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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비토크라시(Vetocracy)와 시민주권

지역

#20. 비토크라시(Vetocracy)와 시민주권

익명 (미확인) | 목, 2019/02/21- 08:00

안녕하세요.
2019년 두 번째 희망편지를 드립니다.

오늘은 정치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눈에 띄는 기사는 장재연 교수의 ‘미세먼지 긴급조치가 의미가 없다’라는 글입니다.(<기사 참고 >) 장 교수는 아주대 의과대학(예방의학교실)에 재직하고, 환경연합공동대표를 지내며 ‘미세먼지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과잉공포를 우려하고, 정부의 미세먼지 비상대책의 실효성을 지적하면서도 일상에서 미세먼지의 감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개인적 구난이 아니라 사회적 각성과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미세먼지 문제처럼 저출생·고령화·양극화·신산업과 구산업 간 충돌과 같은 문제들은 한국사회의 난제가 되었습니다. 필요한 조치는 분명하지만, 제대로 조치를 시행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난제의 상당 부분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정치’와도 관련돼 있습니다. 시장의 실패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치가 문제해결을 위한 어떤 결정도 못 하는 현실이 초래한 결과입니다.

상대방의 주장을 무조건 거부하는 거부권의 정치가 구조화돼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토크라시’(Vetocracy)라고 일컫습니다. 거부(veto)와 민주주의(democracy)의 합성어입니다. 비토크라시는 국제정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가 미국의 양당 정치를 비판하며 만든 용어입니다. 상대 정파의 정책과 주장을 모조리 거부하는 극단적인 파당 정치를 뜻합니다. 후쿠야마 교수는 소속 정당을 떠나 미국 정치권이 공유해온 최소한의 가치 공감대가 사라지면서 ‘무조건적 반대’가 미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가 반복됨으로써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고 있습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보수세력의 독점적 지위는 약화되었지만, 정치는 복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87년 체제의 단임제대통령-소선구제로 만들어진 정치구조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민주주의가 되고 있습니다. 1980년대까지 군인-관료-재벌-정치의 순이던 정책결정권자의 지위가 현재 관료-법조-재벌-정치의 순으로 변화된 양상입니다. 선출되지 않은 관료집단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습니다. 관료집단은 주권자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탓에 왕왕 ‘위험의 공공화와 이익의 사유화’를 방치합니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정치가 우리 사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회적 갈등을 반영하지 않는 정치체제를 바꾸지 않고선 변화하기 어려운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기성 정치권에 맡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려야 합니다. ‘관객 민주주의’는 당신들의 잔치를 만들 뿐입니다. 국민이 주인인 시대,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일상민주주의, 과정민주주의, 풀뿌리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합니다. 대거 사표(死票)를 만들며 다수의 유권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선거제도의 개편이 필요합니다. 나의 일터와 삶터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시민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시민주권체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자원을 전달하는 국가에서 시민이 연대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국가(사회연대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중 대통령과 자치단체장에게 요구하는 방식에서 시민들이 의원들과 함께 문제를 직접 해결해나가는 방식을 꿈꾸어봅니다. 시민들이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실험인 리빙랩(living-lab), 폴리시랩(policy-lab)의 활성화도 하나의 대안입니다. 직접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시민 역량을 키우는 길입니다. 비판과 감시의 대상인 의원을 시민권력의 도구로, 시민사회 협력의 파트너로 만드는 도전을 희망제작소가 응원하고자 합니다.

희망제작소의 소식도 전합니다. 새해를 맞아 일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 대안을 만드는 시민주권센터, 상상을 대안으로 만드는 대안연구센터, 시민과 후원회원이 함께하는 이음센터, 그리고 정책기획실과 경영기획실로 개편합니다. 자세한 소식은 다음에 또 전하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희망제작소는 활동소식을 담은 ‘뉴스레터'(월 1회), 우리 시대 희망의 길을 찾는 ‘김제선의 희망편지'(월 1회)를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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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희망제작소 4층 희망모울에 김제선 신임소장과 연구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6월 월례회의 ‘달고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번 달고나는 신임소장과 연구원들이 인사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진행됐습니다. 깨알 같은 재미가 곳곳에 숨어있었던 ‘달고나’ 현장 후기를 공유합니다.


서로 마주하는 날, 설렘과 긴장 사이 어딘가

첫 만남, 첫인사는 누구에게나 약간 어색하고 설레는 순간입니다. 6월 달고나는 이에 맞춰 ‘상견례’ 콘셉트로 꾸며졌는데요. 팥떡과 오미자차, 원앙을 대신한 앙증맞은 물개 커플 인형 등이 상견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습니다.

연구원들은 각자 유쾌하고 재치 있는 방식으로 속한 팀과 팀원을 소개했습니다. 지역정책팀은 ‘구석기시대부터 현대까지’라는 제목으로 2009년에 입사한 장기근속 연구원부터 2017년에 입사한 신입 연구원까지 소개했는데요. ‘주민참여예산전도사’, ‘아파트에 못 살아본 아파트 연구자’, ‘맹자 팬클럽’ 등 각양각색으로 연구원을 표현했습니다. 사회의제팀은 ‘지명수배’(WANTED)‘를 내세워 ‘마포구 스웨그(swag)’, ‘뉴질랜드 소녀감성’, ‘정릉 게임 소매상’, ‘홍제천 여흥부장’이라는 수식어로 연구원을 표현했고요. 후원사업팀은 통기타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며 팀을 소개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재미 코드’를 앞세운 팀들과 달리 진지하게 연구 사업을 소개해 현장 분위기를 오히려 달아오르게 만든 팀도 있었습니다. 시민사업팀은 ‘시민의 재발견을 통한 공공성을 확장하고, 개개인의 시민 안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다’는 비전을 밝혔고요. 경영지원실은 열린 조직,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미디어홍보팀도 ‘Simple, easy, fun’이라는 기조에 따라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유통·배포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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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태 부소장의 소장권한대행 1년을 돌아보다

이날 지난 1년간 소장권한대행을 맡았던 권기태 부소장의 노고를 돌아보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웹팀은 권 부소장의 발자취를 기록한 스페셜 영상을 직접 제작해 선보였는데요. 권 부소장은 감동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이어 후원사업팀 이원혜 팀장의 유머코드가 섞인 헌정 시 낭독도 진행됐습니다. 이 팀장은 ‘님의 침묵’을 패러디해 “썰렁했던 첫 개그의 추억은 나의 멘탈을 붕괴시키고, 뒷걸음쳐서 사라졌다”며 “권한대행도 사람의 일이기에 시작할 때 미리 끝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라고 말했는데요. 권 부소장과 연구원 모두 웃으며 지난날을 회고했습니다.

연구원들은 권 부소장에게 고마움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홍보팀 최은영 선임연구원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권 부소장님이 권한대행 역할을 하면서 고생하시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안타까웠다”고 말했습니다. 권 부소장에게 아쉬운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 대해 희망기획팀 유혜승 팀장은 “권 부소장님이 옆자리에 앉는데, 아침마다 깊은 숨소리에 중압감과 무게감이 느껴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연구원들은, 권 부소장에게 소장권한대행으로 지난 1년간 구성원을 다독이고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준 데 대한 고마움을 표하며 감사장과 희망배지를 함께 전달했습니다.

권 부소장은 “희망제작소의 역사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의 판단으로 인해 희망제작소가 어려움에 부닥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컸다”며 “중간에 몇 번 큰 고비가 있었지만, 연구원들이 있어 함께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 “부족함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지켜봐 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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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선 신임소장과 연구원 간 ‘친밀한 탐색전’

‘달고나’의 대미를 장식한 건 바로 김제선 신임소장을 환영하는 코너였습니다. 김 소장의 취미, 일상, 업무 스타일, 비전 등을 엿볼 수 있는 ‘김제선 소장의 셀프 탐구영역’이라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사전에 김 소장은 시험 문제 풀 듯이 희망제작소 탐구 영역, 김제선 매력 탐구 영역, 아재 탐구 영역 등에 관한 문제를 풀었습니다. 이날 답지가 공개되었고, 연구원들은 이를 통해 김 소장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셀프 탐구영역 시험지에 나오지 않은 질문을 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언제 화가 나냐는 질문에 김 소장은 “태도가 잘못됐는데, 태도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화를 낸다”고 답했고,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게 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 가장 행복하냐’는 질문에 김 소장은 “흡연과 금연을 구분하지 않듯이 행복과 불행을 구분하지 않아 늘 행복하다”고 답했는데요. 연구원들은 ‘도를 닦고 계신 것 같다’고 반응했습니다.

이후 희망제작소의 역할과 비전에 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김 소장은 “스스로 증식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다른 이가 하고 싶은 일에 주목하고, 모두가 함께 결정하고, 사람의 변화와 배움을 중시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파트너가 있는지, 어떤 휴식과 학습이 필요한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해 향후 연구원들과 함께 만들어갈 희망제작소의 미래에 대해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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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소장과 꼭 하고 싶은 것, 맛집투어?

행사 마지막에는 연구원들이 김 소장과 함께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공유했습니다. 지역정책팀은 대전에서 서울로 터전을 옮긴 김 소장과 함께 ‘서울 맛집 투어’를 꼽았고요. 지속가능발전팀은 ‘사옥 이전’을, 미디어홍보팀은 ‘놀 땐 화끈하게 놀고, 일할 땐 화끈하게 일하는 조직, 5년 뒤 시민뿐 아니라 연구원 모두 함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조직’을 꼽았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6월 월례회의 ‘달고나’. 김제선 신임소장과 연구원들이 나아갈 발걸음에 많은 분의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 글 : 방연주 |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이다현 | 지역정책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수, 2017/06/1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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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6월 1일부터 김제선 신임소장과 함께 새로운 한 발을 내디뎠습니다. 희망제작소 이사회와 연구원들은 ‘연구하며 실천하는 조직’으로 단단히 자리매김하기 위한 리더는 누구인지, 그리고 무엇을 함께 그려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움직였습니다. 김제선 신임소장은 어떤 과정을 거쳐 희망제작소에 오게 되었을까요?

희망제작소는 지난 2월 21일 이사회를 열어 소장추천을 위한 이사추천위원회(위원장 정지강, 이하 이추위)를 운영하기로 의결했습니다. 이어 희망제작소 주변 단체, 관계자, 연구원 등을 통해 신임소장 후보를 복수 추천받았습니다. 그 결과 시민사회, 학계, 행정 분야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위주로 후보 명단이 나왔습니다. 이후 이추위는 온·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신임소장 후보자를 검증하고 면담을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 5월 9일 김제선 후보가 단수추천자로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5월 26일 제2차 정기이사회에서 의결, 최종 선임했습니다.

김 소장은 지역사회에서 30여 년간 시민사회활동을 활발히 이어온 분입니다. 1995년에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창립멤버로 참여하여 사무처장까지 10여 년간 지역사회의 변화를 일궜으며, (사)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를 역임했습니다. 또한 김 소장은 사회적경제 기관들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등 사회혁신과 사회적경제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그간 김 소장의 활동과 해답은 늘 현장에 있었습니다. 지역은 우리 삶의 자양분이라고 여겨온 희망제작소와의 활동이 씨줄과 날줄로 엮일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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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지난 1일 취임사에서 “싱크탱크형 시민운동, 시민에 의한 사회혁신을 주창해온 희망제작소가 이제 새로운 사회변화에 걸맞은 ‘자신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며 “연구조직을 넘어 ‘연구하며 실천하는 조직’(Think&Do Tank)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려고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희망제작소 소장과 연구원이 만들어갈 변화의 지점을 면밀하게 살펴봐 주시길 바랍니다.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은 김 소장과 함께 희망제작소만의 미래를 그려가고자 합니다. ‘후원회원 곁에 있는 곳’, ‘시민이 함께하고 싶은 곳’, ‘연구원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곳’, ‘업무 혁신을 만들어내는 곳’이 희망제작소가 되길 바랍니다. 서로가 그리는 작은 조각의 그림이 모여 한 폭의 멋진 그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희망제작소는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시민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더 열린’ 연구와 실천을 지향하겠습니다. 우리 삶의 자양분인 지역과 지역을 연결할 수 있도록 ‘발 넓게’ 뛰어다니겠습니다. 또한 대안과 담론을 재구성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희망제작소의 핵심가치가 현장에서 빛이 날수 있도록 싱크앤두탱크로서 시민과 함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려가겠습니다.

– 글 : 방연주 |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7/06/1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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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입니다.

한가위가 다가옵니다. 나눔이 풍성하길 소망해봅니다.

여러 행사가 연이어 열리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국민해결2018 – 시작하는 날’을 진행했습니다. 600여 개의 제안 중 선정된 연구주제를 수행할 국민연구자와 함께 ‘새로운 질문’으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가기로 다짐했습니다. 민선7기 목민관클럽 출범식도 진행했습니다. ‘시민을 위한’(for) 자치행정이 ‘시민과 더불어’(by) 혁신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국회에서도 각 당의 지도부가 새로 선출되고 정기국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 ‘출산주도성장’을 내세워 논란을 불렀습니다. 한 아이를 출산하면 2000만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1억 원씩 지원하자고 했으나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주택공급 확대를 꺼냈습니다. 야당의 공격에 방어만 하는 방식을 넘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내는 노련함을 보였습니다.

여야의 공방 속에서 가려진 것도 있습니다. ‘잠자는 아이 확인법’이 통과되지 않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어린이집 차량에서 아이들이 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발의된 법이지요. 하차 확인 장치 의무화와 정부의 비용 지원이 주요 골자입니다. 여야대표는 ‘응당 만들어야 할 법’이라며 카메라 앞에서 손을 맞잡았습니다.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도 통과했으나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본회의 전 단계인 법사위에 상정조차 못했습니다. 한창 이슈일 때는 금방 처리하겠다며 서로 나서다가 여론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지니 챙기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잠자는 아이 확인법’은 미아가 되었습니다.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때 반짝 관심을 끌었던 자치분권 의제 역시 잊혀가고 있습니다. 개헌이 아니어도 실행할 수 있는데도 입법 과제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약속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사라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지방분권의 두 축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 개편, 지방소득세·소비세 인상 등과 같은 ‘재정분권’과 자치경찰제·주민참여·자치강화 등의 ‘자치분권’ 최종안 발표 예정일을 넘기고도 어떤 사정이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제2국무회의 형식으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선7기 시·도지사 간 첫 간담회에서는 일자리 문제만 논의되었고, 자치분권 로드맵 의제는 주제에서 아예 빠졌습니다. 자치단체장들이 대통령에게 ‘일자리 창출계획’을 보고했을 뿐 국정을 논의하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6월까지 마무리 짓겠다던 자치경찰제 기본계획과 각종 주민참여 자치 관련 법률 역시 소식이 없습니다. 지난 연말에 발표하기로 했던 재정분권 종합대책은 예정 시기보다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제자리걸음입니다. 정부가 재정분권TF를 통해 만들었던 권고안은, 지방소득 소비세를 늘려 현재 8대2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6대4까지 바꾸는 게 핵심입니다.

국회에서는 쟁점이 많아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야 간 큰 쟁점이 없는 법률에도 큰 관심이 없습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그 예입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재정 확충방안으로 국정과제에 반영되었고, 11개의 관련 법 제·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일본은 고향납세제를 도입하여, 개인이 원하는 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지역특산물 등 답례품을 받게 하고 있습니다. 자치단체는 기부받은 재원을 인재육성과 복지 산업진흥 등 다양하게 활용합니다. 지역 공동화 완화와 특산물 판로 확대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올 7월 일본 총무성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81억 엔이었던 고향세가 2017년에는 3,653억 엔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대도시 집중 현상으로 발생하는 지방소멸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도시와 지방의 세수 격차를 완화해 재정 격차를 줄이고 지방의 자주재원을 확충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중을 역전 시키는 수직적 재정분권이 우선돼야 합니다. 그러나 수직적 재정분권이 지체된다 해서 고향사랑기부제 입법을 미룰 이유도 없습니다.

국정감사와 예산을 처리하는 국회의 책무는 막중합니다. 여야 간 공방도 뜨거울 것입니다. 협치가 필요한 논의도 많아지겠지요. 그러나 여야 모두가 주장한 자치분권과 관련한 의제가 사라지고 있는 것을 이해할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청와대 앞에서 농정개혁시민농성단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농업, 농민, 농촌이 철저하게 외면당하는 현실이 가슴 아픕니다. 국회가 늘어만 가는 소멸지역, 농업-농민-농촌의 절망에 대안을 마련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와 가족이 함께하는 풍성한 한가위를 기원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희망제작소는 활동소식을 담은 ‘뉴스레터'(월 1회), 우리 시대 희망의 길을 찾는 ‘김제선의 희망편지'(월 1회)를 이메일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구독을 원하시는 분은 ‘이곳’을 클릭해주세요!
목, 2018/09/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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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토론 사회를 맡은 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은 “민간이 정책을 제안하는 건 지원을 원해서가 아니라 보편적 가치로서 사회적 경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예산 외에는 사회적 경제 영역이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적은 현실을 꼬집은 김 소장은 그 해법으로 “지자체 단위의 정책금융 기능을 살리는 방안을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 기사 저작권 문제로 전문 게재가 불가합니다. 기사를 보기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 기사 보러가기 

목, 2018/05/3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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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입니다.

희망제작소 새 보금자리이자 시민연구공간인 ‘희망모울’은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꿈꾸며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연구할 수 있는 시대, 누구나 대안을 만드는 세상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실천하고자 했습니다.

흔히 ‘연구’라고 하면, 전문적인 훈련과정을 거쳐 학위를 취득한 직업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전문가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이나 연구소의 전업 연구자처럼 제도권에 있지 않으면 사회적 발언권을 갖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전환은 전문가에 의해서만 이뤄지지 않습니다. 잘 알고 계시듯이, 우리 사회가 한 걸음 한 걸음 진보할 수 있었던 것은 다수의 시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희망모울 개소 기념 세미나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왔습니다. 소득주도성장론 역시 학계에서 만들어졌다기보다 노동계의 문제의식에서 숙성된 이론입니다. 기업을 지원하면 총생산량이 늘어나 경제가 성장한다는 낙수효과식 담론에 맞선 새로운 접근입니다. 일부 논란이 있지만, 새로운 지평을 여는 문제의식이 학계와 국책연구소가 아닌 현장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절실한 필요’를 가진 현장에서 이론이 무르익을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시대’라고 밝힌 근저에는 삶의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하는 시민에 대한 발견이 포함돼 있습니다. 문제의 피해자 혹은 지원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소극적 인식에서 벗어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사람, 문제를 해결할 주체로서 시민을 주목한 것입니다. 희망제작소가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를 열려는 이유입니다. 모든 시민이 직업적 연구자이길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새롭게 질문할 수 있는 사람, 삶의 문제를 명확히 정의할 수 있는 당사자가 바로 시민이기에, 생활에 맞닿은 질문과 답을 찾는 연구자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얼마 전, 익산시민창조스쿨에 다녀왔습니다. 시민이 연구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현장이었습니다. 현재 익산의 변화를 일으킬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대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제안자인 시민그룹과 공무원, 시의원이 해당 아이디어와 관련해 함께 공부하고, 조사하면서 대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민이 서비스의 수혜대상이 아니라 대안을 만드는 연구자이자 대안자로 활동하는 일이 8년째 이어지고 있다니 실로 놀랍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런 실천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작지만 소중한 일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독립연구자의 연구를 지원하는 ‘돌아온 온갖문제연구 프로젝트’(관련내용 보기)입니다. 일상과 대안을 연결하는 독립연구자들의 아이디어 공모를 거쳐 총 3팀의 연구자 그룹에게 연구공간과 연구기금을 지원했습니다. 반려동물 재난대피소 만들기, 남자청소년 대상 성교육, 청년라이프스타일설계 교육과정 연구 등 주류사회가 주목하지 않지만, 우리 사회에 필요한 과제가 선정됐습니다. 참신한 연구결과를 고대합니다.

행정안전부와 함께 ‘국민참여사회문제해결프로젝트–국민해결 2018’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떤 시민이든 해결하고 싶은 사회문제가 있다면 실험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관련내용 보기) 약 230여 개 아이디어가 접수되었고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상상테이블과 전문가들이 참여한 서류심사, 전국 160여 명의 국민심사단이 참여한 온라인 심사를 거쳐 최종 20여 건이 선정되었습니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도전은 오는 20일부터 약 100일 동안 진행됩니다. 또한 순천시와 서울 금천구에서는 시민의 아이디어 제안과 숙의 과정을 거쳐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대안을 만드는 열린작업실(OpenWorks)도 시작됩니다.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는 희망제작소의 힘만으로 열어갈 수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연구자를 연결하고, 서로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할 뿐입니다. 희망제작소 곁에서 함께 해주시고 응원해주시길 소망합니다.

폭염이 기승입니다. 늘 강건하시길 빕니다.

늘 고맙습니다.

희망제작소 소장
김제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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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08/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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