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얀 웨첼(Jan Wetzel)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수석 법률고문이 HKFP에 게시한 기고글입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번 제정 소식은 홍콩의 인권에 대한 중국의 가장 위협적이고 냉혹한 공격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얀 웨첼Jan Wetzel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수석 법률고문이 HKFP에 게시한 기고글입니다.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번 제정 소식은 홍콩의 인권에 대한 중국의 가장 위협적이고 냉혹한 공격이 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홍콩의 인권이 서서히 잠식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국가보안법 제정 계획이 마련되면서 잠식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중국은 1997년 홍콩 양도 당시 약속했던 내용을 준수하려는 시늉조차 포기했다.
홍콩 경찰과 불타고 있는 시위 잔해들, 잔해 한 가운데에 ‘저항하라’는 마크가 그려져 있다.
중국은 본토의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해당 법률을 보면, “국가 보안“의 정의는 사실상 무한정으로 확대될 수 있다. 정치, 문화, 금융, 인터넷, “그 외의 국가적 중대 관심사” 등 광범위한 영역을 모두 포함한다.
베이징 정부가 원하는 것은 “분리주의“, “전복“, “테러” 행위 및 영내에서 “간섭하는 외국 및 해외 세력의 활동“을 직접 금지하고 그 과정에서 홍콩 입법부를 근본적으로 배제시키는 것이다.
이 법이 어떻게 시행될 것인지 엿보고 싶다면, (위에 나열했던) 용어들이 중국 본토에서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지 보면 된다. 무서운 광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타시 왕축이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분리주의
중국 정부의 “반 분리주의” 활동은 신장 및 티베트계 지역에서 특히 심각했다. 타시 왕축Tashi Wangchuk의 사례가 단적인 예다. 그는 학교에서 티베트어 교육 활동을 했던 사람이었다. 뉴욕 타임즈에서 그의 활동이 등장하는 영상이 제작되자 중국은 그가 영상에 등장했다는 이유로 “분리주의 선동” 혐의를 내리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왕 쿠안장이 가족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
전복, 선동
“체제 전복 선동”은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한 반정부 인사들과 활동가들에게 자주 사용되는 포괄적인 혐의다. 변호사인 왕 쿠안장Wang Quanzhang은 인권을 옹호하고 부정부패를 폭로했다가 “전복” 혐의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가족들은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약 3년 동안 그의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중국에서는 2015년 새로 도입된 대테러법으로 종교와 표현의 자유는 물론 소수민족의 인권까지도 합법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소위 “테러리즘”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100만명에 이르는 위구르인과 이슬람계 사람들을 신장의 정치 “재교육” 캠프에 구금했다.
외국 개입
“외국 개입”은 중국과 홍콩 정부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혐의다. 이 용어를 근간으로 두 정부는 2014년 우산 혁명과 2019년 시위 등의 지역 운동을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선동한 “색깔 혁명”의 시작이라고 규정하려 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2016년 “외국 비정부단체 관리법”으로 정부가 비 정부 단체에 대한 무제한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뿐만 아니라 단체의 활동을 제한하고, 궁극적으로 시민사회를 억압하고 있다.
경찰에 의해 체포되고 있는 홍콩 시위대
홍콩 국가보안법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 법이 홍콩 정부를 통해 적용될 것이며 시민들은 홍콩 법원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 공안이 홍콩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하게 된다면 이러한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이 거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홍콩법의 “해석”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이번 국가보안법을 마련한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있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 본토에서는 반정부 활동으로 간주되는 모든 사안에 국가 안보 논리를 적용한다. 그를 통해 일반적인 형사사법절차에서 제공해야 할 안전 조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접근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지정된 장소에서의 거주지 감시”이다. 이 조치는 수사관이 공식 구금 제도 밖에서 개인을 6개월까지 억류할 수 있는 권한으로, 비밀 독방 구금에 해당할 수도 있는 조치다. 피고는 원하는 법률 자문인을 접견하거나 가족을 면회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은 채 구금되며, 고문과 부당대우를 당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것이 중국 인권의 암울한 현실이다. 중국이 이처럼 인권침해적인 국가 안보 청사진을 홍콩에도 강제로 적용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왜 하필 지금일까?
거리 행진 시위를 하고 있는 홍콩 시민들
지난 한 해 동안 평화적인 집회 도중 일부 시위대가 폭력을 사용한 것이 중앙 정부에서 행동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게 된 주요 원인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시위대의 어떤 행위가 홍콩 현행법으로 기소할 수 없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반면에 시위 주최자와 민주화운동 지도자들에게는 아주 작은 구실만 있어도 “선동을 선동”했다는 혐의, 심지어는 “내란” 혐의까지 적용하여 주저 없이 처벌했다.
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다. 세계적인 관심이 코로나19 대유행에 집중되면서 무역 관계가 더욱 중요한 협상 카드로 떠올랐고, 다른 국가들이 인구 800만 도시인 홍콩을 위해 의미 있는 옹호에 나서기 어렵게 되었다. 중국이 이러한 상황을 계산했다는 점도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사회가 코로나19 격리로 한 발 물러서거나 조용한 외교에만 의존할 때가 아니다. 그간의 사례를 보면 중국 정부도 강력한 정치적 역풍에 부딪히거나 지속적인 여론의 압박이 있다면 얼마든지 입장을 바꿀 수 있다.
홍콩 시민들은 이미 다시 거리로 나섰다. 시민들은 앞으로도 계속 자유를 요구할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스라엘 당국이 백신 접종 대상에 점령지역의 팔레스타인인을 배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로 인해 약 5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백신을 접종받지 못하거나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는 명백히 제도적 차별이며 국제법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당국의 차별적인 백신 배포 계획
이스라엘 보건부는 12월 23일부터 코로나19 백신 배포를 시작했다. 이미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최초 접종을 받은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인구 규모 대비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한 나라 중 하나로 알려져 왔다.
이스라엘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은 이스라엘 국민과 서안지구 내부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정착민, 그리고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민에게만 적용되는 계획이다. 이스라엘 군이 점령하고 있는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약 500만 명은 배제된 것이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팔레스타인 점령지역(Occupied Palestinian Territory, OPT)을 고려한 배분 정책을 아직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점령지역의 팔레스타인인을 위해 일정량의 백신을 따로 비축하는 정책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백신을 지급하는 일정을 수립하지도 않았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코로나19 상황
2021년 1월 16일 기준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2020년 3월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OPT 지역에서 지금까지 170,637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OPT 지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약 1,861명에 이른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정부와 가자지구의 하마스 임시정부는 독립적으로 백신을 확보하거나 팔레스타인인에게 배포할 수 없다. 때문에 이들은 COVAX와 같은 국제협력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COVAX는 아직 백신 배포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내 한 건물
이스라엘은 국제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스라엘은 제 4차 제네바 협약 56조에 따라 “전염성 질병과 유행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예방책 및 예방 조치를 채택하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점령지역의 의료 및 병원 시설과 서비스, 공중보건 및 위생”을 보장하고 유지해야 할 국제인도법상 의무가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국의 국제적 의무를 더 이상 무시하지 말고,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점령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이 차별 없이 적시에 배포될 수 있도록 전면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점령 지역에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해 코로나19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가자지구의 봉쇄 명령을 해제해야 한다. 가자지구는 반세기 가까이 점령된 상태로 10년 이상 봉쇄되어 있다. 때문에 이곳의 의료 시스템은 이미 수요를 따라잡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백신 접근성의 공정성 부족으로 팔레스타인인이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인의 삶이 팔레스타인인의 삶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지는 현실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다
살레흐 히가지 국제앰네스티 중동 북아프리카 부국장
국제앰네스티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이스라엘은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OPT 지역을 반세기 이상 점령하고 제도화된 차별을 적용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의 기본권을 박탈하고 대규모의 인권침해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차별적인 정책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인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이를 누리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장벽은 모두 제거해야 한다.
살레흐 히가지(Saleh Higazi) 국제앰네스티 중동 북아프리카 부국장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발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역 주민들에게 달성 가능한 최대 수준의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점령국으로서 지켜야 할 국제인도법 및 국제법상 의무이며, 이스라엘은 이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은 이스라엘 정부가 가진 팔레스타인 정책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제도화된 차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기록적인 백신 접종률을 자축하는 동안,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수백만 명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거나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스라엘인의 삶이 팔레스타인인의 삶보다 더 가치 있게 여겨지는 현실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에게도 평등하게 백신을 제공하여 국제법상 의무를 다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백신의 안전과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 물류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최대한 취하는 등, 점령지역에 백신 및 그 외의 의료장비가 원활하게 반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의 백신 정책이 배제적이거나 차별적으로 수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집단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모든 국가는 누구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기존의 불평등에 맞서야 한다.”
배경 정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점령 지역
팔레스타인 정부는 1990년대 이스라엘과 맺은 잠정 평화 협정에 따라 서안지구 점령지역 중 일부 지역에 대해 명목상의 제한적인 관할권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 이후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 및 가자지구를 점령했다.
동부 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 점령지역에는 256개의 정착촌과 소도시에 약 600,000명의 이스라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착촌 조성은 국제법상 불법이다.
이스라엘 & 코로나19
2021년 1월 3일, 이스라엘 보건부는 2020년 2월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이스라엘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435,866명이며, 사망자는 약 3,400명이라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2월 초 코로나19 백신 313,000개 중 첫 번째 분량이 이스라엘에 도착했으며, 2020년 12월 말까지 380만 개를 추가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초, 이스라엘은 제약회사 화이자(Pfizer)로부터 신규 코로나19 백신 800만개를 공급받기로 합의했다. 한 사람당 두 번씩 접종해야 하므로, 약 900만 명에 이르는 이스라엘 인구 중 절반이 접종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모더나(Moderna)와도 별도의 협정을 체결해 백신 600만 개를 구입했다. 이스라엘 인구 300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팔레스타인 & 코로나19
팔레스타인 정부는 WHO가 주도하는 인도주의 기관 COVAX와의 협력을 통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백신을 확보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COVAX는 모든 참여국에게 해당 국가 인구의 최대 20%까지 백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들 참여국 중 다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특히 큰 피해를 입었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경쟁에 속도가 붙음에 따라, 국제앰네스티는 거주지, 정체성 또는 소득 때문에 백신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보장할 것을 모든 국가와 기업에 촉구하고 있다.
지난 3월, 국제앰네스티는 신규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구금 시설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각국 구금 시설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제도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방역 조치가 인권 침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보고서 ‘잊혀진 수감자: 코로나19와 교도소(Forgotten Behind Bars: COVID-19 and Prisons)’에 따르면 전 세계 수감자는 총 1,100만 명으로 추정되며 많은 국가에서 교도소 등의 구금 시설이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 보고서는 다수의 구금 시설에서 비누, 필수 위생용품, 개인보호장비 등이 부족하고 적절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이며 의료서비스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에 관련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이중 상당수의 정부가 신뢰 가능한 최신 정보를 공개적으로 제공하지 않아 코로나19의 확진자 및 사망자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자료만으로도 전 세계 구금 시설의 코로나19 확진 추세는 우려되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각국의 백신접종계획 발표 및 구체화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감염 확산에 취약한 수감자들의 백신 접종에 대한 언급은 거의 되고 있지 않다.
국제앰네스티는 과밀수용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수감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각국 코로나19 백신 계획에 수감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 계획을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교정 시설 내 수감자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
지속되는 과밀수용의 위험
오늘날 교도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과밀수용이다. 102개국에서 조사된 교도소 수용밀도는 110%를 초과했다. 수감자들 중 대부분은 비폭력적 범죄로 기소되거나 유죄선고를 받은 이들이다. 이러한 과밀수용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다.
예컨대 2021년 2월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612,000명이 교도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며 최소 2,700명의 수감자와 관리자가 사망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우 2021년 2월 22일 기준 10,000명 이상의 교정 시설 내 감염이 확인되었다. 시설 관리자 중에서는 무려 65% 이상이 코로나 19에 감염되었다.
한국에서는 2020년 12월 서울 동부 구치소에서 단기간 내 771명의 수감자와 21명의 교정 공무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고 2021년 1월 4일 기준 총 1,041명의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었다. 이는 해당 구치소 정원의 1/3이 넘는 수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수감자 임시 석방 등의 조치가 취해져야 하지만, 많은 국가에서 적절한 조치가 취하지 않고 있다. 불가리아, 이집트, 콩고, 네팔 등 과밀수용도가 위험한 수위인 국가는 적절한 코로나19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이란과 터키에 임의 구금된 인권활동가를 포함한 수백 명의 사람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의 일환인 수감자 석방 대상자에서 제외되었다.
과밀화된 교정 시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인다.
보건위기 & 방역 조치의 남용
코로나19로 인해 그 동안 교도소 내 의료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얼마나 부족했는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수감자에 대한 예방조치와 예방적 치료의 필요성은 커지는 반면 이를 해소하겠다는 교정 당국의 노력과 의지는 부족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교도소 안에는 진단키트가 극도로 부족했으며, 이란과 터키 구치소에서는 의료서비스를 임의로 제공하지 않기도 했다. 캄보디아, 프랑스, 파키스탄, 스리랑카, 토고, 미국 교도소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적절한 예방 및 보호 조치를 내놓는 데 실패했다.
다수의 교정 당국은 코로나19 대응을 명목으로 과도하고 학대적인 격리 및 감금 조치를 남용했고 이는 심각한 인권 침해로 이어졌다. 예컨대 아르헨티나, 영국 등에서 구금된 사람들은 몇 주, 심지어 몇 개월 동안 매일 23시간 가까이를 독방에서 생활해야 했다. 봉쇄 조치로 인한 가족 접견 제한은 수감자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타격을 주었다. 이에 따라 교도소 내 불안이 심화되고 시위가 촉발되기도 했으며 당국은 이에 대응해 과도한 무력 진압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백신 접종 우선 대상에 수감자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수감자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
누구든, 어디에 거주하든, 어떤 환경 속에 있든, 모든 이들의 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교정 시설 내 수감자들의 인권은 다른 모든 이들의 인권과 마찬가지로 보장되어야 하며 이들을 비인간적이고 모멸적으로 대우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
넷사넷 빌레이Netsanet Belay 국제앰네스티 조사 및 애드보커시 국장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누구든, 어디에 있든 마스크, 비누, 위생용품, 깨끗한 수돗물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교도소는 개인보호장비를 필수로 무상 제공해야 하며, 정부는 감염 발생을 방지 및 통제하기 위해 진단키트와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교도소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한 격리 및 감금 조치가 사용되었다. 이 조치가 잔인하며 비인간적이고, 모멸적인 대우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수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인간적인 조치가 당장 시행되어야 한다.
수감자에게 백신접종을 우선 실시해야 한다
71개국이 넘는 국가가 임상적으로 취약한 집단 한 개 이상을 대상으로 백신정책을 도입했다.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 수감자와 시설 관리자가 포함되어 있는 일부 국가들도 있지만, 국제앰네스티 조사에 따르면 고소득국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는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계획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넷사넷 빌레이 국장은 “교도소는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환경 중 하나이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수감자의 권리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 불명확한 수감자 백신 계획 및 정책, 치료 등은 시급한 글로벌 문제”라며 “백신 도입 전략이 구체화되는 지금 단계에서 구금 시설 내 사람들의 건강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수감자와 수감자 가족의 생명, 공공보건체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백신 관련 정책 및 계획의 설계 과정에서 수감자가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권고한다. 나아가 구금 환경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만큼 국가 백신 계획에서 수감자의 백신 접종을 우선시해야 하며, 고령층, 만성질병 환자 등 코로나19 취약집단을 전체 인구에서 유사한 위험에 노출된 집단과 동일하게 우선 백신 접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10월 16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과 미국 법무부는 아동성학대물을 공유하는 웰컴투비디오(Welcome To Video, W2V)라는 다크웹사이트의 국제공조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W2V 운영자는 23세의 한국인 손정우씨로 징역 1년 6월에 처해졌으며, 다른 223명의 한국인 이용자들도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똑같은 피의자들이 미국이나 영국에서 받은 처벌에 비하면 아동을 보호해야 하는 국제인권법상 의무를 방기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아동성학대물은 실존 아동에게 피해를 주어 그 제작 과정에서 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성착취가 이루어지며, 배포 및 소지 또한 아동에 대한 성착취이면서 “항구적인 정신적 피해”를 가하기 때문에 다른 아동성범죄와 같이 강력하게 처벌되어야 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아동성학대물 관련 아동성범죄자를 관대하게 처벌해 온 관행을 규탄하며 국제인권규범에 부합하도록 사법 당국의 강력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8년 손씨는 W2V를 2년 8개월간 운영하면서 유료회원 4천여 명으로부터 7,300여 회에 걸쳐 4억여 원 상당의 가상통화를 받고 아동음란물을 제공한 혐의로 검거·구속되었고, 이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되어 현재 복역 중이다. 또한 미국 법무부 보도자료에 의하면 손씨는 미국 콜롬비아 특별구 연방 대배심에 의해서도 기소되었다.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337명의 W2V 이용자가 검거되었는데, 이 중 한국인 이용자는 223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겨레가 이들 중 9명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이나 영국 국적의 피의자들은 대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음란물 유포, 성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영국인 카일 폭스(26)는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았고, 아동 음란물 수령 및 돈세탁 혐의를 받는 미국인 니콜라스 스텐겔(45)에게는 징역 15년, 종신 보호 관찰형이 선고됐다. 특히 미국인인 전 국토안보수사국 요원 리처드 니콜라이 그래코프스키(40)는 영상을 1회 다운로드하고 해당 웹사이트에 1차례 접속한 혐의로 징역 70개월, 보호관찰 10년, 그리고 7명의 피해자에 대한 3만 5000달러 배상을 선고받았는데, 정작 W2V의 운영자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을 받은 것이다.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성인 대상 성범죄보다 가중처벌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에 관한 제11조는 아동음란물의 제작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여 아동의 강간과 동일하게 처벌하고 있다. 또한 W2V 운영자와 같은 영리 목적의 배포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단순 소지의 경우에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아동성범죄자는 최대 30년의 신상정보의 등록·공개와 최대 10년의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의 제재가 가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현실에서 관련 범죄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이는 UN 아동권리협약의 정신에 위반하는 것이다.
2014년-2017년 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를 보면, 아동음란물 관련 검거된 범죄자의 과반수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며(검거 총 2,577건 중 1,789건), 기소된 경우에도 벌금형(구약식)에 그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총 600건 중 319건). 또한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8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동향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7년도 아동음란물 관련 범죄(제작, 배포, 소지 모두 포함)의 1심 선고형은 집행유예 비율이 53.9%로 가장 높고, 징역 38.2%, 벌금 7.9%의 순서였다. 그리고 1심 평균 형량은 강간의 경우 62.3개월인 반면 아동음란물은 29개월에 불과했다. 결국 아동음란물 관련 범죄는 기소된 경우에도 대다수 집행유예나 벌금형으로 그치는 게 현실이다.
2011년-2013년 범죄분석 통계는 아동음란물 관련 범죄를 별도로 구분하고 있지 않지만, 2012년 3월부터 시행된 개정 아청법에서 아동음란물 정의를 확대한 이후 2012년 아동음란물 관련 입건이 전년에 비해 22배로 대폭 늘어났다는 사실에 기초해볼 때 2013년에도 그러한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국내 아동음란물 사건이 증가한 이유는 갑자기 아동음란물이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당시 실존 아동이 등장하지 않는 만화, 애니메이션(이하 “가상아동음란물”), 또는 성인배우가 교복을 입고 연기하는 소위 성인교복물까지 아동음란물로 단속했기 때문이다. 2013년 6월부터 시행된 개정 아청법에서 아동음란물의 정의가 다소 축소되었는데, 그 영향으로 2014년부터는 가상아동음란물이나 성인교복물을 아동음란물으로 검거하는 경우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아청법 개정 이후 법원의 태도 변화에 따라 수사기관에서도 가상아동음란물이나 성인교복물을 상당수 불기소 처분을 하거나 처벌하더라도 아동성학대물에 비해 약하게 처벌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문제는 완전히 다른 아동음란물을 모두 하나의 법조항으로 다루다보니 사법제도가 실존 아동의 성학대물에 대해 보여줘야 하는 기민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가상아동음란물과 실제아동성학대물을 동일한 범주에서 다루다 보니 법원의 양형 기준은 벌금형으로 하향평준화되었을 수 있으며, 수사기관들도 외국 수사기관들처럼 피해 아동들을 긴급히 ‘구출’해야 한다는 자세로 대처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 결과 실존 아동의 성학대물 문제인 W2V 관련 피의자들에 대하여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의 미약한 처벌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통계상으로는 실제아동성학대물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있지 않아 분석 자체를 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결국 아동성학대물과 관련된 범죄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입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즉 실존 아동과 무관한 가상아동음란물에 대해서는 영국이나 미국처럼 별도의 조항(각각 Images of Children Act와 United States Code 18장 1466A조)으로 분리하여 처벌하고, 실존 아동을 학대하는 영상물에 대해서는 국제기준에 맞게 “아동성학대물”로 칭하고 질적으로 다른 연구와 사법적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W2V에는 무려 8 테라바이트, 25만여 건에 달하는 아동성학대물이 올라와 있었으며, 100만 건 넘는 다운로드 수를 홍보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아동성학대물의 피해자는 생후 6개월의 영아나 1~3세의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아동성학대물의 배포와 소지는 엄벌에 처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운영자는 겨우 1년 6개월의 징역형, 이용자들은 대다수 벌금형에 그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아동성학대물의 배포나 소지가 ‘단순한 호기심’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심각한 범죄 행위라는 사회적 인식 확산 및 자성이 필요하다. 오픈넷은 아동에게 영구히 피해를 입히는 아동성학대물 근절을 위해 사법 당국이 관련 범죄자들을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영국이나 미국처럼 실제아동성학대물과 가상아동음란물을 분명하게 구분하여 전자에 대해서는 피해 아동의 구출 및 피해 회복을 위한 기민한 대응과 엄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입법적 결단을 촉구한다.
[1] 2019년 9월 발표된 아동권리협약 아동의 매매·성매매 및 아동 음란물에 관한 선택의정서(OPSC) 지침에서는 “아동음란물(child pornography)”이란 용어를 “아동성학대물(Child Sexual Abuse Material)”로 대체할 것을 권고함
워마드는 다양한 사람들이 익명으로 급진적 페미니즘의 ‘미러링’ 전략에 입각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올리는 웹사이트이며 워마드 운영자는 이 글들을 방문자들이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유지보수함으로써 공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중을 위해 공론의 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를 ‘정보매개자(digital intermediary)’라고 부르며 국제사회는 정보매개자책임제한(intermediary liability safe harbor)원리 즉 정보매개자에게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올린 불법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립한 바 있다. 오픈넷은 워마드에 올라온 이용자 게시물들을 이유로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음란물배포죄, 명예훼손죄 “방조”의 죄목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려는 경찰의 행위에 대해 국제인권기준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칙을 위배한다는 취지로 비판한 바 있다.
워마드에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글을 게시하며 일부 글의 게시행위는 대한민국 현행법상 불법행위일 수 있다. 그러나 워마드 운영자는 불법게시물에 대한 삭제요청이 들어오면 성실하게 삭제해왔다. 웹사이트 운영자가 자신에게 통지된 불법게시물을 성실히 삭제만 한다면 이용자의 게시물에 대한 정보매개자의 책임을 면책한다는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워마드 운영자는 책임이 없다.
경찰은 게시자의 IP주소를 워마드 운영자로부터 얻어내서 국내 통신사들로부터 소위 ‘통신자료제공’을 받아 해당 IP주소의 컴퓨터 이용자를 특정할 수 있다. 그러나 워마드 운영자는 대부분의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그렇듯이 이용자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명백한 불법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닌 이상 거부해왔다. 압수수색 영장을 대신 집행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가 아니며 이를 빌미로 워마드 운영자를 자신이 방조하지도 않은 행위에 대해 방조범으로 모는 것은 엄연히 공권력을 남용하는 것이다.
또한 워마드에 올라오는 많은 이용자 게시물들이 ‘남성 혐오’라는 비난이 많고 불법은 아닐지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되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다. 그러나 혐오표현은 단순히 어느 집단에 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이 아니다. UN 세계인권선언에서 처음 개념화될 때부터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과 적대행위(discrimination, hostility)를 선동하는 표현을 의미했고, 실제 그와 같은 차별과 적대행위를 유발할 위험이 있는 표현만이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재 국제인권기준이다. 게시물의 불법성은 물론 유해성 자체도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그 게시물들을 꼬박꼬박 지우지 않았다고 사이트의 운영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오픈넷은 위와 같이 워마드 운영자가 부당한 형사처벌의 위협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는 현실의 부당함을 통감하며 서명운동과 소송기금 모금을 통해 워마드 운영자 보호를 위한 법률지원을 진행하게 되었다. 워마드 운영자 소송기금 모금은 2019. 10. 29. 부터 2019. 12. 31. 까지 진행되며, 아래 링크를 통해 후원금을 받는다. 모금된 기금은 전액 워마드 운영자의 소송비용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년 10월 29일을 시작으로 워마드 운영자를 부당한 형사처벌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워마드에 올라온 이용자 게시물들을 이유로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음란물배포죄, 명예훼손죄 “방조”의 죄목으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하려는 경찰의 행위에 대해 국제인권기준인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칙을 위배한다는 취지로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제 워마드 운영자가 부당한 형사처벌의 위협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는 현실의 부당함을 통감하여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합치기 위해 서명운동과 소송기금모금을 시작하며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성평등 확립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워마드 운영자는 이용자 게시물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다
워마드는 다양한 사람들이 익명으로 급진적 페미니즘의 ‘미러링’ 전략에 입각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올리는 웹사이트이며 워마드 운영자는 이 글들을 방문자들이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유지보수함으로써 공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중을 위해 공론의 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자를 ‘정보매개자(digital intermediary)’라고 부르며 국제사회는 정보매개자책임제한(intermediary liability safe harbor)원리 즉 정보매개자에게 자신이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들이 올린 불법게시물에 대해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립한 바 있습니다.
인터넷은 힘없는 개인에게 막강한 기업과 정부에 버금가는 정보력과 홍보력을 갖게 해줘 정치적 평등과 더욱 평등한 시장경쟁에 이바지했습니다. 이 문명사적 의의는 인터넷에서는 개인들이 방송이나 신문과는 달리 누군가의 중간유통을 통하지 않고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정보매개자책임제한원리가 훼손된다면 정보매개자들은 이용자 게시물들의 불법여부를 사전에 검토하여 업로드를 허용하거나 또는 올라온 게시물들을 사후적으로 상시감시하게 될 것이며 결국 개인들이 누군가의 허락없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의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워마드에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글을 게시하며 일부 글의 게시행위는 대한민국 현행법상 불법행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워마드 운영자는 불법게시물에 대한 삭제요청이 들어오면 성실하게 삭제해 왔습니다. 웹사이트 운영자가 자신에게 통지된 불법게시물을 성실히 삭제만 한다면 이용자의 게시물에 대한 정보매개자의 책임을 면책한다는 국제인권기준에 따르면 워마드는 책임이 없습니다.
일부 삭제하지 않은 게시물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불특정 다수 남성들이나 대통령 등 공인인 특정 남성들에 대한 욕설을 담은 글에 대해 삭제요청을 한 것들입니다. 불특정다수에 대한 욕설은 현행법상 죄가 될 수 없으며 특정인에 대한 욕설 역시 모욕죄가 친고죄(당사자가 모욕 피해를 진술해야만 성립되는 죄)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불법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공인 남성에 대한 욕설 단속은 그 공인들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한 국민 입막기와 다름없습니다.
물론 방통심의위의 삭제요청 근거는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8조제3호바목(‘해당 정보는 합리적 이유없이 성별, 지역, 나이,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하여 분류된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내용’)이며 해당 글들은 불법은 아니더라도 부도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사단법인 오픈넷을 포함한 국민 대다수가 요구해왔던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킨 후에야 차별적인 표현에 대한 법적 규제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아래 설명하겠지만 워마드에 올라오는 ‘남혐’이 과연 장래의 차별금지법 적용대상인지도 불분명합니다.
또 방통심의위의 결정은 소위 ‘시정요구’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정보매개자들이 준수할 법적 의무가 없습니다. ‘시정요구’ 위반만으로 워마드 운영자에게 ‘방조’ 책임을 묻는다면 인터넷 표현의 자유 보호를 위해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심의를 통해 방통심위 시정요구의 이행을 거부한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도 공평하게 방조자로서 책임을 지워야 할 것입니다.
워마드 운영자가 불법적인 이용자 게시물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을 거부했다는 이유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는 것은 양심의 자유 침해입니다
워마드 운영자에게 형사책임을 지우려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경찰이 워마드에 올라오는 불법게시물의 게시자 특정을 위한 정보를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요구했지만 워마드 운영자가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시자의 컴퓨터가 워마드의 컴퓨터에 접속할 때 상호 IP주소가 교환되는데 경찰은 게시자의 IP주소를 워마드 운영자로부터 얻어내서 국내 통신사들로부터 소위 ‘통신자료제공’을 받아 해당 IP주소의 컴퓨터 이용자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워마드 운영자는 대부분의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그렇듯이 이용자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명백한 불법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아닌 이상 거부해왔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검찰에게 발부되는 압수수색 영장은 사인들에게 영장을 집행하거나 영장집행에 협조할 의무를 부과하지 않으며 단지 검찰에게 영장이 특정 장소, 물건, 사람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행할 권한을 주는 “허가서”일 뿐입니다. 사인이 제3자의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해당 범죄의 방조범으로 모는 것은 불고지죄를 만드는 것과 같이 국민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검찰은 사인의 협조 없이도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있는만큼 국가의 수사가 헌법적으로든 인권적으로든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피의자로서 또는 제3자로서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자유가 있으며 그런 자유를 행사한다고 해서 형사처벌되어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워마드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이 서버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압수수색 영장은 애시당초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영장의 집행은 공권력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외국 영토에서는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현지 공권력과 충돌하기 때문에 행사가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압수수색 영장을 대신 집행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가 아니며 이를 빌미로 워마드 운영자를 자신이 방조하지도 않은 행위에 대해 방조범으로 모는 것은 엄연히 공권력을 남용하는 것입니다. 경찰이 반드시 특정 게시자를 찾아야 한다면 국제사법공조조약(Mutual Legal Aid Treaty)에 따라 서버가 존재하는 나라의 검찰에게 압수수색을 요청하면 될 일입니다.
워마드의 이용자 게시물들은 규제되어야 하는 남성 혐오표현인가?
워마드에 올라오는 많은 이용자 게시물들이 ‘남성 혐오’라는 비난이 많고 불법은 아닐지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규제되어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혐오표현은 단순히 어느 집단에 혐오를 드러내는 표현이 아닙니다. UN 세계인권선언에서 처음 개념화될 때부터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과 적대행위(discrimination, hostility)를 선동하는 표현을 의미했고 실제 그와 같은 차별과 적대행위를 유발할 위험이 있는 표현만이 규제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현재 국제인권기준입니다. 워마드에 올라온 글들이 실제 그 글들이 묘사하는 수위의 물리적 경제적 공격을 한국남성에 대해 유발시킬 가능성은 없습니다. 남성지배사회에서 규제대상이 되어야할 남성혐오 표현은 있을 수 없습니다. 도리어 워마드의 소위 ‘남혐’ 게시물들은 오픈넷이 최근 논평을 통해 옹호했던 영화 ‘억압받는 다수’처럼 남성들이 여성들이 당하는 폭력적인 상황을 체감하도록 하여 성평등사회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이렇게 게시물의 불법성은 물론 유해성 자체도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그 게시물들을 꼬박꼬박 지우지 않았다고 사이트의 운영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공정경쟁을 위한 데이터현지화(data localization)가 화두이다. 그런데 데이터현지화 담론의 가장 큰 허점은 목적이 무엇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목적으로 제시되는 이유는 (1) 규제상의 역차별” 완화 (2) “망이용료” 상의 역차별 완화 (3) 세법 상의 역차별 완화이다. 참고로 GDPR도 데이터현지화를 한정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자국민의 프라이버시보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 프라이버시가 개인정보보호수준이 낮은 나라로의 이전만을 규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논의는 반드시 우리나라 안에 데이터를 둬야 한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전반적으로 인터넷이 문명에게 준 선물은 힘없는 개인들도 정부나 기업과 같은 홍보력과 정보력을 가지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 홍보력과 정보력에는 외국문물로부터의 정보를 수집할 자유 그리고 외국인들에게 홍보할 자유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착신지의 다양성 뿐만 자신이 선택한 communication governance를 통해 통신할 자유도 포함하는 것인데 현재 데이터현지화의 대상이 되는 플랫폼업체들은 사실 자신의 데이터가 아니라 이용자들간의 소통을 mediate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를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는가. 알아보자.
(1) “역외적용” 담론 마저도 일관되게 갈라파고스적
“인터넷사업자는 국내법상 존재하는 각종 규제를 준수해야 하지만 해외사업자는 동일한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이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업자에게 똑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여당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적반하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국내인터넷기업을 ‘차별’하는 것은 정부와 국회가 우리나라에서만 유일무이하게 만들어 적용하고 있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들이다.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요청만 있으면 30일 동안 게시물을 차단해야 하는 임시조치제도, 게시물이 불법이 아니라도 ‘건전한 통신윤리 함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삭제차단하겠다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제도, 우리 국민이 접속하는 웹사이트로서 자본금 1억 이상이라면 무조건 신고를 해야 하는 부가통신사업자신고제도, 불법물을 사전차단하지 않으면 형사처벌까지 당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의무조항들, 청소년의 합법적인 콘텐츠 접근을 막기 위해 실명제까지 하라는 청소년유해매체물실명제, 청소년유해물도 아닌 인터넷게임을 하려는 사람들도 실명확인을 하라는 인터넷게임실명제, 이들 실명제를 위한 온라인 상의 본인확인 방식도 이동통신사의 배만 불리는 고비용의 휴대폰본인확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게 강요하는 본인확인기관제도, PC방을 포함한 모든 스타트업들의 전용회선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는 발신자부담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모든 온라인결제와 행정민원 서명에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공인인증서제도, 밤12시부터 새벽6시 사이에 청소년을 잠을 자야 한다는 폭력적인 전제에 만들어진 게임셧다운제, 진실이나 감정표현도 불법물로 분류하여 매년 1만건 넘는 기소가 이루어지는 명예훼손/모욕죄 법규 등 수많은 제도들이 국내기업들을 괴롭혀 왔다. 이 법들이 우리나라에 공익적으로 좋은지 안좋은지를 지금 다투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이 규제들은 OECD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하고 있으면 우리나라 인터넷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미국에서 50년대에 법률로 유색인종들인 기차 버스 앞에 못타게 하였는데 그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백인들도 기차 버스 앞에 못타게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보통 국가가 공익적인 목적으로 만든 규제에 대해 기업들이 과도하다고 불만을 표시하면 공익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도개선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해외인터넷기업들에까지 그 제도를 적용해서 ‘평등한 규제환경’을 만들겠다는 특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자국규제 때문에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부르면서 외국기업에 부담을 돌리려 하는가? 갈라파고스제도로 사고를 쳐놓고 갈라파고스적인 해법을 내놓는 형국이다.
(2) “망이용료” 상의 역차별
“망이용료”라는 말 자체가 국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말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외국업체들은 국내이용자와의 접속(하늘색 루트)만 구매하는 것이고 – 반드시 외국업체가 필요해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망사업자가 외국업체의 정보를 중앙의 핑크색루트를 통해서 받을 경우 너무 많은 양의 접속(transit)용량을 상위 ISP로부터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망사업자의 필요에 의해서 매매가 이루어지는 것(그러니 무료거래도 발생하는 것)이고 – 국내망사업자들은 전세계 단말들과의 접속루트(핑크색 루트 전체)를 구매하는 것이다. 한쪽은 캐시서버 접속료이고 한쪽은 전체 인터넷에 대한 접속료이다. 당연히 역차별을 논의할 수 없다. 외국단말과의 통행량이 적어도 (“2.6%”, 2019.11.10. 인터넷상생협 토론회 중 SK 윤세은 상무 발언)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작은 통행량이라도 그것이 없다면 소비자들은 그 인터넷업체들을 회피할 것이다.
(3) 세법 상의 역차별 완화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것이 해외CP들이 국내에서 콘텐츠를 팔 경우 이에 대해 세금을 부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차가 미국에서 차가 팔린다고 해서 미국국세청이 중국제조업체에게 소득세를 부과하는가?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디지털무역은 디지털콘텐츠를 해외에 파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디지털콘텐츠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다. 이에 따라 유튜브 동영상, 페이스북 콘텐츠 등의 사본을 이용자들이 자신의 PC를 통해 받아보는 방식으로 디지털무역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이용자들이 직접 콘텐츠 이용에 대한 대가를 내는 것은 아니며 이들이 콘텐츠를 주의(attention)을 제공하고 콘텐츠 업자는 이 주의를 이용자들을 잠재적 고객으로 생각하는 광고주들에게 팔아서 현금화함으로써 디지털무역이 완성된다.
이에 대해서 소득세과세를 하고 싶다면 소득세의 기본원리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한 국제적 논의를 따라가야 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과 분리되어서 세법 상의 역차별을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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