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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칼럼] 위성정당만 빼고 투표하자

지역

[동숭동칼럼] 위성정당만 빼고 투표하자

admin | 월, 2020/04/06- 20:44

[월간경실련 2020년 3,4월호]

위성정당만 빼고 투표하자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독감과 다르지 않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미국이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한 때, 숨진 사람은 1,000명을 넘었고 확진자도 7만 명에 다가섰다. 지난 2월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아탈란타와 발렌시아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경기 후 바이러스가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유럽 전체로 확산되면서 독일 분데스리가,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등 유럽 축구는 중단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의학이 발달했다는 21세기에 국가들이 국경을 폐쇄하고 항공기는 멈췄다. 시민들은 생존을 위해 스스로 격리에들어갔다.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초유의 사태는 전염병 감염만이 아니다. 한국의민주주의도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 있다. 시작은 선거법 개정이었고 결과는 위성정당이다. 시민사회는 민심을 왜곡하지 않고 온전히 국회의원 의석수에 반영하도록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였다. 20대 국회의 정치세력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협상을 하면서 애초의 ‘민심 그대로’는 사라지고 의석수 계산프로그램을 돌려야하는 누더기가 된 선거법이 출현하였다.

국회 본청을 점거하면서 선거법 개정에 반대했지만 계산이 빨랐던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되자마자 드러내놓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만들기에 나섰다. 선거법 개정을 이끌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비판하고 고발까지 하더니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부동산 투기 의혹과 미투로 비난을 받았던 분들이 주축이 되어 모 정당도 없는 열린민주당을 만들더니 민주당의 효자를 자처하고 있다. 시민사회 원로와 진보정당들이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면서 민주당이 위성정당 만드는 데 발판을 마련해 주고 버림받는 수모를 겪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마저 ‘정당 등록의 형식적 요건만을 심사’한다며 정당 등록을 받아줘 위성정당 시대를 열었다.

미래통합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항하여 만든 미래한국당과 오로지 미래통합당에 대항하여 비례의석을 확보하려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더불어시민당은 창당의 경위, 당헌, 당규, 의원 빌려주기, 창당에 인적·물적 원조, 비례후보자 위성정당에 내려꽂기, 모(母)정당의 통제를 받는 사실로 볼 때 지지자들에게 비례대표 투표를 유도할 목적으로 만든 외의 의미는 없다. 20대 국회의 마지막 1년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추진되어 매일 대치하고, 점거하고, 막말과 정쟁만 이어졌다. 정당과 정치인들의 ‘진영의식’은 총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을 자극하여 뭉치게 하는 효과를 노렸고, 그 과정에 선거법은 누더기가 되었다. 사표를 없애고 표의 등가성을 높이기 위한 합리적인 선거법 개정 논의는 아예 없었다.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다당제에 기반한 의회정치의 고민도 실종되었다. 민생도 없었다. 타락한 진영의식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보자는 동물적 본능만 남은 자들의 막장 정치판에서 ‘꼼수’와 ‘반칙’은 넘쳤고 위성정당의 출현은 당연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국민들이 상상한 것 이상을 해온 이들이 선거 후 비례투표 무효 소송도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불어시민당을 만나 “사돈을 만나뵌 것 같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는 “‘더불어’라는 성을 가진 종갓집을 찾아온 느낌이다. 이해찬 대표는 ‘더불어 집안’의 어른으로”이라 하고, 최배근 공동대표는 “비례후보에 도움을 줬기에 ‘사돈관계’가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

목불인견이다.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20대 국회와 두 거대 정당들의 막장정치와 위성정당 놀음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시민사회는 두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 해산을 요구하고, 위법성을 따지려 법원으로 달려가고, 헌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심판하는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지만 답은 없다. 4년 임기의 국회의원에게 1인당 세비로 30억 원이 지원되고, 300명이면 약 1조 원이다. 이들에게 세금을 쓸 이유가 없다. 국민의 선거권, 비례선거권 가치왜곡에 따른 평등권을 침해하고 헌법이 정한 정당제도와 비례대표제의 근간을 훼손하고도 한마디의 사과도 없다. 제21대 국회는 시작부터 법적으로나 공익적으로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21대 국회의 운명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국민들이 바로 잡아야 한다. 4월 15일은 유권자들이 국민을 무시하고 권력 놀음을 즐긴 국회의원들을 해고하는 날이다. 두 거대 정당을 해고하자. 위성정당만 빼고 투표하자.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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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19년 9,10월호]

다시 경제정의를 향해 달리자

Q. 경제부정의란 무엇을 말합니까?
A.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당한다면 그것이 곧 ‘경제부정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졸부가 되고 부동산 투기를 해서 큰 이득을 보는 것 따위도 경제적 부정의이지요. 그 밖에 과소비, 사치, 독직에 의한 부정부패, 식품공해, 탈세, 과세불공정 등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지요.

Q. 경제정의 실현은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할까요?
A. 첫째는 분배정의의 실현으로 있는 자와 없는 자, 불로소득자와 성실하게 노동하는 자, 도시와 농촌, 공업과 농업 중 약한 쪽에 유리하도록 분배가 이루어져야 하며, 둘째는 앞에서 말한 부조리를 척결해야 합니다.

Q. 그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입니까?
A. 우선 소득분배의 악화를 막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시켜야 하고 다음으로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따라야 합니다. 물가를 안정시켜 각종 투기를 억제해야 하고 농업과 중소기업을 육성, 강화해야지요. 절대로 불로소득을 허용해선 안 됩니다. 그들에 대한 누진세를 강화해 그 재원으로 사회보장제도를 튼튼히 해야 해요. 또 한 가지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일입니다. 경제민주화의 핵은 민주노조, 민주농민조직 그리고 민주소비자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이지요.

Q. 경실련 운동의 성공 여부를 전망하신다면?
A. 경실련이 빨리 없어져야겠지요. 경실련이 필요 없도록 경제정의가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경실련은 정당도 아니고 힘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여론을 조성하고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시민운동 단체지요.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습니다. 차분히 가라앉은 상태로 화려하지 않게 지속적으로 나갈 것입니다. 설사 우리의 주장이 당장 실현되지 않는다 해도 국민 각자가 가진 소박한 생각들을 모아 정론을 펴면 되는 것입니다. 한 가지 고무적인 일은 경실련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다는 점입니다. 경제정의에 대한 일반의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학현 변형윤 전집9의 ‘경실련 대표로서의 활동’편의 시사저널과 대담의 일부이다. 학현 선생님은 경실련 공동대표를 맡으셔서 열정적으로 활동하셨었는데 당시 경실련의 인식과 활동에 대해 잘 밝혀주는 말씀이다. 창립 당시 경실련이 경제정의의 깃발을 들자 교수, 변호사, 종교인과 같은 명망가들도 많았지만 한편으론 자영업자, 도시빈민, 꽃집 주인, 미장원, 서초동 비닐하우스촌 등 정부의 정책이나 집주인 등으로부터 소외당하고 고통에 있는 수많은 사람이 경제정의를 갈구하며 몰려들었다. 경실련이 보통 시민들 누구나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운동을 지향하면서 우리의 사회, 경제적 구조의 틀을 바꾸려 노력한 것도 어쩌면 이들이 소망을 이룰 수 없다면 우리 사회의 희망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었다.

올 11월 4일은 경실련이 창립한지 30년이다. 1989년 극심한 부동산 투기로 무주택 서민들이 고통받을 때 토지공개념의 확대를 제시하였고, 돈 정치와 정경유착으로 지하경제가 경제의 건강성을 위협할 때 금융실명제를 실현시켰고, 군사정부가 중단시켰던 지방자치의 전면적 시행을 요구하며 시민주권을 확립했고, 지역 이기주의로 갈등이 첨예할 때 분쟁을 조정했다. 토건 사업으로 이권을 가졌다는 의혹이 있었을 때 현직 대통령을 고발했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기업들이 과도한 이득을 취할 때 고발하기도 했다. 그리고 공직후보자들의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알려 올바른 일꾼을 선택하도록 도왔고, 아플 때면 쉽게 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상비약 판매처를 확장하였으며, 재벌들의 경제력 집중을 경고하며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이러한 활동으로 한때는 ‛‘군대보다 센 경실련’이란 평가도 받았고, 한국 경제발전 기여도 평가에서 삼성 보다 더 많은 기여를 했다는 네티즌들의 평판도 들었다. 대안 노벨상이라는 The Light Livelihood 상도 받았다. 경실련은 조그만 시민단체로서 많이 부족했음에도 과분한 평가를 받았다. 경실련의 활동을 두고 여러 평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시민운동이란 흐름을 만들고, 경제정의를 시민들 가슴에 새긴 것을 성과로 본다.

시민운동 하기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지난 시기를 돌아보면 경실련이 과연 당초의 목표를 이루었나? 전력을 다해 이루려 노력을 하고 있나? 시민단체 실무 책임자로서 고민이 많다. 우리는 조직의 안위가 먼저였나, 가치가 우선이었나? 사람의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를 붙잡고 정의를 지향하며 이를 이루기 위해 실천하는 가운데 시민들과 함께 연합하여 뛰는 게 경실련이다. 경실련이 빨리 없어지는 날을 향해 다시 달리자.

금, 2019/09/27-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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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지역이야기]

수도권 기초단체장 부동산 재산 분석

 

윤은주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간사

경실련은 지난 8월 20일(목) 경실련 강당에서 수도권 기초단체장의 부동산 재산을 분석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 구청장 25명의 부동산 재산은 이미 발표한 바 있으나, 이번에는 경기도 시장·군수 30명과 인천 구청장 10명까지 추가로 분석하여 수도권 전체 기초단체장 65명의 재산을 살펴보았다. 이번 조사발표는 경실련과 경실련 경기도협의회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기초단체장은 지역의 도시계획 정책과 각종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 및 주택정책은 전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수도권 기초단체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경실련과 경실련 경기도협의회는 해당 기초단체장의 부동산 소유 상황을 알리며 시민들이 지역 부동산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 수도권 기초단체장 65명 부동산 평균 11억 원, 상위 10명 39억 원 보유 ]
신고가액 기준 65명의 재산은 1인당 평균 15.4억 원이며, 이 중 부동산 재산은 10.8억 원으로 70%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기준 상위 10명의 부동산은 평균 39억 원으로 국민 평균(3억 원)의 13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부자는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으로 76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2위는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으로 70.1억 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3위는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으로 50.1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 단체장 중 최고 부동산 부자는 엄태준 이천시장으로 47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상위 10위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인천 단체장 중에서는 이재현 서구청장이 15.5억 원을 보유해 가장 많았다. 지역별 주택가격의 격차가 기초단체장의 자산 격차로도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김영종, 정순균, 조은희, 엄태준 등 상위 4명의 단체장은 34억~72억 원의 상가건물을 보유한 상가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 급등 원인을 다주택자의 투기로 국한하여 주택 보유세만 올리고, 상가건물 등의 보유세는 전혀 올리지 않았다. 때문에 수십 억 원대의 상가건물을 보유한 상가 부자 단체장들도 보유세 특혜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상가건물의 신고가액은 주택 공시가격보다 시세반영률이 더 낮은 공시지가로 신고되고 있고, 주소지 상세 내역도 비공개되고 있어 시세파악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 다주택왕은 경기도 용인시 백군기 시장! 서울에만 14채 보유 ]
본인, 배우자 기준 다주택자는 65명 중 16명으로 2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주택 보유 상위 5명의 주택 수는 34채로 1인당 평균 7채씩 보유하고 있다. 다주택 1위는 백군기 용인시장으로 14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3채는 배우자 명의로 보유한 한남동 연립주택이며, 1채는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이다. 본인의 지역구에는 임차권만 소유하고 있다. 다주택 2위는 서철모 화성시장으로 9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이 중 충청도에 단독주택 1채를 제외하고는 연식이 20년 이상 된 소규모의 주공아파트만 8채를 소유하고 있다. 본인 명의 6채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로된 2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아파트 위치도 고양시와 군포시로 언제든지 재개발 또는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는 지역으로 판단되기에 부동산 투기에 대한 의심을 걷을 수 없다. 이 외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 문석진 서대문구청장도 각각 4채씩 보유하고 있다.

수도권 65명의 부동산 재산 분석결과, 선출직 기초단체장들도 국민 보유 부동산 재산의 4배 정도를 보유하고 있고, 다주택 비중은 24%나 됐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 이후 집값 상승에 따른 국민 고통을 외면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집값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부동산정책 개혁에 적극 나서지 못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3년 동안 집값 폭등으로 불로소득 주도 성장이 지속되는 가장 큰 원인은 이 정부의 정책 결정권자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고위공직자 책임이 크다.

경실련 보도 이후 백군기 용인시장은 ‘실제 내 집은 아들과 공동소유한 아파트 한 채뿐입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발표하며 13채 연립주택 1동이 재혼한 배우자가 보유한 소형 원룸 13개의 낡은 연립주택으로 본인 재산이 아님을 강조했다. 경실련은 백 시장의 본질과 상관없는 엉뚱한 해명을 비판하며 공직자로서 부동산 관련 안이한 인식이 드러났음을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경실련은 우리나라 고위공직 사회가 투명하고 깨끗해졌다고 판단될 때까지 공직자들의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성실하게 신고했고 어떤 자산을 보유했는지 등을 계속 알려 나갈 것이다.

금, 2020/09/2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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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0년 9,10월호 – 우리들이야기(2)]

‘삼시 세끼’보다 ‘함께 한 끼’를 하자!

 

박만규 아주대 불문과 교수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소위 ‘방콕족’이 되었다. 이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이 말은 방에 콕 처박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뜻하는 약어이다. 그런데 이보다는 약간 더 활동 범위가 넓은 사람은 ‘동남아족’이다. 이는 동네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방콕이건 동남아건 ‘삼시 세끼’를 집에서 먹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다.
그런데 왜 ‘삼시 세끼’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는 하루에 세 끼를 다 챙겨 먹는다는 뜻으로, 본래 우리 민족이 두 끼를 먹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여 나타난 말로 추정된다.
기록에 보면 과거에 한국인은 아침과 저녁, 두 끼를 먹었다. 1123년 고려 중기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보면 고려 사람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18세기 후반 조선 후기에 이덕무가 쓴 문집인 『청장관전서』에도 우리 선조들은 두 끼를 먹었던 것으로 나와 있다. 물론 여러 끼를 먹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게 하는 몇몇 문헌들을 볼 수도 있으나 이들은 간식의 개념들로서 오늘날의 주식의 개념이 아니므로 논외가 된다.
사실 우리말에 식사를 가리키는 단어로 고유어로 된 말은 ‘아침’과 ‘저녁’밖에 없다. ‘점심(點心)’이라는 말은 한자어이다. 이는 점심이 아침과 저녁 식사의 두 끼 체계 이후에 도입된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리고 그나마도 처음에는 정식의 식사가 아니었다. 선불교(禪佛敎)에서 ‘마음에 점을 찍는’ 혹은 ‘마음을 점검하는’ 수준으로 먹는 ‘간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점심(點心)’을 북경어에서는 ‘디엔신(diǎn-xin)’이라고 하지만, 중국 남부의 광동어에서는 ‘딤섬(dim-sum)’이라 하는데, 홍콩이나 대만에 가면 흔히 먹을 수 있는, 만두 같이 생긴 간식이다. 지금은 그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지만, 원래는 주로 점심경에 먹었다.
이제 ‘끼니’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보자. ‘끼니’는 ‘끼’에 접미사 ‘니’가 붙어 나온 말인데, ‘끼’는 본래 ‘때’, 즉 시(時)를 뜻하던 말이다. 이렇게 보면 ‘삼시 세끼’는 ‘그때 당시’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겹말’이 된다(‘그때’가 한자어로 ‘당시(當時)‘이니까).
그러니까 본래 ‘시간’을 뜻하는 말이 ‘밥’을 뜻하는 말이 된 것인데, 이는 ‘아침’, ‘저녁’과 똑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와 “저녁에 날이 쌀쌀하다”에서 볼 수 있듯이 본래 ‘아침’과 ‘저녁’은 하루 중의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러던 것이 “아침 먹었니?”나 “저녁이 참 맛있었어” 할 때처럼, ‘아침’과 ‘저녁’이 각각 ‘아침밥’과 ‘저녁밥’이라는 끼니를 뜻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 민족은 ‘시간’으로부터 ‘끼니’를 곧잘 끌어낸다.
물론 ‘점심’의 경우는 이들과 반대로 ‘끼니’에서 ‘시간’으로 간 반대의 행보를 보이지만, 이는 대세를 따라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고, 시간과 끼니가 서로 잘 동조화되는 개념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흥미로운 사실은 동반을 뜻하는 부사 ‘함께’도 ‘끼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끼’가 본래 ‘때’를 뜻하므로 ‘한 끼’는 ‘한 때’를 뜻하였다. ‘한 때’란 ‘한 순간’, 즉 ‘동시(同時)에’라는 뜻이 된다. 이 ‘한 끼’가 음운 변화를 거쳐 현대 국어의 ‘함께’가 되었다. 일을 ‘함께’하는 것이나, 뜻을 ‘함께’하는 것은 ‘한 끼’에, 즉 ‘한 때’에 하는 것이다.
요컨대, ‘시간’에서 ‘끼니’가 나왔고, ‘한 끼’에서 ‘함께’가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민족은 ‘시간’에서 ‘밥’을 끄집어내고, 또 시간에서 ‘동반’과 ‘협동’도 추출한 셈이다.
그런데 내게 흥미로운 것은 이 ‘시간’을 매개로 하여 ‘밥’과 ‘협동’이 다시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에 사람의 친소관계를 알아보려면 밥을 같이 먹는 사이인지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빠른 것 같다. 일은 같이 하여도 밥은 굳이 같이 먹고 싶지 않은 사이가 있다. 밥은 정말 가깝고 편한 사이라야만 함께 먹고 싶어진다. 친하지 않은 사람과 밥을 먹으면, 밥맛도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소화도 잘 안 될 수 있다.
프랑스어에는 ‘매우 친한 친구’를 뜻하는 단어로, 그러니까 우리말로 ‘절친’에 해당하는 단어로 copain(꼬뺑)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co(함께)와 pain(빵)이 결합한 단어로, 함께 빵, 즉 밥을 먹는 사이라는 뜻이다. 우리말에도 ‘한솥밥을 먹다’라는 관용표현이 있다. 함께 생활하며 집안 식구처럼 가깝게 지낸다는 뜻이다. 여기서도 먹는 행위가 인간에게 얼마나 친밀함을 전제로 하는 행위인지를 알 수 있다.
‘식구(食口)‘라는 말도 그러하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한국식 한자어로서, 지금은 일본식 한자어인 ‘가족(家族)‘에 밀려 일부 구어에서만 쓰이고 있지만, 일제강점기 이전에는 가족을 가리키는 기본적인 말이었다. ‘식구(食口)‘라는 한자어의 구성을 보면 밥을 먹는 입이라는 뜻인데 이것이 환유적으로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사실 우리 민족에게 가족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혈연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 끼니를 함께하는 공동체로 개념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한 끼’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은 어원적으로도 겹말일 뿐 아니라 인간관계의 관점에서도 동어반복인 것이다.
요즘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여야 하므로 집에서 식구들과 함께 ‘삼시 세끼’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밖에서 친한 사람과 ‘함께’ ‘한 끼’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그 사람도 식구가 된다!

금, 2020/09/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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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시사포커스(2)]

질병은 같아도 병원비는 천차만별

– 종합병원 비급여 가격실태 분석발표 –

가민석 정책국 간사

병원비는 예측하기 어렵다. 병원 한 번 가서 생각지도 못한 고액의 청구서를 받고 놀란 경험도 있겠지만, 병원에 꾸준히 방문해야 하는 중증환자들에게는 총 진료비의 실체가 두려워 막막한 경우도 있다. 뭐라 부르든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기 위해 발생하는 비용은 기호식품이나 사치품을 고르고 지불하는 금액과는 다르다. 건강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지출이기에 대다수 국민에게 병원비는 건강과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는 보건의료정책을 시행하여 의료비로 인한 어려움에 대비한다.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보장제도를 만들어 국민에게 보험료를 강제로 징수하고, 아플 때 병원비를 지원하는 식이다. 경실련은 이러한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정착하여 모든 국민이 의료비 부담에서 벗어나고 의료서비스를 차별 없이 이용하길 바란다.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과 대안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예측이 힘들고 과도해 보이는 의료비의 실태가 필요했다. 그래서 비급여에 주목해 병원별 가격실태를 비교·분석해보았다.

“비급여”

비급여는 쉽게 말해 국가에서 비용을 지원해주지 않는 진료 항목을 말한다. 지원이 없다 보니 금액이 나오는 대로 환자 본인이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그림 1>처럼 진료 영역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A)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B)로 나뉜다. 만약 내가 받는 진료가 급여(A) 항목일 경우 일부는 건강보험공단(A1)이 나머지는 환자 본인(A2)이 부담한다. 여기에 급여 항목이 아닌 비급여(B) 항목을 함께 진료받았다면 금액이 추가되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내는 병원비는 ‘A2+B’가 된다.

결국 우리가 내는 병원비는 국가의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일정 부분이 차감된 비용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영역인데 나도 어느 정도는 부담해야 하는 금액(A2)’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 그냥 다 내야 하는 금액(B)’인 것인데 예측할 수 없는 의료비 문제는 바로 B 때문이다. 이 비급여 가격은 시장에서 마음대로 결정되므로 우리가 어떤 병원을 가는지에 따라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병원에 따라 70만 원 더 낸다. (종합병원 비급여 가격실태 분석발표 2021.06.10)

경실련은 비급여의 꽃이라 불리는 MRI와 초음파 검사비를 알아보았다. 그중에서도 환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부위별 항목으로 선정했고, 해당 항목을 운영하는 병원별로 가격을 종합했다. 종합병원급 이상, 즉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전수를 조사했으니 우리가 흔히 대형병원으로 알고 있는 곳은 모두 조사했다고 보면 된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항목의 비급여 가격임에도 병원에 따라 최대 70만 원 차이가 났다. 옵션 없는 기본으로 조사했고 회당 가격을 구했을 뿐이니 실생활에서 가격 편차는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가격은 국가가 적정하다고 판단한 기준 가격이 있지만, 비급여 가격은 각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설정하다 보니 이렇게 큰 격차가 발생한다. 어느 병원을 고르는지에 따라 의료비 폭탄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 환자에게 부여되는 비급여는 통제가 필요하다.

가격이란 유동적이며, 상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어떤 병원에서는 비싸고, 또 어떤 병원에서는 저렴한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의료비 수준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처음으로 돌아가 사회보장제도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미리 국가에 병원비를 지불하고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일정 부분 돌려받는다. 건강보험의 재원은 우리 주머니이고, 건강보험 환자에게 부과되는 비급여는 마땅히 국가 통제의 대상인 것이다.

경실련은 건강보험 환자에게 부과되는 비급여 진료비의 완전 공개와 이를 통한 철저한 비급여 관리를 촉구한다.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 피부과 시술 등과 같이 건강보험료 투입이 필요 없는 선택적 진료 영역은 그냥 두거나 과도할 경우 비난 한 번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필수치료를 위해 국민에게 징수한 건강보험료는 투입부터 활용까지 세밀하게 감시하고 관리해야 한다. 우리가 낸 재원에 대해 의료기관 수익의 측면에서만 바라보아 철저히 숨기려 하는 것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이기적이고 옳지 않은 자세다. 의료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공적 특성, 건강보험이라고 하는 사회보장시스템의 통제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 각 주체들이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적 합의에 이르길 바란다.

목, 2021/07/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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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20/01/2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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