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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162] '팩스 영장'에 고객 카톡 제공했는데, 회사는 책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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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162] '팩스 영장'에 고객 카톡 제공했는데, 회사는 책임 없다?

admin | 금, 2019/11/01- 02:23


2014년 '카카오톡 망명사태'를 기억하시나요? 전국민이 애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수사기관에 의해 실시간 검열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일반 시민부터 유력 정치인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메신저에 가입하는 등 논란이 일었던 사건이죠. 그 발단은 경찰이 노동당 정진우 전 부대표의 카카오톡을 압수수색하면서 당사자뿐 아니라 그와 같은 대화방에 있었을 뿐인 시민 수천명의 정보까지 수사기관에 넘어간 사건이었습니다. 이 압수수색의 피해자들은 이에 대해 헌법소원과 민사소송 등을 제기하였는데, 그 중 민사소송은 무려 5년이나 지난 2019년 10월 2일에 1심 결과가 나왔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에게 통신비밀 보호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던 이 사건 재판에 대해 정보인권 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가 비평하였습니다. 


 

'팩스 영장'에 고객 카톡 제공했는데, 회사는 책임 없다?

[광장에 나온 판결] '카톡망명' 불렀던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 카톡 압수수색에 대한 민사 손배소송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6단독 오민석 부장판사, 2014가단5351343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

 

 노동당 전 부대표 정진우씨가 연행된 것은 2014년 6월 10일 청와대 앞 집회에서였다. 두달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였다. 선장과 선원들이 탈출하는 동안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에 따른 탑승객들은 구조되지 못했고 304명이 사망·실종되었다.

 

해경을 비롯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마땅했던 국가기관들은 대통령의 눈치만 보며 두손을 놓았다. 사회적 참사에 국민은 분노했고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5월부터 청와대 앞 행진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경찰은 청와대 주변의 추모 집회를 모두 금지시키고 청와대에 이르는 모든 길목을 봉쇄하였다. 

 

서울종로경찰서는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연행된 정진우 부대표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수사하면서 카카오톡 대화방을 압수·수색하였다. "2014년 5월 1일 00:00:01부터 같은 해 6월 10일 23:59:59까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대화 상대방의 아이디(ID) 및 전화번호, 대화일시, 수발신 내역 일체, 그림 및 사진 파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6월 16일 발부되었고 19일 영장 사본이 카카오에 팩스로 도달되었다.

 

카카오는 6월 20일 경찰청 전자메일로 압수물을 송부하였다. 이때 압수물에는 단톡방 참여자 아이디 및 전화번호를 비롯해 일시별 메시지 내용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었고 정진우 한 사람의 압수물에 포함된 대화방이 47개, 대화방 참여자들은 모두 2천 3백68명에 달했다. 

 

카카오톡 압수·수색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에 가해진 국가권력의 탄압이었다. 카카오톡이 모조리 압수된 정진우 본인 뿐 아니라 그와 대화를 나누었다는 이유로, 혹은 단지 그와 같은 대화방에 있었다는 이유로 함께 압수된 이들은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이들은 본인들의 개인정보와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압수되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3에 따라 9월 16일에 이르러서야 정진우 본인에게만 압수·수색사실이 통지되었다.

 

카카오톡 압수·수색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시민사회, 언론과 국회에서 카카오 회사 측이 이용자 보호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텔레그램 등 외국계 메신저로 사이버 망명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카카오 측에서 수사기관 편의를 위해 편법적으로 감청에 협조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그해 12월 23일 법적 대응에 나서 헌법소원과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관련 글 보기). 하지만 안타깝게도 헌법재판소와 법원은 많은 국민들이 이 사건에 놀라고 분노한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선 헌재는 두 건이었던 이 사건 헌법소원에 대하여 각각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첫번째 헌법소원(2014헌마1177)에서 청구인들은 카카오톡 압수·수색 영장이 대화상대방을 특정하지 않은 것이 위헌적인 포괄영장이며 단지 같은 대화방에 있었을 뿐인 청구인들의 아이디 및 전화번호까지 압수한 수사기관의 처분이 위헌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은 2015년 3월 24일 빠르게 각하되었다. 판사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는 법원의 재판으로서 헌법소원심판 청구대상이 될 수 없고, 수사기관의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은 준항고를 거치지 않고 제기되어 부적법하다는 이유였다.

 

두번째 헌법소원(2014헌마1178)에서 청구인들은 통신비밀보호법 제9조의3에 따라 카카오톡 압수·수색을 집행한 경우 그 통지 대상을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로 한정한 법률 조항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사건은 2018년 4월 26일 기각되었다. 전기통신의 특성상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와 전기통신을 송·수신한 상대방은 다수일 수 있는데, 이들 모두에 대하여 그 압수·수색 사실을 통지한다면 수사대상이 된 가입자가 수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상대방 모두에게 알려지게 되어 가입자가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입을 수 있고, 통지를 위하여 상대방의 인적사항을 수집하는 경우 또 다른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하여 충분히 검토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한 번의 압수·수색으로 수천 명의 개인정보가 제공되었음에도 그 사실을 알 수조차 없다는 것보다 더 심각한 정보인권 침해가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국가와 카카오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서, 5년 만인 올해 10월 2일, 1심 결과가 나왔다(2014가단5351343). 압수·수색 당사자인 정진우, 그리고 같은 대화방에 있다가 압수된 23명의 피해자들은 대한민국과 카카오 회사에 대해 3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였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국가를 상대로 정진우 부대표의 일부 승소만 인정하였을 뿐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특히 카카오 회사 측의 책임은 하나도 인정되지 않았다.

 

청구인들은 팩스 영장 집행과 과도하게 많은 내용이 압수된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경찰과 카카오 회사는 이 사건 영장을 모사전송(팩스전송)의 방식으로 송수신하였고 영장 원본이 제시된 적이 없었다. 카카오를 비롯한 인터넷 회사들이 수사기관의 편의를 위해 팩스로 영장을 집행해 온 것은 오래된 나쁜 관행이었다. 수사기관과 인터넷회사들이 편의적으로 영장을 집행하는 동안 당사자는 참여할 수도, 통지받을 수도 없었다. 본래 형사소송법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때 당사자에게 보장했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이메일을 비롯하여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에 대해 과도한 압수·수색이 사회적 논란이 되자 2009년에야 통신비밀보호법에 통지 조항이 신설되면서 대상이 된 가입자만이 기소 시점에 통지받을 수 있었다. 한 순간에 방대한 양의 대화내용이 압수된 수천 명에게는 통지받을 권리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법원은 수사기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특히 법원은 "사법경찰관이 수사에서 압수·수색을 할 때 … 피압수자 아닌 피의자나 그 변호인에게 참여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즉 카카오톡 대화방이 압수될 때 형사소송법에서 보장하는 참여 및 통지의 권리가 압수되는 대화 당사자가 아니라 압수되는 저장공간이 소재한 카카오 회사에 우선 있다는 것이다. 충격적이다. 디지털 매체와 통신이 우리 생활에 밀접해질수록 그에 대한 헌법적 보호가 과거보다 더욱 강력하게 요구되는 시대가 아니던가.

 

2011년 형사소송법 제106조에 법원의 정보저장매체 사본 압수에 대한 조항(제3항)이 신설되고 그 사실에 대해 정보주체에게 지체없이 알리도록 한 것(제4항)도 이러한 시대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런데 법원은 수사기관의 압수가 이와 다른 문제라고 보았다. 수사는 긴급성과 밀행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카카오톡 대화방이 압수되었던 시점 정진우 부대표는 구속 상태였다. 무엇이 그렇게 급속을 요했다는 것일까.

 

또 법원이 팩스 영장 집행에 대해 경찰 측의 위법을 일부 인정하고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였음에도 카카오 회사에 대해서 면죄부를 준 것 또한 납득되지 않는다. 팩스로 집행되었어도 영장 집행은 강제처분이고, 원본 영장을 제시해야 할 의무는 수사기관에 속할 뿐 피압수자인 카카오 회사가 이용자를 위해 이를 확인해야 할 의무가 없다는 논리였다. 

 

결과적으로 카카오톡을 비롯하여 오늘날 국민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메신저 대화내용에 대하여 과도하게 이루어진 압수·수색 사건에 대하여 법원은 지나치게 국가와 기업에 관대했다. 사이버 망명까지 불사했던 국민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찰과 카카오 회사에 대해 화를 냈던 셈이 되었다.

 

이런 태도는 인터넷 이용자이자 정보주체인 시민들의 정보인권을 소홀하게 취급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의 더 많은 부분이 통신 매체에 의존할수록 국가기관 또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제3자가 우리의 통신내용을 보겠다고 요구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통신내용은 과거보다 더 많이, 더 손쉽게 제3자에 공개될 수 있다. 누가 이것을 견제할 수 있을까. 자신의 통신내용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집회·시위의 자유를 비롯하여 행동의 자유, 나아가 국가에 불복종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조차 위축될 것이다. 항소심에서는 부디 법원이 올바르게 판단하여 1심의 판결을 바로잡기 바란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Judiciary&document_srl=147684...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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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020년 앰네스티 언론상 故김복동 평화인권운동가와 함께 추적단불꽃을 특별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4월 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서울 시내 한 스튜디오에서 추적단불꽃을 만나 상패를 건넸다. 인터뷰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영상 콘텐츠에 다 담지 못한 인터뷰 전문을 재구성해 수록한다.

기자는 사건의 목격자가 아니라
피해자와 동행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020년 앰네스티 언론상 故김복동 평화인권운동가와 함께 추적단불꽃을 특별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4월 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서울 시내 한 스튜디오에서 추적단불꽃을 만나 상패를 건넸다. 인터뷰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영상 콘텐츠에 다 담지 못한 인터뷰 전문을 재구성해 수록한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추적단불꽃입니다.
저희는 ‘n번방’,
텔레그램 ‘n번방’의 실태를
계속해서 따라가면서 9개월 간
추적을 해왔습니다.

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사실 부담감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해온 일들은 사실 이전에도 많은 여성분들이 해오시던 일이고 저희는 그 중에 한 부분일 뿐인데, 그 분들을 대표하는 상을 받게 된 거 같아서 감사한 마음도 크지만 한편으로 부담감도 있었습니다. 물론 (상을) 받아서 기뻤고, 국제앰네스티에서 받은 거다 보니까 저희가 인권에 기여를 해서, 그 공로를 인정받는 상인 것 같아서 뿌듯함도 컸어요. 사실 안 믿겼어요. 저희는 대학생인데, 이런 큰 상을 받아도 되나? 공동 수상자가 故김복동 활동가님이어서 더 영광스러웠습니다.

저희는 대학생인데, 이런 큰 상을 받아도 되나?

두 분은 언론인을 지망하는 대학생으로서, 시작은 기사 공모전에 응모할 아이템으로 디지털 성착취를 취재하기 시작한 것이었죠.

2019년 7월부터 텔레그램 ‘n번방’을 취재를 해왔습니다. 애초에 저희가 원하던 것은 ‘불법촬영물이 오가는 사이트들을 심층취재 해보자’ 정도였는데 그 과정에서 발견하게 된 게 텔레그램 ‘n번방’이었어요. 우선 경찰에 신고를 한 후, 경찰에게 협조 수사를 하는 과정을 취재기로 담게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공론화 된 것은 언제부터였다고 보시나요?

취재기를 담은 저희 기사가 공식적으로 뉴스통신진흥회 홈페이지에 게재가 되었고, 2달 후에 한겨레 신문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희는 그 동안 ‘n번방’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가해자들의 대화 채증본이라던지, 피해자들의 성착취물 유통 정황 등을 기자님들께 최대한 설명해드렸죠. 그렇게 11월부터 <한겨레>에 ‘n번방’ 관련 박사방 심층취재 연속 보도물이 나왔어요.

그렇게 신문 지면에 나갔는데, 생각했던 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았어요. 불안한 마음에 다른 방송사에도 계속 연락을 해서 타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에도 채증본을 제공해드렸고, 보도할 때 인터뷰에도 참여 하면서 계속해서 공론화에 힘을 쏟았어요.

결정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지난 3월 <국민일보>에서 ‘n번방’ 추적기 4부작 연재였어요, ‘n번방’을 추적했을 당시 ‘추적단 불꽃’의 시점으로 풀어간 기사였어요. 그 기사가 나가고 확실히 파급력이 훨씬 더 컸던 것 같았어요. 그 후 거의 30곳 이상의 언론 인터뷰를 요청받았는데, 저희가 모든 인터뷰를 한 이유는 한가지였어요.

사람들마다 보는 신문이 다르고 뉴스가 다르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많이 어떤 곳이든 다 나가서,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 라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저희 존재가 알려지는 과정에서 많은 피해자분들이 저희에게 연락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사회가 피해자들이 언론이나 경찰에 섣불리 연락하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기에, 사실 특별할 것 없는 저희에게 연락을 주신 거라고 봐요.

저희가 모든 인터뷰를 한 이유는 한가지였어요.
사람들마다 보는 신문이 다르고 뉴스가 다르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많이 어떤 곳이든 다 나가서,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 라는 생각이었죠.

증거를 채집하는 과정이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작년 7월 중순부터 매일 아침 추적을 해왔는데요. 한마디로, 매일 아침이 두려웠습니다. 매일 아침 텔레그램 대화방을 봤습니다. 새벽에 가해자들의 활동이 특히 많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텔레그램에 들어가면 수 십개의 대화방에 수 만개의 대화가 쌓여있었습니다. 그 대화들을 하나씩 확인하고 신상이 특정될 만한 대화들은 다 채증을 해두었구요. 담당 경찰과 사용하던 단체 채팅방에 ‘이들이 이런 말을 했다’는 식으로 공유하며 수사에 도움을 드렸습니다.

피해자들이 실시간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을 보고 있지만

매일 아침, 30분 가량 온라인 채증을 같이하고 수업이 끝나는 저녁 6시 이후부터 계속 텔레그램방을 보는 게 저희의 일상이었는데요, 그 시간들 동안 사실 많은 불안감도 느꼈고, 좌절감도 겪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실시간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도 당장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경찰에게 전달하는 거 밖에 없었기 때문에 무력감과 좌절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경찰에게 전달하는 거 밖에 없었기 때문에 무력감과 좌절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일을 멈추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언젠간 바뀌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거기에 매달렸던 것 같아요. 저희가 최초로 공모전에 ‘n번방’ 관련해 보도를 했고, 경찰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하니까, ‘언젠간 바뀌겠지’ 싶었던 거죠. 언젠가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될 순간을 기다리면서 채증을 계속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도 물론 너무 힘들고, 보는 게 너무 괴로웠지만 텔레그램 어플을 삭제할 수 없었던 이유는 하나였던 것 같아요.

언젠가 이게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될 순간을 기다리면서

이렇게 채증했던 게, 나중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실제로, 다행히도 저희가 채증을 했던 자료들이 경찰 수사에도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고, 언론에서도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대화나 가해자의 정신상태를 분석할 때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어요.

힘들어하는 서로에게 어떤 격려의 말을 주고 받나요?

격려는 정말 매일 하는 것 같은데요. 최근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오늘 하루 고생했다’,’푹 자라’하는 게 하루의 마무리 멘트예요.

추적단불꽃은 두 분이잖아요. 혼자가 아니라 둘이어서 가능했을 것 같아요.

네, 둘이라서,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피해가 일어나고 있으면, ‘아 이거 어떡하지’, 하면서 둘이서 머리 싸매고, (범죄가) 새벽에 주로 일어나니까, ‘내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경찰한테 연락을 하자’, 이러고 둘이 서로 막 괜찮냐고 너 먼저 자라고 도닥여주면서, 서로 많이 걱정을 했죠. 힘들 걸 아니까. 혼자였으면 절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 같아요. 혼자였으면 하다가 포기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 이거 어떡하지 둘이서 머리 싸매고

사실 제가 최근에 스토킹 비슷한, 어떤 위협을 받은 적이 있어요. 길에서 누가 저를 계속 따라오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추적단불꽃의 또 한 명의 멤버인) 언니에게 전화를 하고, 경찰한테 신고를 했고요. 그런데 제가 마침 언니를 만나러 가는 중이어서, 도착지에 언니가 절 기다리고 있었던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언니가 저를 꼬옥 안아줬는데, 그 때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만약에 제가 혼자 이 일을 해왔었더라면 그런 일을 겪더라도 제가 터놓고 말할 사람이 없었을텐데, ‘팀’이라는 것에 안도를 느낀 순간이었죠.

증거 채집은 어떤 방식으로 했나요?

휴대폰 캡쳐 기능 아니면 컴퓨터 화면 캡쳐 기능 그리고 화면 녹화 기능을 사용했어요. 가해자들이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는 것을 녹화해뒀었거든요. 왜냐면 텔레그램은 가해자들이 말을 한 다음에, 자기들이 생각해도 이거는 범죄가 될 수 있다 싶은 것은 삭제를 할 수가 있어요. 그런 찰나의 순간을 포착을 하기 위해서 화면 녹화를 한 적도 있고요.

주로 핸드폰을 사용을 해서 캡처를 해두다보니, 저는 제 핸드폰 갤러리를 밖에서는 잘 안 열게 되더라고요. 왜냐면 열자마자 거의 모든 사진이 다 캡쳐본이니까. 캡쳐 사진 사이사이에 저희 사진이 있으면 그것도 되게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저는 그 이후로 셀카를 안 찍게 된 것 같아요

저는 그 이후로 셀카를 아예 안 찍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성희롱이 오가는 대화들(의 캡처본) 사이에 제 사진을 두고 싶지조차 않더라고요. 그래서 작년 7월 이후로는 셀카를 찍어본 적도 없는 것 같고요. 밖에서 핸드폰을 여는 것 자체가, 앨범에 들어가는 거 자체가 저희에게는, 혹시라도 누가 보면 이것 또한 2차 피해가 될 수 있는 거니까 조심하느라 아예 앨범을 열지 않았죠.

추적단불꽃의 활동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면서 ‘경찰은 뭐했냐’는 비난도, 의도치 않게 불거졌었는데요, 어떻게 바라보셨는지.

일부 언론에서는 경찰의 직무유기 아니냐 일반 학생들한테 이 책임을 지운 거 아니냐 이렇게 말씀을 하시기도 했는데, 이 부분은 오히려 조금 당황스럽더라고요. 저희가 처음 이 사건을 경찰서에 신고를 했을 때 ‘이건 그냥 경찰서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경찰청으로 인계를 해야 한다’ 하셔서 저희가 사건을 접수했습니다.

경찰 측에서는 어차피 저희가 (기사 작성을 위해) 취재를 하고 있는 입장이었으니까 ‘취재를 하다가 가해 사실이 발견이 되면은 채증을 해서 도와주실 수 있느냐’ 하는 정도였고, 저희도 가해자를 잡고 싶은 마음에 흔쾌히 승낙을 했던 겁니다. 함께 수사에 임했던 경찰들은 정말 열심히 가해자들을 추적하셨고요.

사이버수사대 안에 성폭력팀이 따로 있는데, 그곳에서 이 사건을 단순 ‘야동 사건’이 아닌 ‘성범죄’로 봤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질 수 있었던 거라고 보거든요.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경찰도 물론 있고 그 지점은 늘 안타깝지만 적어도 저희가 만났던 경찰은 그러지 않았다는 말도 하고 싶어요.

국제앰네스티는 언론인을 ‘언론 인권옹호자’라고 부릅니다. 예비 언론인으로서, 인권 중심적 보도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소외됐던 사람들에 대해 더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보도 같아요. 예를 들어 이번에도 사건의 피해자들이 어떻게 해서 피해자가 됐을까에 집중한 언론이 굉장히 적어요. 피해자가 자신의 목소리로 사건을 이야기함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챙길 수 있게끔, 언론에서 ‘스피커’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언론이 인권의 가치를 지킨다는 건, ‘정말 별게 아니구나, 그 동안 외면해 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그런 이야기가 시작된다면, 숨어 지내던 피해자들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피해 사실을 말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겠구나’하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 수가 있으니까요.

피해자들이 왜 피해를 당했고, 그렇고 이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에서 앞으로 이 트라우마를 완화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하여 고민을 해봐야한다고 봐요

저희는 피해자와 언론사 사이에서 그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보거든요. 피해자들이 (언론) 인터뷰를 하기 전에, 피해자들을 상담사분들과 연결시켜드린다던지,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 변호사님들, 아니면 다른 지원센터와도 피해자분들을 연계해드렸어요.

그 분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보고 저희는 많은 배움을 얻은 것 같아요. 저희 스스로 언론인, 기자의 직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설정해 볼 수 있었던 기회랄까요? 최소한,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그분들이 상담을 필요로 하시면 심리치료센터랑 연결도 해드리고, 가능한한 최대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누리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역할을 하는 것 까지, 그 과정까지 같이 하는 게 기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자는 단순히 목격자가 아니라 피해자와 동행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렇게 해도 언론사가 손해보는 게 전혀 없고, 언론이 추구하는 공익의 가치를 더 진실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요.

기자는 단순히 목격자가 아니라
피해자와 동행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추적단불꽃의 활동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나요?

계속해서 소리를 내야겠죠 아무래도? 이번 사건에서 모든 언론이 말씀을 해주시기를, 혹은 정부나 국회에서 말씀을 하시기를, ‘정부가 할 일, 언론이 할 일을 대학생 두 명이 해냈다. 앞으로는 정부와 언론이 맡아서 해결을 해가야 한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긴 했는데, 사실 저희는 4월 총선이 끝나고 열기가 식은 것 같아서 되게 불안하거든요.

저희 팀 이름이 불꽃인 것도 있지만, 계속해서 불씨를 살려 나가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계속해서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서 싸우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피의자들을 처벌할 수 있게끔, 그런 활동들을 피해자 편에서 계속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그 피해자들은 잊지 않는 것 같아요

잊지 말아야 할 것, 마지막으로 한번 더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이 사건을, 비단 추적단불꽃이라는 대학생 두 명이 발견한 사건이고, 그런데 20대 남자 가해자들이 가장 많았던 그런, 10대 20대 진영 안의 싸움이다 이렇게 볼 게 아니라, 피해자들이 왜 피해를 당했고, 그렇고 이들이 어떻게 하면 사회에서 앞으로 이 트라우마를 완화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하여 고민을 해봐야한다고 봐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피해자들을 잊지 않는 것 같아요. 최소한의… 최소한의 책임이랄까요? 기자여서뿐만이 아니라 그냥 20대? 여성? 사람? 으로서요.

개개인의 인식이 이 사건의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연히, 양형 기준도 높아져야 하고, 국회의원이나 재판관들이나 정부 부처 사람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결국 이런 사건들을 해결하는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남성기득권이거든요. 그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이 사건은 또 이렇게 흐지부지 될 수 있어요. 무엇보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남성기득권들의 인식이라고 봐요. 사실 가장 시급한 문제죠.

물론 입법이 가장 중요하지만, ‘야당이 어떻게, 여당이 어떻게’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다 차치하고라도, 저희가 나름대로 사건의 중심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할 때 가장 답답했던 건 이 벽이었어요. 저희와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분들 사이에 뭔가 벽이 존재한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런 인식의 전환이 가장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해요.

저희가 나름대로 사건의 중심에서
목소리를 내려고 할 때 가장 답답했던 건 이 벽이었어요.
저희와 성인지 감수성이 없는 분들 사이에 뭔가
벽이 존재한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런 인식의 전환이 가장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해요.

금, 2020/06/12-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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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일상회복을 방해하는 자, 누구인가

국제앰네스티 X 추적단불꽃

‘n번방’ 사건 이후 입법·사법·행정적으로 여러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법촬영과 지인능욕, 온라인 성착취, 비동의 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경로는 피해 유형만큼이나 다양하다. 지인에게 ‘당신의 사진을 본 것 같다’는 메시지가 오는가 하면, 온라인상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가해자에게 “너의 사진이 여기 올라와 있다. 사진이 다른 곳에 유포되길 원치 않으면 내 말을 들어라”는 등의 협박성 메시지를 받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피해사실을 인지하게 된 피해자들은 ‘n차’ 가해를 일으키는 텍스트와 사진, 영상 등을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지우기를 원한다. 이들은 각종 온라인 검색으로 찾은 가능한 모든 경로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경찰청,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디성센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물론, 착취물이 게시되어 있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직접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한국여성의전화 및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나 추적단불꽃, 리셋 같은 단체의 도움을 얻어 삭제 및 신고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리 정부 기관 및 단체가 디지털 성범죄 피해물 삭제에 열과 성을 쏟는다 해도, 완벽한 삭제는 힘든 게 현실이다. 피해자들의 영상 삭제를, 일상회복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 피해자의 삭제 여정을 따라가 보니 빠른 삭제를 매번 가로막는 벽을 마주하게 됐다. 바로 플랫폼 기업이었다.
피해자의 삭제 여정을 따라가 보니 빠른 삭제를 매번 가로막는 벽을 마주하게 됐다. 바로 플랫폼 기업이었다.
한사성 서승희 대표는 “일반적인 오프라인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성돼 있지만,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플랫폼이 존재한다”며 “폭력을 구성하는 주체인 플랫폼, 즉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온라인 성폭력에 있어 중요한 화두가 되어야 했음에도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그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하지 못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플랫폼이 존재한다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서승희 대표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구글,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국내외 플랫폼에 자율 규제를 요청한 디지털 성범죄 관련 정보 총 4,929건이 삭제됐다. 방심위는 플랫폼에서 자율 규제 요청에 대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중복 삭제 요청을 하므로 온라인상에 떠도는 디지털 성범죄 정보의 정확한 건수를 파악하는 건 사치인 수준이다. 최승호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이하 디성심의지원단 긴급대응팀장은 “전화, 이메일 등 삭제를 요청하기 위한 모든 창구를 동원해 자율 규제 조치를 하고 있고 한 번 요청하는 건 불안해 여러 번 요청한다”라며 “따라서 방심위가 해외 플랫폼에 자율규제를 요청한 건수는 삭제된 건보다 3배에서 10배 정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심위가 해외 플랫폼에 자율규제를 요청한 건수는 삭제된 건보다 3배에서 10배 정도 많을 것

— 최승호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 긴급대응팀장

피해물의 삭제 여정 = 무한 좌절의 연속

본인의 피해를 인식하게 되는 순간, 피해자 대부분은 가장 먼저 경찰을 떠올릴 것이다. 직접 경찰서를 방문하여 범죄 피해를 신고하거나, 사이버범죄신고시스템ECRM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경찰에서는 가해자 검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피해자가 피해영상물 삭제를 원할 경우 디성센터나 방심위를 통해 피해영상물 삭제 지원을 연계한다. 경찰이나 시민 단체 등을 통해 디성센터로 연계된 피해자는 본격적인 피해영상물 삭제지원 서비스를 받게 된다. 영상물 삭제를 위해선, 우선 해시값복사된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파일 특성을 축약한 수치, 디지털 지문이라고도 한다을 추출하기 위한 피해 원본 영상이 필요하다. 피해자가 피해 원본 영상과 대리삭제 동의서를 제출하면 디성센터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동시에 플랫폼에 피해 촬영물 삭제를 요청한다. 삭제 지원은 따로 기간 제한이 없다. 처음 3년 동안 지원받을 수 있으며 원할 경우 무제한 연장이 가능하다. 삭제 지원이 시작되면 한 달 주기로 3달간 삭제지원 결과보고서를 피해자에게 발송한다. 이후 1년 주기로 연간 결과보고서를 전달한다. 이외에도 디성센터는 수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수사에 필요한 증거 자료를 작성하는 일을 돕거나, 피해자 거주 지역과 가까운 상담소의 의료 및 심리 치유 지원을 연계하거나 무료법률 도움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디성센터는 피해자 접수가 들어오면 유포 여부에 따라 대응을 하고 있다. 유포가 진행됐을 경우 삭제를 위해 플랫폼에 삭제 요청을 하고, 유포 불안일 경우 모니터링을 통해 현황을 확인한다. 이외에도 방심위에 사이트 차단 요청, 경찰 수사를 의뢰하기 위해 제출할 채증 자료 작성을 돕는다. (출처: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 흐름도)

디성센터는 피해자 접수가 들어오면 유포 여부에 따라 대응을 하고 있다. 유포가 진행됐을 경우 삭제를 위해 플랫폼에 삭제 요청을 하고, 유포 불안일 경우 모니터링을 통해 현황을 확인한다. 이외에도 방심위에 사이트 차단 요청, 경찰 수사를 의뢰하기 위해 제출할 채증 자료 작성을 돕는다. (출처: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삭제지원 흐름도)

그러나 디성센터의 삭제지원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해외 플랫폼이 삭제 요청에 응답하지 않거나 삭제를 거부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디성센터는 방심위 측에 사이트 차단을 요청한다. 방심위는 신고 접수창구와 경찰청, 디성센터 등 유관기관 및 단체로부터 사이트 차단 요청이 들어오면 심의위원들이 심의를 거쳐 사이트에 강제 차단 조처를 내린다. 또한 방심위의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서도 디지털 성착취 관련 정보를 인지하고 심의를 진행해 문제가 되는 사이트는 국내 접속을 차단한다. 기관이나 단체가 아닌 일반인도 신고할 수 있다.삭제 방법은 플랫폼마다 상이하다. 플랫폼 내 신고 버튼이 있는 곳도 있으며, 방심위나 디성센터 같은 기관은 플랫폼 사와 핫라인 소통 창구를 구축해 신고가 들어올 경우 바로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전용 신고양식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해외플랫폼이 삭제 요청에 응답하지 않거나 애초에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가 없을 경우엔 요청 메일을 보낼 수조차 없다.

디성센터나 방심위, 경찰의 수사 지원을 받아도 플랫폼이 지금과 같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이상, 피해자들의 삭제 여정의 끝을 알 수 없는 긴 싸움이다. 각 기관과 활동가, 그리고 피해자의 노력 끝에 피해물이 삭제됐다고 해도, 가해자들이 피해물이 올라와 있던 시간 동안 본인 PC에 피해물을 저장하고 다른 플랫폼에 다시 올린다면 피해자가 경찰청과 디성센터, 방심위를 오가며 피해물을 지우고자 노력했던 삭제 여정이 무색해질 따름이다. 그렇게 다시 삭제 여정을 반복해야 하는 피해자는 언제 또다시 피해물을 마주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평생을 시달릴 수밖에 없다.

디성센터나 방심위, 경찰의 수사 지원을 받아도 플랫폼이 지금과 같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이상, 피해자들의 삭제 여정의 끝을 알 수 없는 긴 싸움이다.
피해자의 삭제 여정을 따라간 결과, 플랫폼의 불통으로 동일한 요청이 무한 반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피해자의 삭제 여정을 따라간 결과, 플랫폼의 불통으로 동일한 요청이 무한 반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렇게 다시 삭제 여정을 반복해야 하는 피해자는 언제 또다시 피해물을 마주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평생을 시달릴 수밖에 없다.
※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디성센터와 방심위의 삭제지원 및 경찰의 수사 지원 외에도, 각 지역의 여성의전화나 성폭력상담소, 해바라기센터 등을 통해 심리상담 및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무료법률구조공단, 대한 변호사협회 법률구조재단을 통해 법률지원 또한 가능합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의 증언:
피해물 대신 얼굴과 이름을 지울 수밖에 없던 이유

비동의 유포 및 재유포 피해자 P씨
“구글은 나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3년 전, 친구를 통해 내 영상이 온라인에서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엄마는 내게 성형을 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권했다. 처음에는 ‘내가 왜 가해자들 때문에 내 얼굴을 바꾸고 삶을 단절시켜야 하나’ 생각했다. 그러나 피해와 단절되지 못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성형으로 내 얼굴을 바꾸고, 이름도 개명하는 일이었다.사이트에 올라온 내 사진을 삭제하려면, 먼저 사이트에 유포된 내 사진을 확인해야 했다. 사이트 내 유료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사진을 확인하고자, 유료 포인트를 구매해 사진을 확인해야 했다. 내 피해물을 판매하는 가해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 여태껏 쓴 결제한 포인트만 20만 원이 넘는다. 그렇게 내 피해 사진을 확인하고, 삭제를 요청해 왔다. 무려 3년 동안 말이다. 피해가 멈출 만도 한데 요즘도 나는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들락날락한다.

비동의 유포 및 재유포 피해자 P씨

처음에는 ‘내가 왜 가해자들 때문에 내 얼굴을 바꾸고 삶을 단절시켜야 하나’ 생각했다. 그러나 피해와 단절되지 못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성형으로 내 얼굴을 바꾸고, 이름도 개명하는 일이었다.

사진 유포는 사이트에서 멈추지 않고 구글 드라이브로도 공유됐다. 몇백 장이 압축된 파일을 올리고 그 링크를 파는 것이다. 경찰에서는 내 신고를 받고 구글 측에 삭제 요청을 보냈다. 그러나 수사관이 전해준 말에 따르면, 나는 불법촬영을 당한 것도, 아동·청소년 피해자도 아니라 구글은 답을 줄 수 없다고 했다. 나는 내 사진을 유포한 것을 동의한 적 없는데도 불구하고, 구글은 나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으며 삭제 요청을 거부했다.피해가 계속되니 결국 나는 내 몸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옷 입을 때나 로션 바를 때, 심지어 공부를 할 때도 글씨를 쓰는 내 손을 볼 수가 없었다. 내 신체를 보면 피해가 생각이 나고. ‘내가 여자가 아니었으면, 내가 몸이 없었더라면’ 등 나의 몸을 피해를 야기한 매개체로 인지하게 됐다. 어느덧 학업을 중단한 지 1년이 넘어간다. 이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는 모두 연을 끊었다.

사진 유포는 사이트에서 멈추지 않고 구글 드라이브로도 공유됐다.
나는 내 사진을 유포한 것을 동의한 적 없는데도 불구하고, 구글은 나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으며 삭제 요청을 거부했다.

사진 합성 및 유포 피해자 R씨의 언니 S씨
“플랫폼에 노출된 시간만큼 유포 불안 커져”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텀블러Tumblr라는 곳에 동생의 사진과 성적인 모욕 글이 함께 올라와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다. 대체 왜 내 동생이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동생의 피해 사진이 올라가 있는 가해 계정을 들어가 보니 수많은 일반인 피해자들의 사진과 성적인 글들이 1,000개 넘게 올라와 있었다. 하나하나 읽으며 더욱 화가 났고 이런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꼭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은 SNS 접속은 물론 스스로 피해물을 확인할 엄두를 못 내었기에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사진 합성 및 유포 피해자 R씨의 언니 S씨

동생은 SNS 접속은 물론 스스로 피해물을 확인할 엄두를 못 내었기에 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피해자 연대를 결성해 국민 청원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SNS 계정을 해킹당하기도 했고, 나와 동생의 신상정보가 온라인에 노출되기도 했다. 휴대폰 번호도 여러 번 바꿨고,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수시로 초기화했다. 전자기기의 카메라를 항상 가리고 사용했고 IP 우회 서버를 유료로 사용했다. 동생의 사진이 다른 어디에 퍼져있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에, 매일 밤 구글 등 검색엔진을 통해 동생의 이름, 신상정보를 검색했다. 발견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동생이 보면 어떡하나 싶은 불안한 마음과 함께, 사진을 올린 가해자들에 대한 증오가 솟구쳐올랐다. 사진과 정황을 채증해 경찰에 신고하는 동시에 삭제지원센터에도 삭제를 요청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증거가 삭제되면 수사에 차질이 생긴다는 경찰의 말에 혼란이 왔다. 결국 동생과 나는 사진 삭제와 수사 중 선택을 해야 했다. 신고해서 가해자를 잡고 싶은 마음과, 온라인상에서 하루라도 빨리 동생의 사진을 삭제하고 싶은 마음 중 무엇이 우선돼야 할지 혼란스러웠다.문제를 알게 된 이후 동생의 사진이 유포될 불안에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다. 체중이 10kg 가까이 빠졌다. 평소에 없던 불안 장애가 생겨서 손을 계속 물어뜯기 시작했고, 우울증이 생겨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동생에 대한 오해나 이상한 시선, 뒷얘기가 도는 것도, 공공장소를 가거나 버스, 기차를 타는 것도 힘들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다.

증거가 삭제되면 수사에 차질이 생긴다는 경찰의 말에 혼란이 왔다. 결국 동생과 나는 사진 삭제와 수사 중 선택을 해야 했다. 신고해서 가해자를 잡고 싶은 마음과, 온라인상에서 하루라도 빨리 동생의 사진을 삭제하고 싶은 마음 중 무엇이 우선돼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눈감고 귀 닫은 플랫폼:
공식 기관 요청에도 묵묵부답

디성센터와 방심위는 피해 접수가 들어오면 여러 플랫폼 및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한다. 네이버, 카카오처럼 국내 플랫폼일 경우엔 ‘n번방 방지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으로 제재가 가능하지만, 해외 플랫폼일 경우엔 공인된 기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최승호 방심위 디성심의지원단 긴급지원팀장은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게 자율 규제 요청을 보내도 바로 메일을 읽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번은 조급한 마음에 메일을 읽을 때까지 여러 번 삭제 요청 메일을 보내며 재촉했다가 소통 계정을 차단당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다.이렇게 소통 창구가 막히게 되면 삭제가 지연되고 그만큼 피해 규모는 확산된다. 해외 플랫폼도 디지털 성착취물 관련 정보는 규제 대상에 해당되어 방심위의 자율 규제 요청이 내려지긴 하지만 해외 사업자의 경우 요청에 이행하지 않아도 국내법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결국 해외 플랫폼에는 제재가 아닌 협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텔레그램같이 본사가 어딘지 파악되지도 않는 경우엔 삭제 조치가 더욱더 어렵다. 겨우 연락처를 알아내 자율규제 요청을 한들, 플랫폼이 요청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 플랫폼일 경우엔 공인된 기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성인 비동의 피해물에 대한 플랫폼의 상이한 대응도 문제다.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이하 경기디성센터의 삭제지원 담당자는 “피해자가 성인일 때와 아동 청소년일 때 플랫폼에서 삭제 요청을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속도가 다르다”며 성인 피해자의 경우 피해 사실을 증명하려면 플랫폼에 제출할 서류도 많아 삭제가 더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백미연 경기디성센터장은 “아동·청소년과 성인 피해자에 대한 삭제 정책이 다른 것도 문제”라며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3년, 5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청소년이었던 피해자가 성인이 되기도 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로 입는 고통의 정도를 연령으로 가늠할 수 없음에도 많은 플랫폼이 성인 피해물의 경우 삭제 지원에 잘 협조하지 않고 있고, 재개정된 위장수사 역시 아동·청소년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적용 범위가 확장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많은 플랫폼이 성인 피해물의 경우 삭제 지원에 잘 협조하지 않고 있고, 재개정된 위장수사 역시 아동·청소년만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적용 범위가 확장될 필요가 있다.

— 백미연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장
포털 사용자의 편리성을 돕는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가해로 작용한다. 디지털 성범죄는 직접적인 피해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의 URL이나 클라우드 링크가 삭제된다고 피해가 멈추지 않는다. 가해자들은 의도적으로 ‘ㅇㅇ대학교 ㅇㅇㅇ피해자 이름’, ‘n번방 ㅇㅇㅇ’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연달아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입력하는 것으로 2차 가해를 이어간다.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불법촬영 및 비동의 유포사건을 전담 수사하고 있는 수사관 A씨는 “구글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 정보를 ‘자동완성검색어’에 노출하고 있어 검색어 삭제를 요청했으나 수개월째 시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본 피해자가 실시간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플랫폼은 ‘피해자 신상을 노출하지 말라’고 호소하는 피해자와 수사관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가해로 작용

삭제 지연은 ‘n차 유포’의 또 다른 시작:
플랫폼 책임 더 크게 물어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모든 기관은 플랫폼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피해 사실에 노출되거나 곱씹는 일에서 멀어져야 한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이 방관하고 침묵하는 사이 거침없는 유포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국가기관과 민간기구, 피해 당사자의 삭제요청은 결국 무한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가 직접 피해 영상을 찾아봐야 하는 지금의 현실은 너무도 암담하다. 피해자 P씨는 피해 이후 ‘1초를 견디기 어렵다’라고 했다. 피해를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싶은 무력함이 일상 속의 1초를 견디는 것조차 버겁게 만든 것이다.플랫폼이 삭제 요청에 응하지 않아 피해물 삭제가 지연될수록 또 다른 가해자들의 ‘n차 유포’ 기회는 늘어난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아무리 국내법 적용이 안 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일지라도 우리나라에서 수익을 내는 이상,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나 몰라라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최승호 방심위 긴급대응팀장은 “현재 성착취물이 올라온 해외 사이트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런 사이트들이 클라우드 서버로 이동 중인 만큼 디지털 성범죄는 더이상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앞으로 디지털 성범죄물을 삭제 지원하는 일에 글로벌 플랫폼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함을 주장했다.

서승희 한사성 대표 역시 “디지털 성폭력 피해 지원을 하다가 막히는 건 결국 플랫폼의 대응”이라며 “플랫폼 사업자들의 협조가 없으면 피해물 삭제를 비롯한 형사 사건, 민사 사건 등 모든 사건 대응이 다 막혀 버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플랫폼이 삭제 및 수사 협조를 하지 않았을 경우 얼마나 큰 인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시해야 한다”며 “사후적으로 피해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사업자가 적극 협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랫폼이 우선적으로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운영 정책을 만드는 등 예방적 접근을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사업자들이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있어 제도적 개선을 위한 중요한 구심체로서 기능하기 바란다”며 플랫폼 자체가 ‘장벽’이 아닌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체가 될 것을 촉구했다.

피해 당사자와 국가기관, 민간기구는 입을 모아 플랫폼의 책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유포’라는 가해가 일어나는 현장이 플랫폼이라는 점, 피해물을 삭제할 수 있는 힘이 플랫폼 기업에 있다는 점을 볼 때,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하다.

피해생존자들은 정작 지워져야 할 디지털 성착취 피해물 대신 자신의 기억과 정체성을 지우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추적단불꽃은, 지워져야 할 것은 성착취물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디지털 성폭력은 온라인에서 여성이 겪는 수많은 폭력 중 하나이며, 이러한 폭력들이 결국 온라인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만든다. 여성이 안전하게 온라인 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려면 어떤 새로운 상식과 논의가 필요할까. 오는 6월 말 공개할 <‘n번방’ 1년, 남은 질문들> 마지막화에서는 이에 대한 답변을 모색하며 총 4화의 콘텐츠를 마무리 짓는다.

금, 2021/06/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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