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공개사유] N번방 가입자 신상공개, 왜 필요한가?

지역

[공개사유] N번방 가입자 신상공개, 왜 필요한가?

admin | 수, 2020/04/08- 23:19

정보공개센터가 앞으로 [민중의 소리]에 한 달에 한 번씩 '공개사유'라는 이름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이화동 칼럼] 카테고리로 홈페이지에도 함께 공개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김조은 활동가가 'n번방 가입자 신상공개'를 주제로 첫번째 칼럼을 썼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공유와 후원 부탁드려요!


-----------------------------------------------------------------------------------------------------



[공개사유] N번방 가입자 신상공개, 왜 필요한가?


김조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활동가


최근 'N번방 사건'으로 대표되는 성 착취 동영상 제작 및 유포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주범들뿐만 아니라 혐오범죄가 자행될 수 있도록 돈을 지불하고 영상을 시청한 가입자 모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다. 신상공개는 사실 인권과 범죄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인식이 직결된 상당히 민감한 문제이며 많은 인권운동가들은 신상공개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최소한 유보적 태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 ‘N번방 사건’만큼은 지금까지의 신상공개 요구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흉악범의 신상공개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조치로서 어김없이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범죄자에게 낙인을 찍어 재사회화를 어렵게 한다는 측면에서 범죄예방의 효과도 크지 않으며 이미 법적 처벌을 받은 범죄자에 대한 이중처벌의 소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 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03.25ⓒ민중의소리텔레그램에서 불법 성 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0.03.25ⓒ민중의소리





나는 그동안 정보공개 운동에 몸을 담아온 활동가로서, 시민의 알 권리가 흉악범의 신상공개 문제에서 유독 집중적으로 조명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이러한 경향은 종종 신상이 까발려지는 것 자체가 공익인 것처럼 호도함으로써 '알 권리'가 본디 사회적으로 생산되는 정보에 대한 접근과 정치적 의사형성을 다룬다는 데에서 담지하고 있는 공공성을 삭제시켜왔기 때문이다. 흉악범의 모습, 가정환경과 교우관계, 그동안의 언행 등 범죄자의 서사에 몰두한 수많은 보도들은 범죄가 드러내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론장을 형성하기보다는 '특별한' 개인에게 모든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더욱이 신상정보의 공개가 '공익'의 종착지로서 제시되는 구도는 피해방지와 안전을 위한 해결책을 '알아서 피하라'는 식의 개인적 차원에서 머무르게 만들어 오히려 공권력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구실을 제공하기도 했다.




N번방과 성 착취 관행의 민낯,

어떤 사례를 남길 것인가


이와 같이 신상공개의 '부작용'에 대한 합리적인 우려에도 불구하고, N번방 가담자에 대한 신상정보공개 요구는 보다 전환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성 착취 동영상 구매자에 대한 신상공개 요구는 수많은 여성들의 구체적인 현실 진단과 정치적 결단 속에서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요구는 성 착취라는 극도로 폭력적인 범죄를 '야동' 제작쯤으로 축소시키고 있는 고위공직자들의 인식과 '본 것만으로는 절대 처벌되지 않는다'는 남성들의 공공연한 공모, 그리고 성범죄에 대한 뿌리 깊은 불처벌의 역사 속에서 점점 더 크게 자라온 성 착취 관행과 범죄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또 이제는 '죽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이 사회와 인식구조를 바꿔내야만 하며, 그 선행 조치로서 처벌 형량 강화, 구매자를 포함한 철저한 처벌, 그리고 전례 없는 대규모 범죄집단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N번방 신상공개 청원에서 청원자는 "가담자에 대한 처벌을 하지 않을 거라면 신상이라도 알려 달라"고 말하며 신상공개 이전에 공식적인 처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까지 성범죄자가 실제로 받는 형량은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에도 2, 3년만 지나면 사회에 복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상공개는 최소한의 방어 및 응징 수단으로서 요구되는 측면이 있다. 지금까지의 구형과 판결에 비추어 보았을 때 현행 법제도는 전혀 신뢰할 수 없고, 이 때문에 여성들은 자구력으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번 사건에서 '신상공개'는 익명성에 기대어 성범죄를 저지르고, 아마 걸리지 않을 것이며 걸리더라도 벌금이나 집행유예 정도로 마무리될 것이라 예상한 많은 가담자들에게 엄청난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신상공개가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는 매우 크고 중요하다.



3월 20일 시작된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0만명을 넘기며 역대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이 됐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3월 20일 시작된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00만명을 넘기며 역대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이 됐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범죄 가담자들의 사이에서는 신상공개가 인권침해라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모든 범죄에는 어느 정도의 기본권 제한이 따라붙는다. 심지어 범죄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기본권들이 충돌할 때에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보장의 여부가 조정된다. 이를테면 신상공개에는 취업의 제한이 병행되는데, 성범죄자에 대해 교사, 청소년 관련 업종 등 특정 직업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아동청소년이 최대한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권 제한의 정도와 양상은 그것이 어떠한 종류의 범죄인지, 그 피해가 얼마나 큰지, 이와 같은 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만약 그 범죄가 피해자의 인격을 파괴하는 성범죄,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향한 조직적인 혐오범죄라면 범죄자의 처분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지금보다 단호하고 엄격한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사람들의 분노는 N번방 참가자들에 대한 무차별 신상털기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제도가 사회적인 공분을 적절하게 중화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더욱 공권력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N번방의 사건에서 가담자 개인은 단순히 특정 개인만을 지칭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공식적으로 파악된 수만 약 6만여 명, 아마 실제로는 이를 훨씬 넘어서는 수의 사람들이 성 착취에 가담해왔을 것이고, 이는 우리 사회의 상당수가 여성에 대한 혐오문화를 공유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때문에 이번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동일한 종류의 성범죄를 허용할 것인지, 허용하지 않을 것인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과 일련의 처리 과정들은 주요한 경험으로서 사회구성원들에게 학습될 것이다. 그리고 N번방 사건이 사회구성원들에게 성 착취물을 구매하고 영상을 시청하는 행위를 허용하는 메시지로 남게 된다면 이는 또다시 혐오문화의 자양분이 되어 더 충격적인 사건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신상공개가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지만, 지금은 성범죄 영상을 구매하는 것 자체, 보는 것 자체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비난이 필요하다. 적어도 가담자들이 그러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현실세계의 엄중함을 보여주는 것이 보다 중요한 때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지만, 청소년의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 거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전체 청소년의 10% 가량이 아르바이트 노동을 경험하고 있으며, 많은 특성화고 학생들은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많은 청소년 노동자들이 있지만, 그들의 일터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매년 수백명의 청소년이 배달 노동에 종사하다가 사고를 당하고, 현장실습 사업장에서 사망하는 청소년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보도되곤 합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청소년의 노동안전보건 향상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에게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보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이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노동, 교육, 안전 등 사회 전반에서 청소년이 알권리의 주체에서 배제되고 있음을 지적해 왔습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는 7월 23일 오후, '청소년 노동안전보건과 알권리'라는 주제로 함께 토론회를 열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참가신청은 http://bit.ly/알권리토론회

[토론회] 청소년의 노동안전보건과 알권리
- 2019년 청소년 플랫폼 구축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발제>
1. 각국의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매체 현황과 국내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
: 2019년 청소년 플랫폼 구축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2. 알권리는 살권리다
: 알권리에서 배제된 청소년들
- 김예찬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활동가)

<토론>
1. 이수정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
2. 피아 (대학입시 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3. 이순환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 중등직업교육정책과)
4. 김태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 일시: 2020년 7월 23일 (목) 오후2시
- 장소: 재단 숲과나눔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606, 금정빌딩 6층)
- 참가신청: http://bit.ly/알권리토론회
- 문의: 02-324-8633
- 주최: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월, 2020/07/20- 19:42
3
0

정보공개센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의 지원으로 「공공기관의 시민참여를 위한 정보공개 개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연구는 공공기관 중 시장형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주), 준시장형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을 대상으로 사전정보공개 운영현황, 정보공개처리현황, 불복절차 현황을 분석을 주된 연구과제로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해외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제도 운영에서 시사점을 살펴보고 공공기관 운영에 대한 보다 활발한 시민참여를 위해 정보공개운영에 있어서 개선점을 도출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한국수력원자력(주), 한국철도공사, 국민연금공단의 사전정보공개도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었으며 시민 및 고객들의 정보공개청구에 따른 비공개율이 다른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3~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비공개 결정통지에 대한 청구인의 이의신청에 대해서도 정보공개심의회를 제대로 개최하지 않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주)의 경우에는 2019년 19건의 이의신청에도 정보공개심의회 심의는 2회 진행한데 그쳤고 국민연금공단의 경우에는 2018년 13건의 이의신청에도 정보공개심의회 심의를 단 2회만 개최해 정보공개심의회를 소극적으로 운영함으로 시민 및 고객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국철도공사는 공공기관이 생산·접수한 문서의 목록인 정보목록에서 부분공개 문서와 비공개 문서를 아예 정보목록에 포함하지 않아 정보를 은폐하거나 축소·편집해 공개한다는 의혹을 발견되었습니다.

앞으로 정보공개센터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제도 운영이 개선되어 알권리를 기반으로 시민들이 공공기관 운영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공공기관들의 정보공개제도 운영 실태를 점검하도록 하겠습니다.


20200305_이슈페이퍼_공공기관_정보공개_시민참여.pdf
0.72MB


공공기관의_시민참여를_위한_정보공개_개선_연구(제출).pdf
2.10MB

 

 

목, 2020/04/23- 03:00
3
0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 19일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이번 정보공개법 개정안은 그동안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를 비롯한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했던 내용들이 상당수 반영되었습니다.

 

정보공개 담당자의 고의지연 및 공개거부 등 부당행위를 금지하도록 하는 의무 조항 신설, 주민등록번호 수집 제한, 정보공개심의회 설치 대상 확대 및 외부 전문가 비율 확대, 정보공개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는 등의 긍정적인 변화가 눈에 띕니다.

 

정보공개센터는 이에 더하여, 시민들의 알 권리 침해를 더욱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더욱 구체적으로 비공개 규정을 명시하고, 정보공개 업무에 대한 벌칙 조항을 신설하는 등 보완해야 할 내용들을 담아 행정안전부에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정보공개법 개정 내용과 정보공개센터가 제출한 의견서 내용은 아래 첨부 파일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 정보공개법개정내용(행정안전부발의).pdf
0.07MB


정보공개법_개정안에_대한_의견서정보공개센터.pdf
0.07MB

 

 

월, 2020/06/08- 23:02
3
0

* 정보공개센터는 8월 21일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의 디지털뉴딜 대응 정책 제언'이라는 주제로 [시민을 위한 공공 데이터 정책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의 활동에 있어 반드시 공개되어야 할 공공데이터와 함께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디지털 뉴딜'에 대한 입장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이날 발표와 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공유합니다. 영상으로 확인하실 분들은 유튜브(클릭)에서 확인해 주세요. 

시민을 위한 공공 데이터 정책토론회 

: 시민사회와 노동조합의 디지털 뉴딜 대응 정책 제언

지난 8월 21일 금요일 <시민을 위한 공공 데이터 정책토론회>(이하 토론회)가 총 6명의 발제를 중심으로 온라인으로 중계되었다. 본 토론회는 정부가 데이터 부문에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데 있어, 어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지 기본적인 조건부터 구체적인 방안에 이르기까지 제언하기 위해 노동계 시민사회가 함께 모인 첫 자리였다. (사회자 박지환(빠띠 데이터팀, 정보공개센터 운영위원))
(본 토론회는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가자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진행되었다.) 
발제 순서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기조발제 
- 시민 ’뉴딜’(새로운 합의) 없는 디지털 뉴딜, 사회 전환의 방법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 주제발표
- 기후 환경 데이터 개방의 필요성 (황인철: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 팀장)
- 건강정보 빅데이터 개방과 공익적 활용 (신춘수: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국장)
- 노동안전 관련 데이터 개방을 통한 산재예방 및 노동자 알권리 증진 방안 (한인임: 일과 건강 사무처장)
- 플랫폼 노동과 데이터 개방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 공공데이터는 업자 돈벌이, 정보공개는 업자 이익보호? (장성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기조발제 
시민 ‘뉴딜’(새로운 합의) 없는 디지털뉴딜, 사회 전환의 방법 찾기 : 이광석(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광석 교수(이하 이 교수)는 디지털 뉴딜에 관한 전반적 내용을 개괄하며 본 토론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이 작년에 발표된 인공지능 국가 전량의 방향성과 이 정책이 일관된 방향성을 보이는 정책임을 간략하게 요약하였다. 디지털 뉴딜 사업은 향후 5년간 투여되는 114.1조원의 전체 국비 가운데 40% 가량을 소요하는 대규모의 사업이며, 신규 일자리 190만개 가운데 90만개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코로나19 국면에서 대두된 임시직 및 저임금 노동자, 청년, 여성, 비정규,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의 노동권 문제를 등한시 한 채 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질적으로도 국민의 삶과 질을 상승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시했다. 그는 비대면 형태의 기술을 확장하고 선도하려는 뉴딜 사업은 지금 코로나19 국면의 비상사태를 숙명적으로 받아들이는 재난형사업의 형태가 될 수도 있음은 인정하지만 비대면 노동을 강조하는 시국에서도 대면 노동을 해야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점이 문제적이므로, 방향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디지털 뉴딜의 주요 내용은 크게 DNA 생태계 강화(데이터 댐 건설, 지능형 정부 등), 교육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온라인 교육 및 인프라 강화), 비대면산업 육성(스마트의료 등), 핵심 인프라의 디지털화(사회간접자본 SOC 디지털 관리체계, 스마트 물류 등)라는 4대 분야 12개 세부 과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교수는 이 중 크게 세 가지 ‘지능형 정부, 스마트 의료, 데이터 댐’이 정부의 핵심 사업에 꼽힘을 밝히고 각각 사업의 내용과 문제점을 언급했다. 
먼저, ‘지능형 정부’의 경우, 국가 통치를 지능화하는 사업은 박정희 정부 때부터 꾸준히 이루어져왔던 작업(정부의 행정 전상망과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향)을 좀 더 기술지향적인 방향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새로울 것이 없는 사업이지만 두번 째 ‘스마트의료 인프라’의 경우, 현장 전문 의료 인력과 중환자 병상 확보 등 공공의료 확대라는 감염병 재난 시대의 교훈을 읽어내지 못한 행보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마트 의료보다는 공공의료 기반 확충이 시급한 당면 과제로 보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댐’의 경우, 정부는 데이터를 수집, 가공, 거래,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데이터를 국가 산업의 원천 자원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이 교수는 ‘데이터 댐’의 핵심이 주로 공공데이터 개방, 관련 데이터 플랫폼 확대를 통해 사기업에서 활용이 가능한 데이터 자원 풀을 확충하는 사업을 은유한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면서 정부가 ‘데이터 댐’을 구축할 디지털 일자리의 질적 측면이 의심스러우며, 양질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와 현장의 상황(‘데이터 레이블링’등 지능형 알고리즘 분석을 돕는 단순 보조 허드렛일 확충)이 다름을 지적했다. 디지털 뉴딜의 비대면 사업 육성이나 ‘데이터 댐의 청년도동 일자리는 또 다른 형태의 불완전 디지털노동의 양산에 가깝다는 것이다. 게다가 데이터 댐의 공공 민간 데이터 결합을 통해 방역, 교통, 방범 등을 통합하여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지향성이 시민의 사생활을 침해 문제를 간과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의견을 내었다. 
이 교수는 앞서의 문제점들을 종합하며 디지털 뉴딜 정책이 경제 성장을 우선시하다 보니, 결국 디지털 뉴딜이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 시민의 인권 문제 등 기본적인 권리를 도외시하는 문제점을 추론했다. 디지털 뉴딜이 일반 시민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비정형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확보하여 이윤을 얻으려는 측면과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측면 간 균형감을 벗어버린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민과의 합의를 통해 공공 데이터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같은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음을 주장했다.
■ 주제발표
1. 기후환경 데이터 개방의 필요성 : 황인철(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 팀장)
황인철 팀장(이하 황 팀장)은 디지털 뉴딜이 그린 뉴딜 안에서 이야기되고 있다는 것을 먼저 언급하며, 노동이나 데이터가 디지털화되는 것이 곧 환경을 보호하는 일로 연결되지 않음을 밝혔다. 이를테면 IP산업 자체가 굉장히 많은 에너지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환경을 오히려 급속도로 파괴하는 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황 팀장은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 환경, 보건과 관련된 기업의 데이터가 제한적으로 공개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로, 기업에서는 보통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는데 이산화탄소 외에 다양한(환경을 파괴할 만한) 가스 배출량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는 실태다. 황 팀장은 각 기업의 오염 관련 정보가 밝혀져야 하는 이유로, 개별 기업들이 각각 자기업의 환경 오염에 기여하는 상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여, 사회적으로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으며, 또 그 오염에 대한 기여도를 스스로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형성할 수 있음을 꼽았다. 이외에도 미세먼지 배출량과 군사시설에서 배출되는 가스 배출량, 미군기지에서 발생시키는 오염도에 관한 접근이 어렵다는 점 역시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이미 공개되어있는 데이터의 경우에도(화학물질 배출량의 경우) 로 데이터에 대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렵게 되어 있다는 점을 발언했다.
2. 건강정보 빅데이터 개방과 공익적 활용 : 신춘수(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정책국장)
신춘수 국장(이하 신 국장)은 건강정보 빅데이터가 공익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기대감 만큼이나 그 데이터의 적극적 활용이 가져올 위험성을 함께 고려해,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논했다. 
코로나19 국면은 한국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진행 중이던 각종 비대면 서비스를 확산시켰으며,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반인 빅데이터의 가치를 다시 주목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포함된 정보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관련 민감한 정보인데, 이를 민간 기업에게 까지 개방하겠다는 정부의 정 방향성에는 분명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올해 7월 정부가 발표한 뉴딜 정책에 데이터의 국가적 수집, 개방 및 활용 관련 내용에 비해 정보보호 방안 등이 불명확하여, 데이터 남용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부족함을 알 수 있다. 황 팀장은 이에 대해 정부가 19년부터 도입한 “MY DATA” 개념을 예로 들었다. 이 개념은 정보 주권을 각 개인에게 주는 방향으로 관리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각종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권한을 개인에게 부여함으로써 형식적으로는 개인의 정보 주권을 보장하는 개념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용 목적이 불분명하며 정보 보호 인프라가 충분한지 여부를 알 수 없는 민간 사업자에게, 개인 스스로가 헐값에 개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할 수 있도록 할 위험성이 있어, 결국 개인정보 침해 등에 대한 책임 소재를 국민에게 돌리는 방식의 개념이 될 공산이 크다.
결론으로 황 팀장은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확대는 전세계적인 추세이기에 그 흐름을 거부할 수 없기에, 과도하게 민간 활용 중심으로 개방되지 않도록 공공기관의 활용 체계 마련에 대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공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실명 정보는 민간 활용을 제한할 것’,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반의 대국민 서비스는 공공이 수행할 것’, ‘정책개발이나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에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익명화된 정보만 활용할 것’, ‘데이터 관련 정책에 국민 참여를 강화할 것’ 등의 제언을 내며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3. 노동안전관련 데이터 개방을 통한 산재예방 및 노동자 알권리 증진 활용방안 : 한인임(일과건강 사무처장)
한인임 사무처장(이하 한 사무처장)은 노동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산업 재해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알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산업 재해 관련 데이터가 갖춰져야 하며, 그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현재 산업 재해 관리의 큰 어려움은 바로 산업 재해 관련 데이터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점, 산업 재해 데이터를 활용할만한 가공 시스템이 미비한 점에서 비롯하므로 이 문제점을 반드시 개선해야한다.
한 사무처장은 먼저 산업 재해 관련 데이터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원인으로 ‘산업 재해 신청 통계’라는 시스템이 그 근본적인 문제임을 밝혔다. 산업 재해 통계로 입인되기 위해서는 일단 재해자 또는 유족이 신청을 해야 하고, 심사를 받아 승인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산업 재해에 본인이 입은 재해가 해당되는지 잘 모르거나 산업 재해 신청 대상이 되지 않거나(자영업자나 특수고용 형태), 엄격한 승인 기준, 회사 혹은 고용주의 눈치를 보느라 신청 자체를 하지 않는 등 수많은 누락자가 존재한다. 한 사무처장은 이러한 문제는 산업 재해 자체를 1차 의료기관에서 찾아내는 일로 보완할 수 있음에도, 국내에 그 같은 시스템이 부재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현재 산업 재해 보상 보험법에 따라 산업 재해로 승인된, 불승인된 노동자의 개별 재해 통계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행정당국에서 가공된 보고서만 공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제공된 보고서도 사고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질병 때문인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부재하며 재해자의 세부 업무 또한 제공하지 않아 통계로서 무의미한 실정이다. 이어서 한 사무처장은 사업장 별, 원청 하청 산업 재해 통계가 공유되어야 함을 역설했는데, 이 데이터를 공개해야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국민이 알 수 있으며, 노동자들도 스스로 자신의 기업에 대해 개선 요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플랫폼 노동과 데이터 개방 :  구교현(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구교현 기획팀장(이하 구 기획팀장)은 플랫폼 노동자들이 플랫폼경제에 있어 데이터 생산의 주요 주체이지만 정작 자신이 생산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이 주어져 있지 않다며, 노동자들이 생산한 데이터가 노동자를 위해서 사용되지 않고, 노동자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 상황을 알렸다. 이 상황이 문제적인 까닭은 라이더가 법적 권리를 주장할 때(근로자 지위를 놓고 다투거나, 산재를 신청할 때 등) 데이터 접근권이 없기 때문에 고용 이력조차 증명되지 않아 그 권리를 인정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동을 하였는데, 그 노동의 기록을 노동 당사자가 볼 수 없기에 플랫폼 노동자들은 온갖 간접 자료(카톡 등)를 스스로 모아 스스로의 노동을 증명해야 하는 실정이다. 
구 기획팀장은 ‘플랫폼투명성’을 규정한 해외의 법률 사례를 참고하여 이 같은 불공정 플랫폼 노동을 개선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플랫폼은 노동자의 노동이력 데이터를 보관하고, 노동자는 언제든 해당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 필요시 행정기관 등에 관련 데이터를 제출할 수 있도록 ‘노동이력데이터 공개’가 플랫폼노동자의 법적 권리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노동 이력 데이터에는 근무기간 및 시간, 업무내용, 급여 등과 같은 기본적인 사항과 더불어 평가제도가 있는지, 있다면 그 기준과 절차는 무엇인지, 평가의 결과는 어떠한지 등을 포함할 것 역시 제언했다.   
5. 공공데이터는 업자 돈벌이, 정보공개는 업자 이익보호 : 장성현(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조민지_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 대독)
장성현 간사(이하 장 간사)는 정부가 제공하는 부동산 공공데이터가 업자들의 이익을 불리는 데에 주로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정작 국민들의 이익과 권리가 보장받지 못함을 알렸다. 먼저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 국책사업 공사비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그 예다. 
첫째, 정부는 국가공간정보포털에서 부동산 관련 빅데이터를 제공하지만, 실거래가 자료는 제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는 부동산 실거래 자료를 API형식으로 제공하는데 이를 정리하기 위해서 코딩 작업을 거쳐야 하기에, 일반 국민이 쉽게 정보를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코딩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사설 부동산 정보업체이며, 업체마다 데이터를 변형하거나 탈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오염된 데이터가 국민들에게 제공되기 마련이다. 
둘째, 경실련은 서민주거 안정운동의 일환으로 공기업이 공급하는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건설산업 정상화 및 예산감시차원에서 공사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그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잦았다. 이런 부분도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사례이다. 
장 간사는 정부가 영리기업과 관련된 정보를 상당히 소극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 만약 정보 공개 처분을 한다면 어떤 부분이 어떻게 저촉되는지 국민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함을 언급했다. 장 간사는 후일 공시가격 산정을 빅데이터로만 하는 날이 분명히 올 것을 전망하며, 정부의 정보 제공 여부가 이 시기를 늦추느냐 앞당기느냐를 결정할 것이기에 예산 절감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제대로 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시지가 산정을 하고, 그 산정 값을 역시 활용 가능한 유의미한 데이터 형태로 공개할 것을 주장하였다.  
6. 토론 및 질의응답
발표 후 이어진 토론에서도 유의미한 제언들이 나왔다. 조민지 사무국장은 공공데이터 품질 개선을 위해 공공기관의 업무디지털화가 선결 과제임을 강조했다. 즉, 여전히 종이문서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업무 방식을 공공데이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민지 사무국장은 행정 업무 관리 시스템을 데이터베이스 중심으로 개편하는 업무 방식의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공공데이터 품질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빠띠 이사 황현숙은 오늘과 같은 시민과 함께 만드는 공론장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코로나19와 맞물려 가속화될 디지털 뉴딜은 일부 산업계, 소수청년, 특정 계층만 겪어 나갈 문제가 아니므로 다양한 미래를 그려내는 소통의 장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제 위기 해결이 중요하지만, 국민들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말하는 디지털전환이 경제 발전에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면, 이런 변환으로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생길지 좀더 나은 삶을 살 일자리 창출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며 특히 이 과정에서 시민에게 필요한 데이터 교육 등에 대해 토론할 자리가 필수라는 점도 재차 언급했다. 
이날의 발표와 토론은 더 많은 국민들이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 사회가 논의 구조에 개입할 수 있는 발언 창구를 요청하고, 그것을 마련하는 데 공론장을 여는 등 부단한 노력을 해야함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또한 국민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국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정부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각계의 노동계의 목소리를 듣고 그 대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것을 요청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일시 :  2020년 8월 21일 금요일 13시~15시 30분 

장소 : 뉴스타파 리영희홀 

중계 공간 : 공공운수노조 유튜브 계정(https://www.youtube.com/watch?v=80gRVWB3sJc

주관: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코드포코리아, 서울시 NPO지원센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문화연대

주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목, 2020/08/27- 23:39
3
0

2018년 3월 14일, 여수 산업단지의 한 특수고무 생산 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청소하던 하청노동자가 산업용 로봇의 팔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다. 로봇이 사람을 포장해야 할 제품으로 잘못 감지하여 작동한 것이다. 사람이 로봇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가 작동했어야하나, 공장에서는 포장 작업을 멈추지 않기 위해 안전장치를 강제 해제하고 사용하고 있었다. 기계를 정비하거나 청소하는 작업을 할 때 기계를 정지해놓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지만, 이 상식적인 안전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포장 작업 공정에서 어떤 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지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로봇 팔에 맞아 쓰러진 노동자는 병원으로 옮겨진지 1시간 만에 숨졌다. 한 해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나라에서, 이 사고는 큰 뉴스거리가 되지 못했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에서 해당 사고가 일어난 공장의 구인 정보를 검색해보았다. 마침 최근에 구인 공고가 올라온 참이었다. 제품 생산라인보조, 3조 3교대, 고무 제품 검수 및 포장, 시급 8590원. 담당 업무를 설명하는 문장 맨 마지막은 ‘어렵지 않습니다.’로 끝났다. 이 모집공고를 보고 현재 13명의 구직자가 지원한 상태라고 표시되었다. 이 13명의 구직자들은 2년 전에 이 ‘어렵지 않은’ 일을 하던 누군가가 로봇 팔에 머리를 맞고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 길이 도무지 없다. 안전관리 미비로 사망 사고가 일어났던 공장임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지원서를 넣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한 해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나라에서, 어느 공장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났는지 하나하나 기억하는 사람이라곤 없으니까.

고용노동부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 화면
고용노동부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 화면ⓒ워크넷

비단 이 공장만의 일이 아니다. 연간 10만 명이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병에 걸리거나, 죽는 나라에서 구직자들은 내가 일하고자 하는 곳이 안전한 일터인지 미리 알 길이 없다. 고용노동부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매년 산업재해가 일어난 사업장 명단 일부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긴 하지만, 아마 일자리를 찾으면서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를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수고를 들이는 구직자는 없을 것이다. 구직자들의 입장에서는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업정보, 근무조건 이상을 확인하기엔 어려운 현실이다. 내가 앞으로 일할 직장에서 어떤 사고가 발생했는지, 산업재해가 얼마나 일어났는지, 얼마나 위험한 작업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산업재해 기업이 관련 정보 없이 구직광고 내는 현실
고용노동부 워크넷에 재해 정보 제공하고,
산업재해 사업장 정보를 오픈해 민간에도 제공하는 해야

고용노동부가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하는 이유는 당연히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나 관보에만 명단이 올라온다면,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어떤 사업장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다.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명단 공개가 제대로 된 실효성을 가지려면, 무엇보다도 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서 앞으로 일할 당사자들에게 그 정보가 알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인구직 사이트에 구인공고가 올라올 때마다 해당 기업의 산재 발생 현황이 함께 제공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기업의 산재 발생 현황을 구직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차피 지금도 법으로 공개하고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간에서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는 물론이거니와, 산업재해 예방의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사이트 워크넷에서도 구직자들에게 이런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상황이다. 왜? 그럴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직업소개, 구인과 구직과 관련한 사항 전반을 규정하고 있는 법은 직업안정법이다. 현재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구인 공고가 올라오지 않거나, 임금체불 사업주가 구인 공고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2015년에 임금체불 사업주 명단공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직업안정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전국택배연대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롯데택배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택배사에 대한 규탄과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롯데택배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택배사에 대한 규탄과 과로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마찬가지로 직업안정법을 개정하여, 구인공고에 구인 기업의 산업재해 현황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게 한다면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명단 공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기업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굳이 법 개정까지 가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도 많다. 직업안정법 시행규칙을 바꿔, 구인신청서에 필수적으로 적게 되어있는 업체 정보에 산업재해 현황을 기입하게 해도 충분하다. 고용노동부가 의지가 있다면, 지금 당장 산업재해 사업장 명단 데이터를 오픈 API로 제공하여 워크넷이나 민간 구인구직사이트에서 손쉽게 기업 산재 현황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70%를 넘겼다. 이제 ‘죽지 않고 일할 권리’가 시대적 과제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재해를 줄이고,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대해 정부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 응답해야 한다. 기업의 산재 현황 정보를 제공하여, 구직자들에게 더 안전한 직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그러한 수단의 하나일 것이다.

화, 2021/01/12- 23:52
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