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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포럼] 촛불 이후의 민주주의: 직접인가, 대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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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포럼] 촛불 이후의 민주주의: 직접인가, 대의인가?

익명 (미확인) | 수, 2018/07/11- 15:28

참여사회포럼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에서는 <7월 참여사회포럼-촛불 이후의 민주주의: 직접인가, 대의인가?>를 개최합니다.

촛불항쟁 이후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졌고, 참여의 방식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청와대 청원게시판부터, 시민사회단체를 통하지 않는 자발적 직접행동,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정부에서는 공론화 기법을 정책결정과정에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직접민주주의적 요소에 대한 열망은 꽤나 커지고 있습니다. 물론 20대 국회의 태업도 제도정치 또는 대의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직접 참여의 열망이 커진 것과 비례해 '대표성의 위기'라고도 할 수 있는 제도정치 불신, 심하게는 정치혐오적 풍토 또한 넓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참여사회연구소에서는 이번 참여사회포럼을 통해 이항대립적으로 이해되는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간 관계, 공존의 가능성, 실천적 방안 등을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촛불 이후의 민주주의: 직접인가, 대의인가?>

 

일시

2018.7.18. 오후 4시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사회

이관후 서강대 글로컬한국정치사상연구소 연구원

 

발표

이승원 경희대 전환과 사회혁신 연구센터 소장

이지문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연구교수

홍철기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문의

02-6712-5248,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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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2017년 10월 제228호_정형준 | 녹색병원 재활의학과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주제

최저임금, 쟁점과 대안

기획1 최저임금 결정기준의 쟁점과 대안

          김은기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국장

기획2 최저임금의 결정과정과 대안
          이수호 | 청년유니온 조직팀장

기획3 최저임금제도의 국제적 흐름
          오상봉 |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동향

동향1 노인장기요양보장제도 10년, 진단과 개혁과제
          이미진 | 건국대학교 사회복지전공 교수

동향2 문재인 케어의 평가와 성공전략
          김윤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 교수

 

복지톡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위한 10년의 걸음 | 곽경인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사무처장 

 

복지칼럼

복지국가와 평등에 대한 단상 | 이주하 동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생생복지

사회복지연대 | 복지세상을열어가는시민모임

일, 2017/10/0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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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돌마고 불금파티 “괜찮아질 거예요”


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6차 불금파티 청계광장에서 열려

일시 장소 : 2017.8.25(금) 오후7시, 청계광장

 

 

오늘 25일 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공영방송 정상화를 촉구하는 ‘돌마고 불금파티’가 열린다. 본 행사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문화행사로 가수 전인권, 한영애 씨와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KBS·MBC 사원들이 무대에 오른다.


 
방송에 나오지 못했던 MBC 아나운서들의 ‘프리허그’ 사전행사

 


그간 사측에 의해 방송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MBC 아나운서들이 오후 5시 30분부터 30분간 프리허그를 진행한다. ‘MBC가 힘을 낼 수 있도록 안아주세요’라는 피켓을 든 아나운서가 누구누구일지 궁금하다.
 

누가누가 더 당했나, 복면고발왕


이날 행사에는 ‘복면고발왕’ 대회가 열린다. 대회 참가자들은 KBS·MBC 사원들로, 가면을 쓰고 출연해 지난 5년 간 KBS·MBC 경영진들 때문에 겪은 고충과 피해를 고발한다. 경연이 끝난 후 현장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참가자를 ‘고발왕’으로 선발하며, 참가자들은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경연대회가 끝날 때까지 정체를 알 수 없다. 하지만 가면을 벗는 순간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지리란 행사 연출팀의 예상.
 

전인권, 한영애 그리고 416 합창단

 

지난 겨울 광화문 광장을 뜨겁게 달군 가수 전인권, 한영애 씨가 이번 ‘돌마고 불금파티’에도 참여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동참한다. 그리고 2014년 KBS· MBC의 왜곡보도로 큰 상처를 입은 세월호 유가족들로 구성된 416 합창단 (416세월호가족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돌마고 불금파티’는 국민의 자산인 KBS·MBC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전국 200여 개 시민단체와 전국언론노조 등이 참여한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이 주관하는 행사이다. ‘돌마고’는 ‘돌아오라! 마봉춘(MBC)·고봉순(KBS)’의 줄임말이며, 매주 금요일 저녁 KBS와 MBC 본사 앞에서 시민참여 문화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불금파티’라고 이름 붙였다. 여섯 번째 진행되는 ‘돌마고 불금파티’는 서울 청계광장으로 장소를 옮겨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도자료 [원문/다운로드]

금, 2017/08/2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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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운동의 절정인 11월12일 전국적으로 백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광장에 운집했다. 1960년 4월혁명과는 배경 및 과정은 달랐어도 정치적인 분위기는 비슷했으리라 유추한다. 당시에는 결국 총격으로 수백명의 시민이 희생을 당하고야 비로소 이승만이 하야를 했다. 소중한 역사의 경험이다.

한줌도 안되는 수구잔당과 공안세력 그리고 경찰의 물대포에 의존한 채, 국기파탄의 범죄를 저지른 박근혜는 오늘도 여전히 대통령이란 이름으로 한일군사정보협정 등 위험한 대외관계를 처리하고 있다. 세계가 대한민국을 비웃게 하는 나라의 망신행위이며, 책임성이 배제된 채 국가존립을 위협하는 협박행위이다. 하루도 길다. 빨리 정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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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3차 촛불집회에서는 100만명의 시민이 운집해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다. (사진출처: http://www.joongboo.com/)

狗不理가 판치는 나라

박근혜가 스스로 하야를 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방식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 도달한다. 탄핵 아니면 기어코 피를 보려하는가?

만약 탄핵을 거부하는 정치권과 사법세력이 존재한다면, 이들 역시 분노하는 거대한 시민들의 함성과 역사적 흐름에 묻혀 박근혜와 같은 처지로 몰릴 것이다. 루이16세처럼 권좌에서 죄수로 끌려 내려오는 초법적 비극으로 역사적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려는가?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자. 세월호 사건에서 시작하여 메르스와 가습기 사태를 거쳐 백남기 선생님의 사망, 그리고 성주 사드배치까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사건과 현안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누구하나 속 시원하게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2016년 대한민국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국가의 안위를 책임져야 할 정부 인사들은 그림자도 보이지 없고, 경찰인지 조폭인지 구별이 어려운 가운데, 정권이 앞에 내세운 공안의 앞잡이들만 다가오는 역사가 무서운 줄도 모르고 설쳐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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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는 그 당사자 뿐 아니라 그들의 국정농단을 방조하거나 도운 일군의 부역자 무리에 대해서도 엄정한 책임 추궁과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한때 나라의 앞날은 차치하고 여전히 온갖 생떼 짓을 연출하며 개혁의 움직임을 여전히 겁박하는 친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의 역한 모습이나, 백남기 선생님의 죽음에 깊은 슬픔에 잠긴 유가족의 상처를 치유하는 대신 고통을 즐기려는 듯이 험담을 짖어대었던 인간 말종의 마구니들이나,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자들이 벌렸던 초법적인 해괴한 행태 등등…

이에 대해 김동춘 다른백년 연구원장은 한겨레 칼럼을 통해 “최고 권력의 요구로 미르 재단, 케이(K)스포츠 재단을 설립했다가 강제 모금 의혹이 일자 갑자기 해산 결정을 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백남기씨 사망, 사인 진단, 부검 시비에 연루된 경찰, 검찰과 서울대병원의 대응 등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한국의 ‘근대 국가’의 세 기둥, 즉 근대 관료조직, 시장경제, 그리고 시민사회가 뼈대 없는 껍데기였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며 한탄을 겸한 진단을 내렸다.

필자는 조금 더 심하게 표현하려 한다. 중국 천진을 방문했을 때 자주 들은 단어가 구부리(狗不理)였다. 개만큼도 못한 놈이라는 뜻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8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사회는 어느새 정치권과 행정부와 언론계와 전문직 영역과 학계 등 모든 분야에서 狗不理 족속들이 설쳐대는 나라가 되었다.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

부패지수 역시, 아시아 동반 국가들 중에 최악의 수준을 넘어 국제사회로부터 남의 나라까지 오염시킨다는 지탄을 받을 지경에 이르렀다. 젊은 세대들의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헬조선 소리가 절로 나는 아수라장이 벌어지고 있다. 나라가 돌아가는 꼴이 원칙과 법치에 기초한 사회가 아니라, 조폭만도 못한 사익집단들 세상이 되어 버렸다.

1987년 6월 민주화대투쟁을 겪은 지 30년이 채 안된 세월에 벌어지고 있는 풍경들이었다.

고 채광석 시인이 ‘밧줄을 탄다, 목숨을 탄다’ 라고 노래하였듯이, 유신시절에는 보장된 미래를 포기하고 목숨이 위험한줄 알면서도 유인물을 뿌릴 5분을 벌기위해 건물옥상에 밧줄을 걸어 타면서 ‘군사독재타도’ 구호를 외치고 전단을 뿌리던 영화같은 장면이 연출됐었다. 그런 70년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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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운구 행렬. 그의 죽음은 6월 항쟁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군부대 총칼에 수 백명의 목숨을 빼앗긴 광주민주화투쟁을 겪은 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살인마 군부정권의 탄압속에서도 민주화를 위한 정치투쟁에 목숨을 걸은 민청련과 전민련, 그리고 억압된 삶의 현장에서 터져 나온 온갖 요구를 결집시킨 전국연합 등을 결성하며 살인적인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화의 불씨를 키워왔던 투쟁의 기록이 남아 있는 80년대였다.

이 과정에서 참으로 수많은 청춘과 노동자들이 목숨까지 희생당하고 옥고를 치루고는 후유증으로 다시 죽어갔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떳떳한 세월이였다. 87년 민주화 대투쟁으로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 졌을 때는 우리 모두 민주주의라는 토대가 확실하고 분명하게 세워졌고, 한국의 정치는 비가역적으로 발전하리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렇듯 타는 목마름으로 온 삶을 바쳐 쟁취한 민주주의였는데, 방심하고 설마 하는 사이에 오늘같은 아수라장을 목도하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애통한 일이다.

1987년 민주화의 성공과 좌절

현재가 매우 긴박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조금 느긋하게 ‘박근혜 이후’ 한국사회의 전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글은 ‘박근혜의 국기파탄’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넘어서서 한국사회가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연유 그리고 전망에 대해 화두처럼 던지는 시론이다.

우선 87년 이후 민주화과정의 내용을 다시 살펴보아야 한다. 당시 민주화 투쟁에는 두 개의 큰 흐름이 있었다. 하나는 제도 정치 속에 야당 지도자로서 김대중과 김영삼 두 분이 서로를 격려하고 연대하며 훌륭하게 정치투쟁을 이끌고 있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생존권투쟁으로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 농민투쟁이 전개되면서 개별적 사건을 뛰어넘어 전국적 연대를 형성하고 시작했다.  여기에 1960대부터 형성된 경험과 식견을 가진 학생운동출신의 전위적 운동가들이 결합되면서 민주화 투쟁을 지도하고 있었다.

열악하고 억압된 생활조건에서 자연스레 터져 나오는 민중투쟁과 사건적으로 폭발하던 정치투쟁이 겹쳐지며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막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하면서 군사정권은 타협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후 전개과정은 제도정치 영역에 속해있는 야당 지도자들과 생존권에 기초했던 민중투쟁의 재야 지도부들이 함께 손잡고 연합적 성격의 국민기구를 만들어 민주화라는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고 내용을 더욱 발전시켰어야 했다.

국민적 합의기구를 통해 양대 세력은 시대적 소명과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 협력과 견제라는 역할을 해야 했다. 그러나 민중투쟁의 지도부 역할을 했던 대부분 재야와 학생운동 인사들이 개별적 또는 선별적으로 야당 지도부로 포섭되면서 이후 밑으로부터 울려 나오는 민중적 요구가 무시되고 제도정치의 대주주였던 두 김씨간의 권력쟁취를 위한 싸움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군사정권이 퇴각하면서 전개되는 개헌 논의는 (실천이 가능한) 제대로 된 민주주의 기초를 시원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1948년의 제헌헌법은 당시 세계사적 흐름에 맞추어 매우 진보적인 내용을 담보하고 있었으나, 이는 시민적 투쟁으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주어지고 이식된 것으로서 사실상 실천적 토대를 가지지 못했으며 이후 권력자들에 의해 7-8번이나 개정되는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되어 87년에 이르렀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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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민주화항쟁의 결과로 열린 정치공간에서 양 김씨의 분열은 민주화 세력에게 처절한 패배를 안겼다.

민주화 대투쟁 이후 과정에서 당연히 시대적 소명과 민중적 요구를 담아내는 개혁적 헌법이 재탄생했어야 마땅했지만, 두 김씨의 권력욕으로 어정쩡한 타협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87년 체제는 이렇게 하여 진정성의 상실과 스노비즘의 만연을 출발부터 잉태하고 있었다.

두 김씨의 다툼 과정에서 어부지리로 탄생한 노태우 정권과 3당 야합으로 재구성된 김영삼 집권의 10년은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아쉬운 기간이 되었다.

유신체제와 개발독재의 온갖 병폐를 쓸어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정치사회적 규범과 질적인 전환을 유도할 산업경제적 환경을 형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상실했다. 반면 이전 40여 년간 온갖 특혜와 비리와 적폐 속에 형성된 기득권 체계가 외부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더욱 강화되는 시간이었다. 

위의 언급은 현재 제도 정치를 이끄는 야당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장이다. 제발 개인적 야심과 정파적 이해를 떠나 민족의 장래를 진심으로 책임질 수 있는 거국적인 연합정권을 구성해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길 요청한다.

IMF외환위기와 김대중정부의 한계

대한민국이 군사정권과 야합적 민주화 과정을 격고 있는 동안 세계 환경은 대처리즘과 레이건노믹스가 절정을 이루고 소련체제가 붕괴되고 있었다.

신자유주의가 전성기를 맞이했고, 거대자본의 논리에 따른 세계화 물결이 거세졌다. 그러나 이미 1980년대부터 신자유주의와 대자본을 위한 일방적 세계화의 폐단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급기야 1990년대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적 규모의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격변하는 국제 환경, 그리고 내용도 파악하지 않은 채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세계화를 들고 나온 무지한 김영삼정권 탓에 우리 모두가 생생히 기억하는 외환위기를 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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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 외환위기와 이로 인한 구조조정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가슴아픈 순간 중 하나였다. 사진은 1997년 12월 3일 구제금융 합의안에 서명하는 당시 임창열 경제부총리와 미셸 캉드시 IMF 총재.

월가의 거대한 자본들에게 지배되던 당시의 국제 환경과 조건에 무모하게 자본시장의 빗장을 열어 제꼈다. 한국정부의 무능함과 부정부패, 대기업들의 무책임으로 인한 과잉중복투자, 이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단기성 외채 도입 등등.

경험도 제어장치도 없이 개방된 금융시장, 주로 서울대 출신들로 구성되면서 탐욕과 정실로 무력해진 통제기구 등이 외환위기를 일으킨 우리의 민낯들이였다.

국민경제가 부도난 긴박한 상황에서 지역연합라는 정치지형의 현실적 필요에 의해 보수 세력과 연대하여 출범한 국민의 정부를 크게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김대중정권은 IMF가 제시한 신자유주의적 요구사항을 선별없이 그대로 수용하는 패착을 뒀다.

당시 이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하였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수상과 아시아적 가치를 외쳤던 이광요 싱가포르 수상과는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이들은 단순히 금융개방의 요구에 저항한 것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논리를 무기삼아 침투해오는 서구의 단세포적인 문명과 제국주의적 탐욕을 거부한 것이었다.

또한 초대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김태동 교수가 주창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론’을 조기에 포기하고, 기득권을 대표하는 구시대의 경제관료들에게 포위당하고 말았다. 물이 점차 스며드는 것처럼, 신자유주의가 뿌리를 깊이 내렸고 경기부양책으로 신용카드를 남발하면서 신용불량자를 대량 생산해 내기도 하였다.

동교동 가신으로 상징되는 구시대적 권위주의의 잔재를 유지한 채 유신독재의 한 축이였던 김종필씨와 지역연합으로 창출된 정권의 한계를 그대로 보였다.

노무현정부의 성과와 한계

지난 과거와 지역논리가 지니는 부담에서 자유롭게 출범한 노무현 정권은 양면적 성격을 지녔다. 과거의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정치와 행정 그리고 시민사회에 개혁적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긍정적인 역할은 매우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공적이다.

반면 국민의정부 시절에 이루어졌던 대북지원에 대한 아마추어적 비판에서 시작하여 재벌을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 논리를 도입하고 수구적 세력과 대연정을 제안하는 등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대응한 종합부동산세 도입과정에서 세정 시행의 패착을 보이고 (종합부동산세 자체는 매우 긍정적이고 진보적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개혁적인 언술을 계속하면서도 행정의 시행과정은 신자유주의적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재벌중심정책으로 노동자계층 등 민중적 요구를 외면했다. 지니계수는 더욱 나빠지고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서민들의 일상은 더욱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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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는 87년 민주화의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세계적 차원에서 불어닥친 신자유주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노무현정부에서 추진된 한미FTA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모습.

17대 대선 당시 서민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747 공약’과 ‘부자되세요’을 내세운 사기꾼 이명박 후보에게 국민들이 지지를 보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불행하게도 이후 탄생한 이명박근혜 정부는 평가할 가치도 없는 민족적 재앙이었다. 국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한 것이 아니라 사적 탐익에 놀아난 탈법의 약탈정권시대였다.

이제 우리는 박정희와 군사정권뿐만 아니라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노무현 등 민주화 이후 정권들에게 대해서도 냉정하고 혹독한 비판과 평가를 내려야만 할 시점에 와 있다.

지난 세월 애석하게도 노무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비극적 사건으로 이러한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선불교에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때려 죽여야만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치듯이, 실패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비판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열리지 않는다.

시효를 다 한 87년 체제

지난 30년 세월을 주마등처럼 살펴보았지만, 민주주의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진 절차적 제도와 이를 실행하는 주체역량과 주위를 둘러싼 시대적 환경과 조건이라는 세 요소가 함께 물려서 형성되여 간다고 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제도로서 87년 체제는 시대적 소명과 시민적 요구를 담아내기에는 명백한 한계를 갖고 출범했다. 

주체적 역량으로서 시민사회 역시 성찰적 각성이 부족했고, 결사적 참여가 미진한 상태에서 기득권에 포섭된 직업적 정치인사들에 의해 주도되었던 것이 역사적 패착이었다.

당연히 한국민주주의 미래와 가능성은 87년이후 형성된 야합적 제도정치와 스스로 주연배우가 돼버린 직업정치인의 폐단을 극복하고, 다양한 시민들의 각성과 참여에 기초한 정책정당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내는데 있다 할 것이다.

격동하는 세계사의 물줄기

한편으로는 1980년대까지 안정적이었던 세계의 시대 환경과 조건이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1990대 경제 불황에 이어 더욱 거대한 파고로 덮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후유증을 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세계는 급반전의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종언에서 신자유주의의 사망으로 이행하고 있으나, 이를 대체할 뚜렷한 흐름이 아직 보이질 않고 있다. 미국 금융시스템의 사기와 탐욕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유럽전역을 위기로 몰아놓고, 세계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던 BRICS를 눌러 앉혔다. 이젠 저성장을 정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뉴노멀 시대로 진입하였다. 유럽의 진보그룹들은 성장이라는 개념을 폐기하고 탈성장 또는 새로운 개념의 발전을 논의하기 시작하고 있다.

문명사학자인 김기협 선배가 정확히 분석했고, 선재동자를 자처한 이병한 박사가 추가로 설명하였듯이, 수 백년에 걸친 서세동점의 시대는 미국의 시대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종말을 고하고, 다양다변한 문명권과 국가와 지역간 이해들이 서로 교차하고 대립하고 융합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역사의 미궁속에 방향을 상실하고 심한 양극화 현상속에서 트럼프라는 깡패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건은 유일 초강대국으로 군림했던 미국의 시대를 마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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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지금껏 보지 못한 격동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싹트는 징조인지, 아니면 출구를 알 수 없는 대혼란인지 지금으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

1)일대일로라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선언하면서 대국의 면모로 포효하는 중국, 2)영국 제도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행위와 근시안적 포플리즘이 결합된 BREXIT, 3)난민들의 대거 유입으로 인한 유럽사회의 국수주의적 우경화, 4)서구의 영향을 받아 시작된 민주화의 봄이 이슬람주의로 회귀되고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상황, 5)오스만 제국의 후예인 터어키 민족의 굴기, 6)필리핀 민중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두테르테 대통령이 보이는 반미적 행보, 7)순수한 토착문화에서 성장한 인도 모디 수상의 힌두인적 행보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런 현상들을 보고 있으면, 그동안 전형적 규범으로 받아들여졌던 서구식 민주주의의 시각만으로는 새롭게 전개되는 세계사적 흐름을 더 이상 이해하고 포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근세이후 상업의 발달로 중산층이 크게 발흥하면서 천부인권과 시민계약론, 그리고 재산과 사적 소유권 보장을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근대적 민주주의는 법치주의, 삼권분립 그리고 정당정치를 중심으로 한 대의민주주의가 핵심을 이룬다.

그 원형적 배경과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삼백년이 지난 21세기 수명을 다한 서구의 현재적 상황과 한국이 지닌 역사적 전승 속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형해화된 서구식 민주주의

법치주의는 모든 인간이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인민들의 일반적 참여와 합의로 이루어진 사회계약론에 기초하여 인류가 당대에 획득한 실천이성이 합리적이고 합당한 근거로서 공공의 영역에서 역할과 기능을 다할 때 적용가능한 것이다.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 디테가 상징하듯이, 무지의 베일 앞에서 법의 강제가 원리적으로 모두에게 정의롭게 적용되어야만 한다. 위의 내용을 담보하지 못한 법치주의는 위장된 강도짓에 불과하다.

필자는 한국에서 법치주의가 온전하게 작동하기 위해 준비하고 개선하고 시행해야 하는 내용을 제시할 전문식견은 없다. 다만 오늘의 한국은 당당한 법치국가가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단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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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공화정은 서구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영원한 영감의 원천이었다. 그림은 로마 원로원의 모습.

삼권분립 역시 허울 뿐이다. 입법과 행정과 사법의 독립적 역할과 상호견제라는 대원칙에 비추어 볼 때 우선 사법권이 행정권력으로부터 완벽히 독립되여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사법직의 선출과 임명과정이 대통령의 직,간접 영향으로부터 명백히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듯이, 시민들이 자신의 손으로 주요 법관들을 직접 선출하는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가 검찰과 경찰직 주요 간부들 역시 해당 지역주민들의 손으로 선출해야 하며, 기소권과 수사권이 분리 독립된 상태에서 상호 협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청와대의 별동대처럼 움직이는 검찰조직은 고사하고 대법원장 이하 주요 법관들마저 대통령의 신하처럼 처신하는 나라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위장된 독재국가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시민사회에 뿌리를 내린 정책정당이 없는 한국의 대의정치는 그야말로 ‘극장식 민주주의’이다. 시민들은 그저 관객으로 참여하여 박수치고 분노할 뿐, 주로 연고와 지연과 금력에 의해 선택된 엘리트 또는 졸부를 중심으로 구성된 국회는 유력정당들끼리 ‘연출된 연극’을 공연하는 것으로 전락했다.

시민들의 참여와 결사와 숙의의 과정이 생략된 채, 대기업, 고급관료, 수구적 미디어와 이익단체에 포섭당한 기득권 중심의 대의체이다.

또한 일회적 선거만으로는 대의적 의회정치가 더 이상 민주주의로 정당화 될 수 없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열려야 한다.

우선 시민 청원과 소환과 감시권이 확실하고 실제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며, IT통신정보기술이 발달한 현재 수준에서는 스위스와 같이 수시로 국민발의에 의한 직접투표를 검토해야 한다.

헌법과 선거법 개정 등 국민적 주요 관심과 핵심적 이해를 가진 의제가 국회 내 정당간 토론돼야 한다. 또는 결정이 어렵고 토론과 숙의적 과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시민의회’라는 새로운 헌법기관을 통하여 토론돼야 한다.

이런 시민의회는 서구의 몇몇 나라에서 이미 실험되고 있는 제도이다. 현재의 삼권분립제도를 넘어서서 실제적 시민권을 보장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사권분립 또는 오권분립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수명을 다한 서구식 민주주의…새로운 사상의 맹아들

이제 서구의 민주주의제도는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판단한다. 시민주권에 기초한 계약론과 법철학의 훌륭한 역사적 배경을 담고는 있지만 껍데기뿐인 제도와 절차만으로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형식상으로 평등하고 공정한 정치적 절차가 이루어진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유권과 재산권 중심으로 지나치게 확장된 사회경제적 시스템이 초래한 현실생활 조건의 불평등과 양극화는 그런 형식을 껍데기로 만든다.

또한 불공정한 미디어로 인해 정치는 ‘기울어진 운동장’ ‘길들여진 제도’ ‘스포츠성 이벤트’로 변질되고 있다. 

이병한 박사가 언급한 ‘송학의 서천’(중국의 송나라 학문이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상업이 발흥하고 르네상스가 촉발되고 프랑스혁명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일본학자의 이론) 경험을 다시 되새기며, 한계에 봉착한 서구적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은 동아시아와 한국의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지 제안해 본다.

우선 배달민족의 건국설화부터 매우 독특하다. 하느님의 아들이 세상에 내려와 나라를 열고 건국이념을 ‘ 홍익인간 –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백성들’의 나라로 삼았다는 것은 놀라운 선언이었다. 서구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위대한 진보사상이다.

왕도와 덕치를 가르친 맹자가 의(義)를 정치의 핵심주제로 삼고 백성을 괴롭히는 제왕은 처벌할 수 있다는 역성혁명론이 유럽으로 전파되어 프랑스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세우게 하였다는 ‘송학의 서천’ 이라는 연상이 가능하다.

중국 월나라의 탁월한 재사였던 범려에서 유래했다는 ‘견리사의(見利思義)’ 역시 서구인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언어의 영역이다.

쌀농사 중심의 농업이 집단적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배경에서 출발한 것으로 유추되는 ‘두레’라는 협동적 노동의 미풍양속 역시 오래된 미래의 전승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을의 대소사를 함께 모여 공유하고 숙의하고 공동으로 결정한 향악의 전통과 내용은 서구의 근대적 자치제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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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내 사정전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위치한 만춘전과 천추전.

경복궁내에는 왕이 일상적 업무를 처리하던 사정전(思政殿) 양 옆에 만춘전(萬春殿)과 천추전(千秋殿)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축물들이 있다. 왕을 알현하기 전에 사전에 모여 현안을 토론하고 상의하던 건물이다.

만춘전에서는 이름그대로 젊고 혈기가 방장한 진보적 신료들이 열띤 토론을 벌인다. 건너편 천추전에서는 경험많고 노련한 원로그룹들이 숙의를 통해 국정의 구상을 가다듬던 장면들을 상상해 보라. 현재 여의도 국회의사당보다 내용면에서 매우 앞서 있지 않은가. 

구한말 동학에서 보여준 ‘시천주(侍天主)사상 역시 놀랍다. 서양에서 이야기하는 천부인권사상의 배경에는 인간은 신이 창조했지만 신을 닮은 피조물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서양의 신에게 인간은 대상적 피사체일 뿐이다.

그러나 동학에서는 하느님이 인간 속에 원형적으로 내재한다. 신과 인간이 분리되여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의 내면 속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확장하여 보면 하느님을 마음에 모시는 백성들이 함께 뜻을 모으면 곧 하늘의 뜻이 되는 것으로 민본 사상의 절정을 이룬다.

서구 민주주의 기초가 된 루소의 시민적 일반의지론을 훌쩍 뛰어넘는 격높은 사상이다.

홍익인간과 맹자의 왕도사상, 참여와 절차과정으로 향약과 두레, 견리사의가 뜻하는 공동체로서의 덕성, 선비사회가 보여준 절개와 비판정신, 모두를 어우르고 관통하는 동학의 시천주라는 경인사상 등, 동아시아의 역사와 전승은 퇴조해 가는 서구식 민주주의에 미래를 밝힐 수 있는 미지의 가능성이다.

서체아혼(西体亞魂)의 견지에서 서구사회가 발전시켜온 법논리적 절차와 형식에 앞서 언급한 동아시아적 영혼을 불어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서구가 성취한 그릇 안에 민본(民本)과 민생(民生)과 민락(民樂)이라는 내용을 담아 삼민(三民)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21세기 민주주의를 재구성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서양의 형식에 동양의 영혼을 담는다면…

아무리 제도적으로 절차적으로 하자가 없게 진행되었다 하더라도 시민적 삶을 어지럽히는 것을 민주제라고 인정하고 허용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동양적 서술과 비슷한 문제의식으로 서구의 하버마스 역시 합리성과 효율성 중심의 관료제가 가져오는 폐단을 지적하고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한 시민사회에서 형성되는 소통적 담론이라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현대의 발달한 통신기술로 직접민주제를 포함한 다양한 민본적 정치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서구의 사민주의가 발전시켜온 사회적 시장경제를 넘어서 두레의 예에서 보여준 공유와 협력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전되어야 한다.

인류가 쌓아온 과학기술의 수준과 금융시스템운용의 경험은 인간의 조건을 현재보다 훨씬 위대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제공한다. 모든 사회 경제활동의 출발점과 도착지는 맹자가 제시한 제민지산(齊民之産)에 근거해야 한다.

필자가 지난 칼럼(경제성장과 행복…”뭣이 중헌디?”)에서 시민 개개인의 행복조건에 대해 반복하여 언급하였지만, 미국의 독립선언문에도 명기된 행복추구권이 다시 강조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은 민주주의와 경제시스템은 근본부터 잘못된 것이다. 허접한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동양적 표현으로 대동(大同)의 사회를 향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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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촛불을 든 시민들은 자신들이 헌법에 명시된 주권자임을 선언하고 있다. 지금의 시민항쟁이 단순히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을 몰아낸 권력교체에 그칠 것인지, 새로운 차원의 정치, 경제, 사회체제를 만들 체제전환의 맹아가 될지 현재로는 알 수 없다.

권력 교체기 또는 역사의 전환기

2016년 11월12일 서울광장에 모인 백만 시민의 함성은 한국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다.

매우 소중한 기회이다. 단순히 박근혜의 퇴진이라는 현안을 뛰어넘어, 우리의 시야를 세계로 확대하면서 역사를 살펴보는 깊은 성찰과 비판을 통해 제대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또다시 제도 정치권인사들의 탐욕에 의해 좌절된 역사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민주주의는 결과물이 아니라 실천적 과정이다. 시민사회가 성숙해가는 과정속에서 성찰과 비판 그리고 참여가 없이는 민주주의는 유지될 수 없다.

“미지는 늘 현재 안에 움트고 있다. (다가올) 민주주의는 미지에 대한 동적 지향의 가장 포괄적 표현이여야 한다” (김상준 경희대 교수, <미지의 민주주의>  중)

월, 2016/11/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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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정기국회 1호 법안은 공수처!”

공수처 입법청원 제출 및 법안처리 촉구 기자회견 
일시 장소 : 2017년 9월 11일(월) 오후 1시 40분, 국회 정론관

 

오늘 참여연대(공동대표 법인·정강자·하태훈)는 독립적인 고위공직자 비리 전담 수사처 법안 처리를 촉구하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개로 입법청원하였습니다.
참여연대는 검찰권 오남용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통령, 국회, 그리고 검찰 등 권력기관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고 동시에 이들을 견제할 수 공수처가 설립되어야 그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견제와 균형의 장치들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청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참여연대 공수처 입법청원안에 따르면, 국회에 공수처 처장의 추천위원회를 두며, 매년 정기국회에 사업보고서와 사업계획안을 제출하며, 수사처 규칙을 제정 및 개정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고 의견을 듣도록 하여 국회의 공수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도 공수처 처장 후보를 천거하거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수사처 사건에 대하여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해 수사처의 규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대통령은 처장 추천위원회에서 2명의 후보를 추천받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후보자를 지명하도록 하였습니다.  


검사의 청와대 편법파견, 비상설적 특별검사제도의 한계를 방지하기 위해 현직 검사, 검사로 5년 이상 근무하였거나, 검사의 직에서 퇴직한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은 처장, 차장, 특별검사가 될 수 없도록 하며, 검사로 재직했던 사람의 수가 특별검사의 4분의 1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등 견제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수처의 수사권 및 기소권 오남용은 방지하기 위해 현 검찰에 대한 재정신청제도보다 강력하게  고소‧고발자들에 의한 재정신청 조항을 마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참여연대는 앞으로 공수처 설치라는 국민적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하여 <2017년 정기국회 1호 법안은 공수처> 캠페인(가칭)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입법청원서 원문 [보러가기/다운로드] 

 

▣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주요내용 해설
 
1. 목적
- 그동안 비리를 저지른 고위공직자가 법대로 처벌받지 못해 이에 대한 불신이 크고, 정경유착이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남아 있음. 권력이 있다는 이유로 제대로 법 앞에 공평하게 수사, 기소되지 않아온 병폐를 이제는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드높음.
- 이에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해 고위공직자의 비리 수사 및 기소를 담당해 국가의 투명성과 공직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수사처)를 설치하도록 함. 
 
2. 수사처의 중립성과 독립성
- 수사처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그 권한에 속하는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외부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아니하며 독립하여 직무를 수행하도록 함. 수사처는 「국가재정법」 제6조에 따른 독립기관으로 봄으로써 예산을 통한 수사처 독립성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함.
- 처장, 차장, 특별검사는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아니하면 파면되지 아니하며, 특별검사는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면 해임, 면직, 정직, 감봉, 견책 또는 퇴직의 처분을 받지 않도록 함. 

 

3. 고위공직자의 범위
- 고위공직자란 아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직자 및 퇴임 후 2년 이내의 사람, 고위공직자의 배우자, 직계존비속 및 형제자매를 말함. 다만 대통령의 경우 그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을 말함.
-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국회부의장, 부총리, 국회의원, 장관 및 장관급 공무원, 차관, 차관급 공무원, 대통령비서실, 대통령경호처, 국가안보실 소속 고위공무원단 1급 상당 공무원, 대법관, 법관, 검사(군판사 및 군검사 포함), 치안감 이상 경찰공무원, 소장 이상 군인공무원 
-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교육감, 경찰공무원, 군인공무원 등 고위공직자로 간주될 수 있는 이들이 더 있음. 그러나 수사대상이 비대해지면 공수처의 한정된 인력으로 이를 제대로 다루기 힘들고, 수사처에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할 수 있는 이들은 고위공직자 범위에서 제외함.
- 고위공직자와 공범관계에 있는 사람을 포함함으로써 정경유착 사건, 최순실 같은 사례 등도 수사처 수사대상이 되도록 함.
 
4. 처장
- 처장은 공직자비리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 및 경험이 있고 수사처의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으로, 임기는 3년이며 중임할 수 없도록 함.
처장은 「법원조직법」제42조제1항에서 요구하는 변호사 자격을 요구하지 않으며, 특별검사의 직을 겸하지 않음.
 
5. 처장추천위원회의 구성
- 추천위원회가 서면으로 처장 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함. 
- 처장후보자의 추천을 위하여 국회에 추천위원회를 두며, 국회 의결을 거쳐 9인의 위원으로 구성함. 국회는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의 직위에 있는 사람을 위원으로 위촉하거나,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 추천위원의 과반수가 되도록 위촉할 수 없으며, 하나의 원내 교섭 단체가 과반 이상의 위원을 추천할 수 없도록 함.
- 국회에 처장 추천위원회 구성을 맡기되 다수당이 추천을 독점하거나 소수당이 배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 법조직역이 추천위원회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함.
 
6. 수사처 규모 및 처장과 특별검사 자격
- 수사처는 처장 1명, 차장 1명, 특별검사 20명 이내, 특별수사관 50명 이내로 함. 이는 서울고검과 제외한 고검의 정원과 유사한 수준임.
- 차장은 10년 이상 「법원조직법」 제42조제1항 각 호의 직에 있었던 사람 중에서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차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도록 함.
특별검사는 5년 이상 「법원조직법」 제42조제1항 각 호의 직에 있었던 사람 중에서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함.

 

7. 처장, 차장, 특별검사의 결격사유
-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자, ▵「국가공무원법」 제33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임명일로부터 3년 이내 고위공직자로 근무한 자, ▵검사(검사로 5년 이상 근무하였거나, 검사의 직에서 퇴직한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 포함)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처장, 차장, 특별검사가 될 수 없도록 함.
- 검사의 청와대 파견에서 드러난 폐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현직 검사 및 일부 전직 검사가 처장, 차장, 특별검사가 될 수 없도록 함.
 
8. 퇴직자의 행위제한
- 처장, 차장, 특별검사는 퇴직 후 5년간 검사로 임용될 수 없도록 함.
- 처장, 차장, 특별검사는 퇴직 후 3년 이내에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관, 법관, 국무총리, 중앙행정기관의 장 및 대통령비서실·대통령경호처·국가안보실·국가정보원·경찰청 2급 이상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함.
처장, 차장, 특별검사는 퇴직 후 5년 이내에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받아 국회의원 및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함.
- 수사처에 근무했던 자는 퇴직 후 2년간 수사처에서 수사한 사건의 변호 등 관련 업무를 담당할 수 없도록 함.
처장, 차장, 특별검사가 임기만료 또는 사직 직후 고위공직자가 되거나 공천을 받을 경우 수사를 엄정하게 처리하지 못할 가능성을 방지하고자 함.
 
9. 처장의 직무와 권한
- 처장은 수사처의 사무를 통할하며,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하도록 함.
- 처장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대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의 장에게 고위공직자비리범죄와 관련된 사건의 내사 및 수사기록, 증거 등 자료의 제출, 수사 활동의 지원 등 수사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함.
요청을 받은 관계기관의 장은 내사나 수사가 진행 중이라거나 사생활의 비밀보호 등 기타의 이유로 이를 거부할 수 없으며, 처장은 관계 공공기관의 장이 수사협조 요청에 따르지 않은 경우 그 소속 장관 또는 임용권자에게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함.
- 처장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에는 감사원, 국세청 등 관계기관(검찰청을 제외한다)의 장에게 소속공무원의 파견과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함.
- 처장은 소관 사무에 관하여 국회에 법령 개정에 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함.
 
10. 검찰 등과의 업무협
- 검찰총장은 고위공직자비리범죄를 수사하는 경우 지체 없이 그 내용을 처장에게 통지하도록 함. 이 경우 처장은 검찰이 수사하는 것보다 수사처가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때에는 검찰총장에게 해당 사건의 이첩을 요구할 수 있고 검찰총장은 이에 응하여야 함.
- 검찰청, 감사원, 국세청 등 관계기관은 업무와 관련하여 고위공직자비리범죄가 있음을 알게 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내용을 처장에게 통지하도록 함. 이 경우 처장은 해당사건의 이관을 요구할 수 있고 관계기관의 장은 이에 응하도록 함.
- 형사소송법 제110조 및 제111조의 이유로 공무소 등의 장은 압수수색을 거부할 수 없도록 압수수색에 대한 특례조항 포함함.
 
11. 수사처 권한 오남용 견제 방안 도입
- 수사대상과 관할범죄 명시 : 범죄수사처가 초헌법적이라던가, 반인권적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수사범위와 관련하여 고위공직자의 범위와 범죄행위 및 관련범죄를 법 안에 정의하여 수사처의 업무범위(수사범위)를 명확하게 함. 
- 수사개시 요건 : ▵고위공직자비리범죄를 인지한 때, ▵고위공직자비리범죄에 대한 고소‧고발이 있는 때, ▵경찰청, 감사원, 대검찰청, 국방부, 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가 수사를 의뢰한 때, ▵국회 재적의원 10분의 1이상의 연서로 수사를 요청 등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즉시 수사에 착수하도록 함.
범죄행위의 고소·고발 및 내부고발자 보호조치 : 누구든지 고위공직자비리범죄를 알게 된 때에는 이를 수사처에 고소‧고발할 수 있으며, 고위공직자비리범죄의 고소‧고발 등을 이유로 불이익조치를 당하여서는 않도록 함. 특별검사는 고소 또는 고발을 접수한 때에는 신속히 수사하여 공소의 제기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고소인 또는 고발인에게 지체 없이 통지하도록 함. 
- 재정신청 : 고소‧고발자, 수사의뢰한 기관의 장 및 연서하여 수사를 요청한 국회의원(이 경우 연서한 의원 과반수 이상의 연서에 의하여야 한다)은 특별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한다는 통지를 받은 때에는 서울고등법원에 그 당부에 관한 재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함. 단, 공소유지는 지정변호사 제도를 두어 법원이 지정하는 지정변호사가 직권을 대리할 수 있게 함. 
 
12. 국회 및 시민의 견제 방안 도입
- 처장 추천위원회를 국회에 두며, 추천위원회 회의는 공개하도록 함. 
- 수사처는 매년 정기국회에 사업보고서와 사업계획안을 제출하도록 함. 
- 수사처 규칙을 제정 및 개정할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고 의견을 듣도록 함.
- 개인·법인 또는 단체는 추천위원회에 서면으로 처장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천거하거나 그 밖에 처장 추천에 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함. 
- 처장 또는 처장의 명을 받은 차장은 수사처 사건에 대하여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피의사실 외의 수사과정에 대해 수사처의 규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함.
 
13. 임명권자로부터 공수처의 독립성 확보 방안
- 처장후보자의 추천을 위하여 국회에 추천위원회를 두도록 함. 
- 대통령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추천후보자 중에서 후보자를 지명하도록 함. 
 
14. 검찰로부터 공수처의 독립성 확보
- 현직 검사, 검사로 5년 이상 근무하였거나, 검사의 직에서 퇴직한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은 처장, 차장, 특별검사가 될 수 없도록 함. 
- 검사로 재직했던 사람의 수가 특별검사의 4분의 1을 초과하지 않도록 함.
수사협조는 받을 수 있으나 검사의 인적 파견과 지원은 요청할 수 없도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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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9/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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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군기지 반대 싸움이 시작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습니다.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는 파괴되었고 아름다운 연산호도, 구럼비 바위도 사라졌습니다. 작년에 완공된 해군기지에는 미국 군함들이 수시로 드나듭니다. 강정 뿐만이 아닙니다. 제주 전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강정을 파괴한 것도 모자라 주민 동의 없는 제2공항이 성산에 지어지려 합니다. 제주 전역을 행진하며 제주의 평화를 기원하는 제주생명평화대행진(7/31~8/5)을 앞두고 제주의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속 게재합니다. - 기자 말
 
① 바다위 6층짜리 구조물... 5년만에 제주에서 벌어진 일
② 사라진 제주 바다 꽃밭, '연산호'를 구해주세요
③ 대중국전초기지냐 평화의 섬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제주'

④ 강정과 밀양, 쌍용... 모든 문제의 시작이 같았다

강정과 밀양, 쌍용... 모든 문제의 시작이 같았다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 ④] 강정에서 서울까지, 행진은 계속된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던 2012년을 다시 기억하고 싶지는 않지만 잊을 수도 없다. 그 해 대통령 선거에 앞서 열렸던 19대 총선에서 당시 야당은 참패를 했다. 이명박 정권 5년의 마지막에 여당이 거둔 대승은 참담했다. 하지만 12월에 열리는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교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간절한 희망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총선 결과를 견뎌 낼 수 있었다.

 

대선 때까지 그냥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19대 총선 직후 광주 5.18 기념재단으로부터 광주인권상을 수상하신 문정현 신부님께서 상금 전액을 내 놓으시며 이명박 정권의 연장을 막을 수 있는 활동을 계획 해 보자고 하셨다. 

 

문정현 신부님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쌍용(S) 강정(K) 용산(Y)의 연대 'SKY_ACT 스카이공동행동'이었다. 우리는 다른 것은 몰라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만은 어떻게든 막아보자는 생각으로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하여 서울 시청광장으로 입성하는 <2012생명평화대행진 SKY_ACT>를 계획했다.

 

강정에서 서울까지, 모두가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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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참여한 세월호, 쌍용차, 용산, 강정, 밀양, 청도 주민들 ⓒ 김덕진

 

자본이 휘두른 정리해고의 칼날과 잔혹한 국가폭력에 희생되었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해군기지 건설 강행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제주강정마을 주민들, 공권력에 의해 희생되고 용산참사 유족들과 일상에서 쫓겨난 철거민들이 모였다. 모두 경찰을 앞세운 국가폭력의 대표적인 피해자들이었다. 

 

우리는 한 달 동안 전국 30개 도시를 거쳐 40여개의 투쟁현장을 방문했다. 곳곳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을 만나 손을 잡고 얼싸 안으며 함께 싸울 것을 다짐했다. 어디든 눈물 나지 않는 현장이 없었고 공권력의 폭력에 상처받지 않은 이들이 없었다. 이명박 정권 4년 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은 무너져 있었고 쫓겨나고 내몰리는 이들은 마음 둘 곳이 없는 상태였다. 전국을 돌며 권력과 자본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달려가는 대한민국의 민낯을 똑똑히 목격했다.

 

18대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수도권으로 입성한 생명평화대행진단은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도보로 출발하여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일주일 동안 매일 행진단원이 두 배씩 늘어나는 기적을 경험했다. 우리는 그 기세로 대행진 마지막 날 서울광장을 가득 메웠고 바로 그날부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희생된 동료들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 분향소 투쟁 중이던 대한문 앞에 커다란 천막을 하나 치고 '함께살자 농성촌'을 세웠다. 우리는 대행진 중에 초고압 송전탑과 핵발전소에 맞서 싸우는 밀양 주민들을 만났고 이들이 농성촌에 합류하여 'SKYM 함께살자 농성촌'이 완성되었다. 생명평화대행진의 마지막 날이 함께 살자 농성의 첫날이 된 것이다. 

 

그 겨울 우리는 추위와 싸우며 어떻게 하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이 매우 불행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일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매일을 보냈지만 혹독하게 추웠던 2012년 12월의 겨울밤 농성촌 천막에서 박근혜의 18대 대통령 당선 소식을 들어야 했다. 

 

참담한 심정을 아무리 털어놔도 위로가 되지 않는 밤이었다. 박근혜의 임기가 끝나는 날만을 기다리며 어떻게든 버텨보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우리의 그런 다짐이 무색하게도 박근혜 시대의 개막은 많은 이들에게 절망감을 주었다.

해고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 파업투쟁 중이던 노동자들의 비보가 계속 날아들었다. 우리는 대한문 농성장에서 사흘에 한 번씩 추모제를 열며 분노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박근혜 시대의 시작은 재벌들의 시대, 가진 자들만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미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억압받고 차별받던 이들에게는 앞으로 5년을 더 견딜 만한 힘이 남아 있지 않았던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시작을 알렸던 그 해 겨울 그 '죽음'과 '죽임', 박근혜 정권의 마지막을 예고했던 백남기 농민의 '죽음'과 '죽임'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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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 ⓒ 김덕진

 

진보와 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정부가 당사자들에 대한 설득과 동의를 구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모든 문제가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밀실에서 결정하고 언론에 공표하고 나면 당사자들에게는 대의를 위해 참고 희생해 달라고 강요한다. 그 강요를 따르지 않으면 경찰을 앞세운 공권력의 힘으로 강제하고 이에 반대하며 투쟁하는 사람들은 국익을 외면하는 '이기적인 빨갱이'로 몰아간다. 

 

싸우다 싸우다 지치고 지쳐 사람들이 쓰러지면 그 쓰러진 자리에 미군기지도 확장하고, 핵발전소도 건설하고, 송전탑도 세우고, 해군기지도 만들었다. 정권의 논리를 그대로 배운 자본은 경영이 어렵다고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해고가 부당하다고 싸우면 경찰을 불러 끌어내고 노동자들의 투쟁 때문에 손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왔다.

 

아무 일 없이 농사짓고 이웃들도 더불어 살던 땅을 미군들이 살 집을 짓고 미군들이 뛰어 놀 운동장을 지어야 하니 내놓으라하고, 평생을 일구어 온 논밭 한 가운데 아파트 15층 높이 초고압 송전탑을 세워야하니 비켜서라 하고, 태어날 때부터 수영장이고 앞마당이던 바닷가에 난데없이 해군기지를 지어야 하니 물러서라 하니, 누구도 흔쾌히 동의를 할 수가 없다. 

 

동의가 되지 않을 것이 뻔한 상황을 돌파해야하니 경찰을 앞세운 국가 폭력이 동원된다. 국가는 늘 설득과 동의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강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거나 어차피 설득되지 못할 일이니 일단 진행하고 공권력으로 밀어붙이면 된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잔인한 국가폭력에 대한 독립적인 진상조사 이뤄져야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과거 국책사업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왜 갈등이 발생했는가, 왜 주민들이 농성을 하고 감옥을 가고 수백만원의 벌금을 각오하면서까지 반대를 했는가, 그 반대를 왜 국가는 공권력을 앞에서 제압하고 밀어붙여야 했는가, 그 갈등 발생의 원인을 밝히는 일이다.

 

진상규명은 우선 비민주적 절차로 국책사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을 조사하여 국가 차원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책임 소재를 찾는 것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주민들이 갖고 있는 반대할 권리를 무시하고 공권력을 동원하여 폭력적으로 강행하는 방식에 대한 평가를 해야 한다. 누가 봐도 무리한 행정의 집행을 가능하게 했던 경찰의 개입과 행정응원 과정의 잘못을 제대로 밝혀내야한다.

 

해군기지 반대 싸움의 대상은 해군과 국방부가 돼야 하고, 송전탑 반대 싸움은 한국전력이나 산업자원통상부와 했어야 하고,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자본과 결판을 내야했다. 그런데 강행하는 과정에서 싸움의 대상이 경찰로 바뀌고 경찰에 원한을 가지게 되며 경찰청장을 고발하고 사퇴를 주장하는 것이 운동의 마지막이 되었다. 이 어이없는 현실을 이제 문재인 정부가 끝내야 한다.

 

국정원이나 경찰청 등 개별 기관별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의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독립적 국가기구가 필요하다. 반복되는 국가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처럼 명백한 국가폭력 사건들 몇몇을 조사하고 형식적인 사과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 또, 시작만 요란했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는 기구를 만드는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충분한 시간과 인력 그리고 권한을 가진 국가 기구가 진상 조사부터 먼저하고 책임질 사람들은 무거운 책임을 지게한 후에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이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천명하고 강력하게 추진할 의지를 확인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폭력의 주체들은 저항 할 것이고 수구 야당들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할 것이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에 정권 초반 의지가 중요하다. 

 

수 십 년간 반복되며 국민의 삶과 일상을 짓밟았던 국가폭력의 위협을 완전히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은 자연스레 공안기구들의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고 화해도 가능해지고 미래도 이야기 할 수 있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

 

* 덧붙임 :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이 다시 모여 제주 전역을 돌며 생평화 평화를 말하고 노래합니다. 7월 30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7월 31일 ~ 8월 5일까지 열리는 <2017 제주생명평화대행진>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용산참사 유족들,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 세월호 참사 가족들, 백남기 농민 유족들, 전국 각지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들 그리고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함께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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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7/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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