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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자산불평등의 심화의 문제와 해소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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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자산불평등의 심화의 문제와 해소대책

admin | 월, 2020/03/09- 23:21

자산불평등의 심화의 문제와 해소대책

 

김남근 변호사ㆍ참여연대 정책위원

 

들어가며: 자산불평등의 심화와 그에 따른 문제

2017년 5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 원에서 약 3억이 올라서 9억 원이 되었다. 9억 원은 고가주택의 기준이 되어 이를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각종 세금이 누진되고 대출규모도 제한을 받게 된다. 이제는 서울지역 아파트의 절반은 고가주택이란 얘기인데, 절반 정도가 무주택인 서울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계층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표 1-1> 순자산 분위별 자산 포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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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유럽의 자산가들은 부동산 실물자산과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의 보유 포트폴리오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한국의 자산 상위 1%, 5%의 자산가는 부동산 자산비율이 거의 90%로 압도적이고, 그 중에서도 거주주택 외 부동산이 55%, 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다주택자들의 실거주 목적 외에 투자(투기) 목적으로 부동산을 과다보유하고 있고, 이는 중산층이 선호하는 아파트의 가격상승이 다른 주식이나 채권 등의 금융자산을 크게 앞질러 투자재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주택이 삶(Living)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를 위한 구매(Buying)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제는 투기목적의 다주택자만이 아니라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있던 30대 중산층마저 연소득 대비 부채비율 DTI가 거의 100%가 될 정도로 3-4억 원의 큰 빚을 내어 주로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신규아파트 사기에 나서고 있다. 착실히 돈을 모으고 원리금 상환 수준을 DTI 40% 수준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은, 큰 빚내서 집을 사서, 큰 돈 번 옆의 동료의 사례 앞에 무기력해지고 있다.   

 

<그림 1-1> 자산가격의 변동 추이(2000년을 100으로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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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자산이 이렇게 주택을 구입하는데 묶여 있으니, 중산층 가계마저 정상적인 소비가 어려워지고, 경제 전체적으로는 내수경제가 위축되어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최근의 2%대의 저성장 고착화의 배경에는 경제성장률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소비의 위축이 주된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리인상이나 주택가격의 하락이 다가오면 빚을 내서 집을 산 중산층 가계의 위기도 올 수 있다. 주택가격 상승이 경제 전체와 가계 여러 위기징후를 가져오고 있고,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 신혼부부 등의 거주불안으로 인한 비혼과 저출산의 문제는 국가의 존망을 위태롭게 한다. 국민의 경제정의의 감정을 크게 훼손하여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데,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우리 지역만은 집값 상승이 되어야 한다고 부추키고 있다. 정말 망국적인 상황이다. 

이 글에서는 자산불평등을 가져온 부동산버블의 주요원인인 과잉 유동성의 메카니즘을 살펴보고 “개발-보유-처분” 단계마다 부동산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자산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과 아울러 시장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의 공급방안을 검토해 본다.  

 

부동산버블을 초래하여 자산 불평등을 확대하는 과잉대출의 규제 

서울지역은 연소득 대비 부채상환비율인 DTI(Debt to Income)이 40%로 대출규제를 한다고 하니, 부부합산 연평균 8,800만 원인 경우에도 10년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을 2억 원 이상 받을 수 없다. 도시가구 근로자 평균소득의 2배를 버는 이러한 고소득 30대 중산층 부부들도 적정한 대출규모의 2배에 이르는 3-4억 원의 빚을 내서 당장 아파트를 사려고 뛰어드니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6% 수준일 때는 1억 원의 대출도 큰 부담이 되었는데,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쳐 이러한 자금이 부동산 매입용으로 투자되어 부동산 버블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한 부동산경기 부양정책이었던 소위 “빚내서 집 사라”정책의 결과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크게 증가하였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7년말부터 2018년말 기간 동안 25.4%p 증가한 97.7%에 달하고 있다. 이는 43개국 중 스위스(128.7%), 호주, 덴마크, 네덜란드, 캐나다, 노르웨이에 이어 7번째로 높다. 2015년 1,423.1조 원에 달하던 가계부채는 2019년 3분기 1,842.3조 원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이후인 2017년부터는 8·2 대책 등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2016년 1,566.9조원, 2017년 1,688.1조원, 2018년 1,791.6조원 등으로 점차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나, 줄어든 증가폭도 OECD 국가 평균보다 높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자,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을 이용하여 대출을 받아 주택구매자금을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여 여전히 대출을 통한 주택구매자금 동원이 부동산가격 급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에 기인하여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2018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11.6%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7%대로 증가세가 진정되다가, 2019년 12월 11%를 기록하며 다시 급증하였다. 개인사업자대출은 2019년 4월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5년 15.2%, 2016년 12.1%, 2017년 15.5%, 2018년 12.5%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계속 상회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2018년 1분기부터 매달 전년 동기 대비 40%대의 증가세를 보여,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지적된 바 있다. 2019년 들어서 가파른 증가세가 꺾이기는 했지만, 개인사업자대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여타 대출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1-2> 가계부채, 개인사업자대출,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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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상환능력의 개선이 같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인데,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수준 및 증가속도는 OECD 회원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2018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0년 147.5%에서 36.7%p 증가한 2018년 184.2%로 수치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면 2018년 기준 OECD 19개 국가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평균은 130.6%로 우리나라와 차이가 크다. 우리 정부는 가계부채의 정책목표를 증가율의 폭을 낮추는데 두는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이후 선진국들은 금융위기의 교훈을 통해 가계부채의 규모를 축소하려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정책목표로 두고 적극적인 금융감독 행정을 해 오고 있다. 예를 들면, 2007년 143%를 넘었던 미국의 가처분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7년 현재 108.7%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 2013년 사이 대대적인 디레버리징이 이뤄졌는데 이와 같이 9분기 연속으로 이뤄진 대대적인 디레버리징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의 경우도 2005년 110.7%에서 2018년 95.3%까지 소폭 감소했고, 일본의 경우, 2005년 110.4%에서 2017년 107.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규모를 축소하는 디레버리징의 기본원리는 채무자의 상환능력(소득능력)에 따라 대출금의 규모를 규제하는 것이다. 채무자의 소득능력(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갚지 못하면 담보주택을 처분하여 원리금을 회수하겠다는 대출은 “약탈적 대출(Pedatory Loan)"에 해당한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8개 주에서 ‘Home Ownership and Equity Protecting Act(주택소유자 재산권보호법, HOEPA)’를 제정하여 소득능력을 검토하지 않고 담보주택의 가격만 보고 대출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채무자 ‘연소득 대비 총부채상환 비율(Debt to Service Ratio, DSR)’을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기본원칙으로 추진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 대책의 주요내용으로 발표되는 금융대책은 주로 ‘주택가격 대비 부채규모 비율(Loan to Value, LTV)’에 의존하고 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이 해당 대출 원리금만이 아니라 다른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총부채의 원리금 상환금액을 연소득 대비 일정비율로 제한하는 것이다. 우리처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지역에 따라 대출규모를 들쭉날쭉 복잡하게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소득능력에 따라 대출규모를 정하는 기본원리에 충실하면 지금과 같은 과잉유동성을 제어하여 부동산버블을 막는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DSR을 금융의 기본원리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HOEPA법과 같은 ‘주택담보의 과잉대출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를 통한 자산불평등의 축소

부동산 가격이 개발사업이나 부동산버블 등으로 정상지가 상승률을 초과하여 상승하는 것을 불로소득이라고 하고, 개발단계에서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특별법’에서는 조금 긍정적인 ‘개발이익 내지 초과이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방식은 크게 토지나 그 위에 건축된 주택의 일부를 공익적 목적으로 기부체납을 받는 등의 대물적 방식과 개발부담금이나 세금으로 환수하는 조세적 방식이 있다. 재건축 개발사업에서 공급된 주택의 일정비율을 공공임대 주택으로 환수하거나 토지의 일부를 공원용지나 도로 등으로 기부체납 받는 것이 전자의 방식이다. 조세적 방식으로는 개발단계에서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장치가 개발(재건축)부담금이고, 보유단계에서 종합부동산세, 처분단계에서 양도소득세가 이러한 환수장치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노태우 정부에서 재벌 대기업 등이 유휴토지를 생산적인 곳에 사용하지 않고 지가상승을 기대하며 보유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해서 유휴토지에 대해 3년마다 조사하여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하는 지가상승분을 환수하는 장치로 토지초과이득세라는 제도가 있었으나, 김대중 정부에서 IMF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부동산경기 부양의 목적에서 폐지하였다. 종합부동산세는 토지초과이득세와 같은 소득세가 아니라 재산세의 일종이어서 ‘불로소득’의 규모를 산정하여 그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장치로서는 한계가 있으나, 다주택자 보유 부동산이나 고가 부동산에 대해서는 누진적 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일정한 불로소득 환수의 기능을 하고 있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지대와 매각차익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지대와 매각차익의 규모를 산정하여 보유세의 세율 등을 크게 인상하면, 개발단계나 처분단계에서의 개발이익이나 처분이익의 환수 없이도 부동산 불로소득을 거의 대부분 환수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개발단계에서의 개발이익 환수는 아직 실현도 되지 않는 미실현 이익을 환수하여 개발사업의 촉진을 방해하고 위헌이라는 논란으로 제대로 개발이익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고, 처분단계에서 양도소득세 강화는 처분을 주저하게 하여 거래동결 효과가 발생하여 부동산경기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이 있으니, 경제학적으로 논란이 없는 보유단계에서의 불로소득 환수에 집중하자는 취지의 주장이다. 하지만 아직 보유단계에서의 조세로 부동산 불로소득을 대부분 환수하는 그런 조세제도가 실현된 국가의 사례도 없고, 보유세는 소득세가 아닌 재산세라는 한계가 있어 이러한 주장이 실현되기는 어렵다. ‘개발-보유-처분’ 단계에서 나누어 충실하게 불로소득을 환수하여 지나친 불로소득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투기가 일어나는 것을 막고, 환수한 개발이익이나 보유세수, 처분이익 등을 국토 균형발전이나 취약계층과 대도시 청년․신혼부분 계층에게 공공임대주택 등을 공급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개발이익이 철저히 환수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개발단계에서의 개발이익환수는 개발사업의 촉진을 방해하여 재건축 등의 개발사업을 통한 주택공급을 줄여 오히려 주택가격을 상승시킨다는 논란이 크고, 양도소득세는 거래동결 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경기상황에 따라 감면이 반복되다 보니 오히려 정상적으로 양도소득세를 제대로 다 내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 되었을 정도이다. 경제성장이나 경기부양을 정치공약으로 내걸고 등장하는 정권마다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장치를 크게 훼손하여, 불로소득의 환수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으로 만들어 놓아서, 불로소득을 철저하게 환수하겠다는 정권도 그 실현의지를 의심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불로소득 환수의 기본전제가 되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현실의 시가를 반영하는 현실화율이 지나치게 낮고, 주택의 유형이나 지역마다 현실화 비율이 달라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뉴욕시의 경우 우리 공시가격에 해당하는 과표기준이 시세의 90% 수준이고, 뉴저지는 2.52% 수준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풀린 과잉 유동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 집값 상승을 초래하고 있는데, 뉴욕시 등 대도시 지방정부의 강한 보유세 정책이 고가주택의 매물을 내놓게 하는 등 집값상승의 일정한 제어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은 시세대로 가격평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른 시기에 이를 대부분 반영하면 조세저항이 심해질 것이라는 정치적 판단 등이 개입하여 제대로 된 평가작업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2019년의 경우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인상하자, 강남구, 서초구, 마포구 등 고급 단독주택이 많은 구청장들이 이에 반발하여 개별공시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부동산가격의 평가는 법대로 정확하게 하고, 이를 전부 일시에 현실화시키는 것이 어렵다면 시세의 90%와 같이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로드맵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현실화 시키는 투명한 국토행정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공시지가(공시가격)를 신뢰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현실화 하고, 서구유럽의 대도시 지역의 사례처럼 보유세(종합부동산세)로 환수되는 평균비율을 부동산 시세의 1%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세율을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면, 보유단계에서의 보유세(종합부동산세)가 다주택자들이 투기적 목적으로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려는 욕구를 단절하고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수준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맺음말: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에 대한 공공주택 공급정책도 필요 

한편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자산불평등이 심화되면서 내 집 마련을 인생의 목표로 설정하기 어려운 계층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와 같은 저소득계층, 기초수급대상자 등의 취약계층만이 아니라 대도시지역의 청년, 신혼부부 계층까지 내 집 마련은 점점 요원한 얘기다 되고 있다. 이들이 민간임대차 시장에서 주거안정을 누릴 수 있도록 장기임대차와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는 임대차 안정화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제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지역에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비율은 높이고,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여 중산층의 소득능력에 비춰 적정가격의 분양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 부동산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주거불안정에 놓여 있는 계층에 대해서는 과중한 빚을 내서 집을 사도록 내몰리지 않도록 적극적인 공공주택 공급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1)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참여정부 시기에는 3.25~5%이나, 박근혜 정 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는 그 절반인 2%대에 머물고 있다. 

2) 자금순환표상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잔액(국가 간 가계부 채 수준 비교 시 활용) 

3) 정확하게는 공공임대아파트의 토지지분은 기부체납을 받고 전유부 분은 표준건축비로 매수하는 방식이다. 

4)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토지초과이득세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폐지되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당시 결정문은 “과세 대상인 자 본이득의 범위를 실현된 소득에 국한할 것인가 혹은 미실현이득을 포함할 것인가의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일 뿐, 미실현이득에 대한 과세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5) 주로 헨리조지 학파들이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러 한 취지를 담아 전국민에게 그 혜택을 돌리는 기본소득과 연계한 국 토보유세의 강화를 주창하고 있다. 

 

6) 지금도 종합부동산세 수입은 지방 균형발전을 위한 교부세로 사용되 고 있고, 이러한 세금 등으로 충당되는 주택도시기금이 공공임대주 택 공급의 주된 재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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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의 최근 실업급여 판결에서 엿본 실업인정 운영실태

 

이상훈 변호사(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1. 들어가며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은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16년간 대한항공에서 부사무장으로 일하다 퇴직한 A씨를 대리한 실업급여 부지급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사실 센터가 진행한 사건은 법리적으로 어려운 사건은 아니다. 그보다는 최근 각국에서 점차 강조되어 오던 activation 정책과 관련한 사건이기에 activation 정책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사건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acivation정책이란, 실업수당(내지 부조)에 안주하거나 일할 수 있음에도 복지혜택에 의존하는 경향 때문에 재정부담 증가와 경제활력 저하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여, 좁게는 실업급여나 실업부조 지급을 적극적 구직노력과 연계하여 실업자들에 대한 구직을 독려하는 정책이고, 넓게는  다른 사회보장혜택 역시 적극적 구직노력과 연계하는 정책을 말한다.  

아래에서는 서울행정법원의 최근 실업급여 판결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현황과 관련하여 주목하여야 할 여러 자료들과 함께 판결을 통해 발견된 운영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2. 우리나라 실업급여의 현황: 다른 나라 실업급여와의 비교

(1) 지급기간의 비교

 

실업급여제도는 크게 단기간의 실업급여만 있는 유형, 장기간의 실업급여만 있는 유형, 실업급여와 실업부조가 있는 유형, 실업부조만 있는 유형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제1유형인 단기간(1년 미만)의 실업급여만 있는 국가로 캐나다. 이태리, 미국, 일본 등이 있다.

제2유형인 장기간(1년 이상)의 실업급여만 있는 국가로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등이 있다.

제3유형인 실업급여와 실업부조가 있는 국가로 오스트리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이 있고, 제4유형인 실업부조만 있는 국가로 호주와 뉴질랜드가 있다.

 

이 중 우리나라는 제1유형의 국가로서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급여수준과 짧은 지급기간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급여 상한(4만원)이 최저임금액에 근접할 정도로 매우 낮은 형편이며, 지급기간도 최대 8개월로 미국, 영국과 함께 매우 짧은 국가에 속한다. 또한 자발적 실직자에 대해 수급자격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실질적인coverage는 낮은 편이고, 사각지대 또한 넓다. 

 

 

(2) 순소득대체율(net replacement rate)의 비교

 

실업급여수준을 나타내는 기준 중 하나로 순소득대체율(net replacement rate)이 있다. 

순소득대체율이란 실업전 순소득(총소득에서 세금 등을 공제한 가처분소득) 대비 순실업급여(실업급여에서 세금 등을 공제한 가처분소득)의 비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실업급여의 순소득대체율이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다. OECD에서는 여러 유형(자녀가 몇 명인지, 맞벌이인지,다른 주거용 지원을 받는지 등)으로 분류하여 순소득대체율을 비교하고 있는데, 그 분석결과가 흥미롭다. 이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실직자의 실직 후 5년 동안의 순소득대체율은 매우 낮아서 불가리아와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두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맞벌이가 아닌 혼자 버는 가장이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5년 이내의 순소득대체율은 OECD 내외의 비교 국가들 중에서 아예 꼴찌다.  

 

(3) 낮은 실업급여에 따른 빈곤에의 진입가능성

 

OECD의 자료들은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의 필요성과 과제” 논문 결과와도 연결된다. 이 논문에서는 통계청의「가계동향조사」의 월별 자료를 이용하여 우리나라에서 실직할 경우 얼마나 빈곤 상태로 전환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 논문에서 기술한 아래 <표 >는 가구주가 실직하였을 때 빈곤 지위의 변화와 빈곤 진입률을 보여준다. 가구주가 실직하였을 때 비빈곤 상태에서 빈곤 상태로 진입하는 비중은 38.7%에 이르고, 가구 소득이 적을수록 가구주 실직시 빈곤 진입률이 높다. 

 

(4) 분석

 

앞서의 자료들을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실업급여의 지급수준과 지급기간이 짧은데다가 아동수당이나 주거지원비 등 실업급여 이외에 다른 사회안전망도 부실하다. 그렇다보니 실직 후 조기에 재취업하지 않을 경우 버틸 힘이 부족하여 빈촌층으로 전락하는 비율이 상당하고, 특히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인 가족의 형태, 즉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두 자녀와 배우자를 홀로 부양하는 가장이 실직한 경우의 사회안전망의 부실은 세계적으로도 최악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해고는 살인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는 쌍용차 노동자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쌍용차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308만원이었는데 이들이 일자리를 잃는 순간 얼마 안 되는 실업급여를 받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평균 부양가족이 3명인 쌍용차 노동자들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3. 서울행정법원의 최근 판결을 통해 본 Activation정책

(1) 사실관계    

 

A 씨는 16년간 대한항공에서 부사무장으로 일하다 퇴직했고, 10년간 서울시 영어 문화관광해설사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미국에 2년간 거주하면서 한인방송국에서 일한 적도 있다.   A 씨는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도 영어실력에 부족함을 느껴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만둘 때까지 영어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구직활동 4개월째인 2013년 8월 A 씨는  취업정보사이트인 잡코리아에서 해커스 어학원의 채용공고를 발견했다. A 씨는 그동안 자신이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였기에 새로운 직장 역시 영어와 관련된 업무를 희망하였다. 그래서 학원에서 일하다 보면 영어를 접할 기회도 많고 수강할인의 혜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학원의 채용공고를 발견하자마자 지원하였으나 서류 탈락하였다. 

 

구직활동 5개월째인 2013년 9월 A 씨는 다시 취업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해커스 어학원의 채용공고가 새로 뜬 것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부서이었고, 그래서 A씨는 다시 지원했으나 또 탈락하였다.

그런데 고용센터에서는 A 씨가 해커스 어학원에 재차 지원 신청한 것을 두고 ’동일 사업장에만 반복해 구직활동을 하는 것’에 해당한 형식적 구직활동으로 보았고, 그래서 A씨가 ‘허위 혹은 형식적 구직활동’을 했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줄 수 없다고 하여 소송이 제기되었다. 

 

(2) 사건의 숨은 배경 

본 사건은 언뜻 보기엔 까다로운 고용센터 직원을 만나서 그랬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본 사건 처리과정에서 다른 고용센터에 확인한 바로는, 이런 경우 현재는 보통 1차로 주의를 주지 바로 실업급여지급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그 이유는 2013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었던 한명숙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서 추측할 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9월 실업급여 불인정 건수가 2만5497건으로 2012년 전체(1만2462건)의 2배를 넘어섰는데, 실업급여 불인정 건수는 2010년 9293건, 2011년 1만880건, 2012년 1만2462건으로 조금씩 늘어나다 2013년 들어 갑자기 대폭 증가하였다』라는 것이고, 그 원인으로 『노동부가 ‘2013년 지방관서 평가 기준’에 실업급여 불인정률 1% 이상이면 30점, 0.8~1%이면 27점, 0.6~0.8% 24점, 0.4~0.6% 21점, 0.4% 미만 18점 등 구간별로 세부적인 평가 기준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센터별로 평가 기준에 맞춰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불인정률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취약 계층인 20대와 50~60대 이상에서 불인정률 증가폭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판결에서의 처분일은 2013년 9월 26일로서 바로 실업급여 불인정 건수가 급증한 기간에 발생한 것이고, A씨 또한 54년생으로 불인정률 증가폭이 큰 연령대에 속하기 때문에 한명숙 의원의 발표 자료에 정확히 부합된다. 결국 수급자 중심에 서서 과연 그 수급자자 실업급여를 필요로 하는 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지에 대한 목표치를 정하고 그  목표치 범위를 중심으로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된 것이 이 사건의 숨은 배경이다. 

 

(3) 판결(서울행정법원 2015. 1. 23 선고 2014구합13980판결) 

 

<판결 내용> 동일 사업장에만 반복하여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를 실업 인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허위․형식적 구직활동을 하는 수급자가 실업급여를 부당하게 수령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는데, ① 원고는 대한항공에 20여년간, 서울특별시 영어 문화관광해설사로 10년간 근무하였고, 그러한 원고의 경력에 비추어 원고가 해커스 어학원에 근무를 희망하는 것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 ② 원고는 2013. 8. 9.과 2013. 9. 11. 해커스어학원의 각기 다른 구인공고에 대하여 구직활동을 하였을 뿐, 그 외에는 별도의 사업장에 지속적으로 구직활동을 하여 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3. 9. 11. 해커스 어학원에 다시 구직활동을 한 점만으로는 원고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적극적인 재취업활동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해커스어학원에 대한 구직활동이 허위․형식적이어서, 원고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음을 근거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분석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각국은 실업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고용에 대한 사회보장 지출비용이 상승하게 되면서 사회보장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하였다. 그러자 1990년대부터 서구에서는 시기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용을 촉진하고 복지급여 수급자가 노동시장으로 진입하여 일자리를 구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구에서 사용했던 일련의 정책이 Activation정책이고, Activation정책의 특징은 공급 측면의 노동시장정책을 강조하는 것이다. 

 

실업급여에 대한 Activation정책은 실업급여의 수급자격 조건, 구직탐색 요건, 구직탐색노력에 대한 모니터링, 일자리나 ALMP(적극적 노동시장 프로그램) 참여 제의 거부에 대한 제재 등의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중 하나가 ‘구직활동을 증명’토록 요구하는 것이고, 센터에서 진행한 사건은 Activation정책 중 구직활동의 증명도에 대한 현장에서의 다툼에 대한 사건이다.   

 

Activation정책은 취업우선(work first)과 인적자본개발(human capital development) 측면을 조화롭게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취업우선전략은 “어떤 일자리든 일자리가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방향 속에 취업에 우선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접근방식을 말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교육과 훈련보다는 단기간의 구직활동을 통해 실업급여 혹은 복지급여 수급자가 빠른 시일 내에 노동시장에 진입하여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전략이다.  

 

반면 인적자본개발 전략은 장기적으로 수급자의 고용가능성을 제고하여 안정적인 자리에 취업할 수 있도록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강조하고, 조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하도록 요구하기보다는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수급자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전략이다. 

 

어느 나라든지 취업우선과 인적자본개발 중 하나의 전략만을 일방적으로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취업우선전략은 단시간 내에 고용률 상승이라는 계량화된 개선 수치를 산출 할 수 있기 때문에, 행정 관료나 현장 담당자로서는 취업우선전략을 우선하려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반면 이에 따른 일자리들은 대체로 고용이 단기적이고 불안정하며 훈련의 기회도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은 취업과 실업 그리고 비경제활동 상태를 오가거나 다시 복지제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취업우선전략이 가지는 한계와 단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중요하다. 즉 수급자가 신속하게 취업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고용을 유지하고 더 좋은 일자리로 이동하도록 지원하는 최선의 전략과 수단을 조합하여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고용센터에서 충분한 인력과 시간을 갖고 수급자의 취업 의욕․기술․능력 등 개별적 특성을 파악한 후 수급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본 사건의 경우도 A 씨는 그동안 대부분의 사회활동을 영어와 관련된 일을 하였기에 새로운 직장 역시 영어와 관련된 업무를 희망하였다. 그렇다면 고용센터에서는 A 씨의 특성에 맞추어 상담 및 구직지도를 하는 것이 취업우선과 인적자본개발 전략의 조화로운 접근법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구직자와 직업상담원이 만나는 짧은 시간에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확인하는 등 실업급여 지급을 중심으로 한 실업인정절차에 엄청난 행정력을 투입하고, 수급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재취업지원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대상판결의 경우 그 과정에서 실업 불인정 비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왔고, 그러자 정부 차원에서 실업인정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지에 대한 목표치를 정하였으며, 경직된 행정으로 말미암아 원고와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게 되어 소송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Activation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단시간 내에 고용률 상승이라는 계량화된 개선 수치에만 매몰되지 않고, 구직자의 특성에 맞는 프로파일링, 심층상담 등 실질적인 고용지원서비스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도록 기본 접근 방향을 다시 추슬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고용센터 현장에서도 실적 위주의 실업급여 관리업무 보다는 실직자에 대한 실질적인 고용지원서비스가 제공되도록 충분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금, 2015/04/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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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의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추진방안 포함은 불법적 시도

 

정형준 l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정책위원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들어가며

정부가 2016년 3월 29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주재로 7대 사회보험(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우선 기재부가 사회보장제도인 사회보험의 수장들을 모두 불러 모은 것 자체가 심각한 권한 남용이다.
사회보험은 각기 자신의 목적에 따른 ‘목적성 기금(보험)’의 형태를 띄고 있다. 기재부가 이들 공단 이사장을 모두 불러 모으려면, 최소한 국고지원비중(조세지원비중)이 일정수준을 넘어서 가입자(수익자) 권리를 일반회계를 관리하는 기재부가 직접 행사할 자격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실제 대부분의 연금과 사회보험은 거의 전적으로 가입자(국민들)의 직접 기여에 의존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재부의 일방적인 ‘재정건전화 추진방안’ 그리고 ‘재정추정’ 모두 월권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이하 건강보험)은 독립된 ‘건강보험법’의 규정을 받는 ‘사회보험’으로, 주요 핵심 정책은 사회적 합의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 이번에 확정한 ‘7대 사회보험 재정 건전화 추진 방안’(이하 추진방안)<그림 2-1>에 포함된 내용도 심각한 문제다. 건강보험에 대해서 자산운용 결과를 설명하며, ‘단기간에 적립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기관’으로 묘사하고, ‘해외, 대체 투자’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은 탈법적, 비합리적 처사다.

사실 건강보험의 경우에는 개념상 투자 수익률 같은 용어가 존재할 수 없다. 매년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단기보험이기 때문이다. 이를 타 기금과 평행선상에서 밝히며, 여타 사회보험 중 가장 수익률이 낮다(2.2%)고 밝히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의 기본 원리와 근간을 송두리째 포기하는 행위로 여러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건강보험 누적금(흑자)은 잘못된 의료정책의 산물

우선 투자 및 운용자금으로 묘사되는 막대한 건강보험 흑자가 박근혜 정부 의료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다. 때문에 이는 투자수단으로 인식되기 이전에, 현물서비스(의료서비스)로 국민들이 즉각 돌려받아야 온당하다.
현재 17조 원의 막대한 건강보험 누적금은 명백하게도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행실패, 공공의료포기, 낮은 보장성강화안 때문이다. 현 정부가 약속했던 ‘4대중증질환 100% 국가책임’ 과 같은 자신의 공약조차 간병, 차등병실료, 선택진료비를 부분적으로만 급여화하여 공약이행은 커녕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보장성강화를 추진했다. 공약은 100% 국가책임이었는데, 막상 기존의 본인부담금에서 경감되는 수준이 15-20%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내부적으로 보면 법정본인부담금조차 기존부담을 전혀 경감하지 못한데 기인했다. 도리어 초음파시술 같은 경우는 기존계획(이명박 정부의 보장성강화안)의 적용인구를 4대중증질환으로 축소하여 약 200만 명의 보장성 강화도 축소했다.
여기에 2015년에는 공공부조인 의료급여 환자의 보장성을 축소하고, 일반 국민들의 장기입원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1달 이상 입원하면 법정본인부담금을 기존의 20%에서 30%까지 올리는 안을 여론의 지탄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에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는 건강보험 흑자국면에 명백히 역행하는 보장성 악화 정책들이었다.
이런 정부의 건강보험 긴축정책들로 인해, 국민들은 낸 보험료에 비해 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은 지금 심각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부유한 계층은 낮은 건강보험 보장성에도 경제적 여력이 있어 실손보험같은 민간보험을 가입하거나 직접 부담을 감수하면서, 병원 이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난한 서민들은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아파도 병원 이용을 자제해 건강보험 흑자가 매년 수조 원씩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아픈 사람들과 그 가족까지 빈곤층으로 추락하게 되는 ‘재난적의료비’가 계속 문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누적금(흑자)에 대한 올바른 접근은 잘못된 의료정책을 교정하고, 국민들의 의료비를 인하하여, 경제적인 이유로 병원 이용을 자제하는 상황을 막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잘못된 정책의 산물인 건강보험 흑자로 금용상품 등에 투자를 하겠다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후안무치한 발상이다. 건강보험 누적금에 대한 제대로 된 접근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개선하여 국민들의 실질적인 의료비 인하를 하도록 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국 국민건강보험의 특징

재정의 대부분을 가입자가 내는 구조

국민건강보험은 공보험임에도 전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가입자의존성(수익자부담원칙)을 고수한다. 2014년 기준으로 가입자가 부담하는 보험료 비율은 87%이고, 정부는 국고에서 고작 13%만을 부담했다. 그나마 정부가 법에 명시된 국고지원금을 제대로 지원한다면 정확하게 16.6%가 되어야 하지만, 예상금액을 낮게 산출하여 막대한 금액을 매년 누락해왔다. 그 결과 한국은 OECD 국가에서 국고지원을 가장 낮게 하는 공보험 보유 국가이다.

여기다 정부가 사후정산을 하지 않아 계속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2012년 14.8% --> 2014년 13.7%). 10여년 전부터 예측치의 20%가 아닌 사후정산을 통해 실질적인 20%를 지원하라는 요구가 계속 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여기다 건강보험 정책은 매년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구조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결정하는 방식도 가입자, 공급자, 정부가 합의를 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 결정한다. 이것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건정심은 건강보험 적자 때문에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기구였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건강정책을 형식상은 논의한다. 해외의 경우를 볼 때, 가입자의 보험요율을 결정하는데에도 공급자가 참여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이다. 물론 건정심도 실제 가입자를 대표하는 사람이 극소수에 지나지 않아, 그 동안 흑자를 쌓아두고도 국민의료비 인하에 쓸 수 없었다. 또한 낮은 가입자 대표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의료 정책은 정부가 원하는 데로 흘러간다.
이렇게 허수아비 기구처럼 운영되는 사회적 합의기구라도 존재하지만, 이번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계획은 아예 형식적인 가입자들과의 논의도 일체 없다. 또한 이를 상의하려는 계획도 없는 단순한 정부의 일방적인 투자운용계획만 통보되고 있다. 사실 계속되고 있는 일방적인 계획발표 과정만 본다면, 건강보험재정이 거의 전적으로 국고지원으로 운영되는 것 같은 착시현상을 일으킬 정도다.
따라서 이번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계획은 낮은 국고지원에도 모자라, 건강보험의 주인인 국민들을 객체화 시키고 기존의 형식적 절차조차 무시하는 탈법적 행위이다.

 

현물서비스만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보험

한국의 건강보험은 전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현물서비스에만 의존한다. 우선 상병수당 이 없다. 사실 중요한 의료보장인 상병수당이 없어 수많은 국민들이 아파도 소득이 없어져 일터에 나가거나 조기에 퇴원하는 나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그 동안 일관되게 상병수당의 도입  상병수당의 도입은 그간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에서도 계속 주장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도입 시범사업조차 요원하다.
을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매번 이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현금급여가 없다는 점은 건강보험 재원이 그 해 이용 가능한 의료서비스라는 제한된 형태로만 제공된다는 점으로, 의료공급 및 수요에 특별한 요소가 없는 이상 적립자체가 필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때문에 누적 적립금 자체가 잘못된 단기재정추계를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그 다음연도에 보장성 강화나 보험료 인하로 해소되었다. 대표적으로 2005년 1조5천억의 흑자가 발생하여 암등 중증질환의 산정특례가 적용되는 방식의 보장성 강화가 이루어진 바 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들어 그간의 흑자를 적립만 하고 보장성강화나 보험료 인하에 투입하지 않은 점은 여러 가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첫째로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축소하려는 시도 ‘적자 엄살’ 건강보험 5년 연속 흑자, 매일경제, 2015년 4월 12일 – 이 기사에서 기재부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올해 세입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33조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상황에서 단기 상품 운용만 하는 12조 원대 건보 재정을 그냥 두는 것은 재정효율성 측면에서 불합리하다"며 "국가 재정과 건보 재정을 감안해서 건보 지원액을 결정해야지, 지금처럼 경직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재고해야 한다" 가 나와 있다.
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두 번째는 건강보험을 기금화하여 누적금을 합법적으로 금융시장등에 투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었다. 무엇이 되었건 연금처럼 미래 특정 시기에 현금으로 제공되는 현금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에서 건강보험의 경우는 적립금의 존재자체가 논리적 법리적 문제점을 가진다.

 

건강보험은 누적된 자금이 필요 없는 1년 단기 재정운영 계획

여기다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1년 단기 재정운영계획을 가진 사회보험이다. 단기계획을 중장기계획으로 바꾸려면, 최소한의 중장기 재정계획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건강보험의 재정악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면서 핵심변수인 의료공급개혁(공공병원설립, 의료전달체계, 지불제도등)에 대해서는 로드맵조차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작년에 기재부가 발표한 ‘2060 장기재정전망’에서도 건강보험을 끼워넣어 ‘재정수지’의 전망을 1925년에는 적자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재정전망의 전제조건에 무려 건강보험의 보험료율은 현재보다 33%나 인상되는 상한까지 올리는 걸 전제했다. 이 재정전망에서 의료공급쪽 변수에 대해서는 공공의료지출을 70%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요소에 대한 설명이 없다. 특히 재정고려사항의 핵심인 의료공급구조에 대해서는 전망도, 분석도 언급도 없다.
그렇다면 현재의 공급구조와 의료이용행태가 유지된다는 전망하에 재정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매년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현재의 건강보험재정결정구조에서는 정상적이라면, 적립금만큼 국민들의 보험료를 당장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 논리적 귀결이 된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보험료는 요율까지 매년 인상된 바 있다. 물론 지난 5년간 보험요율 인상의 근거인 재정자료에서는 무려 17조의 누적흑자를 예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는 무려 연말에 한해 4조 8천억의 흑자를 발생했던 2014년의 경우 그해 6월까지도 마찬가지였다<표 2-2>.

따라서 단기재정의 수입지출도 맞추지 못하는 현 정부의 재정전망을 무려 20년에서 40년까지 믿으란 것은 전혀 믿지 못할 일이 된다. 무엇보다 그간 단기 재정운영체계에 대한 평가와 심판도 없는 상황이 더 이상하다. 잘못된 건강보험재정전망을 제시한 누군가가 우선 책임이라도 져야 ‘장기재정전망’을 일부라도 신뢰하던지, 누적금을 사용하던지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현재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재정전망은 단순히 정권의 입맛에 맞춘 레토릭에 지나지 않는다.

 

국고지원 축소시도와 긴축의 모순

결론적으로 정부가 이러한 장기재정전망의 암울함을 이야기하면서도 국고지원을 확대하려고 하기는 커녕 국고지원을 축소하려는 시도는 논리모순이다.
실제로 기재부는 장기적인 재정안정성을 위해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에 맞추어 일반소비세에 일정수준의 ‘건강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또한 현재 논의만 무성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방안도 사실 건강보험 재정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으로도 볼 수 있다. 중장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안을 무려 1년이 지나서 발표한 점 박근혜 정부는 2014-2018년 중기보장성 강화계획을 무려 1년이나 지난 2015년 2월에 발표한 바 있다.
, 당시 발표된 보장성 강화계획 조차 매우 선별적이고, 실제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 앞서 보았듯이 의료급여환자의 비용절감, 입원비 본인부담인상 등이 추진되었다는 점을 모두 종합해보면,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현 정부의 노선은 명확한 ‘긴축노선’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지 않고, 돈을 계속 적립한 이유를 여러가지로 유추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우선 건강보험에 그나마 13% 가량을 차지하는 국고지원 축소 시도가 배경으로 충분히 의심된다. 실제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에 맞추어 기재부에서는 일반소비세에 일정수준의 ‘건강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런 논의는 대부분 국고지원금의 축소이후를 대비한 것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술 더 떠 이를 투자해서 적립금을 더욱 늘리겠다는 것도 기존의 국고지원 축소계획을 공고히 하려는 시도로 의심될 만하다.

 

법리적인 문제

건강보험 누적금의 전용은 법률로 금지되어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 38조에 보면, 준비금(누적흑자)은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에 충당하거나 지출할 현금이 부족할 때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무상의료운동본부의 질의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민건강보험법 제14조제2항에 의거하여 자산의 관리‧운영 및 증식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법상 누적금은 준비금이지, 자산이 아니다. 여기서 이야기 하는 자산은 국민건강보험이 소유한 부동산 및 공단운영자산을 뜻한다. 이를 교묘히 누적금을 자산으로 왜곡 표현해서는 곤란하다. 국민들이 낸 보험금은 법률상 자산이 될 수 없다.
보건복지부조차 답변에서 투자방침이 ‘현행 법령의 범위 내에서 준비금의 수익성을 높이고자 하는 취지임’이라고 답변하여, 준비금을 투자금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는 앞서 보았듯이 준비금은 보험급여 및 지출할 현금 부족 이외에 사용할 수 없다는 법률위반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막대한 흑자조차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부끄러운 일이건만, 아예 법률까지 어겨가며 이를 투자운용 운운한 것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이는 법률조차 확인하지 않는 무지의 산물이거나, 법률은 가볍게 어기겠다는 막가파식 발상으로 그간 박근혜 정부가 수많은 법률의 위임 범위조차 어겨가며, 하위법령인 시행령, 시행규칙, 가이드라인 등으로 각종 의료 영리화, 민영화 정책을 강행하였다. 결론적으로 법률의 허용된 범위를 넘는 건강보험에 대한 투자운용은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소결

한국의 건강보험은 상병수당 등의 현금급여가 없는 것은 물론, 보험자가 직영하는 의료기관도 없고(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유일한 예외), 여기에 심사평가를 담당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독립적인 공적기구로 편성되어 있어, 그간 건강보험공단이 징수기관일 뿐이란 비판이 있어왔다. 아무리 그간 건강보험정책을 정부가 임의로 정했다고 해도, 건강보험의 보장성강화나 보험요율 결정 문제가 아닌 투자운용은 일방적인 진행이 불가능하다.
건강보험 흑자는 현 정부의 건강보험정책 전반의 실패를 반증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우선적인 재정학적 판단과 반성, 그리고 시정이 요구된다.
현재 정부는 민간보험의 심사평가기능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허용하려는 시도와 병원에서 직접 민간보험에 의료비를 청구하도록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을 민간보험처럼 금융상품화 하려는 시도다. 여기에 자산운용까지 가능한 ‘단기상품’으로 건강보험을 둔갑시키는 것은 이념상으로 볼 때 공보험을 ‘민영화’하는 효과로 볼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민간보험과 경쟁하는 공기업이 운영하는 ‘보험상품’으로 사회보험을 전락시키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향은 목적과 방향성, 그리고 그 의도 모두 매우 위험하다.
이번 협의체는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2차관 주재로 7대 사회보험 이사장이 모두 모인 구조로, 기재부가 사회보장제도를 좌지우지하려는 월권행위인 것은 물론이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의 작은 예시로 보인다.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는 기재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한 장관들(교육부, 문화관광부 등)에게 ‘서비스산업발전기본계획’을 고지하는 구조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기재부독재법’이라고 불리게 만든 핵심조항이다. 기재부의 경제논리가 실질적인 복지제도 운영에 대한 침해로 나가서는 결코 안되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예이다.
기재부가 개입하는 사회보장제도와 보건의료정책은 모조리 돈벌이 수단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부자들은 투자금을 확보해 기쁨의 비명을 지를 테지만, 서민들은 불필요한 비용 부담과 위험 부담을 안게 되고, 결국 사회보장제도가 민간보험 수준으로 전락하며 최종적으로는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피폐화를 만들어 낸다. 특히 건강보험은 국민들이 재정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구조다.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를 투자금으로 사용하는데에는 절차적으로도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정부는 건강보험정책 실패의 근거인 흑자를 빌미로 국고지원 축소를 획책해서는 안된다. 특히 자산운용을 잘해서 비용의 일부를 책임지라는 논리는 매우 천박하다. 해외의 경우처럼 건강보험에 대해서 국고지원을 체계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금, 2016/07/0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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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7년 7월호 제225호_김성욱 |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기획주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기획1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자 기준 
          박영아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기획2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배진수 | 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

기획3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
          류만희 |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향

동향1 치매 노인 돌봄에 관한 소고 
          전용호 |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동향2  2016년도 보건복지 분야 결산
          이경민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복지톡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론 |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복지칼럼

세대 간 연대는 계산기로 계산되지 않는다_이은주 | 민주연구원

 

생생복지

사회복지연대 | 인천평화복지연대 | 전북희망나눔재단

화, 2017/08/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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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노동 문제 활동가, 복지를 말하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인터뷰 및 정리 조준희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비정규 노동자 규모 1000만 명, 정규직 대비 임금 53%, 평균 근속기간 약 2년 5개월. 비정규 노동이라는, 너무나도 익숙해진 용어와 건조한 숫자 뒤에는 만성적인 고용불안정과 저임금 구조에 묶인 수많은 '삶'이 있다. 그 삶에서 복지는, 사회안전망은 어떤 의미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인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2000년부터 17년 동안 그 삶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회보험이 품지 못하는 불안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활동가를 만났다. 노동과 복지의 선순환이 필요하다 말하는 이남신 활동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 참여연대

 

자기소개 부탁한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이하 비정규센터) 상임활동가 이남신이라고 한다. 원래 이랜드에서 17년 동안 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상태라, 9년차 해고노동자 이기도 하다. 비정규센터에 오게 된지는 9년째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 소개해 달라.

비정규센터는 2000년 5월 20일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다. IMF외환위기 직후부터 비정규 노동자가 과반을 넘어섰는데, 정규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이 제몫을 못하는 사이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처지가 날로 열악해졌다. 비정규센터는 이런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활동은 크게 현장연대와 정책연대 두 축으로 나뉜다. 현장연대는 노조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비정규 노동자들, 그리고 노조를 만들어서 싸우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연대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비정규 노동 단체들이 지역별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단체 간의 네트워크인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 ‘서울노동인권네트워크’를 만들고 강화하는 일도 한다.

정책연대 측면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분석, 대안제시 활동을 한다. 그리고 비정규노동과 관련한 통계 작업도 중요한 정책 활동이다. 비정규직 규모에 대한 우리 단체와 통계청의 논쟁은 꽤나 유명한 논쟁이 되었다. 우리는 천만 명이라고 하면, 통계청은 5백만 명이라고 하는 식이다. 우리가 판정승했다고 평가하는데, 지금도 통계청의 조사결과를 재분석하는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직종별, 고용형태별 실태조사나 중앙정부, 지방정부에 대한 정책제언 등 연구용역 작업도 같이 하고 있다. 격월간으로 「비정규노동」이라는 기관지도 발행하고 있다.

 

 

원래 이랜드의 정규직 노동자였는데, 이렇게 비정규 노동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이랜드 노조는 정규직 노조였다. 나는 92년도에 입사해 팀장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노조활동을 했는데, 그 바람에 해고와 구속을 경험했다. 나는 크리스천은 아니었는데, 직원 대부분이 크리스천이었고 노조 간부들도 거의 크리스천이었다. “낮은 곳으로 임하라”는 성경 가르침을 노조 간부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노동에 대한 관심이 컸다기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컸었던 것 같다. 이랜드 그룹 내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회사와 크고 오랜 싸움이 시작되었다. 어떤 목적의식에 차있었다기보다 정말 열악한 상황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마땅히 함께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했다.

물론 나도 학생운동을 했고, 야학, 위장취업도 했었기 때문에 노동운동에 대한 지향이 없었다고는 못하겠지만 이랜드에서는 그보다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겪는 열악한 처지가 투쟁의 가장 큰 이유였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사회보험(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가입률이 낮다. 어떤 원인에 기인하는가?

작년 8월 기준으로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1/2 내지 1/3 수준이다. 급여도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사회보험은 그보다도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가 심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가장 큰 원인은 고질적인 저임금 구조에 있다. 비정규 노동자 대부분이 최저임금 언저리에 있다 보니 자부담이 있는 사회보험에 대해서는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들은 오히려 위법사항이기 때문에 4대 보험을 가입시키고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임금으로 인해 당사자들이 꺼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고용이 보장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도 사회보험 가입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실업급여 같은 경우 최소 6개월을 납입해야 하는데, 해고, 폐업 등의 이유로 6개월을 못넘기고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가입하는 의미가 크지 않다. 이렇게 최저임금에 수렴되는 저임금 구조와 불안정한 노동조건으로 사회보험의 그물망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다. 주무부처나 공단이 그 실태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루살이 인생처럼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중장기적 미래를 고려한 사회보험 가입은 쉽지 않다. 결국 고용불안정과 저임금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정규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올리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번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사회보험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켜 준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임금이 올라가는 만큼 가입률도 올라갈 것이다. 결국 사회보험 가입률 자체는 결과다. 그 근본 원인인 고용안정과 생활임금 수준으로의 임금인상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런 선행조건이 해결된다면, 사회보험 가입률이 단번에 정규직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더라도 70% 수준 내외로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 등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료를 지원하는 정책 기조에 대해 평가한다면?

분명 필요는 하다. 그런데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복지는 2차 분배고 임금은 1차 분배다. 1차 분배인 임금이 제대로 지불되면 복지 수요는 최소화된다. 현재 대부분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면세점 이하의 소득을 얻고 있다. 그러니 재정안정에는 기여하지 못하면서 복지 수요는 극대화되는 양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생활임금 수준으로 임금이 인상되면 국가재정기반도 튼튼해지고 복지수요는 최소화되는 양상으로 전환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지나치게 사각지대가 넓은 상황이기 때문에, 두루누리 사업 등 보험료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정부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규직 노조가 주축이 되는 양대노총이 사회보험 사각지대, 특히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같이 삶과 직결되는 부분에 대한 책임을 가지는 것이다. 정부처럼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정규직 노조가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책임의 경중을 따지자면 당연히 정부와 사용자 측이 훨씬 무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양대노총을 위시한 정규직 산별노조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지금처럼 임금격차, 사회복지 격차가 벌어진 현실에서는 노동조합이 마땅히 해야 할 책무로서 복지안전망 바깥에 있는 저임금 노동자 문제를 위해 갖고 있는 자원을 내어 놓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10인 미만 사업장의 저임금 노동자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은 분명 과도기적으로 의미가 있고, 1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이나 영세 자영업자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성도 있다. 이와 더불어 노동조합도 일정부분 역할을 하는 등 사회 전체가 저임금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규직 노조가 기여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가?

결국 문제는 재원이다. 노사가 합의해서 자기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정규직화 기금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사회연대기금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 복지를 위해 기금을 활용하는 것이다. 통상임금과 같이 정규직 노동자들이 누리고 있는 자원을 어떤 식으로든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은 두루누리 사업을 보완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자체로서 실추된 노동조합의 위상 복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노-노 간 협력도 강화될 것이다.

더불어,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은 상당히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실태파악조차 힘들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도 현장 단위의 노동조합이 개입하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복지 문제에서 노동조합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부와 사용자의 책임이 제일 무겁지만, 노조가 견인차 역할을 해줘야 할 때다.

 

 

당위성뿐만 아니라 전략적으로도 정규직 노조가 나설 이유는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잘 안 되고 있다. 우선 복지국가, 사회복지와 같은 개념을 노동의제와 별개로 보는 시각도 상당부분 존재하고, 자본주의 이후의 대안 사회로 가는 데 있어서 복지를 개량주의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지금은 달라지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로 조금씩 들어오게 되면서 달라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 간 복지 의제에 대한 체감 격차는 큰 상황이다.

나는 노동과 복지는 선순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복지는 개량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혁명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미조직 노동자들을 노동조합으로 견인하는 데 있어서는 복지의 역할이 필요하다. 지금도 비정규 노동자의 98%가 노동조합 바깥의 노동자들인데, 그들에게 제대로 된 복지가 제공된다는 것, 제대로 된 사회안전망이 갖춰진다는 것은 결국 노동조합 조직률 제고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 노동자의 삶 전체에 좋은 순환을 만드는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지렛대로서 노동운동을 이끌어가는 노총 지도부, 산별노조 등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사회복지 영역도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유명하다. 이와 관련한 활동경험을 소개해준다면?

특수고용노동자로서의 간병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적은 있지만, 사회서비스 분야의 비정규 노동 전반에 대해 깊게 살펴보지는 못했다. 일부 조직화된 부문도 있지만, 사회서비스 분야는 여전히 미조직 노동자들이 많아 우리와 접점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사회서비스공단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주요부문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주목하고자 한다. 그동안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던 대표적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사회복지 영역의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관심 갖고 지켜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정부의 사회복지 영역을 포함한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과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등의 대책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서비스공단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판단의 여지는 있다. 결국 핵심은 고용안정성과 처우가 개선되느냐 여부다. 그런 부분을 담보할 수 있도록, 공단이 진성 정규직 일자리 공급자로서 설계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부는 상당히 큰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고 있지만 양적인 면을 떠나 질적인 부분에서 기존 사회서비스 일자리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지금 장담하기는 어렵다. 보다 면밀한 로드맵과 시뮬레이션, 예산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어쨌든 공단 방식이 고용안정성 면에서 개선을 가져올 가능성은 높다. 그렇다면 결국 처우개선이 동반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공단이 설립된 뒤, 당사자들이 공단 내에서 노조를 조직해 협상을 통한 처우개선을 해나가야만 단단하고 짜임새 있는 고용 모델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도 사회서비스공단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면 헌법상 보장된 사회서비스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할 권리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17년 7월 12일. 태광-티브로드 원하청 교섭결렬 규탄 기자회견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들어가 협상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한숨 돌리고 되돌아보니 너무 소중한 성과였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적용 당사자가 최소 300만, 차상위 까지 포함하면 500만 이상 노동자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 결정이니 말이다. 그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양대노총이 처음으로 제 역할을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결국 이 16.4%, 1,060원의 인상은 촛불시민혁명의 힘이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동안의 활동을 되돌아보면 비정규 노동운동을 하다 죽어간 사람들이 많이 기억난다. 아끼던 사람들의 죽음은 쉽게 무뎌지지 않는 상처가 된다. 그런 상처들은 내가 어려울 때, 유혹이 있을 때, 초심을 지켜야할 때 떠오르는 일종의 이정표와 같다. "내가 이 길을 가면 그 녀석이 욕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그런 이정표다. 그리고 기록되지 않은, 이름 없이 죽어간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비정규 노동 운동이 부끄럽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을 늘 한다.

 

 

향후 활동계획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이 ‘투쟁모드’였다면, 지금은 ‘대안모드’로 돌입하고 있다. 비정규센터 조돈문 대표님이 양대노총과 더불어 일자리위원회에 노동계 대표로 들어가 있고, 그 외에도 많은 정책위원들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관련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어서 그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 비정규센터가 그동안 투쟁했던 목표의 상당부분이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반영되었다. 그 약속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결국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1단계는 이룬 것으로 보고 있고, 이제 관건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다. 궁극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끝나도 계속 지속될 수 있는, 양질의 단단한 정규직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포석을 까는 것이 비정규 노동 전문단체의 역할이 아닐까.

다만 민간영역은 여전히 투쟁해야할 곳이 많다. 지금도 삼성전자서비스, 희망연대노조 등 간접고용노동자 문제로 열심히 투쟁을 이어가는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공공이 모범적인 사용자로서 역할 하는 만큼 그 영향이 민간으로도 확대되기 때문이다. 촛불시민혁명에 힘입어 당선된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아우르는 비정규 문제 개선과 해결의 결정적 분기점을 만드는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나가고 싶다.

 

금, 2017/09/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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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비판과대안을위한사회복지학회 신진연구자위원회

 

2017년 비판과대안을위한사회복지학회(이하 비판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의 신진연구자세션에서 ‘새 정부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라운드 테이블을 진행했다. 다양한 주제와 관점으로 열띤 토론이 진행되었던 라운드 테이블의 논의 내용과 함께 비판복지학회 신진연구자위원회1)에서 새 정부에 바라는 복지정책의 방향과 내용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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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저출산 정책

구슬기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수료


2016년 합계출산율 1.17명. 224개국 중 합계출산율 220위. 16년째 초저출산 국가.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총 10.2조 원의 저출산대책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초저출산(40만 명대) 1세대가 가임기 인구로 진입하고,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며, 유소년 인구(13.1%)가 고령인구(13.8%)보다 작아지는 첫 해이다. 그만큼 앞으로 5년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 정책에 따라 초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을 극복하거나 혹은 인구절벽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2016년 기준으로 33년째 저출산 국면에 15년째 초저출산 국면에 놓여있다”며 저출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공약했다. 저출산 정책 컨트롤 타워로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 위상 및 역할 강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및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공임대주택의 30% 신혼부부 우선 공급 등 양질의 저렴한 주거 지원 확대, 아동수당 도입, 육아휴직 급여 인상 및 육아휴직 기간 확대, 유급 가족돌봄휴가제도 도입, 칼퇴근법 제정, 근로시간 단축, 국공립어린이집 40% 확대, 보육료 현실화, 난임부부 지원 대상과 범위 확대, 공공 난임센터 설치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저출산 대책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과거 정부에서 백화점식으로 나열했던 저출산 대책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책에 방점을 두어야 할까?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저출산 대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의 신설이다. 과거 정부에서는 저출산 대책 이라며 각 부처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을 나열한 후 예산을 쏟아 붓기만 하고 예산 효과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따라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담 부처 마련이 시급하며,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시적으로 정책을 검토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근무하는 사무국이 설치되어야 한다. 또한 저출산 정책은 국민들과 가장 밀접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저출산 정책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몇몇 공무원에 의해 설계되고 진행되어 왔다. 정책결정과정에서 정책의 당사자인 국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기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주거지원, 일·가정 양립 지원, 양육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수립할 때 간담회, 타운홀 미팅(town hall meeting) 등을 통해 20~40대 정책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 문제는 단지 ‘출산’의 문제가 아니다. 왜곡된 사회 현상의 문제이다. 따라서 저출산 해결을 위해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접근보다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 

 



노인 정책

한은희 | 사회보장정보원 사회보장정보연구소 연구센터 부연구위원

 

우리나라는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2026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후 불안을 불식시키겠다는 목적으로 기초연금 증액, 치매국가책임제, 노인 일자리 확대 등의 고령 사회 정책 공약을 제시하였으며, 대부분의 공약들은 단계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고령사회 정책들이 특정 연령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개별적인 사업의 나열이 아니라 인구 구조 및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큰 그림 아래 법, 재정, 노동, 복지, 교육, 문화 각 분야의 정책들이 상호보완 하는 구조 속에 실행되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2016년부터 점차적으로 근로자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개정안’, 소위 정년 연장법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정년 연장법은 고용 보장을 위한 법이라기보다는 특정 연령 도달 시 퇴출을 정당화 하는 법률이다. 일정 연령에 도달했다고 해서 퇴직시키는 것은 불공정 해고 또는 연령차별에 해당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법적 정년 제도를 폐지하고, 대체로 연금 수급개시 연령이 정년 역할을 하고 있다. 정년보장이 제도적으로 의미를 가지려면 연금 수령이 시작되는 65세까지 정년이 상향 조정되거나 정년 자체를 없애야 할 것이다. 


둘째, 자녀를 뒷바라지하느라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중장년층들은 정년 퇴직이후 50-60대 뿐만 아니라 70-80대에도 계속해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중-고령자층이 재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대부분이 계약직 또는 비정규직인 현실 속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동권 보장 및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동등한 처우 보장은 시급히 해결되어야 정책적 과제이다. 예를들어 비정규직 근로자의 4대 보험 및 퇴직금 보장, 그리고 복리 후생 처우 및 다양한 차별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50%가 빈곤한 현실 속에서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공적연금 강화는 당장 시행되어야 할 정책적 과제이다. 65세 이상, 특히 75세 이상 고령층의 낮은 국민연급 수급률과 높은 빈곤율을 고려할 때 즉각적인 기초연금 증액은 불가피하다. 다음으로 근로빈곤층 및 경력단절 여성 등 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1인 1국민연금체계 구축 및 국민 연금 소득 대체율 인상을 통해 노인 빈곤 위험을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공적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해소 하는 방향에서 제도를 성숙시켜 나가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현 정부는 우리사회의 연령주의 및 연령차별을 해소하고, 세대 간 깊어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세심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주길 바란다. 노인 세대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존경받는 시민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는 시민 교육 및 문화 정책을 확립하고, 노인 세대의 사회참여와 지역사회에서의 세대 교류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들이 확대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연령주의 및 연령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확립과 제대로 된 운영이 정착되길 바란다. 진정성 있는 제도적 노력이 지속될 때 세대 간 갈등은 점차 해소되고, 신뢰와 협력은 회복되어질 것이다. 

 



아동 정책

황은정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아동정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아동·보육에 관한 복지 공약 내용에는 아동수당을 비롯하여 더불어돌봄제, 육아휴직급여 인상, 국공립보육시설 확대, 어린이 병원비 국가보장 등이 포함되었으며, 정부의 의지와 추진력으로 대부분 시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한국의 아동정책은 장기적 계획을 통해 체계적으로 발전하였다기보다는, 아동학대, 출산율 저하와 같은 사회정치적 이슈에 편승한 임시방편적 정책에 집중되어 왔다. 아동이 권리의 주체가 되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펴주길 바라며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아동정책의 백년대계를 위한 장기 플랜을 세우고 실효성 확보를 위해 아동 예산 확충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한국의 아동분야 지출은 GDP의 1%에 불과하며, 보육예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아동 예산은 0.2%에 그친다. OECD 국가들의 아동지출(보육 제외) 평균인 1.4%를 목표로 아동 예산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야 할 것이다.


둘째, 아동수당제도는 ‘출산율 제고’라는 정치적 명분하에 급속히 이슈화, 제도화 되어온 측면이 있다. 아동수당을 도입한 선진국들이 아동을 위한 최저소득보장을 주요 목적으로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동수당의 목적을 출산율 제고로만 협소하게 정의할 경우, 저출산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못하면 제도의 존속가능성이 위협받거나 일부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아동수당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아동 생존권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바탕으로 한 최저소득의 보장이 되어야 한다.


셋째, 아동의 발달권 관점에서, 0-1세 아동에 대한 보육 형태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국공립어린이집이 잘 구비된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1세 미만 아동의 경우에는 가정양육 비율이 높고, OECD 역시 2세 미만 아동의 경우에는 대부분 가정양육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0-2세 아동 보육시설 이용률이 50% 가량으로 높은 편이다. 1세 미만 아동의 발달권 측면에서 어떠한 돌봄 형태가 가장 좋을지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노동권과 부모권, 아동권이 최적의 조화로운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보육정책의 방향성과 전략을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넷째, 아동정책 수립 시 아동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정책 대상이 되는 아동 의견 청취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2) 

 

아동은 권리의 주체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할 소중한 인적 자원이기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보장받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과감한 아동정책을 실현함으로써 아동이 아동답게 사는 나라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김윤민 |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강사

 

부양의무자기준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오랜 기간 지속되며 폐지의 당위성을 형성했다. 특히, 이번 대선 과정에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약속하며 수급권이 사회권적 기본권으로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많은 국민들의 염원 속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후보 시절 약속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완화 1단계 조치’를 발표하였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대상별 폐지를 제안하였으나 이는 당사자들의 입장을 대변해 온 시민사회단체의 폐지 방안과 상당한 온도차가 있다. 


부양의무자기준은 공적 부양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고, 엄격한 부양능력 판정 기준으로 피부양자 뿐만 아니라 부양의무자 가구의 생활을 훼손하여 빈곤을 확대 재생산할 우려가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해 수급 받지 못한 빈곤층의 생존이 위협받는 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대상별’ 폐지 방안은 부양의무자기준의 폐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인구학적 기준 폐지는 생활보호제도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의 전환 과정에서 제도의 진일보한 변화로 평가된다. 현재 정부가 제안한 부양의무자기준의 ‘대상별 폐지안’에 재등장한 인구학적 기준이 제도 발전에 역행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대상별 폐지를 위해서 필요한 대상별 욕구 우선순위, 욕구 시급성 판단을 위한 논의가 과연 정당한지, 그리고 그 논의 결과는 합당한지 자성이 필요하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특정 대상의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는 선에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가 중단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제안한 ‘대상별’ 폐지는 단순히 소요 재원을 고려한 방안이다. 이에 빈곤층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최후의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본연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현재의 ‘대상별’ 폐지에서 ‘급여별’ 폐지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방안을 선회할 것을 요청한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방향이 ‘완전 폐지’가 아닌 ‘단계적 폐지’로 귀결되고, 대상별 폐지로 구체화된 원인은 폐지에 따른 추가 비용의 부담 때문이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로 예상되는 비용은 ‘추가’ 비용이 아닌, 정상적으로 제도가 작동했을 때 소요되어야 했던 ‘누락’된 비용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부양의무자기준은 당장 내일을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 제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는 가장 강력한 장벽이다. ‘예산’이 ‘생존’보다 우위를 점하는 논쟁은 마무리하고, 빈곤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새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경제민주화 정책

이건민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수료

 

87년 6월 항쟁 후 30년이 흘렀다. 30년 전에는 6월의 정치민주화 요구의 분출이 7, 8, 9월의 노동자대투쟁으로 이어져 노동권의 신장, 임금수준의 상승 등 일정 정도의 경제민주화를 쟁취하였다. 지난 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의 1,700만 촛불의 외침과 염원은 일단 박근혜 탄핵, 조기대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현재 적폐청산과 사법, 검찰, 정치 등 여러 분야의 개혁이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시대에 걸맞은 경제민주화를 다음과 같이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노동이 당당한 사회’이다. 여기서 말하는 ‘노동이 당당한 사회’란 일자리 질의 제고와 노동환경의 개선을 의미한다. 즉 노동·사회 입법 및 보호조치의 강화를 뜻한다. 여기에는 위험한 노동환경과 고용주의 불법·위법·폭력 사주 행위 등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감독, 기만적인 산업재해 은폐3) 시도를 막기 위한 실질적 조치 마련과 징벌적 손해배상의 집행 등이 당연히 포함된다. 또한 이성과 상식에 전혀 부합되지 않았던 대법원 판결들의 폐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 KTX 해고승무원의 한국철도공사로의 복직이 마땅히 그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앞으로 노동자 소유 기업, 노동자 소유 협동조합 모델의 실험들을 다방면으로 시도하고, 바람직한 모델들을 발굴하여 널리 공유·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기업 지배·소유 구조와 불평등 문제에 대한 사회정책적인 개입이다. 경제력 집중 억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 개혁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금융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적합한 규제조치를 강화하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며, 그로 인해 심화되는 불평등 문제에 효과적·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마땅히 포함되어야 한다.


‘노동권’ 내지 ‘일할 권리’ 못지않게 자연적, 사회적 부에 대한 ‘정당한 몫을 요구할 권리’ 또한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원천들에는 토지 등의 자연자원뿐만 아니라 공중권과 지하권, 주파수, 그리고 지식, 정보 등도 모두 포함된다. 공유자산화 할 것은 공유자산화하고 조세제도를 이용할 것은 세금에 의한 지대 환수를 하여 일부는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일부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질 향상, 공공인프라의 확충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정부가 ‘우리 시대 경제민주화’의 시작을 여는 첫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사회적경제 정책

서명지 | CSR impact 대표,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수료


지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OECD 국가의 공공 일자리와 사회적 경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은 반면 우리나라의 비율은 낮다고 하면서 사회적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사람중심, 협동경제, 사회적 경제’ 공약은 당선 후, 대통령의 업무지시 1호가 일자리위원회 설치이었던 것만큼 일자리 중심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 마련이 정책의 화두가 되고 있다.


2000년 이후 한국사회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신사회적 위험으로 소득의 양극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불가피해졌다. 이는 전통적 가족의 돌봄 및 부양의 기능의 약화와 사회서비스 욕구의 증가로 표출되어 고용창출의 관점에서 사회적기업이 그 대안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에 사회적기업의 양질의 일자리 육성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정부의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은 자생력 있는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위한 지원정책이 되어야한다. 인위적인 사회적기업의 육성은 부실기업을 양산하게 되는데 현재 많은 사회적기업이 매출을 유발하지 못하고 생존의 기로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은 ‘사회적 가치’에만 방점을 두고, 기업의 이윤창출과 시장에서의 생존에는 관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정부는 재정 및 경영지원, 조세감면, 공공기관 우선구매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과 유리된 육성정책은 향후 더 많은 재정지원을 야기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다.


둘째, 부처별로 분절되어있는 사회적경제 지원체계를 단일화해야 한다.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 기획재정부 등 지원부처의 난립으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조직 목적에 따라 일자리제공형,·사회서비스제공형,·지역사회공헌형·혼합형 등으로 취약계층 구성비율과 수입·지출의 비율을 인증요건으로 정하다보니 사업의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 한계가 있다. 


셋째, 사회적경제와 기업의 사회공헌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필요하다. 기존의 정부재정사업 위주의 사회서비스산업에서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금융, 제조, 유통, 지식 등의 다양한 영역의 250개의 기업이 함께하는 거대연합체로 매년 3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가져온다.


지금 우리사회는 사회, 경제, 환경 전 분야에 걸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사회서비스의 질적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 공동체의 재생을 살리는 사회적경제가 위기의 한국사회를 돌파구가 되길 바란다.

 


1) 비판복지학회 신진연구자위원회는 ‘신진연구자 발굴 및 양성’을 목적으로 전국 단위의 신진연구자 네트워크 구축 및 신진연구자 연구활동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진연구자는 석ㆍ박사 대학원생 및 졸업생, 박사후과정 연구원, 연구소 및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분을 포괄한다. 현재까지 신진연구자 네트워크에는 전국 각지의 30여 개 학교 및 기관에서 90여 명의 신진연구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비판복지학회 신진연구자위원회 활동 문의: 이래혁 위원장, [email protected]
2) 초록우산어린이재단(2017), 『대한민국 아동이 제안하는 제19대 대선 아동정책공약』.
3) 사내하청 구조(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의 경우)와 ‘무재해 인센티브’(한국타이어 등의 사례)는 산업재해은폐의 주요한 배경을 이루고 있음

목, 2017/06/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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