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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159] 씁쓸하지만, 승자는 홈플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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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159] 씁쓸하지만, 승자는 홈플러스다

admin | 토, 2019/10/05- 03:27


범죄를 저지른 기업이 법의 처벌을 받아도 범죄행위로 얻은 수익이 제대로 환수되는 경우는 보기 힘듭니다. 지난 7월 25일에 최종 확정된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 판매 사건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법원은 홈플러스측의 유죄를 확정하면서도, 이러한 불법행위로 생긴 수익 232억 원은 추징할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판단의 법리적 근거와 문제점에 대해 강태리 변호사가 비평하였습니다.


 

씁쓸하지만, 승자는 홈플러스다

[광장에 나온 판결] 홈플러스 개인정보 판매 유죄 인정했으나 범죄수익 추징 못 한 판결

2018도13694

대법원 제2부 재판장 안철상 대법관, 주심 김상환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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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리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

 


2014년 7월 27일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홈플러스의 경품 사기극을 보도하였다. 홈플러스는 경품행사에서 "홈플러스에서 다이아몬드가 내린다"는 문구로 홍보를 하였고, 1등 당첨자에게 7800만 원에 상당하는 드비어스 다이아몬드를 지급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2580팀이 확인한 결과, 드비어스 측은 그런 다이아몬드를 홈플러스에 판매한 적도 없고, 경품 1등 당첨자에게 이 다이아몬드가 지급되지도 않았다. 2580팀은 홈플러스가 경품응모권으로 모은 고객정보를 보험회사에 판매한 사실도 밝혀냈다. 홈플러스 사태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이후 국민들의 분노, 홈플러스 불매운동, 홈플러스 경영진 출국 금지, 홈플러스 본사 압수수색이 이어졌다. 수사 결과, 홈플러스의 경품행사는 애초에 보험회사에 팔 고객정보를 모으기 위하여 계획된 것임이 드러났다. 홈플러스는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정보가 보험회사에 제공된다는 내용을 응모권 뒷면에 글씨 크기 1mm로 적어서, 사실상 고객들이 자신의 정보가 보험회사에 판매된다는 사실을 모르게 하였다.

 

이렇게 홈플러스는 2011년 12월부터 2014년 7월까지 경품 행사를 진행하고 보험회사로부터 약 232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 검찰은 홈플러스 법인, 홈플러스 임직원들과 보험회사 임직원들을 기소하였다.   

 

그 뒤로 4년 세월이 흘렀고, 그 사이에 5번의 법원 판결이 이어졌다. 1, 2심은 홈플러스가 1mm로 깨알 고지한 것이 적법하다며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3심 대법원에서는 1, 2심 판단을 뒤집고 "응모권에 기재된 1mm의 글씨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아 그 내용을 읽기가 쉽지 않다"라고 하여 유죄의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에서는 유죄를 선고하면서 232억 원의 판매 수익은 몰수∙추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대법원이 2019년 7월 25일 자로 최종 확정했다. 

 

 

일반 상식에서는 도저히 납득 안 되는 판결

 

왜 법원은 232억 원 판매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인가. 개인정보 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에서는 개인정보 불법 유통 등으로 인한 범죄 수익을 박탈하고자,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취득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은 몰수할 수 있으며, 이를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다"는 규정을 2015년과 2016년경 신설하였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범죄행위는 위 규정 신설 전인 2011~2014년에 발생한 것이어서 위 규정을 적용하지 못하고, 형법 상 몰수∙추징이 가능한지 문제되었던 것이다. 결국 법원은, 형법 상 몰수는 '물건'(유체물)에 대해서만 가능하고 몰수가 어려우면 가액을 추징하게 돼 있는데, 개인정보를 형법 상 몰수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고 보았다.

 

형법 상 몰수는 그 대상이 '물건'에 제한되어서 무형적인 이익은 몰수대상이 되지 못하므로, 오늘날 재산이 무체물화 되어가는 추세를 고려할 때 범죄수익 몰수에 있어서 극히 제한적인 기능밖에 수행할 수 없다. 몰수∙추징의 대상 범죄가 점점 더 전문화∙고도화되어 가면서 형법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형법은 1953년에 제정되었고, 그 시대에 '개인정보' 같은 무형적 이익이 형사처벌과 연관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결과, 홈플러스의 행위는 위법이지만 그 행위로 취득한 232억 원의 수익금은 몰수(추징)할 수 없다는, 일반 상식에서는 도저히 납득 안 되는 판결이 나오는 것이다.

 

 

홈플러스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것

 

2014년 <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부터 2019년 7월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이 홈플러스 사태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우선 우리는 우리의 개인정보가 이곳저곳에서 잘 팔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홈플러스가 매장에 진열된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고객정보도 열심히 팔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와중에 1mm의 작은 글씨로 작성한 저의가 명백함에도 개인정보보호법상 의무를 지켰다고 주장하는 뻔뻔함도 보게 되었다.

 

이렇게 내 개인정보는 홈플러스가 보험회사에 팔고, 내 병원 처방전 정보는 약학정보원이 모아서 IMS헬스에 판다(약학정보원-IMS헬스 개인정보 판매사건 참조).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수집 관리하는 기업·단체들은 사람들 몰래 정보를 팔아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는, 개인정보 판매가 위법행위로 처벌받아도 사실상 기업이 손해 보는 것은 없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5번의 판결까지 받았지만 홈플러스는 결국 200억 원 넘는 수익을 거두었다. 이러니 기업 입장에서는 개인정보를 안 팔 이유가 없다. 개인정보 장사만큼 알짜배기 장사가 어디 있을까 싶다. 방통위나 공정위의 제재금, 법원의 벌금이야 비용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나. 그 얼마 안 되는 비용을 내면 수억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점포를 임대할 필요도, 초기 투자 비용도 없이, 그저 고객정보를 팔면 된다. 홈플러스는 자기 고객정보가 부족해서 경품행사로 정보를 더 모아서 팔았다. 그렇게 하면 200억 원이 넘는 수익이 떨어진다. 이런 고수익 저비용 사업을 마다할 기업이 도대체 어디 있겠나. 

 

홈플러스 사태 이후,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어떤 주체의 이익이 향하는 곳에, 그 행동이 따르기 마련 아니겠는가. 우리 법원 판결들은 기업들에 개인정보 보호를 극대화하라고 가르치는가, 아니면 개인정보를 잘 판매하여 수익을 거두라고 속삭이는가? 이 문제는 답이 너무 뻔해서,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http://www.peoplepower21.org/index.php?mid=Judiciary&document_srl=147684... style="background:0px 0px;color:rgb(102,153,204);" target="_blank" rel="nofollow">[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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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K-방역이 보여준 개인의 자유와 공공의 자유 간 균형 – 대규모 봉쇄 없이 안전 지켜낸 한국의 방역 비법 ‘개인 정보망’ – 디지털 프라이버시보다 중요한 공공의 안전과 자유 지켜내 – 정부의 확대된 감시권 종료 시기 정해야 한다는 HRW 우려도 – ‘안전하다’고 느끼는 시민, 정치지도자의 새로운 롤모델 창조 미국의 소리 방송 VOA가 지난 5월 1일, South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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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0/05/05-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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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비평.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한 한국정부의 배상책임. 피해 생존자의 대한민국 대상 손해배상청구 1심, 원고 승소판결.

전쟁 중 일어난 범죄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가해국가가 가해 사실 자체를 부정하고, 소멸 시효가 지나 소송 자체가 무효이며, 국가간 약정을 이유로 피해자가 직접 상대국에 소송을 제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사건과 똑 닮은 이 사건은 바로 베트남전의 한국군 민간인 학살 피해자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입니다. 우리 법원의 판결은 일관되었습니다. 국가배상법을 근거로 상대국 피해사실을 인정하고 국가배상을 명하여 성숙한 법치국가의 면모를 보여준 판결에 대해 김제완 고려대 법전원 교수가 비평했습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 230번째 이야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피해 생존자의 대한민국 대상 손해배상청구 1심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68단독 박진수 판사 2023. 02. 07 선고. 2020가단5110659 [판결문 보기]

김제완 고려대 법전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의 사진.

김제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ㆍ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바닥까지 떨어질 수 있는 상황 중 가장 극단적인 것은 전쟁이다. 전투 과정에 희생되는 군인들뿐 아니라, 수 많은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과 신체,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이고, 문화유산의 파괴와 집단적인 정신적 피폐는 오랜 기간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로 남는다.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 전쟁 생존자의 트라우마는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또 다른 비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 원인이나 목적이 무엇이든 선(善)한 전쟁은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전쟁터에서 ‘법질서’를 외친다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전쟁의 참혹성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법은 전쟁 상황에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쟁 당사자국 사이에 전쟁법을 준수하여야 함은 국제법상의 대원칙으로 인정됨은 물론이고, 종전 후에는 필연적으로 전쟁과정 중에 저질러진 개인과 국가의 불법적 행위에 대해 민사 형사적 측면에서 단죄와 청산이 이루어진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은 ‘자유 베트남’을 위하여 참전하여 많은 희생을 치렀는데, 이들의 헌신과 희생은 조국 대한민국의 명에 따른 것으로서, 숭고하게 기억되고 보훈되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전쟁ㆍ다른 국가의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파월 한국군들 중에도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자가 적지 않다. 예컨대, 베트남 전쟁 중 살인ㆍ강간 등 범죄를 저질러 우리 군사법원이 구속하여 처벌한 군인은 500명을 넘으며, 이들 중에는 판결확정 후 죄질이 나빠 사면복권에서조차 제외된 자들도 40여명에 이른다. 대표적으로, 무고한 베트남 민간인을 7명 사살하고 금품을 빼앗은 후 전투중 베트콩을 사살하였다고 허위보고한 소대장에게 우리 대법원은 무기징역의 유죄판결을 확정한 사례도 있다.1) 이와 같은 전쟁범죄에 대한 법적 청산은 모든 전쟁에서 찾아볼 수 있는 통상적인 법절차로서,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이 헌신과 희생을 치렀다’는 사실을 들어 서로 상쇄할 성격이 아니다. 전쟁범죄의 법적 청산과 참전군인의 보훈은 전혀 별개의 문제로서, 양자는 모순이 아니고 양립할 수 있는 것이다.

장막을 벗어난 진실

대상판결의 사안은 1968. 2. 12. ‘퐁니’ 지역에서 일어난 한국군 해병 제2여단의 작전 수행 중 비무장 민간인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을 여러 명 사살하고 상해한 것으로, 피해 생존자(응우옌티탄, 현재 62세)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이다. 우리 법원은 1심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는데(재판장 : 판사 박진수),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하여 민사책임으로 국가배상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다.

이 사건에서는 여러 가지 쟁점이 있었는데,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진 것은 사실관계이다. 당시 생존자와 참전 군인 등의 생생한 증언에도 불구하고, 피고측에서는 가해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한국군으로 위장한 베트콩의 소행’ 등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인데, 필자가 보기에는 피고측의 은폐행위가 법원의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사건 직후 중앙정보부가 상세한 조사를 하였고, 당시 소대장들에 대한 조사기록은 현재까지도 국가정보원에 마이크로필름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음에도, 정부는 그 문서의 제출을 거부하였다. 또한 당시 그 사건을 조사한 헌병대 수사계장은 ‘청룡부대로 위장한 베트콩 소행으로 조사하라는 헌병대장의 지침에 따라 조서 작성하였음’을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당시 진실된 조사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와 죄책감을 느낀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와 같은 국가의 적극적 진실 은폐 상황에서 ‘한국군으로 위장한 베트콩의 소행’이라는 피고측의 변명과 몇몇 자료가 설득력을 가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둘째 쟁점으로는 소멸시효 문제이다. 이미 오랜 기간이 지난 것은 사실이지만, 법원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위와 같이 지금도 피고측에서 중요사실에 관한 문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진실을 은폐하는 마당에 ‘원고가 진작 소제기를 하였어야 한다’는 피고측의 시효항변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신의칙상 당연한 법리이다.

셋째, 한국군과 베트남군 사이에 1965. 9. 5. 체결된 『한ㆍ월 군사실무 약정서』 제19조에서 한국군에 의해 발생한 월남 국민의 피해는 한국과 월남 양국 사이의 협상에 따라 보상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위 약정에 따라 월남 국민이 직접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것이 배제되는지도 문제되었다. 법원은 위 약정서가 국회의 비준을 받은 정식 조약이 아닐뿐 아니라, 베트남 정부가 자국민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직접 대한민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포기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피해자 개인의 권리를 국가가 마음대로 대신 포기할 수 없음은 이른바 강제동원 피해자 사건에서 우리나라 대법원이 확인한 법리로서, 타당한 결론이다.

진짜 법치주의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필자가 개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것은, 이 판결에서 준거법을 대한민국 국가배상법으로 하였다는 점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불법행위 당시의 행위지의 법, 즉, ‘패망한 월남의 법’을 준거법으로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판결은 ‘대한민국 법원에서, 대한민국의 법을 적용하여, 피해사실을 인정하고 국가배상을 명한 것’인데, 이는 인권적으로 성숙한 법치국가로서 대한민국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그보다 더 잘못된 것은 범죄행위 자체를 부정하고 사죄하지 않는 것이다. 이 판결은 최근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등 일제강점시대의 과거사 문제를 대하는 일본 정부의 미성숙한 시각과도 대비된다.

법무부는 이 판결에 대해 항소하였다고 한다(장관 : 한동훈). 조기에 확정되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은 아쉽지만, 항소심에서도 대한민국의 성숙한 면모가 재확인되기를 기대한다.2)

1) “김정길 법무장관님, 31년 전 고등군법회의를 기억하십니까” (오마이뉴스, 2000. 9. 1.)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017527

2) 이 사건을 비롯한 베트남전 민간인 피해 문제에 관한 자료는, 한베평화재단 홈페이지 참조.
http://www.kovietpeace.org/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 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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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3/03/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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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제도의 공공성에 기반한 상식적 판단, 제주 영리병원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 부가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2심.

‘국내 최초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2018년 12월 제주도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습니다. 내국인의 진료를 제한하고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한다는 조건이었는데요. 이에 반발해 녹지병원은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녹지병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2월, 2심 재판부는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 취소 결정을 내린 1심 판결을 뒤집고 허가조건 부여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보건의료제도의 공공성, 영리병원의 위험성’이라는 전제 속에서 내려진 2심 판결에 대해 법무법인 새록 황영민 변호사가 비평했습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 231번째 이야기

제주 영리병원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걸어 개원하게 한 것이 위법하다는 1심을 뒤집은 2심 판결

1심 :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 김정숙(재판장), 박종웅, 민양이 판사 2022. 4. 5 선고. 2019구합5148 [판결문 보기] / [1심 판결비평 보기]

2심 :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행정부 이경훈(재판장), 오지애, 류지원 판사 2023. 2. 15 선고. (제주)2022누1441 [판결문 보기]

황영민 변호사의 사진

황영민 변호사 / 법무법인 새록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법 규정의 의미가 명확하거나 판례가 축적된 사안에서는 법 규정이나 법률 행위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그 해석을 둘러싸고 견해가 대립할 때, 관련 법률과 제도의 입법 취지와 목적, 제·개정 연혁 등을 고려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법 해석이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사건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판결에서는 해석에 이르는 고민의 과정을 엿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제주 녹지병원의 개설 허가를 둘러싸고 진행된 일련의 사건들에서 보여준 법원의 태도도 다르지 않다. 제주도지사의 녹지병원 개설허가 취소처분을 다룬 판결(대법원에서 취소처분이 위법하다는 항소심 판단을 인정)과 개설허가에 부가된 ‘내국인 진료제한 조건’의 취소를 다룬 대상 사건의 1심 판결에서, 법원은 영리병원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의 배경을 살펴보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국내 1호 영리병원의 허가처분 내지 허가조건을 둘러싼 다툼은, 근본적으로 현행 보건의료제도의 형성 과정과 외국의료기관(영리병원)의 허가가 현행 제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 사건에서 법원은 형식적으로 법 논리를 적용하여 판결에 이르렀을 뿐, 그 과정에서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이해와 고민의 흔적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대상 사건의 1심 판결에서, 법원은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제도가 국민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따라 의료기관의 의료행위 내용 및 급여비용을 법으로 규정하여 엄격한 제한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간과하고, 내국의료기관과 외국의료기관 허가의 법적 성질을 동일하게 판단하여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위법하다는 결론에 이르는 우를 범하였다.

외국의료기관에 대한 허가조건 부여의 적법성은 ‘보건의료의 공공성’에 기반해 판단해야

반면, 대상 사건의 항소심은 녹지병원 개설허가에서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부가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과 1심 판결이 동일한 사실관계에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이해와 이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조건 부가의 적법 여부를 판단했는지에 따른 것이다. 이는 항소심 판결문의 서술 체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항소심 판결은 서두의 ‘기초사실’에서 “우리나라 의료보험체계의 개괄” 항목을 두고, 세부적으로 ‘의료보험제도’와 ‘요양기관 지정제도’, ‘의료기관 개설 주체의 제한’ 등 사건과 관련된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제도를 살폈다. 또한 제주특별법상의 ‘외국인 운영 의료기관 개설에 관한 특례제도 개괄’과 ‘제주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의 진행 경위’, ‘원고의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절차의 진행 경위’ 등도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이에 기반해 항소심은 핵심 쟁점에 대한 본안 판단에서, 제주특별법상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는 “재량행위”에 해당하므로 제주도지사가 녹지병원 개설허가에서 별도의 근거 규정 없이도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부가할 수 있으므로 그 조건 부가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1심 법원은 제주특별법상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는 국내의 일반적인 의료기관개설허가의 법적 성질과 동일하게 “기속재량행위”이므로 ‘조건’(행정법 용어로 ‘부담’)을 부가하는 것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았다]1).

특히, 항소심은 제주특별법상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가 “재량행위”에 해당한다는 근거로, △ 헌법 제36조 제3항에 따라 “보건의료는 단순한 상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중대한 것”이고,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과 정책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부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입법정책으로 결정할 재량사항으로서 입법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분야”라는 점, △ 우리나라는 ‘영리병원 금지, 건강보험 의무가입제,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등을 주축으로 하는 보건의료체제를 완성하여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고, 제주특별법상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는 위와 같은 보건의료체제의 예외를 인정하는 강학상 특허로서 ‘재량행위’인 점, △ ‘영리병원이 개설될 경우, ’영리추구, 환자의 무리한 유치, 수요가 적은 전문진료과목의 미개설 또는 과소 공급‘ 등 건전한 의료질서를 어지럽히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그로 인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 의료의 공공성 훼손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점, △ 제주특별법에 따른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로 보건의료체계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있고, “보건의료체계의 중대한 공익성”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는 고도의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여 행정청이 폭넓은 재량을 가지는 점 등을 들며, 영리병원의 문제점과 외국의료기관의 개설허가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그 허가에 행정청이 조건 부가 등 재량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였다. 아울러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비례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 여타의 법적 쟁점에 대한 판단에서도 보건의료제도의 공공성을 전제하여 판단하였다.

대법원이 영리병원에 대한 소모적 논란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항소심 법원의 재판부가 형식적 법리에 매몰되지 아니하고, 현행 보건의료제도의 역사와 취지, 목적 등을 충분히 살펴 개설허가조건의 적법 여부를 판단한 것은 분명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기실 대상 판결이 제시한 ‘보건의료제도의 공공성, 영리병원의 위험성’ 등은 하늘에서 떨어진 새로운 논리가 아니다. 이미 의료법을 둘러싼 여러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보건의료의 공공성, 영리병원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고(헌법재판소 2020. 2. 27. 선고 2017헌바422 결정 등2)), 오히려 대상 사건의 1심 판결이 예외적 해석으로 부당한 결론을 도출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항소심 판결 후 녹지병원측이 상고하여 대상 판결은 이제 대법원에서 판단이 예정되어 있다. 대법원이 외국의료기관과 영리병원에 대한 소모적 논란을 조속히 마무리하길, 아울러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이해와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고려해 상식적인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1) 1심과 항소심은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의 법적 성질이 부관의 일종인 ‘부담’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판단하였다. 법리상 ‘기속재량행위’에는 법령상 근거 없이 부관을 붙일 수 없으나, ‘재량행위’에는 부관을 붙일 수 있다고 해석된다.

2) 예컨대 헌재 2001헌바87 결정 中 “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기업형 병원은 국민 건강보호라는 공익보다는 영리추구를 우선하여, 환자의 무리한 유치, 1차진료 또는 의료보험 급여 진료보다는 비급여 진료에 치중하는 진료 왜곡, 수요가 적은 전문진료과목의 미개설 또는 과소 공급, 과잉진료로 인한 의료과소비, 의료설비와 시설에 대한 과대투자로 장기적인 의료자원 수급 계획의 왜곡, 의학교육·연구 등 사회적 필요에 따른 요청의 경시, 소규모 개인 소유 의료기관의 폐업 등으로 건전한 의료질서를 어지럽히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로 의료비 지출 증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 증가,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의 차별과 위화감 조성, 의료의 공공성 훼손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또한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경우, 영리법인의 다른 사업상의 필요 특히 대규모기업집단이 영리법인을 운영할 경우에는 관계계열사의 사업상의 필요, 투자자의 자본 회수 및 이윤배당 등에 따라 의료기관의 운영이 왜곡되고 의료의 공익성 내지 공공성을 저해할 위험이 존재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 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 [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The post [판결비평] 보건의료제도의 공공성에 기반한 상식적 판단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화, 2023/03/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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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4천3백만 의료정보 유출·판매한 한국IMS헬스 사건

무죄판결에 대한 긴급좌담회

일시·장소 : 2020.2.25.(화) 14:00,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배경 및 취지

  • 지난 2/14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약학정보원(대한약사회 산하 재단법인)·한국IMS헬스·지누스'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형사재판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내렸습니다. 

  • 2015년 검찰은 약학정보원과 병원 청구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지누스가 처방전, 진료기록에 담긴 개인의료정보를 불법수집하여 의료통계업체인 한국IMS헬스에 판매한 사건에 대하여, 약학정보원 전 원장 김대업(현 대한약사회장), 허경화 IMS헬스 전 대표 등 관계자들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습니다. 이들 업체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4300만 명의 처방전, 수십 억 건에 달하는 개인의료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판매하여 많게는 100억 원의 이익을 취했지만, 6년 여간 진행된 형사재판 끝에 재판부는 ‘개인의료정보의 보호’가 아니라 ‘기업의 이윤’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 지난 1/9 개인정보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보건·건강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상업적 활용이 가능하게 된 데 이어, 개인의료정보의 유출·판매에 대한 무죄판결이 이어짐으로써 개인의료정보의 상업화와 정보인권의 후퇴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에 이번 판결의 의미와 한계, 의료정보 상업화와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이 초래할 문제들을 검토하고, 개인의료정보 보호를 위한 과제를 모색하기 위한 긴급좌담회를 진행합니다.

개요 

  • 제목 : 국민 4천3백만 의료정보 유출·판매한 한국IMS헬스 사건 무죄판결에 대한 긴급좌담회

  • 일시 : 2020.2.25(화) 오후 2시

  •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공동주최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보건의료단체연합,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 프로그램
    • 사회 :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 변호사)

    • 개인의료정보 유출·판매 사건발생 개요 :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 판결의 의미와 한계_서채완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

    • 의료정보 상업화와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이 초래할 문제들_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 문의 : 참여연대 (02-723-5036, [email protected])

화, 2020/02/2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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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3법 통과 이대로 안된다”

 

국회가 패스트트랙법안 중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본회의를 9일 개최하면서 민생법안들도 함께 처리하겠다고 하였다. 이 민생법안들과 함께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는 개인정보3법(이른바 데이터3법)도 통과시키겠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정보인권을 현행보다도 대폭 후퇴시키는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등 개인정보3법안에 반대해 온 시민사회노동보건소비자운동단체들은 보호조치도 없이 오로지 정보활용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입법에 강력한 우려의 의견을 제시하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고 수차례 요청했다. 이대로 개인정보 3법이 통과된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규모와 유형의 데이터범죄, 정보유출 등의 피해가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국회의 입법권은 국민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데 기업의 이윤을 위해 충분한 안전장치도 없이 정보주체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이 할 일이 아니다. 이에 시민사회노동건강소비자운동단체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개인정보3법안의 처리 중단을 요구하고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마련한 후 다시 논의할 것을 요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아래와 같이 개최하였다. 

 

이번 기자회견은 개인정보3법안이 정보활용과 정보인권의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입법활동을 해 온 바른미래당 채이배 국회의원의 소개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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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3법 처리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노동단체, 채이배 의원 <출처 : 참여연대>

 

<개요> 

  • 제목 : “개인정보3법 통과 이대로 안된다” 시민사회노동건강소비자운동단체 긴급 기자회견 

  • 일시 장소 : 2020. 01. 09(목) 9시 / 국회 정론관 

  • 주최 :건강과 대안·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무상의료운동본부·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서울YMCA·소비자시민모임·의료연대본부 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함께하는시민행동

  • 소개 : 바른미래당 채이배 국회의원

  • 참가자 

    이재진 위원장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한상희 정보인권사업단장 (참여연대)

    전진한 정책국장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지연 사무총장 (한국소비자연맹)

    김보라미 소비자정의센터 운영위원 (경실련)

  • 문의 :  경실련 윤철환 정책실장 010-3459-1109, 진보네트워크센터 희우 활동가 02-774-4551, 무상의료운동본부 김재헌 국장 010-7726-2792, 참여연대 정보인권사업단 이경민 간사 02-723-5056, 이지은 선임간사 02-6712-5285,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국장 010-9699-8840 

     




국민기본권 침해하는 개인정보 3법 처리 중단하라

개인정보(데이터) 3법은 민생법안이 아니라 ‘개인정보 도둑법’이다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과 개인정보 거래허용

안전장치 부재, 반쪽 개인감독기구

 

오늘(1/9) 국회 본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민생법안 처리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본회의 상정을 위해 법사위를 열어 개인정보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_산업계와 정부 여당은 데이터 3법이라 부르고 있지만 개인정보 처리에 관련된 법률들로 개인정보 3법으로 불러야 마땅하다)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 7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데이터 3법은 산업 현장의 요구가 절박하다”며 법사위에 계류 중인 민생법안을 강조하며 개인정보 3법 처리를 압박했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는 개인정보 3법을 4차 산업혁명과 경제혁신을 위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며, 민생법안으로 포장해 국민과 언론을 속여왔다.

 

우리 사회는 주민번호를 중심으로 금융, 의료, 건강, 통신, 유통 등 서로 다른 개인정보가 촘촘하게 연계되어 개인을 감시하고 추적해 왔다. 이로 인해 인권침해와 끊이지 않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불법 스팸, 보이스피싱 등 국민의 피해는 심각했다. 반면 개인의 권리를 지킬 집단소송법 등 피해구제 제도 부재와 국민을 지켜야 할 사법부의 판단은 기대 이하였다.

 

개인정보 3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개인정보 수집 처리 이용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와 정보 주체인 국민의 권리 축소는 불가피하다. 개인정보 3법은 '상품구매나 서비스 이용’이 아닌 ‘개인정보 거래’가 목적이 되는 개인정보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기업측 요구에 호응하며 추진되어 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에서 마치 민생 법안인양 국민을 호도하며 통과를 서두르고 있다.

 

개인정보 3법의 내용을 보면 정보 주체인 국민 동의 없는 개인정보 상업적 활용과 서로 다른 기업 간의 개인정보 결합, 개인정보 거래허용 등 정보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들이 가명처리된 고객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판매, 공유, 결합할 수 있도록 제한 없이 허용함을 물론, 정부가 나서서 개인 신용정보 및 공개된 소셜미디어 정보들의 거래를 허용하고 활성화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도 없다.

 

반면 안전장치는 거의 전무하고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역할은 반쪽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보호규정(GDDR)을 차용하면서도 GDPR에서 보호의 장치로 마련된 프로파일링에 대한 영향평가 의무나, 프로파일링에 대하여 개인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도 대부분 빠져있다. 개인정보 감독기구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금융위의 개인 신용정보, 복지부의 개인 의료정보 등은 권한을 제대로 미치지 못한다.

 

개인정보 3법은 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민기본권을 침해하고, 민생법안으로 포장한 채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마저 경제적 논리로 훼손하는 ‘국민기본권 제한법’이자 ‘개인정보 도둑법’에 불과하다. 그동안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개인정보 규제 완화를 하더라도 보호조치가 없는 입법에 강력한 우려의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대로 개인정보 3법이 통과되어 정보활용만이 중요한 가치로 인식된다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적 혼란은 더 극심할 것이다. 우리 국민 주민번호는 전 세계 '공공재'라는 자조섞인 평가를 잊었는가? 이번 개인정보 3법 통과는 이후 또 다른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혼란을 초래할 것임은 자명하다. 개인정보 3법이 통과되더라도 정부가 예상하는 것과 같은 신성장 기술·서비스 개발에 큰 보탬이 될지는 불분명하다.

 

국회의 입법권은 국민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사기업의 이윤을 위해, 그것도 충분한 안전장치도 없이 정보주체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이 할 일이 아니다. 적어도 정보인권과 정보활용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문재인 정부와 국회는 개인정보 3법 처리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최소한의 보호 규정이라도 마련한 후 입법화하여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정보인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정부와 국회가 포기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2020년 1월 9일

건강과 대안·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무상의료운동본부·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서울YMCA·소비자시민모임·의료연대본부·진보네트워크센터·참여연대·한국소비자연맹·함께하는시민행동


금, 2020/01/1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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