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판결비평] 두뇌가 '납치'된 상황, 그래도 피해자가 저항하라고?

지역

[판결비평] 두뇌가 '납치'된 상황, 그래도 피해자가 저항하라고?

익명 (미확인) | 토, 2018/04/14- 22:37

필리핀 국적의 처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형부에게, 법원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바 있습니다. 1심은 피해자가 적극적인 항거를 하지 않았고, 이후 피해자의 행동이 강간 피해자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가해자의 시각에서 피해자의 항거 여부만 바라본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항소심(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 재판장 이재권 판사)의 판단은 달랐고, 가해자에게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판결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 성폭행 범죄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나라 형법에서 강간죄에 대한 구성요건의 문제에 대해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실행위원 현지현 변호사님께서 기고해주셨습니다.

 

 

두뇌가 '납치'된 상황, 그래도 피해자가 저항하라고?

[광장에 나온 판결] 필리핀 처제 성폭력 사건 재판을 통해 보는 '항거' 기준의 문제점(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 2017노67, 재판장 이재권 부장판사)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실행위원 현지현 변호사

 

우리 형법상 강간죄는 폭행·협박으로 사람을 강제로 간음할 것을 요건으로 한다. 그런데 법원은 강간죄 요건인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저항)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가해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아왔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거나, 재빨리 도망가거나, 주위에 도움을 청할 여지가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추어본다면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저항할 수 없는 정도'의 폭행·협박을 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였다. 

 

2017년 2월에 제주에서 일어났던 친족 성폭력 사건의 1심 판결도 마찬가지였다. 법원은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필리핀 국적의 처제를 성폭행한 형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① 체구가 작은 편인 피고인이 피해자의 팔을 잡고 몸을 누르는 것만으로는 피해자의 제압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 ② 피해자가 피고인을 피해 도망가거나 다른 방에서 자고 있는 아버지와 오빠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극도의 당혹감과 공포감에 휩싸인 피해자에게, 최선의 능력을 다해 반격하거나 도피 또는 구조 요청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편도체의 두뇌 납치와 성폭력 피해자

 

당신은 구석기시대, 손도끼를 손에 쥔 인간이다. 토끼를 사냥하러 다니는 참이다. 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호랑이가 눈앞에 나타났다. 당신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애써 용기를 끌어올려 호랑이와 싸울 수도 있다. 큰 소리를 질러 동료들을 불러모으려 할 수도 있다. 어떻게든 도망가기 위해 내달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극도의 공포감으로 뻣뻣하게 굳어 꼼짝도 못할 수도 있다. 위의 반응은 모두 폭력에 대한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반응이다. 즉시 자리를 피하는 것, 꼼짝도 못하는 것은 둘 다 본능적인 반응 형태다. 

 

이런 극도의 흥분 상태일 때는 생존에 필요한 신체 기능을 담당하는 소뇌 편도체가 뇌 전체를 지배한다. 이성적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전두엽의 조절 기능은 거의 상실된다. 이를 두고 편도체의 두뇌납치(편도체가 뇌의 지배권을 장악하는 현상)라고 한다. 편도체는 심장을 빠르게 뛰게 하고, 위장기능을 낮추고, 근육을 긴장시킨다. 더욱 빠르게 달아나거나, 호랑이의 눈으로부터 잘 숨어있도록 준비해주는 것이다. 그에 반해 호랑이와 싸우기 위해 용기를 내는 것이나 동료들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것은 모두 이성이 개입된 두뇌 작용의 결과이다. 편도체에 납치된 두뇌에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성폭력 피해 상황도 마찬가지다. 위기 상황을 맞닥뜨린 두뇌는 편도체에 납치된다. 피해자는 심리적·정신적으로 몹시 위축되며, 자신이 일반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적은 일조차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이것은 생존본능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도 법원은 피해자가 '객관적으로' '충분히' 저항했는지를 놓고 강간의 유무죄를 심리한다.

 

'피해자'의 관점에서 보니 무죄가 유죄로 

 

이 사건 2심 법원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사건 당시, 피해자는 심리적, 정신적으로 매우 위축되면서 극도의 공포심에 사로잡혔다. 피고인은 이러한 피해자를 강제로 끌고 가 피해자의 양손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 제압하고 자신의 몸으로 피해자의 몸을 눌렀다. 이와 같은 유형력 행사가 피해자의 저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의 폭행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한편, 극도로 긴장되고 위축된 상태에서 상황인식력과 판단력이 현저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피해자에게 객관적으로 볼 때 충분한 방법으로 구조 요청을 하거나 피고인으로부터 벗어날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시하기도 하였다(피해자는 당시 심리상태에 관하여 '무서워서 몸이 차가웠고, 떨렸고, 힘이 없었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진술을 하였다. 이는 편도체의 두뇌납치가 일어났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사건 2심 판결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여부는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피해자가 성교 당시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2005년 판결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처하였던 구체적인 상황'을 객관적·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제3자의 기준이 아니라 피해자가 당시 겪었던 심리적·정신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극도로 긴장되고 위축된 상태에서 상황인식력과 판단력이 제한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위축 여부를 인식했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피해자가 극도로 긴장되고 위축된 상태인 경우 피고인이 몸부림치는 피해자를 피고인의 몸으로 눌러 제압하는 정도만으로도 강간죄의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유형력의 정도가 약했으므로 강간할 의도가 없었다는 류의 변명은 향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강간죄 구성요건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이 사건 2심 판결은 피해자를 기준으로 폭행·협박의 정도를 판단했다는 점에서 분명 진일보한 판결이다. 그러나 강간죄의 폭행·협박이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정도여야 한다는 판례의 기본 태도 자체가 문제다. 피해자가 저항할 수 없는 폭행·협박을 입증하지 못할 우려 때문에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고도의 폭행·협박을 요구하는 범죄는 강간죄와 강도죄 정도이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는 강간을 정의할 때 피해자의 '저항 가부'가 아니라 '성관계 동의 여부'를 중점에 둬야 한다고 권고한다. 현재 우리 국회에는 위 취지를 반영한 비동의간음죄 신설을 위한 입법이 여럿 발의되어 있기도 하다. 향후 비동의간음죄 신설을 비롯, 강간죄의 구성요건에 대하여 충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검찰의 상식 밖, ‘다스 경리직원의 개인 횡령 범행’ 결론

개인 횡령을 입증하는 어떠한 설명도 없이 2008년 특검 발표 반복

정호영 전 특검 등 특검팀 봐주기 결론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추가적인 해명 필요해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차장검사, 이하 “다스 수사팀”)은 오늘(2/19) “특검에서 수사 진행한 120억 원 부분은 ‘다스 경리직원의 개인 횡령 범행’인 것으로 확인”되어, 정호영 전 특검의 특가법위반(특수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 무려 12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회삿돈을 일개 직원이 단독으로 횡령했다는 결론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다스 수사팀이 경영진의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 정황 등을 추가로 확인하여 이후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비자금 조성의 목적·사용처, 제3자 개입 여부 등 그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개인 횡령’이라는 2008년 정호영 전 특검의 주장을 되풀이 하며, 이는 당시 특검의 수사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호영 전 특검의 특수직무유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120억 원 상당의 자금 횡령’을 경리직원 개인의 단독 범행으로 판단한 배경에 10년 전 부실하게 수사한 정호영 전 특검과 특검팀 전체에 면죄부를 주고 문제를 덮으려 한 것은 아닌지, 혹은 수사결과를 인계받고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검찰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어서는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다스 수사팀은 오늘, 어떠한 설명도 없이 다스의 120억 원 상당의 자금 횡령이 ‘개인 횡령’이라고 발표했다. 직원이 120억 원을 횡령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스가 해당 직원에 대한 아무런 법적조치조차 없이 무마한 점, 정호영 특검이 120억 원의 횡령 사건을 검찰에 인계했다고 주장할 뿐 이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점, 수사 인계 여부를 두고 정호영 전 특검과 검찰 사이에 벌어진 진실공방에 대한 해명 등 다스 수사팀은 오늘 발표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못했다. 이는 다스 수사팀이 과거 정호영 전 특검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국민들에게 믿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다스의 120억 원 횡령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과는 별개로 이후 수사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검찰의 오만이 아닐 수 없다. 다스 수사팀은 반드시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제시해야 한다. 

 

개인이 횡령했다는 ‘다스 자금 120억 원’과 별도로,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조성한 비자금, 경영진이 별도로 형성한 비자금을 수사하고 있다는 발표에도 오늘 중간수사결과는 석연치 않다. 결국 검찰의 칼날이 내부로는 향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어 향후 검찰의 수사에 대한 기대가 반감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로지 진상규명이 중요하다. 검찰이 밝힌 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그 수사과정과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8/02/19- 19:28
171
0

[논평] 사실로 드러난 공공기관 채용비리, 엄중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

감사원 감사 결과, 공공기관 채용 비리 100건 적발
심지어, 강원랜드 합격자 518명 중 493명이 부정청탁으로 밝혀져
권성동・이정현 의원 채용비리혐의 등 전면수사하고 관련자 엄벌해야
청년참여연대, 권성동 의원 등 채용비리 불법혐의 형사고발 검토

 

감사원이 지난 9월 5일 발표한 ‘공공기관 채용 등 조직·인력운영 실태’를 통해 공공기관 채용 비리가 대거 사실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강원랜드는 합격자 518명 중 493명이 부정청탁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9월 11일 오늘자 한겨레신문을 통해서 폭로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들이 강원랜드・한국광해관리공단에 부정청탁으로 입사한 사실이 밝혀졌고, 이정현 의원 조카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부정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많은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서 고통을 받는 현실에서 청년 구직자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청년참여연대는 권성동 의원・이정현 의원을 비롯해 채용 비리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 청년참여연대는 나아가 다른 청년단체들과 함께 권성동 의원 채용 비리 의혹 등에 대해서는 직접 형사고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소문으로만 돌았던 공공기관 인사 청탁이 사실로 드러났다. 한두 건이 아니다. 감사원이 공기업 35개 기관을 포함한 주요 5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한 결과, 부정사례가 100건 적발됐다. 특정인을 채용할 목적으로 평가서류 및 점수를 조작하거나, 채용인원・분야 등을 자의적으로 조정하는 등의 위법 부당 사례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감사원은 검찰과 주무부처 등에 관련자 8명을 수사 요청하고, 16명에 대한 징계 요구와 12명에 대한 인사자료 활용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겨레의 9월 11일 오늘자 보도에 의해 강원랜드의 2012~13년 선발된 신입사원 가운데 95% 이상(518명 중 493명)이 부정청탁과 관련돼 있었다는 내부 감사결과가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도 두 건의 채용 비리에 연루됐다. 2013년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은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 출신 김 모 씨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았고, 최 전 사장은 환경전문가를 채용하는 과정에 김 씨가 응모하자 기준을 고쳐 경력 미달이었던 김 씨를 합격시켰다. JTBC 뉴스에 따르면 최 전 사장은 "권 의원의 개입은 없었다"면서도 권성동 의원이 강원랜드 발전에 도움을 준 게 김 씨의 채용 이유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의 또 다른 비서관인 김모씨도 강원랜드 대주주인 한국광해관리공단(광해관리공단)에 비리 채용된 의혹을 받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광해관리공단은 2013년 7월 계약직 직원 3명을 공개 채용하면서 이와는 별도로 김씨를 비공개 특별채용했다고 한다. 이후 김씨는 박사학위와 국회경력 3년 이상을 요구하는 ’맞춤형’ 공고에 따라 정규직 경력 공채에 응시해 입사 3년만인 지난해 10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한다. 신입사원 공채 경쟁률이 몇백 대 일인 데 비해 ‘맞춤형’ 공채의 지원자는 2명이었다고 한다.


사실로 드러난 공공기관 채용 비리에 청년들의 분노와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심각한 청년실업난에 허덕이는 청년구직자들은 국회의원 비서관이라서, 사장의 조카라서 채용되는 현실에 깊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작년, 청년참여연대는 자신의 인턴을 공기업에 불법・부정하게 채용시켰다는 의혹을 받았던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적이 있다. 기시감을 느낀다.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권성동 의원과 이정현 의원의 청탁・개입이 있었는지 밝혀내야 할 것이며, 관련사실이 밝혀질 경우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청년참여연대는 관련자에 대한 엄정한 책임 추궁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제정 등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논평 [원문보기 / 다운로드]

월, 2017/09/11- 11:53
171
0

UN 사회권위원회 최종권고, 그 의미와 실현방안

UN 사회권규약위원회 4차 최종견해 평가 및 이행방안 토론회

 

20171120_사진_UN사회권위원회권고토론회

<2017.11.20. UN 사회권위원회 2차 세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이 진행 중이다.>

 

  • 지난 10월 9일, UN 사회권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대한 심의 이후 4차 최종권고를 내렸다. 이번 4차 최종권고는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내려진 것으로, 한국 사회의 사회권 현황을 점검하고 그 개선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에 UN 사회권위원회의 심의 과정에 참여한 국가인권위원회와 NGO들이 사회권위원회 심사와 최종권고의 의미를 공유하고, 핵심 권고를 중심으로 각 정부 부처의 이행계획와 실현방안을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 토론회는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홍영표, 노회찬, 권미혁 의원의 인사말(1부)로 시작하였다. 2부에서는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이 4차 사회권 심의 관련한 한국 NGO의 활동을 소개하며 최종권고 이행과 관련한 한국 정부(행정부, 입법부, 사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였으며, 이동우 국가인권위원회 사무관이 국가인권위원회의 활동을 소개하였다.

  • 3부는 신혜수 UN사회권위원회 위원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류민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가 ‘포괄적 차별금지 제정 및 성소수자 인권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하였다. 비범죄화, 사회복지권이 혼인을 중심으로 되어 있어 동성커플에게 차별적인 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 성소수자의 정신건강 문제 등을 지적하였으며, 사회권이 차별없는 보편적 권리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어 발제를 맡은 박영아 공감 변호사는 세모녀 사건과 같이 한국 열악한 사회보장권의 현실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를 설명하고 최종권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정부에 대하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 의료급여 사각지대, 외국인의 사회권 문제, 홈리스 탈출을 위한 장기적 대책, 사회권 이행에 관한 인권지표 개발 및 적용 계획 등 관련 정책에 대한 질의를 하였다.
    토론을 맡은 이준일 교수는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이 법앞의 평등을 넘어 실질적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헌 과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으며, 차별금지 관련 혐오표현(hate speech) 문제도 제기하였다. 또한 사회권의 최우선 보장 주체는 경제적 약자임을 강조하며 개헌 과정에서 사회권의 체계화와 추가가 필요하고 한국 헌법재판소가 사회권을 권리로서 인정하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였다. 오유진 법무부 국제인권과장은 국제인권기구에서 주제별로 권고가 나오고 있어서, 정부가 기능 중심으로 편재되어 있어 이행확인이 어렵다고 하였으며, 차별금지법을 어떻게 다시 추진할 것에 대하여 논의를 하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였다. 황승현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장은 문재인 케어 등 보장성 확대 방안, 치매국가책임제, 아동수당 신설, 기초노령연금 인상, 부양의무자 단계적 폐지 등이 계속 발표가 되고 진행 중이라고 하며 최종권고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정부 정책의 방향성을 소득주도 성장, 사람중심 성장으로 포용적 복지로 잡고 있으며, 사회보장권을 실질적 권리로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예산확보의 문제와 사각지대 해소 및 권리성 보장 사이의 균형 문제에 대해도 얘기하였다.

  • 4부는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발제를 맡은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한국에서 노조할 권리가 일상적으로 침해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200만 명이 넘는 특수고용노동자 등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은 점을 강력하게 전달하였다. 기업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고용 등을 늘려온 상황을 지적하면서 기업이 어떻게 이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할 것인지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노동권 앞에 중립은 없으며, 정부는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노동권을 누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다음 발제를 맡은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한국 정부가 노동자가 아니라 기업을 보호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기업이 노동자 몰래 폐업을 하고 사라지는 사례, 방글라데시에서 라나 플라자 공장 붕괴 참사 이후 공장의 안전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EU에 수출하지 못하는 규제가 발생하였으나 한국 기업들이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 등 국제 사회에서 한국 기업의 인권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된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또한 UN사회권위원회 최종 권고의 핵심 권고와 같이 정부가 기업의 인권 이행 상황에 대하여 개입을 해야한다는 의무가 국제적으로도 인정되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시급하게 대응해야 할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토론을 맡은 강성태 교수는 한국 정부가 규범적 판단보다는 애국적 판단, 특히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여 왔다는 점을 지적하였으며, 김지은 고용노동부 사무관은 ILO 핵심협약 내용 이행 등 향후 노력하겠다고 답변하였다.

 <UN 사회권위원회 최종권고, 그 의미와 실현방안> 토론회 자료집 (링크)

 

토론회 개요

-일정 : 2017. 11. 20(월). 09:30-13:00

-장소 : 국회 제1소회의실

-주최: 국가인권위원회, 홍영표(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 노회찬(정의당, 법제사법위원회), 권미혁(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 UN사회권심의대응 NGO모임

 

토론회 순서

<개회식>

-인사말: 홍영표, 노회찬, 권미혁 의원,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축사: 참석의원 및 주요인사

 

<세션1. UN 사회권 규약 제4차 최종견해에 대한 평가>

-좌장: 이경숙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발표1: UN 사회권 심의 NGO 대응활동 소개 |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발표2: UN 사회권위원회 제4차 최종견해 분석 및 향후 과제_국가인권위의 대응을 중심으로 | 이동우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과 사무관

 

<세션2.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사회보장권 개선 방안>

-좌장: 신혜수 UN 사회권위원회 위원

-발표1: 포괄적 차별금지 및 성소수자 인권 개선 방안 | 류민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발표2: 사회보장권 개선방안 |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토론: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 보건복지부 복지정책과장

 

<세션3. 노동권 보장 및 기업의 인권이행의무 실행방안>

-좌장: 조영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발표1: 노동권 보장 방안 |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

-발표2: 기업의 인권이행의무 강화 방안 |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토론: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고용노동부 국제협력담당관

월, 2017/11/20- 16:37
170
0

금융위원회는 키코(KIKO) 사건을 즉각 진상조사 하라!

8개 시민사회단체, 금융위원회 앞에서 키코 사건 진상조사 촉구 공동 기자회견 열어, “금융 적폐 청산, 정부 책임 규명, 피해 기업 지원 대책 마련”과 함께 “금융감독당국의 통렬한 반성과 사죄를 촉구”

일시 및 장소 : 12월 21일(목) 오후 2시, 금융위원회(정부서울청사) 앞

 

EF20171221_기자회견_키코 사건 진상조사 촉구 02

문재인 정권이 키코 사태를 금융 적폐로 규정하고, 금융위가 키코 피해기업의 피해 현황 및 애로사항에 대해 조사에 나선 가운데, 8개 시민사회단체와 키코 사건 피해기업 임직원들은 21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키코(KIKO)사태 진상조사 촉구」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공동기자회견에는 금융소비자연맹, 금융정의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약탈경제반대행동,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 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등 8개 시민사회단체의 공동 주최로 이루어졌으며, 이들은 금융 적폐 청산, 정부 책임 규명, 피해 기업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한 키코 사건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피해 조사에 응답한 58개 키코 피해 업체의 키코 피해금액은 9,642억 원이며, 이로 인한 이자비용이 2,911억 원, 키코 사태로 인한 계약 취소 및 거래 지연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금액이 4,868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현재도 기업 활동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응답으로 이미 폐업했거나 파산한 기업의 피해금액은 포함하지 못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최종 권고안 중 키코 사태 재조사 권고와 키코 계약에 대한 사기성 여부에 있어서 일부 사기성을 인정에 대해 환영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민사) 피해기업은 제외하여 심각한 유감을 표명”하였다.  

 

참가단체는 “키코 사태는 대표적인 금융적폐 사건이자 금융 사기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키코 사태로 인해 기업과 투자자, 주주, 근로자, 협력업체들이 모두 피해를 보았고, 오직 은행과 은행의 이익을 대변했던 대형 로펌만이 이익을 보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행이 불공정한 금융 사기상품으로 기업들에게 금융이라는 가면을 쓴 약탈을 저지르고 있을 때 금융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산업을 안정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MB정부가 시행한 ‘패스트트랙’은 오히려 수출기업들의 유동성을 극도로 악화시켰으며, 이후 정부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알토란 같은 수출기업들이 무너지는 것을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참가단체는 “지난 9월 13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법무당국에 키코 사건의 재수사 검토를 지시했고, 시민단체 차원들이 10월 27일 대검찰청에서 재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참가단체는 “정부는 도전정신과 창업정신을 강조하기 이전에 실패자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히고 “기술력과 영업 노하우, 근면함을 겸비했지만 키코 사건의 여파로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폐업과 파산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는 수출기업들을 다시 살릴 수 있도록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참가한 시민사회단체는 “금융행정혁신위의 권고대로 금융감독당국의 통렬한 반성과 함께 피해자에게 사죄”와 함께, “금융당국의 통렬한 반성의 첫 단추로 피해자가 추천하는 위원까지 포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을 요구하였고, “대법원 판결 구분 없이 모든 피해기업에 대한 재조사”를 주문하였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당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정부의 책임을 규명”을 촉구했다.   

 

키코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감독당국의 키코 사태에 대해 반성과 사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철저한 진상규명, ▲위기에 처한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중지 명령권 제도’ 도입” 등 4대 과제를 요구하였다. 

 

 

기자회견문 

금융위원회는 키코 사기사건을 철저하게 진상규명하라!

키코 사태 진상 규명하여 금융적폐 척결하라!

 

금융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지난 20일 ‘금융행정혁신 최종 권고안’을 확정하며, 키코 사태를 재조사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키코 계약에 대한 사기성 여부에 있어서 일부 사기성을 인정하였다. 지난 2008년 키코 사태 발생 이후 막대한 빚을 지고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오던 피해 기업과 임직원, 주주에게는 가장 환영할만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민사) 피해기업은 제외하여 심각한 유감이다.  

 

키코사건은 대표적인 금융 적폐 사건이자 금융사기 사건이다. 2008년 키코 사태가 발생한 이후 수많은 수출기업들과 협력업체들이 무너지고 대량의 실업자가 발생했다. 

 

키코는 상품 설계 자체부터 기업에게 돌아갈 이익은 제한되어 있고, 손해는 무한대로 늘어나도록 설계된 불공정한 파생 금융상품이었다. 은행들은 이 같은 불공정한 파생상품을 ‘제로 코스트’, ‘환 헤지 상품’으로 홍보하며 판매하였고, 피해기업들이 계약을 맺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며 영업행위를 했다. 

 

은행은 상대적으로 금융정보의 약자이고, 기업 활동에 필요한 금융거래의 ‘을’인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끈질기게 키코 상품을 판매했다. 어느 은행도 키코 상품으로 인한 손실이 무한히 커질 수 있다고 알려주지 않았고, 어느 은행도 앞으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았다.

 

과거 은행들은 과도하게 오버헤지를 시도한 기업들만 키코 사태로 인해 위험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40~50% 수준의 헤지를 한 기업들도 줄지 않는 이자 부담에 휘청거리다 못해 회생신청을 고민하고 있다.

 

키코 사태로 인해 키코 상품을 구매한 기업과,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 및 주주, 기업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이들에게 납품하던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피해를 보았다. 오직 은행과 은행의 이익을 대변했던 대형 로펌만이 키코 사태로 이익을 보았다.

 

이 자리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은행이 불공정한 금융사기 상품으로 기업들에게 금융이라는 가면을 쓴 약탈을 저지르고 있을 때,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금융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우리 경제를 안정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대한민국 정부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키코 피해업체들을 지원하겠답시고 MB정부가 시행한 패스트 트랙은 오히려 수출기업들의 유동성을 극도로 악화시켜 그들의 숨통을 조이는 쇠사슬이 되었다. 중소기업들이 숨통을 틔우기 위해 신청했던 가처분 소송은 모조리 패소하여 은행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었으며, 외화를 벌어오던 효자 수출기업들은 은행 빚을 갚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고 10년째 그 이자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법무 당국에 키코 사건의 재수사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키코 사태로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던 피해자와 중소기업들에게는 10년 만에 보이는 희망이었다. 하지만 법무 당국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하였지만 지난 두 달 동안 정부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억장이 무너진다.

 

흔히들 중소기업이 경제의 근간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외화를 벌어오는 수출 중소기업들은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근간이었다. 하지만 키코 사태로 인해 수출기업들에게 강요된 일방적인 피해는 우리 경제의 근간을 고사시켰고, 지금도 고사시키고 있다.

 

키코 사태로 인해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앞선 기술력과 근면함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하던 수출기업들이 무너지고, 그들이 점유하고 있던 시장은 외국기업이 차지했다. 한번 빼앗긴 시장을 되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빼앗긴 시장을 되찾을 수 있는 내실 있는 신생 기업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지금도 기술력과 근면함, 영업 노하우를 지닌 수많은 수출 기업들이 키코의 여파로 실패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파산과 폐업의 문턱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금융자본의 약탈적 행위에 날개가 꺾이고 추락한 이들 수출기업들이 다시 한국 경제의 당당한 경제주체로서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미국의 파생상품 관련 감독당국인 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키코를 판매한 은행이 과도한 이익을 챙겼다”며 이는 시장경제의 공정한 질서에 위배되는 형사 소송감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신자유주의의 선두주자이자 계약을 중시하는 미국에서조차 ‘키코 상품이 시장 질서를 해친다’고 본 것이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키코 사태를 돌아보면서 감독당국은 스스로의 역할 부재를 통렬히 반성하고, 특히 소비자보호 강화 및 이를 통한 금융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하였다. 백번 옳은 말이다. 금융당국은 통렬히 반성해야 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통렬한 반성의 첫 단추는 피해자가 추천하는 위원까지 포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고, 대법원 판결 구분 없이 모든 피해기업에 대해 재조사를 해야 한다. 이는 최소한의 염치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당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정부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금융적폐를 바로 잡을 것 다짐하며, 키코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금융감독당국은 키코 사태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라! 

둘째, 즉각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철저하게 진상규명하라!

셋째, 위기에 처한 수출기업들을 살릴 수 있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

넷째,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중지 명령권 제도’를 즉각 도입하라!

 

 

2017년 12월 21일

 

금융소비자연맹/금융정의연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약탈경제반대행동/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한국기업회생지원협회/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가나다 순)

 

보도자료[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7/12/21- 17:54
170
0

차명계좌 활용한 이건희 회장의 탈세와 횡령에 분노

경찰, 약 4천억 원대의 총 260개 차명계좌 추가로 확인

82억 원의 조세포탈과 30억 원 상당의 업무상 횡령 혐의 포착

검찰은 신속하고 철저하게 보강 수사해서 관련자 기소해야

국회는 2011년에 제대로 세금징수 안한 국세청 국정조사해야

금융위는 즉각 이건희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 수시 심사에 착수해야

 

오늘(2/8) 한겨레의 단독보도(https://goo.gl/dVbpck)와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를 인용한 연합뉴스(https://goo.gl/r9k3xV)에 따르면, 경찰은 조준웅 삼성 특검이 발견(1,197개)하거나 금융감독원이 발견(32개)한 이건희 차명계좌와는 별개로 72명의 삼성 임원 명의로 된 총 260개의 이건희 차명계좌를 발견하고, 약 82억 원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조세포탈 및 약 30억 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이건희 회장을 기소 또는 조건부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건희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는 2011년에 삼성이 이들 계좌의 상당수를 국세청에 신고하여 약 4천억 원의 이건희 차명재산에 대해 총 1,300여억 원의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하였으나, 일부 미진하게 납부한 양도소득세가 존재하고 종합소득세 등을 탈루한 정황에 따른 추가과세의 성격을 지닌 것이고, 업무상 횡령 혐의는 2017.5.31. KBS ‘추적 60분’ 팀이 단독 보도(https://goo.gl/Bs4iLe) 한 소위 “한남동 수표의 비밀”과 관련하여 이건희 회장 및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총수 일가의 주택 수리비를 회사가 대신 결제한 데 따른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캐도 캐도 끝없이 나오는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 분노와 개탄을 금치 못하며, ▲검찰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사법처리에 나서야 하며, ▲국회는 2011년에 국법에 따른 과세를 게을리 한 국세청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며, ▲국세청은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소득세 차등과세를 시급히 추진하며, ▲금융위원회는 시급하게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의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따른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에 관한 심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이번 수사 결과는 경찰 특수수사과가 약 반년의 시간을 투입해서 얻는 성과다. 그리고 경찰은 이건희 회장을 기소 의견(조세포탈) 및 조건부 기소중지 의견(업무상 횡령)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취재 후기에 의하면 경찰로서는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아직도 수사가 미진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특히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된 부분이 그렇다. 당시 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하던 판사는 업무상 횡령액으로 경찰이 파악한 금액이 30억 원 정도였는데, 이 액수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 제1호에 규정된 업무상 횡령액 50억 원에 미달하여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https://goo.gl/r9k3xV).

그러나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파악한 30억 원은 이 회장의 업무상 횡령의 전체 액수가 아닐 가능성이 크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계좌 추적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런데 경찰이 업무상 횡령이 50억 원을 초과할 개연성을 상당한 정도 입증한 상황에서 수사도 해 보지 않은 채 전체 횡령금액이 50억 원에 미달할 것으로 예단하여 공소시효 만료라는 판단을 하고 이를 근거로 영장을 기각한 영장실질심사 담당 판사의 판단이 적절한 판단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검찰은 추가 수사와 논리 보강을 통해 비자금 수사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계좌 추적에 나서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국세청의 징세 행정 역시 두 가지 측면에서 투명하지 못했다. 하나는 국세청이 처음 이들 차명계좌의 존재를 파악하게 되었던 2011년의 시점에서 과연 철저하게 관련 법령에 따라 응분의 과세를 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에 조세포탈 혐의가 적용된 82억 원은 국세청이 양도소득세를 불충분하게 부과했거나, 종합소득세를 제대로 산정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왜 국세청이 이처럼 미진한 과세를 하게 되었는지, 특히 종합소득세 부과 부분을 제외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이번 차명재산은 국세청의 조사에 의해 차명재산으로 확인된 것이므로 금융실명법상의 비실명재산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재산으로부터 연유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90%의 원천징수 세율로 분리과세를 해야 한다. 물론 국세청이 이 계좌들의 존재를 알게 된 2011년에는 이런 해석이 명확하지 않아서 소득세 차등과세를 못했다고 하더라도 지난 10월 중순 이후부터는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차등과세를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국세청은 이번 경찰이 발표한 4천억 원의 차명재산과 관련한 소득세 차등과세는 물론이고, 조준웅 특검이나 금융감독원이 발견한 차명계좌와 관련한 소득세 차등과세와 관련해서도 아직 아무런 가시적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이 비록 2017.12.12. 각 금융기관을 상대로 「차명계좌에 대해 차등과세를 적용한 추가 납부 안내」를 송부하였지만, 이 안내에 따라 납부 기한인 2018.1.10.까지 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한 금융기관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보도(https://goo.gl/98mRgk)되었다. 따라서 국세청은 신속하게 이건희에 대한 소득세 부과처분을 하거나 금융기관에 대해 징수처분을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세부과의 제척기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세청이 이처럼 늑장 대응을 하는 것은 금융실명제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조세 징수라는 본연의 임무를 해태하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참여연대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국회가 국세청의 이건희 회장에 대한 소극적 과세 행정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국세청의 과세행정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국세청의 과세정보에 대한 접근이 필수적인데 현행 금융실명법등에 따르면 검찰의 수사나 국회 국정조사가 아닌 한 국세청의 과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세청의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는 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국회 국정조사가 국세청의 과세행정의 적절성 여부를 판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금융위원회는 즉각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의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이 금융회사 최대주주로서의 적격성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사에 착수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이고, 삼성생명은 삼성증권의 최대주주이므로 이건희 회장은 삼성증권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행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2조 및 동 시행령 제27조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하여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경우 대주주 적격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 삼성이 당해 계좌가 차명계좌임을 이미 2011년에 시인한 상황이므로 사실관계에 관한 다툼이 있을 수 없으므로 이번에 밝혀진 82억 원의 조세포탈은 그대로 벌금형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런 차명계좌의 유지 및 활용은 대부분 자신이 지배하는 금융계열회사인 삼성증권을 통해 발생한 것이므로 삼성증권의 건전한 경영을 위해서도 이건희 회장과 삼성증권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 따라서 금융위원회는 즉시 삼성증권의 건전한 경영을 위하여 그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심사와 적절한 시정조치를 모색해야 한다.

 

 

이번 경찰의 발표는 이건희 차명계좌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검찰의 수사와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통해서도 드러나지 않았던 차명계좌가 260개나 더 있었던 것이다. 경찰의 집요한 수사가 아니었더라면 이 계좌는 어쩌면 영원히 역사 속으로 묻혔을 지도 모른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국세청은 이들 계좌를 이미 2011년에 파악하고서도 불충분한 과세로 마무리한 채 해당 차명계좌가 조성된 경위 등에 관해 검찰 고발이나 금융감독원 통보 등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연 이런 국세청의 관행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지배하는 삼성증권을 이용하여 치밀하게 차명재산을 유지해 온 이건희 회장의 행태를 앞두고도 금융회사 대주주로서의 적격성을 박탈하고 금융회사의 건전한 경영을 도모하는 데 현재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이에 대한 법 개정도 시급하다. 참여연대는 투명하고 공정한 경제질서와 금융환경의 정착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8/02/08- 17:40
17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