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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LH 사태로 본 농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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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LH 사태로 본 농지 문제

admin | 금, 2021/04/02- 18:26

[월간경실련 2021년 3,4월호 – 시사포커스(1)]

LH 사태로 본 농지 문제

오세형 경제정책국 팀장

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공개와 관련 언론보도가 있었다.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LH 임직원과 그 가족들이 사들인 토지는 총 10필지(2만 3,028㎡, 약 7,000평)로, 매입비용이 약 100억 원에 달했고 이 중 58억 원 넘게 지역 농협 등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토지의 98.6%가 농지였다고 한다. 이러한 투기는 정책 입안·실행 관련자의 내부정보 이용, 이해충돌 등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투기의 대상이 결국 ‘농지’였다는 점도 매우 중요하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는 작년부터 농지 정의 실현을 핵심과제로 삼아 행정부 고위공직자와 입법부 국회의원의 농지 소유 등을 조사하여 발표하고 농지법 개정 토론회 등을 개최하면서 꾸준히 농지 문제를 제기하여왔다. 그것은 농지에 관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밝히고자 했던 것이고, 이번 LH 사태 역시 농업인이 아닌 자의 농지 소유가 매우 광범위하고 쉽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다.

헌법 제121조 제1항은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농지법 제6조 제1항은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고 하고 규정하고 있다. 비농민의 농지 소유가 금지되어야 함에도 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많은 예외조항으로 농지 소유가 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농민에게 농업인에게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지를 소유하기 위해선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하고 해당 증명을 발급 받기 위해서는 농업경영계획서 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농민의 농지 소유가 가능했던 것은 그러한 최소한의 절차마저 제 기능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향후 영농계획서 등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계속적인 현장조사를 통해 비농민의 농지 소유와 이용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농업회사법인의 농지 매입과 매도로 얻는 시세차익 등의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허술한 법률과 제도를 악용하여 농업회사법인이 사실상 농지투기회사가 된 것이다. 정부는 목적 외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실제 운영이 거의 없는 농업법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기초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해산 등을 실시해야 한다. 국회는 완화되어 있는 농업회사법인 설립요건도 강화하여 본래 취지의 농업경영과 농산물의 출하·유통·가공·수출 및 농어촌 관광휴양사업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비농업인의 출자비율이나 조합원 요건에 비농업인을 최소화하여, 농업경영체 육성 취지에 맞게 법률과 제도를 고쳐야 한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이번 땅 투기 문제의 또 다른 핵심은 허술한 농지취득 및 농지관리이다. 정부는 LH 투기 사건 관련 합동조사를 하면서 다른 공공사업에서의 농지 관련 매매 부분도 조사하여 투기 의혹을 밝혀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농지의 소유 및 이용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여, 상시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농지통합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지관리기구’를 설치하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직자 부동산투기 신고센터를 개소했다. 많은 제보로 투기 문제가 제대로 밝혀져 더 투명하고 깨끗한 공직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더 늦기 전에 농업계의 해묵은 숙제인 농지 소유와 이용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찾도록 정부와 국회가 의지를 갖고 강력하게 해결해 나가길 바라본다. 끝으로 한 문장을 더한다면, “농지는 농민에게!”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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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투기 사건, 중간점검 토론회 

1. 현황 및 취지

  • 지난 3월 2일, 참여연대와 민변이 제기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은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키고 있음. 시·도 경찰청 등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여 약 3개월간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646건, 약 2천800명을 수사해 20명을 구속하고 529명을 검찰에 송치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수사를 이어가고 있음.  

  • 국회는 공공주택법,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하고,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함. 또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예방-적발-처벌-환수 영역별 과제와 LH 조직 개편을 제외한 투기 재발방지, 인력감축, 악습 근절 등의 혁신 방안을 발표함. 

  • 공직자들의 투기 근절을 위한 법 제도 개선 부분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음. 그러나 여전히 투기 행위의 수사와 처벌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투기 근절과 투기 이익 환수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음. 이에 참여연대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부동산 투기 근절 및 투기이익 환수를 위한  △토지초과이득세법 △농지법 △토지보상법 △부동산실명법 △과잉대출규제법 등 5대 과제를 제시한 바 있음. 

  • 지난 4개월 동안 우리 사회의 충격을 가져온 LH 투기 사건의 재발 방지와 투기 근절을 위해 그동안 진행된 수사 진행, 제도 개선, LH 개혁 등을 평가하고, 향후 보완해야 할 점을 논의하는 중간점검이 필요함. 아울러 개발예정지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지고 있는 투기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함. 

 

2. 토론회 개요

  • 제목 : LH 투기 사건 중간점검 토론회, LH 투기 사건, 어디로 가고 있나?

  • 일시 : 8월 11(수) 오후 1시

  •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온라인생중계 

  • 공동주최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 진행안 

사회

김태근 변호사,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발제

투기근절 및 재방방지 대책의 한계와 개선방안 / 이강훈 변호사,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

LH 개혁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 임재만 교수, 세종대 부동산학과

토론

LH 등 투기 사건의 수사와 처벌 / 서성민 변호사,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청년이 바라본 LH 투기 사건 / 민달팽이유니온 지수 위원장

LH 투기 사건과 주거권 / 최은영 소장, 한국도시연구소

LH 혁신 방향 / 박인권 교수,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 문의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02.723.5303

목, 2021/07/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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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5월호(644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노동소득으로는 더 이상 서울과 수도권에서 자기 살 곳을 마련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히 2030세대가 이에 대해 가지는 절망은 더욱 깊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노동하지 않고, ‘돈이 돈을 버는 방법’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 모릅니다. 지금 불고 있는 주식 열풍과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열풍이 그 방증입니다.

해방 이후 고도성장을 거친 우리나라에서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가장 전통적이고 확실한 분야가 바로 부동산입니다. 부동산은 일단 사두면 언젠가는 반드시 오른다는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은 많은 사람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도시의 부동산은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고, 규제도 매우 심해져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에 현 정부도 역대 정부처럼 전국을 대상으로 한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목할 점은 그러한 개발계획이 집중되는 대상이 바로 농지라는 것입니다. 신도시를 개발할 때 농지가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산과 비교해 보면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농지는 일단 잘 정리된 평지입니다. 산처럼 땅을 파서 평지로 만드는 비용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산림면적이 70%나 되는 우리나라에서 이제 개발할 수 있는 좋은 땅은 농지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농지는 아무나 취득할 수 있을까요? ‘헌법’과 농지의 소유, 이용, 보전 등에 관한 법률인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습니다. 이른바 ‘경자유전’의 원칙으로, 즉 농사를 짓는 사람 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고 정해져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전염병 확산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식량주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때입니다. 곡물자급률이 채 30%가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농지는 농업의 중요한 생산수단이자 식량안보를 위한 최후의 보루입니다. 경자유전의 원칙은 이처럼 중요한 농지가 식량안보와 국토보전을 위한 자원으로 농업에 기여할 목적으로만 소유 및 이용되어야 하고, 절대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부동산으로써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994년 농지법이 제정된 이래로 경자유전이라는 원칙은 점점 훼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민이 아닌 사람도 농지를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단서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루어져왔습니다. ‘농지 역시 부동산이므로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을 완화하자’, ‘농업이 어려운 상황이니 비농업 자본을 끌어들여 농업을 활성화하자’, ‘취미나 여가활동으로 농사를 짓도록 하자’ 등등. 다양한 명분과 이유로 비농민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점차 늘어났습니다. 더불어 농사를 짓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촘촘한 관리 감독도 없는 상태입니다.

 

 

투기사건의 원인은 허술한 농지법에 있습니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직원들이 벌인 투기사건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노동소득으로 집과 토지를 사기 어려운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준 LH투기사건의 본질은 느슨한 농지법과 허술한 농지정책에 있습니다.

LH 직원들이 공유지분으로 농지를 사서 거기에 다년생 묘목을 심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농지법 위반일까요?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에 다년생 묘목을 심는 것은 엄연한 ‘농업경영’, 즉 농사를 짓는 행위입니다. 일반 국민들은 ‘LH직원이니까 당연히 농민이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현행 농지법에 따르면 일정 규모의 농지에다 묘목을 심으면 그 사람의 직업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바로 농민이 됩니다.

또 LH 직원들이 공유지분으로 농지를 소유한 행위는 물리적으로 대상 농지를 나눠가지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으로 대상 농지 전체에 자기 지분만큼 소유권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공유자 여러 명이 그 땅에서 구분해서 농사를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농지법에서는 공유지분으로 농지를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농지법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진 행위를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고 해서 어떻게 처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는 비단 LH 직원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느슨한 농지법 및 관련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는 그 외에도 부지기수입니다. 비농민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농지법의 대표적인 예외조항이 바로 주말·체험 영농을 위한 농지소유입니다. 1,000m²(약 300평) 미만의 농지는 주말영농을 목적으로 비농민이 쉽게 취득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만 봐서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조항이 농업회사법인과 지분소유라는 개념을 만나면 농지투기의 방아쇠가 됩니다.

농업회사법인은 농지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농지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농업회사법인은 주주 중 10%만 농민이면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소위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농민인 척하거나 농민으로부터 명의만 빌려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고 개발계획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인근 농지를 사들입니다. 이렇게 사들인 농지를 일반인에게 판매할 때 농지 1필지를 전부 파는 것이 아니라 소위 ‘지분쪼개기’ 방식, 즉 공유지분의 형태로 팔아버립니다. 이때 이 농지에 투기하는 일반인들이 1,000m² 미만으로 취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비농민이 농지를 사서 다른 비농민에게 지분으로 나눠 파는 셈입니다.

헌법과 농지법에서 천명하고 있는 경자유전의 원칙은 구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식량안보와 국토보전의 주춧돌인 농지에 대한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현재 정부와 국회가 농지법 개정안을 활발하게 발의하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단지 이번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임기응변이 아니라 원칙이 뿌리내려 쉽게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글을 쓴 임영환 변호사는 2016년부터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왔고, 현재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보다 좋은 농촌, 농업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월, 2021/04/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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