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환경훼손 가중시키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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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평화의 섬 제주에 두 번째 공항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도와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항공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주 2공항 부지로 향하는 아름다운 삼나무 길인 비자림로가 도로 확장을 이유로 훼손되었고, 이러한 환경파괴는 공사 과정에서 그리고 공사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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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훼손된 비자림로 숲. 제주도는 차량통행 증가에 따른 도로 확장을 명분으로 나무들을 베어냈으나, 실제론 이 길이 제2공항 부지로 이어져있어 사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강행했다고 보여진다. 출처:제주의소리[/caption]
이에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한국 환경단체들의 연대인 한국환경회의는 28일 제주 제2공항 농성장이 설치된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제2공항 계획의 취소와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촉구했습니다.
관광객 증가로 난개발되고 있는 제주도
한해 1,5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경관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기대하며 제주도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용능력을 넘어선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은 제주도를 난개발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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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7월, 제주시 회천동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매립장에 처리되지 못한 압축 쓰레기 5만여t이 쌓여 있다. 제주도에 관광객 등 인구유입이 늘어나며, 폐기물과 상하수도 처리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출처:중앙일보[/caption]
3천 만평 가까운 땅이 골프장과 대규모 리조트로 개발되었고, 곶자왈까지 파헤쳐지고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와 상하수도 시설도 부족해 오수가 그대로 바다에 흘러들어가 오염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주 2공항까지 개발된다면 부지의 환경파괴는 물론이고, 관광객들의 더 많은 유입을 촉발시켜 제주의 환경파괴를 가속화 할 것입니다.
국토부는 현재 사업 추진 단계에서 거쳐야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환경부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평가보고서에는 많은 문제점과 거짓말들이 있습니다.
부실과 거짓으로 작성된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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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공항 예정지의 한 밭, 빗물이 숨골로 빠져들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평가서에 누락된 동굴과 숨골 수 백곳을 추가로 발견했다. (숨골은 동굴의 천장이 깨진 것이기때문에 숨골이 있다는 것은 동굴 가능성을 높인다) ⓒ제주환경연합[/caption]
국토부는 제 2공항 부지인 성산 입지에 109곳의 용암동굴, 8개의 숨골이 분포한다고 기술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 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직접 조사해보니, 용암동굴은 수 백군데 이상 더 발견할 수 있었고, 숨골도 61곳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부실하게 정리된 현장 조사를 바로잡기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동굴 합동 현지 전수조사'를 요청했으나 현재 국토부와 제주도를 이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 더 보기 : 제주 제2공항 예정지 동굴·숨골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또한 평가서에는 입지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된 부실한 내용들도 전혀 보완되지 않았습니다. 작년 12월, 국토부는 '제2공항 입지선정 재조사 검토위원회'를 운영하며 후보지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중대한 결함들을 확인했습니다. 안개일수 오류, 오름 절취 누락, 지반 정밀조사 생략, 철새도래지 평가 제외, 신도와 정석 등 주요 후보지 평가 왜곡 등이 그 내용입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위원회의 운영 연장을 요구했으나 국토부는 이를 거부했고, 전략환경영향평가에도 이와 같은 내용들이 보완되지 않았습니다.
부실한 자연환경 조사와 평가는 심각한 수준
하도리-종달리-오조리와 성산-남원 해안은 철새도래지로, 철새들의 이동 현황에 대한 4계절 조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4계절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철새 이동 고도를 100m로 두는 등 항공기와 철새 충돌을 과학적으로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동식물상 조사 역시 부실하게 이뤄졌습니다. 조사 범위를 계획지구로부터 불과 300m, 조류의 경우 1km로 두어 제한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벌매, 비바리뱀, 수염풍뎅이,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과 용암동굴 내 박쥐,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해양보호생물인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추가 정밀조사나 현지조사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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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공항 예정부지에서 발견되는 멸종위기종 비바리뱀. 비바리뱀은 한국에서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 개체수가 매우 적은 희귀종이다. 출처:국립환경과학관[/caption]
국토부는 현 제주공항을 개선하면 국토부가 제시한 장래 제주도 항공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받고 지난 3년 동안 이를 숨겨왔습니다. 한마디로 제주 2공항이 필요없다는 것인데, 국토부와 제주도를 이를 무시하고 2공항 건설만 강행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찾는 이유는 잘 보전된 환경입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개발을 이유로 이렇게 하나 둘 파괴되어 간다면, 제주도엔 무엇이 남을까요? 아름다움이 사라진 제주도를 관광객들이 계속 찾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까요?
지금 제주도에 필요한 건 더 많은 관광객들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지속가능성을 유지시키는 방안을 찾는 것일 겁니다.
환경부는 제주 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부동의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토부와 제주도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환경을 파괴하며 들어서는 공항 건설 계획을 지금이라도 멈추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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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환경회의는 28일 제주 제2공항 농성장이 설치된 광화문 세종로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제2공항 계획의 취소와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촉구했다. 발언을 하고 있는 사무엘 맥도널드 환경연합 자원활동가. ⓒ환경운동연합[/caption]

파파하노모쿠아키아ⓒMark Sullivan, NOAA Hawaiian Monk Seal Research Program[/caption]
ㅍㅍㅎㄴㅁㅋㅇㅋㅇ
1년 내내 햇살이 따뜻하고 신선한 먹거리가 넘치며, 아름다운 바다가 둘러싸고 있어 ‘천상의 섬’이라고도 불리우는 하와이. 오늘 소개할 곳은 하와이 문화의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특별한 곳입니다. 그 이름에마저 지구의 어머니와 하늘의 아버지를 상징하는 단어들이 담겨져 있죠.
먼저 ㅍㅍㅎ- ‘파파하’는 ‘지구의 무게를 지탱하는 바위’라는 의미입니다. 하와이 신화에서는 ‘지구의 어머니’로서 존재하는 여신을 지칭한다고 합니다. 이어지는 ㄴㅁㅋㅇㅋㅇ- ‘노모쿠아키아’는 ‘하늘의 아버지’를 의미하는 단어로, 신화 속에서 하늘과 별들의 아버지인 신을 뜻한다고 하네요.
이토록 상징적인 이름이 부여된 곳은 바로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보호구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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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립기념물 지정지역ⓒNOAA[/caption]
‘파파하노모쿠아키아’
지구상 최대의 해양보호구역으로, 우리나라 면적의 무려 약 15배인 150만㎢ 규모의 해양국립기념물입니다. 그 이름도 남다르게 길죠.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하와이’. 그중에서도 북서쪽 섬들을 둘러싸고 있는 파파하노모쿠아키아 지역은 살아가고 있는 해양생물들만 7천여 종이 넘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곳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큰 규모의 해양보호구역이 지정될 수 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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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하노모쿠아키아의 지정 역사ⓒ환경운동연합[/caption]
1900년대 초, 바닷새들이 번식할 수 있도록 하와이 북서쪽의 작은 구역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이 구역을 조지 부시 대통령 때 크게 넓히며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국립기념물’로 지정했고, 이는 미국에서 가장 큰 해양보호구역이 되었습니다. 이후 오바마 정부 때 기존 면적의 4배로 확대하며, 지구상 최대의 보호구역이 되었죠. 미국의 MPA 비율이 3%에서 13%로 증가했다고 하니 엄청난 결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멸종위기종 고래와 바다거북 등 7000여 종의 해양 동물까지 보호할 수 있게 된 건 물론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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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안 몽크 표범ⓒJames Watt_NOAA[/caption]
No Fishing Zone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도 여전히 조업활동이 가능한, 우리나라의 말뿐인 해양보호구역과 달리 파파하노모쿠아키아는 ‘No Fishing Zone’입니다. 하와이 원주민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하는 어업을 제외하고는 모든 상업적인 어획이 금지되었는데요.
처음에 어업협회에서는 어획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반대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가 되는 것은 어민분들의 반대이니까요. 물론 어민분들의 반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늘상 어업 활동을 해오던 곳에서 더이상 물고기를 잡지 말라고 하니, 어획량이 줄어 생계에도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걱정이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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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하노모쿠아키아의 스필오버 효과ⓒScience[/caption]
하지만 해양보호구역이 가져오는 멋진 효과로 ‘넘침 효과’(Spillover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어업활동과 개발 등을 멈추면 자연스레 해양생물들이 번성하게 되고, 번성한 생물들은 보호구역 밖으로도 넘쳐나 오히려 이전보다도 더 풍요로운 바다가 되는 것이죠 . 인간의 활동을 최소화하면 해양생태계는 복원되기 때문입니다.
바닷속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당장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이, 더 빠르게 잡아들이는 것은 사실은 바닷속 자원을 끝도 없이 파먹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미 식용어류의 50% 이상이 감소한 것만 봐도 그렇죠. 하지만 해양보호구역을 통해 보존이 필요한 곳을 확실하게 보호하고, 충분히 번성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면 ‘넘침 효과’를 통해 훨씬 더 생명력 가득한 바다가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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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하노모쿠아키아ⓒFacebook[/caption]
그리고 그 효과는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보호구역을 통해 더욱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파파하노모쿠아키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어업 금지구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주변 해역에서는 참치와 같은 대형 어종들의 상업적 어획량이 증가했습니다. 사이언스지에서 2022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파파하노모쿠아키아 해양보호구역 내 산호처럼 이동성이 미미한 해양생물들은 물론이거니와, 보호구역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이주성 물고기들의 어획량 또한 주변 지역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나 상업적으로 중요한 참치의 어획량이 12%~54%까지 증가하여, 보호구역이 그 주변의 상업 어업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확실히 입증한 셈이죠.
왜 이런 멋진 바다는 다 외국이야?
라고 무심코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이런 멋진 바다는 외국에만 있을까요? 우리나라에도 짙은 에메랄드 청록빛의 남해, 생명력 가득한 갯벌이 펼쳐진 서해, 푸르고 시원한 동해까지 무려 삼면이 아름다운 바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상업적 어업 활동과 무분별하게 쌓여가는 바다 쓰레기, 마땅히 보호되어야 할 지역마저 개발이 이루어지며 불과 수십년만에 해양 생태계는 너무나도 무너졌고, 주민들은 어릴 적 살던 그 바다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공해의 30%를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지켜내자고 합의가 된 지금, 우리나라에도 보호해야 할 곳이 많습니다. 파파하노모쿠아키아처럼 상업 어업을 비롯한 사람의 간섭은 최소화하고, 그동안 바다가 우리에게 그러했듯이 인내심을 가지고 보호해야만 합니다. 이렇게 멋진 바다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어 좋다고, 이렇게 잘 지켜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을 바라게 되는데요. 오늘의 파파하모노쿠아키아 글을 통해 여러분도 우리와 바다 모두에게 정말로 이로운 방향은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보시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2023년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 중 보호종 처리 현황이 확인된 주요 사업명과 지역도 ⓒ환경운동연합[/caption]
인천대공원 개발 대상 부지 일부 ⓒ환경운동연합[/caption]
인천대공원 조성사업 대상 부지에서 발견된 보호종은 총 10종으로 참매, 맹꽁이, 대모잠자리, 오색딱따구리, 도롱뇽, 곤줄박이, 줄장지뱀, 늦털매미, 톱사슴벌레, 큰주홍부전나비다. 인터넷에서 지도를 열고 인천을 살펴보면 대부분 지역에 건물이 밀집해 있다. 수도권 도시화와 산업단지 등으로 국토환경성평가지도 1등급 비율이 약 21%에 불과하다. 전국 9개 도와 8개 시의 1등급 비율을 비교했을 때 16위다. 이렇게 개발이 많이 진행된 도시의 개발 대상지에서 많은 보호종이 나온다는 건 대상 부지가 가진 녹지 생태와 생물다양성이 주변에 비해 풍부하다는 방증이다. 안타깝게도 인천시는 시가 보유한 가장 큰 녹지의 생태적 가치보다 개발을 선택하여, 매우 큰 면적의 대공원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시는 시가 진행한 보호종에 대한 보전조치 사항에 대해 ‘단계별 공정시행, 야간공사 지양, 미소(작은)서식지 조성 등’이라고 기재했다.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진행될 환경영향평가 협의 완료 대상은 청주그랜드CC홀 9홀 증설사업으로 면적은 1.97㎢를 넘어선다. 먼저 언급한 골프장 18홀 면적이 약 0.9㎢라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청주그랜드CC가 9홀을 증설할 계획을 세우고서 어떻게 실제로는 36홀 규모의 엄청난 개발을 진행하는지 의문이 들게 된다. 지도상으로 확인한 청주그랜드CC의 면적은 약 1.4㎢지만, 앞으로 증설할 9홀의 면적을 1.97㎢로 보고했다는 것은 규모 면으로 9홀 이상이 증설될 수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엄습한다. 지도에서 단순 규모 비교를 하면, 1.97㎢의 면적은 청주그랜드CC를 맞대고 있는 산지에 대한 훼손까지 가능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청주그랜드CC 골프장 증설 협의 내용에 표기된 보호종은 ‘삵, 수달, 큰기러기, 참매, 흰목물떼새’ 5종이다.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멸종위기 2급 종인 삵, 큰기러기, 참매, 흰목물떼새에 대한 보호종 후속 조치사항으론 ‘소형동물 이동통로 조성, 야간조명 관리 등’으로 표기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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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그랜드CC 사업부지 ⓒ환경운동연합[/caption]
세 번째는 산업입지 및 단지 조성의 분류에 포함된 진천 메가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사업이다. 중부고속도로와 17번 국도 사이에 있는 산지에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진천 메가폴리스 산업단지 부지에는 1.4㎢ 규모로 수달, 삵, 하늘다람쥐와 같은 포유류와 원앙, 독수리, 새매, 새호리기, 황조롱이와 같은 조류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협의 후 생태자연도 2등급 지인 이 지역에 서식하는 보호종에 대한 후속 조치로 ‘단계별 공정시행, 저소음(진동) 장비 사용, 야간공사 지양, 미소(작은)서식지 설치 등’으로 기재했다.
말뿐인 보호종 후속 조치
55건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중 면적 규모의 총합은 7㎢ 미터, 거리는 약 159㎞다. 이 규모는 여의도의 면적의 세 배가 넘는 면적이다. 우린 확보한 자료를 통해 지난 9개월간 협의한 대상지엔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럼 이렇게 넓은 대상지에서 시행된 보호종 처리 조치와 비율은 어떻게 될까?
55개 대상지에선 총 163건의 보호종 후속 조치가 진행됐다. ▲저소음(진동) 장비 사용(21%, 35건) ▲야간공사 지양(13%, 21건) ▲단계별 공정시행(12%, 19건) ▲보호교육 시행(6%, 10건) ▲대체서식지 마련(5%, 8건) ▲생태측구 설치(4%, 6건) 등의 후속 조치가 전체 비율의 61%에 달했다.
과연 이런 정도의 보호종 후속 조치로도 충분한 것일까? 천연기념물이나 멸종위기종 포유류, 조류, 양서류가 과연 위에 제시된 방법만으로도 새 서식지를 찾아 생존을 이어갈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이미 전국적으로 서울시 면적의 84%에 달하는 골프장이 존재하고 앞으로 더 많은 골프장이 건설될 예정이다. 또, 15개의 국제⋅국내선 공항이 존재하지만, 앞으로 10개의 공항을 더 건설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개발의 권한을 지자체장의 판단에 맡겨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대한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하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특별법을 만들어 발의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그간의 개발 경험을 통해, 그리고 상식으로도 인간 활동이 넓어지는 만큼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시민의 건강과 환경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마지노선인 환경영향평가를 실효성 있고 효과적으로 만들려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개발 사안이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진행됐는지, 신중히 관찰·분석해 과오를 바로잡고 나아가 환경영향평가제도 자체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이번 55건의 환경영향평가 데이터 분석 결과의 시사점은 바로 그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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