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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국제 컨퍼런스 “인공지능의 윤리와 데이터 거버넌스-국제적 흐름에서 데이터3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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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국제 컨퍼런스 “인공지능의 윤리와 데이터 거버넌스-국제적 흐름에서 데이터3법까지”

admin | 토, 2020/02/08- 02:30

글 | 이미루(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

지난 1월 20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인공지능의 윤리와 데이터 거버넌스-국제적 흐름에서 데이터3법까지’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AI 윤리 점검 및 원칙에 입각한 AI프로젝트라는 주제와 AI와 데이터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두 개의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각 세션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제는 물론 다양한 질문과 토론이 함께하여 풍성하게 진행되었다.

[Session 1] AI 윤리 점검: “원칙에 입각한 AI 프로젝트”

첫 번째 세션은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 아래 ‘AI 윤리 점검: 원칙에 입각한 AI 프로젝트’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첫번째 발제는 제시카 필드 교수의 ‘원칙에 입각한 인공지능: 윤리 및 권리에 기반한 AI 원칙들에서 나타나는 합의점들’이었으며, 두번째 발제는 허버트 버커드 교수의 ’AI 윤리의 윤리학’이었으며, 마지막 발제는 마르셀로 톰슨 교수의 ‘노력, 설계와 책임’이었다.

제1발제: 제시카 필드(Jessica Fjield)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사이버법클리닉 교수

“원칙에 입각한 인공지능: 윤리 및 권리에 기반한 AI 원칙들에서 나타나는 합의점들”

제시카 필드 교수는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여러 공동저자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원칙에 입각한 인공지능: 윤리 및 권리에 기반한 AI 원칙들에서 나타나는 합의점들”을 발표했다. 몇 년에 걸쳐 총 36개의 문헌을 검토한 연구진은 AI 윤리에 원칙 혹은 표준을 적용해보자는 원칙하에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라며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후 사회 각층은 물론 여러 정부, 국제 시민사회, 정부간 기구 등을 통해 발표된 여러 AI 원칙을 연구하여 크게 여덟 가지 윤리 원칙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여덟 가지 윤리 원칙은 1) 프라이버시 2) 책임성 3) 안전과 안보 4) 투명성과 설명 가능성 5) 형평성과 차별금지 6) 인간에 의한 기술 통제 7) 전문성이 가지는 책임성 8) 인권증진이다. 필드 교수는 각 원칙들은 세부적이고 다양한 내용들을 포함하지만, 위 여덟 가지 큰 원칙이 지금까지 발표 된 대다수의 AI  원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외에도 여러 주요 의제들이 있으나,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 참조). 앞서 언급된 원칙들은 ‘빅데이터 시대’, ‘AI 기술의 도입’과 함께 지속적으로 문제시 되어왔던 내용들로 원칙적인 선언에 가깝다. 필드 교수는 해당 보고서가 원칙을 주로 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윤리(ethics)’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음을 한계로 지적했다.

제2발제: 허버트 버커트(Herbert Burkert) 스위스 성갈렌대학교 법대 교수

“AI 윤리의 윤리학”

AI 윤리의 윤리학이란 주제로 발제를 이어나간 허버트 버커트 교수는 발제에 앞서 도덕(Moral)과 윤리(Ethics)의 개념을 구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도덕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의 영역이며, 윤리는 이론적 담화, 즉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의 큰 주제였던 AI 윤리 원칙이 자세한 행동 규정이라기보단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원칙적 이야기임을 강조한 것이다.

허버트 교수는 익숙한 여러 그리스 신화를 예시로 들며 발제를 시작했다. 우리는 보통 판도라를 ‘절대 열지 말라’고 했던 상자를 열어 인류에게 재앙을 안긴 ‘나태하고 장난끼 많은’ 여성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한 조사에서는 이 신화가 와전된 것임을 밝혔다고 한다. 본래 판도라는 ‘가이아’, ‘대자연’으로 불리던 존재로 인류에게 나쁜 것뿐 아니라 좋은 것도 주었던 존재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방식으로 판도라를 기억하게 된 배경에는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의 변화를 위해 여성 혐오 시각이 더해져 신화를 바꿔 전달했을 수 있다고 한다. 허버트 교수는 이 일화를 통해 사회적 원칙, 윤리라는 것이 당시 시대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윤리 원칙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인류가 행동함에 있어서 어떤 것들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버트 교수는 정작 윤리 강령이 놓치는 것은 실제 원칙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임을 이야기하며 AI 윤리와 기술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는데 비해 정작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에 따라 어떤 기준을 따라야 할지, 원칙들 간에 충돌이 발생했을때 어떤 규칙을 따라야 할지 정의할 수 있는 법적 개입 혹은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윤리강령에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3발제: 마르셀로 톰슨(Marcelo Thompson) 홍콩대학교 법대 교수 

“노력, 설계와 책임”

마르셀로 톰슨 교수는 ‘노력, 설계와 책임’을 주제로 1세션의 마지막 발제를 맡았다. 톰슨 교수는 AI 발전이 우리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AI가 발전함에 따라 어떻게 인공지능을 활용할지에 관한 규범을 만드는데 어떤 영향을 가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톰슨 교수는 여러 원칙들 중에서도 ‘책임성’에 집중했고, 내용 규제에서의 플랫폼의 권한과 역할에 대한 예시를 자세히 다루었다.

예를 들어 내용 규제와 플랫폼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결과물에 대한 책임, 기술이 만들어 내는 산출물이나 여파가 아니라 해당 결과가 나오는 과정과 AI 솔루션이 만들어지기까지 투여된 노력 등에 더 방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톰슨 교수는 지금 유럽의 내용 규제는 문제시되는 콘텐츠가 특정 플랫폼에 게시되어 있다면 그 콘텐츠의 문제 여부나 평가 과정 등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해당 콘텐츠가 계속 게시되어 있느냐 아니냐만으로 처벌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플랫폼 운영자들이 게시물을 ‘우선 내리고 보자’는 식으로 반응하게 만들 가능성을 강조한다. 그 결과 톰슨 교수는 결과 기반의 책임성 여부가 아닌 노력 기반의 책임성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해당 플랫폼이 충분히 노력을 들였고, 대응 과정에서 합리적 노력을 했다면 이런 노력을 인정해 법적 규제의 수준을 달리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도 마찬가지로 AI 규범과 규제, 법적 제도 등을 만드는데 있어 단순히 설계 결과물을 평가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떤 노력이 있었는지, 향후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했는지, 그리고 법적 책임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는 말라비카 자야렘 디지털아시아허브 소장이 원격으로 참여하여 발제에 여러 질문을 던졌다. 자야렘 소장은 개인적 선택과 구조적 문제가 연결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해당 세션의 핵심이라며 개인의 도덕적 일탈의 수준에서 문제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제도적이고 구조화된 윤리 의식이 중요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졌다. 또한 계속해서 AI 윤리 원칙에 대한 논의를 나누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 우리의 현실을 개선할 순 있을지, 각 국가와 사회가 가지는 문화・규범적 특징, 맥락에 의해 다르게 반영될 때, 우리가 원칙이란 이름으로 이를 공통의 인식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 등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우리가 흔히 언급하는 ‘AI 윤리’가 굉장히 추상적인 경우가 많아 그것이 잘 지켜졌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특히나 AI 기술의 발전과 활용에 있어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규제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아직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제도적 규제를 도입할 때는 각 국가별 문화 등을 반영하여 규제조항을 아주 구체적으로 만든 후 도입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에 더해 AI 윤리 원칙에 대한 중심적인 키워드보다 실제 키워드 사이에 어떤 경쟁들이 존재하는지 이런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와 관련한 논의가 부가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최은필 카카오 연구위원은 AI 기술 역시 사람이 중심이 되는 기술이며,  AI 사회 구성원들이 기술과는 다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본적인 원칙과 규범을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나 알고리즘의 활용 등으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됨에 따라 기업의 숙제와 책임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으로 현재 원칙이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들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사회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더 나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를로스 아폰소 데 수자 리오기술과사회연구소 소장은 현재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함에 있어 로봇공학에서의 인공지능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인공지능 원칙이 무엇에 기반해 있는지, 이전 규제 등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는지 등을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인공지능 논의 맥락에서 우린 좀 더 단순한 상황에 대한 질문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으며, 가령 AI 스마트로봇에 새로운 법인격을 부여하여 누가 해당 법인격의 책임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인공지능의 완전한 관리자가 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가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으로 인한 이익뿐 아니라 그 반대의 경우, 즉 부정적인 결과가 도출 되었을 때 사람이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ession 2] AI와 데이터 거버넌스

두 번째 세션 역시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회하에 ‘AI와 데이터 거버넌스’를 주제로 진행됐다. 그레이엄 그린리프 교수, 클라우디오 루세나 교수,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가 발제했다. 이들은 GDPR을 중심으로 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를 중심으로 다루었으며, 현재 한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가명정보 처리’에 대한 주제까지 포괄했다.

제1발제: 그레이엄 그린리프(Graham Greenleaf)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법·정보시스템학과 교수(원격 참여) 

“연구, 통계, 기록보존 목적의 가명정보 처리: 한국이 EU회원국 입장이라면?”

그레이엄 그린리프 교수는 ‘연구, 통계, 기록보존 목적의 가명정보 처리: 한국이 EU회원국 입장이라면?’을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이 EU회원국일 경우로 가정하고 GDPR에 어떻게 적용을 받는지,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 등을 중점적으로 이야기 했다.

그린리프 교수는 가명처리를 했다고 해도 여전히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명처리가 되었다고 해도, 해당 데이터의 익명성을 완전히 보장할 수 없고, 익명정보에 비해 개인식별의 위험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물론 GDPR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아카이빙, 역사적 과학적 연구 목적, 통계 목적의 활용은 양립가능성을 인정하여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처리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고는 하지만, 모든 경우에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양립가능성이 인정된다고 해도 정보주체의 권리를 무시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 첨예하게 논의되고 있는, ‘과학적 연구에 상업적 연구를 포함해도 되는가?’에 대해서도 다뤘다. 그린리프 교수는 특정 과학적연구방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해당 연구사업이 그 분야에서 방법론 및 윤리적 차원에서 모든 기준을 만족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반적 상업연구, 예를 들어 시장조사와 같은 연구는 상업적 목적에 입각한 것으로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처리 및 활용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가명처리된 개인정보 출판의 위험성, 민감정보 활용시 정보주체의 권리 침해의 위험성 등을 강조했다. 또한 GDPR에서 공익적 목적을 위한 정보 활용의 제한을 많이 풀어두기는 했지만, 그게 모든 것을 해도 된다는 허가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유럽과 한국의 문화적, 사회적 맥락이 다른 만큼 세부적인 사항은 한국적 맥락에 맞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쳤다.

제2발제: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데이터3법의 문제점”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개인정보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제를 이어나갔다. 오병일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이 유럽 GDPR에 비추어 미흡한 점이 많으며, 이로 인해 정보주체의 권리가 침해되고, 개인정보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임을 거듭 강조했다.

오병일 대표는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이 정의하는 개인정보의 범위가 매우 좁은데, 이 경우 ‘개인정보’로 인정되지 않아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 데이터가 발생할 수 있음은 물론,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 범위에 대한 해석이 애매모호해질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함을 지적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과학적 연구’에 대해서도 가명처리된 개인정보의 상업적 활용, 제공, 결합을 폭넓게 허용하여 대기업 사이에 고객정보의 무한 공유 및 이에 따른 개인정보 남용 및 유출 위험성이 커짐을 강조했다.

특히나 이번 법 개정에서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정보주체의 권리 조항이 제대로 포함되지 않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도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AI와 빅데이터를 이야기 할 때 개인정보보호중심 설계 및 기본 설정, 프로파일링 권리 보장 및 규제의 부재, 개인정보 영향평가 등 다수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 조항이 누락된 점은 특히나 문제라며 발제를 마쳤다.

제3발제: 클라우디오 루세나(Claudio Lucena) 브라질 파라이바 주립대학교 법대 교수 

“프라이버시 친화적 데이터연계 방식과 GDPR”

클라우디오 루세나 교수는 “프라이버시 친화적 데이터연계 방식과 GDPR”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브라질의 개인정보보호법 및 데이터 활용 상황도 공유했다. 루세나 교수는 브라질에서도 GDPR이 골든 룰(Golden Rule)처럼 표준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혁이 아닌 단순히 데이터보호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루세나 교수는 데이터 활용과 관련하여 데이터를 재생산 가능한, 민감한 생필품이라고 정의했다. 디지털 경제 생산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책을 개선하거나 더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따라서 데이터 접근권 및 사용권 자체를 막는 건 경제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동시에 데이터 자체가 ‘나’라는 존재는 될 수 없지만 오늘날의 데이터는 우리 자신을 대변하는 인격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적인 접근과 사용을 허가하는 것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결국 옳은 방법이 아님을 강조했다.

루세나 교수는 브라질의 데이터보호법과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 모두 민감정보에 대해 정의하고 있는 반면, GDPR은 민감정보에 대해 명시적인 조항을 가지고 있지는 않음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GDPR을 통해 전반적 데이터 보호 기준이 강화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브라질 법의 경우 상업적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경우를 매우 자세히 다루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기초연구가 아닌 상업적 연구의 경우 브라질은 민감정보를 기반으로한 연구는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을 위한 연구의 경우 예외가 되는데, 다만 활용과 보호 사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라질 법의 경우 세세한 조항으로 언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외에도 단순히 법적 규제 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룰 수 없으며, AI 거버넌스 등 다른 일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들을 더해 전 세계적 틀을 구성하여 정보주체의 권리를 잘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제를 마쳤다.

종합토론

이날 토론자로 함께 한 이대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데이터가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됨으로써 데이터 활용에 대한 위험성 지적과 함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문제들이 야기되었다고 한다. 그는 데이터의 활용과 보호에 균형을 맞춰야 함을 강조하며, 보호만 강조하면 결국 활용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대해서도 인공지능과 관련한 조항이 없음을 강조하며, 개인정보보호법을 데이터 활용에 보다 초점을 맞춰 개정하고, 이와 동시에 정보주체의 권리도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는 ‘가명정보’에 초점을 맞춰 토론을 진행했다. 김가연 변호사는 이번 법 개정으로 기업들이 가명정보를 편히 쓸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활용과 보호를 둘 다 놓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경우 주민등록제도와 실명제 등 가명정보 처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재식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전장치도 함께 강화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다 놓쳤음을 강조했다. 이후 시행령 제정 등의 과정 역시 이런 논의들로 쉽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김가연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정의하는 과학적 연구의 범위가 어디까지 해당 할지에 대한 질문으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호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지능정보사회정책센터 센터장은 현재 세계적 논의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각각의 인공지능 원칙들이 충돌할 때에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서비스의 활용 측면에 있어서도 계층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득격차, 학력격차 등 개인정보를 제공하고도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거나, 아예 제공 자체를 원천 차단하여 어떤 서비스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초국가적 시장이 생기고, 그 안에서 정부, 시민사회, 기업 등 모든 것들이 섞여 있어 새로운 프레임이 계속 생겨남에 따라 이를 이야기할 수 있는 국제적 협약이 필요하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이후 종합토론에서는 플로어의 청충들까지 토론에 참여하여 앞서 논의됐던 주제들은 물론, 정부 규제와 기업의 입장, 노동 시장에서의 인공지능 도입으로 인한 문제 등으로까지 주제를 확장하며 열띤 논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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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9. 27.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춘석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022434)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 규제로도 자동화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경우에 대하여 사법기관의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본 개정안은 이를 영리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부과하고 비영리 목적인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하고자 한다. 이는 가치중립적 기술에 대한 국가형벌권의 과도한 행사에 해당한다. 본 개정안의 문언은 또한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그 자체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 따라서 본 개정안의 재고를 촉구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1. 개정안 주요 요지

  • 본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공연 또는 운동경기의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였을 시 징역, 벌금, 몰수·추징, 과태료의 대상으로 함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반대의견

(1)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정의는 명확성 원칙 위반

  • 개정안은 ‘누구든지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명령을 수행하는 단순반복적 작업을 자동화하여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공연 또는 운동경기’의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음.
  • 형사처벌에 관한 법률의 경우 보다 엄격한 의미의 명확성 원칙이 적용됨. 그러나 개정안의 문언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그 자체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됨. ‘누구든지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명령을 수행하는 단순반복적 작업을 자동화하여 처리하는 프로그램’은 사실상 모든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를 포함할 수 있음. 또한 ‘공연’에 대해 정의하는 바가 없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해석이 가능함.

(2) 가치중립적 기술에 대한 과도한 형사제재의 부당함

  • 개정안이 처벌하고자 하는 매크로는 자주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묶어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반복적 작업을 수행하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임. 매크로 프로그램 자체는 인간의 컴퓨터 사용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가치중립적 기술이며, 기술의 사용 자체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법익 침해의 결과가 발생하고 그 해악이 너무 커서 국가가 개입할 정도가 되어야 할 것임. 따라서 기술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부과하고 비영리 목적인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국가 형벌권의 과도한 행사에 해당함.
  • 국가 형벌권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공연 또는 운동경기의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금지 하는 이용약관을 통해 매크로 사용을 통해 구매된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의 판매를 취소하는 등의 자체적 정화로 개정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 

(3) 이용자 보호는 현행 규제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함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3항은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48조 제2항,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있음.
  • 법원은 매크로 기능을 사용한 자에 대하여 위 법률들을 적용하여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악성 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부정한 명령의 입력’이 있었는지,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 업무를 방해하였는지’ 등을 판단하여 선고를 하고 있음(대법원 2009.10.15 선고 2007도9334).
  • 따라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경우에 대한 처벌이 어렵다는 개정법안 제안이유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가치평가를 토대로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형사처벌 하고자 하는 것에 해당함.

3. 결론

  • 본 개정안은 가치중립적 기술에 대한 형사제재로서 부당하며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하므로 재고되어야 함. 
월, 2019/09/3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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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의도와 다르다고 불법 규정은 위헌

장래의 운전자들 경제활동 막아

차량공유 전면금지부터가 문제

지난 10월 28일 검찰이 결국 렌터카 기반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의 박재욱 대표와 업체의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다.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지적해왔듯이 타다는 법의 회색지대를 이용한 것으로 불법이라 해석할 수 없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사업은 이전에도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또한 타다와 같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기존의 서비스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서비스는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사단법인 오픈넷은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검찰이 타다 기소를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

검찰의 타다 기소는 모빌리티 기반의 차량 관련 새로운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 발을 붙일 수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켰다. 이번 타다 기소의 쟁점은 기존의 서비스와 유사한 새로운 서비스를 가지고 시장으로 진입하는 경우 이에 해당하는 관련법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해석과 현장 적용이다. 검찰 기소 이후 한겨레 등 몇몇 언론매체에서 드라이버에 대한 타다 측의 처우와 고용상의 계약관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검찰의 타다 기소를 긍정하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타다가 ‘관리’하고 있는 기사 처우에 관한 문제는 노동법이나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통해 다스려야 할, 다른 차원의 논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이므로 이번의 타다 기소 건과는 분리해야 옳다.

검찰은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4조(운송사업 면허)와 제34조(유상운송사업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았으나, 이는 타다가 영업을 위한 근거로 제시했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를 위반했다고 인정되어야 이에 대한 위법성 여부도 결정난다고 판단된다.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1항에 따르면 누군가가 업체를 통해 렌터카를 빌린 뒤 제삼자에게 다시 차량을 빌려주거나 빌려주는 행위를 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 조항만 따른다면 타다의 행위는 불법으로 영업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라는 예외규정이 제2항으로 마련되어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18조 1에서 이 예외조항의 각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타다는 예외조항 중 바목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이라는 조항을 근거로 자신들의 영업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택시업계는 이 예외조항의 당초 입법취지가 해외 여행객들이 단체관광을 위해 승합차를 렌트할 경우, 운전과 관련해 불편을 겪을 것을 예상해 이용객 편의 증진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삼자에게 차량을 빌려주는 예외조항을 마련한 것이므로 타다서비스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문에 합법으로 규정된 행위를 입법취지와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불법이라 부를 수 없다. 타다의 경우처럼 법을 유리하게 해석하거나 법의 사각지대 혹은 회색지대를 이용해 기존 시장으로 진입한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가속화된 기업형수퍼마켓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주변 입점을 제한하기 위해 2010년 법이 개정되었으나 기업들은 규제조항을 교묘히 피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근처에 수퍼마켓들을 입점시켰다. 

앞으로 타다와 같이 법적 회색지대를 이용하는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들이 증가할 것인데, 지금과 같은 금지나 처벌 일변의 규제 정책이 실효성이 있을 것인가? 타다처럼 택시업계와 마찰을 겪은 뒤 결국 부분적인 서비스만 허용된 풀러스와 같은 카쉐어링 서비스는 이전부터 있었던 무상공유의 문화이다. 사적으로 교통비 혹은 주유비를 주고받다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플랫폼을 통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환된 것이 풀러스와 같은 서비스다. 우버, 타다는 이와 같은 무상공유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업이다. 주차공간을 한시적으로 빌려주고 돈을 벌 수 있도록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사업 역시 동일한 연원이다. 이것이 현재 흐름이며 이 흐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이렇게 생겨나는 서비스는 관련 시장이 대부분 이미 형성되어있을 것이며, 타다와 유사한 방법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할 것이다. 그러므로 타다의 경우처럼 시장진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불허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불가능할 것이다. 혹은 특정 업체가 타다와 같은 수법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할 때 택시운송업체들처럼 이 시도를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조직력과 목소리를 갖춘 업계는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것이지만 그런 능력을 갖추지 못한 분야는 진입을 허용할 수밖에 없어 결국 형평성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타다 검찰기소라는 비극의 씨앗은 소위 “우버금지법”이 2015년 통과되면서 뿌려졌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차량공유를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우버가 ‘혁신’인지 ‘공유경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국은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를 가고 싶은 사람들과 자동차로 누군가를 태워주고 싶은 사람들이 서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다. 결국 인터넷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생산활동에 참여시켜 경제민주화에 기여할 가능성의 싹을 법으로 죽여버렸다. 힘들게 살고 있는 택시기사들의 분노도 이해하지만 카카오나 우버를 이용해 생계를 해결하려 했던 사람들도 절망하던 사람들 틈에 섞여있었을 것이다. 현재 택시기사들의 분노는 우리도 익히 아는, 알지만 누구도 해결하지 않아 누적되어왔던 열악한 처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며 기사들을 쥐어짠 택시업계와 택시업계의 위반행위를 눈감아주고 사납금제도를 허용해왔던 정부의 잘못이다. 그간 쌓인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새롭게 발생한 문제의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전면적인 금지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정부는 피폐하게 내버려둔 노동자들의 분노를 핑계삼아 새로운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끊어버렸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타다는 전면적인 금지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하려 한 것인데 이마저도 입법취지를 운운하며 막아버린다면 타다로 생계를 해결하려 했던 이들에게는 가혹한 처사가 될 것이다.

타다의 영업은 법망을 피한 것이지 불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생겨나는 새로운 서비스나 품목의 시장진입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불가능하다. 이를 불법으로 처벌한다면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검찰은 타다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고, 정부는 규제나 금지의 정책을 고안하는데 힘을 쏟기보다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2019년 11월 1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우버 금지법을 금지하라 (슬로우뉴스 2015.04.29.)
[논평]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 자체를 불법화하는 <우버 금지법>은 위헌적이며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2015.04.14.)
자원공유의 자유 (경향신문 2014.10.30.)
월, 2019/11/1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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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터넷 관련 공공정책 이슈와 관련하여 정부, 기업, 시민사회, 학계, 기술 커뮤니티, 이용자 등 국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로 구성된 본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위원장 이동만, KAIST 교수)는 국내 인터넷거버넌스의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주소자원에관한법률」 개정을 논의하였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종걸의원 대표발의로 「인터넷주소자원에관한법률」의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게 되었습니다.

동 개정안은 현행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를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로 강화하여 심의를 넘어 의결 권한을 부여하고 정부, 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상향식으로 위원을 추천하여 고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Multi-stakeholder model) 참여 및 국내 인터넷거버넌스의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합니다.

○ 문의처
KIGA 워킹그룹 위원장, 박지환 변호사(오픈넷 자문위원) [email protected]
KIGA 운영위원회 위원,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email protected]

다자간 인터넷 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한

인터넷주소자원법 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

지난 10월 28일, 이종걸 의원의 대표발의로 인터넷주소자원법 개정안(의안번호: 2023107)이 발의되었습니다. 개정안은 세계 인터넷 거버넌스의 운영 원리인 다수당사자 협의방식(Multi-stakeholder model)을 수용하여 정부, 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주소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실질적인 정책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는 이 개정안이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시의적절하게 개정안이 발의된 것을 환영합니다.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협의체로 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인터넷 주소자원에 대한 거버넌스는 여러 관련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결정하는 합의(consensus) 방식의 상향식(Bottom Up) 운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전통으로서, 민간전문가, 관련 업체, 그리고 인터넷 정책 집행기관인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 관계자가 인터넷주소위원회(NNC)를 구성하여 ‘합의’ 방식으로 주소정책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2004년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현 KISA) 산하로 편입된 이후에는 정부 주도하에 인터넷 주소자원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체계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역할 강화를 통해 주소자원 정책 및 관리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였으나, 인터넷 이용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제약하였으며, 민간 참여에 의한 상향식 인터넷주소자원 관리를 택한 국제적 흐름에도 뒤쳐져 있습니다.

개정안은 현재 국제적인 인터넷 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한 것입니다.

현재 국제적인 인터넷 주소 관련 정책에 대한 관리는 정부, 민간 전문가, 업체 등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자의 토론과 참여에 의한 합의 도출을 원칙으로 하는 다수당사자 협의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2016년 10월 인터넷 주소의 핵심 자원에 대한 관리 권한이 미국 정부에서 글로벌 인터넷 커뮤니티로 이양된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일본, 뉴질랜드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민간의 자율적 참여에 기반한 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한국의 인터넷주소자원 관리 제도를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상향식 운영방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현행법에 따른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를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로 강화하여 심의를 넘어 의결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에는 정부, 업계, 학계, 기술계,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가 고르게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개정안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 위원 선임 과정에서 관련 이해관계자 단체에서 위원을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실제 위원 추천 과정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행이 입법화된다면 좋을 것입니다. 법안심사 과정에서 이러한 점들을 반영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20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국제적인 추세에 부합하는 선진적인 인터넷 거버넌스를 구현하자는 것인만큼, 여야간의 정치적인 쟁점이 될 이유가 없습니다. 법안 발의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도 충분히 협의가 된 만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법안도 아닙니다. 20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관심과 논의를 촉구합니다.

2019년 12월 2일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 (위원장 이동만)

※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소개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인터넷 거버넌스 이슈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설립된 민관 협의체로서 정부, 산업계, 학계, 기술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도메인 네임, IP 주소 등 주소자원 정책 협의를 위한 국제주소자원관리기구(ICANN)에의 참여, 유엔 주최의 인터넷 공공정책 포럼인 인터넷거버넌스포럼(IGF) 참여와 한국 IGF의 개최 등 국내외 인터넷 거버넌스의 이슈를 발굴, 분석, 소개하고 한국 인터넷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에는 다음과 같은 분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제6기 운영위원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9/12/0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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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 11.-12. 이틀에 걸쳐 Digital Asia Hub가 주최하고 The Ethics and Governance of AI Initiative 와 the Konrad-Adenauer-Stiftung가 후원하는 FAT/Asia Hong Kong 2019에 김가연 변호사가 참석했습니다. FAT는 Fairness, Accountability, Transparency를 의미하며 머신러닝과 알고리즘의 공정성, 책임성, 투명성에 대해 논의하는 이니셔티브입니다. 김가연 변호사는 첫날 오프닝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의 AI 윤리 동향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세션 1의 사회를 맡았습니다.

오프닝 세션 Taking Stock of Trends and Challenges: Perspectives from Multiple Disciplines 메모

  • In Korea, AI ethics, or Roboethics has a relatively long history of 12 years.
  • In 2007, the Ministry of Industry and Energy (Ministry of Commerce) disclosed the draft of the Robot Ethics Charter. It included not only robot ethics but also researcher ethics and user ethics, which we boast as the first in the world. However, the draft is yet to be finalized.
    • Not really different from Asimov’s robot principles
  • The Intelligent Robots Act 2008 was amended in 2016 to mandate the government to enact the AI Ethics Charter.
    • At the end of last year, the Ministry of Science and ICT announced that it will finalize the charter.
    • In 2016, in terms of accountability, the draft made it designers, manufacturers, and users’ responsibility if a robot causes any damage or harm.  
  • Kakao published “Kakao Algorithm Ethics” in January 2018:
  1. enhance mankind’s benefit and wellbeing and keep all efforts for algorithm development within the ethical framework of society;
  2. ensure that algorithms shall not generate biased results;
  3. collect and manage data for algorithm learning in accordance with social-ethical norms;
  4. ensure that algorithm shall not be manipulated internally or externally; and
  5. provide explanations on algorithm to strengthen users’ trust to the extent that it does not compromise corporate competitiveness. 
  • KAIST Killer Robot controversy in April 2018:
    • More than 50 leading academics from nearly 30 countries signed the letter calling for a boycott of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KAIST) and its partner, defense manufacturer Hanwha Systems. The researchers said they would not collaborate with the university or host visitors from KAIST over fears it sought to “accelerate the arms race to develop” autonomous weapons.

Japan:

  • 2004 World Robot Declaration
  • 2017 Japan Society for AI Ethical Guideline
  • 2018 Japan Ministry of Internal Affairs and Communications AI R&D Guideline draft

FAT/Asia 2019 참석자들

수, 2020/03/11-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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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UNESCO)는 올해 5월 AI 윤리 권고 제1차 초안을 작성하여 7월에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7월말까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의견수렴, 국가별 및 지역별 화상 회의, 공개 워크숍이 진행되었으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7월 17일 국내 이해관계자 회의, 7월 23일-24일 양일간 대한민국 정부와 유네스코 공동 주관으로 아태지역 화상 회의를 진행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시민사회 이해관계자로 국내 회의와 아태지역 회의를 모두 참여해 시민사회의 입장을 전달하고, 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바탕으로 AI 윤리 권고 초안에 대한 서면 의견을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의견수렴 과정에서 수렴된 다양한 관점들은 초안을 작성한 AI 윤리 국제전문가그룹(Ad Hoc Expert Group, ADEG)이 8-9월에 초안을 수정하는 데 반영될 계획이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20/08/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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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3월 22일, 조승래 의원의 대표발의로 인터넷주소자원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개정안은 세계 인터넷 거버넌스의 운영 원리인 다수당사자 협의방식(Multi-stakeholder model)을 수용하여 정부, 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주소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실질적인 정책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는 이 개정안이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개정안이 발의된 것을 환영합니다.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협의체로 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인터넷 주소자원에 대한 거버넌스는 여러 관련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결정하는 합의(consensus) 방식의 상향식(Bottom Up) 운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전통으로서, 민간전문가, 관련 업체, 그리고 인터넷 정책 집행기관인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 관계자가 인터넷주소위원회(NNC)를 구성하여 ‘합의’ 방식으로 주소정책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2004년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현 KISA) 산하로 편입된 이후에는 정부 주도하에 인터넷 주소자원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체계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역할 강화를 통해 주소자원 정책 및 관리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였으나, 인터넷 이용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제약하였으며, 민간 참여에 의한 상향식 인터넷주소자원 관리를 택한 국제적 흐름에도 뒤쳐져 있습니다.

개정안은 현재 국제적인 인터넷 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한 것이며, 민관 협치 모델의 본보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 국제적인 인터넷 주소 관련 정책에 대한 관리는 정부, 민간 전문가, 업체 등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자의 토론과 참여에 의한 합의 도출을 원칙으로 하는 다수당사자 협의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2016년 10월 인터넷 주소의 핵심 자원에 대한 관리 권한 미국 정부에서 글로벌 인터넷 커뮤니티로 이양된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일본, 뉴질랜드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민간의 자율적 참여에 기반한 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한국의 인터넷주소자원 관리 제도를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상향식 운영방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현행 법에 따른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를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로 강화하여 심의를 넘어 의결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에는 정부, 업계, 학계, 기술계,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가 고르게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기존 대부분의 ICT 기술 관련 법정 위원회들이 다소 형식적인 민관 협치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면, 개정안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전자정부 등 ICT 기술 정책 수립을 위한 거버넌스 구조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21대 국회에서는 꼭 통과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본 개정안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 다시 발의되었습니다. 이 개정안은 국제적인 추세에 부합하는 선진적인 인터넷 거버넌스를 구현하자는 취지로 발의되었으며 여야간 정치적인 쟁점이 될 이유가 없습니다. 법안 발의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도 충분히 협의가 된만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법안도 아닙니다.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관심과 논의를 촉구합니다.

2021년 3월 25일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

※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소개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인터넷 거버넌스 이슈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설립된 민관 협의체로서 정부, 산업계, 학계, 기술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도메인 네임, IP 주소 등 주소자원 정책 협의를 위한 국제주소자원관리기구(ICANN)에의 참여, 유엔 주최의 인터넷 공공정책 포럼인 인터넷거버넌스포럼(IGF) 참여와 한국 IGF의 개최 등 국내외 인터넷 거버넌스의 이슈를 발굴, 분석, 소개하고 한국 인터넷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에는 사단법인 오픈넷을 포함하여 다음과 같은 분들이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http://www.kiga.or.kr/members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목, 2021/03/2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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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미투운동의 시대 웹콘텐츠 분야에도 페미니즘의 바람이 불었다. 2016년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를 상대로 한 남성 이용자들의 사이버불링과 문하생을 대상으로 한 유명 웹툰 작가들의 성추행 사건의 공론화는 #미투운동의 결과였다. 이 사건들을 통해 웹콘텐츠 분야의 여성 창작노동자들이 웹콘텐츠 분야의 제도적 특수성에서 기인하는 사이버불링, 젠더 위계로 인한 성희롱, 성추행 등 각종 성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남녀 임금격차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성적 낙인을 악용하는 남성들의 인식 개선, 법 제도와 정책적 개선을 통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웹콘텐츠 향유 문화 개선 등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안이 될 것이다.

웹콘텐츠 여성 창작노동자들이 경험하는 성차별의 현실

다른 문화예술분야 종사자들에 비해 웹콘텐츠 분야 종사자들은 향유자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의 빈도가 높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악성댓글에 노출되어 왔고, 여성 창작자들은 성차별적인 사이버불링을 당하기도 했다. 2016년 몇몇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김자연 성우를 지지하거나 페미니즘에 관한 관심을 보였다는 이유로 남성 게임 이용자들에게 사이버불링을 당한 사건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게임 일러스트 업계는 같은 웹콘텐츠 분야의 또 다른 분야인 웹툰 업계와 달리 공모전이나 대회로 작가가 작품을 발표한 기회가 거의 없다. 그리고 남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경우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경우가 있으나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들은 그렇지 못하다. 때문에 대다수의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들은 SNS를 홍보 수단과 포트폴리오 저장 용도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직업적 조건은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와 이용자와의 접촉 횟수나 인터넷상 이용자와 창작자 사이의 거리, 창작자가 이용자에게 노출되는 정도를 자연스럽게 높였고, 결국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불링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문제는 사태가 게임 이용자들의 사이버불링만으로 끝나지 않고 사이버불링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사측으로부터 일러스트를 삭제당하거나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웹툰 작가나 웹소설 작가들 역시 네이버처럼 각 연재웹툰에 댓글을 달 수 있는 시스템이 있거나 에이전시나 사측이 홍보를 해주지 않아 작가 자신이 직접 트위터 등으로 자기 프로모션을 해야 해 이용자들의 사이버불링에 노출되어 있다.

웹툰 작가들은 위와 같은 잠재적인 문제와 함께 성별 위계로 인한 성적 폭력에도 취약한 집단이다. 이 문제는 웹툰 분야의 구조적 특수성에 기인한다. 순수예술 분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제식 시스템에 의한 창작자 교육 방식과 콘텐츠 창작 방식은 웹툰계 여성 창작자들을 성범죄에 취약한 집단으로 만드는 구조적 요인이다. 웹툰은 잡지와 종이책으로 유통되던 출판만화에 기원을 두고 있다. 1990년대 후반 PC통신 서비스에 연재되기 시작했던 만화는 웹툰의 기원으로 이 시기를 기점으로 만화의 형식이 달라진다. 출판만화에서 웹툰으로 콘텐츠의 형식적 요건이 변화하게 되고, 대형 포털사이트가 자사 사이트에 웹툰을 연재물 형식으로 게재하기 시작하면서 데뷔 창구와 데뷔 기회에 있어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이와 같은 구조적 변화로 유명 작가가 자신의 화실에서 여러 명의 문하생을 두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문하생을 작가로 키워내는 도제식 시스템이 출판만화 시절보다 줄어든다. 전통적인 훈련 시스템을 밟지 않고도 데뷔가 가능해졌으며 에이전시가 생겨나면서 작화 등의 작업을 외주로 해결하는 사례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도제식 시스템은 웹툰 분야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작화 등을 외주로 주지 않는 이상 사측이나 포털이 요구하는 분량을 채우려면 어시스트 등의 인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도제식 시스템 내에서 여성 문하생이나 어시스트들은 취약한 위치에 처한다. 권력이 의사결정권을 가진 1인에게 집중된 도제 시스템에서 젠더 위계가 창출되는 과정과, 이 권력을 그 1인이 어떻게 행사해왔는지 우리 사회는 #미투시대 성범죄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배워왔기 때문에 두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2015년 정철 작가의 문하생 성추행 사건, 2018년 출판만화 시절부터 현재까지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작가 강도하의 문하생 성추행 사건은 도제식 시스템의 부작용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이다.

사이버불링, 성추행과 같은 성범죄 외에 웹콘텐츠 업계에서 지적되는 또 다른 성차별은 남녀작가 간의 수익격차다. 2017년 서울시 <문화예술 불공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웹툰 작가 월평균 임금이 166만원, 남성작가는 222만원이다. 임금격차는 웹툰계 내 또 다른 직군인 일러스트레이터 군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었다. 일러스트레이터의 경우 여성은 127만원, 남성은 212만원으로 수입에서 차이가 났다.[1] 웹툰 작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 따르면, 특정 작가는 자신보다 조횟수가 적은 남성 작가의 고료가 자신의 고료와 앞자리가 다를 정로도 차이가 나서 플랫폼 관계자에게 이유를 물었으나 기준 산정 방식과 조건이 많다며 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이야기를 해준 게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추궁했다고 한다.[2] 위에서 언급했듯 간혹 업체에 채용되는 남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는 반면 이러한 채용의 기회가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에게는 거의 주어지지 않으므로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 역시 남녀 임금격차라는 성차별을 현재 경험하고 있는 직군 중 하나이다 .

웹콘텐츠 분야 내 성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인식 변화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게임업계 측은 여성 게임 이용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수치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남성 게임 이용자들이 과잉대표된 측면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업체는 소수의 남성 게임 이용자들이 행한 사이버불링에 자신들이 좌우되는 현실이 궁극적으로 건전한 게임 문화 형성을 저해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약간의 인식 변화만 있었더라도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불링이 발생했을 때 사측이 이들을 보호해주지 않고 남성 이용자들의 눈치를 과도하게 살피며 이 일을 핑계삼아 이슈가 된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와 급하게 계약을 해지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사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해지통보를 받았음에도 무력하게 통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들이 계약상 철저한 을의 위치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계약상의 불평등한 지위는 계약 이외의 노동을 수행할 수밖에 없게끔하거나 저작권을 통째로 넘기라는 사측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상황으로 창작자를 내몰기도 한다. 실상 작품을 완성했을지라도 일정 기간 사측의 지위를 받으며 수정 작업을 해주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보통 건별로 계약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사측은 아주 쉽게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와 계약을 해지 할 수 있다.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프리랜서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런 계약 관행에 더 취약한 계층이 여성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라고 볼 수 있다. 콘텐츠의 일방적인 삭제의 경우 작가에게 더욱 참담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만약 매절계약으로 콘텐츠의 저작권을 통째로 사측에 넘긴 상황에서 창작자가 계약 해지를 당하게 되었고 사측이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삭제했다면, 작가는 자신이 어렵게 쌓은 경력 한 줄을 강제로 삭제당하는 것을 의미한다. 웹콘텐츠의 특성상 콘텐츠가 웹에서 사라지면 그것이 현존했다는 사실과 제작자를 입증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웹콘텐츠의 일방적인 삭제는 경력은 물론이고 해당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쏟았던 시간까지 작가에게서 송두리째 앗아간다. 이런 여파를 모두 고려해 고용관계가 현재보다 더 명확해져야 할 필요가 있으며, 불합리한 계약 지위에 따라 매절계약으로 저작권을 통째로 넘길 수밖에 없는 업계의 관행을 법 개정이나 정책 마련 등의 제도 개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웹툰계에서 발생하는 성별 위계에 의한 성희롱, 성추행의 문제들은 해당 법률로 엄격하게 처벌하고, 업계 종사자와 관계자들이 함께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성주의적 관점에 입각해 제도의 특수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찾아 개선해야 한다. 만약 사업주가 명백하게 여성과 남성이 동일한 노동을 수행했음에도 동일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에 관한 법률>의 제8조 1항을 위반하여 동법 제37조 2항 1호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받도록하고 있으나 웹툰 작가는(일러스트레이터 역시) 근로자가 아니므로 이 법을 근거로 한 제도적 보호망에서 제외되어 있다.[3] 그러나 웹툰 작가들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다고 해도 현재 플랫폼들은 웹툰 작가들에게 수익 산출근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작가가 제작한 콘텐츠를 사측이 어떻게 활용하였고, 어떤 항목(이벤트, 사이버머니, 광고 등)을 기준으로 임금을 산출했는지와 같은 정보내역을 사측이 정확하게 공개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다. 웹툰 작가들이 제작하는 콘텐츠는 저작물이므로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5]

사이버불링은 다른 문화예술 분야와 달리 웹콘텐츠 분야에서 유독 많이 발생한다. 이용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이 문제의 핵심이니 건전한 웹콘텐츠 향유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업계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 같은 소관부처가 향유자 혹은 이용자들과 여성 창작자들이 건강한 연대를 맺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도모하는 방법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살펴보았듯 웹콘텐츠 여성 창작자들이 겪은 성차별과 성적 폭력의 경험은 성애적 측면과 관련된 이데올로기적 측면과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제도적 차원의 문제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이들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변화와 정책적 뒷받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더불어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가 바람직한 향유자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1] 서울시 공정경제과(2017), 문화예술 불공정 실태조사 결과 발표 보도자료, 서울시.

[2] 노지민(2019. 02. 16), 웹툰·웹소설·일러스트 작가도 #노조있다,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6860 (검색일: 2019년 10월 13일).

[3] 국가법령정보센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4] 2018년 노웅래 의원이 저작물 사용에 대한 자세한 내역, 이 내역에 대한 임금 산정을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 등의 정보를 공개하게끔 하는 조항을 신설한 저작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으나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글은 2019년 10월 14일에 개최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문화디자인다리가 주관한 성평등 문화혁신 네트워크 지원사업 <미투 이후, 2019년을 말하다>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

금, 2019/10/1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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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망 이용료 논쟁: 오픈넷 vs. 이데일리

오픈넷은 지난 8월에 페북-방통위간 소송 결과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면서 발신자종량제(상호접속고시)와 방통위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을 폐기를 주장했습니다.
- 오픈넷, 페이스북-방통위 소송 결과를 환영한다 (2019. 8. 23.)

그동안 오픈넷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해 망사업자가 아닌 CP(content provider: 콘텐츠 제공자, 가령 페이스북,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에게 정보 전달 책임과 소위 ‘망 이용료’의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에 반대해왔습니다. 이는 글로벌 CP, 국내 CP 모두에 공히 해당되는 주장이었습니다.

네이버, 아프리카TV 등 국내 CP들은 초반에 역차별을 주장했지만, 결국 방통위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해서는 인터넷기업협회 이름으로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었습니다.

이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는 오픈넷이 과하게 페이스북을 편든다는 기사를 썼습니다.
- 이데일리,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오픈넷의 과도한 페이스북 편들기 (2019. 8. 24.)

이에 오픈넷이 반박글을 슬로우뉴스에 기고해왔습니다. 이 글에 대한 이데일리 측의 재반박은 물론이고,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이견과 보충, 비판 기고([email protected])를 환영합니다. (편집자)
“오픈넷의 과도한 페이스북 편들기” 2019년 8월 24일 자 이데일리 기사 갈무리

위 기사를 쓴 김현아 기자는 3년전 2016년 10월 17일에는 이런 기사를 썼었습니다.

2016년 기사의 취지는 당시 개정 고시에 포함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에 관해 오픈넷이 2019년 8월 23일에 발표한 비판적인 논평과 일치합니다.

3년 사이에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 기사에서는 ‘외국 CP들이 통신망을 공짜로 쓴다’는 통신사들의 ‘궤변’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오픈넷을 “과도한 편들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한 제 판단은 ‘과도한 통신사 편들기’라는 것입니다. 이데일리 기자의 주장이 왜 문제인지 따져보겠습니다.

이데일리:

“오픈넷의 주장이 과도하다고 생각됩니다. ① 접속지연이라는 이용자 피해는 페이스북의 행위(접속경로 변경)로 발생했는데 페이스북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점, ② 발신자종량제에 표현의 자유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과도하다는 점, ③ 이번 재판 결과는 한국의 통신망을 공짜로 쓰려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효과를 낳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기사 중에서)

1. 접속지연 사태의 책임은 페이스북도 KT도 아니다

페이스북이 접속경로를 변경한 주체이니 페이스북의 책임이라는 기자의 주장은 너무 단순합니다. 기자가 비판한 논평에서 오픈넷은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오픈넷:

KT는 결국 ‘발신자종량제 정산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으니 페이스북이 비용을 내든지 SK그룹/LGU+ 이용자들이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더 이상 KT에 호스팅된 국내 캐시서버로부터 받지 말고 페이스북의 원래 접근루트로 받도록 하라’고 페이스북에 요구했다. KT의 압박 때문에 페이스북은 SK그룹/LGU+ 이용자들의 KT캐시서버에의 접근을 차단하여 원래 접근 루트로 페이스북에 접속하도록 할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속도가 전보다 느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픈넷 논평 중에서)

한국의 망사업자들은 한국의 인터넷 이용자들을 볼모로 잡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든 구글이든 네이버든 카카오든 망사업자들을 거치지 않고 5천만 이용자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그런 망사업자가 압력을 넣으면 어떤 CP라도 압력을 회피하려 할 수밖에 없습니다. KT가 자기들의 필요에 따라 – 즉, 기존 해외통신망을 거치게 되면 자신들이 더 높은 중계접속료(transit fee)를 물어야 하므로 – 무료로 설치해놓았던 페이스북 캐시서버를 이제 와서 돈을 내라 압하면 페이스북은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 (1) KT가 스스로 캐시서버를 차단할 때까지 버틴다.
  • (2) 위 상황에 대비해 캐시서버를 통해 서비스되던 콘텐츠의 경로를 바꿔 기존 해외통신망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게 한다.

페이스북은 (1) 대신 (2)를 선택했습니다. 이게 왜 페이스북의 책임인가요? 이를테면 백화점에 오는 메인 도로를 막겠다고 누군가 위협해서 손님들이 놀라지 않도록 좁은 뒷길로 오도록 안내한다면 그때 발생한 혼잡이 백화점이 책임질 행위인가요? 만약 (1)이 발생했다면 KT가 책임을 지도록 했을까요?

KT도 페이스북도 책임이 없습니다. 오픈넷이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은 바로 정부의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입니다.

기자는 ‘이태원 살인사건 운운하며 페이스북도 KT도 책임이 없으면 누구 책임이냐’고 반문하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나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 제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인가요?

KT도 페이스북도 잘못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
KT도 페이스북도 잘못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다.

KT도 페이스북도 잘못이 없다. 문제는 정부의’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다.

2. 페이드 피어링(Paid Peering)이 종량제?

오픈넷:

발신자종량제는 힘없는 개인들이 콘텐츠를 올리는 방식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의 힘을 마비시키는 제도이다. 콘텐츠를 올리면 전 세계 누가 몇명이나 접근할지도 모르는데 그들이 접속할 때마다 접속량에 대해서 돈을 내야 한다면 누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치거나 자기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공유하려 하겠는가?” (논평 중에서)

이데일리:

“구글은 프랑스 오렌지(Orange), 독일 도이치텔레콤(DT), 미국 주요 통신사(ISP) 등에 망 대가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 때 망 대가는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는 일방이 대가를 주는 페이드 피어링(Paid Peering) 방식이죠. 즉 트래픽 기반이라는 점에서 발신자종량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구글이 미국에서는 트래픽 기반으로 통신사에 돈을 내고, 우리나라에서는 트래픽 처리비용을 통신사(ISP)에게 전가하는 게 문제아닐까요.”(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기사에서 김현아 기자가 서술한 내용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외국에서 구글이 하고 있다는 페이드 피어링의 가격은 기본적으로 접속 용량을 기반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종량제가 아닙니다. 물론 합리적인 네트워크 관리 차원에서 데이터 상한제와 같은 종량제의 요소가 부분적으로 있을 수도 있겠지만, 원칙은 접속 용량 기반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무이하게 종량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종량제 하에서는 제대로된 페이드 피어링 요금 협상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망사업자들간에 발신자종량제가 적용되면 자신의 망에 유치한 콘텐츠가 다른 망으로 발송되는 만큼 돈을 더 내야 합니다. 그러면 KT는 SKT/SK브로드밴드, LGU+에 지불해야 할 발신자종량제 정산액수에 맞추어 해외 사업자들과 캐시서버 접속료를 흥정할 수밖에 없고 3사가 제시하는 가격은 자연스럽게 상향담합이 이루어지거나 장기적으로는 누적통행량에 정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카카오나 네이버와의 전용회선료 협상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서울의 인터넷 접속료가 파리, 런던의 7~8배, LA,뉴욕의 4배, 싱가폴의 2배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텔레지오그래피, 2018.).  이렇게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는 캐시서버 페이드 피어링 요금이든 전용회선료든 플랫폼들이 납부하는 접속료를 인위적으로 높게 만들거나 장기적으로는 종량제의 요소를 갖도록 왜곡합니다.

이렇게 되면, 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주장과 콘텐츠를 전개하려는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도 같이 금전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접속용량(순간 트래픽) 기반이냐 누적 트래픽 기반이냐에 따라 표현의 자유 보장 여부가 갈리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인터넷에 자기 콘텐츠를 올린 A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 ‘접속용량 기반’에서, A는 자신이 어떤 용량으로 인터넷에 접속할지 결정하고 그에 따른 접속료를 이웃 망사업자에 지불한 후에는 별도 부담이 없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A의 콘텐츠에 접속해도 A의 접속용량이 허락하는 대로 접속한 사람들에게 천천히 데이터를 공급해주면 됩니다.
  • ‘누적 통행량 기반’에서, A는 사람들이 콘텐츠에 접속하는 만큼 망사업자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A는 자신의 콘텐츠가 인기가 있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수록 그에 따른 비용을 더 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A는 콘텐츠를 온라인에 자유롭게 올릴 수 있을까요?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핵심은 중간 전달자가 여럿이라는 건데 중간 전달자들이 각자 통행료를 받겠다고 하면 A는 비용을 이중으로 지급하는게 아니라 3중, 4중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결국 돈 문제. 그리고 그 돈 문제는 인터넷 콘텐츠 생산자에게 압박이 되어 결국 이용자의 접속권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으로 연결됩니다.
결국 돈 문제. 그리고 그 돈 문제는 인터넷 콘텐츠 생산자를 압박하게 되고, 결국 이용자의 접속권 장애를 초래할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결국 돈 문제. 그리고 그 돈 문제는 인터넷 콘텐츠 생산자를 압박하게 되고, 결국 이용자의 접속권 장애를 초래할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3.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처럼 행동하다 패소하면 ‘일방적인’ 판결인가 ?

이데일리:

“세금이나 망 이용대가는 제대로 내지 않는 글로벌 콘텐츠 업체들이 유리해졌다는 점에서, 오픈넷의 입장은 답답한 마음마저 듭니다. . .방통위가 망 이용 계약 가이드라인을 만들려던 이유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페이스북,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큰 콘텐츠 업체라면 이제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서비스 품질에 신경써야 한다는 취지 때문입니다. “(김현아)

“큰 콘텐츠 업체라면 자사서비스에 대한 서비스 품질에 신경써야 한다”는 김현아 기자의 말에서 ‘품질’이 접속품질을 말하는 거라면 인터넷의 구동원리에 어긋납니다.

오픈넷:

인터넷의 핵심은 콘텐츠 제공자가 세계 어디에든 콘텐츠를 온라인에 올려놓기만 하면 세계 어디의 누구에게든 인터넷접속료만 내면 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에게 전 세계 콘텐츠에 접근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대가로 인터넷접속료를 받는 망사업자들이 접속의 품질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데, 이번 소송의 대상인 과징금은 페이스북 접속에 장애가 생겼다고 해서 페이스북을 징계하려고 한 세계 유일의 사례였다.

기자는 위 주장에 대해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발 비슷한 징계 사례 즉, 콘텐츠 사업자에게 이용자의 접속 속도가 느려진 것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사례를 하나라도 찾아와주면 좋겠습니다.

‘콘텐츠 제공사가 망이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망 이용료론에 대해서도 오픈넷은 다음과 같이 논평했습니다.

오픈넷:

“망 이용료”라는 말은 전 세계에서 우리 언론과 정부만 쓴다. “망 이용료”라는 말에는 콘텐츠 제공자가 정보전달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것은 컴퓨터들이 라우터를 통해 연결된 집합체이고, 모든 라우터들이 이웃 라우터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다른 이웃 라우터에게 공짜로 차별없이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약속으로 연결되어 있다.

다같이 망의 일부로서 이 약속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누구는 망 이용료를 내고 누구는 망 이용료를 받고 할 이유가 없다. 단지 서로간의 물리적 연결을 유지하는 유지비 즉 인터넷접속료만 있을 뿐이다. 국내 망사업자들이 전 세계 컴퓨터와 연결이 된다는 약속 하에 수많은 국내의 개인들로부터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접속료이다. “망 이용료”론은 바로 이 똑같은 연결에 대해서 콘텐츠 제공자로부터 돈을 다시 한 번 받아야 한다는 봉이 김선달과 같은 소리이다. (논평 중에서)

김현아 기자는 이에 대해서도 선택적으로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결국, 김 기자는 정부가 내린 페이스북 징계 시도가 얼마나 부당한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으니 ‘정부가 패소해서 페이스북에 유리해졌으니 잘못이다’라는 주장만 남습니다.

인터넷 관련 여러 이슈들에 있어서 오픈넷의 기본적인 입장은 ‘인터넷에 대해서 국제표준에 맞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골방에 앉아서도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넷의 힘은 우리 정치와 경제를 발전시켜 왔고, 더 평등하게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는 수많은 갈라파고스 규제들이 우리나라 국민을 인트라넷에 가둬왔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위헌판정을 받았지만 인터넷실명제를 시작으로 합법 정보도 의무적으로 차단삭제하라는 임시조치 제도, 행정기관이 표현물의 불법합법 여부를 판단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등 인터넷 이용자의 눈과 입을 가리는 규제는 아직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데일리 기자나 방송통신위원회가 말하는 ‘CP업자 품질책임’론, ‘망이용대가’론, ‘발신자종량제’도 인터넷 갈라파고스 규제 리스트에 새롭게 추가된 것들입니다.

인터넷 규제가 국제표준에 맞추어 개선되면 당연히 우리나라 기업들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과 개인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국경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접속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런 모델에 반대되는 중국과 러시아 방식도 있습니다. 자기 나라 시장만 바라보는 일부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중국과 러시아 국민들은 엄청난 검열과 감시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오픈넷은 우리나라 국민들도 다른 나라 국민들과 똑같이 전 세계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민주주의와 공정경제가 꽃피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망사업자와 컨텐츠사업자의 거대한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플레이어는 사실 '이용자'다. 이용자의 자유로운 접속이 보장되는 방법과 방향이 무엇인지를 망중립성 원칙 하에서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망사업자와 컨텐츠사업자의 거대한 전쟁에서 가장 소외됐지만, 가장 중요한 궁극의 플레이어는 당연히 엔드 유저인 ‘이용자’다. 이용자의 자유로운 접속이 보장되는 방법과 정책적 방향이 무엇인지를 사업자와 정부가 망중립성 원칙 하에서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망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의 거대한 전쟁에서 가장 소외됐지만, 가장 중요한 궁극의 플레이어는 당연히 엔드 유저인 ‘이용자’다. 이용자의 자유로운 접속이 보장되는 방법과 정책적 방향이 무엇인지를 사업자와 정부가 망중립성 원칙 하에서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2019.11.14.)

금, 2019/11/15-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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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 나가면 항상 궁금한 것이 있었다. 한국에 있는 사람과 전화를 하려면 통화를 하는 시간만큼 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인터넷에 접속해서 보이스톡, 페이스타임 등으로 통화하면 통화길이에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소통할 수 있다. 마치 인터넷이 다른 세계로 가는 관문이라도 되듯이 인터넷만 만나면 통신이 무료가 된다. 국제전화료와는 비교도 안되게 싼 와이파이 접속료만 현지에서 내면 끝이다. 그렇다면 정보가 국경을 넘어 한국까지 왔다갔다 하는 비용은 누가 내는 것일까?

   짧게 답하자면 아무도 내거나 받지 않는다. 인터넷에서는 정보전달은 무료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정보전달에 참여하기 때문에 아무도 돈을 내거나 받지 않는다. 인터넷은 모든 단말들이 다른 모든 단말들이 수신 및 발신하는 모든 정보를 “도착지를 향해 옆으로 전달”한다는 상부상조의 약속으로 묶여 있는 집합체이다.

  왜 이런 약속이 필요했을까? 인터넷은 각 단말이 모든 단말들과 ‘직접 연결하지 않고도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신체계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려면 모든 단말들이 정보를 “옆으로 전달“하면서 조건을 달아서는 안된다. 금전적 조건도 안되고 비금전적 조건도 안된다. 조건이 발생하면 그 조건을 집행할 중앙통제소가 필요해지고 중앙통제소의 허락을 얻어야만 정보가 전달되기 때문에 모든 단말들 사이의 직접소통이 불가능해진다. 방송과 신문처럼 한 사람이 수많은 사람과 직접 소통을 하지 못하고 중앙의 통제를 받게 된다. 인터넷은 그런 중앙통제소가 필요없도록 고안된 통신체계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향유하는 정보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약속을 우리는 망중립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망중립성은 보통 정보의 내용을 차별없이 처리할 의무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여기서 차별이 없다는 것은 과금여부도 포함되는 것이다. 돈을 안 낸 정보라고 해서 전달하지 않겠다거나(blocking) 천천히 전달하겠다고(throttling) 해서는 안되는 것이며 돈을 더 낸 정보라고 해서 더 빨리 전달하려 (prioritization)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결국 망중립성은 정보전달에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며 결국 ‘정보전달료는 무료’라는 말로 대표된다. 실제로 경제학자들이 망중립성을 수학공식으로 나타날 때 정보전달료가 제로라는 명제를 이용한다.  

  인터넷이 “무료”라면 우리가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망사업자에게 내는 돈은 무엇일까? 이것은 접속료다. 인터넷에 속한 기존 단말들 중의 최소한 하나와는 물리적으로 연결을 해야 무료통신을 향유할 수 있다. 이 물리적 접속비용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서든 단 한군데와만 접속만 하게되면 정보전달에 대한 대가는 없다. 이미 대가없는 조건없는 상호전달이 약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에서 인터넷이라는 오아시스를 만나면 전세계 누구와도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찝찝한가? 전기나 수도처럼 “쓰는 만큼 내는” 게 맞다고? 인터넷에서는 아니다. 정보전달은 모두가 같이 하는 것이니 누가 누구에게 낼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에서 왼쪽의 연두색 국내이용자(Visitor)가 오른쪽의 해외콘텐츠(Origin Server)를 받아보려면 Tier 3-Tier2-Tier1-Tier1-Tier2-Tier3까지 6개의 라우터를 거쳐야 하며 각 라우터는 다른 사업자 것이다. 각자는 다른 사업자와 접속을 유지하고 있다가 정보패킷이 오면 우편부가 주소를 보고 어느 지역 우체국에 보내는지 결정하듯 정보패킷에 쓰여진 도착지를 보고 그 도착지에 더 가까운 사업자에게만 전달하면 된다. 한국의 이용자가 미국의 서버에 접속하는데 30여개의 라우터를 거치고 그 라우터들이 몇 개 망사업자들 것인지 알수도 없다. 인터넷은 누가 누구에게 파는 상품이 아니다. 정보전달 한건 한건이 모두의 참여를 통해 크라우드소싱되는 상부상조가 기본이라서 정보전달에 대해서 누가 누구에게 돈을 받는 구조가 아니다.

   그래도 나 혼자 많이 쓰면 타인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책정되는데 집에 들어오는 수도파이프의 직경이 크면 물이 더 빨리 들어오듯이 접속용량은 곧 인터넷의 속도를 말한다. 내가 이 파이프를 써서 얼마나 많이 물을 쓰건 옆집이 옆집 파이프를 통해 물을 받는 속도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인터넷이 간혹 느려지는 경우가 있는 것은 그 지역 전체에 들어오는 대형파이프의 용량이 가정에 들어오는 파이프들 용량의 총합에 비해 너무 적기 때문이다. 위 그림에서 Tier 2사업자마다 Tier3가 3개씩 달려있는데 각 Tier3에게 10Mbps의 접속을 제공하고 있다면 Tier2는 스스로는 30Mbps의 접속용량을 Tier1에 대해 확보하고 있다면 각 Tier3가 매월 10G를 쓰건 100G를 쓰건 아무리 혼잡이 발생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전세계적으로 유선인터넷에 종량제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무선인터넷의 경우에는 여러 단말들이 예측불가능하게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하나의 기지국을 나눠쓰기 때문에 각자에게 주어진 용량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종량제를 시행하지만 이것도 기술을 통해 수요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미국의 T모바일이나 유럽의 상당수 통신사들은 이동통신도 유선인터넷처럼 모두 무제한인 이유이다. 

  이걸 이해하는게 왜 중요하냐면 인터넷에 콘텐츠를 띄우는 업체에게 정보전달료 즉 ‘망이용대가’를 받겠다는 주장이 정부와 망사업자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인터넷전화를 하면 통화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매우 희박한 가능성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현재의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는 망사업자들이 인터넷접속료를 종량제로 받을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콘텐츠제공자들이 인터넷접속료를 종량제로 내기 시작하면 이들이 지금까지 무료로 제공해왔던 콘텐츠(보이스톡 등등)를 더이상 무료로 제공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발신자종량제 때문에 망사업자들 사이의 콘텐츠유치경쟁을 낮춰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접속료를 콘텐츠제공자들에게 부과하고 있어 한국의 콘텐츠제공자들은 당장이라도 비용회수를 위해 유료로 전환할 수 밖에 없을 수 있다. 

수, 2020/02/26-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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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의 소통속도가 느리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방문’한다는 건 사실 홈페이지 파일의 복사본이 방문자의 단말에 까지 도달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 정보전달을 해주고 돈을 받는 업체가 있으면 거기서 책임을 지면 될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 단말들이 아무런 대가없이 다같이 ‘옆으로 한칸씩’만 전달하기로 한 약속에 따라 정보의 전달이 이루어지는 인터넷에서는 정보전달료라는 것이 없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정보전달료는 없지만 단말들이 서로 물리적 접속을 유지하기 위해 접속료를 낸다. 2개의 단말이 서로 접속하면 서로에게 좋은데 누가 누구에게 내는 것일까? 더 접속을 하고 싶은 쪽이 낸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새로 예를 들어 SK브로드밴드에 가입한다는 것은 이미 가입한 수백만개의 SK브로드밴드가입자들의 단말들과 소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새 이용자가 얻는 혜택이 기존수백만 이용자들이 얻는 혜택보다 훨씬 크다. 그러니 SK브로드밴드에게 돈을 내고 가입하는 것이다.

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정해진다. 10Mbps 즉 1초에 10메가바이트가 다운로드되는 인터넷은 100Mbps보다 비싸다.

그런데 접속료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중계접속비용이다. SK브로드밴드는 자신의 가입자들과의 소통만을 제공하는게 아니라 자기와 연결된 전세계의 다른 모든 단말들과의 소통가능성(“full connectivity”)도 같이 판매한다. SK브로드밴드가 이를 위해 직접 전세계의 다른 단말들과 연결하는 것은 아니다.

아래 그림을 인터넷 전체라고 간주하고 국내이용자는 왼쪽 상단의 연두색 셔츠이고 오른쪽 연두색 박스가 페이스북 서버라고 가정하자. SK브로드밴드(아래 그림 왼쪽 최상단의 Tier 3)는 국내이용자에게 full connectivity를 제공하기 위해 상위계위ISP 즉 자신보다 연결성이 더 좋은 이웃 ISP(왼쪽 상단의 Tier 2)들에게 돈을 내고 접속하고, 그 상위계위ISP는 자기보다 더 연결성이 좋은 더 상위계위의 ISP(중앙 왼편의 Tier 1)에게 역시 돈을 내고 연결을 한다. 결국 그림의 검은 선들이 다 저렇게 더 연결성이 좋은 쪽에 돈을 내면서 접속이 이루어진 것이다.

결국 페이스북서버에서 국내이용자까지 오려면 여러 ISP에 속한 단말들을 거쳐 오게 된다. 이때 SKB가 인터넷접속을 국내이용자들에게 판매할 때 “특정 용량(속도)에 얼마” 이런 식으로 판매했다면 자신의 가입자들이 전세계 단말들과 그 속도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용량의 접속을 자신보다 상류에 있는 해외ISP로부터 구매를 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수도국이 100개의 가정에 1가정당 1분당 1리터의 수량을 약속했다면 어딘가에서 1분당 10리터 수량을 상류수원에서 끌어와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물론 모든 가정이 동시에 인터넷을 이용하지는 않으므로 반드시 기계적으로 합산된 총량을 맞출 필요까지는 없다).

충분한 상류 접속용량 확보 상황

불충분한 상위접속용량 확보 상황

결론적으로 국내이용자의 페이스북 접속속도가 느려지는건 국내이용자로부터 돈을 받고 페이스북 서버를 포함한 전세계 단말들과의 소통(full connectivity)을 약속한 국내망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내이용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상위계위 망사업자와의 충분한 접속용량을 확보할 책임이 있다.

물론 페이스북의 역할도 중요하다. 페이스북도 자기 지역의 ISP와 연결을 해서 전세계 단말들과의 소통을 하게 되는데, 이용자들이 방문할 때 마다 페이스북 서버로부터 다운로드가 발생하는데 이때 정보가 나가는 접속용량(속도)은 페이스북과 그 지역 ISP사이의 계약에 의해 정해진다. 하지만 혼잡이 거기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 근처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국내망사업자의 책임이 맞다.

국내망사업자는 상위계위 망사업자에게 내는 접속료를 아끼기 위해 해외콘텐츠제공사와 계약을 맺어 국내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는 소위 ‘캐시서버’에 담아서 국내망사업자에게 직접 연결해둔다. 위 그림 왼쪽 상단에 하늘색 구름으로 나타나 있다. 거기에 담긴 콘텐츠를 국내이용자가 이용할 때는 정보가 바다건너 저 먼 곳에서 올 필요가 없으니 국내망사업자가 상위계위망사업자로부터 확보할 접속용량도 줄어들어 접속료 총액도 줄어들게 된다. 국내망사업자의 필요에 의해서 설치한 캐시서버이니 해외콘텐츠업자들에게는 무료로 제공되어 왔다.

그런데 국내망사업자가 갑자기 캐시서버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국내망사업자가 국제접속용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 캐시서버를 설치했던 것인데 캐시서버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신의 필요에 따라 캐시서버를 달아서 돈을 아꼈는데 돈을 받겠다고 하는 것은 좀. . .

망사업자들이 캐시서버설치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서 들고 나오는게 역차별론이다. 즉 국내콘텐츠업자들에게는 접속료를 무지하게 많이 받는데 해외콘텐츠업자들의 캐시서버는 무료로 설치하게 해주면 차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캐시서버는 국내망사업자가 해외와 연결하는 상류접속용량 확보에 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설치한 것이다. 국내콘텐츠와 이용자들을 연결할 때는 접속용량을 확보할 필요가 없으니 캐시서버를 설치할 필요를 느끼지 않은 것이다. 해외콘텐츠업자는 해외콘텐츠업자대로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접속료를 어딘가에 내고 있다. 현지의 망사업자에게 내든 그 돈으로 서버망을 스스로 깔든. 즉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해외콘텐츠업자가 캐시서버를 설치함으로써 얻는 것은 국내이용자와의 소통(하늘색 루트)이지만 국내콘텐츠업자가 인터넷접속료를 내서 얻는 것은 전세계 단말들과의 연결(분홍색 루트 전부)이다. 처음부터 비교불가한 것이라서 차별을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목, 2020/02/2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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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에서 인터넷에 정보전달료가 없어야 하고 접속료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었다. 인터넷에서는 정보전달은 다같이 나눠서 하는 것이니 돈을 낼 사람과 받을 사람이 나눠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 수도를 “쓰는 만큼 내왔던” 즉 종량제로 써왔던 많은 분들은 인터넷도 쓴 만큼 내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다음의 사례들을 통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1) 도서관에 비유해보자면 책을 보러 갔는데 책을 1권씩 빌려보는데 많은 책을 빌리거나 또는 책을 오래 본다고 돈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책 여러권을 한꺼번에 빌리면 다른 사람들이 그 책을 빌려보지 못하게 하니 숫자를 제한하거나 몇권 이상은 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상상해볼 수 있다.

(2) 거꾸로 저자나 출판사 입장에서도 똑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도서관의 장서공간이 한정되어 있는데 너무 많은 책들을 비치해달라고 하는 것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 숫자는 똑같은 도서관 이용자들이 많이 빌려본다고 해서 도서관이 그 책의 저자나 출판사에게 돈을 받으려 하거나 대여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이 망중립성을 통해 보호하려는 것은 위의 (1), (2)의 도서관 이용자들이나 저자들이 타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한, 비용에 부담을 갖지 않고 정보에 접근하고 정보를 퍼뜨릴 수 있는 자유이다.

(3) 단체관광을 갔는데 경치구경을 많이 했다고 해서 돈을 더 받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경치구경에 영향을 주도록 관광버스 자리를 2개를 차지한다거나 한다면 돈을 더 받아야 할 것이다. 경치구경도 경치를 이루는 사물들에 전자파가 반사되어 안구에 도달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인터넷도 전선을 통해서 전자파가 전달되는 것이다. 접속용량을 높이기 위해 전선을 더 굵은 것을 써야 한다면 돈을 더 내야겠지만 같은 전선에서 전자파가 얼마나 지나가든 비용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이 경치구경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4) 상가건물의 한칸을 빌려서 식당을 운영하는데 손님이 많이 온다고 해서 건물주가 월세를 올려받으려고 하면 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비난한다. 임대공간에 대해서 정당한 대가를 내고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줄서서 기다리게 만드는 것도 감수하며 다른 공간에 입주한 상인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장사를 하는데 그게 잘된다고 돈을 더 받기 시작하면 상인은 행인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다른 한편 상인이 못 견뎌서 옆의 한칸을 더 빌려서 공간을 넓히겠다고 하면 그때 임대료를 더 받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인터넷은 다양한 사람들이 창의력을 꽃피우도록 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5) 구태여 전기나 수도에 비유를 하자면, 위 (4)의 상가임대차와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전기 및 수도를 공급받을 때 실제 사용한 전력이나 수량에 대해서 돈을 내지 전기, 수도로 뭘 했는지를 따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전기를 이용해서 부가가치높은 휴대폰 사업을 한다고 해서 수도세를 더 내지는 않는다. 또는 수돗물을 이용해서 예를 들어 콜라를 만든다고 해서 돈을 더 내지는 않는다. 심지어는 콜라가 수돗물과 시장에서 경쟁하더라도 말이다.

(6) 또는 전력이나 수량을 많이 쓰는게 아니라 전압과 수압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력은 거의 안 쓰고 전압만 이용해서 구동하는 전자기기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쓴만큼 낸다’고 했을 때 사용의 대상은 전력이나 수량이 아니라 전압과 수압이라고 볼 수 있고 정녕 ‘쓴만큼 내고 싶다’면 전압이나 수압이 들어올 수 있게 전선이나 파이프를 연결한 비용만 내면 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 이용되는 것은 접속용량이지 정보의 누적통행량이 아니다.

(7) 그래도 미련이 있다면 텔레비전을 생각해보자. 인터넷을 이용할 때 데이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이 동영상이라고 하는데 공중파이든 케이블이든 엄청난 해상도의 동영상이 전달되는데 시청자들은 24시간 텔레비전을 보더라도 똑같은 액수를 낸다.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텔레비전도 정보전달량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전자파가 공기를 지나든 케이블선을 지나든 DSL선을 지나든 발생하는 비용은 제로에 가깝다. 인터넷도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인터넷은 더 나아가서 정보전달을 인터넷에 참여하는 단말 사이의 크라우드소싱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더욱 정보전달료를 따로 받을 이유가 없다.

단, 모바일인터넷의 경우에는 예외적이다. 모바일인터넷은 기지국을 통해 신호가 오가는데 각 기지국에 예측할 수 없는 여러 개의 핸펀이 접속하여 신호를 받기 때문에 각 기지국별로 미리 충분한 접속용량을 정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한 이용자의 이용량이 다른 이용자들의 이용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과도한 이용자들 제어 차원에서 종량제를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이제 기술이 발달해서 용량예측도 미리 할 수 있기 때문에 아예 모바일인터넷도 정액제로 제공하는 외국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선인터넷에서도 일찌감치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바로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때문이다. 즉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원칙에 따라 정보전달료를 주고 받도록 요구하였다.

결과? 망사업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자신의 네트워크에 유치하기를 꺼려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좋은 콘텐츠를 유치하게 되면 다른 망사업자 소속 이용자들이 그 콘텐츠에 접근하면서 자신의 망에서 외부 망으로 ‘발신’하는 데이터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비례하여 정산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망사업자들 사이에 경쟁이 없어지면서 인터넷접속료가 엄청나게 비싸지게 되었다. 2017년 3사분기 1Mbps 중간값 기준 서울에서 인터넷에서 접속하면 $3.77 인데 파리의 8.3배, 런던의 6.2배, 뉴욕의 4.8배, LA의 4.3배, 싱가폴의 2.1배, 동경의 1.7배이다. 서울은 시드니처럼 지리적 소외성이 없음에도 그러하다.

위의 표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계산되는 접속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망사업자들은 콘텐츠제공자들에게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떠넘기기도 한다. 즉 콘텐츠제공자에게 직접 종량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콘텐츠제공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어차피 정액제로 해도 위에 표에 나온 것처럼 비싸니 종량제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그러다보니 아프리카TV같은 곳은 1년 영업이익(약 150억)을 몽땅 인터넷접속료로 망사업자에게 지불한다.

우리 소비자들과는 무슨 상관이냐고? 네이버 (2016년 영업이익 1조에 인터넷접속료 734억), 카카오 (같은 해 영업이익 1000억에 인터넷접속료 약 300억)도 인터넷접속료 부담이 상당한데 이들도 아프리카TV처럼 우리에게 공짜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싼 국제전화 대신 쓸 수 있는 보이스톡이 우리에게 무료인데 이에 대해서 카카오가 종량제로 인터넷접속료를 망사업자에게 낸다고 생각해보자. 카카오는 보이스톡을 무료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콘텐츠제공자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종량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는 2011-12년에 대형망사업자들이 자신의 망을 통해서 가정이나 기업에게 인터넷접속을 제공하는 중소망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망이용대가를 종량제로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되버리면 중소망사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종량제를 이용자들에게 부과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용자들 70만명이 서명운동을 벌여 대형망사업자들의 계획을 패퇴시킨 바 있었다. 캐나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싸운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때마다 또는 정보를 업로드할 때마다 그 양에 비례해서 돈을 내는 것은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보전달료는 무료여야 하며 인터넷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따라 정해져야지 종량제로 정해지는 것은 정보전달료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인터넷에서의 정보전달은 모두가 참여하기 때문에 제공자와 소비자가 따로 없고 정보전달의 한계비용은 거의 제로라는 점에서 전기, 수도와는 다르다.

토, 2020/02/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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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현 의원과 정병국 의원, (사)스타트업얼라이언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공동주최하는 ‘Remind 2019! 규제개혁 토론회’가 2020년 1월 15일 14시,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되었고 여기에서 오픈넷 박경신 이사가 발표한 발제문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의 소위 ‘망이용료’관련된 논의를 총망라하였습니다.

스타트업포럼-2020년1월

목, 2020/03/05-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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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최근 국내망사업자들이 해외 콘텐츠업자에게 캐시서버 접속에 대해서 돈을 받겠다고 하면서 들고 나오는 게 ‘역차별론’이다. 국내망사업자들이 국내콘텐츠이든 해외콘텐츠이든 국내이용자들에게 중계해주고 있는데, 국내콘텐츠업자들로부터는 인터넷접속료를 엄청나게 받고 해외 콘텐츠업자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으면 국내업자들에게 역차별이 된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국내이용자는 자신에게 세계의 다른 단말들과의 소통을 중계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이웃 단말에게 인터넷접속료를 내고 접속을 하는데 이 ‘이웃단말’을 보통 망사업자(왼쪽 상단 Tier 3)라고 한다. 지역 망사업자는 다시 자신보다 세계의 단말들과의 연결성이 더 좋은 상위계위 망사업자(왼쪽 상단 Tier 2)에게 다시 접속료를 내고 그 망사업자는 다시 더 상위 망사업자(중앙 왼쪽 Tier 1)에게 접속료를 낸다. 최상위망사업자들끼리는 서로 돈을 주고 받지 않는 대신 그 돈으로 넓은 지역에 망을 깐다.

이 그림에서 해외콘텐츠업자(예: 페이스북)들은 해외에 있으니 원래는 국내 망사업자와 접속하지 않으니 낼 접속료가 없다. 또 해외콘텐츠업자들은 국내 망사업자들로부터 세계의 단말들과의 소통을 중계받지도 않으니 원래 국내망사업자에게 낼 접속료가 없다.

물론 국내 망사업자들도 해외콘텐츠와 연결도 하지 않으면서 접속료를 달라는 것은 아니다. 국내 망사업자는 해외콘텐츠업체에게 부탁하여 국내에서 인기있는 해외콘텐츠들의 복사본을 떠서 담아놓은 국내서버(즉 “캐시서버”, 그림에서 파란색 구름모양)를 자신의 망에 연결해놓는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접속료는 접속용량에 비례하여 내게 되는데 국내 이용자들이 많이 해외콘텐츠를 접속할 때마다 국내 망사업자는 상위망사업자(그림 중앙의 Tier 1 중 왼쪽)로부터 확보해야 하는 접속용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국내망사업자는 상위망사업자에게 내는 접속료를 아낄 수 있으니 좋아서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설치한 것이다. 해외콘텐츠업자도 자신의 콘텐츠가 현지망사업자에게 내야 하는 접속료를 역시 아낄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국내망사업자들이 국내 콘텐츠에 대해서는 캐시서버를 설치하지 않는다. 국내콘텐츠와 국내이용자들을 중계해줄 때는 해외접속용량을 확보할 필요가 없으니 캐시서버설치로 절약할 중계접속료 자체가 없으니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의미가 없다.

그런데 국내망사업자들이 이렇게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설치한 캐시서버와 자신의 망과의 접속료를 이제와서 달라고 하면 해외콘텐츠업자 입장에서는 쉽게 거부할 수 있다. 그냥 원래 루트(위 그림의 파란색 줄) 대로 Tier2, Tier1을 통해서 소통하자고 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해외콘텐츠업자가 자신의 지역망사업자에게 내는 접속료에서 한국이용자들의 접속 때문에 발생하는 접속용량은 얼마 안되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또 국내망사업자들이 캐시서버 접속료를 받기 시작하면 위에서 망중립성 원리에도 어긋난다. 망중립성 원리란 인터넷은 모두가 서로의 정보를 상호 전달해주는 상부상조의 약속으로 묶여 있으니 정보를 전달해주는 대가는 없고 물리적 접속을 유지하는 비용만 있다는 원리를 말한다. 이미 국내망사업자들은 자신에게 접속하는 국내이용자들에게 해외콘텐츠와의 중계에 대해서 돈을 이미 받았다. 해외콘텐츠업자로부터 국내이용자와의 중계 명목으로 별도의 돈을 받는다는 것은 이중으로 돈을 받게 되는 것이며 결국 정보전달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어버린다. 새롭게 설치된 캐시서버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캐시서버를 설치된 것이니 그 대가로 돈을 달라고 할 수는 없다.

논거가 부족해서 그러는 것인지 국내망사업자들은 캐시서버 접속료를 달라고 할 때 꼭 국내콘텐츠업자와의 역차별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위 그림에서 보듯이 해외 콘텐츠업자가 캐시서버를 설치함으로써 얻는 것은 국내 이용자와의 소통(하늘색 화살표)이지만, 국내 콘텐츠업자가 인터넷접속료를 내서 얻는 것은 전 세계 단말들과의 연결(분홍색 선 전부)이다. 처음부터 비교불가한 것이라서 차별을 말할 수도 없다.

사실 ‘망이용료’란 말이 나온 것도 결국 역차별론을 위해서 나온 것이다. 하늘색 선은 캐시서버 중계접속료이고 분홍색선 전부는 인터넷(전체)접속료이고 2가지는 서로 다른 것인데 같다고 주장하려 하니 더 넓은 개념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

그럼 엄청난 액수의 인터넷접속료를 내고 있는 국내콘텐츠업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인터넷접속료를 낮춰야 한다.

화, 2020/04/1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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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단법인 오픈넷 이사)

인터넷은 원래 ‘쓴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었다. 마치 거울들을 세워놓고 그 사이에서 빛이 왔다갔다 하면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 것처럼 단말들이 접속된 상태에서 전자기신호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단지 접속을 유지하는 비용만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내면 되는 것인지 그 접속지점을 통해 얼마나 많은 신호가 오고 갔는지는 마치 거울에 빛이 얼마나 반사되었는지 따지는 것처럼 무의미한 일이다. 어차피 모두가 서로의 신호들을 전달해주는 체계라서 돈을 낼 사람과 받을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선인터넷에서도 일찌감치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바로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시 때문이다. 즉 망사업자들 사이에서는 ‘발신자종량제’ 원칙에 따라 정보전달료를 주고 받도록 요구하였다.

그 결과, 망사업자들이 좋은 콘텐츠를 자신의 네트워크에 유치하기를 꺼려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좋은 콘텐츠를 유치하게 되면 다른 망사업자 소속 이용자들이 그 콘텐츠에 접근하면서 자신의 망에서 외부 망으로 ‘발신’하는 데이터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비례하여 정산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망사업자들 사이에 경쟁이 없어지면서 인터넷접속료가 엄청나게 비싸지게 되었다. 2017년 3사분기 1Mbps 중간값 기준 서울에서 인터넷에서 접속하면 $3.77 인데 파리의 8.3배, 런던의 6.2배, 뉴욕의 4.8배, LA의 4.3배, 싱가폴의 2.1배, 동경의 1.7배이다. 서울은 시드니처럼 지리적 소외성이 없음에도 그러하다.

위의 표는 접속용량에 비례해서 계산되는 접속료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망사업자들은 콘텐츠제공자들에게 발신자종량제의 부담을 떠넘기기도 한다. 즉 콘텐츠제공자에게 직접 종량제를 적용하기도 한다. 콘텐츠제공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에 어차피 정액제로 해도 위에 표에 나온 것처럼 비싸니 종량제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그러다보니 아프리카TV같은 곳은 1년 영업이익(약 150억)을 몽땅 인터넷접속료로 망사업자에게 지불한다.

네이버 (2016년 영업이익 1조에 인터넷접속료 734억), 카카오 (같은 해 영업이익 1000억에 인터넷접속료 약 300억)도 인터넷접속료 부담이 상당한데 이들도 아프리카TV처럼 우리에게 공짜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비싼 국제전화 대신 쓸 수 있는 보이스톡이 우리에게 무료인데 이에 대해서 카카오가 종량제로 인터넷접속료를 망사업자에게 낸다고 생각해보자. 카카오는 보이스톡을 무료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콘텐츠제공자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종량제를 적용할 수도 있다. 캐나다에서는 2011-12년에 대형망사업자들이 자신의 망을 통해서 가정이나 기업에게 인터넷접속을 제공하는 중소망사업자들에게 부과하는 망이용대가를 종량제로 하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돼버리면 중소망사업자들도 어쩔 수 없이 종량제를 이용자들에게 부과할 수밖에 없게 되어 이용자들 70만 명이 서명운동을 벌여 대형망사업자들의 계획을 패퇴시킨 바 있었다. 캐나다 소비자들이 이렇게 열심히 싸운 이유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볼 때마다 또는 정보를 업로드할 때마다 그 양에 비례해서 돈을 내는 것은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캐나다의 소비자들은 자신이 직접 내는 접속료가 높아질까봐 싸운 것이다. 우리나라는 가정용 인터넷접속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모여서 살기 때문에 배선비용이 적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용 인터넷접속료가 높아지면 그 기업들이 더 이상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당장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동선을 제공하는 “민간 앱의 경우 언제 서비스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 초창기 서비스를 개발했던 많은 코로나앱들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실정이다. . . . 망 이용료, 수익 모델 등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걸림돌로 꼽힌다.. . . 코백측 관계자는 “이 추세대로라면 10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경우 월간 망 이용료는 1억 5000만원에 달한다”고 토로했다.”

화, 2020/04/1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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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픈넷 이사)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게 자신들의 망 확보비용을 조달해달라고 요구하며 우리 정부의 중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유럽연합(EU)의 권고에 따라 넷플릭스가 유럽 전역에 화질 수준을 낮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였는데 이것이 국내에서 넷플릭스 책임론으로 비화되고 있다. 즉, SKB(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해외에서는 트래픽 공동 관리 책임을 인정했으니 우리나라 망 트래픽 급증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라”고 주장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건 왜곡이다. 넷플릭스가 무슨 책임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가 손해를 감수하며 양보를 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임대인 일부가 ‘착한 임대인’운동에 참여했더니 다른 임대인들에게도 월세를 내려줄 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넷플릭스도 양보를 했지만 넷플릭스 이용자들도 낮은 화질의 영상을 보겠다는 큰 양보를 했다. 매월 정액제 이용료를 이미 낸 상태에서 갑자기 영상 퀄리티가 떨어지면 넷플릭스 탈퇴 러시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참아주니 넷플릭스도 EU의 권고를 받아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의 이용자들인 넷플릭스와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자발적으로 인터넷망 부하를 줄이기로 한 행위를 책임소재의 증거로 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추석 때 부산시가 경부고속도로의 귀성 교통혼잡을 막기위해 “부산에는 귀성오지마라”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치자. 부산시민들과 부산이 고향인 서울시민들의 동의를 얻었을게다. 결과적으로 경부고속도로 혼잡이 덜하게 될 것이다. 그게 부산시가 고속도로 혼잡을 예방할 책임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고속도로통행료를 받는 도로교통공사가 1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가?

제대로 따져보자. 만약 한국에서 넷플릭스와 이용자들이 유럽처럼 트래픽용량을 줄이기로 하지 않아 각 가정의 인터넷선에 고퀄리티영상이 공급되느라 혼잡이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사업자들이다.

혼잡이 어디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은 콘텐츠의 제공자, 이용자 모두 각자 자기가 위치한 지역망을 통해 인터넷에 가입한다. 이때 자신이 초당 송출 또는 수신하는 데이터용량(이걸 우리가 흔히 ‘인터넷속도’라고 부른다)에 비례하는 인터넷접속료를 그 지역의 망사업자에게 지불한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보유콘텐츠의 복사본을 보내줘야 하니 송출지점에서 어마어마한 접속용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혼잡은 수신쪽에서 발생한다. 특히 SKB가 넷플릭스에 돈을 달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드는 혼잡은 트래픽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관문이 좁아서 발생한다. 추측이 아니다. SKB 스스로 “우리 고객들이 넷플릭스를 많이 보기 때문에 우리의 해외접속용량 확충 비용이 들고 그걸 넷플릭스가 부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명백히 SKB의 책임이다.

지역망사업자는 지역고객들에게 전세계 컴퓨터와 연결될 수 있다는 약속을 판매한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역고객들로부터 받은 인터넷접속료를 재원으로 해서 스스로 상위망사업자에게 인터넷접속료(이건 중계접속료라고 부른다)를 지불하고 자신이 고객들로부터 넘겨받은 데이터트래픽을 위탁한다. 그 상위망사업자는 더 높은 상위망사업자에게 똑같이 하는 식이다. 그럼 지역고객들이 넷플릭스의 서버와 소통하기가 원활하지 않다면 그 지역 망사업자는 지역고객들로부터 받은 재원을 이용해서 상위망사업자와의 접속용량을 확충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특히 망사업자들은 보통 오버부킹을 한다. 예를 들어 한 동네의 10가구에 초당1GB 인터넷을 팔았다면 그 동네입구에는 어떤 용량의 선이 들어가야할까? 초당10GB의 선이 들어가야 가구당 초당1GB가 넉넉히 분배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인터넷을 사람들이 동시에 쓰지 않을거라는 생각으로 동네 입구에 초당10GB선을 안넣고 초당5GB선을 넣는 식이다. 물론 자원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합리적인 선택이긴 하다.

하지만 그 선택에 오차가 있을 경우 – 즉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처럼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넷플릭스나 인터넷을 쓸 경우 – 오버부킹의 책임은 당연히 망사업자가 진다. SKB가 바로 오버부킹상태이다. 자신의 가입자 2000만명이 넷플릭스를 포함한 해외서버들과 원활히 교류하기에 충분한 접속용량을 분배하려면 국내와의 나들목 지점의 해외접속용량을 늘여야 한다.

SKB가 넷플릭스서버까지의 경로 전체를 책임지라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 인터넷으로의 관문을 제공하는 상위의 허브망사업자까지만 접속용량을 늘리면 된다. 그렇게만 하면 그 허브는 전세계 모든 콘텐츠와 소통하기 때문에 SKB고객들의 넷플릭스콘텐츠 이용만 수월해지는게 아니라 그 허브를 통해 소통가능한 모든 해외콘텐츠 이용이 수월해진다. 즉 SKB의 해외접속용량 확보는 넷플릭스에게만 도움이 되는게 아니라 SKB고객들의 모든 해외인터넷접속에 도움이 되는 기본적인 것이다. 결국 SKB의 주장은, KT나 LGU+처럼 기본적인 해외접속용량을 갖춰놓지 않고도 넷플릭스에 그 비용을 내라고 하는 셈이다.

넷플릭스의 유럽에서의 양보도 유럽의 망사업자들은 SKB와 달리 해외접속용량을 충분히 확보를 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지금 국내에서 혼잡이 발생한다면 해외에서 SKB고객들로 향하는 나들목의 접속용량이 문제이지 넷플릭스의 송출량이 문제가 아니다. 고객들이 넷플릭스가 느려져서 자신에게 정해진 트래픽용량을 다른 해외서비스(게임?)로 돌리면 문제는 똑같이 발생한다.

SKB가 말하는 다른 해외사례들(넷플릭스-컴캐스트, 구글-오랑쥬)도 각자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접속용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 SKB처럼 자신의 고객들에 대한 의무는 도외시하면서 머나먼 다른 나라 콘텐츠제공자에게 “우리 고객들이 당신 콘텐츠를 많이 끌어다 보고 있으니 우리의 해외접속용량 확충비용을 내라”는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

“넷플릭스나 그 가입자들이 데이터를 많이 쓰면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일부의 주장도 인터넷의 구동원리인 클라이언트서버 개념을 간과하고 있다. 클라이언트서버란 중앙컴퓨터, 즉 서버에 자료를 올려놓으면 다른 컴퓨터들이 알아서 서버의 자료를 가져가는 형식을 말한다.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우선 서버에 띄워놓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져가는지를 통제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싸이가 강남스타일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놨더니 10억명이 봤다. 그것 때문에 혼잡이 일어난다면 싸이나 강남스타일 영상 본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한 것인가. 각국의 망사업자들이 싸이나 유튜브에게 ‘망이용료’같은 걸 요구한다면 누가 킬러콘텐츠를 올릴 것이고 누가 그런 콘텐츠플랫폼을 만들겠는가.

더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인터넷에서는 넷플릭스도 인터넷접속료를 내는 한 이용자이다)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SK브로드밴드와 같은 망사업자가 가진 책임이 우선이다. 고객들에게 돈만 받아놓고 KT나 LGU+에 비해 해외접속용량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SK브로드밴드의 책임소재가 더 큰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이 서점의 서가를 덮었다고 하루키에게 책을 좀 재미없게 쓰라고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서가에 너무 하루키책만 깔아놓은 서점을 비판할 것인가. 그렇게 하는 건 인터넷을 통한 창의력 공유를 중단하라는 것이 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이 올린 콘텐츠를 지구 반대편 어느 나라 사람들이 많이 본다고 해서 그 나라 망사업자가 돈을 내놓으라고 하면 앞으로 누가 좋은 콘텐츠를 인터넷에 올리겠는가?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이 글은 조선비즈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05.05.)

수, 2020/05/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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