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기술이 상용화됨에 따라, 윤리와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핵심 이슈의 기준을 어떻게 마련하고 합의할 것인지에 대해 세계적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구글은 현재 자연어처리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이용자들의 이메일을 ‘읽고’ 짧은 답장을 추천하거나 아동포르노 유통자들을 포착해서 고발한다. 하지만 이메일에 관련된 광고주 추천 기능 – 예를 들어 멕시칸 식당에서 저녁을 먹자는 내용의 메일에는 멕시칸 식당 광고를 띄우는 것 – 에 이용하는 것은 중단하였다. 만약 인간이 아닌 기계가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는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여길 것인가, 아닌가? 이 차이는 업로드필터나 정보매개자 책임제한에 관한 가치평가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수사기관들에 보행자들의 얼굴을 인식하는 모니터링 장비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동일한 장비를 훨씬 적은 숫자의 얼굴 피사체를 인식하는 중국의 교정 시설에는 제공했다. 이 차이는 비교에 대한 동의와 수집에 대한 동의 사이의 차이 때문인가? 아니면 둘 사이에 차이가 있기는 한가? 동의에 기반한 체계는 국경검문에 얼굴인식기술을 사용하려는 미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는가?
아마존은 자체 알고리즘이 여성 채용 지원자를 공정하게 평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사용을 중단했다. 하지만 훈련용 데이터 베이스에 더 많은 여성들을 추가하는 것이 해결책일까? 그렇다면 나중에 익명으로 처리되더라도 적어도 수집 단계에서는 여성들의 프라이버시가 더 제약됨에도 불구하고? 얼굴인식기술은 소수인종을 식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비판받아 왔지만 어떤 이들은 그것이 “오류가 아니라 기능”이라며 반겼다. 형평성을 위해 소수자 혹은 사회적 약자에 관한 데이터를 더 많이 추가하는, 즉 포용적인 AI가 필연적으로 선함을 의미하는가? 우리들은 어떻게 “선하면서도” 포용적인 AI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인터넷사회연구센터 국제네트워크(NoC)는 ‘AI와 포용’이라는 주제로 연속 컨퍼런스와 세미나를 주최해왔다. 디지털아시아허브(DAH)는 아시아의 관점에서 북반구(Global North)와 남반구(Global South)를 연결하고자 노력해왔다. 2020년 1월 고려대학교 미국법센터와 정보인권에 관한 활동을 해 온 시민단체 오픈넷은 하버드대학교의 버크맨클레인 센터와 협력해 한국 서울에 NoC와 디지털아시아허브를 초청하여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은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발표되는 하버드대학교 로스쿨 사이버법 클리닉의 제시카 필드 교수가 중요한 AI 윤리 원칙을 매핑하는 백서와 데이터 시각화의 결과물인 “원칙에 입각한 AI 프로젝트(Principled AI Project)”일 것이다.
또한 데이터 거버넌스와 AI는 물론이고 개인정보보호법과 오픈데이터 이니셔티브가 어떻게 AI의 포용성에 영향을 미치는지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다. 현재진행형으로 발전 중인 AI가 머신러닝의 노선을 따르고 있는 한, 머신러닝을 위해 제공되어야 하는 트레이닝 데이터에 관한 규범은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AI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1월 9일 통과된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이 한국에서의 AI와 데이터 거버넌스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데이터3법은 가명처리를 거친 가명정보를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등의 목적일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1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은 국내 전문가들과 행정가들을 초청하여 ‘망 중립성과 새로운 인터넷 10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는 오픈넷의 김가연 변호사의 진행 아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과 의의’를 주제로 한 김남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의 발제, 그리고 ‘망이용료, 특수 서비스, 제로레이팅의 국제규범 및 관행에 대한 팩트 체크’를 주제로 한 박경신 오픈넷 이사의 발제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후 이루어진 전문가들의 토론은 세미나를 보다 풍성하게 해주었다.
<제1발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과 의의 – 김남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김남철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과 의의’라는 제목 하에 발표를 진행했다. 김남철 과장은 인터넷이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음을 밝히고, 망 중립성의 특성으로부터 파생되는 쟁점들을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5개의 쟁점들은 다음과 같다: 1)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자율성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2) 이용에 대한 과금은 허용되는가, 그리고 이는 어떻게 부과하여야 하는가? 3) 네트워크의 중립성은 어느 수준까지 보장 되어야하는가? 과연 이 중립성은 절대적인 것인가? 4) ISP(네트워크 소유자)들은 과연 CP(콘텐츠 제공자)들의 데이터를 공정하게 전달하고 있는가? 5) 지능을 갖기 시작한 망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가?(5G 시대의 망중립성)
김남철 과장은 세계 각국에서 이와 같은 쟁점들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를 들어 미국 망 중립성 변천사, 미국 망 중립성 정책의 변화가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그리고 미국과 우리나라 간의 망 중립성 정책의 차이를 설명했다. 김남철 과장은 미국의 망 중립성 정책 변화를 통해 최종 이용자의 ‘선택권’ 그리고 ‘표현의 자유’ 그리고 ‘언론의 자유’의 위축에 대해 대비해야한다는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후 그는 우리나라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 개정 그리고 정책적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5G의 시대의 망은 지능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망 중립성 정책의 개정에 대한 필요로 이어진다. 그는 이러한 개정을 위해 전문가, CP 그리고 IP와 여러 차례의 논의를 바탕으로 가이드라인을 완성했으며,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망 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술 변화를 수용함과 동시에 ISP의 정보관리 투명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은 ‘개방적이고 공정한 인터넷 이용 환경을 조성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했으며 ‘트래픽 관리의 투명성’이 가장 핵심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1) 트래픽 이용자들에게 상세한 고지 그리고 공개가 이루어져야 하며 2) 차단 금지 3) 불합리한 차별 금지 4) 합리적 트래픽 관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망 중립의 예외 서비스인 특수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전개하면서 김남철 과장은 본래의 특수서비스 개념이 모호하고 남용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EU의 특수서비스 규정을 도입하여 엄격한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기존의 비판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김남철 과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1) CP와 ISP 간의 갈등을 잘 봉합하였다는 것 2) 망 중립성 원칙의 유지함과 동시에 불투명성의 해소 3) 예외 서비스 요건의 도입 4) 투명성의 강화라는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추후 해설서의 발간과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망 중립성 원칙을 잘 지켜나가고 싶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제 2 발제: 망이용료, 특수서비스, 제로레이팅의 국제규범 및 관행에 대한 펙트체크 –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경신 교수는 발제를 시작하기 전 이번 가이드라인의 개정 과정에서 다양한 시민단체가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본인이 발표할 팩트체크 사항이 가이드라인에 반영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경신 교수는 우선 이번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전제로 하고 있다고 추측되는 네 가지 명제들: 1) “불합리한 차별만 망 중립성 위반이다” 2) “망이용료를 받는다” 3) “네트워크 슬라이싱이 허용된다” 4) “제로레이팅이 허용된다”에 대해 사실을 확인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해외 규제 중 미국 FCC Open Internet order, 2018 캘리포니아 망 중립성법, 2014 유럽 EU Open internet regulation, 2016 유럽 BEREC OIR 시행지침을 소개하며 이 문헌들을 통해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우선 박경신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전제로 하고 있는 명제들에 대한 팩트체크를 하기 위해 ‘차별’에 대한 해외의 사례와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을 비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이 SKT, KT의 mVoIP 지연, P2P 그리드 차단과 같이 ‘합리성이 있는 차별’을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해외에서 Madison River 사례, Comcast 사례에서 불법으로 규정된 것이기에 잘못된 전제임을 지적했다. 이어 박경신 교수는 ‘망이용료를 받는다’라는 전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법이 전송료를 받는 것을 모두 금지한다는 점을 밝히며, 이러한 해외의 제도들이 가이드라인에 반영되지 못한 사실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의 경우, 유럽의 법과 미국의 캘리포니아 망 중립성 법이 모두 네트워크의 품질저하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에 비해 한국의 가이드라인은 ‘적정 수준’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하기에 특수서비스가 일반 인터넷의 품질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유사하게 ‘제로레이팅’ 또한 유럽에서는 차별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고, 미국 또한 경제적인 차별을 금지하고 있기에 ‘제로레이팅’을 금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박경신 교수는 우리나라의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1) 차별의 무조건적인 금지 2)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는 명시적으로 금지 3) 발신자 종량제 상호접속고시 폐지 4) 특수서비스는 ‘일반인터넷의 품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한에서’ 허용이라는 조건 추가 5) 앱 별 제로레이팅의 불법 선언이 이루어져야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종합토론>
종합 토론은
사단법인 오픈넷
유승희 이사의
사회 하에
진행되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곽정호 호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1) 해외 사례에 대한 정확한 체크의 필요성 2) 실증적인 증거들에 대한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곽정호 교수는 김남철 과장에게 ‘실제로 특수서비스 유형에 해당되는 사례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박경신 교수에게는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망 중립성의 원칙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인터넷이 모두에게 접근 가능하기 때문에, 이른바 ‘gate keeping’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그는 망 중립성 원칙을 수호하는 것이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수호하는 것과 같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아닌 ‘특수서비스 허용 가이드라인’으로 명명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또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데 있어 정부가 망 중립성을 중요시하는 집단의 목소리를 무시한 점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였다.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대표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그는 정부 당국이 전문가들에 대한 환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정책 제정 과정에서 이용자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함을 주지시켰다. 또한 그는 특수서비스의 모호성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며 EU의 법안을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특수서비스’ 조항이 어떠한 의도를 갖고 제정된 것인지, 그리고 EU의 규정을 완화할 의도로 제정된 것인지에 대해 김남철 과장에게 질문을 남겼다. 또한 특수서비스에 대한 보다 명확한 정의 및 절차의 도입을 요구했다.
네 번째 토론자로 나선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부소장은 망 중립성 원칙의 훼손은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진입장벽 상승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망 중립성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특수서비스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가이드라인 보완을 통해 특수서비스가 스타트업에 대해 불공정한 정책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정희 부소장은 마지막으로 인터넷이 기울어지지 않은 공정한 운동장이 되길 희망한다며 토론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전응준 법무법인 유미 변호사는 가이드라인의 조항들이 명확하지 않음을 연이어 지적했다. 또한 특수서비스가 남용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김남철 과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적정 수준’이라는 표현이 불명확하다는 점을 꼬집으며, 이러한 표현으로 말미암마 가이드라인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에 노출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특수서비스의 허용 요건에 대해 end to end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지 박경신 교수에게 질의했다. 전응준 변호사는 망 중립성 원칙이 정책으로서는 입지가 불명확하다며 망 중립성 관련 규정들을 법규범으로 정하여 강제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김남철 과정은 1) 5G 활성화만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규정한 것은 아니며 2) EU와 한국의 특수서비스 조항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며, 적정 수준에 대한 기준은 마련되어 있으며 3)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려고 했으며 4) 특수서비스는 일정한 기준에 의해 검증이 가능한 개념이며 4) 가이드라인 또한 그 나름의 의미가 있으며 5) 제로레이팅은 전기통신법령으로 대응이 가능하며 5) 접속료는 ‘paid peering’에 해당되는 것이기에 해당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경신 교수는 1) 제로레이팅 관련 불법성 여부는 전기통신법령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김남철 과장의 발언을 환영했으며 2) end to end 원칙에 비추어 보았을 때,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한 국내의 분명한 오해가 있으며 3) 일반 인터넷의 품질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한 번 더 강조하며 토론 자리를 마무리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2021년 5월 18일에 망중립성 등 인터넷 정책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본 세미나는 오픈넷과 주한미국대사관, 고려대학교 미국법 센터,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윤리법정책센터(HY CELPST)와 공동주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변화하는 미국 내 인터넷 정책을 살펴보고 국내 인터넷 생태계와 정보접근권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특히 망중립성과 미국이 예전부터 꾸준하게 추진해왔던 ‘정보흐름의 자유 정책’과의 관계를 조망하고 이것이 어떻게 한미관계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았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FCC가 취소했던 오바마 FCC 망중립성 명령을 바이든 정부가 복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에 대한 집행정지 소송도 취하해서 법의 효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상황이다. 오바마 FCC 망중립성 명령의 경우 캘리포니아 망중립성법과 마찬가지로 ‘망이용료’ 수령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한다. 이번 웨비나에서는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2016년부터 시행된 발신자종량제 상호접속고지와 2020년 서비스 안정화 의무법, 2021년 현재 새로 나온 전혜숙 위원 법안으로 이어지는 국내 상황과 상호 관계 및 영향력을 살펴보았다. 더불어 바이든 정부 이전 국무부가 추진해온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Free flow of information) 외교정책과 망중립성의 관계를 검토하고 비교를 위해 유럽통신규제기구의 ‘망이용료’ 정책에 대해 논의했다.
[개회사] 마이클 케베나, 주한미국대사관 경제공사대리(Michael Cavanaugh, Acting Minister Counselor for Economic Affairs, U.S. Embassy)
마이클 케베나는 이번 웨비나의 주제가 한국과 미국 양자 협력에 있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 네트워크의 규모가 커지면서 확대된 사회적 힘을 상기시키며 동시에 의학, 교육,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까지 미치는 영향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렇기에 인터넷 문제에 있어 규제당국은 디지털 통상을 담당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중요함을 주장했다. 케베나는 이 문제에 대해 소비자들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혁신을 도모하고 그 안에서 한 쪽에만 혜택을 주는 차별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또 규제를 최소화하면서 이상의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해결을 위해 디지털 통상 문제에서 데이터와 관련한 국제 우수사례를 다루는 것이 한미동맹의 측면에 있어 미국과 한국 간의 경제협력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케베나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콘텐츠가 성장한 이유를 인터넷의 디지털 배달 덕분이라고 분석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최고 수준의 보호 안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안에서 양국의 경제협력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양국이 서로 협력하여 공유되는 공동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 과학기술윤리법정책센터(HY CELPST) 센터장
팰컨은 망중립성의 역사 및 배경을 설명하고 자신이 몸담은 전자프런티어 재단(EFF)을 소개했다. EFF는 최대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통해 법정들과 사법시스템을 연결하여 사람들을 돕고, 표현의 자유 및 혁신을 도모하는 등 공익을 추구하고 있다. 이어서 그는 망중립성에 대한 역사를 소개했다. 그는 망중립성 역사가 비차별 정책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예전 물자나 전화 등의 사례들을 통해 확인 가능한 독점상태의 커뮤니케이션이 분산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팰컨은 이전 커뮤니케이션 분산화의 원인을 연방 차원의 법과 조치라고 분석하며 이를 통해 인터넷 시스템의 분산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그는 인터넷이란 오래된 시스템이 아니므로 기존 커뮤니케이션 법을 가져와 개정한 형태로, 주요 아이디어는 기관 인프라 이동통신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필수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먼캐리어 정책과 비차별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동통신서비스와 정보서비스를 구분하게 되면서 시스템의 개방성을 강조했고,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콘텐츠 업체와 기술기업 간의 갈등과 송사가 많았던 시행착오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팰컨은 오바마의 ISP에 대한 견해를 소개하면서 망중립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넷플릭스 등의 사례를 통해 정보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있어 엑세스 독점 문제와 비용지불 문제 사이의 혼잡의 원인이 기업에 있었음을 설명하면서, 정부가 이에 중재역할을 했음을 설명했다. 그는 여러 사례를 검토하면서 망중립성 관련 논의에 있어 인터넷의 개방성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만 인터넷의 가치를 최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서는 망중립성을 이행할 수 있는 환경이 사라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연방 차원이 아닌 주 차원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캘리포니아가 추진하고 있는 콘텐츠 업체와 ISP의 관계를 규제하거나 제로레이팅을 금지하는 법안 등을 소개하면서 현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의 유산을 이어받아 망중립성 관련한 내용을 연방법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그는 최근 인터넷 이용에 있어 소비자들에게 차별적으로 과금되는 문제를 지적하고 대기업의 주도에 의해 소규모 업체들이 불리한 위치를 점유할 수밖에 없는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망중립성의 역사와 미국 내 다양한 정책과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망중립성이 표현의 자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안들과도 연관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이상욱: 제로레이팅은 한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팰컨이 미국의 인터넷 비용 관련 데이터를 소개해주는 데 있어 미국에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는 비용 부과의 이유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으로 밝히고 있는데, 팰컨의 발표가 이러한 한국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발표2] “IP-interconnection, charging mechanisms and net neutrality a perspective from BEREC”
– 크리스토프 메르텐스, 독일연방망위원회, 유럽통신규제기구(Christoph Mertens, Bundesnetzagentur, Germany and BEREC[Body of European Regulators for Electronic Communications])
메르텐스는 독일 연방의 네트워크와 베렉(BEREC)을 소개하면서 망중립성 주제를 유럽의 시각에서 다뤘다. 그는 베렉이 IP 상호접속이나 망중립성에 대한 포괄적인 내용들을 다뤄왔으며 특히 전화 세계와 인터넷 세계의 비용의 차이와 이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들을 고민한다고 설명하면서 2012년 전기통신연합에서의 제안에 대한 베렉의 비판이 무엇이었는지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의 유선전화 시대에는 발신자에게 과금되는 CPP라는 과금 모델을 사용했는데, 이 모델은 착신망 사업자가 사용자에게 과금을 하게 되기 때문에 독점권 행사가능성 때문에 독점규제의 필요성을 필연적으로 야기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는 유선전화 시대와 달리 착신자 과금 메커니즘으로 개인이 송수신 비용을 모두 지불하게 되므로 이에 대한 대안으로 빌랭킵을 제안했다. 그는 빌랭킵의 장점은 도매 사업자가 상호접속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개별 접속마다 개인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안이 규제와 무관하게 유선전화 시대보다 효율성이나 경제적인 면이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반대로 유선전화 시대 메커니즘과 유사한 발신제종량제의 경우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르텐스는 피어링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이도 전체적인 구조적 측면에서 유선전화 시대와 양쪽 모두에게 과금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과금이 양쪽에 다르게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착신독점권을 남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점이 이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소개한다. 메르텐스는 팰컨의 발표에서 언급된 미국법의 원칙과 유럽이 약 6개월간 진행한 망중립성 규제의 핵심이 유사하다고 분석하면서 베렉에서는 일명 베렉 지침을 통해 유럽 망중립성의 구체적 조항을 실질적으로 제안하고 유럽 전역에 일관적인 망중립성 규칙을 진행하고 또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상호접속 그 자체가 곧 망중립성은 아니며, 그 둘이 긴밀한 관계를 갖고 상당부분 겹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유럽에서 상호접속에 발신자종량제를 실시하자는 에트노의 제안에 대해 반대하는 베렉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발신제종량제는 유선전화 시대의 과금 메커니즘을 인터넷 환경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불과하며 동시에 독점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구시대적 과금 메커니즘을 새로운 기술환경에 적용하게 되면 시장 참여자 간 교섭이 균형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또 다른 비판점으로 에트노의 제안서는 특정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이해될 수 있는 가능성에 있다고 밝히면서, 이는 경쟁환경에서 무임승차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메르텐스는 트래픽 비대칭성을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하면서 비용이 발생했을 때 그 책임 문제를 분명히 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각 사업자들의 전략적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규제당국의 개입 없이 시장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상욱: 함축적으로 여러 내용을 잘 전달해주셨다. 지불의 책임에 대한 문제를 명확히 말해주면서 유선전화 시절과 인터넷의 차이를 짚어주셨는데, 전체적인 발표에서 망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발표3] “세계 유일의 ‘망이용료’ 법제화 시도는 소비자 피해만 키울 뿐”
–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교수는 발표 전 팰컨과 메르텐스에게 질문을 던지고 더 확장된 논의를 진행했다.
박경신: 캘리포니아 2018년 망중립성법과 관련된 캘리포니아 민법 3101조 A항의 내용, ‘인터넷서비스제공자는 부가통신사업자,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의 이용자들이 인터넷 트래픽을 전달하는 금전적 또는 어떠한 대가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팰컨: 이는 우선전송권 관련해 만든 조항이다. ISP들이 우선순위를 매겨 정보를 전송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데이터 품질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겼는데, 이게 우선전송권의 문제였다. 또한 이는 ISP들에게 인터넷 접속료를 내라고 의미인데 돈을 지불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차별적인 활동들이 발생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미국에서는 돈을 내고 대가를 받는 것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는데 ISP가 일부 기업들을 선택해서 이런 혜택을 제공해온 것이 문제가 되었다. ISP는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과 기업을 연결해주면서 우위를 점하다보니 소비자들이 다소 불리한 감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이미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이에 추가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고 차별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박경신: 우선전송권은 이 법안이 생기기 전에도 문제가 있었다. ISP가 우선전송권에 있어 대가를 원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전달 그 자체에도 과금하는 것을 문제 삼고 싶다, 그리고 이런 관행을 멈춰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팰컨 님이 대가에 대해 말씀했는데, 이것은 광범위하게 법조항을 만들면서 제로레이팅에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경신: 베렉에서 정보배달료를 내게 만드는 것을 굉장히 근본적인 수준에서 금하고 있는 입장으로 이해된다. 발신자종량제 같은 경우는 배달료에 해당하는 시스템 같다. 그럼 페이드피어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 경우 대금지불이 데이터 전송량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커넥션 전송량에 기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페이드피어링은 발신자종량제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메르텐스: 페이드피어링은 금지사항은 아니다. 어떤 조항도 금하고 있지는 않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도 페이드피어링은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예전 이 협약은 임원진 수준에서 이루어졌다. 트래픽 비대칭성이 증가하게 되면서 페이드피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금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페이드피어링과는 협상력의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는 그 유사성이 있다. 페리드피어링은 나중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호접속의 메커니즘을 블랙박스로 본다. 이제 페이드피어링은 모니터할 가치가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고 본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고, 우리는 이게 앞으로 문제가 될지 여부와 규제가 필요할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박경신: 페이드피어링이 특정 시점에서 이루어지더라도 당사자들의 관찰이 필요하다. 그럼 페이드피어링은 남용의 여지가 있다는 말인가? 프랑스의 경우 남용사례가 있을 때는 바로 개입을 한다.
박경신 교수는 간단한 질의응답 후 망이용료 관련해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망중립성 명령 113번, ‘망사업자는 고객들에게 콘텐츠 제공자의 데이터를 전달한다고 해서 제공자로부터 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의 전송료로서의 망이용료를 명시적으로 허용한 개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다시 말해, 망사업자들 사이에서 데이터 전송에 대한 책임을 분산시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발신자종량제와 콘텐츠제공자 안정화의무법을 합쳐놓으면 데이터가 제대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제공자가 망이용료를 내야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규제 방법과 여부에 따라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 제대로 전달되거나 혹은 반대로 해외 콘텐츠를 한국으로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나라마다 각기 다른 내용의 망이용료 법제화가 이루어지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며, 해외에서 망이용료 징수 사례는 극히 짧은 시간에 예외적으로 존재했다 사라졌음을 강조했다. 박경신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이미 발신자종량제가 있기 때문에 페이드피어링을 허용할 경우 콘텐츠제공자에게 과금을 하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에 있어 인터넷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망이용료에 대한 국가마다 다른 규제는 한류에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욱: 박경신 교수님이 말씀하신 내용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다양한 망중립성 이슈부터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대해 거론했는데, 제목 마지막에 해당하는 부분을 다루지 않았던 것 같다. 박 교수님의 말씀이 이 법안이 한국 국회에서 입법이 되려고 하는데, 이는 다른 나라들과의 교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한류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언급을 해주셨다. 외국의 외부 콘텐츠를 많이 접하는 시기에 발신자종량제가 실시된다면 다방면으로 이러한 콘텐츠를 사용하는 데이터 교역이나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 유럽,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 많이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박경신: 실제로 통상 관련 이야기는 충분히 나누지는 못해 한 가지 측면을 추가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현재 콘텐츠사업자 서비스안정화의무법의 조문을 잘 보면 데이터가 ISP 고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것에 책임을 가질 수 있도록 모든 CP들에게 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예를 들면 트위터의 경우 서버를 국내에 만들어야 하는 일이 생긴다. 해외 기업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때 국내에 서버를 구축해야 한다면, 이는 WTO의 규준에 위배되는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이 사단법인 체감규제포럼과 공동으로 2019. 11. 7.(목) 오후 2시, 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상호접속고시 개정방안 특별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경제가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중요성은 더 확고하고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지형은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축을 형성하며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인터넷망’은 디지털 경제에 있어서 자원 배분의 근본이 되는 국가의 주요 정책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인터넷망’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공정’이라는 공익을 준수함에 있어서 흠결을 보인 바 있습니다. 2016년 개정, 시행된 ‘상호접속고시’에 의거하여 통신사는 콘텐츠·플랫폼 업체에게 ‘망사용료’를 부과, 수익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망사용료’ 혹은 과다한 ‘인터넷접속료’는 혁신적 서비스의 안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중요한 ‘고시’의 개정이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 그 타당성에 대하여 제대로 검증할 기회도 없이 ‘비중요’ 규제로 취급되어 시행되었습니다. 자유롭고 공정한 인터넷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상호접속고시’의 정산방식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숙의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캐나다 오타와대학교 로스쿨 마이클 가이스트 교수(Michael Geist, Professor of Law, Ottawa University)를 초청해 “캐나다 인터넷 종량제 도입 실패의 교훈”에 대한 기조발표를 듣습니다. 이어 국내 전문가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가 각각 상호접속고시의 문제점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봅니다.
국내외 전문가 발표 후 자유롭고 공정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호접속고시’ 개정방안을 논의하는 특별좌담이 진행됩니다.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도승 목포대 법학과 교수,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윤영 중앙대 정치학과 교수, 최민오 보안컨설턴트/오픈넷 자문위원이 토론합니다.
2019.11.15. 성평등교육과 배이상헌을 지키는 시민모임, 전국도덕교사모임이 주최한 “학교성평등교육, 어디로 가야하나? – 광주시교육청의 도덕수업 사법처리를 통해 본 현실과 과제” 토론회가 전교조본부 4층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에 오픈넷 오경미 연구원이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경찰 기소의견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발제했다.
[발제문]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경찰의 기소의견을 비판해야 하는 이유
오경미 오픈넷 연구원
광주의 중학교 도덕교사인 배이상헌 교사가 ‘성과 윤리’ 단원 수업 중 성평등 영화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광주시교육청에 의해 수사의뢰와 직위해제를 당한지 벌써 4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결국 경찰은 지난 9월 배이상헌 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말았다. 광주시교육청은 해당 사건을 성비위로 판단하고 성급하게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처분을 강행하였다. 그러나 교육 영역의 특수성과 전문성, 수업을 위해 채택된 자료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고려한다면 해당 사건은 성비위 사건으로 판단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 처분을 내린다면 교육 영역 전반에 대한 악영향은 물론이고 교사의 재량권 위축으로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또한 스쿨미투와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과 비난을 초래할 소지도 있다. 따라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는 하루빨리 중단되어야 하며 광주시교육청은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직위해제를 취소하고 학교로 복직시키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다.
학교내 성희롱의 개념과 유형
당사자가 직위해제된 이틀 후인 7월 25일에 열린 학교 성고충위원회는 광주시교육청의 판단과 달리 성비위 혐의사실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또한 당사자는 자신이 성비위 혐의로 수업에서 배제된 것을 알게 된 다음날인 7월 19일에 광주시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에 교권침해 구제 신청을 하였고, 직위해제된 이후 시민들을 대상으로 당시의 수업 내용을 공개하는 등 해명을 위한 개인적인 노력을 지속하였다. 교사단체와 시민단체 역시 광주시교육청의 판단에 언론 매체를 통해 거듭 이의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의 제기에 광주시교육청은 교육부의 성비위 매뉴얼에 따라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성고충 민원을 접수, 전수조사하고, 성비위 혐의 사실을 확인, 해당 교사를 피해 호소 학생들과 격리한 것일 뿐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광주시교육청의 답변과 응대에 대한 신뢰는 이 사건을 성비위사건으로 볼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다. 사건을 성비위사건으로 분류할 것인가를 논하기에 앞서 교육부에서 배포한 「학교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과 서울시교육청에서 배포한 학교관리자 연수자료인 「교원 성비위 징계처분 사례 및 판례」를 통해 성희롱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해당 자료가 제시하고 있는 유형과 사례를 살펴보자.
교육부에서 배포한 성비위매뉴얼인 「학교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에서 학교내 성희롱·성폭력은 학교 내 구성원 간에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인 언행을 일방적으로 행하는 것을 의미하며,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강간, 추행, 성희롱 등 성을 매개로 일어나는 모든 신체적·정신적·언어적 폭력을 포괄함”이라고 성희롱과 성폭력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학교내 성폭력은 형법을 기본으로 하며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복지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고, 성희롱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아동복지법」, 「양성평등기본법」,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법적 근거를 둔다. 성폭력은 관계법령에서 범죄의 유형이 열거식으로 정리되어 있어 개념규정을 대신하고 있으나, 성희롱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 해당 매뉴얼에서는 학교 내 성희롱을 ‘학교 내 구성원 간에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나아가 학교 내 성희롱의 대상이 아동·청소년일 경우,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1] 및 관련 판례에 근거하여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수치심,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 등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개념을 정의한 후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의 유형을 예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교원 성비위 징계처분 사례 및 판례」 역시 위의 매뉴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료집에서 성희롱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 더불어 학생대상 성비위의 사례와 징계처분의 결과를 함께 제시하고 있는데, 사례는 아래와 같다.
[사례1] 고등학교 교사가 회식 중 기숙사에 있던 여학생에게 전화를 하여 외박하라고 하면서 “너랑 자고 싶다. 보고 싶다”라고 이야기 하고 문자를 보내 성희롱 ☞ 징계처분 결과 : 파면
[사례2] 교사가 술을 먹고 아르바이트하던 가게 앞에 쓰러져 있는 여학생에게 강제로 손을 깍지 끼고 데려가서 “너랑 자고 싶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여 성희롱 현행범으로 체포 ☞ 징계처분 결과 : 해임
[사례3] 중학교 교장이 수학여행 중 버스안에서 여학생 1에게“백화점에서 옷 한 벌 해 줄테니 남아서 데이트하자”라고 말하고, 여학생 2에게 “너 가슴크다”라고 말하고, 여학생 3에게 “얼마나 컸나 안아보자”라는 등의 언동을 하여 성희롱 ☞ 징계처분 결과 : 해임
[사례4]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복도를 지나가는 여 교사를 가리키면서 “저 여자 제가 놀다버린 여자입니다.”라고 말하고, 방학 중 쌍꺼풀 수술로 학교에 못나온 또 다른 학생에게 “너 산부인과 갔지?”라고 말하고, 또한 맨발로 슬리퍼 신은 학생에게 “너 섹시하다”라고 말하는 등 상습적으로 여학생과 여교사들에게 성희롱 ☞ 징계처분 결과 : 해임
[사례5] 중학교 교사가 핸드볼 선수인 여학생들에게 “섹시하네, 야하다, 속옷은 무슨 색이냐”등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언어를 사용하여 성희롱 ☞ 징계처분 결과 : 해임
위의 유형별 예시와 사례는 교사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의 구체적인 상황과 언행, 실행방법 등을 열거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학교내 교사에 의한 학생대상 성희롱은 학교 내외부에서 교사가 한정된 범주의 그룹이나 개인을 특정해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이들에게 성적 언동을 하여 학생이나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 학생의 의지에 반하여 신체접촉을 시도하거나 특정한 호칭으로 부르거나 스토킹하거나 개인연락처로 문자나 영상, 사진 등을 보내는 등의 행위, 수업의 내용과 무관한 성적 언동을 하는 것, 신체나 외모에 대한 평가나 여성에 대한 편향된 평가를 일삼아 여성이나 여성의 신체는 물론이고 성도덕에 관해 그릇된 인식을 유발하는 행위 등으로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사건의 본질과 남은 문제
앞의 논의로 돌아가면, 애초 이 사건은 사건을 구성하는 형식적인 요소들에 의해 성비위사건으로 분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잘 알다시피 본 사건은 ‘성과 윤리’라는 성에 관한 지식을 다루는 수업에서 성을 주제로 한 수업교재에 불편함을 느낀 몇몇의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사건 자체가 성이라는 문제와 분리불가능하기 때문에 성비위로 접수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건의 시발을 조금 더 따져보면, 본 수업에 대한 이의 제기는 사실 올해가 아니라 지난 해 이미 한 차례 학생들에 의해 제기되었다고 한다(교재, 교재를 감상하는 여건, 교재를 상영하는 주체인 교사의 성별 등[2]). 이 학생들이 올해 해당 수업을 재수강하게 되었는데, 자신들이 지적한 지점들이 시정되지 않은 것을 깨닫고 문제를 제기하게 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사건은 표면상 성이라는 문제와 연루되었기 때문에 성비위 사건으로 분류된 것이지 사건의 본질은 교사가 학생을 성적으로 대상화하거나 멸시하여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성희롱이 아닌 수업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제기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수업의 내용적 측면들을 따진다면 이 사건은 성비위사건으로 분류할 수 없으며, 그렇게 보아서도 안 된다. 성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바로 수업의 내용이며(그가 수업시간 중에 발설한 성에 관한 내용은 모두 수업의 내용과 직결된 것이다), 수업을 위해 채택된 자료인 엘레노르 푸리아의 영상 역시 수업의 내용과 무관한 음란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엘레노르 푸리아의 영상인 〈억압받는 다수〉(2010)는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과 성관계가 완벽하게 역전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 현재 우리의 현실을 미러링하고 패러디한다. 영상은 남성으로 태어났기에 남성이 살아가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을 위협과 굴욕, 멸시를 가상의 스토리로 대리체험해보라는 것과 이것이 여성이 매일 겪고 있는 일상이라는 것을 짧고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이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감독은 폭력 장면과 거친 언설을 여과없이 재현하거나 오히려 과장한다. 영화의 직설적 화법은 영화의 의도 전달을 용이하게 해 수용층의 폭을 확장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미러링의 특성상 현실의 암담함과 참담함이 잔인하게 반복된다는 것과 문제의 해결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뚜렷한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영상 자체, 감독이 현실의 문제를 재현하기 위해 채택한 재현의 방식과 이 방식으로 인해 영화 내용에 거북함을 느꼈을 학생들이 있으리라는 가정은 쉽게 할 수 있다. 성인들도 미러링에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거부감은 영상의 정치적 급진성 때문인 것이지 영상의 음란성 때문은 아닌 것이다. 영상이 수업의 목적에 부합하고, 배이상헌 교사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 해당 영상을 학생들에게 상영한 것이 아니므로 교육부에서 배포한 「학교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는 물론이고 서울시교육청에서 배포한 학교관리자 연수자료인 「교원 성비위 징계처분 사례 및 판례」에 제시된 성희롱의 개념 정의나 제시된 성희롱 사례·유형별 예시에서도 본 사건에 해당하는 유형을 찾을 수 없다. 경찰 기소의견의 근거가 된 아동복지법 제17조 제2호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불평등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불쾌감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 영상을 시청하면서 자연스럽게 느낀 불쾌감이나 불편함이 문제라면 성적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에서 필연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신체나 생식기를 설명하기 위해 신체의 이미지나 생식기의 이미지를 보여주거나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 역시 문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A가 아닌 사건을 A를 해결하는 절차대로 하고 있으니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광주시교육청의 응답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다만 해당 수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학생들이 지적했던 사항 중 하나가 배이상헌 교사에게 성인지적인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고 한다(이 문제제기는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바는 없다. 공식적인 문제제기의 창구가 없어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했고, 교육청을 통해 사건을 민원형식으로 접수할 수밖에 없었다면 학생들이 고충을 쉽게 토로할 수 있는 공식적인 창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는 학교 차원에서 행해진 성고충위원회가 배이상헌 교사의 수업이 성비위는 아니나 교사가 성인지적감수성 향상을 위해 일정시간의 교육을 이행할 것을 권고한 결정 사항과 일치한다. 그러나 성인지적인 감수성이 부족하다고 성비위 교사로 징계하거나 아동복지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부분은 성고충위원회가 권고한 바와 같이 별도의 교육과정이나 연수를 통해 해결하면 될 사안이다.
교육청이 수업배제 조치를 취했으나 교사가 불복하고 수업을 강행한 것이 학생들에게 위협을 주었기 때문에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2차가해 내지는 학생들에게 위력을 행사하려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왜 수업강행이 이루어졌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신고를 접수받은 교육청은 당사자 학생들과 당사자 교사를 분리해야 하는 원칙에 따라 배이상헌 교사를 수업에서 배제하였다.[3]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에게 사건의 경위를 알려주면 고발한 학생을 특정할 수 있으므로 학교와 교육청은 교사 본인에게 사건 경위를 알리지 않았다. 이에 배이상헌 교사는 이 과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수업배제 결정에 불복해 수업을 강행했다. 본 사건을 여성주의 단체에서 스쿨미투로 연결하기 시작한 시점은 이때부터라고 한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부터 광주시교육청은 어떤 교사가 성비위로 연루되기만 했다면 혐의 없음으로 판결이 나더라도 해당 교사들에 대해 행정상으로 반드시 징계처분을 내려왔다고 한다. 때문에 그간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교사들의 불신이 차곡차곡 쌓여왔다고 한다. 배이교사의 수업 강행은 광주시교육청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속사정에 대한 이해가 없는 누군가에게 배이 교사의 대응은 위협적으로 비춰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수업강행이 학생들의 입장에서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배이 교사에게도 책임은 있다. 결국 학교내 성폭력·성회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를 결여한 그러면서 과도하게 권위주의적인 광주시교육청의 행정절차, 이 기관을 불신한(불신할 수밖에 없는) 당사자의 대응과 이 대응이 의도치 않았으나 필연적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관계자가 이 대응에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을 고려해 여성단체들이 학생 보호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일이 진행되어 왔다.
스쿨미투의 잣대는 조심스럽게 적용해야
현재 이 사건에 대해 학생이 제기한 문제의 입장과 반대되거나 다른 견해는 그 학생에 대한 가해로 해석되거나, 본 사건을 페미니즘의 광풍, 스쿨미투의 부작용으로 간주하는 입장이 서로의 의견을 고수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사건의 추이를 섬세하게 읽지 않고 사건의 두 당사자인 학생과 배이 교사 사이의 갈등과 대립에 초점을 과도하게 맞추는 시각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킨다.
광주시교육청과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여성센터, 광주여성장애인연대 등 8개 단체로 구성된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이 이 사건을 스쿨미투로 간주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배이상헌 교사를 비롯해 그를 지지하는 시민단체들은 이 사건을 스쿨미투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교사가 학생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수업 도구, 자료를 택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로 엄중한 원칙을 가지고 스쿨미투 사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라 하였다.[4] 이에 대해 교사 당사자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학부모 단체들도 나서서 성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에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채택된 영상을 보는 것, 해당 수업을 진행하면서 겪었던 불편함과 수치심을 성희롱으로 겪은 불편함과 수치심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을 문제 삼으며 스쿨미투로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5]
광주시교육청의 주장과 달리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수업 도구와 자료를 택한 것은 성비위도 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 역시 스쿨미투가 될 수 없다. 재차 말하지만 성 욕구를 채우기 위해 해당 자료를 상영하였다면 성비위가 될 것이나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수업의 자료를 택했다는 것은 유화를 막 그리기 시작한 학생에게 반 고흐의 작품을 주고 그리라고 한 것 혹은 철학 수업시간에 고도로 현학적인 철학자의 책을 탐독하라고 과제를 내어준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과제의 난이도 여부는 교육청에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이 분야의 전문가인 교사들이 모여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다. 학교 성고충위원회 역시 수업자료 선택시 학년별 수준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는 권고를 내렸으나 해당 사건에 대한 성비위의 여부는 근거없음으로 결론내렸다.
여러 가능성을 언급하며 본 사건을 스쿨미투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하자면, 수업의 특성상 지식과 의견의 전달의 전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거나 학생들에게 쉽게 수업의 내용을 이해시키기 위해 제공하는 자료는 어느 정도 일방적으로 전달될 수밖에 없다. 민원의 내용 중 수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교사가 학생들에게 성적 위력이나 위력을 행사해 수업을 강행했다는 내용은 언급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사건을 스쿨미투 사건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또한, 학습 교재로 인해 불거진 불쾌감을 권력의 문제로 접근하는 시각 역시 있는데, 이 역시 수업이나 강의와 같은 지식전달 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접근이다. 해당 사건을 성적 위계의 문제나 젠더 폭력, 성폭력의 문제로 접근하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접근은 성폭력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 적용하므로 문제적이다. 성폭력의 범주를 이렇게 광범위하게 확장하게 되면 학생과 교사나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과 같이 지식이나 의견을 전달하거나 지시를 내려야하는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갈등을 모두 성폭력으로 간주할 가능성을 높여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6] 이와 같은 접근은 궁극적으로 스쿨미투의 원래 취지를 왜곡시켜 이 운동에 대한 불필요한 적대감만을 높일 우려가 높다. 스쿨미투의 본질은 교사가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교권을 이용해 학생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등의 언행으로 학생에게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야기하는 것을 고발하고 이들이 실질적인 처벌을 받도록 만드는 실천운동이다. 스쿨미투의 정의범주를 좁힐 필요가 있다.
광주여성연합이 본 사안을 스쿨미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 시점과 스쿨미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광주시청의 주장과는 차이가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광주여성연합이 본 사안을 스쿨미투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 시점은 배이 교사가 수업배제에 불복하고 수업을 강행한 시점부터이다. 광주여연은 방학이 끝나는 8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의 내용과 피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된 해당교사 측의 문제제기 방식은 학생들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없었”으며 배이 교사와 교사를 지지하는 모임이 자신들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하는 언급들이 문제제기를 한 학생들을 “수업을 이해하지 못한 미숙한 학생”이라고 보이게 할 수 있으며 논쟁의 구도를 교육청과 교사의 대립으로 한정해 본 사건의 본질인 해당 교사의 수업에 대한 학생의 문제제기를 지워버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광주교육청 역시 “피해자 보호를 빌미로 침묵”하고 “해당 교사에게 소명 기회”를 주었는가 의문스러우며, “침묵하며 경찰조사에만 의존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피해자 보호가 아닌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광주여연은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판가름하자는 비판을 한 것으로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사고하며 수업의 문제점과 부족한 점을 지적한 것이 사건의 본질인데,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본질이 잊히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러한 비판의 지점은 중요하다. 사건의 본질은 수업 자체에 대한 불만이었을 것인데 그 구체적인 지점에 대한 내용은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만이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추후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학생들을 보호하면서도 그들의 문제제기를 어떻게 공론화시킬 것인지 그리고 이들을 보호하는 동시에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당사자의 문제제기는 곧 2차가해 혹은 피해자를 권위로 짓누르는 ‘남성적인’ 행위로만 해석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성희롱과 성폭력이 발생하지 않은 이 사안을 스쿨미투로 보는 것은 스쿨미투 운동에 불신을 초래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스쿨미투 취지를 왜곡시킬 소지가 다분하므로 조심스러워야 할 것이다.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광주시교육청은 배이 교사의 직위해제 취소와 복직을
일부 학생들이 거부감을 느꼈다고 해서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에 보장되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에 의해 보장되는 교사의 교육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성과 윤리’라는 단원 수업을 위한 학습자료로 선택된 것이며, 자료의 선택은 교사의 재량이다. 교사가 음란물, 명예훼손물, 또는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배포했다면 법적 개입이 필요하겠지만, 수업을 위해 합법적인 자료를 선택했다면 사회 상규에 어긋나거나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이라 해도 학교 내에서 교육전문가들을 포함하는 교육의 당사자들이 학습 자료 선택의 옳고 그름에 관해 자주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옳다. 수업을 위해 어떤 자료를 선택할 것인가는 교육철학과 교육윤리의 영역에 속한 것으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이해관계자들이 논쟁하고 논의할 문제이지 경찰이나 검찰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 비전문적인 판단으로 전문적이고 특수한 영역의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 경찰은 자료로 활용된 영상이 어떤 수업의 어떤 목적과 목표를 위해 채택되었는지와 같은 지점들은 무시한 채 신체의 노출 정도, 폭력 재현의 수준과 방식 같은 1차원적이고 기계적인 판단에 근거해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법적 처벌을 시도하고 있어 영상자료가 비윤리적인지를 진지하게 다투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형사처벌은 교육의 영역에 대한 국가의 일방적인 개입이 되어 정권이 지향하는 이념과 취향에 좌우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법적 처벌이 현실화된다면 교사들이 수업을 위해 채택하는 자료의 범위는 현저하게 축소될 것이다. 법적 처벌은 교사들에게 위축 효과로 작용해 수업 내용 구성과 학습자료의 범위를 자발적으로 검열하고 좁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수사중단을 촉구하며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 광주시교육청 역시 사태해결을 위해 형사처벌에 의존해 배이상헌교사를 직위해제하였다면 이를 취소하고 교육당사자들 사이의 논의부터 시작할 것을 요청한다.[7]
[2] 2019년 11월 10일 정오경 전교조 회원인 모교사와의 통화로 알게 된 내용이다.
[3] 배이상헌 교사에 대한 수업배제와 경찰 수사의뢰, 직위해제는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일괄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배이상헌 교사가 수업배제를 통보받은 뒤 이에 불복해 수업을 강행하여 교육청이 수사의뢰를 하고 직위해제를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데, 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세 개의 조치를 동시에 취한다는 교육청의 통보는 배이상헌 교사에게 보낸 내용증명서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2019.11.14. 서강대학교에서 남덕우기념사업회가 주최한 “한국언론, 길을 묻다”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각계 학자·언론인들이 모여 ‘가짜뉴스, 규제해야 할까?’, ‘언론의 소유에 관한 질문’, ‘한국 언론의 당파성(정파성)’을 주제로 한 발제 및 토론이 이루어졌다. 이 토론회에서 박경신 오픈넷 이사가 아래의 내용으로 가짜뉴스 규제에 대해 발표했다.
German social network act (2017년 3월 시행) – 게시자에 대한 형사처벌(x) – 플랫폼업자에 대한 벌금(O) – 허위사실 유포죄(X) – 기존 형법에 불법으로 정해진 정보(O)
호주 (2019년4월 시행)
Failure by a service provider to notify the Australian Federal Police, within a reasonable time, that abhorrent violent material relating to conduct which is occurring, or has occurred, in Australia is accessible on a service.
Failure by a service provider to expeditiously remove, or cease to host, abhorrent violent material that is accessible within Australia.
The changes to the Criminal Code empower the eSafety Commissioner to issue a notice giving rise to a presumption that a service provider has been reckless as to whether its service can be used to access/host material which is violent abhorrent material at the time the notice was issued, unless the service provider can prove otherwise. The receipt of a notice will in effect impose strict liability for the offence, unless a service provider acts “expeditiously” to remove the relevant material.”
JTBC 태블릿 조작설은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킬까 아니면 불신하는 국민들이 믿는걸까?
나아갈 길: 진실의 재고를 키워라!
진실명예훼손 폐지
2015년 11월 UN 인권위원회 대한민국에 권고: "진실의 항변은 절대적이다. 공익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허위정보의 유포는 역사적으로 늘 존재하여 왔으며 새로운 경향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허위정보가 ‘가짜뉴스’라고 이름 붙여지며 그 폐해가 더 문제시되는 것은 사회적 양극화와 더불어 인터넷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전파력, 영향력이 더욱 강해졌고 이로써 빠른 의제 선점, ‘정보 전쟁’이 보다 치열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허위정보는 일정한 폐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허위정보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사람들의 사상이 조작, 왜곡되고, 강자들의 권력을 공고화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강제 규제일 필요는 없으며, 또한 모든 표현물 규제 원칙이 그러하듯, 막연한 해악 발생의 가능성만으로 규제가 정당화될 수도 없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에 비례하여 설정된 더욱 엄격한 제한 원리, ‘명확성의 원칙’,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이 준수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가짜뉴스 규제들이 이러한 원칙을 준수하는 것일까.
우선, 규제 대상 정보의 정의 규정이 불명확하다.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체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거짓 또는 왜곡된 사실”을,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를 규제 대상 정보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라는 목적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한정적 개념이 될 수 없다. 인간의 모든 표현행위는 수신자를 전제하고 이루어진다는 면에서 목적성을 띠고, 공적 사안에 대한 표현은 대부분 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적 방향성이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루어질 것이며, 오히려 이를 목적하지 않은 표현을 분류해내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 역시, 어디까지가 ‘언론’이고 ‘보도’인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불명확하다. ‘언론보도’가 법에 따라 등록한 언론사만의 전유물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시민 누구나 팩트 전달, 자료 분석, 기사 퍼나르기 등 ‘언론보도’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근거가 부족하거나 오류가 있는 사실이 적시될 수도 있다. 개정안들에 따르면 타 언론사를 사칭함이 없이 일반 시민이 이러한 언론활동을 하는 것, 혹은 언론보도의 형식을 취하거나 기존 보도 이미지에 합성을 한 유머나 패러디까지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으로써 규제 대상으로 삼아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형사처벌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한편, ‘허위정보’가 무엇인지, 누가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인지의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다. ‘내가 하면 진짜뉴스, 남이 하면 가짜뉴스’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모두가 서로의 반대 진영에서 나오는 정보들을 가짜뉴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 세태가 되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허위’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 역시 어렵다. 대개 일정한 사실의 주장자가 당시까지 해당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고, 사실의 존재는 증명하기 어렵거나 증거를 가진 측에 의하여 조작·은폐되어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법원의 판결 역시 어떤 사실에 대하여 당시까지 진실 증명 혹은 유죄의 증명이 없다는 점만을 판단하는 것일 뿐, 어떠한 사실이 명백히 허위라거나 피고인의 범죄사실에 대한 결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법원의 판결과 다른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도 상당히 자주 일어난다. 한편, ‘허위정보’를 결정하는 주체가 방통위, 방심위, 선관위 등의 국가권력이 된다면 이는 곧 헌법이 가장 경계하고자 한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다. 즉, 누구도 ‘허위’와 ‘진실’을 종국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행위를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렇듯 가짜뉴스 규제 법안들은 대상 정보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문제가 많은데, 그에 대한 조치는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하게 규정되어 있다. 개정안이 규정한 조치들은 ① 가짜뉴스를 유통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② 가짜뉴스를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의 불법정보에 추가하여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③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대상 정보에 추가하여 이용자들의 신고로 차단할 수 있는 정보로 규정,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자신이 운영,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가짜뉴스가 유통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삭제, 차단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위에서 논의한대로 ②와 같이 가짜뉴스를 행정기구의 판단에 따라 유통을 금지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높고, 이에 ‘형사처벌’을 규정하는 것은 위헌성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위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규제 대상 정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이상, ③, ④와 같이 가짜뉴스를 일부 이용자들의 신고나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판단에 따라 함부로 유통을 차단시킬 수 있는 대상으로 규정해서도 안 된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정보의 유통을 매개하는 인터넷 사업자에게 유통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의무나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규율은 사업자가 제재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보들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이는 결국 사업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정보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또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삭제, 차단할 수 있는 하나의 정보 단위에는 무수하고 다양한 표현 내용이 공존하며, 허위로 판정된 내용은 극히 일부분일수도 있다. 예를 들면 1시간 짜리 동영상에 허위정보가 5분 내외로 존재해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동영상 전체를 삭제, 차단할 수밖에 없고 나머지 문제없는 표현들마저 부당하게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최근 입법자들이 규제하고자 열을 올리는 ‘허위정보’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이미 과도한 표현물 규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가진 허위정보는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규율되고 있다. 특정 개인에 대한 허위사실의 유포로 개인의 인격권이 침해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정보라면 명예훼손죄 법제와 임시조치 제도로 규율된다. 기존 언론의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언론중재법상의 정정보도 등의 제도가 있다. 선거의 영향을 미치는 허위정보 역시 공직선거법상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공표죄,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명령 제도로 규제된다. 금융 피싱 등의 정보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2항으로 규율된다.
결국 현재 규제의 사각지대라고 말하는 ‘가짜뉴스’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거나’, ‘사회질서를 혼란’하게 하거나 ‘공익을 해한다’는 추상적인 해악을 가진 공적 사안에 대한 허위정보인데, 이는 결국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1] 이유와 같은 취지 – 명확성 원칙 위반과 불명확성으로 인한 정치적 남용 위험 – 에서 위헌적이라고 평가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재난 등의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 신체적 안전에 급박한 위해를 가져올 수 있는 허위정보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선동할 수 있는 허위정보는 규제 필요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는 각각 특별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혹은 혐오표현 규제의 관점에서 논할 일이지, 일반적인 ‘허위정보’ 규제의 관점에서 논의될 것은 아니다.
2018년 1월, EU 집행위원회는 HLEG(the High Level Expert Group)라는 전문가 자문기구를 발족하고, 가짜뉴스와 온라인 허위정보에 대한 정책 및 대응 방안을 자문했다. 이에 따라 HLEG가 발행한 보고서[2]에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공적, 사적 ‘검열’의 방식은 지양되어야 하며, 단기적 대응보다 장기적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① 온라인 뉴스의 투명성을 향상, ②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③ 이용자와 언론이 허위정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 마련, ④ 뉴스 미디어 생태계의 다양성과 지속성 보장, ⑤ 허위정보의 영향력과 조치에 대한 지속적 연구 장려를 주요 대응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진실은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정보 간의 신뢰성 경쟁을 통해 스스로 그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다. 즉, 진실이 꽃피우기 위해서는 허위정보가 존재는 필연적이다. 허위정보가 사람의 사상과 사상의 자유시장을 왜곡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방적인 정보 차단, 유포자 처벌과 같이 특정 사상을 탄압하고 사상의 자유에 직접 개입하는 강제적, 억제적 규제를 채택하는 것은 모순적이다. 정보의 바다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보다 신뢰성 있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양질의 정보가 보다 많이 흐르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진흥 정책 등의 장기적인 대응만이 가짜뉴스의 폐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2019. 12. 10. 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HY 과학기술 윤리·법·정책 센터가 주최한 “AI 윤리 성찰 포럼”에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가 토론자로 참가해 인공지능과 젠더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토론문] 인공지능과 젠더 문제
김가연 오픈넷 변호사
사단법인 오픈넷은 자유, 개방, 공유의 인터넷이라는 가치를 옹호하자는 취지 하에 2013년에 설립된 비영리 시민사회단체입니다.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오픈데이터, 망중립성 등 정보인권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발제를 맡은 이상욱 교수님께서 오픈넷의 이사로 계시기도 합니다.
오픈넷에서는 한 3년 전부터 인공지능과 윤리에 관한 논의를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여러 국내외 관련 세미나에 참석을 하고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동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에는 하버드 대학교 버크맨 클레인 센터 등과 함께 인공지능과 윤리에 관한 국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다만 아직 국내에서 인공지능이 정보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아서, 미래를 대비한 연구나 예측을 하는 연구소나 학계와 달리 활동 중심의 시민사회단체로서는 관련 논의를 관망하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빅데이터의 활용에 수반되는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에 대해서는 활발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얼굴인식기술 등이 국가감시 고도화에 악용될 가능성을 항상 경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표된 여러 원칙들을 비교해보면 큰 틀에서 몇 가지 공통되는 핵심 가치를 찾을 수 있고 이는 발제문에서 잘 정리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원칙들이 앞으로 유네스코에서 성안할 윤리 규범에 잘 반영되길 바랍니다. 또한 유네스코에서 기존의 시도와 달리 윤리 전문가 및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워킹 그룹을 꾸려 논의를 시작하고, 젠더나 아프리카 대륙 같이 논쟁적인 주제(mandate)를 다루기로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지난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용자 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위한 원칙」을 발표했는데, 이를 논의하는 자문단에 기업과 학계만 참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논의에는 당연히 이용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민단체가 참여했어야 하는데 오픈넷은 전혀 초대를 받지 못해 유감스럽습니다. 다양성과 전문성을 함께 추구하는 유네스코의 방식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의 AI는 우리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로서 우리가 가진 편견 등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결국 AI와 윤리는 AI를 개발하고 관리·감독하는 인간을 감독하는 원칙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발제자께서 개발자나 이용자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하셨는데 매우 중요한 지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논의에서 AI와 젠더 문제는 간과되고 있는 면이 있어서 더 비중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유네스코의 방향성은 매우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네스코에서 올해 발표한 디지털 기술 성 격차 관련 <I’d Blush If I Could> 보고서도 매우 좋은 자료인데요, 보고서에서 다룬 인공지능 음성비서의 성정체성 관련 논의를 통해 AI와 젠더에 대해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애플 시리, 삼성 갤럭시 빅스비, 네이버 클로바, 아마존 알렉사 등 인공지능 음성비서 또는 스피커는 현재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의 AI일 것입니다. 대부분 기본적으로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세계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여성 비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발자들은 사용자들이 인공지능과 대화할 때 진짜 인간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의 개성과 성장과정, 이력과 같은 세세한 ‘인간적인’ 면도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하는데, 이러한 정체성이 대부분 여성을 상정하고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여성형 음성비서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에 대해 크게 세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여성의 목소리를 선호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여러 연구에서 사람들은 여성의 목소리를 더 따뜻하게 느꼈다고 하고, 스탠포드 대학의 Clifford Nass 교수는 “인간의 뇌는 여성의 목소리를 좋아하도록 발달했다(“It’s a well-established phenomenon that the human brain is developed to like female voices.”)”라고 말한 바도 있습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장조사에서 일반 유저들이 여성 목소리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여성형 인공지능이 덜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여성형 인공지능이 많은 이유가 대중문화에서 접한 남성형 인공지능의 위협적 성향 때문이라는 가설입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 SF 영화에서 남성형 인공지능은 살인을 저지르는 등 종종 매우 위협적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워싱턴 대학의 Gender, Women & Sexuality 학과의 Michelle Habell-Pallan 교수는 다수의 엔지니어가 일반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위협적으로 느끼거나 거부감이 들게 하지 않도록 여성형의 인공지능을 채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여성형 음성비서가 많은 이유에 대해 페미니스트들은 전통적으로 여성이 비서 역할에 자연스럽기 때문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IT 업계 핵심 직종의 종사자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것은 우리들에게 이미 익숙한 사실이며, 이를 고려한다면 음성비서가 여성으로 성별화되어 있다는 것이 IT 과학자들의 무의식 속 성편견의 반영물이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유네스코가 발표한 보고서는 ‘시리’를 비롯한 음성비서들이 대부분 ‘젊은 여성’ 목소리를 기본값으로 설정해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답을 내놓게 돼있어, 여성 역할을 수동적·소극적이며 명령자에 복종하는 역할에 한정해 젠더에 대한 편견을 강화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단순히 AI 개발이나 활용에 적용되는 윤리를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것 같진 않습니다. 결국 다른 모든 분야에서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고 성평등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AI 분야에서도 근본적으로 성격차를 줄이고 성평등을 이루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젠더 문제에 관한 별도의 윤리 규범을 논의하기로 한 유네스코의 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며, 논의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시민사회도 더욱 활발하게 의견을 내고 지지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7월 9일, 광화문 S타워 22층에서 “온라인상 혐오표현 그 해법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2020 KISO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가 토론자로 참석해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혐오표현 규제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8o8o07VgO5c)
혐오표현은 혐오스럽다. 혐오표현 문제에 대하여 우리 사회는 대응할 필요가 있다. 혐오표현을 어떻게 정의하든 위 두 가지 명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혐오표현을 ‘규제’의 대상으로 포섭시키려는 순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복잡해진다. 혐오표현 역시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이며,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는 표현의 자유의 제한 원칙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는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라는 말이 있다. 모든 나쁘고 옳지 못한 표현을 남에게 불쾌감을 준다거나 사회적 해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규제해서는 안 되고 규제할 수도 없다. 또한 모든 사회 문제에 대한 대응이 ‘규제’나 네거티브 방식(금지나 차단)일 필요도 없다. 그러나 분명 규제가 필요한 표현도 있다. 모든 기본권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한다면 비례의 원칙에 따라 제한될 수 있고, 표현의 자유 역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면 제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규제 필요성이 있는 ‘혐오표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우리가 혐오표현을 규제함으로써 막고자 하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나 해악이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함으로써 찾아낼 수 있다.
혐오표현에 대한 규제를 통해 진정으로 우리가 막고자 하는 것은 표현 그 자체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나타날 표적집단에 대한 차별, 폭력, 배제일 것이다. 즉, 혐오표현의 해악은 사회 전체에 대해 표적집단에 대한 차별과 적의를 확산시킬 뿐만 아니라, 표적집단 구성원 개인에게 불안과 공포를 상기시키는 방식으로 개인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이로써 공론장에서 표적집단 구성원의 표현행위와 영향력을 위축시켜, 사회의 표적집단에 대한 배제와 차별의 공고화로 이어진다는 데에 있다.[1]
따라서 규제 대상 혐오표현을 정의함에 있어, 표적집단은 사회적 소수자 집단으로 한정될 필요가 있다. 혐오표현으로 인하여 실제 사회에서 그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배제, 차별, 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구체적인 불안, 공포, 위축을 경험할 위험이 높은 집단이 그 대상이 되어야 한다. 혐오표현 정의 규정은 흔히 “국가, 인종, 민족, 종교, 성별, 성적 지향, 장애를 이유로”의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 및 한정도 필요하지만, 이 문구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규제가 필요한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광범위한 표현물, 즉 사회에서 주류적 지위를 차지하거나, 차별, 배제, 공포, 위축의 위험이 거의 없는 국가, 인종, 종교, 성별 집단 등에 대한 모든 부정적, 비판적 표현마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모욕죄가 시위대 등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저항하는 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하여 남용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광범위한 혐오표현 규제는 오히려 거친 언사나 미러링, 패러디 등으로 기득권층에 대한 불만이나 저항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그런데 ‘사회적 소수자’라는 기준은 상대적·가변적인 개념으로서 불명확성을 안고 있어 이를 어떻게 최대한 명확한 문언으로 녹여낼지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또 다른 혐오표현 규제의 한계점이 도출된다. 혐오표현 규제는 필연적으로 불명확성과 추상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UN 자유권규약 제20조 제2항 “차별, 적의 또는 폭력의 선동이 될 민족적, 인종적 또는 종교적 증오의 고취”가 대표적인 혐오표현 규제의 정의 규정이라 할 수 있겠으나, 이 역시 명확한 개념은 아니다. 표현 규제에 있어 명확성의 원칙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혐오표현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규정하거나 사업자에게 임시조치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법적 책임을 부과하는 등의 공적 규제, 강제 규제는 위헌의 소지가 매우 높다.
자율규제의 경우에는 강제 규제와 같은 수준의 헌법원칙의 준수가 요구되지는 않기 때문에 다소 추상적인 기준으로 표현물을 규제할 수도 있다. 또한 투명성과 이용자와의 원활한 소통이 바탕이 된다면 사회적 소수자가 보호되는 건전한 공론장을 만들기 위하여 혐오표현의 자율규제는 매우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사회에서 공론장, 사상의 시장은 결국 이용자, 시민이 형성하여야 하는 것이고, 정부나 기업의 검열과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면에서, 자율규제의 경우에도 표현의 자유 보장의 의미와 그 제한원리의 근본적인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그 적정한 수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KISO의 경우 ‘지역·장애·인종·출신국가·성별·나이·직업 등으로 구별되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모욕적이거나 혐오적인 표현방식을 사용하여 해당 집단이나 그 구성원들에게 굴욕감이나 불이익을 현저하게 초래하는 게시물’을 규제하고 있는데, 이는 보통 ‘차별, 적의 또는 폭력을 선동’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혐오표현 규제보다 폭넓다. 그런데 위에서 논한 혐오표현의 규제 필요성을 고려할 때, 규제 대상 혐오표현은 표적집단 구성원에게 불안, 공포, 위축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에서 실제적인 배제, 차별,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표현이어야 한다고 본다. 표적집단의 특성 등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하며 사회에서의 차별, 배제를 정당화하거나 조장하는 표현이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이르지 않고 집단의 구성원이 모욕감,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단순한 감정의 표명이나 단발적인 비하적 용어, 별칭의 사용을 규제하는 것은 과도한 검열을 낳을 수 있다.
한편 혐오표현 규제로 잃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해야 하는 이유는 잘못되거나 올바르지 않은 표현일지라도 일정한 가치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밀(John Stuart Mill)은 자유론에서 ‘탄압하려는 의견이 설령 잘못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의견을 탄압하는 것은 틀린 의견과 옳은 의견을 대비시킴으로써 진리를 더 생생하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하였다. 나쁜 사상은 늘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상이 보이지 않도록 막는 것은 그것이 사회 어딘가에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만들고 적절한 대응의 기회만 놓치게 되는 일일 수 있다. 또한 표현의 가치는 그 표현의 내용이나 화자의 의도대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표현행위’ 자체가 하나의 사실 정보로서 대중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된다는 면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유력 정치인의 혐오표현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혐오를 부추기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 정치인의 자질을 판단하는 정보로서 더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표현의 자유 보장의 정신을 고려할 때, 혐오표현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규제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에 대항하는 논증의 축적과 반박, 비판을 통해 혐오문화를 타파하는 방향의 해결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이 2021년 2월 24일 진보네트워크센터와 함께 ‘혐오에 맞서는 대항표현’이라는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했다.
차별을 근거로 소수자 집단을 겁박하고 그들이 차별을 내면화하도록 하여 사회적 참여를 억제해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혐오표현은 그렇기에 자체로 해악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에서 혐오표현에 관한 담론은 소수자나 피해자의 개념 정의와 범주가 주관적 판단에 의해 좌우되어 피해자의 대항표현을 가해자가 혐오표현으로 몰아세우거나, 혐오표현이 불쾌한 표현으로 등치되어 특정 단어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연결되고 있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혐오표현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으로 인해 법적인 규제의 필요성 역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누가 사회적 약자인지, 혐오표현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법적 규제는 검열과 사상검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대항표현은 혐오표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대항표현은 혐오표현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부분적으로만 다루어져왔다. 그런 탓에 대항표현에 대한 국내의 논의는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왔다. 대항표현의 가능성과 다양한 형식의 대항표현을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해보고자 웨비나를 개최하였다.
아래는 각 발제문과 질의응답의 요약이다.
[발제 1] 대항표현이란 무엇인가 | 유민석(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유민석은 혐오표현과 대항표현 개념에 대하여 비트겐슈타인의 가족유사성 개념을 차용하여 접근했다. 그는 혐오표현을 정의하면서 모호한 개념이지만 개인이나 집단을 상대로 성, 인종, 피부색, 장애, 성적 지향 등을 욕하거나 낙인찍기 위해 의도되는 “중첩되고 교직되는 유사성들의 복잡한 조각보(patchwork)”로서, “모욕하거나 비하하거나 폄훼하거나 부정적으로 정형화하거나 인종이나 종교나 성적 지향이나 성정체성이나 장애에 기반하여 사람이나 사람의 집단을 향한 증오, 차별 또는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 또는 기타 표현 행위” 등을 총칭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항표현은 다양한 방식과 수단, 인물, 장소에서 실행되며, 혐오표현이 사적인 환경이나 공적인 환경에서 사용될 수 있고 권위를 가진 사람이, 또는 일반 시민이, 블루 칼라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전문가가 수행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항표현 역시 개인이 할 수도 있고 집단이 할 수도 있으며, 정치인이나 국가가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항표현의 가족 구성원들 중에서 대표적으로 1. 개인적 대항표현, 2. 집단적 대항표현, 3. 국가 중심적 대항표현의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그는 권력집단을 상대로 한 개인적/집단적 대항표현이 갖는 사적실천의 한계, 권위부재의 한계를 지적하며, 국가중심의 대항표현이 개인적/집단적 대항표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았다.
국가중심의 대항표현은 첫째, 혐오표현의 피해자가 되받아쳐 말하는 것과 조화되기는 하지만, 대응하도록 요구받는 주된 대상은 피해자들이 아니다. 오히려 이 작업은 주로 공무원 또는 시민단체와 같은 제3자에게 위임된다. 둘째, 국가공무원은 많은 시민 개개인과 달리, 존엄성에 대한 공적 확신을 공격하려는 혐오표현의 시도에 권위를 갖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국가 중심 대항표현은 혐오표현의 해악(인간 존엄성에 대한 확신의 파괴)을 막을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이런 국가 중심 대항표현은 개인적인 대항표현이 가지기 쉬운 권위의 부재나 추가적인 이중 부담 같은 부작용들을 최소화시켜 준다고 주장했다.
[발제 2] 대항표현을 위한 선결조건 | 박한희(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박한희는 성별, 장애, 종교, 나이, 출신지역, 인종,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어떤 개인이나 집단을 모욕, 비하, 멸시, 위협 또는 차별, 폭력의 선전과 선동을 하여 차별을 정당화하고 조장하고 강화하는 효과를 가지는 혐오표현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에 근본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법의 한정적 문헌에서 혐오표현의 유형과 전달매체, 성질, 발화자의 지위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기 어렵고, 오히려 소수자들의 표현을 억제할 우려가 있거나, 형벌 조항의 한계와 형벌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대체적 혐오표현들이 가능하고, 이런 대체적 표현들이 처벌되지 않을 때 오히려 혐오표현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혐오표현에 대한 대응은 더 많은 표현과 더 좋은 표현이 가능하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혐오와 차별의 의미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그 첫 번째 조건이다. 두 번째 조건으로 소수자들의 말이 들릴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만드는 것을 들었다. 그는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 역시 중요하게 언급했는데, 표현을 증진하기 위해 혐오표현에 대한 연구,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하거나 차별적 구조를 없애기 위한 제도 개선, 국가차원에서 대항표현을 바로하하거나 혐오표현의 해악을 알리고 대항력을 기르는 교육과 홍보를 실시할 것을 그 적절한 개입으로 들었다. 이것이 세 번째 조건이다. 마지막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꼽았다. 차별금지법은 차별에 관한 통합적 정의와 구체적 판단기준을 제시하는 법으로 차별에 대한 실효성 있는 예방책과 구제책을 마련하는 것이므로 중요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발제 3] 성공적인 대항표현을 위한 몇 가지 전략 | 캐시 버거(혐오표현 프로젝트 연구팀장)
혐오표현 프로젝트 연구팀(Dangerous Speech Project, DSP)의 팀장으로 활동 중인 캐시 버거는 대항표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연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DSP에서 그간 진행했던 연구의 일부를 소개했다. 그는 SNS상에서 일어난 실제 사례를 토대로 대항표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혐오표현 발화자의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반면 혐오표현을 초래하는 게시물이나 댓글이 사장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코멘트를 남긴 것은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이는 또 다시 혐오표현을 반대하고 대항표현을 지지하지만 소극적으로 방관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전염효과’를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그 외에도 유럽 축구 경기시 소수인종의 축구선수들에게 바나나를 던지는 혐오표현에 대한 대항표현 역시 사례로 들었다. 2014년 두 명의 브라질 출신 축구선수가 경기 도중 경기장 안으로 떨어진 혐오의 상징물인 바나나를 주워 먹어버렸고, 팀원이 온라인에 “우리는 모두 원숭이다”라고 말하며 지지하는 대항표현을 올리자 전 세계가 즉각적으로 이 대항표현에 반응하며 이들을 격려했다는 것이다. 버거는 각각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혐오표현 발화자를 직접 언급하는 것보다 거대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시도가 더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발제 4] 머신러닝 기반 시각화를 통한 악성 댓글 문제 완화 연구 | 박지현(랜덤웍스 테크 디렉터)
대항표현의 형식은 다양할 수 있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표현 억제나 규제라는 단일한 해결책만이 능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다양한 기술적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박지현 디렉터는 이와 같은 가능성을 고려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악성댓글을 자동으로 필터링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사례를 발표했다. 댓글로 인한 부작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매체인 뉴스의 댓글을 시각화한 사례로 댓글의 긍정 부정의 정도를 시각적으로 실시간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전체 댓글의 시각화로 전체 댓글의 긍정, 부정의 경향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과 유저가 작성하는 댓글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사이렌은 해당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술 개발 수 대상을 선정하여 평가 실험도 진행하였는데, “댓글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완충제 역할을 하여 댓글 문화 개선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보고싶은 성향의 댓글만 볼 수 있어, 악성댓글로 인한 피로도를 줄일 수 있었다”, “댓글을 쓸 때 신경을 써서 댓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댓글을 쓰는 중 사이렌이 반응하여 댓글을 쓰는데 각성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도출되었다고 한다.
[질의 응답]
모든 발제가 끝난 후 혐오표현에 대한 언론의 역할, 댓글 시각화 기술에 있어 결과물에 대한 시각화 문제 등 발제에 대한 심화된 질의 응답이 오고갔다. 시차로 먼저 자리를 떠야했던 캐시 버거의 발제에 대한 질문만 간략하게 정리한다.
Q) 230조 및 애국법(laws like section 230 and the patriot act)이 헌법의 표현의 자유를 점진적으로 침식하거나 무시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해야합니까?
A)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230조(그 자체로는 법이 아니지만 커뮤니케이션 품위 법의 한 섹션)를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로 보고 있습니다. 제 230조에 따르면 “인터랙티브 컴퓨터 서비스의 제공자나 사용자는 다른 정보 콘텐츠 제공자가 정보를 생산하거나 발행한 자로 취급되지 않습니다.” 즉, 온라인 중개자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사이트에 게시된 발언에 대해 법적 책임이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소셜 미디어 사이트는 잠재적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있는 모든 콘텐츠를 삭제할 가능성이 거의 높습니다. 표현의 자유의 가치에 대한 교육과 자국에서 현재 시행되고있는 법률에 의해 현재 허용되고 금지되는 사항에 대한 교육은 모든 시민이 자신의 헌법적 권리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Q) 음모론, ‘비과학적’, 인종 차별, 성 차별주의로 간주하여 사회 정치적으로 불편한 담론을 은폐하는 언론과 어떻게 싸워야할까요?
A) 제가 대화를 나눈 많은 대항표현 참여들은 그들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정치적 토론과 토론을 위해 온라인 대화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지, 하나의 관점 또는 다른 관점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대항표현은 말로 인해 발생할 수있는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검열의 대안입니다. 따라서 이것은 특정 아이디어를 ‘밀어붙이는 것(hushing)’에 맞서 싸우는 방법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인종, 문화, 상대성 등으로 사람을 공격하는 양상을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온라인에 존재하는 유해한 언어 규범의 종류에 대해 더 많은 시청자를 교육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온라인 활동의 예를 찾았습니다. 때로는 많은 팔로워가 있는 어떤 사용자가 더 많은 청중이 볼 수 있도록 이 연설을 리트윗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직관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해로운 말을 제거하려고 하기보다는 증폭시키는 것입니다. 또 특정 그룹을 표적으로 삼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말이 사용되는 방식을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사단법인 오픈넷과 HY-CELPST(한양대학교 과학기술윤리법정책센터)는 2021년 5월 13일(목)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인터넷 시대의 ‘가짜뉴스’의 의미와 대응에 관한 주제로 웨비나를 공동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최근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 문제 등에 있어 인터넷 시대에도 밀이나 하버마스 등 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전통적인 이론을 통한 접근과 대응은 여전히 유효할지, 그리고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를 논하기 전에, 가짜뉴스 혹은 허위조작정보의 유포와 확산 메커니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아래는 각 발제문과 질의응답의 요약이다.
표현의 자유, 공공데이터 개발, 저작권, 입법 활동 등을 하고 있는 오픈넷은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반대 논평자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토론을 통해 표현의 규제를 반대하고 철학의 사상적 기초에 초점이 맞춰 구체적인 입법 관련한 여러 가지 사안들을 확인하려고 한다.
[발제] 자유주의, ‘열린 사회’, 사안별(piecemeal) 사회공학 | 이상욱(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
이상욱 교수는 ‘가짜뉴스’에 관한 논의를 제시하고 논쟁의 주제로 다루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웨비나가 주제에 대한 쟁점들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짜뉴스를 둘러싼 주제들은 우리나라보다 유럽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논의라고 설명하며, 라트비아 등에서 가짜뉴스를 조직적으로 활용해서 선거의 방향을 바꿔서 선거에 선출되는(사회적인 객관적 합의) 등의 예를 설명했다. 그는 자유주의적 가치를 긍정하는 곳에서도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가짜뉴스가 어떤 지위를 갖는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는 어떤 종류의 가치인지 논의했다. 그에 따르면 가치는 본질적 가치와 도구적 가치로 구분할 수 있으며, 공적 토론의 공간 내에서 서로 의견들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표현의 자유의 가치는 도구적 가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이나 집단이 사회에 참여할 때, 소기의 목적을 잘 달성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가 잘 사용되는 것이 표현의 자유가 보호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유주의자 존 밀턴, 존 스튜어트 밀, 칼 포퍼, 필립 키처 등 학자들의 논의를 인용하여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존 밀턴은 출판의 자유가 없는 것에 대항하기 위한 책을 발간하기도 했으며, 사실과 가짜뉴스를 자유롭게 힘겨루기를 하게 하여 그 중 어떤 것이 진리가 될 수 있을지 자명하게 만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존 스튜어트 밀은 일반 공공에게 참된 것과 거짓된 것 중 참된 것이 왜 참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울 수 있도록 이를 표현의 자유를 통해 겨루게 만들면 이것이 이익이 된다고 말했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칼 포퍼의 말을 인용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포퍼가 폭력 정치에 반대하면서 개인의 자율적 선택에 제한 없이 발휘될 수 있는 열린사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람직한 공적토론을 위해서는 각각의 의견을 참이라고 증명하는 증거가 단지 존재해서만은 안 되고 이것이 공정해야 한다는 필립 키처의 이론을 소개했다. 증거는 모두가 공정하게 접근 가능해야 하고, 대칭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는 키처의 주장과 함께 그는 유전자 변형식품의 예시를 들면서 무지의 복종에 대한 문제를 설명했다. 그는 바람직한 공적 토론에 있어 정보량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이해하고 시민적 숙의가 가능한 역량을 갖춘 사람들이 모든 일반 시민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하면서, 형식적인 측면에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고 공적 합의를 했다는 주장은 표면적인 것이고 옳지 않으며, 진정한 민주주의적 숙고가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만 정보에 관한 네 가지 주요 쟁점을 제시했다. 첫째, 기만 정보의 의도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둘째, 기만 정보의 ‘거짓/부정확/잘못된‘의 정도를 어떻게/누가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어떤 사회적, 제도적 대응을 할 것인가? 셋째, 기만 정보 생산과 전파의 기술적 특징(3E)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넷째, 기만 정보의 기만성을 개의치 않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이상욱 교수는 이 쟁점들을 바탕으로 기만 정보에 대응하는 태도와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 1]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사상의 (자유)시장, 가짜뉴스 | 윤성현(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
윤성현 교수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중심으로 사상의 시장과 가짜뉴스에 대해 토론하였다. 그는 밀의 자유개념을 소개하면서, 밀에 따르면 자유의 원칙은 자기보호(self protection)와 타해 금지(to prevent harm to others)가 있고, 원칙은 명백해 보이지만 구체적 실천에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밀이 자유개념을 통해 언론, 출판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를 중요하게 보았다는 점과 말과 행동을 구분하여 행동보다 말의 자유인 언론, 출판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밀이 가짜뉴스를 어떻게 보았을까에 대해 잠정적으로 해석했다. 그에 따르면 밀은 다면성을 지닌 학자이며 절충주의, 회의주의 등 밀의 학문적 방법론과 태도를 생각하면 현대사회를 새롭게 고찰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밀은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에 더 가치를 두었고, 언론 출판도 정신적인 것이기 때문에 언론출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로 밀이 국가 절대 권력이나 사회적 여론의 압제에 반대했기 때문에 의도성을 지닌 적극적 허위조작정보에 대해서는 사회적 해악의 가능성 때문에 규제하고자 하지 않았을까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가짜뉴스를 규제하려는 이유에 대하여 자신들이 듣기 싫어하는 정보를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의 측면이 있다고 보면서, 만약 밀이라면 이를 규제하려고 했을 것이라 말했다. 공적 숙의의 맥락에서 도구적 가치를 갖는다는 이상욱 교수의 주장에 대해서는 밀에게 있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더 중요하다는 측면과, 밀이 표현의 자유와 숙의민주주의의 관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공적 가치에서의 말하기 기능, 즉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다고 보았다. 특히 그는 이상욱 교수 발제에서 다룬 네 번째 쟁점(기만 정보의 기만성을 개의치 않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하여 탈(脫)진실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 부분이 강조되고 숙의민주주의를 더 확대, 강화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보탰다. 그는 또한 전문가들과 지식인들이 견제, 비판,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시민단체, 대학, 언론 등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2] 홍성구(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홍성구 교수는 밀턴, 하버마스, 롤스, 존 킨을 중심으로 인터넷 공론장에 관하여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자유주의 사회에서의 공론장을 강조하며, 신속한 규제보다는 공론장 자체를 건전하게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출판허가제 등이 가짜 정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 숙의민주주의 관점에서 하버마스식의 공론장 안에서 대화와 토론이 무한히 이루어지는 것이 곧 가짜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공론장은 특정한 세력의 전략적 의사소통과 타자간 상호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의사소통이고, 이 중 후자가 보편적 이해를 반영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숙의민주주의를 건전한 여론을 바탕으로 그 위에서 법안이나 정책이 발현되는 것으로 정의하면서 최근 현대사회는 공론장의 필터링 기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정보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들이 주장하는 식견을 갖춘 시민 개념도 이상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사실에 입각한 뉴스 생산을 지원하고, 뉴스 소비에 있어서도 국민들이 건전한 뉴스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존 롤스의 이론을 인용하여 시민들이 무지의 장막 속에서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존 킨의 논의를 설명하면서 언론의 상업적 경쟁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가짜뉴스도 궁극적으로 권력에 대한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언론의 권력에 대한 감시 및 견제를 강조했다.
[토론 3] 가짜뉴스, 온라인 허위정보 | 박아란(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박아란 선임연구위원은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에 초점을 맞춰 토론을 진행했다. 그는 인터넷이 발달하고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실이 아닌 내용이 진짜 뉴스 정보처럼 확산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가짜뉴스가 심각해졌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허위조작 정보를 이익집단 주체가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국가, 미디어, 시민단체와 더불어 현재 기술에 의해 다른 양상으로 더 문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가짜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진실을 오도하며, 유럽연합과 여러 유럽 국가 등에서는 가짜뉴스 대신 허위정보(disinformation), 오정보(misinformation)라는 중립적 용어 사용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뢰할 만한 미디어가 부재한 상황에서 자신의 이해관계와 맞는 정보를 들으려 하는 사람들의 경향과 추천 알고리즘 기술의 결합이 가짜뉴스 양산을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경향이 우리나라에서 더 강하며, 미디어(언론)도 이를 이용하여 강한 입장의 정보들을 내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가속화되는 것으로 보았다.
그는 허위정보가 정치적 이익, 영리, 혐오범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허위조작정보는 민주주의 사회 유지에 위협이 되고 민주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가짜뉴스는 민주주의 사회 안에서 시민들의 숙의와 합의를 이루는 데 문제를 일으킨다고 비판하면서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 이를 대처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서 가짜뉴스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마련 및 신고센터 운영, 다양한 기관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실시 및 법안 발의와 같은 방식으로 이를 대응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남은 문제들을 지적했다. 그는 어떤 법안을 만들 것인지, 그리고 실효방안 및 범위, 대상, 언론보도 방식 등 규제의 대상을 어떻게 상정하고 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허위조작에 대응하는 안전장치의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하면서, 허위정보 확산에 맞서야 할 책임이 있지만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에 대한 기본권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공개적인 의견 수렴,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의 이해 반영 등 사회적 대응을 바탕으로 하는 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양한 대응책들이 효율적인지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의도를 가진 거짓을 알고도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사람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남겼다.
[토론 4]Conspiracy Theories | 강정수(미디어스피어 이사)
강정수 이사는 음모론의 측면에서 가짜뉴스나 허위정보를 논의했다. 달착륙, 마녀사냥 같은 다양한 세계적 음모론을 소개하면서 음모론은 지식의 권력 투쟁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그는 인간이 음모론을 믿는 이유는 필터링의 문제, 즉 선택적 인지를 할 수 있는 근거들이 많아지면서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선택적 인지와 인지편향(selection perception)이라고 설명했다. 정보복잡성이 많아지면서 정보를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찰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순화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경향성을 뜻한다. 그 외에도 그는 필터버블(알고리즘 추천, 유저 친화적인 것들이 사고의 편협성을 만든다는 주장)이나 종교 등도 허위정보와 관련된다고 보았다.
허위정보를 가리기 위해서 그는 사실의 나열보다 맥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위험성에 대한 인간 평가 능력의 결여나 디지털에 항상 접속되어 있는 현상 등을 지적하면서 팩트체크보다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경향성을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는 극단적인 사람들은 소수였으며 특정한 지식에 완전한 동조를 이루지 않는 중간 계층이 많았던 것에 반해, 현대에는 인터넷이 양 극단을 연결시켜 중간에 있는 계층을 끌어들여 논쟁을 만든다고 설명하면서 분쟁이 음모론이나 허위정보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디어, 정치세력, 언론 등이 이를 심화시킨다고 말한다. 그는 이러한 문제들을 특정 지식인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이상욱 교수) 주장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가 공적 숙의의 맥락에서는 도구적 가치라는 점이다. 저와 반대로 윤성현, 홍성구 교수님은 본질적 가치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잘 설명해주셨다. 기만 정보에 대해서는 제제와 규제가 필요하다. 공론장에서 자유로운 토론은 보장되어야 하지만, 어떤 사실적 정보에 대해 의도성을 가지고 제시되는 기만 정보는 민주적 숙의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동시에 자유주의 전통에서도 옹호되기 어렵다. 과학지식이나 과학적 사실은 사회적 숙의과정에 중요하다. 견해와 사실적 주장을 구분하기 쉽지는 않지만 과학기술이나 과학적 사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숙의과정에서는 그 사실의 진위여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Q) 오늘 계속 논의된 숙의민주주의의 전제는 어떻게 보면 교육수준이 높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을 전제로 하는 것 같은데, 이는 자칫하면 엘리트주의로 경도될 위험이 있지 않은지, 결국 가짜뉴스/기만, 허위정보의 판단은 전문가나 엘리트만 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흐르지 않게 될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홍성구 A)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일반 시민들도 충분한 학습과 정보의 기회를 제공하면 공적 숙의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공론장이 학습을 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공론조사의 경우 추첨으로 선발한 일반 시민이 참여한다.
Q) 가짜뉴스 소비자들 입장에서 가져야 할 자세는 무엇일까?
청중 A) 팩트체크 사이트 확인을 들 수 있겠다.
황성기 교수) 오픈넷은 가짜뉴스에 대한 목표를 공유하고 규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관점과 근본적인 논의들을 다루고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오늘 여러 분야의 학자분들이 참여하셔서 대단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성차별금지는 국제인권이며 우리나라가 가입한 UN여성차별철폐협약에 명시되어 있다. 이 협약의 준수를 감시하는 UN성차별철폐위원회는, 성노동자 거의 전부가 여성인 상황에서, 성노동자에 대해 범죄자의 낙인을 찍는 것은 성차별이라면서, 수십년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성노동을 합법화할 것을 요구하였다. 세계적인 대세는 성노동자 처벌은 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성매수자처벌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이다. OECD국가 중에 우리나라만 성노동자도 지역적 상황적 예외없이 모두 처벌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에 “성인이 서로 자발적으로 만나 성행위를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 영역에 속하고, 다만 그것이 외부에 표출되어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을 해칠 때 비로소 법률의 규제를 필요로 한다. . . 국가가 개입하여 형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이라고 한 바 있다(간통죄 위헌). 이를 성매매에 적용해보자면 금전을 원인으로 성행위를 하게 되면 사랑, 결혼, 출산과 깊은 연관이 있을 수 있는 성행위를 더욱 쉽게 할 수 있게 되고 과도한 난교 상황은 성스러운 사랑, 결혼, 출산을 저해하여 도덕적 다수가 생각하는 ‘건전한 성풍속’에 어긋난다고 볼수도 있겠다. 하지만 ‘건전한 풍속’을 형사처벌로 강요하는 것이 정당할까?
성매매를 금지하자는 또다른 시각에서 헌재는 2012년에 성알선자 처벌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리면서 성매매가 “성을 상품화”하는 것이라면서 금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상품화된다고 해서 곧바로 형사처벌로 금지할 수 있는 정당성이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육체는 성스러운 것인지만 이를 상품화하면 형사처벌해야 할까? 그럼 마사지사도 처벌해야 할 것이다. 교육도 성스러운 것이고 사교육열풍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나 학원을 형사처벌하려는 법은 위헌판정까지 받았다.
또다른 시각에서 헌재는 2006년에 성매매알선조항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리면서 “우리나라 성매매의 양태는 ‘강요된 성매매’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고 최소한 ‘중간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알선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런 목적이라면 성노동자까지 처벌해야 할까요? 강요와 폭력의 주체들만 처벌하면 되지 않을까?
더욱이 UN성차별철폐위원회는 성매매금지법이 도리어 성매매여성들의 강제성매매 탈출을 어렵게 만든다며 합법화를 요구하였다. 우리나라의 “성제공자”들은 범죄자의 낙인이 찍혀, 폭력적인 포주나 고객을 신고도 하지 못하고, 의료서비스 복지서비스에 배제된 상태에서 경찰의 단속을 피해다니면서 살아가고 있다. 통영에서는 집안 형편상 가출했다가 17살에 출산하여 지금은 7살이 된 아이와 병든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성매매를 하고 있던 25세 여성이 경찰의 함정단속을 피해 투신자살했다. 우리나라 2007년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성매매여성들은 30만명에 달한다. 인신매매 예방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음지로 때로는 사지로 내몰 이유가 되는 것일까. 사회적 낙인을 감수하면서까지 생계를 잇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법적 낙인을, 범죄자의 낙인을 찍어 동굴로 몰아 넣어야만 인신매매예방에 대한 우리의 도덕감정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의료서비스 접근권 및 여성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UN여성기구 역시 2013년 성노동을 합법화할 것을 요구했고 UN보건기구들도 꾸준히 같은 주장을 해왔다. 국제인권기구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휴먼라이츠와치와 국제사면위원회는 2013년 2014년 각각 성노동의 합법화를 정책기조로 발표하였다.
자 성매매금지법의 정당성이 이러한 상황에서 성노동자들의 표현을 차단해야 할까? 성노동에 대한 정보는 성매매라는 불법행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 방조하는 정보라는 이유로 차단되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보았듯이 성매매는 보편타당한 해악이 아니며 자유롭게 허용하는 국가들도 많이 있다. 해외 여러 국가들에서는 형사처벌되지 않는 성제공자들이 발화하는 표현까지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 아무리 국내에서는 성매매가 불법이고 성제공자들의 온라인 상 표현이 그 불법행위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천적으로 차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에 표출되어 성풍속을 해칠 때 법률의 규제를 필요로 한다”라는 헌재의 설시에서 볼 수 있듯이 성매매 자체에 내재된 해악 보다는 성매매가 끼치는 문화적 영향 때문에 성매매금지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Dhyta Caturani도 성매매금지법이 없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성매매여성들의 표현을 포르노그래피법으로 규제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성매매금지법이 성매매 자체를 죄악시하기 보다는 성매매에 성풍속에 끼치는 문화적 영향에 터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상의 표현의 자유도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표현물에 대한 법적 판단이 이루어지기 전에 행정기관의 결정에 의해 표현물을 차단 및 삭제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우선 물리적 행위와 달리 표현은 위축효과에 취약하다. 행정기관의 잠정적인 판단을 반박하여 표현물의 합법성을 입증하려는 수고를 포기하기 쉽다. 또 행정기관은 집권여당의 입김 때문에 중립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다. 특히 표현물이 불법이라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행정기관의 명령을 어긴 것에 대해 별도의 책임이 부과되는 경우 합법적인 표현물의 위축효과는 더욱 증폭된다. 행정기관은 산업진흥 등의 다른 정책도 수행하기 때문에 쉽게 보복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위축효과를 증폭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기관에 의한 온라인표현의 자유 제한 즉 행정심의는 전세계적으로 거의 없었다. Turkey와 한국이 유일햇고 최근 몇 년 사이에 테러단체나 테러리스트들이 인터넷을 통해 인력을 확보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자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행정심의를 시작하였다. (NetzDG법, Avia법)
하지만 이들 몇안되는 나라들의 행정심의는 보통 보편타당한 해악성을 지닌 표현물에 한정하여 이루어진다. 테러나 기타 폭력을 선동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성매매금지법은 위에서 말했듯이 성매매 자체에 내재된 해악 보다는 성매매가 끼치는 문화적 영향에 터잡고 있다. 과연 이런 경우에도 성노동자들이 배포하는 정보를 차단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망법 44조의7 1항 9호의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 . 정보’도 불법정보로 정의하면서 범죄의 경중에 관계없이 똑같이 취급한다. 폭력 등의 명백한 해악에 이르지 않는 행정규제 위반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표현물 자체를 삭제 차단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잉한 제한이 된다. 예를 들어, 휴대폰실명제를 집행하는 국가라고 해서 비실명휴대폰을 소개하는 게시물까지 삭제차단하는 경우는 없다. 비실명휴대폰을 소개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비실명휴대폰의 이용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 웹사이트를 통해 국민들이 유용한 정보에 접할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몇 년전까지만 해도 여타 이유로 탐정서비스의 제공은 국내에서 불법이었고 이에 따라 탐정서비스를 광고하는 웹사이트들의 국내유입이 차단되었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서 탐정을 채용한다고 해서 불법이 되는 것이 아닌데 국내인들이 탐정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습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내인들의 알권리에 대한 제한이 된다. 물론, 해외도박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은 해외사이트운영자가 도박장개설이라는 위법행위를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국내에서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도박과 같이 보편타당한 해악을 규제하는 행위를 매개하는 정보가 아니라 문화적인 그리고 연혁적인 이유로 국내에서만 특이하게 금지되는 행위(예를 들어 탐정서비스)를 매개하는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국내인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면 위에서 말했듯이 그 자체로 해악이라기 보다는 문화적 영향력 때문에 규제되고 있는 성매매에 대한 온라인정보를 차단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행정기관의 심의는 폭력 등 심대하고 보편타당한 해악이 없는 한 자제되어야 하며 우리나라만의 문화적인 또는 법체제적인 이유로 불법화된 행위를 막기 위해 관련 정보를 차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오픈넷은 여성들이 임신중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던 위민온웹이 낙태죄가 있다고 해서 차단 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시하고 있고 성매매금지법이 존재한다고 해서 여성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삭제 차단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임신중지와 성매매 모두 여성의 인권과 다수결주의적 법익 (예: 태아의 생명, 인신매매 방지) 사이에 미세한 저울질이 필요한 사안이며 이와 관련되어 여성들이 필요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현행 규제로도 자동화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경우에 대하여 사법기관의 판단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본 개정안은 이를 영리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부과하고 비영리 목적인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하고자 한다. 이는 가치중립적 기술에 대한 국가형벌권의 과도한 행사에 해당한다. 본 개정안의 문언은 또한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그 자체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된다. 따라서 본 개정안의 재고를 촉구한다.
본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공연 또는 운동경기의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였을 시 징역, 벌금, 몰수·추징, 과태료의 대상으로 함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반대의견
(1)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정의는 명확성 원칙 위반
개정안은 ‘누구든지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명령을 수행하는 단순반복적 작업을 자동화하여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공연 또는 운동경기’의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음.
형사처벌에 관한 법률의 경우 보다 엄격한 의미의 명확성 원칙이 적용됨. 그러나 개정안의 문언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그 자체로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됨. ‘누구든지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명령을 수행하는 단순반복적 작업을 자동화하여 처리하는 프로그램’은 사실상 모든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를 포함할 수 있음. 또한 ‘공연’에 대해 정의하는 바가 없어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해석이 가능함.
(2) 가치중립적 기술에 대한 과도한 형사제재의 부당함
개정안이 처벌하고자 하는 매크로는 자주 사용하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묶어 컴퓨터가 자동적으로 반복적 작업을 수행하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임. 매크로 프로그램 자체는 인간의 컴퓨터 사용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가치중립적 기술이며, 기술의 사용 자체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법익 침해의 결과가 발생하고 그 해악이 너무 커서 국가가 개입할 정도가 되어야 할 것임. 따라서 기술을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부과하고 비영리 목적인 경우에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국가 형벌권의 과도한 행사에 해당함.
국가 형벌권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공연 또는 운동경기의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금지 하는 이용약관을 통해 매크로 사용을 통해 구매된 입장권·관람권 또는 할인권·교환권의 판매를 취소하는 등의 자체적 정화로 개정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
(3) 이용자 보호는 현행 규제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함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 제3항은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 또는 데이터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48조 제2항,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있음.
법원은 매크로 기능을 사용한 자에 대하여 위 법률들을 적용하여 사안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악성 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부정한 명령의 입력’이 있었는지,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 업무를 방해하였는지’ 등을 판단하여 선고를 하고 있음(대법원 2009.10.15 선고 2007도9334).
따라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경우에 대한 처벌이 어렵다는 개정법안 제안이유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가치평가를 토대로 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형사처벌 하고자 하는 것에 해당함.
3. 결론
본 개정안은 가치중립적 기술에 대한 형사제재로서 부당하며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하므로 재고되어야 함.
지난 10월 28일 검찰이 결국 렌터카 기반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의 박재욱 대표와 업체의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다.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지적해왔듯이 타다는 법의 회색지대를 이용한 것으로 불법이라 해석할 수 없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사업은 이전에도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또한 타다와 같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기존의 서비스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서비스는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사단법인 오픈넷은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검찰이 타다 기소를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
검찰의 타다 기소는 모빌리티 기반의 차량 관련 새로운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 발을 붙일 수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켰다. 이번 타다 기소의 쟁점은 기존의 서비스와 유사한 새로운 서비스를 가지고 시장으로 진입하는 경우 이에 해당하는 관련법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해석과 현장 적용이다. 검찰 기소 이후 한겨레 등 몇몇 언론매체에서 드라이버에 대한 타다 측의 처우와 고용상의 계약관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검찰의 타다 기소를 긍정하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타다가 ‘관리’하고 있는 기사 처우에 관한 문제는 노동법이나 근로기준법 개정 등을 통해 다스려야 할, 다른 차원의 논의를 필요로 하는 문제이므로 이번의 타다 기소 건과는 분리해야 옳다.
검찰은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4조(운송사업 면허)와 제34조(유상운송사업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았으나, 이는 타다가 영업을 위한 근거로 제시했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를 위반했다고 인정되어야 이에 대한 위법성 여부도 결정난다고 판단된다.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1항에 따르면 누군가가 업체를 통해 렌터카를 빌린 뒤 제삼자에게 다시 차량을 빌려주거나 빌려주는 행위를 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 조항만 따른다면 타다의 행위는 불법으로 영업을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라는 예외규정이 제2항으로 마련되어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18조 1에서 이 예외조항의 각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타다는 예외조항 중 바목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이라는 조항을 근거로 자신들의 영업이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택시업계는 이 예외조항의 당초 입법취지가 해외 여행객들이 단체관광을 위해 승합차를 렌트할 경우, 운전과 관련해 불편을 겪을 것을 예상해 이용객 편의 증진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삼자에게 차량을 빌려주는 예외조항을 마련한 것이므로 타다서비스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조문에 합법으로 규정된 행위를 입법취지와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불법이라 부를 수 없다. 타다의 경우처럼 법을 유리하게 해석하거나 법의 사각지대 혹은 회색지대를 이용해 기존 시장으로 진입한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가속화된 기업형수퍼마켓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주변 입점을 제한하기 위해 2010년 법이 개정되었으나 기업들은 규제조항을 교묘히 피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근처에 수퍼마켓들을 입점시켰다.
앞으로 타다와 같이 법적 회색지대를 이용하는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들이 증가할 것인데, 지금과 같은 금지나 처벌 일변의 규제 정책이 실효성이 있을 것인가? 타다처럼 택시업계와 마찰을 겪은 뒤 결국 부분적인 서비스만 허용된 풀러스와 같은 카쉐어링 서비스는 이전부터 있었던 무상공유의 문화이다. 사적으로 교통비 혹은 주유비를 주고받다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플랫폼을 통해 돈벌이 수단으로 전환된 것이 풀러스와 같은 서비스다. 우버, 타다는 이와 같은 무상공유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업이다. 주차공간을 한시적으로 빌려주고 돈을 벌 수 있도록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사업 역시 동일한 연원이다. 이것이 현재 흐름이며 이 흐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이렇게 생겨나는 서비스는 관련 시장이 대부분 이미 형성되어있을 것이며, 타다와 유사한 방법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할 것이다. 그러므로 타다의 경우처럼 시장진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불허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불가능할 것이다. 혹은 특정 업체가 타다와 같은 수법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할 때 택시운송업체들처럼 이 시도를 막을 수 있을 정도의 조직력과 목소리를 갖춘 업계는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것이지만 그런 능력을 갖추지 못한 분야는 진입을 허용할 수밖에 없어 결국 형평성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타다 검찰기소라는 비극의 씨앗은 소위 “우버금지법”이 2015년 통과되면서 뿌려졌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차량공유를 금지하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우버가 ‘혁신’인지 ‘공유경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국은 자동차를 타고 어딘가를 가고 싶은 사람들과 자동차로 누군가를 태워주고 싶은 사람들이 서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다. 결국 인터넷이 더욱더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생산활동에 참여시켜 경제민주화에 기여할 가능성의 싹을 법으로 죽여버렸다. 힘들게 살고 있는 택시기사들의 분노도 이해하지만 카카오나 우버를 이용해 생계를 해결하려 했던 사람들도 절망하던 사람들 틈에 섞여있었을 것이다. 현재 택시기사들의 분노는 우리도 익히 아는, 알지만 누구도 해결하지 않아 누적되어왔던 열악한 처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며 기사들을 쥐어짠 택시업계와 택시업계의 위반행위를 눈감아주고 사납금제도를 허용해왔던 정부의 잘못이다. 그간 쌓인 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새롭게 발생한 문제의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전면적인 금지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정부는 피폐하게 내버려둔 노동자들의 분노를 핑계삼아 새로운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생계를 끊어버렸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타다는 전면적인 금지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하려 한 것인데 이마저도 입법취지를 운운하며 막아버린다면 타다로 생계를 해결하려 했던 이들에게는 가혹한 처사가 될 것이다.
타다의 영업은 법망을 피한 것이지 불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생겨나는 새로운 서비스나 품목의 시장진입을 금지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불가능하다. 이를 불법으로 처벌한다면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므로 검찰은 타다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고, 정부는 규제나 금지의 정책을 고안하는데 힘을 쏟기보다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주요 인터넷 관련 공공정책 이슈와 관련하여 정부, 기업, 시민사회, 학계, 기술 커뮤니티, 이용자 등 국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로 구성된 본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위원장 이동만, KAIST 교수)는 국내 인터넷거버넌스의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주소자원에관한법률」 개정을 논의하였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종걸의원 대표발의로 「인터넷주소자원에관한법률」의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게 되었습니다.
동 개정안은 현행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를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로 강화하여 심의를 넘어 의결 권한을 부여하고 정부, 업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상향식으로 위원을 추천하여 고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Multi-stakeholder model) 참여 및 국내 인터넷거버넌스의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합니다.
지난 10월 28일, 이종걸 의원의 대표발의로 인터넷주소자원법 개정안(의안번호: 2023107)이 발의되었습니다. 개정안은 세계 인터넷 거버넌스의 운영 원리인 다수당사자 협의방식(Multi-stakeholder model)을 수용하여 정부, 업계, 학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주소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실질적인 정책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는 이 개정안이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시의적절하게 개정안이 발의된 것을 환영합니다.
국내 인터넷 거버넌스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협의체로 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 인터넷 주소자원에 대한 거버넌스는 여러 관련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결정하는 합의(consensus) 방식의 상향식(Bottom Up) 운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전통으로서, 민간전문가, 관련 업체, 그리고 인터넷 정책 집행기관인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 관계자가 인터넷주소위원회(NNC)를 구성하여 ‘합의’ 방식으로 주소정책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2004년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현 KISA) 산하로 편입된 이후에는 정부 주도하에 인터넷 주소자원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체계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역할 강화를 통해 주소자원 정책 및 관리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취지였으나, 인터넷 이용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제약하였으며, 민간 참여에 의한 상향식 인터넷주소자원 관리를 택한 국제적 흐름에도 뒤쳐져 있습니다.
개정안은 현재 국제적인 인터넷 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한 것입니다.
현재 국제적인 인터넷 주소 관련 정책에 대한 관리는 정부, 민간 전문가, 업체 등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자의 토론과 참여에 의한 합의 도출을 원칙으로 하는 다수당사자 협의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2016년 10월 인터넷 주소의 핵심 자원에 대한 관리 권한이 미국 정부에서 글로벌 인터넷 커뮤니티로 이양된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일본, 뉴질랜드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민간의 자율적 참여에 기반한 거버넌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한국의 인터넷주소자원 관리 제도를 국제적인 추세에 맞추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상향식 운영방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현행법에 따른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를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로 강화하여 심의를 넘어 의결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에는 정부, 업계, 학계, 기술계, 시민사회 등 이해관계자가 고르게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개정안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터넷주소정책위원회 위원 선임 과정에서 관련 이해관계자 단체에서 위원을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이 빠졌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실제 위원 추천 과정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행이 입법화된다면 좋을 것입니다. 법안심사 과정에서 이러한 점들을 반영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20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국제적인 추세에 부합하는 선진적인 인터넷 거버넌스를 구현하자는 것인만큼, 여야간의 정치적인 쟁점이 될 이유가 없습니다. 법안 발의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도 충분히 협의가 된 만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법안도 아닙니다. 20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관심과 논의를 촉구합니다.
2019년 12월 2일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 (위원장 이동만)
※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KIGA) 소개
다자간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인터넷 거버넌스 이슈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설립된 민관 협의체로서 정부, 산업계, 학계, 기술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도메인 네임, IP 주소 등 주소자원 정책 협의를 위한 국제주소자원관리기구(ICANN)에의 참여, 유엔 주최의 인터넷 공공정책 포럼인 인터넷거버넌스포럼(IGF) 참여와 한국 IGF의 개최 등 국내외 인터넷 거버넌스의 이슈를 발굴, 분석, 소개하고 한국 인터넷 공동체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9. 1. 11.-12. 이틀에 걸쳐 Digital Asia Hub가 주최하고 The Ethics and Governance of AI Initiative 와 the Konrad-Adenauer-Stiftung가 후원하는 FAT/Asia Hong Kong 2019에 김가연 변호사가 참석했습니다. FAT는 Fairness, Accountability, Transparency를 의미하며 머신러닝과 알고리즘의 공정성, 책임성, 투명성에 대해 논의하는 이니셔티브입니다. 김가연 변호사는 첫날 오프닝 세션에서 한국과 일본의 AI 윤리 동향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세션 1의 사회를 맡았습니다.
오프닝 세션 Taking Stock of Trends and Challenges: Perspectives from Multiple Disciplines 메모
In Korea, AI ethics, or Roboethics has a relatively long history of 12 years.
In 2007, the Ministry of Industry and Energy (Ministry of Commerce) disclosed the draft of the Robot Ethics Charter. It included not only robot ethics but also researcher ethics and user ethics, which we boast as the first in the world. However, the draft is yet to be finalized.
Not really different from Asimov’s robot principles
The Intelligent Robots Act 2008 was amended in 2016 to mandate the government to enact the AI Ethics Charter.
At the end of last year, the Ministry of Science and ICT announced that it will finalize the charter.
In 2016, in terms of accountability, the draft made it designers, manufacturers, and users’ responsibility if a robot causes any damage or harm.
Kakao published “Kakao Algorithm Ethics” in January 2018:
enhance mankind’s benefit and wellbeing and keep all efforts for algorithm development within the ethical framework of society;
ensure that algorithms shall not generate biased results;
collect and manage data for algorithm learning in accordance with social-ethical norms;
ensure that algorithm shall not be manipulated internally or externally; and
provide explanations on algorithm to strengthen users’ trust to the extent that it does not compromise corporate competitiveness.
KAIST Killer Robot controversy in April 2018:
More than 50 leading academics from nearly 30 countries signed the letter calling for a boycott of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KAIST) and its partner, defense manufacturer Hanwha Systems. The researchers said they would not collaborate with the university or host visitors from KAIST over fears it sought to “accelerate the arms race to develop” autonomous weapons.
Japan:
2004 World Robot Declaration
2017 Japan Society for AI Ethical Guideline
2018 Japan Ministry of Internal Affairs and Communications AI R&D Guideline draft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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