⓒ IHS Parts Management 2012

미국은 자신들의 방위산업에 흘러드는 위조부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2년 발간된 미 상원 국방위원회 보고서 <국방부 공급망의 위조 전자 부품에 대한 연구(Inquiry into Counterfeit Electronic Parts in the Department of Defense Supply Chain)(다운로드)>는 무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위조칩 문제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2011년 발생한 SH-60B 헬리콥터의 전방 적외선 시스템 고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위조부품이 발견됐다. 상원 국방위원회는 그 공급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했고 결국 최종적으로 중국 선전(深圳) 시의 ‘화지 전자’라는 곳을 발견해냈다. 미국의 대잠수함 초계기인 P-8A 역시 부품의 동결 상태를 감시하는 ‘아이스 디텍터’가 고장나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위조부품이 발견됐다. 해당 부품의 조립과 납품 과정을 추적한 결과, 텍사스에 위치한 유통업자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역시 중국 선전 시에 위치한 ‘액세스 전자’라는 곳이 위조품 공급처로 특정됐다. 미 상원은 위조부품의 70%가 중국에서 흘러들어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중국의 위조부품 제조과정 영상. 수명이 다한 전자쓰레기를 신품으로 위조해 다시 시장에 판매한다. 위조칩 모서리에서 발견되는 갈림이나 깨짐 등이 이런 재생 과정에서 발생한다. ⓒ aaa component test lab

미 상원은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국가 내에 위조부품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정체불명의 유통업자가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내용을 담아 국방수권법을 만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12월 이 법안에 서명했고 이듬해부터 상원이 제시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시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위조부품의 유입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체계가 전무한 상황이다. 산업체에서도 불량품 검사는 철저하게 하지만 위조품에 대한 인식이나 검사 체계는 아직 부족하다.

흔히 불량품과 위조품을 혼동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불량품 대부분은 정상 동작을 안 하기 때문에 수입검사(IQC)나 출하검사(OQC) 등 여러 단계의 품질 검사에서 상당수 걸러진다. 하지만 위조품은 수명이 거의 다한 제품을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해당 기능을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품질 검사들을 통과해 제품에 탑재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위조품이 자기 역할을 해내는 기간이 짧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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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성공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목욕통(Bathtub) 곡선. x축은 사용 시간, y축은 고장 발생률이다. 제품이 막 완성된 시점(그래프 왼쪽)에서 고장률은 높다. 불량 때문이다. 이와 같은 초기 고장은 제품 출하 전 충분한 품질검사를 통해 결점 있는 제품을 골라냄으로써 줄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제품을 오래 사용하고 난 후에 고장은 다시 많아지기 마련이지만, 위조부품을 사용할 경우 위 그래프의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듯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든다. (2014년 IEEE 보고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증가하는 위조 집적회로의 위협(Counterfeit Integrated Circiuts : A Rising Threat in the Global Semiconductor Supply Chain)에서 인용)

자동차 위조부품은 결국 ‘안전 문제’

위조부품을 쓰면 위 그림에 나오는 것처럼 고장 없이 쓸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이미 한계에 이른 부품들이 새 제품으로 둔갑해 쓰이기 때문이다. 마치 굵은 쇠사슬의 고리 하나가 얇은 철사끈으로 엮여 있는 형국이다. 당장은 제 기능을 해내지만 팽팽하게 잡아당기다보면 얼마 안 가 끊어질 수 있다. 그것은 소비자에겐 고장이자 ‘비용’으로 돌아온다. 나아가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아직 현대기아차에 위조부품이 쓰였다고 확신할 수 없다. 위조부품이 사용됐다는 내부보고서가 있었고, 해외 검사기관에서도 위조부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제 공은 현대기아차로 넘어갔다. 무조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의혹은 해소되지 않는다. 더구나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면 혹시 모를 위조부품의 유입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 앞서 언급한 미 상원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모든 위조부품의 유통망을 파악할 수 없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현실을 바탕으로 대책을 세운 것이다. 더구나 자동차 부품은 궁극적으로 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현대기아차가 보다 솔직한 자세로 남아있는 의혹들을 보다 떳떳하게 검증하고 현실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하는 이유다.

※ 뉴스타파에서는 자동차 제조 회사의 불투명한 부품 유통망 문제나 품질 문제와 관련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정재원 기자 : [email protected]

목, 2015/09/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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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산업용 부품 3만 개를 자사 자동차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부품 3만 개는 자동차용 품질 규격에 미달하는 제품이다. 자동차용 부품은 가혹한 조건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산업용 부품보다 높은 수준의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문제의 부품 3만 개는 반도체의 일종인 저항기(resistor)로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BCM(차체 제어 장치)에 장착됐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뉴스타파가 보도한 ‘현대기아차 위조부품 사용 의혹’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국회 김제남 의원실(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에서 현대기아차 부품 조달 체계를 조사하던 도중 드러났다.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위조부품 사용” 내부 보고서 입수) 현대모비스는 김제남 의원실 측에 “현대기아차의 BCM(차체 제어 장치) 납품 업체인 ‘대동(주)’에서 일본의 ‘롬(ROHM)’ 사(社) 부품의 공급이 부족해 현대모비스 측과 사전 협의 없이 대만의 ‘타이테크놀로지(TA-I technology)’ 사가 만든 부품을 대체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 맨 왼 쪽의 R195가 문제가 된 타이테크놀로지의 부품이다.

▲ 맨 왼 쪽의 R195가 문제가 된 타이테크놀로지의 부품이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대체된 타이테크놀로지 부품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반적인 품질 기준으로 삼고 있는 미국 자동차전자부품협회의 자동차용 품질 규격(문제가 된 저항기와 같은 ‘수동소자’의 경우 품질 규격은 AEC-Q200)을 충족하는 제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고온 고습 등 가혹한 조건에서도 정상 작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가전제품에 쓰는 것보다 훨씬 강한 테스트를 통과한 신뢰성 높은 부품들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반도체가 용도에 따라 가져야 하는 품질 특성은 다음과 같다.

항목 가전용 반도체 산업용 반도체 차량용 반도체
동작 온도 0 °C ~ 40 °C -10 °C ~ 70 °C -40 °C ~ 155 °C
수명 1~3년 5~10년 15년
습도 낮은 수준 환경에 따라 적용 0~100% 내습성
고장률 3% 1% 이하 고장률 0% 목표
공급 기간 2년 5년 30년

▲ 출처 :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동향 및 기술현황, 전자공학회지, 2012년 9월

현대기아차가 원래 사용하고 있었던 롬 사의 부품(모델명: MCR03EZP)은 자동차용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 부품이었다. 해당 부품의 특성이 기록된 ‘데이터시트’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AEC-Q200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용(AUTOMOTIVE)’임이 명시돼 있었다.

▲ 롬 사 부품의 데이터시트. AEC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용(AUTOMOTIVE)’임이 적혀 있다.

▲ 롬 사 부품의 데이터시트. AEC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용(AUTOMOTIVE)’임이 적혀 있다.

하지만 이번에 현대기아차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된 타이테크놀로지의 부품(모델명: RM06)은 자동차용이 아니었다. 원래 자동차용 부품을 쓰던 자리에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용 부품을 사용한 것이다. 문제의 부품은 지난 2014년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제조 과정에 투입됐으며 부품 수는 약 3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대 수로는 약 1000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측은 어떤 차종에 해당 부품이 쓰였는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다.

▲ 오른쪽에 RM이라고 표기된 문서가 대체품으로 사용된 타이 테크놀로지 부품(저항기)의 데이터시트다.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다. 타이 테크놀로지에는 왼 편의 문서에 보이는 바와 같이 똑같은 기능을 하는 자동차용(Automotive Grade) 부품 라인업이 따로 있다. 현대기아차 부품에 장착된 부품 3만 개는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었다.

▲ 오른쪽에 RM이라고 표기된 문서가 대체품으로 사용된 타이 테크놀로지 부품(저항기)의 데이터시트다.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다. 타이 테크놀로지에는 왼 편의 문서에 보이는 바와 같이 똑같은 기능을 하는 자동차용(Automotive Grade) 부품 라인업이 따로 있다. 현대기아차 부품에 장착된 부품 3만 개는 자동차용이 아닌 일반 부품이었다.

현대기아차의 납품업체인 대동의 임원 A씨는 “공급 부족이 발생했는데 생산은 해야 하고 납품 수량을 채워야해서” 불가피하게 해당 대체품들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반적으로 저항기 같은 경우는 중요한 부품이 아니다보니 부품이 부족했던 상황에서 섞어 쓰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동차용 부품이 있는데 왜 일반 부품을 사용했는지를 묻자 “이런 일은 극히 드물게 벌어지는 일”이라면서 “당시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지난 11일 김제남 의원실 측에 “대동 측과 대체품 사용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부품은 특별히 자동차 등급 부품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 2015/09/1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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