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성분 공개한다고 화학제품이 안전해질까?

▲덴마크 시민단체인 DCC에서 만든 앱으로 소비자가 안전한 생활화학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출처 : kemiluppen 화면 캡처)[/caption]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발암물질 생리대 사태 이후 해당 기업이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성분 공개’이다. 정부도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과 협약을 맺어 생활화학제품 전성분을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과 정부가 앞다투어 제품의 성분을 공개한다는데, 정작 시민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성분 공개로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까.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비자가 안전한 생활화학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앱을 개발해 활용하는 사례가 있다.
덴마크의 시민단체인 DCC(Danish Consumer Council, 덴마크 소비자위원회)는 2015년부터 <kemiluppen>이라는 앱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kemiluppen>을 직역하자면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생활 속 화학제품을 꼼꼼히 살펴본다는 뜻인데, 현재 약 28만 명 이상의 유럽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하루 5천 건의 제품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DCC는 소비자들이 안전한 생활화학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 분석,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THINK Chemical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중심가에 위치한 DCC를 방문해 해당 프로그램 매니저인 스티네(Stine)와 크리스텔(Christel)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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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C 프로젝트 매니저인 스티네가 Kemiluppen 앱을 직접 시연하며 설명하고 있다 (출처:환경운동연합)[/caption]
앱 사용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제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1~2초도 채 되지 않아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가 뜨기 시작했다. 공개된 정보는 제품에 함유된 성분만이 아니라 A, B, C로 구분된 제품 안전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스티네는 “덴마크 정부도 DCC만큼 제품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정부 차원에서 일부 제품에 대해 분석, 평가하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제품의 성분과 안전 정보를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DCC가 유일하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스티네는 “오히려 정부가 DCC에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현재 유럽도 한국과 같이 생활 화학제품 중 화장품과 개인 위생용품을 제외하고 전 성분 공개가 법제화되어 있지 않다. 이처럼 전성분 공개 제도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DCC가 1만 개 이상의 제품 정보를 보유할 수 있었는지 묻자, 스티네는 “기업의 홈페이지 올라온 성분 정보를 반영하거나, 기업에서 파일 형태로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도 많지는 않다”고 설명하며, “대부분 제품에 표기된 성분을 수작업으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답했다. 이렇게 해서 하루에만 50개에서 100개 제품에 대한 정보가 추가된다고 한다.
앱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제품의 성분을 취합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점이 제품의 안전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냐는 문제다. 이와 관련해 잠자코 앉아 있던 크리스텔이 말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GOOD, BED로 했는데 너무 단순해서, 신호등처럼 색으로 분류했더니 빨간색을 받은 기업들이 상당히 불쾌해했다”며,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소비자들이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A, B, C로 구분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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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한 유통매장을 방문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제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해 해당 제품에 대한 안정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출처:환경운동연합)[/caption]
▲DCC의 ‘THINK Chemicals’ 프로젝트 매니저인스티네(왼)와 크리스텔(오) 의 미팅 모습 (출처 : 환경운동연합)[/caption]
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성분과 안전 정보를 공개하면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실제로 앱을 운영하고 2년 후에 분석된 제품군에서 전과 비교해 유해물질 함유 비율이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뢰’라는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덴마크 기업은 한국 기업보다 정보를 공유하고 영업비밀에서 더 자유로운데 그 이유는 사회적 신뢰가 높기 때문이다. 신뢰는 한 사회를 결속시키는 데에만 영향을 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가령, 투명한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기업의 ‘신뢰 지수’로 이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줄어 수익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변호사를 사서 값비싼 계약서를 작성하고 소송하느라 드는 시간과 비용보다 더 저렴하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비전으로 "유해물질 시장으로부터 퇴출시키는 것"
마지막으로 <kemiluppen>의 장기적인 비전이 무엇이냐고 묻자, 두 사람이 입을 모아 “소비자에게 생활 속 화학제품의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제공함으로써, 결국 유해화학물질을 시장으로부터 퇴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즉, 시민들이 직접 구입하는 제품 성분과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시민의 알 권리 뿐만 아니라, 올바른 소비를 유도해 나간다면 유해화학물질을 시장에서 퇴출하고 조금 더 안전한 물질로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말까지 국내 17개 기업이 생활화학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 전 성분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2월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 자발적 협약’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LG생활건강, 한국P&G, 애경산업, 헨켈홈케어코리아 등 17개 업체가 참여하고 세정제와 방향제 등 50종이 넘는 생활화학제품의 전 성분이 공개된다.
현재 기업의 자율적 참여와 의지에 따른 것이지만, 이번 협약의 성과로 소비자들에게 생활화학제품에 대한 제대로 된 안전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면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신뢰의 초석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남편을 떠나보낸 김태윤 씨가 남편의 영정사진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세월호 특조위에 이어 사회적 참사 특조위 구성부터 방해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했다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이 날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특조위에 이어 사회적 참사 특조위 구성부터 방해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했습니다.
ⓒ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caption]


피죤 스프레이 탈취제 '로맨틱 로즈향' 뒷면에 '인체무해 무첨가'란 문구가 새겨져있다 (출처머니투데이 독자제공)[/caption]

▲ 환경운동연합은 19일(월) 12시, (주)피죤 본사 앞에서 <(주)피죤의 인체 무해 허위 표시⦁광고>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정미란 부장은 "가습기살균제 성분 쓰고도 '인체에 해로운 유해물질 무첨가' 허위표시, 거짓광고 공정위는 즉각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 환경운동연합은 19일(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피죤의 인체 무해 허위 표시·광고>와 관련한 신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 환경운동연합[/caption]

ⓒ 환경운동연합 팩트체크 X 노란리본기금[/caption]
목차
- 생활화학제품 팩트체크가 필요한 네 가지 이유
- 수상한 스프레이 제품 신고해 주세요!
- 생활화학제품 팩트체크
01. 옥시 제품 성분은 영업비밀
02. 탈취제 뿌리다가 펑!
03. 미국과 한국 차별하는 한국존슨앤드존슨
04. 볼스원 휠크리너에 몸이 젖었어요
05. 방향제의 안전기준 이 정도면 괜찮나?
06. 본사는 "향료 성분 공개" 한다는데 유니레버 코리아는 ?
07.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 괜찮을까요?
08. 리콜제품 재판매! 법적 근거 없어 판매 중단 불가?
09. 바르기만 하면 곰팡이 싹! 괜찮을까요?
10. 제품 사용했더니 머리 아파 괜찮은 건가요?
11. 주방 세제로 야채나 과일 세척해도 되나요?
12. 한국 P&G '페브리즈'는 여전히 영업비밀!
- "뭐가 들었죠" 확인했더니 달라진 것들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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