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공동체회복은 연민이 아닌 공감에서 시작”

지역

“공동체회복은 연민이 아닌 공감에서 시작”

admin | 수, 2020/12/02- 20:04

재난이 없는 삶을 바라지만, 재난을 완전히 피할 수 없습니다. 태풍, 가뭄, 홍수, 지진 등 자연 재난부터 세월호 참사처럼 사회 재난까지 우리 곁에서 재난은 늘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구나 재난의 피해는 광범위합니다. 피해 당사자의 물리적 피해 혹은 심리적·정서적 트라우마뿐 아니라 재난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도 피해를 겪으면서 공동체, 사회, 국가의 역할과 책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 희망제작소는 지난 11월 26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회의실에서 2차 전문가포럼 ‘안산공동체, 사회적참사 지역 특성화 모델이 되어 확산을 말하다’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참석 인원 제한 및 거리두기 좌석제로 진행됐다.

안산시에서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제정된 ‘4·16 세월호참사 피해지원 특별법’에 따라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진을 겪은 포항시에서도 피해 구제법 및 시행령 제정을 통해 공동체 회복의 필요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이어 올해에도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연구를 맡고 있는 희망제작소는 지난 11월 26일 전문가포럼을 열어 공동체 회복 모델 연구 및 특성화 모델 확산에 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4·16생명안전공원, 희생자만이 아닌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먼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시의 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정으로 4·16 생명안전공원(가칭)을 꼽았습니다.

당초 4·16생명안전공원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현재는 모든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시민의 참여를 이끄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억식, 추모문화제뿐 아니라 시민정원 만들기, 음악회 등 시민과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다양한 활동을 벌였습니다.


▲ 임병광 416재단 나눔사업2팀장

임병광 416재단 나눔사업2팀장은 “(참사 이후) 초기에는 슬픔과 애도의 기간을 가졌다면 이후 생명과 안전에 관한 공통의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라며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기억하고, 성찰하는 장소가 필요하기에 4·16 생명안전공원의 건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임 팀장은 “4·16 생명안전공원은 희생자, 당사자의 문제뿐 아니라 모두의 책임을 환기한다”라며 공동체적 의미를 짚었습니다. 앞으로 4·16 생명안전공원은 세월호 참사 7주기인 내년 국제설계공모를 거친 뒤 착공에 돌입해 2024년 완공될 예정입니다.

연민이 아닌 공감 위주 주민교육으로 시민을 만나야

앞서 공동체 회복을 ‘공간’ 위주로 살폈다면, ‘관계’ 중심의 사례도 제안됐습니다. 재난을 겪은 당사자나 간접적으로 재난을 경험한 시민 혹은 주민 간의 접점 마련이 공동체를 회복에서 빼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지선 안산온마음센터 공동체성장팀 팀장은 “2014년 광화문 광장에서 도로 건너편에 있는 사람들과 심리적으로 멀게 느껴져 충격적이었다”라며 “당시 시민 대상 캠페인뿐 아니라 주민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 정지선 안산온마음센터 공동체성장팀 팀장

무엇보다 안산시 주민들이 참여하는 교육을 기획할 때 ‘연민이 아닌 공감’을 키워드로 삼았다고 합니다.

교육 초기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집중된 지역인 ‘고와선’(고잔동, 와동, 선부동) 주민을 대상으로 부담 없는 강연 콘텐츠를 제공하며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는 데 방점을 맞췄습니다. 교육 중기인 2018년부터는 ‘고와선’ 지역 외에 안산시 전역으로 넓혔고, 더불어 주민독서토론 동아리 모임 등 작은 모임을 지원하며 ‘느슨한 연결’을 이어갔습니다.

정 팀장은 주민 교육을 기획할 때 일반 시민의 참여 허들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전면적으로 4·16 세월호 참사를 드러내기보다 강연 혹은 교육 내에 간접적으로 녹여내야 자칫 남의 일처럼 느껴질 수 있는 ‘공동체 회복 담론’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시민과의 접점이 넓어져야 자발적인 주민 모임으로 엮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이근미 안산마을만들기지원센터 사무국장

안산시에서는 내년부터 25개구 주민자치회 전환을 앞두고, 다양한 마을 자치 활동을 벌이는 등 ‘주민 공론장’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주민이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마을 사업 및 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지원하는 이근미 안산마을만들기지원센터 사무국장은 ‘공동체 회복 의제와 담론’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 사무국장은 “안산시 17개동에서 주민들이 마을비전을 만들기 위해 여러 의제를 발굴했는데 막상 세월호 참사 혹은 공동체 회복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마을만들기지원센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 공동체 회복 활동을 하는 주최가 많은데 우리 관계 내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근본적으로 짚어봐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언급되지 않는 마을공동체, 성찰하고, 연결지점 찾아야

이어 희망제작소가 연구를 맡은 ‘세월호 참사 피해지역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 모델 구축 연구’와 관련 종합토론을 벌였습니다.

송창식 안산환경재단 정책실장은 이번 연구에서 사회적 참사와 공동체 회복의 정의를 내리고, 공동체 회복의 요건으로 지역주민을 주체로 내세운 점을 주목했습니다. 기존에는 재난 이후 대응이 행정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참사를 겪은 당사자, 주민, 넓게는 시민까지 주체를 넓힌 데 이어 주체별 역할 및 주체 간 상호 교류 작용을 통한 신뢰 맺기를 공동체 회복의 요소로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 종합토론 현장

향후 후속 연구의 과제도 제시됐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참사 지역 공동체 회복 모델의 일환으로 총 5단계에 걸쳐 시기를 구분했는데, 다른 재난 지역에서도 똑같은 기준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 16개 평가지표의 경우, 공동체 회복 전 과정을 일괄적으로 평가하기보다 시기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체별, 주체별 세부적 지표를 개발해 통합적으로 성과평가를 산출하는 방향도 제안됐습니다.

이밖에 홍석현 안산시 자치행정과 주무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마련된 공동체 회복 가이드라인을 따라 공동체 회복 추진단계별 성과평가 지표가 적용될 거라고 내다봤고, 임남희 고잔문화센터 쉼과힘 사무국장은 특정한 사람이 재난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참여해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획득된 감수성으로 마을과 사람으로 연결돼 공동체의 실행력을 높이는 게 의미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지역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 모델구축 연구는?

안산시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 이후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희망제작소는 지난 2019년 해당 프로그램의 성과를 평가하는 1차년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어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 간 공동체 회복 모델 구축 및 평가지표 개발을 위한 2차년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2차년도 연구에서는 2019년에 진행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성과 분석 및 평가 결과를 토대로 사회적 참사 발생지역의 △특성화 모델 정립 △가이드라인 마련 △평가지표 도출을 수행함으로써 안산뿐 아니라 다른 재난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특성화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피해 당사자, 안산시민, 시민사회, 행정기관,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 및 전문가 자문 등을 진행했으며, 해당 결과에 따라 재난 발생 단계를 총 5단계(최초 발생기, 참사 영향 확산기, 2차 이슈 발생 및 갈등 점화기, 갈등 고착기, 전환 모색기)로 나눴고, 이를 통해 공동체 회복 추진단계도 총 5단계(피해 복구 집중기, 역할 모색기, 소통 확대기, 사회적 합의 추진기, 회복 역량 강화기)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공동체 회복 추진단계에 따라 피해 당사자, 피해지역주민, 시민, 시민사회단체, 행정 등 5개 주체별 역할을 제시했습니다.

더불어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및 사업의 평가지표(안)를 도출했습니다. 그간 대부분의 성과평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국가’나 사업을 실행하는 ‘지자체’ 입장을 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공동체 회복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는 유가족, 시민, 유관단체 등 다양한 ‘지역 주체’의 의견을 충분히 담아냈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역 주체’의 관점을 반영한 성과평가 지표를 제안했습니다.

– 글: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 사진: 미디어센터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기자간담회] 쌍용자동차 해고자와 가족을 위한 지원사업 착수 기자간담회 “해고, 국가폭력, 그리고 노동자의 몸 (2009~2018년)”   – 주최 : 심리치유센터 와락, 고려대학교 김승섭 교수 연구팀(문의 : 박주영 010-9616-0787, […]
화, 2018/04/03- 10:22
52
0
[연대-유성범대위] 기자회견문 검찰의 과거사 재조사 유일한 노동사건 유성기업 노조파괴!! 검찰의 보복 조사, 검찰은 과연 달라졌는가?   얼마전 문무일 검찰총장이 박총철 열사 아버님을 뵙고 30년만에 검찰의 과오를 인정하며 […]
화, 2018/04/03- 10:15
104
0
이 글은 30억 원의 손해배상을 갚기 위해 매달 회사로부터 임금이 압류되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KEC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임금압류 기록’입니다. 조합원 가운데 44명의 당사자들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
화, 2018/04/03- 09:49
101
0
  이 글은 30억 원의 손해배상을 갚기 위해 매달 회사로부터 임금이 압류되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구미지부 KEC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임금압류 기록’입니다. 조합원 가운데 44명의 당사자들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
화, 2018/04/03- 09:41
81
0
[보도자료] 쌍용차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위한 릴레이 단식 시작과 제안의 건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단식에 부쳐 “손잡고도 함께 손잡고 싶습니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애쓰는 귀 언론과 구성원들에 경의를 표합니다. […]
수, 2018/04/04- 08:39
27
0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위한 단식 중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 보내는 손잡고 편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님께 안녕하세요. 시민모임 손잡고 구성원들입니다.      “사랑한다”로 시작되는 […]
수, 2018/04/04- 08:27
44
0
[의자놀이 그만! 릴레이 기고 ① 배춘환] 최종식 사장님, 120명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손을 잡아주세요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
월, 2018/04/09- 19:45
165
0
[의자놀이 그만! 릴레이 기고 ② 박래군] 29명 죽은 10년의 고통,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 […]
수, 2018/04/11- 14:10
134
0
[탄원서 요청 4/30까지] “고공농성이 유죄가 되지 않게” *탄원서 다운로드 : bit.ly/기아차고공농성 또는 여기 클릭 기아차비정규직_고공농성_형사_건_탄원서10인서명용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정명, 한규협의 손을 잡아주세요. 비정규직은 사회적 문제입니다. […]
수, 2018/04/11- 13:54
29
0
  [의자놀이 그만! 릴레이 기고 ③ 박병우]  쌍용차, 이제는 노동자와 함께 살아가는 길 택해주세요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
목, 2018/04/12- 16:08
128
0
[연대-지엠범대위] 지엠횡포저지·노동자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 참여   손잡고는 [지엠횡포저지, 노동자살리기 범국민대책위원회]에 연대합니다. 오늘 범국민대책위 발족식에 참여했습니다. 제너럴모터스의 일방적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해고와 정규직 노동자 […]
목, 2018/04/12- 17:48
121
0
[의자놀이 그만! 릴레이 기고 ④ 송영섭 운영위원] ‘쌍용차 전원 복직’은 모든 시민과 한 약속입니다   본 기고글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2009년 […]
금, 2018/04/13- 17:00
120
0
[시민프로젝트-“의자놀이는 그만!”]  쌍차해고자와 손잡고 120명 의자만들기 함께 해주세요    쌍용차 해고노동자 전원복직을 염원하며 릴레이 동조단식을 시작한 지 열흘 째가 되었습니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쌍용자동차 […]
금, 2018/04/13- 19:21
146
0
[제3회 회원총회 공고] 2018년 손잡고 회원총회에 함께해주세요   회원여러분 안녕하세요, 손잡고 대표 배춘환입니다.       가족도 아니고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을 위해 국화꽃을 놓는 마음. […]
화, 2018/04/17- 12:07
67
0
[유성기업 유시영 출소에 부처 노조파괴 사업장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손잡고논평]사업주 솜방망이 처벌로는 노조파괴를 멈출 수 없다   오늘(19일)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이 출소했다. 작년 12월 22일, 이례적으로 […]
목, 2018/04/19- 13:23
10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