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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 폭우로 큰 수해를 입은 북한 황해남북도의 실태 – 유엔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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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 폭우로 큰 수해를 입은 북한 황해남북도의 실태 – 유엔보도

익명 (미확인) | 토, 2018/09/08- 11:59

편집자 주: 8월말 큰비로 인해 황해남북도에 큰 수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유엔의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신속히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여 전세계에 실상을 알려 왔다.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가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북한의 자연재해에 대하여 남한 사회가 도울 수 있는 방도와 경로는 없는 것일까? 북한이 이미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미사일 엔진실험실과 발사대를 해체한 만큼, 북한동포가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서 이번 수해를 계기로 유엔안보리의 북한에 대한 무자비한 제재에 대한 완화조치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마침 정상회담차 9월 18-21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시, 북한당국이 동의한다면 수해현장을 돌아보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칼럼_180908

개요

8월 29일과 30일, 48시간동안 지속된 끈질긴 호우로 북한 남서부 지방인 황해북도와 황해남도에서 갑작스러운 홍수가 발생했다.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10,700명에 육박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발표된 사망자수만 최소 75명이며, 수백명 이상이 부상을 입거나 실종되었다. 앞으로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황해남북도 내 수천만개의 주택이 홍수로 인해 손상되거나 완전히 망가졌고, 주민들은 모든 가재도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건물과 유치원은 물론 철도,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까지 훼손돼 많은 지역이 접근이 접근하기조차 어려워졌다.

 

긴급 요구

최초 조사 결과, 식량, 영양공급, 보건, 식수 및 위생, 이재민 보호소, 재난위험축소가 긴급하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난위험축소의 경우, 이미 피해를 입은 마을이 추가적인 호우와 홍수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북한 정부의 보고에 따르면 황해북도와 황해남도의 농경지 중 17,000 헥타르가 홍수로 타격을 입었다. 곧 수확을 앞두고 있었던 많은 농작물이 홍수에 휩쓸려 간 결과, 식량생산에 끼칠 악영향과 북한주민의 장기적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칼럼_180908(1)

 

칼럼_180908(2)

칼럼_180908(3)
UN이 공식적으로 본 지도에 표시되는 경계선과 지명을 지지 또는 동의하는 것은 아님. 2018년 9월 북한정부가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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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위기론, 언제까지 끌고 갈 건가


한반도 4월 위기와 대통령 선거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예고된, 예측된, 한반도 2017년 4월 위기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한국 내 주요 행위자들은 이 예고된 위기를 예측하려 하지 않았다.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의 탄핵 국면에서 사실상의 무정부 상태가 예견되었다면, 그 시점에서 다가올 4월 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은 대통령 후보와 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하는 정당 또는 사설 캠프의 몫이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집합적 침묵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다가올 위기에 대한 인식과 행동이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서해 상 북방한계선(NLL)의 포기 여부를 둘러싼 쟁점처럼, 안보가 선거 쟁점이 되면 정치적 중력이 오른쪽으로 향한 경험은 야당 후보들이 이 위기를 외면하게 한 결정적 요인이었을 것이다.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이 이루어질 때마다 반복되는 한반도의 4월 위기이지만, 2017년 4월 위기는 그 이전과 질적으로 다른 모습이었다. 2017년 4월 위기의 구조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이지만 그 위기를 만든 행위자들의 상호 과정에 대한 복기가 필요하다. 한국의 새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라는 제도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5월 9일 선거 직후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임기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2002년 10월 미국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에 의한 핵 개발 의혹을 제기하면서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를 파기하게끔 한 이른바 제2차 핵 위기와 함께 시작한 노무현 정부가 직면했던 것만큼 강한 구조적 제약 속에서 새 정부는 대북 정책을 포함한 외교 안보 정책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

 

첫째, 북한은 2016년 1월 신년사에서 "자강력 제일주의"를 언급하고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1월 "수소탄 실험"과 9월 "핵 탄두 실험"을 했다. 북한은 더 이상 핵 실험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핵 국가에 근접하고 있다. 북한은 10여 년에 걸쳐 핵 실험을 지속하고 있지만, 파키스탄은 1998년 5월 이틀에 걸쳐 여섯 번의 핵 실험을 한 후 핵 국가가 된 바 있다. 2017년 1월 신년사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핵 억제력의 한 구성 요소로 미국 본토를 핵 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마감 단계"라고 주장했다. 2016년 11월 북한은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 민간 전문가와의 접촉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파악하기 전에는 북미 관계를 해칠 수 있는 행동을 취하지 않겠지만, 2017년 한미 합동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은 예외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은 2015년 1월부터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의 중지와 자신들의 핵 실험 임시 중지를 교환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은 2017년 1월 신년사에서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이 계속된다면, 핵 능력 및 "선제 공격 능력"의 강화로 대응할 것임을 언급했다.

 

둘째,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2월로 예상된 북미 접촉이 무산되었다.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의 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사건이 북한 외교관의 미국 방문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의 원칙은 공약에서 드러난 것처럼,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재균형 정책이 적절한 대응이었지만 미국의 군사적 힘이 동아시아 지역에 투사되지 못했고, 대북 정책이었던 이른바 전략적 인내가 지역의 불안정을 제공하고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 운운에 대해 트럼프는 "그런 일 없을 것"이란 대응했다. 2017년 3월 북한은 미국이 힘에 의한 평화를 추진한다면, 핵 능력을 강화하는 "힘의 균형"으로 대응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셋째, 북한의 핵 능력 강화와 힘에 기초한 대외 정책을 추구하겠다는 미국의 신임 행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한반도 위기의 새 구조를 만든 또 다른 요인은, 탄도미사일방어체계 가운데 하나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국에 배치하겠다는 한미의 결정이었다. 2016년 7월 6일 북한은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3년여 만에 한반도 비핵화를 의제화하면서 그 조건으로 "핵 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선포하여 한다"는 제안을 했고, 우연이겠지만 7월 8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 차원에서 사드 배치 결정이 이루어졌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은 핵 군비 경쟁을 제어하기 위해 탄도미사일방어체계를 금지하는 합의를 했지만, 2002년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이 합의를 폐기했다.

 

미국은 냉전 시대와 같은 힘의 균형이 아니라 힘의 우위를 추구하기 시작했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는 그 정책의 연장이었다. 탄도미사일방어의 속성상 정보 공유가 필요하고 따라서 사드 배치는 한미일 삼각 군사 협력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 배치가 전략적 균형을 해치는 정책이라 반발했다.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판단한 중국은 한국에 대해 비관세 장벽을 이용한 경제 제재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2017년에 들어서 북한은 한미 합동 군사 훈련과 더불어 사드 배치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고, 대륙간탄도미사일에 근접해 가려는 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북미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북한의 6차 핵 실험 가능성이 언급되고 미국의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까지 선택지로 고려된다는 발언조차 나올 즈음인 2017년 4월 7일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그러나 공동 성명과 공동 기자회견조차 없었다. 한반도 위기에 대한 미중 정상의 대화도 공표되지 않았다. 미중 정상회담의 와중에 시리아 공습을 결정했던 트럼프 행정부는, 정상회담 직후인 4월 8일 핵 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호를 한반도로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를 야기할 수도 있는 결정이었다. 이틀 후 트럼프조차 무적함대를 한반도로 파견하겠다고 말했지만, 칼빈슨호는 4월 15일 인도네시아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었다.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이 거짓말을 한 이유를 알 길은 없지만, 트럼프의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한반도를 전쟁 위기에 근접하게 했다. 또 다른 항공모함인 니미츠호가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는 의도된 오보를 생산하면서 한반도 전쟁 위기를 생산한 또 다른 주체는 일본이었다.

 

중국이 미국의 이 거짓 결정을 인지했는지도 알 길이 없지만, 중국은 긴장을 조성하는 관련 행위자들의 자제를 요구하면서, '쌍궤병행'으로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체결의 동시협상, '쌍중단'으로 북한의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과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의 중단이란 제안을 들고 나왔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중국의 한반도 문제 해결의 원칙이 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4월 12일 미중 정상의 통화가 이루어지면서,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대신 핵 문제 해결을 중국에 책임 전가(buck-passing)하는 방식의 교환이 보도되기도 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반도 핵 문제를 연계하는 방식이 사실인지를 또 알기 어렵지만, 미중이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새로운 균형점을 마련하려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4월 14일 북한 외무성 부상 한성렬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택한다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전달했다. 핵 추진 항공모함이 한반도 수역에 진입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4월 15일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고 "최고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로 명명된 새로운 대북정책을 수립했음을 알렸다. 4월 17일 한국을 방문한 미국 부통령도 전략적 인내 시대의 종언과 더불어, 한미가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맞서기 위해 재래식 또는 핵 무기의 사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리고 미중 정상이 "비핵화된 한반도"에 대한 약속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발언도 했다. 한미 FTA "개혁"(reform)은 그 대가로 미국이 한국에 언급한 교환 품목이었다. 미중 관계처럼, 한미 관계에서도 안보와 경제의 교환이 트럼프 행정부 대외 정책의 한 형태가 될 것임을 예견케 한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이 북한의 미사일실험을 교란하는 사이버 전쟁과 유엔을 매개로 한 다자적 제재와 같은 강압이었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의 압박과 관여"에서 초점은 "최고"와 "관여"에 있을 것이다. "최고"는 군사적 선택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과 중국에 대한 압박을 통한 북한에 대한 압박을 의미하는 것이고, "관여"는 그 이중 압박을 통해 북한의 대외 행동이 변한다면 대화와 협상의 길로 갈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4월 23일 현재 서태평양에서 일본 자위대와 공동 훈련을 하고 있다. 빠르면 4월 25일 즈음 한반도 해역에 진입할 예정이다. 중국에는 원유 공급의 중단과 같은 북한의 "경제적 생명선"(economic lifeline)을 지렛대로 북한의 행동 변화를 강제하라 요구하고 있다. 중국도 일단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따라 북한에 대한 압박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 언론에는 미국이 북한의 핵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극단적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한미 지상군의 38선을 넘는 것은 불가하다는 전제 하에서다. 즉 북한이 한미의 영토가 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중국의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북한을 적시하지 않고 관련 당사국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공식적 입장을 밝힌 상태다. 북한은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주변국"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중국의 압박을 비판하고 있다. 동해로 진입할 칼빈슨호를 수장시키겠다는 위협과 함께다.

 

4월 말은 한반도 전쟁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점이다. 미중의 교환이 성립된 조건 하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도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고 향후 미중의 협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국면에서, 중국과 북한의 비밀접촉과 서로의 교환 품목이 전쟁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관건이다. 북미의 말의 공방이 극한에 이른 2017년 4월 위기의 국면에서는, 북한이 치킨게임의 겁쟁이가 되는 협력의 길이 아니라 완전한 핵 국가로 진입하는 6차 핵 실험과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과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면, 항공모함을 수장시키겠다는 북한의 발언에 한 발 물러서서 국무부 대변인의 입으로 군사적 충돌을 하지 않을 거고 북한을 위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던 미국이 겁쟁이가 되지 않으려 하면, 한반도 전쟁이다.

 

대통령 후보들의 대북 정책을 포함한 외교안보 정책에는 한반도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구체적 경로가 담겨 있어야 했다. 예고된, 예측된 4월 위기는 그 해법을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사전에 4월 위기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침묵했지만, 필요하다면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에서 나름의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을 할 수도 있겠다.

 

어떤 후보도 세계 10위권의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음에도, 국방비의 축소와 국방비의 복지비로의 이전을 말하지 않는다. 모든 후보가 국방비 증액이 불가피한 정책을 제시하는 대통령 선거다. GDP 대비 국방비를 OECD 평균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빈말조차 없다. 북한의 핵 무기뿐만 아니라 2016년 현재 6자회담 참여국인 미국 1위, 중국 2위, 러시아 3위, 일본 8위라는 현실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약소국인 한국은 군사비의 한계효용을 그 어떤 국가보다도 고민해야 함에도 그렇다. 힘에는 힘으로 맞서야 한다는 본성의 목소리를 이성적으로 거부하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표를 얻어야 하는 후보들이 대중의 마음을 거역하는 설득의 목소리를 내기란 쉽지 않다. 2017년 4월 위기에 대한 지체된 대응인, 4월 23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담대한 한반도 비핵평화구상도"도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징후가 포착되면 선제타격을 하는 '킬체인'과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독자적 방어체계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핵의 부정적 효과다.

 

비핵화 프로세스가 부재한 조건에서 발생한 4월 위기는, 안보 경쟁일 뿐만 아니라 서로가 안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게임이 서로의 안보 이익을 감소시키는 안보 딜레마의 전형이다. 이 안보 딜레마에서 탈출하는 방법이 한반도적 맥락에서는 비핵화 프로세스다. 비핵화에 모두 동의하지만, 각 정당의 후보들은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 서로 다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안보 딜레마를 가속화하고 일상화하는 선택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반도 핵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도를 찾고자 한다. 사드 배치의 확대는 물론 미국도 동의하지 않는 전술핵 배치까지 언급하고 있다. 미국의 핵 전력을 한미 공동자산으로 만들겠다는 발상도 공약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핵 경쟁의 가속화는,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핵 전쟁의 문턱까지 가서 한쪽이 겁쟁이가 될 때,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리게 된다. 안보 딜레마의 일상화는 전쟁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물론 미중에 경제적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정책이다. 한반도 핵균형의 확보는 북한을 사실상의 핵 국가로 인정하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자강안보"를 내세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016년 9월 북한의 5차 핵 실험을 이후 한반도 정세가 변했다는 이유로 사드 배치 반대에서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 비슷하게 안보 경쟁과 안보 딜레마를 가속화하는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둘째, 우회적이지만 남북한의 기능주의적 협력으로 안보 딜레마의 해결을 시도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평화경제론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는, 개성공업지구 재가동과 같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동의하는 정책이다. 반면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비핵화의 진전 없이 개성공업지구 재개 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처럼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낮은 단계의 남북 교류도 비핵화와 연계하려 하고 있다. 비핵화와 남북 교류를 분리·병행하려는 시도가 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4월 위기와 같은 국면이 지속된다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최소한 비핵화 프로세스의 입구에 진입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담아야 한다. 이 길의 이면 장치인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한 한국 역할론이 작동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한국이 비핵화 프로세스의 입구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4월 위기의 국면에서 답은 제시되지 않았다.

 

셋째, 안보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 북한 정권의 교체도 한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내파든 외파든 상상할 수 없는 정치경제적 비용의 지불은 물론 그 효과도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나 바른정당도 북한의 실질적인 개혁·개방 정도를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안보 딜레마에서 탈출하기 위한 제도적 해결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년 전인 2016년 4월 북한이 다시금 한미가 합동 군사 훈련을 중단하면 핵 실험을 중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제안을 했을 때, <중앙일보>에는, "한미연합군사력이 충분한 대북 억지력을 갖추고 있"는 조건에서 이 교환이 한미에게도 불이익이 아니고, 한반도의 평화를 생각한다면 이 교환 이후 북미 수교, 평화 협정으로 이어지는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칼럼이 게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교환 제안을 한미는 수용하지 않았다. 2017년 4월 위기 전 북미 접촉이 있었다면 이 교환이 의제화되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강한 안보"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자강안보"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4월 위기의 국면에서 그 길을 갈 수 있는 입구에 대해 침묵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만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합동 군사 훈련 중지를 교환하는 방식에 동의했다. 그러나 논쟁의 의제가 되지는 못했다.

 

2017년 4월 말 현재 한미는 한반도 전 해역에서 핵 잠수함과 핵 항공모함, 미사일순양함 등을 동원한 최고 강도의 무력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치킨게임에서 한발 물러나 겁쟁이가 되는 것이 용기 있는 행위이고, 현재의 핵 능력으로도 미국과 유리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북한의 핵 동결 선언이 4월 위기 이후 양자, 다자협상에서 유리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4월 위기의 국면에서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은 한국의 동의 없는 전쟁 반대 정도의 구호에 머물고 있다. 한반도 평화의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한미 동맹의 관성을 제어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한국의 역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만큼이나 한미 동맹의 조정이 필요하다. 미국발 한미동맹의 조정 가능성도 한국에는 기회다. 예를 들어 사드 배치 여부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입구를 찾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4월 위기에서 북한이 미중이 설치한 금지선을 넘지 않는다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처럼, 관여 정책에 필요한 대화와 협상의 국면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새 정부가 취임할 즈음이다. 한국의 새 정부가, 사실 그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한 선택지이기도 한 안보 딜레마를 일상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갈등 당사자들을 함께 앉게 할 수 있는 비핵화 프로세스의 입구를 제시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관련 당사국이 공유할 수 있는 공동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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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7/04/2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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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요청] “‘핵과 전쟁 없는 세상의 날’을 시작하자!” 히로시마 원폭 투하 72주기 기자회견 - 일시/장소 : 8월 5일(토) 13:00 청와대 분수대 광장 히로시마 원폭 투하 72주기를 하루 앞둔 8월 5일(토), 노동당은 오후 1시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월 6일을 ‘핵과 전쟁 없는 세상의 날’로 삼을 것을 제안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 핵무기와 핵발전소 등 모든 핵 반대 ▲ 사드 배치 철회 ▲ 미일 제국주의 전쟁 책동 중단을 주장합니다. 이 기자회견은 노동당, 노동당 서울시당 녹색위원회, 평등노동자회, AWC 한국위원회, 인권네트워크 사람들이 함께합니다. 자세한 내용 보러 가기>> http://www.laborparty.kr/1736972 #노동당 #히로시마 #탈핵
금, 2017/08/0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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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John Bolton Really Is That Dangerous”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를 경질하고 존 볼턴을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앉혔을 때 사설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존 볼턴은 공공연히 “북한에 대한 선제 폭격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정당하다”고 외치는 강경파 중의 초강경파다. 미국이 힘으로 세계질서를 좌지우지해야 한다고 믿는 ‘네오콘’의 핵심으로 꼽혀 왔다. 북·미 정상회담을 두 달여 앞두고 이런 인사를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자리에 앉혔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임명 직후 그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얘기했던 것은 다 지나간 일”이라고 했지만 믿는 사람은 적었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일까.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혔을 때 볼턴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볼턴 보좌관 그룹이 대북 정책을 두고 의견차를 보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이를 두고 “네오콘의 승리”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정상회담 취소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였던 북·미 간의 상호 비방 역시 볼턴이 출발점이었다. 그는 언론인터뷰에서 “북한 핵무기를 테네시주로 가져가야 한다”며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다. 그에 대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은 담화문에서 “지난 기간 조미(북·미) 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턴과 같은 자들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격분을 토로했다. 김 부상은 볼턴을 세 차례나 언급했고 “조미수뇌회담 재고려”까지 꺼내들었다. 여기에 펜스 부통령의 도발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비난이 이어지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수렁에 빠지는 듯했다.

다행히 북한이 김계관 명의 담화문으로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북·미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재차 표명한 2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6월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언제든 볼턴과 같은 초강경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지 늘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반도의 운명이다. 당장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까지는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미국 일방주의 외교의 전형

 

볼턴은 1948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소방관이었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였는데 주로 노동계급 이웃들 틈에서 자랐다고 한다. 소년 시절부터 보수주의에 매료됐던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여 1964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배리 골드워터 선거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예일대에 진학한 그는 1970년 최우수 등급(숨마 쿰 라우데)으로 졸업한다. 이어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해 법무박사(JD) 학위를 받는다.

예일대에 재학 중이던 1969년 볼턴은 베트남전 징병 추첨에서 징집 대상으로 뽑힌다. 그러나 그는 징집 명령이 떨어지기 전 메릴랜드 주방위군으로 입대한다. 당시에는 월남전 파병을 기피하기 위해 주방위군에 지원하는 일이 많았다. 그는 훗날 “나는 동남아의 논바닥에서 죽기 싫었다. 베트남전은 이미 패배했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전쟁광’으로 꼽히는 그가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며 아직까지도 비난받는 대목이다.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볼턴은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공화당 정권에서 활동했다.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후보 측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하면서 플로리다 주 개표 논란에 대응하며 맹활약했다. 이 공로로 부시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2001~2005년)을 맡았다. 이때 이라크전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전쟁을 정당화하는 정보를 퍼뜨렸다. 미국 정보기관이 이라크에 대량 살상 무기가 있다는 증거를 입수했다는 사실을 유포한 것이다. 이 주장은 나중에 허위로 밝혀졌지만 볼턴은 이후에도 이라크전은 옳았다고 계속 주장했다.

괄괄한 성격에 무자비한 관료적 승부 기질을 가진 볼턴은 국무부 내부에서도 분란을 일으켰다. 정당한 지적을 하는 부하 직원을 파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딕 체니 부통령 등 실력자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용해서 하고 싶은 일을 관철하는 등 독선적 행동을 일삼았다. 때문에 상관이었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수석 참모회의에서도 배제했다. 훗날 볼턴의 유엔 대사 지명에 이뤄졌을 때 공화당 의원들은 파월 전 장관에게 그의 자질을 물었다. 파월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정책 사안에서도 같이 일하기 벅찬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볼턴은 결국 유엔 대사 지명에서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하고 휴회기간을 통해 변칙 임명됐다.

볼턴은 북한과 악연이 깊다. 북·미 제네바 합의가 붕괴되고 2차 북핵위기가 불거지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4년 북한과 미국은 경수로 발전소, 중유 제공과 핵개발 포기를 맞바꾸는 제네바 합의를 맺는다. 제네바 합의는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의 방북 과정에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격 파기된다. 이 사실은 <USA투데이>에 실리면서 기정사실화됐는데, 이 정보를 볼턴 쪽에서 유출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는지는 지금까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제네바 합의 파기를 위해 볼턴만큼 열심히 한 사람이 없었다”(뉴욕타임스)는 건 사실이다.

2002년 1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도 볼턴과 무관치 않다. 북한을 겨냥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입안한 것도 볼턴이다. 2003년 볼턴은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북한을 지옥 같은 악몽의 나라로 만든 폭군”이라고 말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인간쓰레기며 흡혈귀”라는 비난을 받았다. 북한은 2003년 제1차 6자회담을 앞두고 볼턴이 미국의 수석대표로 나오면 상종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볼턴은 결국 협상장에 나올 수 없었다. 볼턴은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을 때 유엔 대사로 있으면서 북한을 완전 봉쇄하는 대북 제재안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유엔 대사를 지냈지만 정작 볼턴은 유엔을 ‘회색지대’ 정도로 폄하하며 ‘미국 일방주의’ 외교의 전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힘을 통한 국제문제 해결만이 가능하며, 미국의 외교정책이 유엔이나 국제협약의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란 핵문제는 폭격이나 정권교체로만 해결 가능하다” “전쟁을 해서라도 중국을 주저앉혀야 한다”는 발언에서 그의 극단성이 느껴진다. 폭스뉴스 해설자로 활동하고 우파 성향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이슬람 혐오 음모론을 펴고 반이슬람 단체들을 지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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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일보

 

볼턴을 임명한 트럼프의 속내는?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볼턴을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 앉혔을까. 더구나 볼턴 임명 전 주에는 역시 온건파로 불리는 렉스 틸러슨을 해임하고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를 국무장관에 지명하기도 했다.

볼턴은 트럼프 정부 출범 당시부터 국무장관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트럼프가 그의 ‘콧수염’을 싫어했기 때문에 기용하지 않았다는 설이 나왔다. 물론 부시 행정부 시절 고위관리를 지낸 이들 상당수가 임명에 반대한 것이 더 큰 이유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고집스러워 보이는 콧수염이 오히려 북한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은 아닐까. 전문가들은 볼턴 기용이 북한에 대한 ‘경고’라고 말한다. 볼턴을 배경에 세워놓는 것만으로도 북한으로서는 인상을 쓰고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는 “만약 트럼프와 김정은 회담이 실패할 경우 볼턴은 즉각 이를 북한을 공격할 근거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대통령이 국무부와 국방부를 포함한 모든 국가안보 기관의 견해를 고루 듣고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 한편으로 대통령의 명령을 각 기관에 전달하기도 한다. 존 볼턴은 임명 직후 인터뷰에서 “내 역할을 정직한 중재자로 본다”고 말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없다. 역대 국가안보보좌관들은 막강한 비공식적인 힘을 행사했다. 존 볼턴이라면 더욱이 믿기 어렵다.

다만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갑작스러운 회담 취소 선언이 보여주듯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무엇인지는 그 자신 외에 아무도 알기 어렵다. 볼턴의 방식이라면 ‘선 비핵화 후 보상’이 맞겠지만 트럼프는 단계적 해법도 수용할 수 있다고 나오고 있고 북한도 “트럼프 방식을 은근히 기대했다”고 맞장구친 상태다. 오히려 볼턴이 자기 의견만 강하게 내세울 경우 단명한 트럼프 정부의 다른 인사들처럼 되기에 십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참고자료

[wikipedia] John R.Bolton

[시사저널 2005.5.12] 누가 존 볼턴 좀 말려줘요!

[시사인 2018.4.12.] 핏대 올리던 존 볼턴 ‘정직한 중재자’ 될까

[신동아 2018.4.25.]‘김정은 천적’ 존 볼턴

[국민일보 2018.3.27.]‘정말 위험한’ 존 볼턴

[한겨레 2018.5.21.] 존 볼턴

[한겨레 2018.5.16.] 강경한 존 볼턴… 반격한 김계관

[중앙선데이 2007. 4. 29] “럼즈펠드는 행정부서 만난 가장 무례한 사람”

[프레시안 2018.5.25.] 문정인 “북미 정상회담 취소는 네오콘의 승리”

[허핑턴포스트 2018.3.23.] 트럼프의 새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은 이렇게 극단적인 인물이다

[뉴시스 2018.3.23.]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존 볼튼은 누구?

 

월, 2018/05/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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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칼럼은 한겨레신문(2017. 1. 25)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 최고의 스타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결국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구속되었다. 그는 두 번의 장관과 정무수석까지 역임했으며, 국회의원, 씨티은행 부행장, 김앤장 변호사, 사법시험 합격, 서울대 외교학과의 이력을 가진 한국 최고의 엘리트였고 100억대 재산가이다.

안민석 의원은 청문회 석상에서 거짓말을 하던 그를 “용서할 수 없는 악녀”라고 공격했지만, 그와 사시 동기인 이정렬 전 판사는 그가 ‘강남 8학군에서 곱게 자란 모범생’이라고 기억했다.

아마도 과거의 그를 잘 알고 있는 이정렬의 판단이 맞을 것이다. 우리는 “왜 그런 모범생들이 이러한 희대의 범법 행위를 버젓이 자행했는가? 왜 수재이자 법전문가 조윤선, 김기춘, 우병우 등이 헌법 위반 행위를 밥 먹듯이 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가?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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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는 근대 한국에서 능력주의와 실적제 관료제를 지탱한 힘이었다. 또한 법조인은 근대적 직업 정치인이 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고시 출신들은 특권을 누리고, 반칙을 일삼으면서 시민 위에 군림해왔다. 지금의 헬조선은 고시 출신 지배엘리트들의 도덕적 타락이 큰 몫을 했다. 왼쪽부터 조윤선, 김기춘, 우병우, 홍만표. 모두 사법고시 출신이다.

한국은 법조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법조인들의 정치 참여는 지나치다. 20대 국회에서도 전인구의 0.05%도 안 되는 법조인이 15%인 49명이다. 지난 19, 18, 17대 국회에도 그랬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 대선 후보 물망에 오른 인물들 대부분도 고시 출신들이다. 고시에 합격해서 판검사, 고위공무원, 외교관 일을 한 사람들이 머리가 우수해서 국가의 일을 잘 처리할 것이라고 한국인들이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조윤선이나 김기춘, 우병우 말고도 홍만표 등 법치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법조인들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수많은 비리, 범법에 연루된 일을 기억한다.

한국인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다. 법조인으로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법조공화국 한국의 정의 수준은 참담하다.

왜 그럴까? 사법시험은 로스쿨로 바뀌고 있지만, 한국형 입시 제도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명문대, 고시 합격의 이력을 가진 한국의 엘리트들은 학생 시절부터 특권을 의식하면서 자란다. 한국에서 전쟁과 같은 시험과 수없이 반복되는 ‘등급 매기기 경쟁’을 거쳐 승자를 선택하고, 시험의 승자는 무조건 우대받는다.

이 전쟁의 승자는 가정, 학교, 사회에서 모든 주변 사람들로부터 특별대우를 받고, 자신은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언제나 생각하면서 산다. 그래서 부정한 부와 권력도 마땅한 대우를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시험, 엘리트 선발 제도의 승리자들은 대체로 입시형, 고시형 인간이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시험 점수에 들어가지 않는 정의감, 공감 능력, 도덕성을 학습할 기회가 없었다.

일제 식민지 이후 지금까지 한국의 교육과 시험 제도는 자신과 가족의 이익을 위해 권력에 복종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을 얕잡아 보며 주변의 고통에 둔감한 이런 인간을 길렀다. ‘가문에는 영광’, ‘국가와 사회에는 재앙’이었다.

이런 교육, 시험 제도에서는 승리자일수록 이기적이 되기 쉽다. 그래서 “배우면, 왜놈 종노릇하기 쉽다”고 보면서, “종노릇해도 무식한 놈은 죄라도 덜 짓지 유식한 놈은 유식한 만큼 죄를 더 짓는 것이고 나라를 더 잘 팔아먹더라”라던 일제 강점기 선비들의 말이 연상된다.

생업을 팽개치고 세월호 아이들을 구조하러 간 (고) 김관홍 잠수사는 청문회 석상에서 “잠수사이기 이전에 국민이기 때문에” 현장에 달려갔다고 답하면서, “저희는 당시 상황이 뼈에 사무치고 기억이 다 나는데, 왜 사회지도층이신 고위 공무원께서는 왜 기억이 안 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국민으로서 도리를 다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졌지만, 희생자 구조를 책임진 명문대, 고시 출신 고위 공무원들은 오직 부인, 책임회피의 언어 기술자로서의 모습만 보여주었다.

오늘 우리는 박근혜 게이트의 하수인들과 ‘노가다’ 김관홍 잠수사의 삶을 대비해 보면서 입시형, 고시형 인간을 범죄자로 만드는 한국의 교육, 엘리트 충원 제도의 총체적 실패를 본다.

“박근혜에게 속았다”고 분개하는 가난한 노인들은 오늘 입시형·고시형 인간 반기문을 환영한다. “그들은 당신 같은 사람에겐 관심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한국 교육 제도의 판을 갈아야 한다. 공무원 충원, 국회의원 선거 제도도 바꾸어야 한다. 이웃과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지도층을 길러내지 않으면 헬조선 탈출이 어렵다.

수, 2017/01/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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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사)다른백년의 고정 필진으로 참여합니다. 여기서 부정기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할 것입니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실린 글(중국의 꿈’은 미국인가’)을 저자의 요청에 따라 전재한 것입니다.)

얼마 전에 어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남경에 다녀왔다. 거기서 안내를 해주는 학생에게 그 유명한’부자묘(夫子廟)’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도심이 아닌 외곽의 옛 정취가 남아 있는 찻집에서 차라도 마시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남경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명나라 때까지 ‘금릉(金陵)’이라 불렸던 ‘남경’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연구를 해왔다. 도쿄대학(東京大学)과 하버드대학에서 중국문학을 공부했을 때 남경을 무대로 지어진 시를 많이 읽었다. 17세기의 산문 잡기에 등장하는 진회하(秦淮河)의 아름다운 풍경과 대학시절 소설 『홍루몽(紅楼夢)』을 읽을 때 상상했던 18세기 남경의 죽 늘어선 저택들의 모습이 여전히 뇌리에 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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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를 모신 남경부자묘. (사진 출처: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greatwal88&folder=2…)

그러나 시끌벅적한 거리를 걸으며 옛 금릉의 모습을 찾아보고자 했던 나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갔다. 부자묘 주변의 옛 건물은 이미 철거되었고, 그 자리에는 패스트푸드점과 양복점 등이 들어선 볼품없는 콘크리트 구조물들로 채워져 있었다. 질 좋은 고급 차를 파는 곳도 몇 집 있었지만 길가 상점에서 팔고 있는 음식과 기념품들은 방콕이나 L.A에서 파는 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쉽게도 남경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것들은 끝내 찾지 못했다. 시인, 소설가는커녕 장인과 기술자들의 모습까지 이젠 사리지고 없었다.

옛 정취 사라진 전통 도시

부자묘의 내부도 옛 정취가 사라졌다. 벽은 석벽과 토벽 대신 콘크리트가 발라져 있었고, 목수의 실력이 나빴는지 벽과 바닥을 잇는 접합부의 마감은 허술했다. 진열된 가구들도 싸구려 느낌이 들었고 벽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상한 그림들이 여기 저기 걸려 있었다.

나는 남경에서 파리의 노틀담 대성당과 일본의 나라(奈良) 동대사(東大寺)에서 볼 수 있었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사의 흔적과 끝내 조우하지 못했다. 중국인이라면 누구나가 남경의 과거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거리를 다녀 보니 그 화려했던 남경의 역사와 문화는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고, 지금의 남경은 과거와 단절된 낮선 도시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오랜 시간 동안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그나마 옛 정취를 조금 간직하고 있는 어느 찻집을 찾았지만, 찻집을 나오면서 이내 가슴 한가득 슬픔이 밀려왔다.

중국의 역사와 전통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그것은 문화대혁명의 탓이 아니라 소비문화의 성장이 초래한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 슬픔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탄식에 가까운 한숨이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고대 중국은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통해 세계 제일의 농경시스템을 만들어내었지만, 복잡한 관료 제도를 지탱하고 많은 인재들을 길러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훌륭한 유기농업의 전통을 버렸다는 것이다.

미국의 농학자 프랭클린 하이럼 킹(F·H·King)은 그의 저서 『동아시아 사천년의 영속농업 -중국・조선・일본』(Farmers of Forty Centuries, or Permanent agriculture in China, Korea, and Japan)에서 “동아시아는 확실한 영속농업의 모델을 만들어냈으며 미국은 그것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치명적인 화학비료와 농약을 도입한 탓에 약탈농업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어서 더 이상 영속농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 안타깝게도 고대 중국 농업문명의 눈부신 지혜가 가장 필요한 지금 그것을 이어받은 그 무언가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

만약 소비사회의 잔혹한 가치관의 이면에 중국인들의 소박, 절약, 효행, 겸손한 인품은 아직도 매우 매력적이 아닌가 생각하며 이들 미덕을 찾아 중국을 찾는다면 당신은 그나마 약간의 위안을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

옛 전통의 힘 잃어버린 중국

서구문화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그 이상적인 모습의 모델을 찾아 많은 서양인들이 중국을 방문한다. 미국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제도를 좀먹고 있는 물질주의와 군국주의에 절망감을 갖고 있던 나 또한 같은 이유로 중국의 문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중국의 유학, 불교학 및 도학사상(道学思想)은 인간의 모든 부분을 금전적으로 평가하는 미국사회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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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불선 사상의 조화로운 공존을 묘사한 김홍도의 군선도.

중국문화의 근면, 절약 및 지행합일 정신이 학생시절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많은 위대한 유학자들은 비록 유복한 가정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할지라도 넘치지 않는 소박한 식생활을 실천하였고, 문학과 철학을 인생 최고의 목표로 설정했었다. 옛 중국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인간사회와 자연계의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영속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중국 방문에서 나는 내가 미국에서 버리려 했던 가짜 ‘신(神)’에게 앞 다투어 머리를 숙이는 중국인들을 보았다. 식당에서는 다 먹지 못해 남겨지는 엄청난 음식에 놀랐고, 즐비한 상점에서 액세서리 등을 충동 구매하는 중국인들을 보고 나는 꽤 놀랐다.

백 년 전의 중국인들이라면 아마도 이와 같은 삶의 태도를 분명 부끄럽게 여겼을 터이다. 기후변동이 급격한 시대에 이와 같은 과소비는 분명 부끄러운 행동임에 틀림없다. 중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미국인들처럼 환경에 대한 영향을 생각지 않고 페트병이나 비닐봉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길에 버린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중국의 정부조차 이러한 왜곡된 경제논리와 물질주의를 잣대로 삼아 관료들의 공적을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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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에 열광하는 중국 젊은이들. (사진 출처: http://m.blog.daum.net/2yalove/17953803?categoryId=421641)

이와 같은 평가기준은 이미 서구사회에 막대한 파괴를 초래했다. 또한 많은 중국인들은 일회용 상품이 넘쳐나는 고급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며 화려한 전투기를 국력의 상징으로 인식하고 있다.

내가 이와 같은 변화를 민감하게 파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모국인 미국이 발전 방향성을 잃고 국민들이 소비에 대한 환상에 빠짐으로서 현실로부터 도피하려 했던 모습을 이미 오래 전부터 충분히 봐 왔기 때문이다.

세계의 도덕 모델로서 미국은 참패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최근 20년 동안 일련의 불법전쟁에 가담해 왔다. 미국인들은 전쟁에서의 승리로 인한 우월감에 빠져 환경보호나 빈곤층에 대한 관심 등에 관한 세계적 기준을 만들려 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세계의 개발도상국을 견인하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은 중국의 발전을 성공 모델로 삼고 중국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은 중국인이고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또한 중국의 문화는 아프리카와 남미의 여러 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많은 사람들은 열심히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에서는 중국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지혜를 구하고 있다. 역사가 길지 않고 소비를 바탕으로 새로운 발전 모델 창조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미국과 비교해 중국은 새로운 발전 모델을 만들어낼 필요가 없다. 지속가능했던 농경문화의 긴 역사와 절약의 전통이 새로운 발전 모드의 문화적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처럼 되려는 중국의 꿈

많은 중국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자신들의 강점은 아편전쟁(1839-1842)과 애로호전쟁(1856-1860 ; 제2차 아편전쟁이라고도 함)과 같은 전쟁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들의 힘으로 국가의 이익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있다. 물론 국력을 키워 외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는 그들의 소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국력의 향상이 기후의 변동 등, 인류의 존재와 관련된 과제 해결을 통해서가 아닌 항공모함과 전차의 제조 등과 같은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군비확장의 방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그 방향이 틀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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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과정에서 서구에 침략당했던 중국은 다시는 그런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군사대국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하드파워만으로는 21세기의 세계를 리드할 수 없을 것이다. (사진 출처: http://blog.donga.com/sunlim1102/archives/281)

중국 국내에서는 한층 더 강화된 신자유주의의 추진과 모택동 사상의 부흥에 대한 논의가 동시에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 방식으로 경제, 생태 및 정치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자 하는 방식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중국의 꿈’이라는 구상을 발표해 21세기 중국의 글로벌화를 어떻게 모색해 나갈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시진핑은 2012년 11월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실현이야말로 중화민족의 꿈이며, 중국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시진핑이 말한 꿈은 중국인의 정신적 성숙을 촉구하는 것으로, 국가와 세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힘을 모으자는 호소였음에도 대다수 중국인에게는 셀 수 없을 만큼의 고급차, 편리한 교통망, 즐비한 고층빌딩과 상품이 넘쳐나는 백화점 등 유복한 국가를 의미하는 말로 받아들였다.

그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값비싼 요리를 잔뜩 주문하고 다 먹지 못해 남긴 음식이 산처럼 쌓이는 것을 꿈꾸고 있다. 중국인은 서구화된 생활양식을 부러워하지만 우리들 서양인들에게 그것은 좋지 않은 전조로 여길 뿐이다.

고대 중국 말기 유학사상 가운데는 특히 여성에 대한 속박이 가혹했던 것도 있고 해서 서양인의 가치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의 모든 전통을 긍정할 수는 없지만, 중국인이 그들의 과거를 극복해야 할 장벽으로 보지 말고 과거 속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어떤 깨달음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발견해 냈으면 한다.

중국의 전통문화는 어린 시절부터 비즈니스 마인드나 마케팅보다는 시집, 논리와 철학 공부를 우선하였다. 국민들로부터 지식인은 사회와 정부에 충성을 다하고, 관료는 그 무엇보다도 인덕을 중시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지금 중국에 필요한 것은 에른스트 프레드릭 슈마허(E. F. Schumacher)의 저서 『Small is Beautiful: Economics as if People Mattered』에서 다루었던 ‘물질지상주의materialist heedlessness)’와 ‘전통의 고수(traditional immobility)’의 ‘절충방법’이다.

중국 전통 속에 지난 100년 서구화의 대안 있어

과거 중국의 경제발전은 서구와 같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착취하여 그들의 자연자원을 약탈했던 패턴과는 다르다. 탐욕스런 글로벌주의자의 일원이 되지 말고, 인문과 지혜를 소중히 여기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의 길로 다시 돌아와 중국 내지는 전 세계에 진정한 ‘중국의 꿈’을 펼쳐나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중국인은 유교와 도교의 전통사상을 담은 장기적 경제적 정의와 환경적 정의를 중국의 꿈속에 포함시켜야 한다. 그리고 생태와 정치논리의 전통사상을 되살려 새로운 세계관의 기초를 구축하고, 경제성장의 평가 기준 및 소비활동지수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중국에는 이와 같은 사상체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미학’이라는 철학적 기초가 있다. 명과 청 시대의 중국인들은 몇 세기 전부터 시도되었던 농업관개계획 수립을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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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학자들은 끊임없이 자연을 약탈하는 서구의 농업과 달리 수 천년동안 자연과 어울리며 자급자족했던 중국의 유기농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 출처: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2110)

존 페퍼(John Feffer)가 그의 저서 『The New Marx』에서 주장했듯이, 중국의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의 전통이념을 다시금 연구함으로써 경제학과 환경론을 융합하는 종합적 개념을 만들어낸다면 그것이 두 과학의 발전방향의 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인 자신들이 이런 보물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중국의 발전방향을 재고함에 있어 학술전통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치평편(治平篇)』을 쓴 홍량길(洪亮吉)과 『농정전서(農政全書)』를 쓴 서광계(徐光啓)의 경제, 농업, 생태의 융합에 관한 노력이 환경요소를 무시한 경제이론에 진력했던 아담 스미스, 칼 마르크스 또는 존 케인즈 처럼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날이 언젠가는 꼭 올 것이다.

중국이 세계를 선도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은 이젠 의미 없는 물음이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 무대 위에 서 있다. 최근 30년 동안 미국문화의 현격한 후퇴와 놀랄 만큼의 지식인들의 무책임이 미국사회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미국의 미디어가 이를 어떻게 해석하든지 간에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중심적 역할이 방해받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눈부신 경제력, 과학, 정치력과 심오한 문화를 지닌 중국이야말로 국제무대의 한가운데에 서는 유일한 나라가 될 것이다.

과거 아시아에서 가장 강했던 중국은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과 같이 식민지 개척의 길을 걷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공평한 ‘세계 경기장’구축에 공헌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대이지 확실한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왕성한 창조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경제력과 권력 추구를 냉정하게 절제하고, 자신들의 전통문화가 어떻게 국가와 세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법률준수, 세계 평화와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기대가 기회제공만의 무대가 아니라 책임의 영역이기도 하다는 것을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혜택을 받는 나라도 있는가 하면 부담을 져야 하는 나라도 있다. 중국은 분명 부담을 져야 하는 쪽이다. 지금 중국의 결정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대일로(一帯一路)’의 전망

글로벌 경제발전이라는 무대의 주역인 중국은 아시아와 유럽 각국의 일체화와 협력관계를 추진하기 위해 ‘일대일로(一帯一路)’라는 전략을 발표하고 세계 각국의 지지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여태껏 ‘일대일로’전략은 인프라 건설과 자원개발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이와 같은 프로젝트는 지속가능한 미래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했다. 경제성장과 투자확대를 위해 이들 프로젝트는 중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그리고 그 밖의 원재료 공급을 중점으로 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크로드기금(NSRF), 상해협력기구(SCO), 실크로드 골드기금, 광업산업발전기금 등은 환경보호와는 거의 무관한 것들이다. 에너지 소비의 정도를 국력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레스터・R・브라운(Lester Brown)의 저서 『누가 중국을 먹여 살릴 것인가? 닥쳐올 식량위기의 시대(Who will Feed China?)』에서 말하고 있듯이 중국의 식량과 연료 소비상황은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중국은 최종적으로 새로운 조직, 정책 및 습관을 만들어 낼 것이고, 이로써 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해 나갈지도 의문이다.

실크로드

‘일대일로’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를 계기로 이미 서구사회에서는 잊혀진 『국제연합헌장』을 기반으로 삼아 새로운 국제질서의 구축이 현실화될 수 있으리라. 또한 프라이빗 엑티 펀드와 다국적기업의 영향 하에 있는 세계은행과는 다른, 세계의 고도 일체화 동향에 적합한 글로벌 관리기구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다.

‘일대일로’전략은 중국의 독재가 아닌 세계의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초강대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국제합의시스템을 낳는 소중하고도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 또한 이 전략을 경제적 이익의 측면에서가 아닌 ‘인류를 위한 구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는 결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중국은 ‘일대일로’전략에서 제시하고 있는 ‘신 실크로드’라는 말을 깊이 음미해야 한다. ‘실크로드’라고 하면 당 나라 때 중국과 아시아, 유럽의 각국을 연결하는 사마칸드, 안디잔과 같은 무역중심으로 대표되는 ‘오아시스의 길’과, 중국과 인도, 페르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바닷길’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중앙아시아, 인도, 페르시아 간의 깊은 문화교류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문화교류는 불교사상의 융성을 촉진시켰고, 돈황의 아름다운 벽화, 장안의 멋진 조각과 자기(磁器), 그리고 그 후의 중국문학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이백(李白)과 두보(杜甫)의 시집을 탄생시켰다.

신 실크로드 구상은 서구의 경제발전을 위한 길이 아닌 문화 창조에 중점을 두어야 하고, 새로운 공항 건설을 대신해 유기농업 추진에 얼마만큼의 힘을 쏟을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또한 협력 프로젝트에 의한 연료, 광물의 채굴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로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어느 국가든 경제발전계획은 정신적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의 사회개혁주의자 리차드 핸리 토니(R. H. Tawney)는 가장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요소가 언제나 무시된다고 했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영혼이 있다. 경제계획은 인간 존엄성에 상처를 주고, 영혼의 자유로움을 방해하는데, 이는 물질적 풍요로써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은 진리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경제 질서와 그것을 재고하고자 하는 여러 대책들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의 영혼을 경시하는 공업은 언젠가 반드시 인간 영혼에 분노의 불을 붙이고, 틀림없이 경제발전의 주기적인 파괴 내지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 이외에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해야만 한다.

이 ‘신 실크로드’구상은 과연 서구 경제발전의 파괴의 길을 피해 인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인 문화로 눈을 돌리게 할 수 있을까? 또한 공항의 대량 건설과 석유연료 및 광물을 채굴하는 대신에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의 발전과 에너지 개발 협력 프로젝트에 힘을 쏟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현재는 이와 같은 동향을 찾아볼 수가 없다. 중국은 이전에도 급격한 개혁과 변화의 시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많은 중국인들은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바로 중국의 과거 유산에서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해답이 숨어 있다는 점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목, 2016/12/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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