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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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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익명 (미확인) | 월, 2018/10/08- 16:46

그 법이 위험하다: 규제프리존법과 인터넷전문은행법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필자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3차 산업혁명이었다. 2차 산업혁명은 논외로 하고 ‘3차 산업혁명’을 검색해보면 2012년에 출판된 [3차 산업혁명]이라는 제레미 리프킨의 책이 보인다. 검색된 책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인터넷 기술과 재생에너지가 합쳐져 강력한 ‘3차 산업혁명’이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한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여전히 알쏭달쏭하고 혁명의 회차가 변경되었다. 그리고 2018년 9월 20일, 대한민국 국회는 73개의 법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입안되어 통과된 법이 있어 그 법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혁신성장이라고 명명된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법이니 곧 실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갑자기 만나면 깜짝 놀라니까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자.

 

1. 규제프리존법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 (이하 ‘규제프리존법’)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일명 ‘규제프리존법’이 통과됐다. 이 법은

  • 하나, 비수도권 시·도에서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규제특례 등이 적용되는 구역을 지정하고 이를 규제자유특구 영어로는 ‘규제프리존’이라고 명명하고.
  • 둘, 규제자유특구 안에서 현행 법의 구체적인 효력을 제한하겠다는 법이다.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을 위해 하나의 법으로 다른 여러 법을 무력화하겠다는 취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17년 4월 10일) 안철수 후보를 ‘이명박-박근혜’ 정책 계승자로 지목하면서 비판한 근거가 된 법이 바로 ‘규제프리존법’이다. 당시 문재인 캠프는 유은혜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법을 “대기업 청부 입법”이라고 불렀다.

 

그랬던 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유는 “최근 기술혁신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술혁신이 가져올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또는 제품 등을 규제제약 없이 실증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있기 때문이란다. 이 법이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을 육성을 위해 해제한 법안은 너무 많아 열거하기가 어렵다.

 

이 법의 4조에는 ‘우선허용·사후규제’라는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가발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하여 혁신사업 또는 전략산업 등을 허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신기술을 활용하는 사업이 국민의 생명·안전에 위해가 되거나 환경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에는 이를 제한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긴 하다. ‘일단 해보자’ 정도로 이해된다.

 

결기는 호방하지만, 한편 걱정스럽다. ‘일단 해보자’는 그 구체적인 범위가 특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안전, 환경을 저해하는 경우에,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한다고 되어 있지만, 정부나 기업, 다수 언론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바이오헬스 산업’이고, 개인정보라고 읽어야 할 ‘빅데이터’다. 또한, 이 법의 주요 내용은 보건, 의료, 환경, 개인정보 보호 등과 관련 법 적용 예외(혹은 완화)인데 “국민의 생명·안전에 위해가 되거나 환경을 현저히 저해하는 경우”(4조)에는 이 법의 적용을 제한“할 수 있다”(‘제한해야 한다’가 아니라)고 규정했다. 으레 겉보기에 좋은 말을 한 구절 추가한 것이거나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법을 만들었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이나 아무래도 전자인 듯하다.

 

이 법에는 ‘실증을 위한 특례’와 ‘임시허가’라는 조항이 있다. 실증을 위한 특례는 기업이 혁신적인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기존의 법과 제도 하에서 인·허가가 어려울 경우, 법과 제도 적용의 예외를 두자는 조항이다. 임시허가는 역시, 기업이 혁신적인 사업을 하려는데 이를 판단할 법과 제도가 없거나 법과 제도에 따른 기준·규격·요건 등을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아니한 경우, 안전성 측면에서 검증된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임시로 허가 한다는 조항이다. 이 두 조항도 ‘일단 해보자’는 기조인데, 역시나 실증을 위한 특례나 임시허가 등을 통해 무력화할 수 있는 규제의 범위가 특정되어 있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법이 제한되는지를 차치하고 시대에 뒤쳐진 규칙과 제도도 있겠으나 너무 과하지 않나 싶다.

 

사실, 지역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법은 이미 많다.

  • 「국가균형발전특별법」
  • 「기업도시개발 특별법」
  •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 「지역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
  •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법률」
  •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
  • 「제주도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등등

이 글에서 다루는 「지역특화발전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도 ‘제정’ 안이 아니라 ‘개정’안이다. 이미 있던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재벌에 대한 경제집중도 해소되지 않는다. 이 정도 상황이면, 이 법이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 수도권 집중 해소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보다 그저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약 없이 상업화 할 수 있도록 기업에 자유를 보장하고 사회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공성만 해소하고 아무 것도 아닌 결과로 귀결될지 우려해도 된다고 말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은가. 혁신과 4차 산업혁명에 반대하기 참 어렵지만, 그럼에도 이 법이 과연 보건과 의료, 교육과 환경 등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공공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 생명과 안전과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을지 합리적으로 질문해볼 수 있지 않을까.

 

원론적인 이야기를 말고 실질을 생각해보자. 자율주행자동차가 인명사고를 내면 그 책임은 누가 부담해야 할까? 사실상 ‘운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차량의 소유자, 제조사, 자율주행을 위해 정보를 제공한 통신사, 아니면 피해자 중에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는 일단 해보고 결정할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보험료를 누가 얼마나 부담해야 하느냐는 매우 지엽적인 문제이다. 그렇다고 해서 추상적인 고도의 철학적인 논쟁까지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실질이다. 운전하지도 않는데 사고 책임이 있다면 누가 자율주행차를 소유하겠느냐는 질문에서 사고책임을 운전하지 않는 자동차의 소유자에게 부담시키면 자율주행자동차를 상품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대답이 무리 없이 합리적으로 도출된다. 그렇다고 제조사가 앞장서서 책임질까?

 

미래를 앞서 볼 수 없지만, 불안하다. 하물며, 기술 그 자체, 그리고 기술의 연구도 윤리가 있다. 이 윤리도 당연히 기술과 그 연구를 제한하는 규제로 작동한다. 그런데 작금의 법들은 기술을 상용화함에 있어, 쉬운 말로 돈을 벌기 위해 여기 새로운 기술이 있으니 아무런 규칙도, 그 어떤 제도도 필요 없고 생명과 안전, 나의 개인정보와 우리의 환경에 대해 ‘일단 한 번 해보자’고 하면서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곤란하지 않은가 싶다. 양보해도 규제의 구체적인 내용에 논의할 수 있지만 규칙과 제도, 줄여서 규제 그 자체를 악마화하면 곤란하다.

 

이 법은 대상을 비수도권으로 하고 있다. 인천광역시와 경기도는 적용예외다. 그러나 같은 날, 전국적으로 규제를 해소한 법도 통과되었다. 「산업융합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전국적인 규제 해제를 가능케 하는 법이고 취지와 방향은 규제프리존법과 대략 비슷하다.

 

규칙과 제도를 합쳐 규제라고도 부를 뿐이다. 새로운 기술과 사회적인 변화가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게임의 룰이 새롭게 논의되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것이 필연적으로 폐기되거나 기존의 것의 폐기로 그 논의가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고 이를 제도화하게 된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새로운 기술과 사회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 합의를 제대로 한 적이나 있는가.

 

2. 인터넷전문은행법

 

이번엔 은행이다. 단순한 간편결제 어플리케이션이 아니고, 저금하고 대출받는 바로 그 은행이다. 교과서를 보면 은행은 가계에서 저축을 받아 기업에 대출해주고 그로부터 이자를 가계에 다시 주고 뭘 그런 기능을 한다. 물론, 요새 가계부채와 기업의 사내유보를 보면 기업의 저축으로 가계에 대출을 해주는가 싶지만, 하여튼 은행과 간편결제 혹은 송금 어플리케이션과 다르다. 은행은 돈을 유통시키는 기능은 물론이고 수많은 고객의 다양한 금융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은행은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케이뱅크는 은행업을 인가받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 및 불·편법 의혹이 있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모두 현행 「은행법」에 근거하여 인가를 받고 출범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또 다른 법이 필요하다는 하는 이들은 “국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될 경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여 서민,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리단층을 해소하고, 은행 간 경쟁촉진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며,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등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대안) 의 제안 이유 중 발췌)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이 아닌 사업을 하는 기업, 다른 말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말라는 금융의 원칙을 ‘은산분리’라고 한다. 은산분리는

  1. 금융의 공공성과 건전성 확보
  2.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방지를 위한 원칙이다.

은산분리 원칙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미 영업 중이다. 그런데 은산분리라는 규제가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2018년 6월 20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018년 3월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및 예금 규모는 각각 6.9조 원과 8.4조 원이다. 가계신용대출을 차주 특성별로 살펴보면 고신용(1~3등급) 차주의 대출비중이 96.1%로 국내은행(84.8%)을 훨씬 상회하는 반면, 중신용(4~6등급) 차주의 비중은 3.8%로 국내은행(11.9%)에 비해 낮다. 안타깝게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목표로 제시되었던 중금리대출 활성화는 없었다.

 

우리가 아는 시중 은행의 대출과 예금의 규모는 수천조 원에 이른다. 인터넷전문은행 점유율은 상위 4개 은행의 1% 에도 미치지 않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업과 관련 시장에 경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이게 다 ‘은산분리’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한국은행의 보고서를 읽었을 것이라고 능히 추정되는 국회는 9월 20일, 시민사회와 노동조합 등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을 통과시켰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중 산업자본의 지분 소유 한도 관련

제5조(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

① 비금융주력자는 「은행법」 제16조의2제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4 이내에서 주식을 보유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경우 「은행법」 제15조, 제16조, 제16조의4 및 제65조의9를 적용한다. 다만, 「은행법」 제15조제5항에 따른 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자의 자격 및 주식보유와 관련한 승인의 요건에도 불구하고 「은행법」 제15조제3항 본문에 따른 한도를 초과하여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비금융주력자의 자격 및 주식보유와 관련한 승인의 요건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감안하여 별표로 정한다.

  1. 출자능력,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
  2.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
  3. 주주구성계획의 적정성
  4.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
  5.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촉진 및 서민금융 지원 등을 위한 기여 계획

③ 금융위원회는 제1항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하는 자에 대해 「은행법」 제16조의4제1항에 따른 초과보유요건 등을 심사하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별표의 요건을 심사하여야 한다.

 

통과된 법의 제5조이다. 내용을 보면, 산업자본으로 통칭할 수 있는 비금융주력자가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34%를 가질 수 있다고 적혀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식의 보유하려는 자는 “별표”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별표를 찾아보면 아주 중요한 몇 가지 내용을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다. ‘금융위원회가 정한다’는 뜻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중 별표 관련(a)

마. 다음의 요건을 충족할 것. 다만, 해당 위반 등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금융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최근 5년간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었거나 금융관련법령에 따라 영업의 허가·인가 등이 취소된 기관의 최대주주·주요주주(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여 보유한 주주를 말한다) 또는 그 특수관계인이 아닐 것. 다만, 법원의 판결로 부실책임이 없다고 인정된 자 또는 부실에 따른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는 등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제외한다.

2)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범 처벌법」 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

바. 한도초과보유주주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에는 초과보유 승인이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지 않을 것,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감안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이 해당 기업집단 내 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 합계액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출 것

 

정부와 여당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하여 은산분리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었고, 재벌이 은행을 가져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노’ 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여당은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기업집단은 제외하되, 예외적으로 ICT기업에는 참여를 허용’하자고 주장했다. 상호출자기업집단을 앞으로 재벌이라고 하고 계속하면, 정작 법을 들여다보면 그래서 재벌이 무엇인지, 정보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위 별표 중에 바목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라는 규정이 있는데 정보통신업에 대한 최소한의 내용 규정이 없다. 입법기관이 아닌 곳에서 이 법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만들겠다는 뜻이기도 하고 삼권분립이나 입법과 관련한 여러 원칙의 훼손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며 법률에 구체적인 내용의 정함이 없이 세부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하여서는 안 된다는 포괄위임금지원칙에도 위배되기도 한 상황이다.

 

법의 핵심적인 내용이 시행령에 위임되어, 정권에 따라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결론이기도 하다. 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재벌대기업이 은행을 갖을 수 있게 문을 열어준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런 비판이 무서웠던지 여·야는 아래와 같은 부대의견을 달아 법을 처리했는데 그 내용이 수상하다.

 

부대의견

동법 제5조에서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를 두면서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을 감안하여 한도초과보유주주의 초과보유 요건을 정하도록 한 것과 관련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4조제1항에 따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의 허용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해당 기업집단 내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이 높은 경우로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한다.

 

부대의견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대략, ‘재벌·대기업’이 은산분리 완화의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하지만 정보통신업의 비중이 높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이해가 맞다면 법의 본문 및 별표의 내용과 국회의 부대의견이 서로 상충한다.

 

위에 법의 제5조 제2항으로 다시 돌아가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산업자본의 여러 조건을 ‘병렬적’으로 열거하여 이 요건을 ‘전부’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2호에서의 경제력 집중 억제, 제4호에서의 정보통신업 비중 요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산업자본이 될 수 있고 별표의 바목도 그 구조가 마찬가지다. 그런데 부대의견에는 어떤 산업자본이 정보통신업 비중이 높으면 재벌이지만(!), 예외로 하자(!!!)는 내용이 적혀있다. 만약 부대의견을 반영하면 정보통신업 비중이 경제력 집중 억제 요건에 우선하거나 압도하는 결과가 초래해서 문제가 되고, 부대의견을 삭제한다면, 재벌대기업이 아닌 산업자본으로서 정보통신업 비중이 높은 사업자가 대주주 요건을 충족하게 되고 여전히 은산분리가 훼손되어서 문제가 된다. 이렇게 법이 통과되었다.

 

게다가 이 법에 명시된 34%의 지분은 엄청 큰 숫자이다. 이사회의 특별결의를 저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은산분리, 말 그대로의 의미인 산업자본과 은행의 ‘분리’라는 문제를 넘어, 누군가가 은행을 ‘소유 혹은 경영’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은산분리’라는 원칙, 주인이 있는 은행이 아니고, 정보통신기술과 관련하여 소위, 핀테크의 관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질문해봐도 문제는 여전하다.

  • 질문1. 기존 은행은 블록체인 할 수 없고 빅데이터 안 한다는 것이냐?
  • 질문2. 기존 은행은 IT에 투자 안하냐.

자꾸 대답이 같으니 질문 3에서 10은 생략한다. 1번 답변도 4차 산업혁명, 2번 답변도 4차 산업혁명이다. 은행이 IT쪽으로 투자한다는 접근도 가능한데 산업자본이 금융을 해야 한다는 선언적 주장만 반복되고 있다. 어쩌면 이 지점이 핵심일 수도 있지만 논의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 편리한 일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은산분리 때문도 그 완화 때문도 아니고 오직 카카오뱅크만이,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뱅크이기 때문에 은행 이용에 있어 공인인증서를 요구하지 않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카카오든, KT든 정보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산업자본이 시장에 들어간다고 해서 금융산업 자체가 발전하고 은행의 상호경쟁을 자극한다거나 금융소비자의 효용이 증가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합리적이지 못하고 현실을 설명하지도 못한다. 현실은 앞서 설명했다. 논리적으로도 만약, 시장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은행’을 요구할 수 있지만, ‘새로운 재벌은행’이 아니다.

 

당연히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든 것의 답이 아니다. 독과점이 문제라고 하더라도 이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은행대형화 정책에 따른 인위적인 결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양한 논의가 가능함에도 정보통신기술을 갖춘 산업자본이 금융을 해야 그것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깃발만 나부기고 있다. 펄럭펄럭.

 

여전히 이 법이 왜 필요한지 알 길이 없다. 은산분리 완화라니. 4차 산업혁명이 규제완화이고 규제완화의 포문을 연 대상이 인터넷전문은행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지금 이 혁명의 진행속도로 보면, 5차 산업혁명도 곧 인듯한데 그때까지 잘 버텨보자.

 

아. 그리고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슨 일자리를 만들어내겠나. 실제 통계는 너무 처참하니 생략하겠다.

 

※ 본 기고글은 참여연대 정책기획실 최재혁 선임간사가 <슬로우뉴스>에 게재한 것입니다.

슬로우뉴스 원문보기 >> http://slownews.kr/7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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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연금과 빈곤한 노인의 나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1

대한민국에서 노인이 된다는 것은

결코 낭만적인 일이 아니다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 압도적 1위

*한국 47.7%(2017) | OECD 평균 12.1%(2014)

OECD 국가 중 노인자살률 압도적 1위

*인구 10만 명 당 한국 54.8명 | OECD 평균 18.4명(2013)

**한국 노인 자살 원인 1위 "경제적 어려움"(40.3%)

 

#2

노인이 되면 빈곤을 만나는 건 당연하다...?

한국 61.3% > 49.6%

OECD 70.1% > 12.1%

*연금 미포함 노인빈곤율 > 연금 포함 노인빈곤율

**OECD 통계를 토대로 사회공공연구원(2015)

NO! 연금제도가 제 역할을 하면 노인빈곤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3

하지만 대한민국 노인이 받는 연금은 최소생활비의 절반 수준

노후 최소생활비 103.0만 원 | 노수 적정생활비 145.7만 원

*개인 기준, 국민노후보장패널(2016)

신규수급자가 받는 월 수급액 52만 원

*2017년 기준, 실질소득대체율 24% 적용

납부자에게도, 수급자에게도 환영 받지 못하는 '용돈연금'

 

#4

문제는 점점 낮아지는 소득대체율!

소득대체율이 뭐길래...?

40년 가입한 사람의 평균 월소득액 대비 수령하는 연금액의 비율

*소득대체율이 40%라면, 월 200만 원을 벌던 노동자는 연금으로 80만 원을 받는다는 뜻!

결국 나의 연금액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

하지만 제도 시행 초기 70%에서 2028년 40%까지 계속 하락하는 중

*2018년 현재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45%

 

#5

"소득대체율 40%면 평균소득자의 경우 87만원인데 적당한 것 아닌가요? 기초연금도 있잖아요!"

"40%는 40년 가입 기준이에요 ㅠㅠ 실제 평균 가입기간은 17.4년, 실질적인 소득대체율은 24%(약 52만 원)"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가입기간 확대만으로 연금을 늘리는 것은 한계

한국 노인의 최소생활비 103만 원을 위해서는 기초연금을 받더라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최소 45% 이상 필요

*ILO, 안정된 노후보장을 위한 소득대체율 60%(40년 기준) 권고

**사회보장의 최저기준에 관한 협약 No.102(1952), 장애·노령·유족급여에 관한 협약 No.128(1967)

*OECD, 한국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현행 수준(46%) 유지 권고

**OECD 한국경제보고서 2016

 

#6

사회적 합의를 통한 소득대체율 인상

정부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2018년 국민연금 재정계산과 연계하여 사회적 합의하에 추진"

-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中

 

#7

가난한 노인의 나라, 더 이상의 연금 삭감은 막아야 합니다

이제 소득대체율 인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합시다

 

#8

온 사회가 함께하는 연금개혁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④ 모두를 위한 국민연금: 연금 사각지대에 몰린 사람들

To Be Continued

목, 2018/09/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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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건희의 자금세탁 의혹, 그대로 넘길 수 없다

‘08년 당시 정치·경제권력 최정점에 있었던 이명박·이건희에 대한 의혹
금융실명제 위반, 조세 포탈, 범죄수익 은닉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엄벌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 필요해
기재부와 금융위에 대한 종합감사 및 필요시 국정조사부터 시작해야


오늘(10/27), 2008년 당시 우리나라의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최고봉에 있었던 두 권력자의 자금세탁 의혹과 관련한 2건의 단독보도가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 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다스가 2008년에 다수의 차명계좌를 자기 명의로 불법 전환했다는 의혹에  대한 JTBC 보도(http://bit.ly/2i82nQs), 그동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하 ‘이건희’)의 차명계좌 실명 전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던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드디어 진실에 굴복해 2008년에 있었던 이건희 차명계좌의 실명 전환 과정을 재조사하기로 했다는 한겨레 보도(https://goo.gl/Ma6hPr) 등이 그것이다. 이들 단독보도들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두 권력자들은 금융실명제 위반, 조세 포탈, 범죄수익 은닉 등 다양한 범죄 혐의에 대한 책임 추궁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 두 사건이 우리나라 최고위층의 부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적폐로 규정하고, 국회와 정부는 힘을 합쳐 이 사건과 관련한 철저한 진상 규명, 책임자 엄벌 및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등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다스는 2008년 초를 전후한 어떤 시점에 그 이전까지 제3의 인물 명의의 차명계좌 형태로 존재하던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계좌 등 총 17인 명의의 43개 계좌, 금액 기준으로 약 120억원 상당의 재산을 “명의변경” 또는 “해지후 재입금”의 형태로 실명전환했다. 이것은 명확히 금융실명제 위반이다. 명의변경의 경우 은행은 원칙적으로 명의자를 금융계좌의 실소유주로 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명확한 별도의 증거 서류가 기존의 금융계좌와 관련한 계약의 증명력을 압도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함부로 명의변경을 해줄 수 없다. 또 설사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빙이 있어 명의변경을 해 주는 경우에도 그 이전까지 존재하던 개인 명의의 차명 계좌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 상의 실명전환 절차에 따라 이자 및 배당 소득에 대해 90% (주민세 포함시 99%)의 세율로 원천징수를 해야 하고(계좌의 개설 시기가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인 경우에는 금융실명제 실시 당시의 가액의 50%를 과징금으로 징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당해 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했어야 한다. 아직 자세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해당 은행이 이런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점에 관해서는 금융감독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해지후 재입금”의 경우에도 명의인이 정상적인 소유주였다면 그 재산이 다스로 넘어간 데에 대한 증여세 문제가 대두되고, 명의인이 단순한 명의대여자에 불과했다면 명의변경의 경우와 마찬가지고 금융실명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다.

 

한편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금융위는 2017년 10월 16일의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답변과는 달리 이건희의 차명주식이 실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금융실명법상의 처리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없는지를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이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기사에 따르면 아직도 금융위는 해당 차명 계좌를 금융실명제를 위반한 불법계좌로 볼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난 2013년에 발의된 다양한 금융실명법 개정안에 대한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실 심사보고서(2014. 5. 구기성 수석전문위원 작성) 제13쪽에 따르면, 금융위는 “2004년부터 차명거래 중 금융회사가 차명거래임을 알고 행한 거래에 대해서는 금융실명법상 실지명의가 아닌 금융거래에 포함되는 것으로 유권해석을 하여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따라서 지난 16일의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은 2004년부터 존재했던 금융위의 관행 자체를 부정하는 해괴한 발언이었다. 금융위는 원칙없이 상황과 자리에 따라 논리를 변화시키지 말고 국회가 제정한 금융실명법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이를 정확히 집행하여 금융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터진 이명박, 이건희 차명계좌 의혹은 금융위가 이 문제를 올바르게 처리하는가에 관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영역에서 과거에서 연유하는 잘못된 관행과 페습을 철폐하려는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많은 적폐가 농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금융권에서는 연일 터지는 대형 금융사고에 비해 그 적폐를 정당한 방식으로 처리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근본적인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이런 저런 궤변을 내세워 개혁에 저항하는 금융위가 커다란 걸림돌인 것도 사실이다. 다스의 주식을 19%나 소유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나 조세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국세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명박, 이건희를 둘러싼 최근의 의혹은 우리 정치권과 경제계의 대표적인 적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주목하며,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국회가 이 문제의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이 문제를 드러내는 데 앞장서 온 국회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기획재정부 및 금융위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이 문제를 철저하게 따질 것과, ▲필요할 경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권을 발동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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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7/10/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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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관련 시민사회·종교계 입장


파리바게뜨는 고용노동부의 직접고용 지시 이행하라
간접고용 문제 해결 없이 저임금불안정노동 해소 요원해

 

고용노동부가 제빵기사에 대한 불법파견을 확인하고 파리바게뜨에 제빵기사 5,378명의 직접고용을 지시했다. 파리바게뜨의 제빵기사에 대한 근로감독은 당사자와 국회에서 문제 제기한 내용을 고용노동부가 주무부처로서 직접 나서 해당 사안의 불법 여부를 확인한 결과이다. 관련 노동관계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을 뿐 실상은 만연해 있는 현실의 왜곡된 고용관계가 드러났다.


비정규직은 ‘나쁜 일자리’라는 문제를 넘어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야기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내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의 해소가 ‘사회적인 신분’으로까지 고착되고 있는 간접고용 문제의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구조를 해체하지 못하고, 드러난 일부 문제만 수습하는 수준에 머물게 될 것이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불법파견 해소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간접고용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다. 산업의 핵심적인 상품을 생산하는 제빵기사가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양자 어디에도 고용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왜곡된 고용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노동자를 지휘·감독하고 이를 통해 이윤을 얻으면서도 고용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려 한 전형적인 간접고용의 문제이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근로감독 결과를 두고 ‘법이 불합리하여 정상적인 경영을 불법으로 낙인찍었고, 이로 인해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이는 관련 노동관계법에 대한 몰이해에 불과하다. 사안의 본질은 제빵기사의 실질적인 사용주를 밝혀내고 사용주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음에 있을 뿐이다. 


시민사회·종교단체는 고용노동부의 이번 근로감독 결과를 환영하며, 파리바게뜨가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즉각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요구를 외면하고 사용자의 비용 절감과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구조를 옹호하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의 정당한 법적 조치조차 폄훼하는 일각의 행태는 중단되어야 한다.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의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간접고용 문제라는 엉킨 실타래를 푸는 첫 단계가 될 것이다. 우리 시민사회·종교단체는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문제를 지켜볼 것이며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여있는 간접고용 노동자와 연대해 나갈 것이다. 

 

공동성명 참가단체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 손잡고· 참여연대 · 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거제시비정규직지원센터,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 수원시비정규직노동자복지센터, 아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 안산시흥비정규노동센터, 영등포산선비정규노동선교센터, 우리동네노동권찾기, 울산동구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 충남비정규직지원센터, 한국비정규노동센터)·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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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9/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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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미취업자' 등식을 깨야 한다

청년 있는 청년기본법 제정을 위하여

 

민선영 청년참여연대 공동운영위원장 

 

'청년'이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시는지. 누군가에겐 캠퍼스 들판에 앉아 재잘거리는 대학생일지도, 꿈을 위해 모험을 무릅쓰는 용감한 창업가일지도 모른다. 혹 다른 누군가에겐 정반대로 창문 없는 고시원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일지도, 편의점에서 바코드를 찍는 파트타이머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상상 밖 현실로 돌아와 내 주변의 청년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비교해보자. 방금 전 머릿속으로 그린 청년과 어떤 괴리감이 느껴지지는 않았을까. 

 

적어도 정책 대상으로서의 청년과 실제 청년 사이의 괴리감은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만큼 멀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2004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첫 정책인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을 시작으로 2017년 일자리위원회까지 청년을 미취업자로만 정의내린 시간이 존재한다. 청년의 어려움은 고용, 주거, 부채, 교육, 문화 등 보다 복합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청년의 신음소리가 곳곳에서 선명하게 들려오는데도 그 원인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며 그 해결책 또한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것이란 지극히 단순한 사고가 10년 넘게 청년 정책의 원리를 구성하고 있다. 동시에 그러한 정책이 정작 당사자의 효능감 상승과 실업률 해소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10년 넘게 확인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청년에게는 고용 정책 말고도 굳이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일까. 수많은 세대에서, 심지어 청년 당사자마저도 왜 하필 '청년 세대를 위한 종합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이 질문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하나는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과 노인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청년 세대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먼저 정책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청년 세대가 마냥 최우선이 될 수는 없다는 점과 청년이 다른 약자 세대에 비해 자기회복 능력이 비교적 높다는 점에 공감한다. 그래서 청년이 여러 세대 중 가장 아픈 세대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다. 그저 당연히 아플 수 있는 세대임에 공감해달라는 것뿐이다. 

 

청년 당사자 중엔 아픈 감각에 무뎌져 있어 정책의 필요성을 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몸에 난 상처는 눈으로 금방 확인할 수 있어 어디가 아픈지 바로 알아챌 수 있지만 사회가 입힌 상처는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없어 빨리 깨닫기 힘들다. 환부가 어디인지 알아내더라도 노력을 하면 스스로 극복해낼 수 있다는 착각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제도권 교육을 통해 사회는 정글과 같은 곳이니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자생존이 답이라고 배워왔으니 도움을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당연하다.

 

청년기는 고정되어 있는 정체성이 아니라 삶에서 누구나 한 번은 겪고 지나가는 단계적 정체성이다. 청년기에 겪는 성장통은 안정적인 중년기로 넘어가기 위한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성장 없는 통증이 지속되면 제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다. 저성장과 불경기라는 시대적 고통의 원인을 청년이 제공한 것은 아니기에 청년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확실한건 이 시기의 어려움이 지속되면 그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생애주기는 자연스레 무너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의 정의라 함은 다음 세대로의 이행을 보장해줄 수 있는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새 일자리를 구하는 것의 어려움, 새 집을 마련하는 것의 막막함, 새 가정을 꾸리는 것의 두려움 앞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미조직된 청년은 제도 안에서 당사자로 존재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 밖에서 훌륭한 미사여구로 존재했다. 저성장과 불경기로 일컬어지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대통령의 개혁 의지는 연설 한 번에 '청년'이라는 단어를 32번, 33번씩 언급하며 호소력을 더했다. 공공기관마저 자유로울 수 없는 성과연봉제, 신규채용 없는 임금피크제, 주거지원이랍시고 만들어지는 기업형 임대주택 등이 '청년'이라는 훌륭한 수식어를 통해 이루어진 것들이었다.

 

더 이상 '청년'이라는 이름을 미취업자와 등치시킬 수는 없어서, 경제발전의 수단이 아닌 사람답게 살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하고 싶어서, 주객전도된 문장에서 주어 자리를 되찾는 일을 시작하려 한다. 바로 '청년기본법안'이다. 현재 6개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지만 정책 당사자 없이 만들어진 법안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청년이 직접 모이기 시작했다. 최근 지역마다 만들어지고 있는 청년정책네트워크, 그리고 이와 함께 하는 청년단체들의 움직임이 바로 그것이다. 청년기본법안의 기본 원리는 다음 세대로의 안전한 이행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청년이 겪고 있는 다면적인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는 종합정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그 삶을 살고 있는 당사자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서 구현 가능하다. 그 동안 당사자를 배제한 채 관이 주도해 만든 정책은 본래 취지가 왜곡되거나 갑작스러운 문제에 미숙한 대처를 보이며 실패해왔다. 청년기본법 제정이 청년과 동행해야 하는 이유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청년기본법안에 정의는 어떻게 명시할 것인가, 정책의 기본계획은 어떻게 잡을 것인가, 이 과정에서 청년 당사자가 존재할 수 있는가, 거버넌스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청년정책담당관은 배정되어 있는가, 민관과의 협치 구조는 마련되어 있는가.

 

그 밖에도 아직 풀지 못한 채 쌓아둔 쟁점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지금은, '자기네만 잘 먹고 잘 살아보겠다는 이기적인 세대'라는 오해의 시선이 아닌 '미래사회의 공정한 원칙을 함께 만들어갈 동료 시민'이란 애정 어린 시선과 환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금, 2017/10/1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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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문재인정부는 탈핵에너지전환 중단 없이 추진하라!

 

오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에 대한 후속조치가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먼저 국무회의를 앞두고 대통령이 발표한 입장발표에서 그동안 신고리 5,6호기로 인해 피해를 입고, 여전히 핵발전소의 불안 속에 살아 가야하는 밀양과 울산, 부산, 경남 지역 주민들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는 것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재인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만이 아니라, 53.2%의 시민참여단이 핵발전소 축소 의견을 선택했음을 다시 한 번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이 약속한 탈핵에너지전환 정책은 이제 더 이상 후퇴해서는 안된다. 일부 야당들이 국민의 뜻을 폄훼하며, 대책 없이 탈핵에너지전환의 길을 흔드는 것에 대해서도 엄중히 경고한다.

 

문재인정부는 다음 정부로 짐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임기 내에 실질적으로 핵발전소 축소와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더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그동안 미뤄왔던 노후핵발전소의 수명연장금지 및 조기폐쇄를 통해 핵발전소를 줄여나가야 한다. 또한 대통령이 발표한 계획 중 핵발전소의 백지화 및 지정고시 해제 절차가 조속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밀양, 청도 등 초고압송전탑 피해주민, 핵발전소 주변 방사능, 갑상선암 피해주민들에 대한 대책 역시 필요하다. 가동, 건설 중인 핵발전소는 다수호기안전성평가, 지진위험재평가 및 최신안전기준 적용 등을 통해 안전성 강화 대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결정이 우리세대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 위험과 부담을 더 지워준 것에 안타깝고 아쉽다. 하지만 다수의 국민들이 탈핵에너지전환의 길을 선택한 만큼, 국민들과 함께 그 길을 더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7. 10. 24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

화, 2017/10/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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