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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대통령 개헌안 표결불성립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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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대통령 개헌안 표결불성립에 대한 참여연대 입장

익명 (미확인) | 목, 2018/05/24- 15:53

대통령 개헌안 ‘투표불성립’, 분노한다 

‘6월 개헌’ 약속 어긴 국회는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라

대통령 개헌안 폐기일뿐, 개헌 무산은 아니다

국회는 연내에 개헌 로드맵 제시하고 개헌 다시 논의해야

 

국회(정세균 국회의장)는 오늘(5/24)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투표불성립’을 선포하고 사실상 폐기하였다. 1987년 9차 개헌 이후 31년 만에 공식적으로 추진된 개헌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국회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직무유기와 무책임에 분노한다. 헌법 개정은 촛불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설계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나 여야 정당은 자신들이 스스로 국민에게 약속했던 6.13 지방선거 동시개헌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 당리당략을 앞세워 개헌 논의를 거부하고 본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아 투표를 불성립시킨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대통령 개헌안 발의 이후 개헌안 통과나 국회 합의안 마련을 위해 어떠한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한 더불어민주당 등 국회 전체의 책임이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정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6월 개헌을 무산시킨 것에 대해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

 

오늘의 결과가 여야정당이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결과라면 양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1년 6개월여 시간 대부분을 허송세월하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도 보여주지 못했던 국회였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개헌 국회의장’이 되겠다며 개헌을 추진했지만, 정작 개헌안이 제출된 이후 국회 합의안 마련을 위해 제대로 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더욱 용납되기 힘들다. 부결도 아니고 ‘투표불성립’으로 개헌안을 무산시켰다. 개헌은 20대 국회 구성 후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을 비롯한 야당의 적극적 제안으로 국회가 초정파적으로 착수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당리당략에 따라 소극적인 태도로 돌변하여 지방선거 동시개헌을 무산시키는 데에 앞장 서 왔다. 심지어 위헌 상태인 국민투표법 개정마저 거부했다. ‘사회주의 개헌’ ‘관제 개헌’ 운운하며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논의를 막는 데만 전념하였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역시 ‘야 3당 개헌연대’를 구축하기는 했지만, 국회 합의안을 끌어내는 데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여당은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자 슬그머니 자체 개헌안 논의를 접더니, 국회 합의안을 만들어내는 개헌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여당은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을 축소 분산하고 국회와 정부 운영에서 협치를 실현할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제시하거나 대통령과 야당을 찾아가 설득하는 일도 하지 않았다. 개헌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어떠한 의지나 행동도 보여주지 않았다. 오늘 대통령 개헌안 투표에 참여하고, 야당에게 책임을 미룬다고 책임과 잘못이 없어지지 않는다.

 

오늘의 투표불성립으로 지방선거 동시 개헌은 최종 무산되었고 말았다. ‘내 삶을 바꾸는 개헌’이라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국회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심지어 오늘 개헌안 ‘투표불성립’에도 다른 당 탓만하고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다. 국회의원 전원 사퇴와 국회 해산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은 알아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 개헌안의 폐기가 개헌의 최종 실패는 아니다. 나라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의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지금 협력하지 않았다고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개헌은 다시 추진되어야 하고,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여야 정당은 이제라도 자신의 개헌안을 국민 앞에 공개하고 2018년 연내에 개헌에 관해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한 진정성 있고 구체적인 절차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시 개헌이 논의되고 추진될 수 있도록 여야 정당은 물론 대통령과 시민사회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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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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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대출 35세까지 연장 상환
정시 및 특목고 확대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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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미도, 선경, 우성아파트 재건축 조속 추진
강남(병) 지역 교통·문화·환경·관광 개발
강남구 신청사 건립 및 행정복지 종합타운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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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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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들이 조금 더 양보하고,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수성 전역의 도시 스카이라인을 확 바꿉니다: 수성 통개발로 아파트와 단독주택 가격 균형 회복, 지구단위 개발과 용적률 향상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 명품 주거단지 조성, 미래형 주거지로 전환, 고품격 생활 힐링 공간 조성.
글로벌 교육문화 특구로 탈바꿈합니다: 글로벌 국제고 신설, 명문사립 초중고 육성, 수성동 중앙중고에 중앙초교 신설 후 명문사립으로 육성, 2022년 정권교체와 교육정책 전환을 통한 특목고 정책 유지.
금융복합지구 조성을 추진하겠습니다: 대구은행역 사거리 지방금융산업 육성, 양질의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대구통합신공항을 활용한 해외수출형 첨단산업 유치: 차세대 반도체 산업 등 대구경북의 50년 먹거리 창출, 성서공단 등 첨단 스마트형 산업단지로 대전환.
플라잉카(flying car) 산업 유치 추진: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창출, 플라잉카 연구개발단지 조성 및 산업특화단지 건설.
TK 코로나19 극복 20조 뉴딜 추진: 코로나19 피해 응급 구호와 지역 경제 재건·활성화 기반 마련, 추경 통한 직접 원조 10조, 조세감면 6조, '코로나 공채' 재난기금 출연 4조원 등 총 2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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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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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를 공부 잘하고 집값 오르는 명품 교육 및 주거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온천장을 중심으로 사람과 문화가 어우러진 일류 동래를 만들고 사직구장을 최첨단 '꿈의 구장'으로 현대화하겠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부패를 규명하고 실패한 경제, 안보 정책(소득 주도 성장, 탈원전, 대북 굴욕 정책)을 전면 폐기하겠습니다.
동래구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세금 폭탄을 막으며, 어르신과 청년을 위한 공정한 사회와 복지 기회를 확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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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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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통합도시 조성 및 청년이 머무는 젊은 도시 구현
AI 및 첨단기술 기반 혁신 클러스터 구축으로 자족형 경제도시 기반 조성
문화예술회관, 백운호수 음악분수, 체육공원 등 생활문화체육시설 확충
백운호수 축제, 어린이 철도축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응급의료센터, 건강검진센터를 갖춘 의왕종합병원 조기 건립 및 통합의학전문병원 조성
내손보건지소 신설,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등 의료 체계 강화
인덕원-동탄선, 월곶-판교선 적기 개통 및 GTX-C 의왕역 공사 본격화 등 광역교통망 확충
예비군 훈련장 재배치, 갈마상가 환경개선, 미디어아트 빛의거리 조성 (내손1동)
내손동 송전탑 지중화, 한전 자재검사처 이전, 내손 중·고 통합학교 준공 (내손2동)
청계동 종합병원 유치, 학현마을 도시가스 지원, 포일 산업단지 조성 (청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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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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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대구는 ‘진보도시’였다 | 총선 특집 ‘대구 정치’ 뜯어보기

‘보수의 도시’ 대구.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치적 반전이 넘치는 도시다. 우리가 몰랐던 대구의 숨은 진실에 대해 팟캐스트 <서복경의 정치생태보고서 시즌3> 1화 ‘대구, 와카는데? ─ 대구 지역주의 다시보기’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았다.

1. 대구는 한때 ‘저항의 도시’였다

그렇다. 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타도하자는 움직임의 시작은 대구였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2.28 대구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4.19 혁명은 대구의 민주화운동이 도화선이 됐다. 2.28 대구민주화운동으로 달아오른 분위기에 3.15 부정선거가 기폭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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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민주운동 직후 학생들이 대구 중앙로에서 시위하는 모습 (사진 출처:연합뉴스)

이런 움직임은 1956년 3대 대선에서도 맥을 찾아볼 수 있다. 대구 시민들은 전국적 분위기와 반대로 좌파성향의 후보에게 대거 투표했다. 당시 경쟁관계에 있던 후보는 이승만과 조봉암이었다. 전국적으로 이승만은 70%, 조봉암은 30%를 얻어 이승만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대구의 득표율은 정반대였다. 조봉암이 72.3%, 이승만은 27.7%를 득표했다.

2. 젊은 박정희는 진보적이었다

그렇다. 민주화에 앞장섰던 대구 시민들이 어떻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지하게 됐는지 의아해하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각으로 당시 ‘젊은 박정희’를 바라보면 이런 흐름을 이해할 수 없다. 당시 대구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진보 인사라고 생각했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 이유를 1961년 5.16 쿠데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내건 공약에서 찾는다. 공약 일부가 좌파적 면모를 띠었다는 것. 실제로 혁명공약의 네 번째 항목에는 ‘국가자주경제 재건’이라는 말이 있다. 자주경제는 말 그대로 세계 자본주의 체제로부터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사회주의적 성격이 짙다. 물론 이 주장 역시 여러 가설 중 하나일 뿐이지만, 현재 대구의 정치성향 형성에 이러한 역사적 맥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3. 대구에도 야당 의원이 4명이나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 ‘깃발만 꽂으면’ 지역 우세 정당이 당선되는 지금의 영∙호남 대립구도는 3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이전인 1985년 12대 총선에는 대구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4명이나 당선됐다. 전두환 정부의 집권당인 민주정의당에서는 2명이 당선되는 데 그쳤다.

대구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국회 의석 독점현상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생겨났다. 3당 합당 이후 영남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내세운 민주자유당을, 호남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필두로 한 평화민주당을 지지했다. 영남은 민자당 계열 정당을, 호남은 평민댱 계열 정당을 지지하는 현재의 모습은 이때부터 이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4. 영∙호남은 같은 대통령 후보를 민 적이 있다

그렇다. 3당 합당 이전의 지역구도는 일시적인 성격이 강했다. 선거 때마다 바뀌었다. 심지어는 영∙호남이 한 마음으로 선거에서 같은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1963년 제5대 대선 때다. 이때는 남북으로 지역구도가 갈려 남쪽으로 묶인 영∙호남이 함께 박정희를 지지했다. 윤보선은 북쪽인 경기∙충청∙강원에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구도는 다음 대선에서 동∙서로 바뀐다. 강원도를 포함한 동쪽은 박정희, 서쪽은 윤보선 지지세가 뚜렷했다.

변영학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시 지역구도가 일시적이었던 이유를 ‘여촌야도’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촌야도 현상은 농∙어촌 지역은 여당을, 도시 지역은 야당을 지지하는 걸 의미한다. 변 교수는 지역구도가 형성되면 그 다음 선거에 영향력을 발휘해 지역구도를 소멸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한다. 1963년 10월 5대 대선 때 생긴 남북지역주의는 1963년 11월 6대 총선에서 여촌야도에 의해 소멸했다. 1971년 4월 7대 대선 때 생긴 영호남 지역주의는 한 달 뒤인 1971년 5월 8대 총선에서 여촌야도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그렇다면 여촌야도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군부 정권에 의해 정치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야당 정치인은 여당에 비해 농∙어촌의 유권자들을 만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맥락을 간과하면 농∙어촌 유권자가 독재정부에 더 친화적이고 도시의 유권자가 반대라고 해석할 위험이 있다.여촌야도는 정보에서 소외된 농∙어촌 유권자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5. 다 이유가 있다

대구 정치도 그렇다. 모든 사회현상에는 이유가 있다. 서 교수는 지역주의도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나쁜 지역주의’ 틀 안에서만 보면 정치적 입장이 다른 타자를 이해하기 어렵다. 칭찬을 들은 고래가 춤을 추듯, 해석을 다르게 하기 시작하면 변화가 일어난다. 유권자에게 항상 ‘너는 문제다’라고 하면 듣는 입장에서는 화만 날 뿐이다. 욕먹지 않으려고 아예 투표를 ‘포기’할 수도 있다. 대신 유권자의 정치행위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그랬을까’, ‘이유가 뭘까’, ‘어떤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했을까’라고 질문이 필요하다. 더 많은 이야기는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 링크: http://www.podbbang.com/ch/9418)

글 | 정치발전소 팟캐스트 제작팀 백윤미 최승민 한주홍

금, 2016/03/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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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날 필자가 재직하는 학교는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수없이 쏟아지던 전자메일이 거짓말 같이 멈추었다. 교수들은 트럼프 당선의 의미를 평가하기 보다는 헛웃음을 지으며 애써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다.

몇 몇 직원들은 도저히 학교에 올 수 없다고 휴가를 냈고, 일부 직원들은 목 놓아 울기도 했다. 캔사스 대학이 위치한 도시인 로렌스는 보수주의가 강한 이 곳에서 외딴 섬같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작은 대학 도시다. 이곳에 트럼프 당선이 던져준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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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NYT)

낙관적 미래에 대한 전망 사라져 

오바마 대통령이 2008년에 등장할 때의 캐치프레이즈가 “담대한 희망”이었다. 그 희망이 깊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 절망의 깊이는 도저히 당선될 수 없을 것 같은 후보가 당선되어서 앞으로 4년은 더 기다려야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기회가 주어진다는 정도가 아니다. 이 절망은 훨씬 더 근본적이다.

트럼프 당선의 절망은 진보적 미래를 그리는 정치세력의 지적 실패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대침체(The Great Recession)라고 칭해지는 2008년의 경제 위기 이후 유럽이 긴축재정을 피며 오랜 기간 동안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중동과 아프리카의 이민자 유입으로 사회가 분열될 때, 미국은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뽑고, 양적완화, 의료보험 확대, 최저임금 인상, 동성애 합법화, 소수 인종의 고위직 진출, 지구온난화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 보호 정책 등 중도좌파적 정책을 꾸준히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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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변화는 아니지만 개인의 자유를 확대하는 리버럴리즘과 사회과학적 연구에 의해 증명되는 온건한 중도 좌파적 정책에 기반하여 점진적 진보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지배했다. 러시아의 권위주의 정권, 중국의 공산당 일당 독재, 유럽의 혼란, 중동의 테러리즘, 일본의 장기침체에 대비되어, 미국의 리버럴리즘이 유일한 희망의 이데올로기였다. 비록 담대한 희망이 아니라 소심한 희망이었지만, 희망은 희망이었다.

따지고 보면 20세기 이후의 모든 사회적 변화는 항상 새로운 지적 기획, 유토피아적 미래를 그리는 이데올로기에 기반했다.

1차 대전이 끝난 후 혼돈의 시기가 지속되었지만, 1917년 10월에 러시아의 사회주의 혁명이 있었다.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라고 칭해지는 1920년대 미국은 연일 소요와 파업이 지속되었다. 귀족 강도의 시절(The Robber Barons Era)라고 칭해지는 경제적 독점과 불평등 착취의 시대에 노동자와 시민들이 분노 속에 요구한 것은 사회주의적 정책들이었다. 맑스와 레닌의 사회주의적 이념이 희망이 대안이었다. 낙관적 희망이야말로 사회적 변화를 가져오는 원천이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대부분의 국가들이 사회주의나 복지자본주의로 전환하였다. 미국은 경제정책에서는 노동계급에게 경제적 과실을 안겨 총수요를 확대하는 케인즈주의, 사회적으로는 1965년의 인권법 제정으로 미국 인권 역사의 신기원을 연 자유주의 이념이 지배하였다. 미국을 자유주의 복지국가로 바꾼 루즈벨트 대통령의 많은 정책들이 1920년대 사회주의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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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1980년대의 보수화도 희망적인 지적 기획의 산물이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클린턴에 이긴 이 번 선거를 레이건이 카터에게 이긴 1980년 대선에 비교한다. 사업가일 뿐만 아니라 연예계에 몸담고 있던 트럼프나 배우였던 레이건이나 다를 바 없고, 정치계에 오래 있었던 카터와 클린턴이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레이거노믹스, 영국의 대처리즘으로 대변되는 보수화는 우파의 지적 성과의 산물이다. 1970년대 스테그플레이션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벨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만(Milton Friedman)의 통화주의와 시카고 학파의 신자유주의라는 보수의 지적 이데올로기가 있었다. 1984년 레이건 재선 당시의 슬로건이 “미국의 새아침 (Morning in America)”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 뒤에 아무런 지적 기획이 없다.

불만스런 현실…강한 권위에 대한 의존 높여   

21세기도 16년이 지난 지금, 현실에 대한 불안과 불만은 넘치는데 어떻게 이를 해결하고 낙관적 미래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진보의 담대한 기획이 없다.

현재의 사회적 불만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전복적 방안은 황당하게도 권위주의와 테러리즘 뿐이다. 그러니 현실에 대한 불만을 가진 대중은 권위주의에 기대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권위주의적 후보의 선택이 폭력을 동반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체제 내 전복으로 보인다.

실제로 출구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은 후보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강력한 지도자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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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s://www.quora.com/)

2012년에는 가치를 공유하는 후보의 중요성이 27%로 가장 높았는데, 올 해는 가치 공유의 중요성이 16%로 줄어들었다. 반면 후보 선택의 가장 큰 이유로 강력한 지도자를 꼽은 유권자가 36%로 2012년 대비 2배 상승하였다. 구체적 정책이나 도덕적 가치가 아니라 권위주의에 기반한 어떤 막연한 변화만이 그들이 기댈 수 있는 희망이다.

위로 아닌 위로를 삼자면 공화당도 대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주류로 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았다. 트럼프의 막말에 더해 보호무역주의, 대중주의, 대외고립주의, 이민자 적대는 공화당 주류의 의견과는 달랐다.

선거 직후라 공화당 인사 중 트럼프의 정책을 수용하자는 정치인들이 의견 피력을 많이 하지만, 그 기류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고 공화당을 새롭게 지지하고 나선 백인 노동계급을 외면하기도 어렵다. 양 당 모두 지지기반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클린턴의 패배는 선거 전술의 실패, 유권자의 변화뿐만 아니라, 진보의 지적 기획의 부족의 결과라는 면에서 오랫동안 아프게 기억될 것이다.

심리적인 치유는 상대적으로 빨리 되겠지만, 새로운 지적, 정치적 대안을 마련하는데는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것이다. 미국의 진보와 지식인들은 상당 기간 트럼프 당선의 충격을 트라우마로 안고 살게 될 것이다.  

 잔뜩 ‘화가 난’ 백인 노동계급

왜 미국의 백인 노동계급, 특히 남성들은 트럼프를 지지하고 나선 것일까? 미국 시간으로 11월7일 월요일 선거 전날 필자가 가르치는 경제사회학 대학원 수업에서 이번 선거의 전망과 트럼프 부상의 의미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 때 학생들이 몇 가지 놀라운 얘기를 했다.

필자가 재직하는 학교에는 미 중부에 위치하고 있어 수업을 듣는 박사 과정 학생들 중 위스콘신, 미시건 지역 출신들이 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지역이었다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지지로 돌아서 충격을 안겼던 그 곳이다.

그 중 자신을 노동계급 출신으로 규정하는 박사과정생이 이런 주장을 하였다.

“자신이 고향에서 느낀 바로는 여론조사와 언론이 보도하는 것보다 중서부 지역에서 트럼프 지지가 높을 것이며 설사 클린턴이 결국 이기더라도 상당한 놀라움을 안길 것이다. 사람들이 매우 매우 화가 나 있다 (very를 두 번 강조하며 말하였다).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하면 경멸하는 여론이 있어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펜실베니아도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펜실베니아는 중요 여론조사 기관이 모두 80-99%의 확률로 클린턴이 이긴다고 전망할 때였다.

선거 결과가 나온 후 그 학생에게 다시 물었다. 중서부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높을 것이라고 본 근거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고.

그의 대답은 노동계급은 전통적으로 침묵을 미덕으로 삼고 있지만, 히스패닉 노동자들의 존재를 매우 잘 인식하고 있고, 경제적 과실이 자신들에게 돌아오지 않는데 불만이 많다는 것이다.

사회학자인 아네트 라루(Annett Lareau)가 <불평등한 어린시절>에서 주장했던 노동계급 출신들은 제도적 환경에서 스스로를 제약하는 감각(Sense of Constraint)을 가지고 있다는 관찰과 일치한다. 여론조사의 실패 원인도 이들 침묵하는 계급의 의견을 반영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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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motherjones.com/)

그렇다고 백인 노동계급의 트럼프 지지를 그들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모두 옹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백인 노동계급의 트럼프 지지 뒤에는 인종주의와 성차별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은 히스패닉계 이민노동자 유입으로 노동공급이 늘어나서 저숙련 일자리의 임금에 하방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많은 사회과학적 연구들이 이민노동자 유입이 본국 노동자의 소득을 낮춘다는 근거가 없다고 보여주지만, 모든 연구 결과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대 보하스 교수(George Borjas)는 이민노동자 유입과 본국 노동자의 소득은 음의 상관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필자도 한 논문에서 저학력 저숙련 이민노동자의 유입이 본국 노동자 소득을 낮추는 효과가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트럼프의 이민자 추방 정책이 인권의 측면에서는 지지하기 어려워도 경제적으로 백인 노동계급에게 이득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가져올 가능성은 상당하다.

백인 노동계급이 임금 하락 압박에 직면했을 때 인종주의적 해결책을 지지하는 것은 역사적 선례가 있다. 미국의 자유 이민 정책에 반했던 가장 차별적인 법률이 바로 1882년의 중국이민제한법(The Chinese Exclusion Act)이다.

골드러시 이후 미국 서부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자, 미국의 노동계급은 중국 이민자들을 비난하며 적대시하였다. 중국이민제한법을 지지하고 이끌었던 사람이 노조 지도자였던 데니스 키어니(Denis Kearney)와 노동자당(Workingman’s Party)이었다.

일본이 더 이상 일본 이민자를 미국에 보내지 않기로 약속한 “신사협정”은 이러한 미국 노동계급의 인종 차별 분위기의 연장이다. 그 때와 지금의 차이는 인종주의의 대상이 아시안에서 히스패닉으로 바뀐 것뿐이다.     

경기 침체 속 인종주의 득세

노동계급이 인종주의적 차별을 지지할 때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이 조건을 뒤집으면 노동계급이 인종주의를 버리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조건이 된다.

미국 역사에서 이태리인, 아일랜드인, 동유럽 출신들은 “얼굴 하얀 흑인(White Negro)”으로 간주되며 큰 차별을 받았다. 그런데 2차 대전 이후 자본주의의 황금기에 이들 백인 내부의 민족적 차별은 완전히 사라진다. 1965년의 인권법이 가능했던 것도 1950년대와 60년대가 자본주의의 황금기였기 때문이다.

경제가 발전하면 파이가 커지고 모두가 파이를 나눠도 모자람이 없다. 모든 그룹의 상향적 사회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종 간 경쟁이 무뎌진다.

뉴욕시립대의 리차드 알바(Richard Alba)는 이런 상태를 “비(非)제로섬게임(Non zero sum game)”이라고 칭한다. 이 환경에서 인종주의는 줄어들고 노동계급은 인종적 화합을 도모한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낮아서 분배가 중시되는 제로섬게임의 상황이나 소득이 줄어드는 경제 후퇴의 상황에서는 인종주의가 창궐하게 된다. 구조적 장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인종주의를 완화시킬 구조적 환경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계몽과 교육이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문화를 확산시킬 유일한 방법이지만, 이번 선거로 증명되었듯 이 방법은 한계가 분명하다. 

더욱이 백인 노동자계급의 몰락은 최근의 경제적 위기 이전에 시작되었다. 2008년 이후의 저성장과 회복은 그 몰락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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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트벨트(rust belt)라고 칭해지는 미국 중부의 제조업 공장 지대를 다녀보면 몰락하는 도시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과거 제조업 부흥의 시절에 건설했던 도로 등의 기반시설은 넘쳐나지만 이 시설을 이용하는 차량과 사람의 숫자는 적고 이 모든 시설이 낡아 으스스한 느낌을 준다.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떠나고 남아있는 노동계급이 느낄 절망감이 바로 음산한 회색 도시의 느낌이다.

절망과 분노는 자기파괴적 행위로 이어진다. 작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앵거스 디턴(Angus Deaton)은 최근 논문에서 21세기 들어 중년의 기대수명과 생존률이 다른 모든 그룹에서 상승했는데, 유일하게 저학력 백인은 하락했음을 보고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사망률 상승의 원인도 마약 알콜과 같은 향정신성 약품 중독과 그로 인한 질병의 확산 때문이다. 마약, 알콜 관련 사망율이 81%, 간질환이 50% 늘었다. 경제구조의 변화로 인한 생활 양식과 문화의 파괴다. 과거 흑인 문화로 간주했던 언더컬쳐가 저학력 백인 노동계급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학력 백인은 2008년에는 오바마의 다양성에 기반한 “담대한 희망”을 지지했다가 2016년에는 트럼프의 인종주의가 만들 “위대한 미국”으로 옮겨갔다. 트럼프의 위대한 미국이 저학력 백인 노동계급에게 진정한 희망을 주지 못할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진보진영에서 다음 선거에서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이 무엇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방황하는 진보…어떤 미래를 만들지에 대한 전망 보여줘야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임할 때는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누가 당선될 것인지 불안에 떨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트럼프의 등장에 충격을 받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불안해 하지는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네이트 실버(Nate Silver)를 비롯한 메타 여론조사 분석가들이 선거 결과를 너무나 정확하게 예측하였기 때문이다. 올해도 이 예측이 반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 기대에 비례해 트럼프 당선이 지식인 사회에 가져온 충격은 크다.

언론에 보도되었듯 폴 크루그만(Paul Krugman) 뉴욕시립대 교수는 “우리가 몰랐던 우리나라(Our Unknown Country)”라는 칼럼에서 지식인들이 미국, 주로 시골 지역에 사는 저학력 백인들의 생각과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아마 많은 지식인들이 이 고백에 동감할 것이다.

미국 사회는 과거 어느 때 보다 계급 간의 지리적, 물리적 분리가 심하다.

서부나 동부의 대학에서 일하던 교수가 필자가 재직 중인 캔사스대로 옮겨온 후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동교 교수들이 중부 캔사스에 가서 살 수 있는지 걱정한다는 것이다. 동서부 해안 지역의 엘리트에게 중부는 삶을 영위하기 어려운 곳이다.

학력 구성의 측면에서 동부와 서부의 대도시들, 남부의 발전하는 ‘선벨트(sun belt)’ 지역은 고학력 집중 현상이 심화된 반면, 그 외 모든 지역은 저학력 노동자만 덩그러니 남겨진 현상이 심화되었다. 사회적 접촉을 통해 가치관을 공유할 기회가 구조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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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발전은 사회구성인자들의 유기적 화합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소수 부류끼리 끼리끼리 대화를 나누어도 외롭지 않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뒤르껨이 근대는 기계적 연대에서 유기적 연대로 사회적 유대가 변화했다고 주장했는데, 지금의 환경은 가치관의 측면에서 유기적 연대에서 오다쿠가 되어도 외롭지 않은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기계적 연대로 옮겨가고 있다.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돌아선 백인 노동계급 남성이 다양성이라는 가치관에 공감하고 그러한 변화를 지지할 가능성은 오히려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적 대안으로 남는 것은 계몽과 교육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에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부를 공유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현재의 정치적 환경에서 이를 실현할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트럼프 승리가 진보진영에 던진 정치적, 지적 숙제의 부담은 매우 무겁다. 가장 암울한 전망은 어쩌면 세월이 흘러 인구 구성이 바뀌어 새로운 가치관을 공유하는 시민의 숫자가 늘어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희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희망적인 전망은 트럼프 시절의 암울함을 겪은 후 노동자계급이 민주당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담대한 희망의 구체적 모습을 제시할 때까지 노동자계급의 지속적 지지를 담보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 중 누구도 그 구체적 모습이 무엇인지 적어도 아직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금, 2016/11/1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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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진짜 승자인가?

정세 역전 두렵다면 '협치와 통합정부' 가야

 

김윤철 경희대학교 교수

 

 

1. 민주당은 승자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승리했다. 그러나 승자가 아니다. 지난 20대 총선과 19대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승자는 또다시 유권자다. 서울 강남 3구와 경남과 부산에서, 또 박정희의 고향 구미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온전히 유권자 덕이다. 민주당이 17명의 광역자치단체장 중 14명을 차지하고, 226명의 기초자치단체장 중 151명을 차지한 것,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11곳을 차지한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와 그것을 '주도'한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영향받은 것이 분명하다. 민주당의 승리는 그것에 편승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비롯한 이번 선거 결과의 기저에는 더 중요한 사실이 놓여 있다. 진짜 승자가 민주당이 아니라 유권자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빅 이벤트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기저에 놓여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촛불 민심'이다. 권력을 사유화한 대통령을 탄핵하고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치로 정권교체를 이루며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보통사람의 마음이다. 19대 대선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이 60.2%를 기록하며 애초 예상과 달리 높게 나온 것도 바로 그 마음 때문이다. 촛불 민심이 주권자로서 변화의 시작과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키운 것이다. 

 

민주당은 과연 촛불 민심에 부합했기에 승리했는가? 민주당이 '기대의 대상'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빼고 나면 민주당은 촛불 민심에 부응해 왔다고 할 수 없다. 촛불 민심을 거스르지는 않았다. 촛불 민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득권 담합질서를 혁파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워 낼 길과 상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에 걸맞은 실천을 벌인 기억이 딱히 없다. 성과가 있어야 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문재인 정권의 출범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성과 운운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성과를 내오기 위한 관점과 기반과 수단과 경로를 확보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무엇을 성과라 할 것인지, 그것을 누가 어떤 방법을 써서 이룰 것인지 등을 준비해 놓았냐는 것이다. 답은 '아니다'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그냥 기대의 대상이 아니라, '불가피한' 기대의 대상이다. 대안적 선택지가 봉쇄되어 있기에 표를 얻었을 따름이라는 것이다. 양당제적 경향과 유지, 온존시키고 과다대표 문제를 낳는 현행 지역구 위주의 소선거구제를 개편하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무위(無爲)'의 단적인 예가 최저임금 문제이다. 최저임금 문제는 단지 그 자체의 액수를 인상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고용형태와 성별과 작업장 규모와 노조 가입 여부 등을 균열선으로 해 과도하게 벌어져 있는 임금격차를 줄이고, 수당 의존성이 너무 높아 노동시간을 줄이기 힘들게 만드는 임금 구조를 고치고, 상식적으로 수용키 어려운 특권층의 최고임금을 사회적으로 제어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즉, 민주당은 '집권여당'이라면 최저임금이라는 현실적 계기 혹은 고리를 움켜쥐고 1차 분배구조의 개편과 그것을 위한 '사회적 규범'의 창출이라는 지평을 여는 것으로 나아가야 했다. 그것을 통해 재계와 언론계 주류세력이 유포하는 최저임금 반대 논리-기득권층 수호 논리를 삼켜버려야 했다. 그러나 나태함으로 일관하다 최저임금 문제를 그냥 그 자체로만 다루며 산입범위를 넓혀 인상 효과마저 소멸시켰다. 

 

민주당은 심지어 작금의 상황에서 핵심 중의 핵심인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서도 무위로 일관하고 있다. 평화-번영-통일 시대를 평등-생태-삶이라는 가치에 기반한 '미래개념'으로 구성하고 있지 못하다. 그런 중에 독점-개발-시장 담론만이 횡횡하고 있다. 경제력과 국방비 기준으로 세계 10~12위권 국가의 집권여당이면서도, 또 북미정상 회담을 계기로 그야말로 새로운 세계질서-동아시아 질서가 조성되고 있는데도 그에 대한 어떤 구상도 담론도 찾아볼 수가 없다. 국민들에게 비전을 선사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런 사정이니 혁신성장과 교육혁신의 내용을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비전에 대한 구상 없이는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할 수 없고, 목표가 분명치 않으면 그것을 실현할 전략과 구체적인 정책의 내용을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잘해서 얻은 승리가 아니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뜻깊다. 민주당이 그저 선거를 위한 도당에 불과한 존재가 되지 않으려면 달라져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의 압도적 승리를 일상적인 정치활동 과정 속에서 촛불 민심에 부응하기 위한 동력으로 삼아내야 한다. 그래서 당의 자원과 조직과 활동의 중심을 평등과 공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에 기댄 사회적 규범을 창출하고 미래 구상과 비전과 전략을 내오는데 두어야 한다. 그래야 기득권층의 광범위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권력과 부의 심대한 격차를 해소하고, 평화-번영-통일의 기치에 걸맞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낼 수 있다.

 

2. 야권은 패배하지 않았다 

 

야권은 패배하지 않았다. 단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패배했을 따름이다. 그리 봐야 야권의 또 다른 구성원인 정의당과 녹색당의 선전과 '의미 있는 등장'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정의당은 최초로 서울과 경기에서 시·도 의원을 배출하며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정당득표율(3.6%→9%)은 물론, 당선자 숫자(기초의원 11명→30여 명)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정당득표수로 볼 때에도, 20대 총선(171만9891표)과 19대 대통령 선거(심상정 득표 201만7458표)에 비해서도 늘어나는 추세(226만7690표)를 보였다. 매 선거 때마다 25만~30만 표가 늘어 온 셈이다. 그리고 녹색당은 무엇보다도 서울 시장 선거와 제주 도지사 선거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며 인지도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이 패배한 이유는 권력사유화-사익추구-갑질 DNA를 보유한 '사이비 보수'의 구태를 벗지 못해서다, 바른미래당은 촛불 동맹에서 이탈했기에 패배했다. 두 정당 모두 촛불 민심과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한 것이다. 아니, 읽기를 거부한 것이다. 이를 유권자들이 응징한 것이다. 

 

사이비 보수와 촛불 동맹 이탈자에 대한 응징이었기에, 주류 언론이 유포하는 '보수 궤멸론'은 맞지 않다. 그들에게 보수라는 호칭은 과도하다. 백번 양보하여 보수라고 해도 그들은 정통보수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낯선 소리인지 모르지만, 정통보수는 '공적 영역'에서 품위를 중시하고, "변하지 않으려면 먼저 변해라"를 모토로 시대 변화에 대한 적응을 강조한다. 그런 중에 평등에 친화적이고 차별해소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 정통 보수의 길을 연 영국 보수당의 토리즘이 그러하다. 토리즘은 '일국민주의'를 내세워 국민의 복리를 증진시킬 때, 체제를 유지하고 재생산할 수 있음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정권심판론이 아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내세워-결코 그것을 내세울 만큼 품위가 있고 세련된 자들이 아니지만- 삼성과 한진 사태를 현실적 계기로 삼아 재벌개혁과 갑질 폐절에 앞장섰다면, '처절한 패배'는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촌스러운 출세지향주의자'들-그래서 주입된 반공주의와 친재벌적 지배 교리와 논리 등으로만 뇌를 채운 자들, 또 한편으로는 독재 시절 운동권의 자기희생적 삶에 콤플렉스를 가진 자들–의 눈에 그것이 보였을 리 만무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재인 대통령-민주당을 사실과 다르게 좌파-진보라고 몰아가면 중도 혹은 샤이보수가 자신들을 찍어줄 거라고 기대했다. 샤이보수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샤이보수를 신화라고 하지만, 19대 대선 패배 이후 어리석음과 무능함의 극치를 보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20~30% 지지를 얻은 것을 보면 그 존재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몰랐던 게 있다. 크고 길게는 산업화와 민주화와 세계화를 거치며, 짧고 좁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집회를 거치며 중도보수 유권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좌파-진보가 아님을,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자신들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그리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진짜 보수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몰랐던 게 또 있다. 바로 20~30대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20대 총선을 거치며 꾸준히 늘어오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20대 유권자들의 경우가 그러하다. 20대 총선에서는 19대 총선 대비 11.2%p(52.7%) 상승했고,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19세(77.7%), 20대(76.1%)를 기록하며 30대(74.2%)와 40대(74.9%)를 넘어섰다. 적극참여층으로 알려져 있는 50대(78.6%)와 60대(79.1%)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념 축에도 못 끼는 반공주의를 동원한 지지동원 전략이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눈에 작금의 남북 및 북미 관계 변화는 반공주의 동원의 계기로 보일지 모르지만, 다수의 유권자 눈에는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여는 변화의 계기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고, 자유한국당이 'TK당'이라는 자신의 진짜 정체를 고스란히 드러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3.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다 

 

이번 지방선거를 마치 '중대선거'인 것처럼 평가하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경남-부산 승리와 자유한국당의 대구-경북 고립으로 영호남 구도가 깨지고, 전국적 차원에서의 자유한국당의 패배와 민주당의 구미 시장 배출로 반공주의와 박정희 체제가 붕괴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해석은 과장에 불과하다. 필자도 동조했지만, 선거 직후 일주일 정도만 유효한 해석이다. 보수궤멸론까지 등장하면서 자유한국당이 사멸할 것처럼 보이지만, 성급한 관측이다. 정치(정당)체제는 결코 선거 그 자체로 붕괴되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 근현대사의 경험을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낡은 것은 결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헬조선론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계를 중심으로 '좋은 조선론'까지 나오지 않는가. 반면에 새로운 것은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위기론이 늘상 반복되는 이유이다. 낡은 것에 대한 고수와 새로운 것에 대한 바람이 오랜 세월에 거쳐 부딪히며 갈등이 일상화된 탓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선거가 지방선거가 아니라, 총선이었으면 좋았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사람들이 지방선거는 어디까지나 지방선거임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즉, 지방선거는 정치체제 변화의 '치명적 계기'가 되는데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총선까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말 잘 할 수 있을까-그리 달라질 수 있을까-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계속 잘 할 수 있을지, 또 계속 잘 지켜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불안함이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상황이 너무 급변하고 있지 않은가. 

 

길게 보면 낡은 것이 새 것을 이기는 법은 없다. 더군다나 지금은 새로운 것의 기운이 큰 때이다. 그러나 물어야 한다. 새로움을 담을 그릇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새로움을 내세워 오히려 낡은 것과 동거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것은 아닌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변화를 향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구심도 없고, 비전도 없기에 변화를 향한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가짜 승리였지만, 박근혜 대선 승리가 '경제민주화'와 '노동존중'을 앞세운 자기 혁신 (흉내)에 있었음을 기억해 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캐머런과 마크롱과 트뤼도 같은 구미의 젊은 지도자를 염두에 두고 인재를 찾아 헤매기도 할 것이다. 그런 중에 남은 올 한 해를 혼란 속에 보낸 후, 내년에 들어서는 점차 모양새를 갖추며 21대 총선을 향한 행보를 재촉할 것이다. 민주당이 승리감에 취해 당권과 대권을 둘러싸고 내부 파벌 경쟁에 치중하며 새로운 인적 자원에 대한 진입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에, 또 국정과 국회 운영에 있어 제1당이 되었다며 오만한 태도를 취하며 독선과 독주의 양상을 띨 가능성이 있기에, 역설적으로 인재들이 새로운 보수-진짜 보수 만들기-의 행보에 합류할 가능성과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나타난 촛불 민심에 부합하려면, 민주당은 당내 파벌 정치와 오만에 빠지지 않고, 적폐청산의 지속과 세계와 국내의 정치경제 질서의 재편을 위한 구상과 기획과 실천을 가져올 '제어 및 촉진장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아마도 그 방도는 19대 대선에서 내세웠던 '협치와 통합정부'의 운영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은 '한국판 뉴딜연합'으로서의 '촛불 동맹'의 조성을 다시금 검토할 때인 것이다. 그래야 적어도 70%가 넘는 다수 국민의 마음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 기획·연재합니다. 

 

화, 2018/06/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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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트럼프에 의해 진흙탕이 되어버린 미국정치판에 신선한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2016년 대통령 예비 경선에 무소속의 샌더스 상원이 참여하면서 형성된 사회민주주의모임(S.D.A, Social Democrats of America)의 여성들과 젊은 세대가 다가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가운데,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민주당의 진보를 상징하는 인사인 워렌 상원의원(메사추세스)이 “Accountable Capitalism Act”이라는 이름의 법안을 예고하였다. 독일의 공동결정 방식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으로 연 10억불 이상의 이익을 내는 법인인 경우, 경영 주요의사와 정치자금 집행 등 결정에 대해 종원업의 참여와 동의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와 공화당은 물론 주류사회는 워렌 상원의원을 사회주이자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코미디 같은 신냉전주의가 부활하면서 그녀의 기자회견 첫마디가 ‘나는 자본주의자 이다 I am a capitalist’였다. 문제는 미국정치판의 향방이 한반도의 평화체제와 우리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다만 잔혹한 “자유시장”이 지금처럼 불완전한 경제 시스템 안에서 분투하는 노동자들의 필요와 수요에 좀더 귀를 기울이도록 만들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윌 번치 (Will Bunch)

칼럼_180828

만약 미국 기업이 인격적이라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노래의 가사처럼, 미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들이다.

미국의 대기업들은 2017년 또다시 놀라운 흑자를 기록했다. 대통령이나 의회가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직원들이 평균적으로 일을 잘하든 못하든, 대기업들은 매우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심지어 워싱턴의 재정적자를 폭파 직전까지 몰고 간 새로운 감세로 수 천억 달러의 혜택을 누리기도 이전부터 그래왔다. 다우존스는 여전히 사상 최고가 근처를 맴돌고 있다. 이는 모두 주식환매 덕분으로, 주식환매는 기업의 CEO와 돈 많은 주주들을 한층 부유하게 만들기 주기 때문에, 기업들이 여유자금 운용을 위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렇게 뛰어난 기업운영의 성과가 독자들과 나처럼 평범한 중산층까지 흘러 내려온 것은 거의 없다는 데 있다. 그 증거가 지난 목요일 진보 성향의 경제정책 연구소인 EPI(Economic Policy Institute)로부터 나왔다. 이들은 미국 대기업 CEO의 연봉은 2017년 또다시 18퍼센트 상승해, 평균1천 8백 9십만 달러에 달했고, 그 중 많은 부분이 스톡옵션과 주식환매에 의한 상승이었음을 밝혀냈다. 물론 능력이 있는 CEO 들은 연봉 인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EPI경제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에 이르는 경제불황 기간 동안 CEO들의 연봉은 72퍼센트나 치솟았지만, 평균적인 노동자의 연봉은 겨우 2퍼센트 상승에 그쳤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이 중 일부는 1970년대 초 이후 미국의 정치경제 문화 내에서 점점 더 각광을 받고 있는 생각들에 대한 논리전의 단초가 되었다. 그 생각들이란 a) 기업의 유일하고 진정한 목표는 주주들에게 최대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b)기업이 곧 인격을 갖춘 법인이라는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생각은 밋 롬니(Mitt Romney) 의원의 떠들썩한 제안 (정치자금의 제한 철폐)으로 미국 대법원의 승인을 득했다. 그들의 논리에 따라 기업은 사리분별이 가능한, 살아 숨쉬는 인격체로서 누구나 누리고 싶어할 모든 종류의 권한은 물론 수백만 달러를 들여 특정 후보를 선출하고 이를 “언론의 자유”라 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21세기의 미국에서 기업이 “인격체”로 여겨질지는 몰라도, 그들은 우리와 함께 맥주 한잔을 나눌 이웃은커녕, 훌륭한 시민으로서 기본도 갖추지 못했다.

2018년 중간선거에 임하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 (매사추세츠)의 위대하고 과감한 아이디어를 살펴보자. 그녀가 제안한 “책임 있는 자본주의 법안(Accountable Capitalism Act)”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곧 인격체라면 이들도 세상의 규범을 충실히 따라야 하며, 그래야 나머지 일반 시민들이 러시아워 교통체증에 갇히거나 환경을 무시하면서 발생한 오염된 공기에 숨이 막히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정치뉴스 1, 2면은 백악관의 트위터 놀이를 따라가며 완전무결한 자본주의에 대한 반사적 방어(신자유주의), 그리고 참신하지만 애매하기도 한 사민주의 브랜드에 대한 요구 간의 논쟁으로 가득 찼다. 이제 워런의 위대한 아이디어가 그 둘을 절반씩 절충할 것이다. 그의 법안은 어떤 의미에서는 과거의 계층 사회로의 회귀를 강제할 새로운 규칙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를 기반으로 한 중산층의 번영으로 많은 미국인들이 혜택을 누린 세계2차대전 직후 상황처럼 말이다.

올해 가을 매사추세츠 주에서 수월하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워런 상원의원은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에 기고한 칼럼에서 “지난 30년간 미국은 거대기업들이 극소수 미국인의 이익을 위해 우리 모두의 이익을 저버렸을 때조차 그들을 용인해주었다” 라며 “이제 우리에게는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책임있는 자본주의 법안”은 수익이 1십억 달러 이상인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미국의 경제생활을 지배하는 수천 개의 기업이 대상으로 포함된다. 해당 법안의 주요 조항은 다음과 같다.

  • 이 법안에 포함되는 기업들은 미 상무부 내에 새로 설립되는 가칭 미국 기업청(United States Corporations)로부터 기업윤리헌장을 발급받아야 한다. 해당 헌장은 해당 기업이 주주에만 그치지 않고, 직원, 고객, 이웃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고려해야 함을 명시한다.
  • 또한 해당 기업들은 노동자가 이사회 구성원의 40% 이상을 선출하도록 해야 한다.
  • 기업이 대법원의 시민연대(Citizens United) 판결에 의해 허용된 대규모 정치후원을 하기 위해서는 주주와 이사회로부터 각각 75% 이상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다시 말해 새로운 법 안에서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이사들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 기업 임원이 신속한 주식판매를 통해 공개적으로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직함에 C자가 붙은 자들(CEO, CFO, COO 등)은 최소 5년간 그리고 주식환매 후 3년간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이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워런도 CNBC 인터뷰에서 “나는 자본주의자” 라고 밝혔다. “나는 시장이 하는 일, 경제가 잘 돌아가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좋아합니다. 우리에게 부를 주고, 기회를 만들죠. 그렇지만 공정한 시장만이, 규칙이 있는 시장만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그녀가 생각하는 자본주의가 무리가 없이 작동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는 현재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고 (전후 유럽의 어려웠던 상황), 몇 가지는 결코 되돌려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예건데 백인을 제외한 인종에는 경제적 이익이 미치지 않는다거나 여성의 노동참여가 좌절된 시기이며, 미국 중산층의 몰락을 이끈 주요 원인인 노동조합의 쇠퇴가 이루어진 것이다. 분명히 노조는 한 때 노동자들의 임금인상과 공정한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 단체였다.

CEO와 기업투자자들의 힘을 통제하려는 어떠한 법적 강제수단도 현재의 의회의석 구성상 통과될 가능성은 없다. 2019년 민주당이 의회의 일부 권력을 찾아온다고 해도, 그래서 2021년 백악관에 다시 입성한다 해도, 워런의 법안은 입법부의 블랙홀을 빠져 나오는 법안이 되기보다는 대화의 시작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화다. 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인구의 10%가 주식시장 자금의 80%를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인 절반은 아예 주식과 비슷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현대의 자본주의는 병에 걸려, 거의 모든 이익을 주주들에게 넘기고 있다.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이 이익을 누릴 때만 기능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시민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노동자는 시장에서 잊혀지고 있다.

현재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것은 과연 이것이 2020년 민주당 대선경선을 위한 워런의 신호탄인가 여부이다. 만약 대선경선에 참여한다면, 워런에게는 잘 된 일이다. 왜냐하면 선거운동에는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워런의 이 아이디어는 과감하고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정치 진영에서는 워런과 그의 대선에 대한 의지가 로맨틱 코메디 속 운명의 상대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내내 보이지 않다가 끝나기 20분 전에야 비로소 운명의 짝으로 등장하는 역할 말이다.

워런은 영리하고, 호전적이다. 민주당 주류는 그 동안 몇 가지 말 못할 이유로 워런을 꺼려왔다. 그녀의 나이(2021년 1월 20일, 71세가 된다), 그리고 공화당이 “사회주의자” 라고 공격할 것이라는 점,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의 여성혐오와 워런의 뿌리에 대한 과도한 논쟁을 둘러싼 인종차별 발언 등 때문이다. 다 어리석은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솔직해지자. 민주당 후보가 사회주의자라고 거기에 그녀의 정체성에 대한 모욕까지 더한 공격을 받는다면, 워런은 누구보다도 훨씬 강력한 투사가 될 것이다. “ 책임있는 자본주의”를 위해 싸우는 정치인을 사회주의자라고 낙인을 찍기도 쉽지 않다. 이 때 사용한 사회주의라는 용어는 노동자와 중산층을 위한 진보적이며 공정한 정책을 더 화려하게 표현한 것일 뿐이다.

 

번치(Will Bunch)필라델피아 데일리 뉴스(Philadelphia Daily News)의 칼럼니스트로서 인기 블로그 Attytood를 운영하고 있다.

화, 2018/08/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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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무상교통
청년행복 정책
서로 돌보는 마을
노동친화도시
모두를 위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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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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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대야미 환경생태지구 지정
2022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전면 금지
반려동물 보건소 (CAHC) 설치
청소년 교통비 전액 환급
어린이 공공 재활병원 건립
공공 산후조리원 건립
공공 탁아소 설치 및 운영
땅부자 불로소득 환수 및 보유세 대폭 강화, 택지소유상한제 등 도입
주택공개념 도입 (1가구 3주택 소유 제한)
보증금 및 임대료 없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재벌 총수에게 부유세 부과
재산 대물림 근절 및 상속 30억까지만 허용
20세에게 기본자산 1억 제공
학벌 카르텔 해체, 서울대 폐지 및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 구축
대학 무상교육 실현
재벌 사내유보금 환수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청년실업 해소
339만명에게 최저임금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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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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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부터 중장년까지 AI전환 교육체계 구축
시민 안전·생활 편의를 위한 생활밀착형 로봇 상시 운영
소상공인 경쟁력을 높이는 로봇 공유 플랫폼 구축
마을을 아파트처럼 관리하는 마을관리소 확대
기업-동별 연계 ‘우리동네 기후사랑방’ 조성
태화강을 달리는 러너스테이션 조성
어린이통학로 전수조사 및 종합안전대책 수립
AI기반 격자형 보행안전지도 구축
어린이보호구역 시인성·안전시설 강화
워킹스쿨버스제(등하교동행지도사) 도입
동네마다 학습매니저와 함께하는 열린공공학습센터 운영
아픈아이돌봄센터·긴급돌봄센터 설립
시설이 아닌 집에서 치료와 회복이 연결되는 통합돌봄 구축
청년·여성 일자리 매칭센터 설립
노동복지카드 전면 확대 추진
산업단지 근골격계 건강지원센터 건립
골목형상점가 확대 및 소상공인 회복전담지원체계 구축
도로·공원 하부 공영주차장 확대
전통시장 주차인프라 전면 개선
실태조사 후, 꼭 필요한 곳부터 주차공간 확충
스마트 주차타워·로봇 발레파킹 도입
65세 이상 대상포진 무료접종 확대
간병비 지원 확대로 가족의 돌봄 부담 완화
모든 주민 국민연금 가입 촉진 및 사회보험료 지원
장애인 보건의료센터 설치 및 무장애 환경 확대
반려동물 친화센터 운영 및 도심 야생동물 보호 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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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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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개편으로 청년이직급여 신설 및 지원
청소년을 노동자로 인정하고 그에 따른 권리 보호
노동하는 청소년의 노동인권 보호, 사각지대 해소
특성화고 교육 내실화
고졸노동자 지원으로 불평등 해소
강간죄 성립 기준을 피해자의 동의여부로 개선해 성범죄 처벌 강화
성범죄 보석, 집행유예 등 판사 재량을 줄여 최소형량 강제
사이버 성 착취물 생산자, 유포자, 이용자 모두 처벌하는 법 개정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촬영과 유포에 대한 형량 강화하는 법 개정
토지공개념 실현으로 국민의 80%가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도록
주택공개념 도입: 1가구 3주택 이상 소유 금지 및 초과보유부담금 부과
재벌총수 및 최고 갑부에게 부유세 최대 90% 도입
땅값 상승 불로소득 국가 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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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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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세비 30% 삭감
만20세 청년기초자산 3000만원 지급
학자금 대출 탕감 등 청년 부채 해소
반의 반값 공공임대아파트 매년 10만호 공급
미세먼지·기후위기 원인 석탄발전소 2035년 폐쇄
2030년 재생에너지 40%·녹색 일자리 창출
노인기초연금 인상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재개
한국형 모병제 도입
전남방직ㆍ일신방직 이전 및 주민이 참여하는 공공 개발로 지역 활성화
각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및 복합문화공간 조성
문화인프라(도서관, 청소년센터, 여성문화센터, 생활체육시설) 확대
원주민이 행복하게 거주하는 도시재생뉴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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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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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순환경제, 지역 재투자 조례 제정
산업전환 준비 '노동자 통합지원센터' 설립
고용 상생기금 조성 및 일자리 보장제 도입
산업전환 고용유지 및 산업단지 노동자를 위한 조례 제정
24시간 365일 긴급 아동 돌봄센터 및 달빛 어린이 병원 확대
초등학생 안전을 위한 워킹 스쿨버스 운영
민주시민 교육원 설립 및 운영
공공통합 어르신 돌봄 지원센터 조례 제정
시민을 위한 공공버스 추진 (출퇴근 무료, 중고생 버스 증차, 100원 택시 등)
서산시 공공재생에너지 센터 조례 제정
쓰레기 소각장 전기 생산 수익 마을/지역 확대
로컬푸드 직매장 확충 지원
소상공인 배달/카드 수수료 지원 (고용위기 대응기간 한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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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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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스 공급 확대 및 MC에너지 협약 추진
시민이 결정하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
목포시 예산 및 사업추진 현황 홈페이지 투명 공개
계단 대신 평지 조성 및 육교 횡단보도 단계적 교체
유아차·휠체어를 위한 보도블럭 전수조사 및 우선 정비
삼향천 수질 개선 및 편의시설 확충, 징검다리 안전대책 마련
지적산-양을산-부주산 연결 도심 트레킹 코스 생태숲길 정비
주민이 가꾸는 공원 (관리부터 운영까지 주민 참여)
예산집행·의정활동 보고 및 주민의견 청취를 통한 직접민주주의 실현
연 1회 온·오프라인 병행 시민공개보고회 개최
주민 제안을 정책으로 반영하는 '시민의회 조례' 제정
시민 직접 검증을 위한 의정 감시단 선발 및 운영
시의회 활동 자료 요청 즉시 공개 의무화
주민 예산학교 및 전문가 지원단 구성을 통한 '우리동네 예산 감시자' 활동 지원
공정한 분양 절차 및 기준 투명 공개를 통한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분쟁 해결
입주민 권리 보호를 위한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운영
불공정 차단을 위한 행정·법률 전문가 컨설팅 지원
여성 소모임 및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거점공간 확보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 및 공동체 활동 지원을 통한 사회적 연결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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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26/06/13-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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