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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징벌적손해배상제와 소비자집단소송제 도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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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징벌적손해배상제와 소비자집단소송제 도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익명 (미확인) | 월, 2018/08/13- 11:03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BMW 연쇄 화재사고,늑장⋅부실대응 이유는 국내법의 ‘약한 제재’

기업 불법행위 예방 차원에서도 강력한 규제 필요

 


BMW 연쇄 화재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본부장: 조형수 변호사)는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기업 등의 부당행위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지우고 효과적인 피해 구제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와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이 매우 시급하다고 보며, 정부가 말로만 그치지 말고 적극적인 정책 입안에 나설 것과 국회도 관련 입법에 조속히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올해 들어 주행 중이거나 주행 직후 불이 난 BMW 차량은 30대가 넘고, 8월 들어서만 8대의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났다. 하루에 한대 꼴로 화재가 난 셈이다. BMW는 유사 사고가 반복되는 동안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정부가 조사에 착수하자 뒤늦게 결함을 인정하고 10만대 리콜을 결정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정부측의 기술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고, 리콜 계획서를 부실하게 작성하는 등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고, 리콜도 문제 부품을 일시적으로 교체하는 수준에 그쳐 사고 재발 우려가 큰 상황이다.

BMW의 이런 늑장⋅부실대응의 배경에는 징벌적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가 없는 국내 법제의 미비함이 있다. 유사 사고가 발생한 미국이나 독일에서는 BMW가 선제적으로 130만대 리콜을 실시한 바 있고, 리콜 규모도 전체 BMW 차종 중 20%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했는데, 이는 이들 나라가 징벌적손해배상제 또는 집단소송제를 적용하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업체가 천문학적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이런 강력한 제재방안이 없는 한국에서는 차량 결함이 인정되더라도 업체가 부담하는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업체가 적극적으로 소비자 권익 구제에 나서지 않는다.    

징벌적손해배상제는 가해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피해를 입힌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여 불법행위를 사전에 제재하거나 재발을 방지한다는 취지로, 국내에는 제조물책임법 등에 제한적으로 도입되어 있기는 하지만 적용 요건이 제한적이고 배상액도 손해액의 3배에 불과하여 실효성이 낮다.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손해를 입은’ 경우에만 해당하는데, 이번 BMW 화재사건의 경우 인명피해가 났다는 것은 확인된 바 없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법원은 2013년 토요타 급발진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여 도요타가 리콜과 소송 합의금, 벌금 등으로 지급한 금액이 총 40억 달러(약 4조7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집단소송제는 피해를 받은 개인 또는 일부가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면 다른 피해자들은 별도 소송 없이 그 판결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우리나라는 주가조작·분식회계 등 증권 분야에만 국한해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요건이 워낙 까다로워 현재까지 집단소송을 인정받은 사례는 5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 독일 등을 비롯한 OECD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집단소송제를 소비자 일반 분야로 확대에서 적용하고 요건도 크게 완화해야 한다. 최근 계속되는 BMW 차주들의 민사 고발 결과가 BMW 차주 전체에 적용되는 것이었다면 BMW의 태도는 확연히 달랐을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가 법 취지대로 기능하려면 무엇보다 현행법상 피해자에게 부과된 입증책임을 완화해야 한다. 현행 법과 제도에서는 기업으로 인한 피해를 구제받기 위하여 소비자가 소송을 해도 그 입증책임을 소비자가 부담하기 때문에 보상받기가 매우 어렵다. 이번 BMW 화재사고와 같은 경우도, 차량 결함과 같은 전문적인 내용은 일반 소비자가 알기 어렵고 관련 증거도 모두 기업이 보유하고 있으므로 결함 입증책임은 기업에 부과하는게 맞다. 기업에 유리한 현재 법제도 하에서는 이런 식의 악의적 행태가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될 수 밖에 없다.

현재 국회에는 참여연대가 20대 국회에 공동발의한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안(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안)」 을 포함해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도입을 위한 법안이 계류중이다. 기업의 고의, 악의적인 행동, 반사회적 행태 등에 의한 소비자 및 국민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피해자들에 대해 제대로 된 배상을 보장한다는 측면과 함께 기업들의 그와 같은 행위를 철저히 예방한다는 차원에서도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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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3_비정규직 제로

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인가


글. 김혜진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비정규직 문제의 해법에 대해, 남용금지와 차별금지를 많이 이야기한다. 남용금지가 정규직을 써야 할 일자리에 비정규직을 쓰는 것을 금지하는, 흔히 말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의미한다면, 차별금지는 비정규직을 쓸 경우 정규직과의 차별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2006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노동계 안에서도 비정규직 보호의 초점을 남용금지에 둘 것인지 차별금지에 둘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는 것을 보더라도 차별금지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중요한 한 축임에 틀림없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한 축, 차별금지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2015년 기준 146만 7천 원으로 정규직의 54.4%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의 주당 근로시간이 35.9시간으로 정규직의 44시간에 비해 적다는 것을 감안해도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임금격차가 아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비정규직의 사회보험 적용비율은 국민연금이 36.9%, 건강보험이 43.8%, 고용보험이 42%로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국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에 있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주들이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데는 저임금 등으로 인건비를 줄이려는 것이 주요 이유이기는 하나, 업무의 계절성·전문성 등 노동수요의 단속성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단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비정규직은 정규직화를 통한 남용금지로 해결될 수 있지만, 업무의 단속성으로 인한 비정규직 사용은 차별금지와 같은 노동조건의 공정성 확보가 중요한 해결 방안이 될 것이다. 

더구나 남용금지와 차별금지는 상호 분리된 해결방안이 아니다. 비정규직 차별을 엄격히 금지할 경우, 단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사업주들에게 그 이유를 없앰으로써 비정규직 사용 자체를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그렇다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해소는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적용이 가장 중요한 방안이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란, 직무에 관계없이 동일가치노동을 수행하는 노동자들은 동일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미국 등에서 남녀 임금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사용되기 시작한 원칙이다. 남녀 임금차별 해소를 위해서 처음부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확립되었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으로 출발하였으나, 남성과 여성의 직무가 분리되어 있는 현실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여성운동을 중심으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금 더 진전된 ‘유사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거쳐 직무가 다르더라도 동일가치노동의 경우에는 동일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이 정립된 것이다. 


미국의 기준을 채택하여 한국에서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에서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동일가치노동의 기준으로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업주가 임금차별을 목적으로 설립한 별개의 사업은 동일한 사업으로 본다’고도 명시되어 있다. 기술, 노력, 책임, 작업조건에 대한 기준을 확립하면, 남성 기술자와 여성 어린이집 교사의 직무도 상대적 가치가 얼마인지 계산할 수 있으며 이 상대적 가치에 따라 임금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성별로 분리된 남녀임금차별의 경우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차별에 훨씬 용이하게 적용될 수 있다. 시설관리, 청소와 같이 과거 정규직이었던 직무가 비정규직화 되었거나, 정규직의 직무를 약간 변형하여 비정규직 직무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남녀 간보다 비교의 대상이 더 명확하다. 

 

궁극적인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하여
현재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는 정규직과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노동자에 대한 차별 대우를 금지하고 있는데, 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는 동일노동의 개념보다는 조금 넓지만 한 직무 전체를 비정규직화 하는 상황에서는 비교가 어렵다. 따라서 우선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법률에서도 남녀평등을 위한 법률과 마찬가지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명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법적 명시만으로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노동조합, 사업주, 전문가들이 함께 팀을 구성하여 장기간에 걸친 조사와 합의를 통해 평가절하되어 왔던 여성의 임금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맞게 올리는 과정이 전개되었다. 이러한 노력들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남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하나의 사업장이 아닌 동일한 사업주가 운영하는 모든 사업장으로 비교대상을 넓히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률 명시와 이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노사의 노력이 성공에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으나, 한국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방안들이 필요하다. 


첫째, 이 원칙의 적용대상을 간접고용 노동자까지 확대하여 대기업 정규직과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하고, 현재 차별시정기관인 노동위원회에 조사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비정규직 당사자만이 아니라 정규직 노동조합이나 노동위원회도 차별소송의 주체로 인정하는 등, 직접적으로 이 원칙의 적용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둘째, 동일가치노동 판단을 위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고용공시제에 임금 등을 포함하여 전 사회적으로 임금격차에 대한 현상을 파악하고, 공공부문부터 정규직·무기계약직·비정규직을 포괄하는 직무평가 틀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부문에서도 대표적 업종의 벤치마킹 직무에 대한 직무평가를 정부 지원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렇게 실시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기초적 직무평가 결과는 직무평가 사이트의 형태로 구축하여 산업전반으로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법처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동일 사업주의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처럼, 특히 대기업에서, 간접고용까지 그 비교대상을 확대하는 것으로는 사회 전반적으로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차별을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기업주를 뛰어넘어 산업별 혹은 업종별로 임금을 비교하고 평가하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완전한 실현은 오랜 동안의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공동체의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현실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새로운 정부가 비정규직의 남용금지뿐 아니라 차별금지와 관련해서도 당장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과제들이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비롯한 최소한의 노동조건 준수를 원청 사용자가 공동으로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이나, 고용공시제의 확대·강화, 공공부문의 직무평가 시행 등 행정적 의지로 가능한 일들이 있다. 이러한 행정적 실천은 평등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을 모음으로써 국회에서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적 명시와 관련 법 제개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동일노동동일임금

 

특집. 비정규직 제로 2017_7-8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여기 사람이 있다
2. 비정규직 남용 실태와 대책
3. 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인가
4.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서의 인간
 

수, 2017/07/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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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최저임금, 저임금·장시간노동 해소 위한 시작이어야

사용자측,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제도 왜곡하고 사회적 갈등 조장해
재벌대기업과 프랜차이즈본사의 횡포 잡아내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

 

16.4%의 최저임금 인상은 수년간 이어져 온 사회적인 요구의 결과이다. 그동안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던 최저임금은 노동자에게 장시간노동을 강제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에도 불구하고 워킹푸어를 양산했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더 이상 저임금·장시간노동으로 사회를 지탱할 수 없다는 우리 사회의 합의이다. 2018년의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의 질적인 변화의 시작이어야 한다.


최저임금은 헌법에 국가의 의무로 명시된 제도이지만 도입 취지와 목표가 무색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 이유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자신이 마땅히 지불해야 할 비용을 전가하고 노동자에게 정당한 몫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사업 성과의 이윤을 독점하려는 재벌대기업과 프랜차이즈본사의 갑질에 있다. 최저임금의 인상을 반대하는 사용자측의 주요한 논리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지불능력 문제’도 결국 이러한 재벌대기업과 프랜차이즈본사의 이기적인 경영방식에 기인한 것이다. 최저임금 결정 기간 내내 이어진 재벌대기업과 사용자단체의 최저임금 인상 반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약자간의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행태에 다름 아니었다.

 
때문에 결정된 최저임금의 이행과 관련하여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진짜 원인을 외면하여 문제를 은폐하고 지불능력이라는 현상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소수의 이익을 보전해 온 재벌대기업과 프랜차이즈본사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제재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재벌대기업과 프랜차이즈본사의 갑질을 근절하여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지불능력을 보장하는 과제는 최저임금 인상의 현실적인 조건이고 이는 재벌대기업과 프랜차이즈본사의 불편법적 경영과 시장에서의 횡포를 규율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일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라는 최저임금의 인상폭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7,530원의 최저임금은 변화의 출발점일 뿐이다. 최저임금은 지속적으로 대폭 인상되어야 하고 인간적인 노동조건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과 실제 집행은 우리 사회의 질적인 변화를 이끌 분기점이 될 것이다. 저임금·장시간노동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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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7/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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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권29] 렌터카 업체, 연료비 정산 ‘제멋대로’

 

초과 주유비 환불 않고 덜 채우면 기름값 폭리

표준약관 유명무실 이래저래 고객만 손해

 

직장인 이모씨(28)는 지난해 7월 휴가차 찾은 강릉에서 렌터카를 하루 빌렸다. 빌릴 때 차에는 연료가 2분의 1가량 들어 있었다. 이씨는 차를 빌리자마자 연료를 가득 채워 강릉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연료가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이씨는 연료가 4분의 3 정도 채워진 채 차를 반납했다. 빌릴 때보다 4분의 1가량 더 넣은 상태였지만 이씨는 연료비를 환불받지 못했다.

렌터카를 반납할 때는 빌릴 당시의 연료량만큼 채워줘야 한다. 그런데 차마다 연료가 채워진 정도는 제각각이다. 가득 채워진 상태라면 반납할 때 연료량을 맞추기가 쉽지만 대부분 ‘4분의 3’이나 ‘2분의 1’ 또는 연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차를 빌려준다. 이 때문에 반납할 때 연료량을 정확히 맞추기가 쉽지 않다. 
 

결국 연료를 더 채워서 반납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지만 초과된 주유비를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업체는 적립포인트 형태로 보전해주지만 해당 업체에서 차를 다시 빌리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씨는 “차가 없어 렌터카를 자주 이용하곤 하는데 매번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몇 만원 정도를 손해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료를 덜 채우면 반드시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그것도 주유소 기름값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한 렌터가 업체는 휘발유 40ℓ가 들어가는 준중형 승용차에 대해 연료 게이지 12칸 중 한 칸당 1만원씩 받는다. ℓ당 3000원이 넘는 셈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는 ‘대여자동차 사업’과 관련해 설립·등록 등 큰 틀에서의 기준과 요건 정도만 규정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만든 표준약관에는 연료를 초과 주유한 경우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지만 대금산정 기준 등은 나와 있지 않다. 표준약관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일 뿐이어서 이마저 따르지 않는 업체도 많다. 

렌터카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약관을 만든 뒤 관할 자치단체에 신고만 하면 영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약관에 ‘연료 초과 주유 시 환불 규정’을 넣지 않은 채 신고하거나 일단 신고한 뒤 나중에 슬그머니 내용을 빼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17일 “약관 변경 시에도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지만 신고를 하지 않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론 소송을 해서 초과 주유비를 돌려받을 수도 있지만, 기름값 몇 만원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참여연대는 “원칙적으로는 약관에 관련 내용을 의무화하도록 해야겠지만 당장 차량을 고객에게 대여할 때 연료를 가득 채우게만 해도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기사원문] 박용필 기자 [email protected]

경향신문과 참여연대는 함께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생활 속의 작은 권리 찾기’ 기획을 공동연재합니다. 독자들의 경험담과 제보를 받습니다.

제보처 : 참여연대 [email protected]  경향신문 [email protected]

 

수, 2015/11/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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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와 이통3사는 신분증스캐너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 실효성도 없고, 소비자 피해는 누구도 ...
화, 2016/12/0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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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퀴어문화축제를 축하하며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


유민석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정치적인 이슈가 되기 이전에, 정치인들이 상대를 공격하거나 자신의 지지기반을 구축-이용하기에 알맞은 소재다. 혐오는 정치적 선동의 기능이 있는 것이다. 한 대선 후보는 "난 성소수자, 그거 싫다, 성은 하늘이 정해준거다"라며 TV토론에서 공공연하게 자신의 소견을 빙자한 성소수자 혐오를 천명하기도 했고, 다른 후보에게 "동성애 반대하는거 맞느냐?"며 이 문제에 대한 확답을 거듭 촉구했다. 성소수자를 정치 공세에 이용한 것이다. 200여개의 여성단체와의 만남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던 다른 후보 역시 동성애를 반대하냐는 이 질문에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레즈비언처럼 동성애와 여성이라는 이중의 '교차성 억압'(크렌쇼)을 경험하는 성소수자들은 인권의 절반만 챙기겠다는 이런 발언을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동성애는 존재의 문제이자 인권의 문제이기에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서 나중에 이 후보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군대 내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을 의미했다"고 해명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문제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군대 내 동성애가 특별히 금지되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

 

"항문 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군형법 92조 6항이다. 이는 대표적인 동성애 혐오적인 악법이다. 이 법은 성인 여성 또는 성인 남성이 서로 합의하여 성행위를 하는 것도 불법으로 이미 단정하고 있다. 그래서 동성애가 불법이라는 것을 아예 전제하게 만들고, 보호받기는커녕 처벌까지 감수해야 하는 동성애자의 지위를 감안하면 반대로 이성애자의 지위는 보호받고 특권화되어 있다고 보인다. 동성애자는 이런 법 조항을 통해 '항문 성교를 하는 집단'이자 '군대 내에서는 용인될 수 없는 존재'로 비하된다. 지난 5월 A대위는 이 군형법 92조 6항의 적용으로 육군 군사법원에 의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군 당국과 검찰은 동성애자들이 사용하는 데이팅 앱을 동원해 함정수사를 펼쳤고, 군대 내 동성애자를 '색출'하다시피 가려내었다. A 대위는 군사법원의 선고가 있던 날 충격을 받고 그렇게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것이 21세기 오늘날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군형법 92조 6항의 이 같은 차별적이고 퇴행적인 독소조항은 여러 가지 점들을 시사해준다. 비록 현대 사회가 정치적으로는 모두가 평등한 사회이고 헌법도 법 앞에서의 평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동성애자는 그런 정치적 평등을 온전히 누리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노동자들이 부의 분배 문제에 있어서 불평등을 경험하는 '계급'(맑스)이듯이, 성소수자 역시 법적이고 정치적인 평등을 누리고 있지 못한 일종의 '신분'(베버)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한 '동성애자 군인'은 군대 바깥의 헌법적인 보호를 똑같이 누리지 못하고 있는, 일종의 편파적인 시민권을 부분적으로 향유하거나 시민권이 정지된 예외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군형법 92조 6항은 이를 법으로 성문화하여 동성애자에 대한 노골적인 편견을 드러내어 모욕하고, 경멸하고, 혐오하고 있음을 표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평등과 모욕과 경멸로부터 평등한 인정을 위한 투쟁을 벌였던 성소수자 단체 활동가들에게 진보진영은 "나중에, 나중에"를 외침으로써 배신감을 안겨주었다. 포스트사회주의 시대에 경제적 부정의 뿐 아니라 혐오와 폭력, 혐오라는 문화 부정의에 주목하는 이미 '수많은 신사회운동이 약진하고 있음에도'(프레이저), 성소수자 문제는 적폐 청산과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서는 그저 부차적이고 중요하지 않은, 마치 '나중에'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면서 말이다. 퀴어 운동은 먹고사는 물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재분배 투쟁에 비해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단지 문화적인' 인정투쟁 운동으로 격하당하고 치부되는 것이다(버틀러). 더더군다나 레즈비언과 같이 교차적인 억압을 경험하는 여성 성소수자 입장에서 여성의 인권과 성소수자의 인권을 둘로 나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스트를 표방하던 대선 후보는 여성 인권은 중요하지만 성소수자의 인권은 '나중에'로 화답했다. 특히나 기독교 보수진영을 의식한 듯한 차별금지법 제정의 회피와 동성결혼법에 대한 회피는, 많은 성소수자 유권자들에게 절망과 분노와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인권의 문제에 경중이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인권 문제에 나중이란 없다.

 

올해로 벌써 18회를 맞이한 퀴어문화축제는 이러한 혐오와 차별, 폭력, 수치심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감내해야하는 성소수자들이, 1년에 한번 긍지와 자부심과 연대를 느낄 수 있는, 그리하여 이런 혐오와 차별에 맞서 견딜 수 있는 정치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다. 축제와 결사가 어우러진 퀴어문화축제는 따라서 단순히 문화적인 축제 그 이상의 역할을 행한다. 성소수자의 정치적 평등을 위한, 그리고 사회 정의를 위한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정치적이면서도 동시에 문화적인 축제의 장인 것이다. 퀴어문화축제는 따라서 이 땅의 성소수자 운동이 사회 운동의 하나로서 오랜 역사를 통해 명맥을 이어왔으며, 정권의 부침과 상관없이 차별과 혐오와 폭력 속에서도 앞으로도 빛나는 투쟁의 생명을 지속할 것을 선언한다.

 

유례없이 평화적으로 탄핵과 정권 교체를 이끌어낸 역사적인 사건은 세월호의 비극과 국정농단에 분노하여 나온 수많은 촛불 시민들의 염원이었다. 그러나 성소수자들도 세월호 참사에 같이 가슴아파했고, 최순실 국정농단에 함께 분노했으며, 새로운 대한민국과 '나라다운 나라'를 바라며 같이 촛불을 들었었다. 따라서 성소수자는 '나중에'로 취급받아야 할 유예된 존재가 아닌, 그런 촛불을 들어서 적폐청산에 연대했던 시민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말하는 '적폐청산'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차별, 혐오도 포함되어야 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억압과 차별 역시 무엇보다도 '지금' 해결되어야 할 분명한 '적폐'인 것이다. 성소수자들은 혐오와 차별에 맞서서 퀴어문화축제를 통해 경멸과 무시, 모욕과 차별의 문제가 결코 '나중에'가 아님을, '지금' 여기의 문제임을 천명해왔다. 이번 18회 퀴어문화축제의 표어는 그래서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이다. 퀴어문화축제를 축하하며, 더위에도 지금 이곳의 차별을 바꾸기 위해 축제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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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일, 2017/07/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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