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우리 삶의 방식이 급격히 바뀌었습니다. 또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쉬지 않고 몰아친 태풍은 기후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의 현실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한살림은 급 격한 변화에 따라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8월 6일부터 일주일 동안 조합원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경험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아래는 조합원의 응답을 요약한 내용이며, 자세한 결과는 아래 링크에서 첨부파일을 확인해 주세요.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상황에서 한살림이 추구해온 가치와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거라 생각해요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인해 조합원의 상황과 인식 변화를 묻는 질문에 ‘우리 사회의 농업과 먹거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다(81.1%)’, ‘한살림이 추구해온 가치와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62.5%)’, ‘코로나19보다 기후위기는 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59.7%)’라고 대답해주셨습니다.
한살림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농업살림운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해요
한살림이 앞으로 더욱 집중해서 노력했으면 하는 것에 대해 묻는 질문에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농업살림운동 확대(26.4%)’, ‘조합원의 지속적인 이용을 위한 물품 만족도 향상(23.5%)’.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해결 노력(16.2%)’이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답해주셨습니다.
한살림은 물품 포장재에 자원순환과 환경적 가치를 담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한살림이 더욱 노력해야 할 중요 과제를 묻는 질문에 ‘물품 포장재에 자원순환과 환경적인 가치 담기(19.0%)’, 물품의 품질 향상(16.9%), 물품 가격에 대한 부담 줄이기(14.1%) 순으로 꼽아주셨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아동돌봄과 복지 사각지대를 살펴보기 위해 연속 인터뷰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종합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우리동네키움센터 담당자로부터 아동 돌봄의 현재 상황을 짚어봤습니다. 지역 내 다양한 돌봄기관 간 연계, 협력 지점 마련, 그리고 취약계층 아이들을 구분하는 방식을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장애통합어린이집 박현주 원장을 만나 아동 돌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 원장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정인이 사건’이 벌어진 후 베이비뉴스 칼럼(기사 읽기)을 통해 “우리나라는 부모를 부모답게 만드는 기본교육을 하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도 문제 삼지 않는다”라며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했는데요. 이번 인터뷰에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돌봄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업 구조 마련
박 원장은 장애통합어린이집과 부모 협동조합을 운영 중입니다. 장애 아동의 경우 협동조합을 통해 초등 방과후 돌봄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애 아동은 별도 기관에서 치료와 돌봄을 병행할 때가 잦은데, 이를 고려한 협업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초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성장 과정에 관한 정보 교류 등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장애물이 많습니다. 장애 아동에 관한 정보 제공의 의무나 협업의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 아동의 성장에 따른 원활한 돌봄을 연계하려면 긴밀한 정보 교류와 협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집도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공립·민간·가정형 등 운영 절차와 방법, 예산이 각각 상이한 만큼 어린이집협의회 내 소통도 쉽지 않습니다. 동일한 미취학 아동 대상으로 돌봄을 수행하는 유치원과의 관계 형성도 어려운데요.
이러한 상황이기에 지역사회의 돌봄 생태계 구축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수익 과점 위주의 접근이 아닌 지역 사회 내 통합 돌봄 관점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장애 아동 뿐 아니라 일반 아동에 대해서도 각 돌봄 기관 담당자 간 원활한 협업 구조가 마련돼야 합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실무 교류가 원활하지 않을 때 정책 및 제도로 보완돼야 합니다.
구분이 아닌 ‘다름’ …자기 존중에 기반한 배려
박 원장은 장애통합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장애 아동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다양한 특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장애의 구분이 아닌 개인의 특성에 기인합니다. 억지로 장애 아동과 친해지고 배려하는 게 아니라 나에 대한 존중이 있을 때 다른 아이를 배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장애 아동을 바라보는 인식도 일면 맞닿아 있습니다. 박 원장은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면서 ‘다름’에 관한 경험이 차곡차곡 쌓였을 때, 비로소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장애에 관한 편견과 불안 요소를 덜어낼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합니다.
대한민국 아이들은 공평하게 크고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장애 아동 돌봄을 들여다보면 장애 아동이 갈 곳이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의무교육, 무상보육 등 다양한 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장애 영·유아 경우 의무교육을 통해 기본권을 보장을 받아야 하지만, 사실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영아지원센터, 조기교육실의 부재, 자리가 없는 유치원의 현실에서 장애 아동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애 아동도 돌봄 기관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유아 특수교육을 위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고, 다닐 수 있는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야 합니다.
더불어 장애 아동 가정에 함께 사는 다른 아동을 위한 세밀한 지원이 병행돼야 합니다. 가족의 모든 자원이 한 명(장애 아동)에게 집중되며 발생하는 아동이 소외 당하는 문제를 가정 내 환기하고 아동 스스로 갖고 있는 고민을 들여다보고, 상담을 제공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장애로 아동을 구분 짓지 않고 모든 아동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 같은 생활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마주칠 수 있어야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자랄 수 있습니다.
보편적 돌봄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소득 수준 뿐 아니라 장애와 비장애에 관한 구분도 사라져야 합니다.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면 모두 같은 사회의 돌봄 제도 안에서 온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바랍니다.
▲ 박현주 원장
지역사회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마을 돌봄으로
아동 돌봄을 둘러싼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이러한 돌봄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까요.
아이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경험이 이뤄져야 합니다. 아이들은 안전을 담보하는 지역사회에서 성장하고, 긍정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겪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특정 기관에서만 한정적으로 경험한다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에 쉽사리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즉,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확장하면서 마을 돌봄의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어른들을 만나고, 어른들은 ‘누구네 집’ 아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긴밀한 지역 사회의 연계가 이뤄져야 합니다. 이 과정은 아동 뿐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에게도 ‘함께 돌봄’, ‘마을 돌봄’을 위해 필요한 경험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도 한 살이면, 부모도 한 살
대부분의 아동 학대는 ‘부모에 의한 학대’입니다. 아동 양육에 관해 잘 몰라서 받는 스트레스가 학대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늘어나는 아동학대… 가해자 중 ‘부모’가 가장 많은 이유는?)이를 뒤집어보면 한국 사회에서는 육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를 ‘나쁜 부모’라고 낙인 찍기도 합니다.
부모의 역할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마다 처지가 다른 상황에서 온전히 부모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어려움에 직면한 부모와 지역사회와 만나는 접점을 찾아 부족함을 덜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부모의 상황에 따른 아동 지원을 고민해야 합니다. 장애를 가진 부모든, 한 부모든, 다문화 부모든 태어난 아이를 가정에서 잘 키울 수 있도록 여러 자원을 지원하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돌봄 기관은 어린이집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적어도 3년 내외로 부모와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부모를 대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와 자원을 연계해 부모를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부모들이 육아를 하면서 겪는 답답함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번지지 않도록 ‘부모 되어감’의 과정을 감추지 말아야 합니다. 지역사회에서는 부모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가정과 지역의 공존을 통한 돌봄 생태계로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라는 말처럼 돌봄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지역사회의 역할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얘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실제 사례관리로 발굴되는 가정과 아동의 대부분은 지역사회 내 이웃들의 신고에서 나왔습니다.
장기적으로 아동 돌봄에 관한 정책과 제도를 개선해야 하지만, 지역 사회의 크고 작은 역할과 이웃들의 관심이 제도의 공백을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번 아동돌봄 인터뷰 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모신 분은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 센터장이자 마을돌봄조정관으로 활동 중인 김미아 센터장님입니다. 오랜 기간 돌봄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만큼 그간 지역에서 돌봄기관의 역할을 되짚고, 앞으로 고려해야 할 지점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김 센터장과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돌봄 대상을 구분하면서 발생한 사회적 낙인
IMF 당시 경제 위기에 따른 대량 실직과 가정 해체로 인해 결식 아동이 급증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한국 사회는 아동 돌봄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기존에 마을 공동체에서 공부방 형태로 운영되던 기관들이 지난 2004년 아동복지시설 ‘지역아동센터’로 법제화됩니다. 지역아동센터는 현재 전국에 약 4,300개소, 서울 지역에 430개소가 운영 중이며 법적 근거에 따라 국가적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동돌봄 정책 초기에는 지역아동센터든 공부방이든 아동 대상을 제한을 두지 않고 돌봄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경제적 조건과 상황을 증명해야만 아동 돌봄을 제공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한 가정에서 아동 돌봄 기관의 지원을 받으려면 넉넉하지 않은 가정의 현실을 증명하기에 지나치게 일방적인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방향은 지역아동센터에 사회적 낙인을 찍었고, 지금까지도 사회적 낙인을 없애기 위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을돌봄조정관의 역할은? 동 단위의 권역별 돌봄 생태계 구축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갈수록 아동 돌봄 수요는 늘어났습니다.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방과 후 누구나 돌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다함께돌봄 정책이 시행됩니다. 서울시의 다함께돌봄 정책은 ‘우리동네키움센터’라는 이름으로 지역 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권역별 돌봄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권역은 동 단위를 뜻하며, 아이들이 도보로 15분 이내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반경이기도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동 단위의 권역의 아동 돌봄 수요를 파악해 지역사회의 돌봄기관과 연계하는 연계·조정·협력 네트워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 동네 돌봄 수요를 파악하고, 자원을 연결하고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돌봄 기관을 효과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밑 바탕으로 돌봄 수요를 파악하는 역할이 핵심입니다.
돌봄 기관이 부족한 지역은 없는지, 돌봄 기관이 많다면 지역사회와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합니다. 즉,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와 협력해 돌봄 수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아동과 가정의 상황에 따라 지역 돌봄 기관을 연계해 안내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례 관리는 물론 돌봄 공백을 사전에 발굴할 수 있습니다.
또 지역 내 자원을 발굴하고 연계하는 과정을 이어갑니다. 지역 내 돌봄 수요를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돌봄 아동의 욕구와 지역 자원을 결합한 사업을 추진합니다. 동네공작소, 목공, 마을미디어 등의 문화 기관과 함께 아이들이 원하는 워크숍이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돌봄 기관 매칭을 제공합니다.
마을 돌봄 생태계를 위한 협력
앞선 돌봄은 이전 인터뷰에서 언급됐던 지역아동센터에서도 일정 부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가 개인의 선택에 기댔다면,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적극적으로 연결을 추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기존과 다르게 행정에서 권한을 갖게 된 만큼 향후 지역사회 내 돌봄 기관과의 연계가 원활하게 작동하길 기대합니다.
이처럼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은 지역 초등학교부터 교육지원청, 어린이집 연합회, 지역아동센터 협의회, 다문화 지원센터,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등 행정, 공공, 민간 영역을 가로질러 협업 지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협업이 더디지만, 최대한 빠르게 돌봄 협의체 구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는 아직 초기 과정인 만큼 돌봄 시간(오전 8시~오후 8시)에 따른 식사 제공 및 인력 배치 등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향후 정책을 통해 보완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마을 연계와 마을 돌봄에 의미를 남길 수 있도록 실천하고자 합니다. 지역 내 돌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기관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돌봄 기관에 대한 존중, 나아가 다른 돌봄 주체와의 협업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단순히 아이를 돌봐주는 기관이 아닌 돌봄, 육아 공동체, 동반자 관점에서 돌봄이 필요한 모두가 안전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내 돌봄이 필요한 부모 또한 외롭지 않기를, 고립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동 돌봄 제도 안에서 부모도 돌봄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가 아이를 좋아할 수는 없지만,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대상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일이 없도록 지역 사회와 지역 어른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아동돌봄, 더 나은 돌봄을 위한 한 걸음
아동돌봄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주목할 만한 지점을 정리해봅니다.
먼저 다양한 형태와 운영 방식을 지닌 돌봄 센터들이 다소 중복적으로 돌봄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돌봄 대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관 간 연계가 원활하지 않은 현실적 한계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러한 지점을 완화하기 위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우리동네키움센터(융합형)와 ‘마을돌봄조정관’이 촉진자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향후 지역 내 아동돌봄 기관 연계 및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마을돌봄조정관’이 아동 돌봄의 효과적인 모델로서 안착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밖에 아동돌봄과 복지사각지대는 부모의 고립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부모들이 지역에서 관계 맺기가 어려운 현실에서 모든 역할과 책임을 감당하면서 예기치 못한 위기에 직면했을 때, 과연 우리 사회가 적절한 지원을 하고 있는 지 되짚어봐야 할 시점입니다. 사회로부터 부모가 고립되거나 아동이 방치되지 않도록 돌봄기관의 개방과 이를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관계 형성을 주목해야 합니다.
수도권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국토 면적의 10%에 불과한 서울·경기·인천 세 곳에서 전체 인구의 2명 중 1명이 거주하는 셈입니다. 1960년 20.8% 수준이었던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80년 35.5%, 1990년 42.8%까지 치솟더니 지난해 사상 처음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반면 광주, 대구, 대전, 부산과 같은 지역 대도시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방소멸’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대로 가다가 살아남을 지역이 없고, 국가도 위기에 처할 게 불 보듯 뻔하다며 살릴 지역은 살리고, 버릴 지역은 버리자는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방소멸’ 공포 속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의 자치정부를 통합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구 감소는 ‘지방’과 ‘농촌’ 탓이 아닙니다. 출생률을 따져보면 지역이 수도권보다 높습니다. 과밀 도시의 출생률이 낮은 추세를 보였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방에서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지방소멸이 생긴 게 아니라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일자리와 문화·교육·의료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현실은 새롭지 않습니다. 청년들이 대도시의 치열한 경쟁을 치르며 생활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는 먼 얘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권 집중과 이에 따른 인구 감소는 절실한 사회문제입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좋은 곳’이고, 지방이라 불리는 지역은 ‘좋지 않은 곳’으로 취급하는 사회 구조가 지방소멸의 주된 원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는 것은 단순히 사람만 집중되는 게 아니라 돈, 기업 등 경제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지방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라며 “지역 인구가 줄면서 인구 요건에 미달하는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돼야 하는 상황에 처한 곳이 많다”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더 강력한 균형발전혁신도시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문재인 대통령 집권 2년 간 수도권 인구는 0.4%가 늘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집권 시기인 7년 간 증가한 수치와 동일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서울 집값의 안정화를 위해 경기도에 3기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수도권 광역철도망을 건설도 발표했습니다.
심각한 수도권 집중으로 국가의 위기가 성큼 다가왔는데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현실적으로 많은 인구가 사는 수도권의 인프라를 발전시키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 문제를 마냥 손 놓고 있다가 국가적 위기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먼저 지방소멸의 문제를 수도권 집중의 문제로 바꿔야 합니다. 언어가 야기하는 인식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인구 감소는 지방의 탓이 아니라 수도권 집중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지방소멸이라는 언어가 반복될수록 지역에 책임을 전가하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또 선택과 집중을 위한 자치정부의 통폐합, 지역 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줄세우기식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인구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스스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합니다. 시민에게 더 많은 권한을 지역에 부여하는 ‘지방분권’과 더 많은 자원을 지역에 분산하자는 ‘균형발전’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지역적 특성에 걸맞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에서는 더 많은 권한과 자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 결정은 중앙정부와 국회를 거쳐야 합니다. 지역이 하향식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시책의 수혜자로만 머문다면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은 중앙의 수혜자가 아닌 문제의 해결자로 나서기 위한 지역혁신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관료가 결정하고 주민은 수혜자에 그치는 지방자치의 흐름을 끝내야 합니다. 오히려 주민이 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체제로 바꿔야 합니다. 중앙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을 자치정부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지역은 기업 또는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데 목 매는 게 아니라 지역 자원 중심으로 순환 경제를 만들고, 학습과 교육을 통한 지역혁신역량을 강화하며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지역혁신체제를 만드는 길은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길입니다. 희망제작소도 시민 주도로 지역혁신체제를 만드는 길에 함께 하겠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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