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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법원, 세월호1주기추모행진 도중 불법해산명령 경찰에 손배책임 재차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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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법원, 세월호1주기추모행진 도중 불법해산명령 경찰에 손배책임 재차 인정

익명 (미확인) | 목, 2017/11/23- 11:21

법원, 세월호참사 1주기 추모 행진 불법해산 명령한 경찰에 손배 책임 재차 확인

 

참여연대, 불법해산명령 경찰 상대 손배소 항소심도 승소

 

어제(11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참여연대(공동대표 정강자, 법인, 하태훈)가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행진 도중 불법 해산명령을 내린 경찰에 대해 제기한 손배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경찰의 손해배상 책임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이번 항소심 판결 역시 신고하지 않았다고 무조건 불법집회로 단정할 수 없고,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된 경우가 아니라면 해산을 명할 수 없다는 1심 법원 및 대법원의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다. 경찰은 책임을 인정하고 더 이상 상고하여 사법자원을 낭비하지 말기를 바란다. 또한 판결로 거듭 확인된 것처럼, 행진경로, 시간 등 신고된 내용의 경미한 변경의 경우는 동일한 집회시위로 보아 불법적인 해산명령을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2015년 4월 18일 세월호참사 1주기를 맞아 참여연대 정강자, 하태훈 공동대표와 상근 활동가 등 100여명은 참여연대 건물 앞에서 국민대회 행사장인 시청까지 추모행진을 하였다. 행진 도중 당시 광화문 근처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에 항의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지지하기 위해 행진을 잠시 멈추고 즉석 집회를 개최한 것을, 경찰이 애초 신고한 행진경로와 시간 범위를 벗어났다며 수차례 불법 해산 요청 및 해산 명령 등을 내렸다. 이에 집회의 자유를 침해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위축과 행동의 제약을 받은 참가자들 22명이 경찰의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지난 2016년 9월 22일 1심에 이어 이번 항소심 법원도 이같은 경찰의 행위가 불법임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은 집회 또는 시위가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을 명백하게 초래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회가 신고되지 않았더라도 또는 집회가 신고된 내용을 일탈하더라도 해산을 명할 수 없다고 확인한 바 있다. 대법원의 이같은 확고한 입장이 있음에도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한 경찰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참여연대는 신고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미신고 집회라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되지 않는 한 경찰이 자의적 해산명령으로 집회 참가자들을 위축시키고 통행을 제지했던 그동안의 집회 관리 행태를 개선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원문[보기/다운로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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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을 위대한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다면

글 | 민노씨(슬로우뉴스 편집장)

 

여기 두 개의 발언이 있다.

A.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그 도를 넘고 있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고, 국가의 위상 추락과 외교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다.”

B. “대통령에 대한 막말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대통령에게 해서는 안 될 막말을 했다.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인가. 시정잡배 수준의 막말에 제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경악스러운 사건이다”

 

누가 한 말일까.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한 말일까.

 

발언 A. 

전 대통령 박근혜가 2014년 9월 1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한 말이다(참고: 한겨레).

어떤 상황에서 나온 이야기일까.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대통령 연애는 거짓말로 생각한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한 반응으로 대다수 언론은 해석했다(참고: 프레시안). 새누리당은 이와 관련해 설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참고로 설훈 의원의 발언은 ’14. 9. 12. 당시 정의화 국회의장이 소집한 여야 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박근혜의 7시간’에 관해 언급하면서 했던 발언인데, 좀 더 자세히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왜 수사권 주는 거 반대하느냐.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7시간 동안 뭐 했냐 이 얘기”, “툭 털어놓고 얘기하겠다. 나는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게 아니라면 더 심각하다는 것”(재인용 출처: 조선일보)

2014년 9월 16일 제40회 국무회의 모습 (출처: 청와대) http://www1.president.go.kr/news/media/photo.php?srh%5Bpage%5D=74&srh%5Bview_mode%5D=detail&srh%5Bseq%5D=7260 2014년 9월 16일 제40회 국무회의 모습 (출처: 청와대)

 

발언 B. 

현재(’17. 7.) 민주당 원내대표인 우원식이 2017년 6월 16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발언 상대방은 전날인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지목하며 “아주 나쁜 놈, 깡패 같은 놈”이라고 언급한 강동호 자유한국당 서울시당위원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강동호 자유한국당 서울시당위원장을 20일 ‘허위사실 공포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참고: 뉴시스).

우원식출처: 우원식.kr

 

발언 A, B의 본질 

발언 A와 B는 그 주체와 상황은 다르지만, 그래서 이들을 같은 평면에서 같은 가치로 평가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부당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이 발언들은 대통령에 대한 ‘막말’ 혹은 ‘모독’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절대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에서 같다.

물론 얼마든지 다른 평가가 있을 수 있겠으나, 개인적인 입장으로 위 발언 A, B를 평가하면, 어느 발언이 더하거나 덜하지 않고, 대체로 우리에게 익숙한 권력의 한심한 본질을 보여주는 ‘권위적인 발언’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평가하면, 민주주의, 특히 ‘표현의 자유’와는 친하지 않은 발언으로 생각한다.

 

검찰, 권력 눈치 너무 보는 당신

집권세력은 필연적으로 공권력에 우호적이다. 그게 장구한 역사의 대답이다. 아무리 선량하고, 아무리 정의로운 집단이라도, 일단 권력을 잡으면, 그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진다. 그게 권력의 속성이고, 힘의 본질이다. 여기에는 동서고금이 따로 없다. 그리고 어찌 보면, ‘정의’를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평등’을 위해 그 힘을 휘두르라고 그 집단을 우리 자신이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공권력을 상징하는 권력기관, 특히 검찰은 그 힘의 향배에 민감했다. 여기 흥미로운 연구와 통계가 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1995년~2015년 21년간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 사건 관련 판결문 총 1,569건을 전수조사했다(박경신 오픈넷 이사, 유종성 호주국립대 교수 공동 연구). 이러한 주제로 판결문을 전수조사한 연구로는 최초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오픈넷 테두리

  •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와 후보자비방죄’에 대한 검찰 기소는 2004년부터 증가해 2007년 대선에 급증했다. 특히 대통령 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 기소의 정치적 편향성이 심했다.
  • 대통령 선거에서 허위사실공표죄는 90.3%, 후보자비방죄는 80.3%가 보수 진영(한나라당, 새누리당 등) 후보를 비판해 기소당한 경우였다. 특히 교육감 선거에서는 100%가 보수진영 후보를 비판해 기소당한 경우였다.
  • 검찰은 대통령 선거 최종 당선자를 비판하는 사람을 훨씬 더 많이 기소하는 경향성을 보였다. 특히 2007년 대선, 2012년 대선에서는 총 기소 건수 중 85% 이상이 이명박 후보나 박근혜 부호를 비판한 경우였다.
  •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비판한 것에 대한 기소는 두 후보를 합쳐서 13%에 불과했다(기소 건수 중 박근혜 후보 비판은 86.4%).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

이처럼 권력에 대한 비판을 권력 자신이 수행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집권세력이 타락하고, 그 권력을 남용하면 그 집단을 어떻게 견제할 수 있을까. 검찰과 경찰이 그 권력에 빌붙고, 법원마저 돈과 힘에 굴복하는 재판으로 사회의 기강을 제대로 세우지 못할 때, 여전히 그때나 지금이나 남은 건 하나다.

아.가.리.

민주주의 시스템이 최후의 보루로 남겨 놓은 것. 누구나 맘껏 떠들 권리, 누구나 권력을 그리고 권력자를 맘껏 ‘씹을 권리’. 민주주의 시스템은 최후의 보루로 ‘표현의 자유’를 민에게 남겼다. 그런데 그 아가리를 다물라? 그 권위의 목소리를 우리는 의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역사적으로 그 목소리는 권력이 타락하는 전조인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국민’을 앞장세우는 그 목소리는 궁극적으로 내 입을 막고, 내 눈을 가리며, 내 귀를 막으려는 권력의 목소리였다. 결국, 그저 ‘자신’의 권력을 보우하겠다는 일차원적인 욕망,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이중잣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거기에 무슨 권력의, 국민의 신성한 뭔가가 있는 건 전혀 아니다.

Raul Lieberwirth, "shouting in the storm", CC BY-NC-ND https://flic.kr/p/7Gn1FXRaul Lieberwirth, “shouting in the storm”, CC BY-NC-ND

 

문재인을 위대한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다면 

“위대한 정신은 숭배받기보다는 비판받기를 원한다.”

내가 좋아하는 잠언이다.1 하지만 너무 어려운 말이다. 누군가에게 요구하기도 어렵고, 자신에게 적용하기는 더 어렵다. 우리는 누구나 칭찬받기를 원하고, 숭배받기를 원하니까. 이 외롭고, 차가운 세계에서 우리는 더 따뜻하길 원한다. 누군가 내 편이길 원한다.

그런데 대통령이라면, 우리가 지지하고, 또 믿고, 기대하는 대통령이라면? 더 말할 게 뭐 있나. 대통령을 욕하는 게 마치 나 자신을 욕하는 것처럼, 부모가 조롱당하는 것처럼, 짜증스럽고, 못마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박근혜의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 발언이 있고 난 직후 고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했다는 연설의 한 구절이 인구에 회자했다. 얼마나 회자했는지, 경향은 그 소식을 따로 보도하기까지 했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노무현)

노무현 아이엠피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유승희 선대위 표현의자유위원회 위원장의 입을 빌려, “블랙리스트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명예훼손죄, 허위사실공표죄, 모욕죄, 후보자비방죄를 개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권력에 대한 비판을 옹호하는 노무현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 주변에서 노무현의 정신, 문재인의 의지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은 오히려 문 대통령을 앞장서서 욕보이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혹시라도 이 글 취지를 오해할 수도 있을까 싶어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기우로 적는다. 국민의당 ‘문준용 특혜 제보 조작’ 사건도 공선법상 ‘허위사실 공표’가 문제되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와는 하등 관계가 없다. 이 사건은 공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 후보자를 음해하기 위해 (그 조직적 개입의 정도는 일단 별론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적극적으로 조작’한 사건이다.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권은희)이 말하는 것처럼, “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으면 위헌정당해산심판 사유”라고 해도 무방할 사건이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적극적인 조작·왜곡 없이 단순히 대선 후보자를 조롱·비방하는 표현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하는 것”(오픈넷 논평 중)을 비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문재인이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길 원하는가. 나는 원한다. 그러길 진심으로 원한다. 그가 대한민국의 적폐를 불사르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나라”를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가길 바란다. 그런 나라를 위해, 그에게, 문재인에게 필요한 건, 숭배가 아니라 비판이다.

위대한 대통령은 숭배받기보다는 비판받기를 원할 테니까.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출처: 청와대) http://www1.president.go.kr/news/media/photo.php?srh%5Bpage%5D=9&srh%5Bview_mode%5D=detail&srh%5Bseq%5D=301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출처: 청와대)

 

1. 황지우가 김수영문학상 수상소감으로 인용한 니체의 말로, 황지우의 산문집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호]에서 처음 접했던 문장으로 기억한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게재하고 있습니다. (2017.07.19.)

수, 2017/07/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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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대세다. 전국에 20여 개의 마을지원센터가 만들어졌고, 지금 50여 개가 설립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마을은 이제 시대적인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에 서울시 마을공동체 위원장을 퇴임하신 조한혜정 교수는 “한국은 국민에서 시민이 되기 위해 달려왔는데, 그 시민이 지금 난민이 되어 있다. 그 난민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주민이 되는 길이다.” 라고 한국의 현대사를 압축했다. 누구나 동네에 살지만, 주민으로 살지 않는다. 숙소일 뿐이다. 동네에서 이웃들과 함께 술 한잔 할 수 있고, 이야기 나누고, 아이들도 같이 키우는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주민이라 말할 수 있다.

마을민주주의와 마을공동체를 연결하는 고리는 ‘마을공공성’이다. 공공성이란 ‘자유롭고 평등한 인민이 공개적인 의사소통 절차를 통해서 공공복리를 추구하는 속성’이라고 한다. 인민이 주체가 되고, 공공복리를 얻기 위함을 목적으로 하고, 그 방식은 공개적이다. 우리 사회가 이 공공성을 일구어왔던 역사는 ‘국민에서 시민으로 다시 난민에서 주민으로’라는 조한혜정 교수의 요약과 딱 들어맞는다.

한국전쟁 이후, 1960~80년대에 한국사회의 근대적 과제는 국가가 주도했다. 엘리트 관료와 선거를 통해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가 공공성 실현을 담당했다.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동력으로 교육, 의료, 교통, 주거 등 후발국가의 근대적 과제의 대부분을 빠른 속도로 성취해왔다. 하지만 권위주의와 획일성, ‘기득권과 양극화’로 인해 공공성은 위기에 처했다.

80년대 민주화운동 시대를 거치면서, 1990~2000년대에 우리사회 공공성 창출의 과제는 시민사회로 그 바통이 넘겨졌다. 국가주도 공공성의 혁신을 자임한 시민단체들은, 절차적(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실질적인 민주적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삼았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파고들어 혁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시민운동에 시민이 없다’는 반성이 나오고 있다. 시대적 과제를 떠안기보다는 분과적인 ‘전문가주의’에 갇히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다.

위임(委任)된 권력에 기초한 국가의 통치적 주도이든, 자임(自任)의 진정성에 기초한 시민단체의 계몽적 주도이든, 우리사회의 공공성은 위기에 처했다. 이 공공성의 과제를 누가 다시 떠안을 것인가?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 생활의 필요를 함께 하소연하고, 함께 궁리하고, 함께 협동하면서 자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렇게 개인이 생활의 필요를 공공의 필요로 전환시키면서, 이웃들과 지속가능한 협동적 생활관계망을 형성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마을이고, 마을이 공공성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민선 5기에 마을공공성의 씨를 뿌렸고, 민선 6기에 본격화되고 있다. 바야흐로 2010년대는 마을공공성의 시대이다.

이제 앞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건강한 ‘마을공공성’의 확장이다. 마을은 지역주민들이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다양한 공론의 장을 통하여 형성되고 확장된다. 국가가 주도하거나 시민단체가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필요를 이웃과 함께 나서서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나의 필요가 이웃의 필요가 될 때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며, 나아가 동네의 필요로 확장될 때 그 해결의 수준도 함께 높아진다. 필요에 대한 공감의 확장은 주민들의 공식·비공식의 다양한 공론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공론장을 통한 공감의 확대 과정 속에서 개개인의 사적인 이해관계는 지역사회의 공적 과제로 동의되기도 하고, 지역 차원의 새로운 과제가 합의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공적 합의가 지역사회의 건강성을 지켜주는 공공성의 바탕이 된다.

공론장은 친밀한 이웃들 간의 소소한 소통관계에서부터 지역사회의 공식적인 회의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와 공식성의 정도가 다양하다. 공론장은 참여하고 싶은 주민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하며, 경제적인 형편이나 처지로 인하여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공론장이 동시에 그리고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론장은 때론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대립의 장이 되기 때문에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다수 주민의 자발성과 참여를 높이는 데에 적절하지 않은 다수결을 통한 결정보다는 다수가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중시하는 결정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 합의 과정은 다양한 의견과 입장을 상호 이해하고 학습하는 과정이며, 자신의 의견을 바꾸거나 상대방의 의견과 차이를 조정하는 공유와 공감의 과정이다. 이렇게 도달한 합의는 이후 실행과정에서 협동적 참여의 수준을 보장해주고 결과적으로는 더욱 효과적인 결실을 얻게 한다. 따라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 할지라도 성숙한 토론과 합의의 문화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대국가는 국가의 몸집은 커지고, 공론장은 축소 파괴되어 온 역사가 있다. 기술관료의 분배정책은 ‘수혜자주의’를 내면화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각자의 자기 사생활에 각개 약진에 매몰하는 현상까지도 만들었다. 공공성을 다시 복원하고, 다시 마을 단위에서 복원해 내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에 이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마을공공성은 모든 공공성은 시작이다. 마을공공성은 시민공공성을 다시 부추기고, 국가공공성을 바로잡는 힘이 된다. 그래서 마을은 공공성을 융합적으로 재구성하는 엔진이며, 굿 거버넌스(Good governance)의 장소다. 마을공공성은 공공성의 혁신이다. 마을이 곧 혁신이다.

글_유창복(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센터장)

월, 2015/08/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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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희정_대화의기억

 

 

심희정 도예전

관계의 기억

 

일시 2017. 11. 4. - 11. 17. *평일 9:30-21:30, 토 12:00-21:30, 일 휴무

장소 카페통인(참여연대 1층) 

 

전시개요 

본 전시는 작가가 독일에 머무는 동안 연결된 관계들에 대해 회고와 기록을 표현하고 있다.

도예를 전공하였고, 20여년간 흙을 통한 작품의 생명을 가늘고 길게 유지하고 있었던 작가는 관계안에 이루어지는 생각과 언어 그리고 감성의 교류로 인해 새롭게 구축되는 감정의 형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즐거움, 낭만, 분노, 침묵, 배려, 외로움, 허무, 가치, 등이 새로이 생성되었던 관계들의 기억을 잊혀지기 전에 기록한 작품들이다. 관계의 비유적 표현이된 찻잔은 지나간 시간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의 매체가 된다. 

 

 

심 희정 Hee Jung Sim

[email protected]

 

1976 서울 출생

2000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도예과 학사

2002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도자디자인전공 석사

2002 - 2007 서부여성발전센터 생활도예강사

2006 - 2011 서대문구 이진아 기념도서관 생활도예강사

2007 - 2009 이화여자대학교 색채디자인연구소 연구원

2012 Keramik Kurs, Schwalenberg Sommer Akademie, Schwalenberg, 독일

2017 [Kunstausstellung Hee Jung Sim & Jaimun Kim ] Theater an der Wilhelmshöhe, Lingen, 독일

2014 [FORUM 2014] Aktuelle Kunst in der Burg Vischering, Lüdinghausen, 독일

Gast FAK Offene Ateliers, FAK, Münster, 독일

2013 Gast 15. Jahresgaben, FAK, Münster, 독일

Gast FAK Offene Ateliers, FAK, Münster, 독일

2010 [植物] 제20회 산업도자조형전,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07 [Mirrors] 제17회 산업도자조형전, 통인, 서울

2006 [The Plate] 제16회 산업도자조형전, 서울무역전시장, 서울

[DORIM] 국제공예박람회, Coex, 서울

[6월 6인전], 토포갤러리, 서울

2005 [CleyBook] 매니아페스티발 초청, 코엑스, 서울

제26회 도림전 이화아트센터, 서울

2004 [Slipcast 30X30 Units] 제14 회 산업도자조형전,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Do Something in the kitchen], 인사갤러리, 서울

2003 [Bulb Light] 제13회 산업도자조형전,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2002 [패각을 주제로 표현한도자 촛대 디자인 연구]논문 발표 및 전시, 이화아트센터, 서울

2001 [한국의 빛깔전], 국립민속박물관, 서울

-1999 제2,3,4회 흙누리전, 경인, 인사아트, 서울

흙소리전, 토아트스페이스, 서울

제21,22회 도림전, 이화미술관, 인사가나아트, 서울

 

 

 

금, 2017/11/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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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잠수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 안된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은 오간데 없이 미 군함 입항 잦아져

제주도정, 군사기지화 막고 핵물질 반입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성명 [원문보기/다운로드

 

어제(11/22) 미 핵잠수함 미시시피(SSN-782)가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미국의 핵추진 전략자산이 제주에 입항한 것은 처음이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건설한다던 제주해군기지가 애초 우려했던대로 미 군함도 마음대로 드나드는 기지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인근에서의 군사훈련도 한층 강화되고 있어 제주도가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리는 미 핵추진 전략무기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강력히 반대하며 즉각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 

 

그 동안 정부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미군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기지 완공 이후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소해함 등이 계속해서 강정바다로 들어오는 등 미군 기지로의 활용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번에는 핵추진 잠수함까지 입항한 것이다. 올해 초에는 제주해군기지에 줌월트급 스텔스 이지스함을 배치하겠다고 미 해군 태평양사령관이 제안했던 사실도 알려졌다. 제주남방해역에서는 한미일 군사훈련도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해군기지가 중국을 겨냥하는 전초기지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미 전략자산이 강정바다에 드나드는 것은 한반도 위기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 군사적 대립과 갈등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 주지하듯이 미국이 핵추진 항공모함, 전략핵폭격기,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때마다 북한 역시 무력시위로 응수하면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이달 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를 확대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압도적 힘의 우위를 과시하는 것으로 한반도 위기는 결코 해소되지 않는다. 도리어 북한의 핵무장 논리를 강화해줄 뿐이다. 

 

지금이라도 제주도정과 도의회는 제주해군기지에 핵잠수함이 입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 고베의 사례처럼 조례 등을 통하여 입항하는 모든 외국의 함선은 핵물질을 탑재하고 있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는 비핵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여 핵무기를 비롯해 핵추진 전략자산의 입항을 사실상 금지시킬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제주는 전쟁을 준비하는 갈등의 섬이 아니라 평화의 섬, 평화의 바다로 남아야 한다. 그것이 제주의 미래와 한반도 그리고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길이다. 우리는 제주가 군사기지화되는 것을 막고 비핵평화의 섬으로 거듭나도록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2017. 11. 23.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목, 2017/11/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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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즈음해 5대 경제・금융 분야 질문 발표

이건희 차명계좌 진상규명, 삼성생명 문제, 케이뱅크 문제 후속 방안,
금융감독체계 개편,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상법 개정 등 망라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 부처 업무보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방향 결단 촉구

 

오늘(1/8),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2018년의 주요 경제・금융 현안을 정리하여 「문재인 대통령께 묻는 5대 경제・금융 분야 질문」(이하 “5대 질문”)을 발표했다. 5대 질문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하 “이건희”) 차명계좌의 조성·운영 경위에 대한 재수사와 과세,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기업인 삼성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 ▲설립과정부터 편법과 꼼수로 점철된 케이뱅크 인가에 대한 감사원 감사 등 진상 규명과 후속처리, ▲대표적인 적폐세력인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개편과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독립과 권한 부여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 그리고 ▲지지부진한 상법 개정 추진동력 확보 등 그동안 시민사회가 경제・금융 분야의 개혁과제로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내용을 망라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2018.1.10. 예정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5대 질문에 대해 명확한 입장과 일정을 밝히고, 후속하는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되기를 희망한다.

 

5대 질문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문재인 대통령께 묻는 5대 경제・금융 분야 질문>

 

1. 문재인 대통령은 끝없이 발견되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의 조성 및 운영과정에서의 탈법・탈세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검찰수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에 나설 용의가 있습니까?

 

2. 문재인 대통령은 지배구조 공백과 변칙적인 삼성전자 주식 보유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생명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고, 보험업 감독규정을 개정하여 정상적인 자산운용을 촉진할 용의가 있습니까?

 

3. 문재인 대통령은 출범 당시부터 편법과 꼼수로 점철된 케이뱅크 문제와 관련하여 금융위원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 재량권을 남용한 금융위원회 관료 문책 및 꼼수로 삭제한 은행법 시행령의 재무 건전성 요건 복원 등에 나설 용의가 있습니까? 

 

4.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금융회사를 상대로 갑질을 일삼고,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각종 개혁 권고조차 정면으로 거부하는 금융위원회를 해체하고, 점증하는 각종 금융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권한을 보유한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독립시키는 등 금융감독 관련 대선 공약을 준수할 용의가 있습니까?

 

5. 문재인 대통령은 다중 대표소송제 도입, 집중투표제 도입, 노동이사제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을 시급히 추진하여 대선 공약을 준수할 용의가 있습니까?

 

(이건희 차명재산) 이건희 차명계좌는 캐면 캘수록 나오는 고구마 줄기처럼 그 끝 간 곳을 알기 어렵다. 현재까지 발견된 차명계좌만 해도 ▲2008년 조준웅 특검이 발견한 1,199개(중복 계좌 제거시 1,197개),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8.1.3. 보고한 추가 발견 계좌 32개, ▲지난 2011년에 이건희가 국세청에 자진신고 한 별도의 차명계좌(계좌수 미상), ▲경찰이 국세청 압수수색 및 별도의 계좌추적에 의해 발견한 200여개 계좌(이중 일부는 국세청 파악한 2011년 차명계좌와 중복), ▲박근혜 정부가 시행한 '미신고 역외소득 재산 자진신고제도'에 의해 2016년 자진신고 한 해외 은닉계좌(계좌수 미상) 등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다. 여기에 ▲일정 기간 동안 현물 형태로 보유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생명 주식이 추가로 존재한다.

그러나 과연 이건희 차명계좌가 이것으로 끝인지, 아니면 얼마나 더 존재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한 이들 재산이 선대로부터의 상속재산인지, 횡령과 배임으로 조성한 비자금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이들 재산이 밝혀진 각각의 시점에서 재산의 속성과 규모에 합당한 과세가 충분하고도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그런데 이런 논란과 사회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개인에 대한 과세정보’라는 방패막 뒤에 숨어서 그 추한 모습을 감추고 있다. 따라서 이런 방패막을 뚫고 진실의 전모를 밝히고 그 결과에 따라 불법과 탈세에 협력한 자들을 단죄하고 합당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서는 검찰 수사가 필수적이다. 이 문제는 국회의 일부 국회의원들과 언론, 그리고 시민사회의 몫으로만 미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삼성생명) 우리나라 최대의 재벌그룹인 삼성은 총수 일가가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중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부분은 금산분리 규제를 위배하고, 생명보험회사의 건전한 자산운용에 반하는 등 수많은 불법과 편법 논란에 시달렸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인 삼성생명이 계열회사로서 비금융회사인 삼성전자의 주식을 5%를 초과하여 보유하는 것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이하 “금산법”) 제24조를 명백하게 위반한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참여정부는 오직 삼성생명만을 위하여 2007.1.26. 금산법 개정시 부칙 제4조 제2항을 신설하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보유에 면죄부를 주었다. 뿐만 아니라, 보험회사의 건전한 자산운용과 부당한 대주주 지원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업법이 계열회사 주식의 소유를 총자산의 3% 이내로 제한(보험업법 제106호 제1항 제6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당국은 보험업 감독규정을 통해 위 비율의 산정시 분모는 시가로 평가하면서도, 분자는 취득원가로 평가하도록 함으로써(보험업 감독규정 <별표 11> 제1호 및 제3호), 사실상 법조문을 사문화시키고 있다.

이건희 일가의 삼성생명 대주주로서의 적격성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지배구조법”) 제32조에 따른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이다. 그러나 이건희는 2014.5.10.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삼성생명 대주주로서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차명계좌 의혹 및 해외 은닉계좌 자진신고 사례에서 보듯이 금융관련법령과 조세범 처벌법 위반 혐의가 짙다. 특히 해외 은닉계좌 자진신고는 형사상 “자수”에 해당하는데, 이미 당사자가 위법행위를 시인했고, 법위반에 따른 형량도 가볍지 않아 자수에 따른 감경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건희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하 “이재용”) 역시 현재 국정농단 혐의로 재판 중에 있고,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여서 설사 이건희 대신 삼성생명의 대주주 역할을 떠맡는다고 해도 역시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결론적으로 삼성생명은 대주주의 적격성 측면에서도 자산운용의 적절성 측면에서도 금융규제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상태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지배구조 위험을 줄이고,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제고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수많은 문제제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케이뱅크) 박근혜 정부 말기였던 2016.4.3. 출범한 케이뱅크는 금융위 관료들이 맹목적으로 각종 금융관련 법령을 모두 왜곡하면서 편법에 편법을 거듭한 결과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참여정부 때 있었던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이명박 정부 때 있었던 론스타 탈출의 사례에 비견될 만하다. 핀테크를 위해서는 금산분리라는 금융감독의 기본원리마저 힘으로 쓰러뜨릴 수 있다는 오만에서 출발한 케이뱅크 사태는 예비인가 때부터 삐걱거렸다. 금융위는 ▲주주간 계약서를 통해 산업자본들간의 사실상 명시적인 컨소시엄 구축을 모른 척 눈감아 주었고, 대주주중 하나인 우리은행의 재무 건전성 요건중 하나(해당 금융회사의 직전 분기말 BIS 비율이 국내은행 평균치를 상회할 것)가 문제가 되자, 이제까지의 해석을 내팽개치고 ▲우리은행이 원하는 맞춤형 해석(직전 분기말 대신 3년 평균치 기준 대용)을 통해 자격미달자를 합격자로 둔갑시켰다. 마치 대학입시나 입사시험에서 성적미달자를 슬그머니 그 성적을 조작하여 합격자로 둔갑시키는 입시비리 또는 채용비리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는 형국이다.

그 후에도 금융위는 재무 건전성이 계속 문제될 것을 우려하여 ▲2016.6.28. 아예 이 조건 자체를 은행법 시행령 <별표1> 제1호 가목에서 삭제하는 대담성마저 보였다. 작년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삭제의 논거도 해괴하기 짝이 없었다. 비은행권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소유규제와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조건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했던 이 재무 건전성 요건을 삭제하면서 비은행권인 금융투자업권이나 보험업권과의 규제격차를 없애기 위해서라고 그 삭제 이유를 합리화했기 때문이다. 법률 차원에서 국회가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에 명시적인 규제의 차이를 두었는데, 시행령이 이를 반영하기는커녕 오히려 규제 격차를 맘대로 없애다니 이것이 말이 되는 상황인가. 더구나 최근 참여연대의 계산에 따르면 이 은행법 시행령상의 삭제 규정이 살아 있었더라면 우리은행은 지금도 대주주 또는 한도초과보유주주로서의 적격성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42802)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융위 관료들의 국회 경시와 재량권 남용이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명백한 증거에 다름 아니다.

케이뱅크 인가의 문제점은 심지어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이하 “행정혁신위”)조차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사안이다. 그러나 정작 금융위는 이에 대해 아무런 시정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감사원 감사를 통해 편법과 재량권 남용으로 얼룩진 케이뱅크 인가과정을 엄밀하게 감사하고, 금융감독의 기본 원리와 국회의 입법취지를 위배하며 재량권을 남용한 관련 금융위 관료를 엄중하게 문책해야 마땅하다. 또한 꼼수로 삭제한 은행법 시행령의 관련 조항은 즉시 원상회복시켜야 한다.

 

 

(금융감독구조 개편) 지난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금융분야 공약중 가장 대표적인 공약은 금융감독구조 개편이었다. ▲금융위 조직 개편을 포함한 정부조직 개편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설립 등이 그 골자였다. 그러나 집권 후 반년이 훌쩍 지나고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지금도 이에 대한 명시적인 청사진은 한 번도 제대로 국민에게 제시된 적이 없다.

비단 대선 공약이 아니더라도 금융위 조직을 개편할 필요성은 쌓일 대로 쌓여있다. 관치금융 폐해의 청산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박근혜 정부에서 보인 금융위의 행태를 보면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지난 정부에서 하나은행의 이상화 전 독일법인장의 특혜 승진과정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청와대의 말 한 마디에 금융위 부위원장이 민간 금융회사의 수장에게 연락해서 특정인의 승진을 독려하는가 하면, 대통령 보고사항이라며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해 맹목적으로 돌격하던 것이 금융위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한편으로는 정권의 이익을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그 대가로 조직의 집단적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 관치금융을 서슴지 않는 것이 금융위이며, 이런 모습은 정권이 바뀌어도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이미 언론에 보도(https://goo.gl/26v19A)된 바와 같이, 금융위는 행정혁신위가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한 논의를 조금이라도 언급하려고 할 때마다 조직개편이나 금융위와 금감원 간의 권한 재배분과 관련한 일체의 논의를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심지어는 적절한 권한을 보유한 독립적인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출범조차 그 표현수위를 놓고 금융위와 행정혁신위가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연출되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이번 정부가 힘써 추진해야 할 ‘국민과의 약속’이 아니라 절대로 발음조차 해서는 안 되는 ‘터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대선 기간 중 제시한 공약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추진해야 할 ‘국민과의 진정한 약속’인지 아닌지를 보여줄 때가 되었다. 행여 핵심적인 개혁대상인 금융위의 해체 없이 제대로 된 권한도 부여하지 않은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형식적인 분리로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마무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금융감독의 기초를 다시 놓은 정공법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발전시키는 가장 빠른 왕도임을 명심해야 한다. 

 

 

(상법 개정) 상법 개정은 경제민주화의 상징이다. 다중 대표소송, 집중투표제, 노동이사제 도입 등은 이미 수없이 많은 토론을 거치면서 각 제도의 장단점과 필요성이 충분히 논의된 사안들이다. 특히 이중 다중 대표소송과 집중투표제 등은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다. 따라서 상법 개정은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왜 아직도 하지 않고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이 문제는 더 이상 다른 변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결단만이 필요할 뿐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6년 가을에 촉발된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혁명의 결과로 탄생한 자랑스러운 열매다. 그만큼 이 정부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자산이고, 우리 모두 노력해서 이를 더욱 발전시켜야 할 책임이 있다. 그것이 추운 겨울을 녹여가며 손에 촛불을 들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던 국민들의 열망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정부의 탄생과 성공은 국민 모두의 책임이자 바람이다. 참여연대는 그 역사적 무게감을 알기에 그동안 때 이른 비판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러나 집권 초기의 수습기간이 끝나고 집권 2년차에 들어서는 지금 이 시점에도 금융위와 론스타 관련자 등 경제・금융 분야의 적폐는 여전하고, 청산되어야 할 일부 공무원과 기득권 세력이 준동하여 진정한 개혁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그 대상으로 지목하여 5대 질문을 제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5대 질문에 나타난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와 진정한 개혁에의 열망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질문들과 관련한 국정 운영방향을 신년 기자회견과 후속하는 관계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들에게 밝히기를 기대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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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01/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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