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범시민운동으로 성공한 신규 석탄화력 저지운동

범시민운동으로 성공한 신규 석탄화력 저지운동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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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성공한 신규 석탄화력 저지운동
만 8년이다. 당진지역에 또 다시 신규 석탄화력이 입주를 추진하면서 저지운동을 벌인지 꼭 만 8년 만에 마침내 석탄화력 추가 증설을 막아내게 됐다. 지난 12월29일 확정된 이번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당진에코파워 1, 2호기는 연료를 석탄에서 LNG로 전환하고 기존 1,160MW에서 1,940MW로 용량을 키워 건설된다. 부지와 용량은 사업허가 시 검토 확정한다고 했지만 사업자가 수요처와 가까운 타 지역으로 이전하길 희망하고 있는 만큼 그대로 확정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처음 동부그린발전소가 당진지역에 입주를 추진하던 2010년경만 해도 저지운동이 이렇게 오래 걸리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8년의 시간 동안 동부그린은 당진에코파워로 이름이 바뀌었고 동부건설에서 SK가스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대책위원회의 명칭도 석탄화력 대형화 저지 당진군대책위원회에서 동부화력 저지 당진군대책위원회로, 다시 당진시 송전선로 석탄화력 범시민대책위원회로 바뀌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7114" align="aligncenter" width="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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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적인 정부의 석탄화력 공급 정책
당진지역에 처음으로 (지금은 당진에코파워로 이름이 바뀐) 동부화력이 입주를 추진한다는 소식은 2009년 동부건설이 화력발전소 부지 확보를 위해 공유수면 매립을 위한 사전 환경성 검토 신청서를 대산지방해양항만청에 제출하면서부터다. 처음 소식을 접한 당진지역 주민들은 분노했다. 그렇지 않아도 당진지역은 당진화력 8호기까지 건설돼 가동되고 있었으며 9, 10호기가 건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 10개의 석탄화력만 해도 세계 최대 규모였다. 특히 9, 10호기는 1,000MW급으로 기존 8호기까지 건설됐던 500MW급의 두 배 용량이었다. 해당 지역주민들과 시민환경단체는 공동으로 석탄화력 대형화 저지 당진군대책위원회를 건설해 투쟁에 들어갔다.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대산지방해양항만청 등 관계 기관을 항의 방문했다. 석탄화력 건설에 나선 동부화력 측은 무자비한 대자본의 맨얼굴을 그대로 보여줬다. 2010년 5월 12일 동부화력 건설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변경 사전환경성 검토서 주민설명회장에서 동부화력 측은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설명회장 입구에 설치한 대책위원회의 천막을 기습적으로 철거한 후 찬성하는 주민들만 입장시킨 채 반대하는 주민들의 출입을 막았다. 주민설명회는 순식간에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과 욕설로 아수라장이 된 채 사전환경성 검토를 위한 절차가 진행됐다. 주민들이 강력한 반대운동을 벌이자 당진시도 공식 반대입장을 표명했으며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이러한 노력이 전해졌는지 2010년 11월 공개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시안에는 동부화력이 미반영으로 분류됐다. 물론 단서조항으로 주민수용성 확보 시 재고한다고 했지만 당시 당진군과 군의회가 공식적으로 반대결의를 밝힌 데다 발전소 입지 예정지역인 석문면의 주민들이 워낙 강력하게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사족으로 여겨졌다. 대책위원회에서는 ‘동부화력 반대운동, 승리가 멀지 않았습니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1년 간의 강력한 반대운동이 드디어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동부화력이 반영되지 못할 것으로 확신했기에 대책위원회는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되는 12월 15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앞두고 미리 환영논평을 써두고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전력정책심의회에서 일어났다.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시안에 미반영됐던 동부화력이 본안에는 반영된 것이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본안에 동부화력을 반영하면서 전기사업 허가 시까지 주민수용성을 확보할 것을 단서조항으로 달았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본안에 동부화력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시안에서 단서조항으로 단 주민수용성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자신들이 단서조항으로 제시한 주민수용성이 전혀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본안에 반영하는 폭거를 저질렀다.정부의 강행방침과 대책위 내부의 분열, 운동의 위기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이후 동부화력은 전기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주민대책위원회도 이에 맞서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를 찾아 전기사업을 불허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 릴레이 1인 시위는 100일 넘게 진행됐다. 이어 주민대책위원회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동부화력 본사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자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는 전기사업 허가를 수차례 보류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이러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는 2011년 5월 30일 ‘전원개발사업 신청 전까지 당진시장 또는 석문면개발위원회의 유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부를 걸어 동부화력에 대한 전기사업 허가를 내줬다. 지식경제부가 스스로 사업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달았던 주민수용성이 전혀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세 번씩이나 계속 단서조항과 조건부를 달아 그 때마다 행정절차를 진행했던 것이다. 정부의 무조건식 강행만 어려움이 아니었다. 대책위원회에 함께 했던 석문면개발위원회가 입장을 바꿔 동부화력 유치로 입장을 바꿨고 내내 반대입장을 고수하던 이철환 시장도 갑자기 수용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내부의 분열은 다른 무엇보다 훨씬 큰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대책위원회는 굴하지 않고 입장을 바꾼 이철환 시장에 대해 낙선운동을 선언했고 기어이 낙선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7115" align="aligncenter" width="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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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선로 반대운동과 석탄화력 저지운동의 만남
동부화력은 모기업의 어려움으로 매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예비 송전선로에 대한 비용부담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SK가스가 201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름이 당진에코파워로 변경됐다. 게다가 예비 송전선로 확보 문제로 인해 2023년으로 완공 시점을 미루면서 당진에코파워는 한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석탄화력 증설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가 부상했는데 이는 석탄화력 반대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모두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에너지 정책으로 비롯됐지만 석탄화력은 해당 입지 주변에서 주로 이해관계를 갖지만 송전선로는 지나가는 구간 모두가 민원지역이 된다. 또한 당진지역의 송전선로 문제는 지역에 대규모 석탄화력을 건설하고 수도권까지 장거리 송전을 하면서 발생한다. 송전선로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민들과 석탄화력으로 피해를 겪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연대하게 됐다. 2014년에 출범한 당진시 송전선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처음에는 송전선로에 대한 대응을 위해 출발했지만 점차 비민주적인 에너지 정책에 대응하면서 석탄화력까지 활동을 넓히게 됐다. [caption id="attachment_187117" align="aligncenter" width="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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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일주일 단식농성
석탄화력 저지운동에서 가장 큰 분수령은 2016년 5월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발표였다.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의 최대 28%가 충남의 석탄화력에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였다. 그 전까지 관심 밖이었던 충남의 석탄화력은 이제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당진시 송전선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명칭을 당진시 송전선로 석탄화력 범시민대책위원회로 바꾸고 본격적인 석탄화력 반대운동에 나섰다. 2016년 7월 19일 당진시 송전선로·석탄화력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해 시민 1000여 명은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당진에코파워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이어 7월 20일부터 일주일 간 범시민대책위원회와 김홍장 당진시장이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단식농성 기간 당진지역의 각계 단체에서 지지방문을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4554" align="aligncenter" width="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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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의 2014년 2월 17일 뉴스룸 캡처, 서울시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날 공기가 담배 연기나 디젤차 배기가스보다 훨씬 나쁘다고 주장하고 있다.[/caption]
그런 점에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게 된 가장 큰 책임은 중국발 미세먼지와 마스크 착용을 강조해온 환경부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무책임한 보도로 과도한 공포를 확산시켜서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대책에 혼선을 야기한 언론의 책임 역시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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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내용을 반복 보도하는 언론, 위로부터 중앙일보, 썰전, YTN 캡처[/caption]
많은 시청자들이 고정 관념에 대한 비판의식이 가장 높고 지적 수준이 높은 방송인으로 믿고 있는 유시민 작가조차 썰전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나는 핵보다 미세먼지가 무서워”라는 말을 했다고 하니, 본인이야 다른 의미로 말한 것이겠지만 어쨌든 미세먼지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공포심이 절정에 달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장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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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설전 캡처[/caption]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센터 연구임을 보여준 JTBC 뉴스룸의 팩트체크[/caption]
그런데 실제 이 연구 논문을 찾아 확인해 보니 이탈리아 암센터의 연구는 맞지만, 미세먼지 유해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2004년도에 ‘Tobacco Control’이란 학술지에 보고된 논문으로 '담배와 디젤차 배기가스로부터의 입자상 물질 비교: 교육적인 관점'이라는 연구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담배의 유해성을 교육하려는 목적으로 실시된 것이고, 분류가 ‘Brief Report’라고 표기되어 있듯이 비교적 간단한 실험 논문이다.
담배 연기로 인한 미세먼지 오염 농도가 그 당시 새로 개발된 에코디젤 엔진이 장착된 디젤차의 배기가스보다 10배는 높다는 실험 결과를 확인하고, 환경 이슈에 민감한 청소년들의 금연 교육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의 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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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언론들이 인용한 연구 논문의 실제 제목[/caption]
실험이 실행된 장소는 이탈리아 법률에 의해 항상 열어놓게 되어 있는 작은 환기구가 여섯 개 있어 외부의 공기와의 교환이 어느 정도는 연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개인 차고였다. 면적은 60m 3 로 비교적 좁은 공간이고 환기가 원활한 개방 공간은 아니지만, 언론 보도처럼 밀폐된 공간은 아니다.
실험에 사용한 디젤차는 2002년형 2천 cc 포드 몬데오였으며, 미세먼지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연료로는 황 함량이 10ppm로 매우 낮은 바이오디젤을 사용했다. 짧은 시간 동안 연속적인 측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는 휴대용 간이 측정기로 측정했다.
첫 실험은 에코디젤차 배기가스로 인한 미세먼지 오염도를 측정했다. 차고 안에서 30분간 엔진을 공회전시켰더니 차고 안의 미세먼지 농도가 PM 10 기준으로 실험 전에 15 ㎍/m 3 이던 것이 공회전 시킨 직후부터 1시간 동안의 평균 오염도가 36 ㎍/m 3 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아래 그림)
예상보다 매우 낮은 농도인데, 간이 측정기 값이고 배기가 스 자체가 아니라 차고 안 공기 중 농도이며 순도가 매우 좋은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는 등 미세먼지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조건을 만들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동시에 측정한 PM 2.5 기준으로는 28 ㎍/m 3 으로, PM 10 의 약 78% 수준이었다.
두 번째 실험은 첫 번째 실험 후 4시간이 지난 다음에 충분히 환기를 시킨 후에 실행했으며, 담배연기로 인한 미세먼지 오염도를 측정했다. 담배에 불을 붙여 연기가 배출되자 차고 안 공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가 급증하여 PM 10 기준으로 최고 측정값으로는 약 700 ㎍/m 3 에 달했고, 30분 후에는 담배를 껐음에도 불구하고 오염도는 상당기간 지속됐다. 1시간 평균 오염도는 343 ㎍/m 3 이었다. (아래 그림)
동시에 측정한 PM 2.5 기준으로는 319 ㎍/m 3 으로 PM 10 의 93%에 달했다. 담배 연기로 인한 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아 대부분 PM 2.5 이라는 뜻이고, 따라서 입자 크기로만 평가하면 디젤차 배기가스와 비교할 때 PM 10 농도 수치가 같더라도 훨씬 유해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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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가장 높은 위치의 선들이 담배연기에 의한 미세먼지. 순서대로 PM 10 , PM 2.5 , PM 1. 아래 낮은 선들은 디젤차 배기가스에 의한 미세먼지[/caption]
여기서 확인한 농도는 간이 측정기의 값이어서 일반 대기 환경의 농도와 직접적 비교는 어렵지만, 굳이 우리 언론이 보도한 방식을 따르자면 이렇게 보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언론이 보도한 내용과는 정반대의 의미가 될 것이다.
서울시 미세먼지 오염을 보도하며 JTBC가 강조한 3시간 40분[/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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