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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개혁]국회예산은 의원들의 ‘쌈짓돈?’ 정보공개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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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개혁]국회예산은 의원들의 ‘쌈짓돈?’ 정보공개가 답이다.

익명 (미확인) | 월, 2018/01/15- 15:35

‘국회의원병’이라는 말이 있다. 국회의원을 한번이라도 한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회의원으로서 하던 일이 매력적이어서 또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데 있다. 국회의원 일보다는 국회의원으로 누리던 특권을 못 잊기 때문에 계속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의원이 되면 모든 것이 지원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봉 (2018년 1억 5천만 원 정도) 외에도 사무실 운영비, 차량 유류대까지 지원받는다. 또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 입법 및 정책개발비, 정책자료집 발간 및 우송비 등 여러 명목으로 지원되는 예산이 의원들 모두 합쳐 1년에 320억 원이 넘는다(2017년 기준). 국회의원이 해외출장을 가면 비즈니스석이 제공되지만 상당수 해외출장은 꼭 가야하는지 의심스럽다. 이 모든 것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된다.

국회의원들은 국민 세금을 자신의 ‘쌈짓돈’으로 알고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래서는 안 된다. 부패와 특권이 판치는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서는 국회부터 바꿔야 한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바뀌지 않는데, 행정부가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그래서 나는 변호사를 휴업한지 12년이 넘었지만 최근 들어서 법원을 자주 드나들고 있다. 정보공개 소송의 원고가 되어 국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1월부터 <뉴스타파>와 ‘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좋은예산센터’가 공동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는 소송들이다.

청구를 하면 비공개당해서 소송하고, 또 청구를 했다가 비공개당해서 소송하다보니 소송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벌써 3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대법원 판결도 무시하는 국회

1998년 정보공개법이 시행된 후에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을 계속해 왔지만 이렇게 한 기관을 상대로 여러 건의 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국회가 말도 안되는 비공개 결정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이미 대법원 판결이 나와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정보를 비공개한다. 예를 들어 1차 소송의 대상이 된 사안은 대법원에서 공개판결이 이미 내려진 부분이다.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예비금, 의장단 및 정보위원회 해외출장비 집행내역인데 모두 낭비성 예산으로 손꼽힌다.

2004년 10월 28일 대법원은 국회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예비금에 대해서는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 2004두8668 판결) 해외 출장과 관련해서도 언론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정보를 공개하라는 판결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국회는 그 모든 판결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비공개했다. 대법원 판결번호까지 명시해서 ‘이런 판결이 있었으니 꼭 공개하라’는 취지로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래서 지난해 4월 30일에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8월 10일 열린 첫 번째 변론기일에서 재판장은 ‘대법원 판결도 있는 사안인데, 하급심 법원은 특별한 사정변동이 없으면 대법원 판결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상식적으로 대법원 판결이 있는 사안에 대해 비공개를 하려면 뭔가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 측은 규정이 약간 변경된 부분이 있다는 식의 설명을 했지만 납득하기는 어려웠다.

재판장은 일단 피고인 국회 측에 갖고 있는 문서의 자세한 목록을 만들어서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목록을 보고 어떻게 심리를 할지 판단해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국회 측은 9월 28일 열린 두 번째 변론기일까지 목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재판장은 목록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고, 피고 측은 문서 건수가 너무 많아서 어렵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그러나 아무리 건수가 많아도 아예 목록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법원의 명령을 어긴 것이었다. 재판장은 피고 측이 재판을 성실하게 진행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 지난해 11월 취재진과 함께 정보공개 소송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행정법원을 찾은 하승수 변호사

▲ 지난해 11월 취재진과 함께 정보공개 소송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행정법원을 찾은 하승수 변호사

결국 11월 28일 세 번째 변론기일 전에 국회 측은 소송대리인을 선임했고, 재판부에게 비공개로 서류를 제출해서 심사를 받기로 했다. 정보공개 소송에서는 재판부가 비공개로 정보를 열람하고 공개, 비공개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다.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금, 예비금이 무엇이길래?

그렇다면 도대체 국회는 왜 이렇게까지 정보공개를 꺼릴까? 특수활동비, 업무추진비, 예비금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대법원 판결까지 무시할까? 일단 액수를 보면, 2017년 기준으로 특수활동비가 81억 원, 업무추진비가 88억 원, 예비금이 13억 원이다. 합치면 무려 182억 원에 달한다.

우선 특수활동비는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는 돈’으로 알려져 있다. 기밀유지가 필요한 수사활동이나 업무에 쓰도록 되어 있는 예산이다. 그런데 정보기관도 아닌 국회예산안에 특수활동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부터가 이상하다. 2017년 국회예산에는 81억 원이 편성되어 있었고 2018년에는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액수를 좀 줄여서 65억 원 정도가 포함되어 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국회 특수활동비도 문제투성이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015년 ‘(원내대표시절) 특수활동비를 쓰고 남아서 생활비로 썼다’고 자기 페이스북에 고백을 하기도 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장까지 겸임하면 월 4,000-5,000만 원을 받고 야당 원내대표는 그 절반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지급액은 정보공개가 되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 어디에 쓰는지도 알 수 없다.

어차피 특수활동비는 영수증도 붙이지 않고 쓸 수 있기 때문에 국회에 보관되어 있는 자료는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했느냐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자료조차도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지금 국회의 모습이다.

업무추진비 비공개는 더욱 어처구니없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우에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하고 지출증빙 서류도 공개한다. 중앙부처도 마찬가지이다.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 때 피감기관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을 공개받아 따지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이 쓰는 업무추진비는 집행내역을 비공개하고 있다.

예비금은 그 자체가 문제이다. 행정부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해야 할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 예비비이다. 그리고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같은 헌법기관은 ‘예비비’ 대신에 ‘예비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이런 기관 중에서 국회의 예비금이 압도적으로 많다. 국회는 매년 13억 원의 예비금을 사용하는데 대법원은 6억 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억 6천만 원, 헌법재판소는 2천 5백만 원 수준이다. 직원 숫자는 대법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훨씬 많을 텐데 예비금은 국회가 훨씬 더 많이 사용한다. 뭔가가 좀 이상하다.

알아 보니 국회에서 쓰는 예비금은 그 절반인 6억 5천만 원이 특수활동비이다. 역시 영수증 없이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인 6억 5천만 원은 특정업무경비라는 항목이다. 이 항목은 영수증은 붙이게 되어 있지만 집행내역이든 영수증이든 공개하지 않는 게 관행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모두 3건의 소송 가운데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등의 공개를 요구한 1차 소송은 2018년 1월 30일 4차 변론기일을 열고 결심을 할 예정이다. 아마도 공개하라는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만한 사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가 항소를 하면 고등법원으로 가고 또 상고를 하면 대법원까지 가야 한다. 그렇게 시간을 끌다보면 지금의 20대 국회는 임기가 끝나게 될 수 있다. 이것이 국회가 노리는 점이다.

그래서 최대한 시간을 당겨서 소송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1심 판결이 내려지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더 이상 국민 세금으로 변호사 비용을 들여서 항소하지 말 것을 요구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국회의 잘못된 예산낭비 관행과 정보비공개 관행을 뿌리뽑으려고 한다.


기고 :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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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X를 실현시켜 줄 미국의 핵심기술 이전은 결국 없는 일이 됐다. 국회는 뒤늦게 정부에 실패의 책임을 묻겠다고 하지만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인 F-X 사업에서 기술 이전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가 당초 선정한 후보 기종을 뒤집고 록히드 마틴 사의 F-35A(F-35A Lightening II) 기종을 선택한 순간, 사실상 기술 이전을 전제한 본래의 KF-X 사업은 실종됐다는 것이다.

F-X 사업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미로를 헤매기 시작한 것은 2013년 9월에 열린 제7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X사업의 단독 후보 기종이었던 보잉사의 F-15 SE(Silent Eagle)은 방추위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방추위는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 2년에 걸친 방위사업청의 선정 과정을 모두 무위로 돌리는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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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방추위 관계자들은 F-15SE가 차세대 전투기로서의 성능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북한 핵시설 타격 등 중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적의 레이더 망을 피하는 ‘스텔스(Stealth)’ 기능이 핵심적인데, F-15SE는 이 기능이 취약해 차세대 전투기로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하지만 이날 회의록에 담긴 당시 김관진 방추위 위원장(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한마디는 두고 두고 뒷말을 낳고 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전투기의 기종 선정은 ‘정무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라고 누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적인 고려’. 전문가들은 이 말을 두고 당시 방추위 결정의 이면에 국익이 아니라 미국의 입장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이 F-15SE가 아닌 F-35를 택하길 원하고 있었다고 한다. 비록 보잉사 역시 미국의 거대 방산력업체지만 당시 미국 정부 입장에선 F-35 해외 판매가 갖고 있는 의미가 각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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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기종은 미국, 영국, 터키, 호주 등 9개 국가가 공동 투자해 개발 중인 5세대 항공기다. 공대공, 공대지, 정찰 임무를 하나의 기종으로 해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시작된 사업이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미국 정부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기술적 난제로 인해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기술 하자로 시험 비행 도중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9개 참여국 중 다수가 현재 사업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영국, 터키, 네덜란드, 노르웨이, 이런 서방국가들이 F-35 구매 계약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습니다. 미국조차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일 정도입니다. 이렇다 보니 개발 비용에 따르는 부담이 전투기 가격으로 전가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초기 개발 때는 약 7천만 달러였던 것이 지금은 대당 2억 달러에 이른다는 말도 나옵니다. 거의 3배 정도가 폭등한 거죠. 대량생산이 되면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초기 물량의 경우 이 2억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이 전투기를 고가로 구매해서 성능 발휘가 안되는 일이 발생이라도 하면 국가적 낭패일 수 밖에 없죠.
–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격 때문에 F-35가 시장성을 잃자 미국 정부가 전통적인 동맹국, 특히 우리나라를 주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잉사의 F-15SE이 방추위에서 부결되기 직전인 2013년 8월 인도네시아에서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당시 방추위 위원장이 만났다. 그 양자 회동 직후 김관진 위원장은’ 정무적 고려’라는 말을 꺼냈고, 차세대 전투기 기종은 록히드 마틴의 F-35가 된 것이다.

“협상력 잃은 우리 정부…기술 이전은 커녕 F-35A 모셔오기”

이후 차세대 전투기의 스텔스 기능은 군 요구성능, ROC의 필수 항목이 된다. F-X사업의 가격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해 군 스스로 낮췄던 스텔스 관련 ROC의 수위를 돌연 다시 올린 것이다. 3개 후보 기종(F-15SE, F-35A, 유로파이터 타이푼) 가운데 새 ROC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종은 록히드 마틴의 F-35가 유일했다. 그리고 2014년 3월 7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F-35A가 F-X사업 구매기종으로 결정되기까지 록히드 마틴은 사실상 1:1 파트너로 협상을 주도하게 된다.

이건 엄밀히 말해 F-X 3차 사업이 아닌 4차 사업입니다. 차세대 전투기 60대를 사는 것이 3차 사업이었는데 구매대수를 40대로 변경하고 예산 규모도 비뀌었으니 새로운 사업을 만들었다고 봐야죠. 문제는 이후부터 록히드 마틴이 새로 협상해야겠다는 식으로 콧대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1대1 협상이다보니 록히드 마틴의 위세가 높아졌고 수시로 뒤에 있는 미국 정부 핑계를 대기 시작한 것입니다. 약속했던 기술 이전의 문제조차 미국 정부의 승인 사안이라며 다 빠져나가는 식이었죠. 그 결과 계약 맺을 시점에는 우리의 협상력이 다 소진된 상황었습니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가 미래 공군의 결정적 사안이라면 어떻게든 계약을 미뤄 협상력을 제고할 전략을 취해야 했는데 우리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정책을 번복하며 그 기종(F-35A)을 모셔오는 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사실상 2013년 9월 방추위 이후 록히드 마틴이 단일 협상 대상이 된 이후부터는 KF-X 사업을 위한 핵심기술 이전 문제는 완전히 협상에서 배제돼 있었다는 말이다.

청와대에 건의서 보낸 록히드마틴 ‘장학생’들

석연치 않은 F-X사업 기종 변경의 이면에는 김 실장이 언급한 ‘정무적 고려’ 외에 또 다른 요인도 작용했다. 지난 10월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방추위가 F-15SE를 부결할 당시, 예비역 장성들의 의견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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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방추위를 앞두고 예비역 공군참모총장 15명이 청와대와 국방부, 국회에 보낸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이라는 건의서는 한 장관이 언급한 ‘예비역 장성들의 의견’이 무엇인지 잘 드러나 있다.

영명하신 대통령님께서 국가안보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재 주신다면 국방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간 예산을 조정하여 스텔스 기능을 구비한 차기 전투기를 확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 중

F-X 사업 선정 기종이 반드시 스텔스 기능을 갖춘 기종이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김 실장을 비롯한 방추위 관계자들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사실상 록히드 마틴 F-35A를 선택해 달라고 한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다.

문제는 이 건의서를 보낸 전직 공군참모총장 중에 록히드 마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 건의서에 이름을 올린 김상태 전 공군참모총장(1982년~1984년)은 전역 후 ‘승진기술’이라는 방위산업체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승진기술은 록히드 마틴의 한국 대리점이다. 더구나 김 전 총장은 건의서를 작성할 당시, 록히드 마틴에 군사기밀을 팔고 25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김 전총장은 지난 2월 유죄를 확정받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총장과 함께 건의서를 보냈던 한주석 전 공군참모총장(1990년~1992년)도 1993년 율곡사업 비리사건 당시 록히드 마틴의 전투기 F-16 도입 로비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사법처리됐던 인물이다.

캐나다 “F-35 도입 원점 재검토”…우리는?

지난 10월 말 캐나다 총선에서는 F-35 구매 사업이 주요 쟁점이었다. 제2야당이었던 자유당은 이전 보수당 하퍼 정부가 세운 F-35 구매 계획에 의문을 제기했다. 치솟는 도입 비용에도 불구하고 보수당 정부가 F-35를 고집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총선 승리 시 F-35 도입 사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자유당은 전체 의석 338석 가운데 184석을 확보하며 10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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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2012년에 발표된 캐나다 감사원의 F-35 도입 사업 감사보고서는 보수당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 보고서는 정부가 F-35의 구매비용과 운용비용을 총 250억 캐나다 달러로 산정하고도 160억 캐나다 달러로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을 담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가 보수당 정부의 은폐와 거짓말에 대한 ‘심판’으로 평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미군 관계자는 이번 캐나다 총선의 영향으로 캐나다가 F-35 개발 프로그램에서 철수하게 되면 다른 참여국들이 지불해야 할 F-35의 대당 가격이 100만 달러 가량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2015/11/0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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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치적 신념이 특이해서일까 또는 현실 적응이 어려운 사람이어서일까. 직선제 개헌을 이룬 1987년 대학을 졸업한 이래 여섯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한 번도 투표를 안 한 적은 없지만 내가 찍은 사람이 당선된 적도 없다. 또 내가 살고 있는 지역 탓일까, 비슷한 횟수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투표를 거른 적이 없건만 한 번도 당선자를 찍어본 기억이 없다. 내 선택의 보람을 느낀 것은 기껏해야 구청장 한두 번 정도였던 듯하다.

신성한 한 표라고 생각하며 투표를 할 때마다 기대를 하지만 늘 배신의 정치를 실감한다. 한국사회에서 배신의 정치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자체가 배신이다. 공약이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몸으로 실감한 적이 없는 까닭이다. 모든 정치인이 부패한 건 아니지만, 정치 시스템이나 정치인 자체가 부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는 역할을 자꾸 되풀이하고 있다.

나 또한 투표를 하고 나서도 나의 선택에 대해서 깊은 성찰이나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빠지지 않고 투표에 참여했다는 최소한의 시민의식은 있었지만, 누가 이 나라와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해 진심으로 헌신할 마음과 능력이 있는지 한 번도 곱씹어 고민하지 못했다. 누가 그러한 고민을 위해 시간을 내고 생각을 집중하겠는가. 그러던 차에 희망제작소가 기획한 <노란테이블 시즌2, 어디 좋은 국회의원 없나요>는 참신하고 반가웠다.

마침 방송에서는 한국 국회의 속살을 속속들이 파헤친 드라마 ‘어셈블리’가 방영을 마쳤고, 모처럼 의미 있는 정치 드라마를 보면서 정치의 본산인 국회의 기능과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해서 나름 공부를 한 상황이라 관심이 더 갔다. 지난 해 있었던 세월호 노란테이블과는 또 다른 도전과 사명이 느껴졌다. 나는 이번에 모둠별로 노란테이블 토론을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제안 받아 모둠의 진행자로 참여했다.

가을비가 소르르 내리는 날, 인사동 수운회관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한국정치의 문제를 나누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내가 맡은 2모둠의 참가자는 여성이 1명, 남성 7명. 대체로 젊은 참가자들이었고 중년 참가자가 한 분 계셨다. 나이와 성별, 지역과 성향 등을 골고루 안배해서 모둠을 구성한다고 들었는데. 성별과 나이는 다른 모둠에 비해서는 약간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도 한 명 있었는데, 과연 학생들이 바라보는 국회의원상은 어떤 모습일지 매우 궁금해졌다. 지역은 부산, 인천, 강원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걸로 보아 균형적인 안배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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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둠별 원탁 토론이 시작되었다. 처음 자기소개는 가볍게 투표에 대한 키워드를 말하는 것으로 마음의 문을 연다. 젊은 세대들은 특정 정당만 고집하는 할머니 등 주로 기성세대와의 갈등 경험을 투표의 고민이자 화두라고 이야기했다. 순서에 따라 ‘발견하기’에서는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짚어나갔다. 당론정치와 계파정치, 지역주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고, 국회의원들의 기득권과 비도덕성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국회의원직을 무보수 봉사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나왔다.

본격적으로 좋은 국회의원의 요건을 고민할 ‘상상하기’ 차례에선 이야기가 너무 추상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해 공보물을 활용했다. 네 명의 후보를 가상으로 상정하여 정당과 경력, 가치관 등을 비교·판단하게 한 뒤에 기준을 찾아보도록 했다. 당선 가능성과 창의성, 지역출신 등의 의견도 나왔지만 결과는 진정성, 다양성, 소통능력, 도덕성, 정치소신으로 압축되었다. 일단 개인의 차원에서는 계파와 당론, 지역주의에 물들지 않고 정치에 대한 소신과 능력이 발휘되는 참신하고 도덕적인 인물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그 뒤에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는 다양성, 창의성, 소통 능력이 뒤를 이었다. 마땅히 그래야 하리라 공감하는 내용들이다. 열띤 토론을 마치고 그 기준에 맞는 인물상을 그려보기로 했다. 우리 모둠의 그려본 ‘좋은 국회의원’의 모습은 이랬다.

“이름은 ‘소신’, 42세의 여성으로 지자체장 경험이 있다. 시민운동과 장애인봉사 생활협동조합 이사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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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 결과는 다른 모둠과 대동소이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이 하늘입니다. 국민의 세금은 국민에게’라는 구호로 인물 그리기를 마쳤다. 이어진 발표를 통해 전체의 의견과 고민이 공유되었다. 우리 모둠은 18살 고등학생이 나가서 힘차게 발표를 해 더욱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전반적으로 다양성과 소수자, 약자를 배려하는 정치에 대한 염원이 느껴졌다. 정치인들이 참여한 토론은 결과적으로 정치인과 더불어 정치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더하게 했다. 과연 사람만 좋아서 정치가 잘 될까, 지역주의와 계파와 기득권 가득한 현실 정치권력을 그대로 두고 좋은 정치인이 만들어질까. 앞으로 더불어 고민해야 할 주제다.

좋은 국회의원을 찾다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한국 정치사에 가장 좋은 국회의원이 따로 있을 리 없지만 굳이 한 사람을 꼽으라면 고 노무현 대통령을 꼽고 싶다. 한국 정치의 혁신을 꿈꾸었던 그 분의 말은 우리의 정치현실에 대해서 불신을 떨치지 못하는 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민주주의에 완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진보합니다. 우리 민주주의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뤄 가야 합니다.”

한국 정치의 완성은 없다. 그러나 정치는 끝없이 진화해야 한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해 한국의 정치는 대화와 타협, 관용, 통합을 실천해야 한다. 무엇보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참여가 가장 든든한 힘이다.

화염병과 최루탄이 사라진 거리를 쇠사슬과 살수차가 대신하는 시대다. 왜 시민들은 잠들지 못하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가. 정치의 부재가 부르는 비극이다. 아직도 한국 정치는 거리를 넘어서지 못한다. 오늘의 정치를 보면서 좋은 국회의원, 바람직한 국회 시스템에 대한 절실한 열망을 품는 이가 비록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대한민국을 물려주어야 하는가. 내년 총선은 깨어 있는 시민들의 참여로 무능 정치 자체를 심판하는 선거이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글_유동걸(영동일고 교사 / ‘토론의 전사’, ‘질문이 있는 교실’ 저자)

금, 2015/11/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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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박 대통령의 위압적인 통치와 통제로 한국 민주주의 퇴행시켜 – 국정 역사교과서 시도는 아버지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동기 – 친 재벌 노동법 개정으로 노동자 해고 쉬워져 – 반대 의견의 제압은 한국의 이미지 크게 손상시켜 뉴욕타임스가 “한국 정부, 반대 의견을 억눌러”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적 자유를 퇴행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 사설은 지난 주말 ...
토, 2015/11/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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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남북한 고위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개최 예정 보도 – 26일 판문점에서 지난 8월 합의 사항 이행 – 중대 결정은 예상하지 않으나 남북한 모두 긴장 완화 원해 영국 BBC는 남북한 실무접촉 회담이 26일 판문점에서 개최된다고 보도했다. 이 회담은 군사분계선에서 지뢰폭발로 한국군 병사 두 명이 심한 부상을 당한 사건으로 야기된 남북한 긴장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개최되었던 ...
토, 2015/11/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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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11)
영국인들이 제레미 코빈을 좋아하는 이유?

좌파 공화주의자, 반왕정주의자, 급진주의자, 강성 좌파, 신념에 투철한 자, 구식 좌파, 반전주의자, 공산주의자. 누구를 지칭하는 말일까요? 올해 영국 노동당의 당수가 된 제레미 코빈에 대한 수식어들입니다. 영국 노동당에서도 가장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진보적 인물이 당수 선거에서 승리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세계가 주목했고,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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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 © 2015

사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영국 노동당은 80년대에 국유화 등의 강경 사회주의 노선을 지속하다가 대처에게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했지요. 그러다가 97년 토니 블레어가 중도노선인 ‘제 3의 길’을 제시하며 정권을 되찾게 됩니다. 이후 13년간 노동당 정부가 통치하다가 지난 2010년 선거에서 패배해 보수당이 집권하게 됩니다. 노동당에서는 선거 패배 이후 토니 블레어의 계승자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비드 밀리반드의 당수 선출이 유력했지만, 이변이 일어납니다. 당내에서 좌파로 간주되던 동생 에드워드 밀리반드가 노조의 지지를 받아 출마했는데 처음엔 꼴찌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속도로 형을 추격하더니 결국은 1.3% 차로 승리했습니다. 별명이 ‘레드 에드(Red Ed)’였으니, 노동당으로선 이 때 이미 상당히 진보색체를 강화한 셈입니다. 하지만 노동당이 올해 총선에서도 보수당에 패배하면서 에드워드 밀리반드는 당수직을 사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선거에서 제레미 코빈이 노동당 당수로 선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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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좌파 의원에서 노동당 당수로
코빈의 승리는 에드 밀리반드의 승리보다 훨씬 큰 충격이었습니다. 에드 밀리반드는 당내에서 좌파로 분류되면서도 대체로 주류에 속한 반면, 코빈은 철저한 비주류였기 때문입니다. 후보 등록을 위해서 35명의 의원들이 서명을 해 주어야 하는데, 등록 직전까지도 15명에 불과해서 출마를 아예 못할 뻔 했습니다. 선거 흥행을 위해서 좌파 후보도 하나쯤 있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코빈을 별로 지지하지도 않는 의원 20명이 서명을 해 주어서 간신히 출마했지요. 이 사람들은 나중에 크게 후회를 했다고도 합니다.

코빈은 노골적으로 사회주의자를 표방하고, 500번 넘게 당의 입장에 반대를 했습니다. 이라크 전쟁도 반대했지요. 제 3의 길 노선에 대해서는 줄곧 비판적이었습니다. 군주국인 영국에서 왕정 페지론자이기도 합니다. 여왕과의 첫 공식 대면에서 무릎을 꿇지 않아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레미 코빈의 등장으로 노동당은 중도 노선에서 완전히 탈피했습니다. 공약도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보수당에서 3배나 오른 대학등록금의 철폐, 완전 민영화된 철도의 공영화, NHS(국가무상의료시스템) 민영화 중단, 에너지 산업 공영화 등을 내세웠습니다. 그가 구성한 그림자내각(쉐도우캐비넷-집권후의 장관등를 사전에 임명하는 제도)도 화제입니다.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총 31명 중 16명이 여성인데요, 여전히 내무/외무 장관 등 주요 직책이 남성이라는 비판에, 코빈은 우리 내각에서는 교육과 복지가 주요 직책이라고 응수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최근 우리가 접하고 있는 제레미 코빈 열풍의 대강입니다. 영국 노동당이 진보적 입장을 강화하고 있고, 당내에서 철저하게 비주류였던 한 무명의 좌파 의원이 당원과 일반인 참가자의 지지에 힘입어 당수로 선출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이 전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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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한 옆짚 아저씨의 친절한 정치
민주주의 선진국이고 제법 심각하기도 한 영국인들에게 제레미 코빈에 대해 물으면 ‘그의 정책이 진보적이라서 좋아한다’는 대답이 나올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코빈은 누구의 말도 잘 들어준다’, ‘격의없이 사람들과 이야기 한다’, ‘그는 약속한 것을 지킬 것 같은 사람’이라고 답합니다. 노선에 앞서 그 사람의 됨됨이가 신뢰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연설 스타일도 꽤나 충격적입니다. 논쟁의 전통이 강한 영국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부터 토론과 연설 교육에 중요하고, 대학에는 전문적인 클럽이 있습니다. 정치인을 꿈꾸는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이런 문화를 접하지요.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와 몸짓, 상대를 적절히 비꼬는 풍자,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표현들을 여기에서 습득합니다. 잘 만들어진 한 명의 배우처럼 말이지요. 코빈은 달랐습니다. 그의 연설은 언제나 참 차분합니다. 수사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옆 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바로 여기서 ‘그는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며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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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빈은 또 수수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노동당 연례 컨퍼런스에서 입고 나온 그의 자켓은 허름하기 짝이 없었지요. 그가 초선의원이던 시절에, 보수당 소속의 한 의원은 코빈이 누추한 차림으로 방송에 나오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했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례한 요구이기도 한데, 코빈은 ‘의회는 패션쇼장이 아니라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대꾸했을 뿐이죠. 지금도 이런 서민적인 옷차림과 온화한 태도는 많은 호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정치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노동당 연례 컨퍼런스에서 그는 특이한 연설을 하나 합니다. 노동당이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당원들에게 당부하는 말입니다. 한 대목을 옮겨볼까 합니다.

인신공격에 지친 시민들을 위하여
“우리가 새로운 정치를 위해 해야 하는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나는 이미 당수 선거에서 이것을 대해 누차 말했습니다. 나는 어떤 종류의 개인적 비난도 믿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존중하십시오. 당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십시오. 동의하든 안하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논쟁하십시오. 나는 어떠한 무례한 행위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사회를 보살필 수 있는 더 친절한 정치(kinder politics)를 의망합니다. 모든 당원들에게 당부합니다. 누구에게든 인신공격을 하지 마십시오. 인터넷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가치를 정치로 다시 가져옵시다.” (제레미 코빈의 동영상 보기 ☞클릭)

영국에서는 제레미 코빈이, 미국에서는 버니 샌더스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진보진영에서도 이런 변화에 열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단지 그들의 노선 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며 덮어버린 샌더스, “누구에게든 인신공격을 하지 말라”는 코빈을 보면서, 한국의 진보가 배워야 할 것은 정치를 다시 복원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존하는 정치를 비꼬고 비난하는 것만큼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것도 없고, 정치 혐오보다 진보에게 더 해로운 것도 없으니 말입니다.

글_이관후 (연구조정위원 / [email protected])

월, 2015/11/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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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열여덟 번째 책
<선거제도와 정치적 상상력>
아름다운 혼이 담긴 선거제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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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정치가 가장 ‘후지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정치인들, 정치평론가들, 그리고 정치학자들의 정치적 상상력의 빈곤함을 보고, 선거제도에 관한 전문가가 아님에도 펜을 들었다고 합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선거제도를 충실하게 소개하고, 그것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밝힙니다.

그렇다면 선거제도가 어떻게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을 넓혀 줄 수 있을까요?

단순다수대표제, 연기명 중선구제, 제한적 연기명 중선거구제, 단기명 중선거구제, 결선투표제, 선호대체투표제, 명부식 비례대표제, 다수대표/비례대표 병행제…등 복잡하고 다양한 당선자 결정 방식에 대한 설명들은 저자의 지식을 뽐내기 위해 혹은 독자의 머리를 아프게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선거제도의 기본 성격을 이해하고, 나아가 우리에게 적합한 선거제도를 창안해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선거의 방식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군더더기 없이 설명된 당선자 결정 방식의 내용들은, 현재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선거구 획정논의를 보는 우리의 눈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이 책은 선거와 권력의 관계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함으로써 정치적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예를 들어, “권력이란 본시 틈만 보이면 자신의 적정 한계를 넘으려고 애를 쓰는 법”인데, 이러한 권력의 침범을 제지하고 경계하기 위해 매번 혁명을 일으키거나,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것은 무척 피곤한 일이고 또 더없는 낭비입니다. 그래서 마련된 것이 바로 선거라는 것이죠. 따라서 선거제도를 둘러싼 논쟁과 투쟁은 한 정치사회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했던 성장통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 책은 다양한 질문으로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 1948년 제헌 헌법이 아니라 1987년 헌법이 우리나라 헌정사의 구체적인 출발점인 이유? 양심과 사상의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 다수결이 언제나 올바른 결정이 이뤄지는 것이 아님에도 다수결의 원칙에 기반한 민주주의가 다른 형태의 체제보다 나은 까닭은? 권력을 견제한다는 것과 권력을 무력화한다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등등.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저자의 설명과 주장을 따라 답을 찾다보면, 어느 새 이 책이 목표하는 “아름다운 혼이 담긴 선거제도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정치적 상상력의 복원”에 한 발짝 다가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거수기 아니면 투사들’ 뿐이라고 실망하는 사람들, 그래서 결국 ‘국회무용론’을 선동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말합니다. “유용한 국회는 좋은 사람이 국회에 들어갈 때에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 것인지에 대해 국민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국회는 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자는 선거제도가 국민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주제라고 이야기합니다. “게임의 규칙에 따라 어떤 종류의 가치와 이념을 추구하는 세력이 이 사회를 주도하게 될 것인지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옳고, 바람직한 선거제도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그런 대표가 뽑힐 수 있는 제도가 무엇인지, 저자의 말대로 ‘섬세한 안목과 치열한 논의를 거쳐’ 개선책을 찾는 데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겠지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을 한껏 펼치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글_이은경(연구조정실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화, 2015/11/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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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로마트, 박근혜 정부 “전략적 통합”으로 추악한 역사 고쳐 써 – “올바른 역사쓰기”는 “통합”을 명분으로 다양한 의견을 눌러온, 특권층에 인기 끌어온 과거의 수단과 같아 – 안보 딜레마가 “통합”을 위해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정권 유지 추구하려는 정치 제도 양산 – 안보 딜레마 극복은 한국 시민의식의 품격과 민주화의 수준 결정하는 요소 디플로마트는 20일 “한국 정부의 역사 고쳐 쓰기”라는 ...
수, 2015/11/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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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11)
영국 신사 제레미 코빈의 친절한 정치

좌파 공화주의자, 반왕정주의자, 급진주의자, 강성 좌파, 신념에 투철한 자, 구식 좌파, 반전주의자, 공산주의자. 누구를 지칭하는 말일까요? 올해 영국 노동당의 당수가 된 제레미 코빈에 대한 수식어들입니다. 영국 노동당에서도 가장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진보적 인물이 당수 선거에서 승리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세계가 주목했고,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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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영국 노동당은 80년대에 국유화 등의 강경 사회주의 노선을 지속하다가 대처에게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했지요. 그러다가 97년 토니 블레어가 중도노선인 ‘제 3의 길’을 제시하며 정권을 되찾게 됩니다. 이후 13년간 노동당 정부가 통치하다가 지난 2010년 선거에서 패배해 보수당이 집권하게 됩니다. 노동당에서는 선거 패배 이후 토니 블레어의 계승자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비드 밀리반드의 당수 선출이 유력했지만, 이변이 일어납니다. 당내에서 좌파로 간주되던 동생 에드워드 밀리반드가 노조의 지지를 받아 출마했는데 처음엔 꼴찌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속도로 형을 추격하더니 결국은 1.3% 차로 승리했습니다. 별명이 ‘레드 에드(Red Ed)’였으니, 노동당으로선 이 때 이미 상당히 진보색체를 강화한 셈입니다. 하지만 노동당이 올해 총선에서도 보수당에 패배하면서 에드워드 밀리반드는 당수직을 사임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이 선거에서 제레미 코빈이 노동당 당수로 선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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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좌파 의원에서 노동당 당수로

코빈의 승리는 에드 밀리반드의 승리보다 훨씬 큰 충격이었습니다. 에드 밀리반드는 당내에서 좌파로 분류되면서도 대체로 주류에 속한 반면, 코빈은 철저한 비주류였기 때문입니다. 후보 등록을 위해서 35명의 의원들이 서명을 해 주어야 하는데, 등록 직전까지도 15명에 불과해서 출마를 아예 못할 뻔 했습니다. 선거 흥행을 위해서 좌파 후보도 하나쯤 있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에, 코빈을 별로 지지하지도 않는 의원 20명이 서명을 해 주어서 간신히 출마했지요. 이 사람들은 나중에 크게 후회를 했다고도 합니다.

코빈은 노골적으로 사회주의자를 표방하고, 500번 넘게 당의 입장에 반대를 했습니다. 이라크 전쟁도 반대했지요. 제 3의 길 노선에 대해서는 줄곧 비판적이었습니다. 군주국인 영국에서 왕정 페지론자이기도 합니다. 여왕과의 첫 공식 대면에서 무릎을 꿇지 않아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레미 코빈의 등장으로 노동당은 중도 노선에서 완전히 탈피했습니다. 공약도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보수당에서 3배나 오른 대학등록금의 철폐, 완전 민영화된 철도의 공영화, NHS(국가무상의료시스템) 민영화 중단, 에너지 산업 공영화 등을 내세웠습니다. 그가 구성한 그림자내각(쉐도우캐비넷-집권후의 장관등를 사전에 임명하는 제도)도 화제입니다.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수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총 31명 중 16명이 여성인데요, 여전히 내무/외무 장관 등 주요 직책이 남성이라는 비판에, 코빈은 우리 내각에서는 교육과 복지가 주요 직책이라고 응수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최근 우리가 접하고 있는 제레미 코빈 열풍의 대강입니다. 영국 노동당이 진보적 입장을 강화하고 있고, 당내에서 철저하게 비주류였던 한 무명의 좌파 의원이 당원과 일반인 참가자의 지지에 힘입어 당수로 선출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것이 전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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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한 옆짚 아저씨의 친절한 정치

민주주의 선진국이고 제법 심각하기도 한 영국인들에게 제레미 코빈에 대해 물으면 ‘그의 정책이 진보적이라서 좋아한다’는 대답이 나올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코빈은 누구의 말도 잘 들어준다’, ‘격의없이 사람들과 이야기 한다’, ‘그는 약속한 것을 지킬 것 같은 사람’이라고 답합니다. 노선에 앞서 그 사람의 됨됨이가 신뢰를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의 연설 스타일도 꽤나 충격적입니다. 논쟁의 전통이 강한 영국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부터 토론과 연설 교육에 중요하고, 대학에는 전문적인 클럽이 있습니다. 정치인을 꿈꾸는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이런 문화를 접하지요.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와 몸짓, 상대를 적절히 비꼬는 풍자, 대중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표현들을 여기에서 습득합니다. 잘 만들어진 한 명의 배우처럼 말이지요. 코빈은 달랐습니다. 그의 연설은 언제나 참 차분합니다. 수사를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옆 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바로 여기서 ‘그는 기존 정치인과 다르다’며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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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빈은 또 수수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노동당 연례 컨퍼런스에서 입고 나온 그의 자켓은 허름하기 짝이 없었지요. 그가 초선의원이던 시절에, 보수당 소속의 한 의원은 코빈이 누추한 차림으로 방송에 나오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했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례한 요구이기도 한데, 코빈은 ‘의회는 패션쇼장이 아니라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대꾸했을 뿐이죠. 지금도 이런 서민적인 옷차림과 온화한 태도는 많은 호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정치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노동당 연례 컨퍼런스에서 그는 특이한 연설을 하나 합니다. 노동당이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당원들에게 당부하는 말입니다. 한 대목을 옮겨볼까 합니다.

인신공격에 지친 시민들을 위하여

“우리가 새로운 정치를 위해 해야 하는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나는 이미 당수 선거에서 이것을 대해 누차 말했습니다. 나는 어떤 종류의 개인적 비난도 믿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존중하십시오. 당신이 대우받고 싶은 대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십시오. 동의하든 안하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논쟁하십시오. 나는 어떠한 무례한 행위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사회를 보살필 수 있는 더 친절한 정치(kinder politics)를 의망합니다. 모든 당원들에게 당부합니다. 누구에게든 인신공격을 하지 마십시오. 인터넷 공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가치를 정치로 다시 가져옵시다.” (제레미 코빈의 동영상 보기 ☞클릭)

영국에서는 제레미 코빈이, 미국에서는 버니 샌더스가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진보진영에서도 이런 변화에 열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단지 그들의 노선 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을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며 덮어버린 샌더스, “누구에게든 인신공격을 하지 말라”는 코빈을 보면서, 한국의 진보가 배워야 할 것은 정치를 다시 복원하려는 노력 그 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존하는 정치를 비꼬고 비난하는 것만큼 정치혐오를 조장하는 것도 없고, 정치 혐오보다 진보에게 더 해로운 것도 없으니 말입니다.

글_이관후 (연구조정위원 / [email protected])

월, 2015/11/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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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서치, 국가보안법 폐지 및 표현의 자유 실현을 위한 국제 선언 청원문 게재 – 표현의 자유 및 시민 자유권 구현 위해 국가보안법 폐지해야 – 한국, 박근혜 정부 들어 인권탄압 심각해져 – 구속 수감 중인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 및 당원들 석방 요구 – 국제 인권협약의 모든 조항을 존중하고 준수 요구 캐나가 퀘벡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리서치에 ...
금, 2015/11/27-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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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된장녀, 김치녀, 맘충’이라는 낙인 | 여성혐오

 

된장녀, 김치녀, 맘충. 이제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은 온라인상에서 쉽게 목격되고, 미디어에서도 볼 수 있으며, 일상영역의 용어로도 진출했다. 일상을 즐기는 여대생은 ‘된장녀’로, 육아부담을 혼자 짊어지게 된 엄마들은 ‘맘충’으로, 나아가 한국 여성의 전반이 뭉뚱그려져 ‘김치녀’로 치환되는 시대인 셈이다. 한 매체에서는 2015년을 여성혐오 폭발의 원년이라 칭하기도 했다. (△ 메갈리안···여성혐오에 단련된 ‘무서운 언니들’, 시사인, 2015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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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연합뉴스)

 

여성혐오적인 단어들, 맥락들이 익숙해질 법도 했던 한국사회에 최근 ‘메르스 갤러리’, ‘메갈리아’가 등장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현재 존재하는 현상들 중 어디까지가 여성혐오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또 발굴해낸다. ‘김치녀’가 ‘김치남’으로, ‘맘충’이 ‘애비충’으로 뒤집히는 순간 그들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전혀 새로운 담론의 장이 열렸다.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여성주의에 대한 담론이 오가고 있다.

‘메갈리아’는 정치적이다. 집단적으로 혐오에 대항하고, 논쟁을 만들어냈으며, 이제는 여성 문제를 다루는 국회의원에게 후원금까지 보낸다. (△ 메갈리안들, 경찰청장에 ‘소라넷’ 엄격한 수사 촉구 진선미 의원에 십시일반 후원 1000만 원, 여성신문, 2015년 11월 26일) 20대가 만드는 정치 팟캐스트인 <서복경의 정치생태보고서>가 여성혐오와 메갈리아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작진은 약자에게 낙인을 찍으며 개인을 억압하는 것은 정치의 불능이라고 진단한다. 문제를 개인이나 한 집단만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사회가 나아지게 하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에 정치의 영역에서 약자에 대한 문제를 끌어안아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여성문제도 마찬가지다.

‘정치와 혐오’ 시리즈의 2편인 ‘지금, 여기의 여성혐오’ 방송은 여성혐오의 언어가 함의한 정치적 효과와 의미를 확인하고 이를 한국정치가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를 고민했다. 방송에는 젠더정치연구소 이진옥 대표, 여성문화이론 연구소 손희정 연구위원, 남자 대학생 단청이 함께 했다.

 

여성혐오 언어의 변천사

여성혐오에 대한 표현들은 언제부터 나타났을까. 손희정 연구위원은 온라인상에서 여성혐오가 가시화된 계기를 1999년 군가산점제 폐지 논란에서 찾는다. 이후로 2005년 개똥녀, 2006년 된장녀, 2007년 군삼녀, 2009년 루저녀 등의 단어가 해마다 등장했다. 이 단어들은 하나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여자가 그랬다’며 여성 일반의 문제로 만들어 버린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놓여있다. 2010년을 기점으로 이 단어들은 ‘김치녀’로 모아진다. 특정 발언이나 특정 행동을 하는 여성들을 향했던 혐오가 이제는 한국 여성 전반에 대한 혐오로 번진 것이다.

‘○○녀’와는 다른 맥락의 단어들이 있다. ‘맘충’과 ‘이대녀’가 그렇다. ‘맘충’은 자기 자식만 귀하게 여기고 민폐를 서슴지 않는 엄마들을 일컫는 말이다. 방송은 ‘맘충’ 너머의 사회를 짚어본다. 육아는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며 아이들을 맡길 공적 대안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맘충’이라는 말은 이러한 사회의 문제를 덮어버리고 엄마들의 잘못으로 떠넘긴다.

‘이대녀’는 조금 더 복잡하다. 혐오와 선망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진행자인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시사인 천관율 기자의 기사를 통해 이야기를 진행했다. (△ 여자를 혐오한 남자들의 ‘탄생’, 시사인, 2015년 9월 17일) 통계청의 2010년 인구총조사 결과에 5년을 더해 보면 대략적인 현재의 인구를 확인할 수 있는데, 20~34세 구간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47만 명 더 많다. 성비가 불균형한 상황에서 연애·결혼을 하려면 남성들이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서 상대적 박탈감이 혐오로 나타난다. 또한 서 교수는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성을 고용시장에서의 경쟁 대상으로 여기게 된 것도 혐오감정으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대녀’는 이런 사회구조의 상징과도 같은 언어다.

여성혐오의 언어들을 정확하게 뒤집어서 사용하는 곳이 ‘메르스 갤러리’, ‘메갈리아’이다. 미러링의 방식을 주장하는 메갈리아는 이제껏 존재했던 여성혐오적 언어와 명제의 주어만 바꾸어서 사용한다. ‘김치녀’를 ‘김치남’으로 바꾸는 식이다. ‘김치녀’는 얼마든지 허용했던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는 ‘김치남’류의 단어들을 금지시켰고 페이스북에서는 16만 명이 좋아요를 누른 ‘김치녀’ 페이지는 건재하지만 ‘메르스 갤러리 저장소’ 페이지는 삭제됐다. 단청은 이제껏 자신들(남성)이 써왔던 단어, 행동들이 자신에게 그대로 돌아왔을 때의 충격의 여파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을 꿰뚫는 능력담론

한국의 남성들이 여성혐오 담론에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유인은 무엇일까. 서 교수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능력 담론이라고 답한다. 능력 담론은 사회구조적으로 발생시키는 문제를 개인에게 전가한다. 능력담론 아래에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약자가 된다. 능력이 없는데 소비를 하는(것으로 짐작되는) 여성, 능력이 없는(것으로 짐작되는)데 좋은 곳으로 시집가고 싶은 여자가 혐오의 대상이 된다면 좋은 혼자리가 아닌 남성들도 쉽게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또한 능력담론은 개인을 원자화시킨다. 불평등에 직면한 개인들에게 능력담론은 연대하고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노오력’을 하라고 강요한다. 능력담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약자들은 무임승차자들이며 혐오의 대상이다. 이진옥 대표는 문제를 공동체의 영역에서 풀지 않고 약자에게 낙인을 찍는 방식으로 풀려고 하는 것은 정치의 불능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서 교수는 이에 “한국 사회의 현재는 열악한 노동조건, 해체되어버린 공동체, 건강한 정치의 목소리를 표출할 공간의 부재가 종합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답한다.

여성 문제를 비롯한 약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정치가 좋아져야 한다는 점에 진행자와 게스트 모두가 동의했다. 또한 어떻게 해야 정치가 나아질지, 차별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고민했다. 이진옥 대표는 여성이 정치의 영역에 진출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정 연구위원은 사회에서 차별과 약자, 혐오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오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청은 메갈리아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더 많은 이야기는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 링크:http://www.podbbang.com/ch/9418)

글 | 정치발전소 팟캐스트 팀원 신승민, 이은빈

 

기사 링크: http://goo.gl/hkxb5x

 

월, 2015/11/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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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노영민 의원이 산자위 산하 공기업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하기 위해 의원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놓고, 가짜 영수증을 발행한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 결과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복수의 공기업 관계자로부터 “국회 산업위 산하 기관들이 노영민 의원의 시집 구입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의원실에 설치된 카드 단말기에서 카드를 긁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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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사무실은 사업장이 아니어서 카드 단말기를 설치할 수 없다. 노영민 의원실에 카드 단말기를 빌려준 사업체는 여신금융전문업법 제 19조 5항을 위배한 것이어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노영민 의원실 측도 카드 단말기 설치 사실을 인정했다. 이장섭 보좌관은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긁게 한 것이 위법인 줄 몰랐다. 의원님에게는 보고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실은 또 석탄공사 등 일부 기관들에게 노 의원의 시집을 대량 판매하면서 출판사 명의로 가공의 전자 계산서를 발급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석탄공사 내부자료를 보면 공사는 지난 11월 2일 시집을 사면서 출판사 명의의 50만 원짜리 전자영수증을 발급 받았다. 그러나 이 영수증은 출판사 직원이 아닌 노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성모 비서가 출판사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이용해 부당하게 발급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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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출판사 관계자는 “단순히 제작 대행을 맡아 납품한 것이며, 전량을 노 의원 사무실에 입고해 놓은 상태”라며 “판매는 의원실이 전적으로 알아서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청식 세무사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사지 않았는데 출판사 명의의 전자 계산서가 발행된 것은 조세범처벌법 대상”이라며 “이같은 행위는 거래 유통질서를 문란하게 할 뿐아니라 세무행정을 정말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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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또 노영민 의원실의 한 보좌관이 각 기관별 시집 판매 목표를 할당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 이 제보 내용에는 각 기관별 할당량과 함께 구매 내역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해당 기관들은 모두 구매 사실을 부인했다. 일부 기관의 경우 취재 사실을 알고 출판사로부터 발행받은 전자 영수증을 취소하고 구매계획을 백지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물자원공사 등 산자위 산하 공기업이 수십에서 수백 권씩 시집을 산 사실이 드러나 모종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노 의원의 시집을 2백만 원어치 샀고, 또 다른 한 공기업은 1백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물자원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 개발에 수조 원을 쏟아부었다가 투자 실패로 현재 자력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책을 대량으로 구입한 공사 측이나 산하 공기업을 상대로 책을 판매한 소관 상임위 위원장 모두,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편 뉴스타파는 19대 국회의원의 저서 354권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한다. 이 중 40%인 144권은 노영민 의원이 낸 시집처럼 시중에서 구매가 불가능했고, 80권은 아예 책이 발간된 사실조차 검색할 수 없었다.

월, 2015/11/3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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