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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보안법에서 홍콩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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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보안법에서 홍콩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admin | 화, 2020/06/09- 19:54

이 글은 얀 웨첼(Jan Wetzel)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수석 법률고문이 HKFP에 게시한 기고글입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번 제정 소식은 홍콩의 인권에 대한 중국의 가장 위협적이고 냉혹한 공격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얀 웨첼Jan Wetzel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수석 법률고문이 HKFP에 게시한 기고글입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번 제정 소식은 홍콩의 인권에 대한 중국의 가장 위협적이고 냉혹한 공격이 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홍콩의 인권이 서서히 잠식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국가보안법 제정 계획이 마련되면서 잠식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중국은 1997년 홍콩 양도 당시 약속했던 내용을 준수하려는 시늉조차 포기했다.

 

홍콩 경찰과 불타고 있는 시위 잔해들, 잔해 한 가운데에 ‘저항하라’는 마크가 그려져 있다.

홍콩 경찰과 불타고 있는 시위 잔해들, 잔해 한 가운데에 ‘저항하라’는 마크가 그려져 있다.

 

중국은 본토의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해당 법률을 보면, “국가 보안“의 정의는 사실상 무한정으로 확대될 수 있다. 정치, 문화, 금융, 인터넷, “그 외의 국가적 중대 관심사” 등 광범위한 영역을 모두 포함한다.

베이징 정부가 원하는 것은 “분리주의“, “전복“, “테러” 행위 및 영내에서 “간섭하는 외국 및 해외 세력의 활동“을 직접 금지하고 그 과정에서 홍콩 입법부를 근본적으로 배제시키는 것이다.

이 법이 어떻게 시행될 것인지 엿보고 싶다면, (위에 나열했던) 용어들이 중국 본토에서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지 보면 된다. 무서운 광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타시 왕축이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타시 왕축이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분리주의

중국 정부의 “반 분리주의” 활동은 신장 및 티베트계 지역에서 특히 심각했다. 타시 왕축Tashi Wangchuk의 사례가 단적인 예다. 그는 학교에서 티베트어 교육 활동을 했던 사람이었다. 뉴욕 타임즈에서 그의 활동이 등장하는 영상이 제작되자 중국은 그가 영상에 등장했다는 이유로 “분리주의 선동” 혐의를 내리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왕 쿠안장이 가족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

왕 쿠안장이 가족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

 

전복, 선동

“체제 전복 선동”은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한 반정부 인사들과 활동가들에게 자주 사용되는 포괄적인 혐의다. 변호사인 왕 쿠안장Wang Quanzhang은 인권을 옹호하고 부정부패를 폭로했다가 “전복” 혐의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가족들은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약 3년 동안 그의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중국에서는 2015년 새로 도입된 대테러법으로 종교와 표현의 자유는 물론 소수민족의 인권까지도 합법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소위 “테러리즘”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100만명에 이르는 위구르인과 이슬람계 사람들을 신장의 정치 “재교육” 캠프에 구금했다.

 

외국 개입

“외국 개입”은 중국과 홍콩 정부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혐의다. 이 용어를 근간으로 두 정부는 2014년 우산 혁명과 2019년 시위 등의 지역 운동을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선동한 “색깔 혁명”의 시작이라고 규정하려 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2016년 “외국 비정부단체 관리법”으로 정부가 비 정부 단체에 대한 무제한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단체의 활동을 제한하고, 궁극적으로 시민사회를 억압하고 있다.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있는 홍콩 시위대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있는 홍콩 시위대

 

홍콩 국가보안법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법이 홍콩 정부를 통해 적용될 것이며 시민들은 홍콩 법원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 공안이 홍콩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이러한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홍콩법의 “해석”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이번 국가보안법을 마련한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있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 본토에서는 반정부 활동으로 간주되는 모든 사안에 국가 안보 논리를 적용한다. 그를 통해 일반적인 형사사법절차에서 제공해야 할 안전 조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접근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지정된 장소에서의 거주지 감시”이다. 이 조치는 수사관이 공식 구금 제도 밖에서 개인을 6개월까지 억류할 수 있는 권한으로, 비밀 독방 구금에 해당할 수도 있는 조치다. 피고는 원하는 법률 자문인을 접견하거나 가족을 면회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은 채 구금되며, 고문과 부당대우를 당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것이 중국 인권의 암울한 현실이다. 중국이 이처럼 인권침해적인 국가 안보 청사진을 홍콩에도 강제로 적용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왜 하필 지금일까?

 

거리 행진 시위를 하고 있는 홍콩 시민들

거리 행진 시위를 하고 있는 홍콩 시민들

 

지난 한 해 동안 평화적인 집회 도중 일부 시위대가 폭력을 사용한 것이 중앙 정부에서 행동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게 된 주요 원인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시위대의 어떤 행위가 홍콩 현행법으로 기소할 수 없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반면에 시위 주최자와 민주화운동 지도자들에게는 아주 작은 구실만 있어도 “선동을 선동”했다는 혐의, 심지어는 “내란” 혐의까지 적용하여 주저 없이 처벌했다.

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다. 세계적인 관심이 코로나19 대유행에 집중되면서 무역 관계가 더욱 중요한 협상 카드로 떠올랐고, 다른 국가들이 인구 800만 도시인 홍콩을 위해 의미 있는 옹호에 나서기 어렵게 되었다. 중국이 이러한 상황을 계산했다는 점도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사회가 코로나19 격리로 한 발 물러서거나 조용한 외교에만 의존할 때가 아니다. 그간의 사례를 보면 중국 정부도 강력한 정치적 역풍에 부딪히거나 지속적인 여론의 압박이 있다면 얼마든지 입장을 바꿀 수 있다.

홍콩 시민들은 이미 다시 거리로 나섰다. 시민들은 앞으로도 계속 자유를 요구할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홍콩 국가 보안법 제정 중단을
촉구하는 탄원에 서명해주세요.

 

온라인액션
중국 정부는 홍콩의 자유를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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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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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령을 받아 이적행위를 해도 처벌할 수 없게 되어 대한민국 체제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국가 안보를 수호하고 체제를 지키겠습니다.
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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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른바 ‘언론개혁법’, ‘언론민생법’이라는 부르는 6개 법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를 예고했다. 해당 법안은 인터넷에서 허위사실유포나 기타 불법정보로 명예훼손 등의 손해를 입힌 경우 피해액의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윤영찬 의원안), 인터넷 기사로 피해를 본 경우 기사의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신현영 의원안), 악성 댓글 피해자가 신고하면 게시판 운영제한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양기대 의원안) 등이다. 

위 법안들은 모두 ‘가짜뉴스’, ‘악플’ 등으로 인한 피해를 억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손해액을 넘는 배상액을 부담시키도록 함으로써 징벌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기사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악플 피해자의 신고만으로 게시판 전체를 폐쇄시킨다는 과도한 규제를 예정하고 있다. 

한 명제 내에서 ‘사실의 적시’와 ‘의견’, ‘평가’, ‘추론’ 등을 명백히 구별하는 것은 어렵고, ‘진실’과 ‘허위’ 역시 시간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당시까지 진실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위로 분류되거나, 법원의 판결 역시 유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 결론이 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표현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자를 엄하게 징벌하거나 사법기관의 판단 전에 정보 자체를 차단하여 공적 사안을 둘러싼 의혹의 역사가 함부로 차단되어선 안 된다.

민주당은 ‘언론민생법안’이라고 하지만, 이 법안들이 보호하는 것은 결국 ‘언론 기사’의 주요 대상이 되는 정치적·사회적 권력자인 ‘공인’이나 ‘기업’들의 법익이 될 것이다. 일방이 한 명제를 ‘허위사실’, ‘가짜뉴스’로 주장하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에, 공인이나 기업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에 대해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하여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남발할 수 있고,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액을 부담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기자들로서는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게 될 것이고, 공인이나 기업에 대한 자유롭고 신속한 의혹 제기의 환경은 크게 위축될 것이 자명하다.

나아가 기사열람차단권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하거나’, ‘그 밖에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에도 기사 열람 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렇듯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기준으로 기사에 대한 열람차단청구를 허용하고 언론중재위원회의 기사의 열람차단 결정이 내려질 수 있게 되면, 공인이나 기업들이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나 비판적 내용의 보도에 대하여 열람차단청구를 남발하여 언론중재법상 절차에 대응할 의무가 있는 언론사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의 보도활동을 심대하게 저해·위축시키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다.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를 발생시킨 댓글이 게재될 경우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게시판 운영 제한조치’를 하도록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역시 ‘심리적으로 중대한 침해’라는 개인의 내심의 의사에 의존한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을 기준으로 하여 문제 댓글뿐만 아니라 전체 게시판의 운영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성이 심대한 법안이다.

이렇듯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들을 여당은 ‘언론개혁’을 위한 필수 법안이라며 중점 처리를 예고했다. 징벌적 손배제를 규정한 윤영찬 의원안에 대해서는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한 1인 미디어만이 대상이며 ‘언론사’는 제외된다는 등 여당 내에서도 해석이 어긋났었는데, 이렇듯 적용 대상조차 합의되지 못했던 상황은 곧 여당이 심도있는 논의 없이 여론을 최대한 강력하게 규제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사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고려하여 무책임한 보도에 대해 경제적 타격을 주겠다던 ‘징벌적 손해배상’이 일반 국민의 표현물에까지 적용되고, 일부 댓글에 악플이 있다는 이유로 다른 다수의 선한 일반 이용자가 게시판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제한당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목적이 과연 진정 ‘언론개혁’, ‘민생’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설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박근혜의 유착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 모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위반 판결을 받고 처벌받았다. 당시 이 법안들이 시행되었다면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액도 지급하여 경제적 빈곤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고, 관련 기사와 게시물들도 모두 차단되어 이 사건들에 대한 검증, 단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제도는 최악의 지도자가 등장하여 남용하는 경우를 상정하여 설계되고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법은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권력자가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기 위한 도구로 남용하기 쉽기 때문에 특히 그 도입을 경계해야 한다. 언론의 정치 권력에 대한 의혹 제기 활동이 성공하여 탄생하게 된 현 정부와 여당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억압하는 법안 및 정책 추진을 중단할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 

2021년 2월 9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10-5109-6846, [email protected]

[관련 글] 
[보도자료]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한 민법 개정안(이원욱, 2106359)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12.24.)
[논평] 언론 타깃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철회되어야 하며 일반적 징벌적 손배의 대언론 적용도 신중해야 한다 (2020.11.19.)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적용, 신중해야 하는 이유 (한국기자협회보 [‘언론보도 징벌적 손배제를 말한다’ 전문가 릴레이 기고], 2020.11.04.)
[보도자료]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부당하게 위축시킬 수 있는 언론중재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2020.08.24.)
수, 2021/02/1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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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반대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불복종운동에 군부가 폭력진압을 하면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 지난 3월 14일에도 양곤의 공단 지역에서 수십 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는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한국 정부는 지난 3월 12일, 미얀마에 대한 조치를 발표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타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이례적이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모임(이하 ‘시민사회모임’)은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며 실질적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3. 한국 정부가 발표한 이번 조치의 요지는 ① 미얀마 군부, 경찰과의 교류 및 협력 중단, ② 군용물자 수출 중단, ③ 개발 협력 사업 재검토 등이다. 불복종운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들을 폭력으로 짓밟고 학살하는 미얀마 군경과의 교류를 중단하고, 무기 수출을 중단한 것은 매우 합당한 조치이다. 더불어 미얀마 개발 협력 사업과 군부의 연계를 검토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조치이다. 시민사회모임은 한국 정부가 조치를 발표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관련 민간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하고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특히, 개발 협력 사업에 대한 재검토 과정에서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 개발협력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은 필수적이다. 

4. 한편, 정부가 발표한 이번 조치에는 미얀마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조치가 결여되어 있다. 미얀마 군부가 소유 및 운영하는 기업들과의 합작을 포함하여 사업 관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 군부의 인권유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는 쿠데타 이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더구나 쿠데타 이후에는 미얀마에 대한 한국 기업 투자 전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3월 11일 UN 미얀마 인권특별보관은 미얀마에서의 가스를 포함한 자원개발사업이 군부에 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조치를 요구하였다. 가스개발 사업에서부터 의류·봉제업까지 망라하는 한국 기업의 미얀마 투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5. 이에 시민사회모임은 한국 기업의 해외투자에 있어서 정부와 기업이 준수할 것을 약속한 『UN 기업과 인권이행원칙』과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한국 정부가 관련 대책을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러한 국제 기준은 기업의 투자가 현지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업에게 현지 사업에서 인권침해 요소를 식별하고 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인권 실사(Human Rights Due Diligence)’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국제기준에 따라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미얀마 노동자들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거나 희생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지부터 조사해야 한다. 기업 또한 정부와 시민들이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적극 지지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6. 또한 시민사회모임은 한국 정부가 UN과 아세안 등을 통해 미얀마 군부의 학살 중단과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 아울러 국회도 정부가 발표한 조치의 구체적 이행과 보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미얀마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대책이 논의되고 실행되어야만 미얀마 결의안이 실질적 의미를 지닐 수 있다.

7. 무엇보다 명심해야 할 점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최우선에 놓고 일을 추진할 때만이 국제 사회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이익에만 급급하여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는 상황에 눈 감는다면, 그 대가는 반드시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2021년 3월 16일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모임

화, 2021/03/1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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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방송인 박나래는 자신이 진행하는 ‘헤이나래’라는 유튜브 채널의 두 번째 콘텐츠에서 방송용 도구로 가지고 나왔던 남성인형의 사타구니로 인형의 팔을 빼내어 성기처럼 보이게 만들고 그것을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이를 본 시청자가 박나래를 성희롱, 정보통신망법 위반,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현재 경찰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그러나 방송인 박나래가 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도 없으며, 사회적 해악 역시 명백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성적 담론을 확장하고 소외되었던 여성의 성적 주체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과감한 시도들은 긍정하고 보호해야 한다. 

법적으로 판단했을 때 박나래의 행위는 성희롱으로 성립할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여성발전기본법⌋ 모두 성희롱이 ‘그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이루어질 것이라 하여 지위 또는 업무 관련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번 박나래의 경우에서처럼 구체적인 개인으로 특정할 수 없는 시청자 혹은 그 영상을 보고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는 잠재적인 시청자는 성희롱 피해 대상이 될 수 없다. 그 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1호의 불법 ‘음란’ 정보 유통이 문제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법음란물이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표현물을 전체적으로 관찰·평가해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거나 문란한 느낌을 준다는 정도를 넘어서 존중·보호되어야 할 인격을 갖춘 존재인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인 방법에 의하여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에 비추어 전적으로 또는 지배적으로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고 하등의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의학적·교육적 가치를 지니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문제된 표현이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정도로 노골적인 성적 행위를 묘사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단순히 일부 시청자들의 성적 수치심을 해하였다거나 저속, 문란하다는 이유로 불법 음란물 유통의 혐의를 받아야 한다면, 19금 소재의 모든 표현행위가 형사처벌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또한 거론되었던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는 제11조의 아동성착취물 관련 범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상에 등장한 인형은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아니므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특히 사단법인 오픈넷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상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실존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것으로 명확히 한정해야 엄벌할 수 있으며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표현물까지 포함하면 도리어 형벌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오면서 표현의 자유만을 침해한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현재의 논쟁은 성적 재현에 의한 최종 결과물에 과도하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논쟁의 방향은 그 누구도 성적 재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법적, 사회적 의미의 성폭력적 내용이 없는 이상, 성적 행위는 해악을 가져오는 행위로 취급되어선 안 되고, 성적 행위를 보여주는 것 역시 어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지는 않으므로, 함부로 금기시되어서는 안 된다. 성적 재현이라는 표현의 자유는 누구나 동등하게 보장받아야 한다.

그런데 성적 욕망을 재현하고 표출하는 주체성을 모두가 동등하게 보장받고 있을까? 우리 사회는 성적 욕망을 금기시하고 억누른다. 성적 욕망에 대한 금지와 억압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제대로된 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금지와 억압이 얼마나 공평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금지와 억압을 거슬러 성적 욕망을 충족하고 표출할 수 있는 능력은 경제적 차이, 성차, 장애유무 등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공학계열 학사과정 여학생 입학 비율이 전체 25%라는 결과가 보여주듯 남성은 성장 과정에서 컴퓨터, 인터넷 사용 능력 등 기술과 친숙해질 기회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된다. 성적 순결과 낙인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이런 배경을 십분 활용해 이들은 어른들의 눈을 피해 또래집단과 자신들의 성적 욕망과 환상을 공유하며 스스로를 교육하며 성장한다. 자가 교육의 높지 않은 질적 수준과 개인의 역량 차이로 인해 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성지식의 수준은 천차만별일 테지만 분명히 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성적 욕망을 표출할 수 있는 성적 주체성을 구축한다. 반면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기술 활용과 정보접근권에 있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성적 순결과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한 성장 과정을 거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은 자신의 성적 욕망을 탐색하고 표출하는 경험을 쌓으며 성적 주체성을 구축할 기회를 갖기 어렵다. 또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남성의 그것보다 더 강하게 통제하는 사회는 통제할 수 없는 여성의 성을 강하게 비난하고 낙인 찍는다. 이러한 조건에서 사회에 저항하며 자신의 성적 욕망을 자유롭게 추구하고 발현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탓에 여성은 성적 욕망의 주체가 되는 길을 택하기보다 안전하게 혹은 온건하게 성적 욕망의 소비대상으로서의 타자성을 구축하며 성장한다. 이렇게나 비대칭적인 사회적 조건을 최대한 활용했던 사건이 바로 n번방 사건이다.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성적 호기심과 욕망을 실천하려는 여성의 취약성을 n번방 가해자들은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성차별적 맥락을 고려한다면 여성을 위한 성담론이 지금보다 풍부해질 필요가 있으며 여성의 성적 실천을 통한 주체성 확보 역시 우리 사회는 장려해야 한다. 박나래는 그간 성인 여성을 위한 19금 코미디를 표방하며 편향적으로 구축되어 빈약하기 그지 없었던 성담론을 확장해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확보하려 했다. 불분명한 이유로 박나래의 이번 연기행위를 이와 같은 맥락에서 분리하여 형사처벌의 가능성으로 위협하고 규제하려는 것은 의미있는 시도 자체를 위축시킨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하루빨리 사법당국이 무혐의 처분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2021년 5월 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금, 2021/05/0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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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권은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주권이며, 내 주권을 지키기 위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10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유권자의 목소리를 보호하겠습니다.
토, 2026/06/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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