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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복지동향 232호, 2018년 2월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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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글] 복지동향 232호, 2018년 2월 발행

익명 (미확인) | 목, 2018/02/01- 10:28

편집인의 글

 

김성욱 | 호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린다는 사실은 매우 잘 알려져 있다. 물론 근대 경제학자들이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동원한 왜곡된 우상화의 결과라는 주장도 있지만, 주입식 교육의 결과 우린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그의 이름과 그가 썼다는 ‘국부론’ 정도는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도 말이다. 이에 반해 그가 경제학자가 아니라 도덕철학자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당대 도덕철학이 사실상 오늘날의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법학, 철학 그리고 그 분과로서의 윤리학을 아우르는 범 인간학문이라는 점도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따라서 그의 관심은 단순히 어떻게 하면 국부의 총량을 늘릴까에 만 모아진 것이 아니라 국가의 부는 어떻게 형성되며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즉 오늘날 우리가 복지라는 이름으로 이해하는 분배에도 있었다. 어쨌든 오늘날의 많은 경제철학자들은 스미스가 바랐던 세상이 오늘날처럼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이기적인 경제적 이해관계가 완벽히 점철된 사회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다. 칼 폴라니의 말을 빌리자면 인류공동체의 소중한 가치들이 자기조정적 시장경제라는 악마의 맷돌에 갈려 버려 한 때 사회의 한 구성요소였던 경제가 사회를 집어 삼키고 있는 것이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오면 사람이 죽듯이, 비대해진 경제가 우리 사회를 파괴하고 있기에 다시 이를 배(사회) 속으로 집어넣어야 한다는 것이 폴라니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체제라는 실험이 실패로 끝난 지금, 경제를 사회의 통제 하에 두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 해답으로 거론되는 것들 중 하나가 사회적 경제이다. 말로만 놓고 보면 사회주의 경제의 한 부류가 아닌가 싶지만, 그것은 완벽히 틀린 이해이다. 다양한 개념과 설명이 있긴 하지만, 주로 다양한 시장경제조직 혹은 단위들이 협력과 연대를 통해 파괴된 공동체를 재건하고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 경제를 일컫는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위한 크고 작은 경제·사회적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법적 장치들도 차근차근 마련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곳, 일하는 곳 주위를 잘 찾아보면 다양한 협동조합, 마을기업(마을만들기), 자활공동체(기업), 사회적 기업 등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사회적 경제의 영역이 개인 간의 관계를 새롭게 재규정하거나 가족을 형성하며 나아가 지금 사회와 경제를 일정 정도 대체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호에서는 사회적 경제와 복지를 주제로 기획하였다. 많은 사회적 경제 사례와 논의가 있지만, 사회적 경제와 복지국가의 관계, 사회적 경제의 역사와 공적 지원의 현황 및 한계에 대한 준비하였다, 그리고 구체적인 사례로서 의료사회적협동조합의 발전과 애로, 협동조합으로 가족이 되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물론 사회적 경제가 완벽한 단 하나의 치료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경제가 사회주의 이후 ‘새로운 사회경제체제의 모색’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거대하고 따뜻한 실험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는 없다. 모쪼록 이번 기획이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와 전환의 기획을 확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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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아웅식의 종교인과세 안 된다

요식적 조치가 아닌 공평과세의 원칙에 부합한 제도가 필요

 

오늘(12.21) 기획재정부는 종교인과세 관련해 새로운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도 당초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시행령의 핵심적인 문제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 가리고 아웅식의 개정안에 불과하다고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평가한다. 여전히 종교인과세 소득의 범위를 종교단체가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는데 이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한다해도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 뻔하다.

 

오늘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시행령 개정안에는 여전히 종교인과세 소득의 범위를 종교단체가 자체적으로 정하되 신고의무가 없던 종교활동비에 대해 신고의무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전부이다. 즉 소득세 신고를 위해 제출하는 지급명세서에 종교활동비를 포함시키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종교활동비에 대한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세무조사를 진행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종교인 과세가 시행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종교단체 스스로가 무엇이 종교활동비인지를 정하는 상황에서 특정 종교활동비가 과세 대상인지를 과세당국이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는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한도 없이 비과세되는 종교활동비의 범위를 종교단체 스스로가 정하는 것에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대신 종교활동비를 신고하는 것만으로는 기존의 특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처음 시행되는 제도라는 측면에서 종교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매우 약한 수준으로 제도를 도입하려는 유혹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민들이 보기에 현재의 과세안은 거의 모든 종교인 소득을 비과세함으로써 공평과세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지금이라도 조세정의에 부합한 종교인과세 제도 시행을 위해 기존 시행령의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한 개정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목, 2017/12/2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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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 노동의 확대와 복지국가 혁명1) 

 

백승호 |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1970년대 이후 자본주의 경제체제는 질적으로 변화해 왔다.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서비스 경제사회가 도래하였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인지혁명은 자본축적의 원천을 노동력에서 지식과 정보로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는 고용계약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표준적 고용관계(Standard Employment Relationship, SER)가 해체되었고, 비전형적이면서 유연한 고용이 확대되었다. 이들 일자리의 대부분은 여성, 노인, 청년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에 의해 충당되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경제, 사회구조의 변화는 삶의 불안정성을 일상화해왔다. 이러한 삶의 불안정성은 고용의 불안정성, 소득의 불안정성,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불안정성의 순환구조를 형성하고 있다(이승윤, 백승호, 김윤영, 2017).  

 

플랫폼 경제와 고용의 불안정성

불안정 노동과 관련하여 우선 주목해야할 것이 고용의 불안정성이다. 고용불안정성은 소득불안정성,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지는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에서 정규 고용관계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안정적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근간이었다. 기본적으로 정규 고용관계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이고, 전일제이며, 종속 고용이다. 또한 상당한 근로소득을 제공하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없는 고용관계이다(Eichhorst 등, 2012). 그러나 정규 고용관계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고, 동시에 정규 고용관계를 벗어난 비표준적 고용형태의 다각화가 심화되고 있다. 고용형태의 다각화 방식은 크게 근로기간을 제약하는 방식과 고용관계의 속성을 2자 고용관계에서 삼각 근로관계나 위장된 고용관계로 변형시키는 방식(가짜 자영업, 파견근로나 용역근로와 같은 삼각근로관계, 도급근로)이 있다(서정희, 백승호, 2017). 

 

고용의 불안정성 확대와 관련하여 최근에 플랫폼 노동이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이란 재화와 서비스가 거래되는 온라인상의 기반을 의미하며, 플랫폼 노동이란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처럼 거래되는 노동을 의미한다(황덕순 외, 2016). 플랫폼 경제에서의 근로관계 혹은 계약관계는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크라우드 노동(crowdwork)이고, 다른 하나는 주문형 앱 노동(on-demand work via app)이다. 먼저 주문형 앱 노동은 온라인 플랫폼이 수요공급의 중개역할을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대면접촉이 이루어지는 형태의 노동을 의미한다. 택시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 한국에서의 대리운전 및 퀵서비스 음식배달 앱 노동이 대표적인 예이다(황덕순 외, 2016). 반면에 크라우드 노동(crowdwork)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개되어 온라인으로 불특정 다수의 노동자들이 참여하여 이루어지는 군중노동을 의미한다.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Amazon Mechenical Turk, AMT)가 대표적이다.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는 작업 요청자가 플랫폼에 작업 내용을 등록하면, 다수의 군중들이 작업을 하고 작업한 양만큼 보상을 받는 서비스이다. 

 

이상과 같은 플랫폼 경제의 고용관계는 기존의 산업노동관계와 구분하여 ‘디지털 고용관계’로 명명되기도 한다(황덕순 외, 2016). 디지털 고용관계에서는 고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가 플랫폼을 통해 업무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 경우 전형적인 삼각 계약 관계가 관찰된다. 한편으로는 고객(기업, 최종사용자, 클라이언트, 작업요구자)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재화와 서비스 제공자)가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이 이들을 중개함으로써 경제과정이 이루어진다. 온라인 플랫폼에 고객은 일감을 의뢰하고, 노동자는 그 일을 받아 가는데, 온라인 플랫폼 운영자는 웹사이트를 관리하고 개발하거나, 노동자와 고객의 계약관계를 중재하는 일종의 노동시장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에서는 누가 이용자인지, 누가 근로자인지 사전에 알기 어렵고, 고객이 특정인을 선택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가 근로자인지, 아니면 자영업자인지, 또한 사용자는 누구인지 규명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이들 플랫폼 경제에서의 고용관계는 표준적 고용관계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모호한 고용관계(이주희 등, 2015), 가짜자영업관계(서정희, 박경하, 2015)가 온라인 플랫폼 기반에서 훨씬 더 용이해진다. 불안정 고용의 확산과 관련하여 플랫폼 노동이 지목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까지 플랫폼 노동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는 거의 없다. 맥킨지글로벌 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는(Manyika et al., 2016) 독립노동자에 대한 현황조사를 통해 플랫폼 노동이 널리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보고서는 독립노동자의 특성을 ‘높은 수준의 자율성, 업무나 판매량을 기반으로 한 보상, 소비자와의 단기간 계약관계’로 정의하고 영국 등의 독립노동자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 30%, 미국 26%, 독일 25%, 스웨덴 28%, 스페인 31%가 독립노동자로서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었다. 미국의 프리랜서 유니온에 따르면 2014년 전체 노동인구의 34%가 긱 노동자(gig worker: 조직과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수입을 올리는 노동자), 일용직, 임시직, 우버 드라이버를 포함한 온/오프라인 인력업체 계약자 등 독립계약자와 자영업자라고 보고하고 있고, 회 계법인 Intuit는 2020년 전체 노동인구의 40%가 독립계약자, 프리랜서 등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Intuit, 2010). 한국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온라인 플랫폼 노동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플랫폼 경제 소득 및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노동력의 활용은 기업의 이익극대화 논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력을 착취하는 특별한 작업방식이 조장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적 보호 수준이 매우 열악할 뿐 아니라, 대부분 최저소득 집단에 속해있으며,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황덕순, 2016). 먼저 한국의 경우 플랫폼 노동의 사회보험 배제 수준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의 사회보험 배제는 특수고용형태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배제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플랫폼 노동은 특수형태고용의 조직방식 변화, 임금근로자의 특수형태고용 전환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황덕순, 2016), 플랫폼 노동에서도 특수고용형태와 동일한 논리도 사회보험의 법적 배제가 발생한다. 기존의 조사결과들을 살펴보면, 특수형태고용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적용률은 불과 7%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사회보험적용 비율은 산재보험이 12%인 것을 제외하면, 고용보험, 공적연금, 국민건강보험에서의 적용률이 약 7% 수준에 불과했다(조돈문 외, 2015).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보험 뿐 아니라 소득수준도 매우 낮다. 앱을 이용한 대리운전과 음식배달업에 대한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대리운전의 경우 프로그램 사용료, 대리운전보험료, 이동비용을 제외한 월 순수입은 평균 181.5만원이었고, 200만원 미만인 사람들의 비율이 60%에 달했다(황덕순, 2016). 앱음식 배달업의 경우에는 각종 비용을 제외한 월 순수입이 평균 230만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는 조사대상 61% 이상이 10시간 이상 일하는 앱음식 배달업의 장시간 노동 관행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며, 시간당 임금은 8,79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황덕순, 2016). 

 

또한 플랫폼 노동자들의 소득수준은 편차가 큰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 ILO에서 실시한 미국과 인도의 크라우드 노동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노동자의 평균 소득은 1-5.5달러였지만,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 근로자의 10%는 시간당 10달러 이상의 수입을 유지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마존 미캐니컬 터크 업무의 90%는 시간당 2달러 이하의 업무였다(황덕순 외, 2016). 플랫폼 노동의 소득수준은 대부분의 저소득 노동자와 일부 고학력, 고숙련 중심의 고소득 노동자로 양극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의 질적인 변화와 복지국가 혁명

앞에서 고용, 소득, 사회적 보호의 불안정성이 순환되고 불안정 노동이 확산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고용형태의 다각화로 설명하였다. 복지국가에서 고용계약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전통적 복지국가의 사회정책이 유급노동에 대한 보호 특히 임금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주요한 목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통적 산업사회에서의 표준적 고용관계가 해체되어 간다는 것은 전통적 복지국가의 설계도를 다시 그려야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고려해야할 것이 있다. 자본주의의 질적인 변화이다. 그 변화의 핵심은 산업자본주의에서 인지자본주의로의 전환이다. 현 단계 자본주의는 노동력에 의해서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정보에 의해서 가치가 창출된다. 지식과 정보의 조직화를 통해 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은 자본형성에서 사회적 성격이 강화됨을 의미한다. 여기서 사회적 성격은 지식축적의 역사성, 집단성과 관련된다. 지식은 오랜 시간을 거쳐 축적되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식은 동시대 대중들의 집단적 활동에 의해 축적된다. 이는 인지혁명의 시대에 특히 더 그러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가치 창출 수단인 빅 데이터는 시민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자료를 검색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과정에서 생산된다. 심지어는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도 빅 데이터는 구축된다. 

 

이 빅 데이터는 알고리즘 기술의 혁신적 발달과 결합하며 자본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2) 과거와 달리 생산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노동자 뿐 아니라, 직접적 생산과정의 외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빅 데이터가 자본축적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기반 기업들도 빅 데이터를 광고 및 생산과정에서 활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프로슈머(prosumer)3)라는 개념은 이러한 현상들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초과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공개하여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알고리즘 속에서 활동함으로써 지대를 극대화하게 하는 전략을 선호한다. 이것이 이른바 플랫폼 경제 과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지대는 현재 지대 형성에 기여한 일반지성에게 분배되기보다는 플랫폼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의 토지라는 공유지에 비견되는 인지자본주의 시대의 '가상 토지'라는 공유지에서 기업들은 새롭게 지대를 추구 하고 있고, 플랫폼 경제에서 이러한 지대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의 지대 독점에 대한 규제는 매우 제한적이다. 가이 스탠딩(Standing, 2016)은 지식특허에 과도한 독점권을 부여하고 지대 추구를 용인하는 현대 자본주의를 지대자본주의(rentier capitalism)라 명명하며 비판하고 있다.4) 

 

인지자본주의로의 전환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생산과정에 기여한 일반지성들에 대한 시장에서의 1차적 분배를 왜곡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재분배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통적 산업사회에 만들어진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체제는 노동을 전제로 한 재분배 시스템이다. 그러나 인지자본주의하에서의 노동시장은 ‘플랫폼 노동’, ‘모호한 고용’ 등이 확산되면서 전통적 사회보험 시스템에 포괄되지 못하는 광범위한 사각지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체제는 더 이상 인지자본주의라는 생산체제의 질적인 변화를 반영하여 사회적 보호의 기능을 충분히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전통적 산업사회의 복지체제와 새롭게 변화되고 있는 생산체제 사이의 제도적 부정합은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전략이나 사회보험 강화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사회보험 중심의 복지국가에서 더 나아가 기본소득 중심의 새로운 복지국가 혁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본소득은 모두가 가치 창출에 참여하고 있지만, 일부 플랫폼 기업들에게 독점되고 있는 부를 공정하게 배당하는 방식의 1차적 분배 혁명이며, 노동 없는 미래의 도래에 대비하기 위한 2차적 복지국가 혁명이다. 

 

복지국가 제도들의 정합적 재구성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복지국가 혁명이라는 것이 현 시점에서 기본소득으로 사회보험을 대체해야한다는 주장은 아니다. 기본소득과 사회보험은 상호보완적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사회보장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보아도 사회변화에 의해서 새롭게 도입된 제도와 이전의 제도들 사이의 관계는 대체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였다. 서구에서 16세기 대량 빈곤이 발생하자 기존의 빈곤구제 방식이었던 자선은 대량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대량빈곤이라는 새로운 문제는 공공부조의 제도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공공부조 이전 시기 빈곤구제의 역할을 담당했던 자선은 사라지지 않고 공공부조와 상호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하였다. 

 

19세기 말 이후 빈곤을 넘어 실업, 질병, 노령으로 인한 소득상실의 문제가 새로운 사회문제도 등장하면서 기존의 공공부조 제도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이는 사회보험의 도입으로 이어졌고, 사회보험이 복지국가의 핵심적 제도로 안착되는 과정에서도, 이전의 공공부조 제도는 소멸되기는커녕 오히려 사회보험과의 상호보완적 관계 속에서 발전되어왔다. 현 시기 필요한 복지국가 혁명도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한 불공정한 분배의 문제 뿐 아니라, 기존의 사회보험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기본소득이 요구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논의는 기본소득과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정합적 재구성 방식에 있다.

 

 


1) 이 글은 김교성, 백승호, 서정희, 이승윤(2018). 기본소득이 온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사회평론 아카데미.(3월 발간)의 일부를 수정하였습니다.

2)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가치는 주로 빅데이터를 통해 창출된다. 2018년 1월 기준 기업 시가총액은 애플 927조원(1위), 구글 778조원(2위), 페이스북 547조원(5위)이다. 2017년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1,600조였다. 
3)  프로슈머(prosumer)는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로,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신조어이다. 이 개념은 소비자가 소비 뿐 아니라 제품개발과 유통과정에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하기위해 사용되고 있다. 
4) 2016년 기준 구글이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 규모만 약 4조 5천 억 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이 매출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플레이스토어 판매 수수료 수익만 1조 3천 억 원 규모이다. 이런 매출에 부과할 수 있는 세금이 부가가치세와 법인세이다. 부가가치세는 2015년부터 부과되었는데, 구글은 부과된 부가가치세 10% 만큼 앱 가격을 인상하여 과세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였다. 법인세의 경우 국내에 고정사업장을 둔 기업에 부과할 수 있는데, 구글은 고정사업장이라 할 수 있는 ‘서버’를 싱가폴에 두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에 대해 국세청은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지 못하다. 구글 뿐 아니라, 페이스북, 애플 등도 마찬가지이다.  

 


 

<참고문헌>

김교성, 백승호, 서정희, 이승윤(2018). 기본소득이 온다. 한국형 기본소득의 실현가능성. 사회평론아카데미.

서정희, 백승호(2017). 4차산업혁명 시대의 사회보장 개혁: 플랫폼 노동에서의 사용종속관계와 기본소득. 법과사회, 56. 

서정희ㆍ박경하(2016). “한국의 가짜 자영업 추정을 통해서 본 비정규 근로자 규모의 오류”. 「한국사회정책」 제23권 3호.

이승윤, 백승호, 김윤영(2017). 한국의 불안정 노동자. 후마니타스.

이주희, 정성진, 안민영, 유은경(2015). “모호한 고용관계의 한국적 특성 및 전망”. 「동향과전망」, 제95호.

조돈문 외. (2015). 민간부문 비정규직 인권상황 실태조사 :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를 중심으로. 국가인권위원회 발간자료, 1-395. 

황덕순 외(2016). 「고용관계 변화와 사회복지 패러다임 연구」. 한국노동연구원.

 

Eichhorst, Werner, and Paul Marx(2017). "Whatever Works: Dualization and the Service Economy in Bismarckian Welfare States." In The Age of Dualization: The Changing Face of Inequality in Deindustrializing Societies: Oxford University Press.

Intuit(2010). Twenty Trends That Will Shape The Next Decade. INTUIT 2020 Report. 

Manyika et al.(2016). Independent Work: Choice, Necessity, and The Gig Economy, McKinsey Global Institute.

Standing, G. (2016). The Corruption of Capitalism: Why Rentiers Thrive and Work Does Not Pay. Biteback Publishing.

 
목, 2018/03/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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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분담금 2차 회의 결과 논평

 

미국 전략자산 전개 비용, 사드 운영유지비용

결코 방위비 분담금 대상 될 수 없어

분담금 대폭 삭감, 소요 제기의 타당성과 집행의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협상에 임해야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월 11일~12일 제주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2차 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 측 분담금 규모를 대폭 증액할 것을 요구하고, 전략자산 전개 비용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분담 요구는 ‘주한미군 주둔 경비를 지원’하는 방위비 분담금의 목적에서 명백히 벗어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해당 비용은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할 내용이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은 당연한 대응이다. 미국 측의 터무니 없는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 

 

사드(THAAD) 운영 비용 역시 마찬가지다. 4/13(금) 국방부는 “미국 측이 사드 체계 유지에 필요한 비용에 방위비 분담금 사용을 희망한다면, 합의된 방위비 분담금 총액에서 항목별 규정 범위에 맞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 비용과 관련하여 그동안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한·미 SOFA 관련 규정에 따라 한국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국방부가 밝힌 입장은 사드 배치 결정 당시 박근혜 정부의 주장을 뒤집은 것으로 한·미 SOFA의 취지에도 반한다. 사드는 중국이나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 MD의 일부인 무기체계로, 미군이 운용하는 사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할 이유가 없다. 사드는 현재 ‘임시 배치’ 상태로 유지 비용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장차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한국은 이미 방위비 분담금을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다. 매년 발생하는 미집행액이 상당하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한·미 SOFA에 따르면 주한미군 주둔 경비는 미국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국은 예외적인 협정을 통해 미군 주둔 비용의 70%가량을 부담해왔다. 평택 기지 건설 비용의 90% 이상을 한국이 부담했다는 것은 얼마 전 문재인 정부도 인정한 바다. 따라서 이번 협상의 목표는 과도한 분담금 대폭 삭감, 소요 제기의 타당성과 집행의 투명성 확보가 되어야 한다. 미국 전략자산 전개 비용이나 사드 운영유지비용은 방위비 분담금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분명히 해야 한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월, 2018/04/1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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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간, 뭘까 싶을 때
정말, 인류, 될까 싶을 때

 


 

인류가 펼친 놀라운 일들을 마주하면, 나도 그 인류에 포함되어 있는 걸까 싶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반대로 ‘인간 이하’라 평할 파렴치한 일들을 마주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같은 인간으로서 비슷한 일에 동참한 건 아닐까 싶어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각각의 인간이나 사람은 때때로 잘못하지만, 인류 전체로 보면 대체로 옳은 방향이 아니었나 싶어 안도감이 들다가도, 여전히 반복되는 전쟁과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빈곤 등의 문제를 보면 좋은 요소가 모인다고 꼭 좋은 결과를 이루는 건 아니지만, 나쁜 요소가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기는 어렵지 않은가 싶어 다시 반성하는 자세로 돌아오게 된다. 
혹자는 인류의 등장과 발전을 지질 시대에 맞먹는 커다란 시기로 평하며 ‘인류세人類世’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고, 혹자는 대멸종에 빗대어 ‘인류 멸종’만이 지구의 희망이라 비꼬기도 한다(내가 그렇다). 혹자는 어느새 코앞에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는데, 자신의 존재를 두고 이렇게 다채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인간, 정말 뭘까 싶은 생각이 깊어지는 요즘이다.


사피엔스

● 사피엔스_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지음 / 김영사

 

호모데우스

● 호모 데우스_미래의 역사/ 유발 하라리 지음 / 김영사

 

인간이란 무엇이고, 무엇이 되려 하는가
『사피엔스』라는 도전적인 제목과 그에 걸맞은 도발적 내용으로 화제를 모은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은 권력을 획득하는 데에는 능하지만 권력을 행복으로 전환하는 데에 그리 능하지 못하다.”고 말한다. 사피엔스는 숱한 경쟁을 물리치고 다른 모든 종을 압도하며 오늘에 이르렀고, 이제는 사피엔스를 넘어 “스스로 신이 되려하는 길목”에 서 있지만, 과연 이것이 사피엔스가 “진정 원하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아이러니를 시원한 필치로 그려낸다.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내기 바빠 한 인간을 넘어선 인류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 각자를 생각하면, 눈앞의 문제를 가까스로 해결하며 어쩌다 여기에 이른 인류의 모습이 낯설지만은 않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할 수는 있겠으나, 앞으로 벌어질 일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는 없을 터,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는 이제부터 펼쳐질 사피엔스의 새로운 과제와 도전을 전하는데, 핵심은 불멸이다.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체 합성이라는 불멸의 세 가지 방법이 어디에 이르렀는지 전하며, 당장 불멸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점차 늘어나는 평균 수명을 생각하면, 삶을 대하는 태도처럼 내면을 향하는 시선부터 사회와 정치 시스템처럼 바깥을 향하는 영역까지 일대 변혁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한다. 


여섯 종의 인류가 경쟁을 벌여 ‘사피엔스’만 살아남았듯,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누군가를 ‘새로운 사피엔스’에서 제외할지, 그 이전에 그런 선택을 사피엔스가 할 수 있고 할 생각이 있을지,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으니, 어떤 준비도 빠르지 않다 하겠다.

 

울트라소셜

● 울트라 소셜_사피엔스에 새겨진 ‘초사회성’의 비밀 / 장대익 지음 / 휴머니스트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인류는 초사회적 종!
인간에 관한 가장 오래된 명제이자 널리 알려진 명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가 아닐까 싶다. 이후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인간만이 사회적 동물은 아니라는 게 밝혀졌으나, 그렇다고 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진화학자 장대익은 『울트라 소셜』을 통해 이 명제를 좀더 정교하게 다듬어 ‘초사회성(울트라 소셜)’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사회를 넘어섰다는 의미가 아니라 남다른 사회를 이뤄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텐데, “인류는 초사회성을 바탕으로 문명을 건설했고, 문명은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즉, 인공지능을 만든 힘도 초사회적 능력에 있었다. 하지만 우리를 지구의 정복자로 만든 바로 그 힘 때문에 우리는 지금 사회적 인공지능 앞에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맥락을 살피면, 앞서 소개한 유발 하라리의 저작과 겹쳐 읽을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인간 본성의 초사회성을 15가지 특성으로 나눠 초사회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인류와 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한다. 각 특성마다 진화생물학, 동물행동학, 뇌과학, 행동경제학 등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실험을 바탕으로 풀어내 흥미를 더한다. 


그보다 주목할 지점은 공감, 협력, 배려처럼 초사회성의 긍정적인 요소만 전하는 게 아니라 소외, 서열, 테러와 같이 초사회성의 그늘이라 할 요소까지 함께 다룬다는 점이다. 어떤 선택이든 어느 쪽에는 긍정적으로 어느 쪽에는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그늘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그곳에서 벗어날 방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반가운 구성이다. 이 부분에서는 유발 하라리가 언급한 ‘새로운 계급의 탄생’, 그러니까 누군가를 ‘새로운 사피엔스’에서 제외하게 되는 장면이 떠오른다. 마침 장대익 교수가 설명하는 초사회성의 마지막 화두가 공존이라 답을 찾은 기분이다. 


호모 사피엔스 종 안에서의 공존뿐 아니라 인간과 동물, 인간과 기계의 교감을 내다보며, 탄생과 아동기를 잘 거쳐 사춘기 진입에 성공한 인류 문명이 성숙한 초사회적 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되묻는데, 이 과정에서 호모 초사피엔스(혹은 초 호모 사피엔스)도 등장할지 모르겠다. 호모 사피엔스라면 빠질 수 없는 흥미진진한 도전이 비로소 시작되니, 정말 인간 뭘까 싶은 고민, 정말 인류 될까 싶은 의문도 이 판에서 풀 수 있길 기대할 따름이다. 

 

글. 박태근 알라딘 인문 MD
온라인 책방 알라딘에서 인문, 사회, 역사, 과학 분야를 맡습니다. 편집자란 언제나 다른 가능성을 상상하는 사람이라 믿으며, 언젠가 ‘편집자를 위한 실험실’을 짓고 책과 출판을 연구하는 꿈을 품고 삽니다.

목, 2017/07/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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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부평 미군기지,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오염!

주한미군은 사과하고 즉각 정화 후에 반환하라  

 

일시 : 2017년 10월 31일(화) 오전11시

장소 :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

주최: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발언

   •  장정구   / 인천 시민사회단체연대 운영위원장   

   •  윤상훈   / 녹색연합 사무처장 

   •  최나영   / 민중당 서울시당 위원장

   •  권정호   /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집행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및 퍼포먼스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지난 10월 27일, 환경부가 부평미군기지 내부 오염원에 대한 충격적인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주한미군과 협의 후 발표한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부평 미군기지는 다이옥신과 유류, 중금속에 복합적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다이옥신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치명적인 맹독성물질이며, 1급 발암물질입니다. 미 환경청(EPA)도 암을 유발하며 생식기관, 발육기관, 면역기관 및 호르몬에도 피해를 주고 체내에 축적된다며 다이옥신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부평 미군기지에서 다이옥신의 일본 토양기준(한국은 기준치가 없음)인 1,000pg-TEQ/g을 초과한 곳이 7군데입니다. 최고농도는 기준치의 10배를 넘는 1만347pg-TEQ/g입니다. 특히 5미터 심토에서까지 다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은 지난 2011년 캠프 캐롤에서 시작된 고엽제 매립, 처분 의혹을 상기시킵니다. 

 

다이옥신 외에도 TPH(석유계총탄화수소)와 TCE(트리클로로에틸렌), 벤젠, 크실렌, 납, 비소, 카드뮴, 6가크롬, 수은 등 기준치의 수십 배가 넘는 위해물질로 주거지역 한 가운데에 있는 부평미군기지의 토양지하수가 오염되었습니다.

 

이에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연대 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통해 부평 미군기지를 오염시킨 주한미군에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고 불평등한 한미SOFA 환경조항 개정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기자회견문

 

부평 미군기지 내 맹독성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오염·방치, 주한미군이 책임져야 한다 

반복되는 미군기지 환경오염문제, 한미 당국은 국민의 환경권을 보장하라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반환을 앞둔 부평 미군기지 내부가 맹독성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이 확인되었다. 미군기지 주변 수십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 한복판에 맹독성 폐기물을 처리하고 장기간 방치한 주한미군을 규탄한다. 주한미군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깨끗하게 정화하고 반환하라.

 

그동안 부평 지역 및 환경단체는 주거지역 한 가운데 위치한 부평 미군기지에서 폐기물 매립, 소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갖고 내부오염원에 대한 정보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주한미군의 기계와 차량 등을 재활용하고 각종 폐기물을 처리한 부평 미군기지 내 DRMO(Defense Reutilization and Marketing Office· 미군물자재활용유통사업소, 약11만㎡)는 기지 용도상 유류·중금속뿐 아니라 여러 발암물질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2012년과 2014년 기지 내부가 아닌 주변지역 환경조사에서도 다이옥신과 중금속오염이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7일, 이례적으로 환경부는 부평 미군기지 내부의 다이옥신·유류·중금속 오염 수치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다이옥신이 2,3,7,8-TCDD 독성등가환산 농도로 1만347pg-TEQ/g이 검출되었다. 충격적인 수치이다. 특히 표토뿐 아니라 5m 깊이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은 물에 잘 녹지 않고 열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다이옥신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부평미군기지 내부에서 유독물질 매립 등 인위적인 교란이 있었음을 확신하게 한다. 무색, 무취의 다이옥신은 독성이 청산가리의 1만 배로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맹독성 물질이다. 분해되거나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되지 않아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한번 인체에 흡수되면 체내에 축적되어 각종 암과 건강장애를 일으킨다. 미 환경청(EPA)도 암을 유발하며 생식기관, 발육기관, 면역기관 및 호르몬에도 피해를 주고 체내에 축적된다며, 다이옥신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다이옥신 외에도 TPH(석유계총탄화수소)와 TCE(트리클로로에틸렌), 벤젠, 크실렌, 납, 비소, 카드뮴, 6가크롬, 수은 등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수십 배 초과한 각종 유류 및 중금속 오염물질 수치도 확인되었다. 부평 미군기지의 오염 상황은 지금까지 확인된 미군기지 환경오염물질의 끝장판인 셈이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한미SOFA 환경조항(환경보호에관한특별양해각서)의 모호한 KISE(Known, Imminent, Substantial Endangerment to human health/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알려진 오염) 규정을 핑계로 정화 책임을 피해왔다. 주한미군에 의해 야기된 ‘인간 건강에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알려진 오염’인 경우에만 오염 치유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정량화된 기준이 아닌 모호한 조항을 근거로 그 어떤 오염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부평 미군기지는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둘러싸인 곳이다. 지금까지 주민들은 수십 년간 다이옥신과 PCB 등 맹독성 물질에 노출되어 있었다. 불평등한 현재의 한미 SOFA 환경조항을 적용하더라도 부평 미군기지의 정화 책임은 분명히 주한미군에 있다. 

 

환경부는 부평미군기지 내부에 대한 조사를 이미 1년 전에 완료하고 오염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물론 인천시와 부평구 등 지방자치단체에도 알리지 않았다. 국민들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외면해 왔다. 환경단체의 자료공개 요구도 거부하여 소송 중이었다. 지금이라도 부평미군기지 오염 현황을 공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오염문제가 국민들의 건강권, 안전과 직결되어 있는 만큼 용산 미군기지 등 다른 기지의 오염정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 및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소속 시민사회단체들은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환경부와 주한미군은 부평 미군기지 내부의 각종 독성 폐기물 소각 매립 등의 처리기록, 위해성평가보고서 일체를 공개하고, 다이옥신 검출 원인을 규명하라
  2. 환경부는 용산 미군기지 등 다른 미군기지 오염정보를 공개하고, 오염 원인자인 주한미군에 정화 책임을 요구하라
  3. 주한미군은 부평 미군기지의 맹독성 물질 오염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정화하여 반환하라
  4. 한미당국은 불평등한 SOFA를 개정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의 알권리와 환경권을 보장하라.

 

2017년 10월 31일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

불평등한한미SOFA개정국민연대(군산 미군기지 피해상담소, 기지촌 여성 인권연대, 녹색연합, 미선효순 추모비건립위원회, 민권연대,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민주수호용산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교평화연대,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평택평화센터, 평화재향군인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평화통일시민연대, 한국진보연대)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위한대책위원회(녹색당 서울시당, 녹색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사)우리겨레하나되기 서울운동본부, 새민중정당서울시당, 민중연합당서울시당, 서울진보연대, 서울민권연대, 열린군대를 위한 시민연대, 용산미군기지온전한반환을 위한 용산주민모임,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의당서울시당, 한국진보연대, 홈플러스 노동조합)

 

 

 

 

화, 2017/10/3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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