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확대되는 해양보호구역. 관리 중요성 갈수록 커져.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27일 충남 서천갯벌, 전북 고창갯벌, 전남 신안갯벌, 보성벌교갯벌의 습지보호지역을 대폭 확대·지정한다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관련 고시 등의 행정 절차는 9월 중으로 진행 예정이다.
이번에 확대 지정되는 습지보호지역 면적은 단일한 공간의 보호지역 지정은 아니나 합산면적 약 1,185㎢로, 서울시 면적(605㎢)의 약 2배 크기이다. 한국보호지역 통합DB관리 시스템에 따르면 습지보호지역을 비롯한 국내 보호지역은 총 2,071개소이며 전체 보호지역 면적으로 20,450.0㎢에 달한다. 이중 육상 보호지역(중복면적 제외)은 11,599.3㎢에 달하며, 해상 보호지역(중복면적 제외) 면적은 5,255.5㎢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보호지역은 강원도 고성에서 지리산까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백두대간 보호지역으로 2,751㎢에 달한다. 그 다음으로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2,262.2㎢) 및 완도-도암만 환경보전해역(769.9㎢), 한려해상 국립공원(535.6㎢), 지리산 국립공원(535.67㎢) 등이 있다.(2017년 10월 기준)
이번에 확대 지정되는 서천 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벌교 갯벌은 법률적으로는 습지보전법 제8조에 의한 ‘습지보호지역’에 해당된다. 또한 하천 등의 내륙습지와 구분되는 ‘연안습지(만조 때 수위선과 지면의 경계선으로부터 간조 때 수위선과 지면의 경계선까지의 지역)’로 구분된다. 우리가 흔히 갯벌이라 부르는 지역은 대부분 이러한 연안습지에 해당된다.
이러한 연안 습지보호지역은 더 크게는 해양보호구역(MPAs: Marine Protected Areas)에 포함된다. 해양보호구역은 ‘해양생태계 및 해양경관 등을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있어 국가 또는 지자체가 특정 공유수면에 대해 지정·관리하는 구역’을 말한다. 이러한 해양보호구역에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5조에 의한 ‘해양생태계보호구역, 해양생물보호구역, 해양경관보호구역’ 및 ‘습지보전법’ 제8조에 의한 ‘연안 습지보호지역’이 포함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는 연안 습지보호지역 13개소, 해양생태계보호구역 13개소, 해양생물보호구역 1개소 등 총 27개소의 해양호보호구역이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이중 옹진 장봉도 갯벌 및 서천갯벌, 부안줄포만 갯벌, 무안 갯벌, 신안 갯벌, 보성벌교새벌, 순천만 갯벌 등 6개소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있다.
국내 연안습지보호지역 면적은 전체 1,421.65㎢으로 연안해역 87,000㎢의 약 1.63% 정도 되는 공간이다. 일각에서는 2020년까지 국가 해양면적의 1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자는 아이치 목표11에 비추어 볼 때 보호지역 지정면적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국내 갯벌 면적의 절반 이상에 어업권이 설정되어 활발한 어업 활동이 진행된다는 점과 보호지역 지정에 있어 중앙정부 만의 노력 뿐 만이 아니라 지자체와 해당 지역공동체의 동참도 필요하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보호지역 자체에 대한 수용성이 매우 낮다는 국내 여건상 신규 보호지역 지정의 어려움도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근본적인 문제는 보호지역 확대가 아니다. 이번 확대 지정 이전의 연안습지보호지역은 235.81㎢에 불과하였다. 이번에 기존 면적보다 5배 이상 증가하였지만, 보호 관리를 위한 예산이 5배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보호 관리를 위한 담당 인력 역시 증가되는 것은 아니다. 연안 습지보호지역의 지속가능한 보호 관리를 위한 예산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연안습지 보호 관리의 중요성을 모르는 국회는 관련 예산을 계속 삭감하고 있다.
<서천갯벌의 넓적부리도요>
보호지역의 지속가능한 보호 관리는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생태자원 조사 및 주민모니터링을 통한 지속가능한 해양 생태계 서비스 관리, 생태탐방로 및 방문객 센터의 운영, 보호지역 관련 주민 일자치 창출, 해양쓰레기 처리 및 위해시설 제거, 보호지역의 지속가능한 보호관리를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보호지역은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도 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 협약 관련 국제세미나에서, IUCN 세계유산프로그램 선임 자문위원인 피터 셰이드(Peter Shade)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 40%의 지역이 보호 및 관리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산 보호관리 있어 지속가능한 재원 마련과 현지 주민공동체와의 관계, 모니터링 등을 중요한 필요 요소로 분류하였다. 이는 국내 보호지역 관련 정책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지적이다.
습지보호지역 역시 확대도 중요하지만, 관련 보호 관리를 실질화 하기 위한 재원 확충과 주민공동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 보호지역 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보호관리 정책 향상 등이 진행되어야 한다.
보호지역은 우리 국토의 마지막까지 남겨질 생명의 씨앗이다. 눈 앞의 이익 때문에 보호지역을 개발하겠다는 어리석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모든 이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국회의원 김현권,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주최로 “한국 해양보호구역의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는 육근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기후연구실 실장, 김은희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위원, 문경오 서남해안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사무국장이 “국내 해양보호구역의 현황과 발전방향”, “해양보호구역 국제사례 및 동향”, “유네스코 프로그램을 활용한 습지보호지역 확대”를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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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기후 연구실 실장 ⓒ 환경운동연합[/caption]
육근형 실장은 위치별로 해양관리구역 주무부처가 분산 된 관리의 문제를 지적했다. 향후 해양보호구역 관리 강화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 관리센터 확보, 인력 확충 그리고 예산과 집행체계 개선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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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시민환경연구소 연구위원 ⓒ 환경운동연합[/caption]
김은희 연구위원은 해양보호구역의 효과성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지정해야 한다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어업과 레저 등 다목적으로 사용되는 해양보호구역보다 어획 금지(No-take)구역과 양질의 관리가 병행되는 해양보호구역이 해양 생태계에 더 큰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제에 담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양보호구역에서 성어가 된 해양생물들은 결과적으로 산란 후 주변의 어장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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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오 서남해안갯벌세계유산등재추진단 사무국장 ⓒ 환경운동연합[/caption]
문경오 사무국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는 브랜드를 통한 지역주민들의 보호지역 참여 방안을 소개했다. 신안갯벌, 보성-순천 갯벌, 서천 갯벌과 고창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면 현 습지보호구역 지역들의 4.3배가 지정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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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운동연합[/caption]
이어서 김정수 환경운동연합 자연생태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으로 토론회를 이끌었다. 토론은 여길욱 도요새학교 대표,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이영란 세계자연기금 Senior Officer, 김관진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사무관, 장지영 생태지평연구소 협동처장, 김형수 한국습지학회 회장이 참여했다. 김관진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사무관은 “아직 해양보호구역 10%지정의 기준수역을 무엇으로 정할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다고 밝혔다.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환경부, 국토부, 문화재청 등이 각자 관리하는 보호구역과 관련 법률을 한 곳으로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면적만 넓히는 요식행위가 아닌 양질의 관리와 법적 효력이 나타나는 보호구역이 되어야 한다고 참여자들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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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회 참여자들 ⓒ 환경운동연합[/caption]
해양보호구역 10% 지정 약속은 정부가 나고야의정서에 2011년 9월 20일 서명하고 작년 5월 19일에 비준하면서 법적으로 지켜야 할 준수사항이 됐다. 해양보호구역이 지정이 달성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라 우려가 된다.
해양보호구역을 주관하는 정부 부처는 해양보호구역과 관련한 국가의 국제적 평가를 책임지고 있다. 정부가 해양보호구역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에 세심한 관심을 가져야한다. 정부의 세밀한 관심과 함께 주무부처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국제적 약속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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