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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개혁] ‘표절 정책자료집’ 19대 국회의원은 모두 1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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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개혁] ‘표절 정책자료집’ 19대 국회의원은 모두 17명

익명 (미확인) | 수, 2017/11/01- 18:09

뉴스타파가 19대와 20대 국회의원들의 정책 자료집을 분석한 결과, 정부 발표 자료와 다른 연구기관의 자료 등을 베껴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것으로 확인된 전직 의원은 모두 17명으로 이들이 발간한 정책자료집은 모두 29건이었다. 이 전직 의원 명단에는 20대 국회에서 의원직을 사퇴한 김종태 전 의원도 포함됐다. 뉴스타파가 앞서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것으로 확인해 발표한 20대 현직의원 25명을 합산할 경우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19대와 20대 국회의원은 모두 42명으로 확인됐다.

※ 현역의원 25명 전체 명단과 내역 보기

※ 전직의원 17명 전체 명단과 내역 보기

뉴스타파의 이번 조사와 분석은 국회도서관에서 확인 가능한 정책자료집 2천 6백여 건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19대 전직 국회의원 (20대 재선 의원 제외)의 경우 국회도서관에 정책자료집이 등재돼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우는 157명에 그쳤다. 나머지 전직 의원은 국회도서관에서 정책자료집을 찾을 수 없었다. 상당수 의원들이 의원 시절 발간한 자신들의 정책자료집을 국회도서관에 제대로 등록해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는 20대 현직 국회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국회도서관에 정책자료집이 등재돼 내용 확인을 할 수 있었던 20대 현직 의원도 191명에 그쳤다.

뉴스타파는 전직 의원 17명 가운데 표절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뒤 비용 명목으로 많게는 천만 원 가까운 돈을 받아 간 경우도 일부 확인했다. 강동원, 김을동, 박대동, 정미경, 주영순 전 의원 등 5명이다. 이들 전직 의원들은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표절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1권 당 340만 원 에서 9백만 원 까지 청구해 받아 간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 세금이 표절 정책자료집에 쓰여 진 것이다.

정미경 전 의원의 경우 표절 정책자료집 두 건의 발간 비용으로 각각 340만 원과 400만 원을 청구했다. 나머지 12명의 전 의원들도 정책자료집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국회 사무처는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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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전직 의원들은 정부 발표 자료,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기관, 은행 등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발간하면서도 인용이나 출처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인용을 할 경우 ‘출처 표기’를 하라는 문구가 원 자료에 명시돼 있지만 이를 무시한 경우도 있어 표절은 저작권 침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건수별로 보면 조현룡 전 의원과 윤명희 전 의원은 각각 5건의 표절 정책자료집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조현룡 전 의원 의 경우,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정부 발표자료와 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 발표자료 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자료의 일부는 국회도서관에서 열람이 가능한 자료였다. 조 전 의원은 특히 2014년 <조세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정책자료집을 냈다. 그런데 그 내용을 확인해보니, 그해 4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14 중소기업계 세법개정 건의서> 요약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낸 세법개정 건의서를 <조세제도의 합리적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라는 정책자료집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윤명희 전 의원 역시 2013년에 1권, 2014년에는 4권 등 표절 정책자료집이 5권으로 조사됐다. 2014년 발간한 <그린데탕트(Green Detente)와 북한 산림복구 지원방안>은 1년전 국립산림과학원이 발간한 <그린데탕트(Green Detente)와 북한 산림복구 지원 방안>을 제목은 물론 내용 전체를 통째로 옮겨왔다. 산림과학원은 책자에 “이 책의 저작권은 국립산람과학원에 있으며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는 저작물이므로 무단 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라고 명시해놨다. 그러나 윤 전 의원은 이를 무시하고 내용을 통째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냈다. 내용은 100% 베끼고 표지에 발간 주체만 의원 이름으로 바꿔놓는 이른바 ‘표지갈이’를 한 것이다.

검사 출신의 정미경 전 의원은 정책자료집 3권을 다른 기관의 자료를 베꼈다 정 전 의원은 특히 2014년 <한국에너지 정책자료집>을 발간 했는데 확인 결과 2008년 정부가 발표한 “제1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2013년 발표한 “제2차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등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의원은 또 이미 8년 전인 2008년 외교통상부가 발표한 자료를 베껴 7년 뒤인 2015년 정책자료집으로 만들었고, 발간 비용 명목으로 국회로부터 4백여만 원을 받아 갔다.

박대동 전 의원의 경우,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3개의 자료를 그대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었으며, 박기춘 전 의원은 주택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통째로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 모두 ‘표지갈이’로 100% 이전 연구 자료를 베꼈다.

강동원 전 의원은 자신이 5년전에 냈던 연구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그대로 옮겨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이전 연구물을 출처 표기 없이 다시 활용한 것으로 이른바 ‘자기표절’ 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 전 의원은 2016년 정책자료집 <연해주에서의 남북러 협력 방안>이라는 정책자료집을 발간했다. 조사 결과 이 정책자료집은 자신이 2011년 통일부로부터 발주받아 제출한 용역보고서 <통일한국의 식량문제 해결방안>의 내용을 상당부분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강 전 의원은 2011년 통일부로부터 용역비 5천 만원을 받았고, 4년 뒤 그 자료를 그대로 옮겨 정책자료집을 만들면서 발간 비용으로 9백여 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19대 전직 의원의 정책자료집 베끼기 실태의 구체적 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뉴스타파는 앞으로도 국회 의원들이 의정활동 과정에서 사용한 예산 내역의 규모를 추적해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취재 최윤원, 박중석
그래픽 하난희, 정동우
자료조사 정혜원, 김도희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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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착오적인 ‘디지털뉴스 이용규칙’

글 | 허광준(오픈넷 정책실장)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새해 벽두부터 흥미로운 문서를 하나 내놨다.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이다. 뉴스 유통과 소비의 상당 부분이 디지털로 이루어지는 시대에, 뉴스 콘텐츠를 어떻게 이용해야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지를 밝힌 문서다.

언론진흥재단 저작권 이용규칙

온라인 환경에서는 뉴스 기사가 쉽게 공유되고 유통된다. 기사를 생산한 뉴스 매체의 저작권이 쉽게 침해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따라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뉴스 저작권자의 권익을 지키려는 것은 납득할 만한 일이다. (‘이용규칙’을 내놓은 언론진흥재단은 주류 언론사들의 연합체인 한국디지털뉴스협회로부터 저작권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저작권이 관련법에 따라 존중되어야 하고 이용자가 저작권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는 점에는 별다른 이론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용규칙’의 내용은 이와 같은 상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처럼 보인다.

이 규칙은 △ 디지털 뉴스가 유통되는 환경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 현행 저작권법의 취지나 구체적 조항과 모순되는 내용을 포함하며 △ 디지털 환경으로부터 편익을 얻으면서도 이익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심지어 △ 규제에 치우치다 보니 뉴스 콘텐츠의 활용이나 그로 인한 수익을 스스로 제한하는 결과까지 초래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용규칙’은 과도함, 모순, 그리고 자승자박의 내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평가는 이용규칙이 저작권법의 두 축인 ‘저작자의 권리 보호’와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도모’를 고르게 반영하지 못하고 오로지 전자에만 치중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규칙을 만든 주체가 뉴스저작권의 이해 당사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이용규칙’은 뉴스 콘텐츠 생산자의 입장만을 반영한 것이며, 그럼에도 누구나 지켜야 할 객관적인 원칙이나 조문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자.

언론진흥재단 저작권 폭탄

 

분량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자는 언론사가 자사의 웹사이트나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하여 제공하는 디지털 뉴스콘텐츠를 해당 언론사의 허락 없이 복제/배포/공중송신 등의 방법으로 이용할 수 없다.

 

‘이용규칙’은 그 전편에 걸쳐 뉴스 콘텐츠를 적법하게 이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콘텐츠를 이용하는 양상, 특히 얼마나 이용하는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히지 않는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권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우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이른바 ‘공정 이용’). 그 부당성을 따질 때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즉 뉴스 콘텐츠의 일부만을 인용해 이용할 때는 공정 이용에 해당되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용규칙’은 그러한 점을 명시하지 않은 채 무조건적으로 언론사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없다고 말함으로써, 부분 인용조차 안 되는 것으로 오해하도록 한다.

 

블로그나 SNS는 차별받아도 된다?

방송, 신문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시사보도를 하는 경우(에는 금지의 예외로 한다.)

 

저작권은 어떤 경우에도 무조건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권리가 아니다. 저작권법의 제2관은 저작재산권 행사를 제한하여, 이용자가 복제하여 쓸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이용규칙’도 이 같은 점을 반영하고 있기는 하다. 예컨대 ‘이용규칙’이 시사보도를 하는 경우 저작권자 언론사의 허락을 얻지 않아도 된다고 한 것은, 저작권법에서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라고 한 데 기인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용규칙’은 블로그나 SNS 등이 뉴스를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한다.

블로그 소셜미디어 SNS

블로그나 SNS 등 개인용, 비상업용, 커뮤니티형 웹사이트에 디지털 뉴스콘텐츠를 복제, 전송, 공중송신한 경우에도 저작권 위반이 될 수 있다.
공익/비영리 목적의 사용이라 하더라도 뉴스기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저작권자의 허락이 필요함.

 

그럼 블로그나 SNS에서 뉴스기사를 보도나 비평 목적으로 사용하였을 때는 어쩔 것인가? 블로그나 동영상을 활용한 1인 미디어에서 보도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SNS에서도 뉴스에 대한 비평을 숱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모두 언론사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는 말인가? 이것이 바람직하거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보도나 비평 등의 목적이라면 저작물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음에도 ‘이용규칙’은 그것이 블로그나 SNS 같은 방식으로 전개될 경우 금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링크만 해도 손해배상 물린다?

현재까지는 직접링크도 저작권법상의 복제/전송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지만, 직접링크를 업무적 또는 상업적으로 이용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했을 경우에는 민법상 부당이득, 불법행위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직접링크의 업무적/상업적 이용 사례] (2) 직접링크 방식으로 해당 기관(회사)의 관련기사를 모아 사내게시판 또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경우

링크
‘이용규칙’은 링크를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단순 링크’는 언론사의 메인 페이지로 가는 링크다. 온갖 기사와 광고로 화면을 꽉 채운 바로 그 페이지다. 둘째, ‘직접 링크’는 특정한 웹페이지로 가는 링크다. 단일 기사를 담고 있는 개개의 페이지를 말한다. 셋째, ‘프레임 링크’는 자신의 웹페이지 안에서 언론사의 페이지가 표현되도록 하는 링크다.

타인의 콘텐츠를 자신의 것처럼 그대로 표현되는 ‘프레임 링크’를 금한 것은 충분히 납득이 된다. 그러나 ‘직접 링크’에 대해서까지 규제하고 있는 것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이것은 ‘이용규칙’에 담긴 가장 어이없는 내용일 것이다.

왜 그런가? 첫째, 법이 허용하고 있음에도, 시도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위협을 담고 있다. 둘째, 링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없고 오로지 해당 페이지로 연결되어야만 의미가 있다. 링크의 역할은 글자 그대로 해당 페이지로 연결되어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직접 링크’는 해당 언론사의 웹페이지(와 거기 실린 광고)를 노출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것으로 인해 언론사에 어떤 손해가 발생하므로 손해배상을 물리겠다는 것인가?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것이 손해란 말인가?

디지털 환경에서 뉴스 유통 구조에 조금이라도 이해가 있다면 ‘직접 링크’를 금하는 방침을 포함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자사 뉴스의 확산을 막고 자신의 이익을 줄이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용규칙’을 그대로 따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예컨대 어떤 웹사이트 운영자가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특검의 활동을 시기별로 정리하려고 한다. 그러한 활동을 보여주고 입증할 언론사 기사를 링크해야 하는데, ‘이용규칙’에 따르면 각각의 기사로 직접 가는 링크를 쓸 수 없다. ‘이용규칙’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라고 한 것은 언론사의 대표 홈페이지 링크뿐이다. 그러니 개개의 사안에 대해 모두 하나의 홈페이지, 이를테면 www.khan.co.kr이나 www.chosun.com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용자는 언론사 홈페이지에 실린 수많은 기사 중에서 (게다가 지나간 기사는 나오지도 않는 상황에서) 해당 기사를 각자 알아서 찾아야 한다.

이것은 기사 링크를 하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거꾸로 말해 우리 매체의 기사를 보지 말라고 강요하는 셈이다.

뉴스콘텐츠는 유통되어야 의미가 있다. 링크를 통한 디지털뉴스 이용은 이런 유통에 기여하게 된다. 유통을 막으려는 것은 저 스스로 뉴스의 도달 범위를 축소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보아도 자승자박이랄 수밖에 없다.

자승자박

 

서비스 사업자도 책임져라?

블로그나 SNS 등을 제공하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블로그나 홈페이지 운영자가 디지털 뉴스콘텐츠를 무단으로 전재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홍보하여야 하며 방지책을 마련하여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

 

‘이용규칙’은 뉴스콘텐츠의 적법한 사용 책임을 서비스 사업자에게까지 부과하고 있다. 비록 강제 조항이 아니고 ‘사회적 책무’라고 표현하였지만, 이용자의 콘텐츠를 관리할 책임을 사업자에게 지우고 있음은 분명하다.

2015년 3월 오픈넷이 국제 정보인권 단체들과 연대하여 정립한 ‘마닐라 원칙’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를 비롯한 정보매개자의 책임에 대한 국제 원칙이다. 여섯 개의 원칙 중 첫 번째는 “정보매개자들은 제3자(이용자)의 정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이용자의 콘텐츠를 검열하고 삭제할 책임이 사업자에게 부여되면 결과적으로 정부 등을 대신하는 검열 기관으로 작용하게 되고 결국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이용규칙’이 서비스 제공자에게 부과하는 책임은 마닐라 원칙과 정반대이다. 교육과 홍보는 이해 당사자인 저작권자나 그 이해관계 단체가 하면 된다. 서비스 제공자가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책무 같은 모호한 이유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명백하고 분명하고 적법 절차에 따른’(마닐라 원칙 제3조)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언론사는 면책?

‘이용규칙’은 디지털 뉴스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주장이다. ‘뉴스’가 들어간 것은 저작권자들이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뉴스’만 빼 보자. ‘디지털 콘텐츠’다. 언론사가 아닌 다른 주체, 예컨대 네티즌들이 생산하는 이용자 생산 콘텐츠(UCC)가 여기 해당한다.

자신이 생산한 콘텐츠가 무단 사용될 것을 끔찍이 염려하는 언론사. 그러나 정작 자신들은 다른 사람이 생산한 디지털 콘텐츠를 마음껏 갖다 쓴다. 방송은 남이 만든 유튜브 동영상을 그대로 틀어주고, 신문은 ‘인터넷 커뮤니티’의 사진을 그대로 갖다 싣고, 네티즌의 페이스북 내용이나 트윗은 그대로 무단 전재된다. 네티즌들이 붙이는 그 흔한 링크 하나 달지 않는다. 뉴스콘텐츠를 이용하는 대다수 네티즌과는 달리, 이 언론사들은 모두 상업적 목적을 위해 그렇게 한다. 심지어 언론사끼리 뉴스를 그대로 베껴 내는 것이 일상이다. 출처는 기분 내키면 밝힌다.

이러고도 자신의 콘텐츠만은 지키겠다는 것인가? 법과 디지털 환경을 충분히 참작하고 저작권자의 권리뿐 아니라 이용자의 권익도 함께 고려한 좀 더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새 ‘이용규칙’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xdfas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어울리고, 이용자와 상생하는 새로운 ‘이용규칙’이 필요하다.

 

* 위 글은 슬로우뉴스에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17.01.18.)

목, 2017/01/1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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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동영상 임베딩의 저작권 위반 형사 공익소송에서 승소

 

의정부지방법원, 임베디드 링크를 게시한 자의 저작권 위반 방조 고의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무죄 판결 선고

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며 항소심에서는 임베디드 링크의 저작권 위반 여부에 대한 분명한 판단을 기대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2017. 2. 2.(의정부지방법원 2016고정405) 임베딩 행위가 문제가 된 저작권 침해 형사 1심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1심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오픈넷이 공익소송으로 지원한 사건으로 현재 검사의 항소로 해당 사건은 같은 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피고인은 제3자에 의해 다음 티비팟에 복제되어 게시되어 있던 한글 2007 강의 동영상을 본인이 운영하는 다음 까페에 소스코드를 복제하는 방법으로 (이른바, 임베디드 링크 공유) 게시하였다. 해당 피고인은 최초 저작권 위반죄의 정범으로 기소되었다가 재판 진행 중 저작권 위반 방조죄로 적용 법조가 변경되었다.

1심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피고인이 성명불상자가 Daum TV팟에 게시한 위 영상저작물이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아니한 동영상이었음을 알면서도 이를 게시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달리 인정할만할 증거가 없다”라고 판단했다. 특히 임베딩 행위의 기초가 되는 소스코드에 대해서는 “위 소스코드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공중에 제공된 것이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바, 피고인의 경우 위 동영상이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아니한 것임을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하였다.

이번 판결은 임베딩 행위의 저작권 방조 침해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원본 동영상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이용(복제, 전송)되었다는 점을 명확히 알면서 이를 임베디드 링크를 통해 이용한 경우에만 저작권 위반 방조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취지이며, 임베딩 행위 자체의 저작권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은 누락되어 있다.

한편 유럽사법재판소에서는 지난 2014년 공중에게 접근될 수 있는 저작물을 임베딩하는 행위는 해당 저작물이 새로운 공중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원래의 전달과는 다른 특별한 기술적 과정을 통해서 전달되는 것이 아닌 한 임베딩 행위는 저작권 위반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관련 링크: http://copyright.or.kr/information-materials/trend/the-copyright/view.do?brdctsno=11273&portalcode=04&searchTarget=ALL&servicecode=06)

오픈넷은 저작권 침해의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고의”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1심 판결을 환영하며, 항소심에서는 유럽사법재판소에서와 같이 임베디드 링크 공유 행위의 저작권 위반 여부에 대한 쟁점이 보다 분명하게 판단되길 기대한다.

 

2017년 2월 21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화, 2017/02/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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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래원에 대한 마녀사냥을 멈춰라

영화 인증샷 공유는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며 정당한 표현의 자유 행사

 

배우 김래원이 지난 14일, 현재 상영중인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이하 “가오갤 2”)’ 관람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행위에 대해 비난이 거세다. 극장에서 상영중인 영화의 스크린 화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위가 저작권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래원 소속사인 HB엔터테인먼트는 15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영화 관람 사진으로 인해 논란을 일으킨 점 깊이 사과 드린다”면서 “김래원 배우 역시 어떠한 이유로든 극장 사진을 올린 것은 잘못된 행동임을 인지하고 진심으로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더 주의하고 행동하도록 하겠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저작권법을 위반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인증샷을 올린 것이 불법이라며 마녀사냥을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소속사도 저작권법 위반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먼저, 촬영도 복제의 한 방법이므로 복제권(저작권법 제16조) 침해가 될 수 있으나, 저작권법 제30조에 따르면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물의 복제가 허용된다. 따라서 김래원이 영화의 상영상황을 촬영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위의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가수 김장훈이 영화 <테이큰3>를 다운로드한 것에 대해서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촬영을 한 영화의 장면을 SNS에 올린 것은 복제와는 별도로 공중송신을 한 것이므로 공중송신권(저작권법 제18조) 침해가 될 수 있으나, 2시간 짜리 영화에서 이렇게 한 장면만을 올린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공정이용에 해당하여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김래원이 인증샷을 올린 이유는 해당 영화를 이용하여 타인에게 오락을 제공하거나 감동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해당 영화를 보았음을 공중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을 뿐이다. 이용 목적의 정당성에 있어서 해당 영화에 대해 논평을 하기 위해 영화의 포스터나 컷을 올리는 사람들에 비유할 수 있다. 또 김래원이 공중송신한 분량은 영화 한 컷에 불과하여 영화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마지막으로 김래원의 공중송신 행위로 인해 소비자의 극장 관람 수요가 대체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가오갤 2의 현재 극장 관람 시장이나 스트리밍 또는 DVD와 같이 잠재적인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 역시 미미하다. 따라서 김래원의 행위는 해당 저작물이 상업적으로 유통되는 성격이라 하더라도 저작권법 제35조의3의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도 허용되는 범위 안에 있다.

제35조의3(저작물의 공정한 이용) 제23조부터 제35조의2까지, 제101조의3부터 제101조의5까지의 경우 외에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개정 2016.3.22.>

② 저작물 이용 행위가 제1항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개정 2016.3.22.>
1. 이용의 목적 및 성격
2.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3.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4.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마지막으로 영화를 상영관에서 녹화하거나 공중송신하는 행위는 아래 저작권법 제104조의6 위반이지만, 휴대폰으로 영화 스크린을 1회성으로 찍는 행위는 이 조항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제104조의6(영상저작물 녹화 등의 금지) 누구든지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영상저작물을 상영 중인 영화상영관등에서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녹화기기를 이용하여 녹화하거나 공중송신하여서는 아니 된다. [본조신설 2011.12.2.]

제104조의6은 2005년 도입된 미국 저작권법 제2319B조를 2011년 한미 FTA 발효에 대비해 우리 저작권법을 개정하면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이 조항은 소위 “캠버전”의 불법 DVD 등에 의한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조항으로, 영화 전체 또는 대부분을 “녹화”하는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 즉 해당 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불법촬영 또는 도촬은 영화를 대체할 수준이 되어야 하며, 영화의 한 장면을 촬영한 사진은 이에 해당하지 않아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다. 미국 법 도입 당시 미하원 보고서도 카메라나 휴대폰 등으로 “상영중인 영화의 스틸 사진을 찍는 행위”는 처벌대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다른 저작권법 위반과 달리 영화 도촬은 미수에 그쳐도 처벌하는데, 김래원이 영화 전체를 도촬할 의도로 휴대폰을 꺼냈다고 볼 근거도 전혀 없다.

결론적으로 영화 관람 도중 휴대폰을 사용한 것은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매너 없는 행동일 수 있지만 불법행위는 아니며, 스크린의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것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공식 스틸컷을 올리는 것과 다를 바 없이 저작권법 위반이 아니다.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김래원의 행위로 인해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가오갤 2를 홍보해준 대가를 받아야 할 판이다.

저작권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법률상 문제가 없는 행동이 불법행위로 매도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과도한 저작권(copyright) 침해 주장은 복제(copy), 즉 공유가 생명인 인터넷에 위축 효과를 가져와 표현의 자유를 옥죈다. ‘가오갤 2’ 측과 디즈니는 김래원의 억울함이 해소될 수 있도록 확실한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

2017년 5월 23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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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5/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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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월드컵 응원도 도심지역 도서관 무료영화 상영도

저작권자 허락 없이는 전면 금지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사단법인 오픈넷·진보네트워크센터·IPLEFT,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의견서 공동 제출

문화부는 이용자가 참여하는 공론장에서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가능했던 반대급부 없는 공연 범위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지난 5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이용허락 없이 가능한 무상 공연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저작권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크워크센터, 정보공유연대 IPLEFT는 6월 12일 반대의견을 제출하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저작권(공연권) 행사 대상이 아니었던 커피전문점 등에서 상업적음반을 트는 행위(공연)에까지 권리행사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영상저작물의 경우 농어촌 지역의 박물관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무상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복제 및 전송 대가 이외에 공연행위 자체에 대한 이용허락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제11조에서 반대급부를 받지 않더라도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는 경우>
7. 영상저작물을 감상하게 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고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이용하는 공연.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시설에서 공표일로부터 2년이 지난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가. 「농업ㆍ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제3조제5호에 따른 농촌 및 「수산업ㆍ어촌 발전기본법」제3조제6호에 따른 어촌에 설치된 박물관ㆍ미술관(「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제3조에 따른 박물관ㆍ미술관을 말한다)
나. 「농업ㆍ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제3조제5호에 따른 농촌 및 「수산업ㆍ어촌 발전기본법」제3조제6호에 따른 어촌에 설치된 도서관(「도서관법」제2조에 따른 도서관을 말한다)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길거리 월드컵 응원도 도심지역 도서관 등의 무료상영회도 공연에 대한 저작권자 허락 없이는 금지, 형사처벌 대상

개정안은 영상저작물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더라도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연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예컨대 월드컵 응원을 위해 길거리 전광판에서 경기 중계를 상영하거나 또는 대통령 탄핵 시위 현장에서 전광판을 통해 영상저작물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이미 DVD를 구입하였거나 스트리밍의 대가를 지급했더라도 영상 설비를 갖추어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공연에 대한 이용허락을 별도로 받아야 하는 것이다. 반대급부를 받지 않더라도 그렇다. 현행 법령 하에서는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경우 앞서 예시한 공연을 위해 별도로 이용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

한편 개정안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의 박물관 등에서만 이용허락 없는 자유로운 공연(공표 후 2년이 지난 영상저작물에 한정)이 가능해져, 개정안 시행 후에는 도심 지역 박물관 등에서는 이 같은 자유로운 공연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미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영상저작물을 구입했음에도 관내에서 이를 공연하기 위해서는 추가 예산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심 지역 소외 계층을 포함한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이 심각하게 저해될 우려가 크다. 참고로 현행 법령 하에서는 전국의 모든 박물관이나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서 공표 후 6개월이 지난 영상저작물을 상영하는 행위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자유롭게 가능하다.

결국 개정안이 시행되면 농어촌 지역의 박물관 등이 아닌 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더라도 영상 감상 설비를 통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영상저작물을 공연하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저작권법 제29조가 반대급부 없는 무상 공연에 저작권자의 권리 행사를 금지시킨 이유

저작권법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문화부는 개정이유에서 “효과적인 권리 보호와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이용자 보호 등의 균형달성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하지만, 개정안은 권리자의 이익을 확대하고 이용자의 정보문화향유권을 제한하는 내용만을 담고 있을 뿐이고, 이와 같은 개정을 추진해야 할 구체적인 근거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저작권법 제29조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을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로 둔 것은 저작물이 비단 사고파는 문화 상품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풍요롭게 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친구가 구매한 음악을 내가 함께 들을 때, 이것을 단지 친구의 구매력에 무임승차했다거나 창작자의 재산을 도둑질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번 개정안과 같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의 영역을 극도로 협소화하는 것은, 저작권법이 음악이나 영화 등을 그 자체로 소비하는 것의 규제를 넘어서, 사람들의 문화적 향유와 소통을 제약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요원한 이용자의 정책과정 참여확대 – 문화부의 정책 고객은 오로지 저작권자뿐인가?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문화부는 이른바 창조경제를 위한 저작권 보호에 천착하여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보호만을 위한 기형적 조직인 저작권보호원을 만든 바 있다. 저작권법의 또 다른 축인 이용자를 위한 정책 예컨대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명시된 ‘공정이용’을 활성화하는 정책이나 이를 위한 예산 집행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 4월 20일 미래저작권 정책포럼 등이 주관하고 문화부가 후원한 ‘문화와 저작권 정책’ 컨퍼런스에서 저작권자뿐 아니라 저작권 이용자도 저작권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거버넌스 모델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이번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 과정을 살펴보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이용자를 홀대하는 문화부의 저작권 정책 기조는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화부가 입법예고를 위해 5월 2일 게시한 시행령 개정안에는 아직 입법예고 기간(2017. 6. 12. 까지)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입법예고 결과 특기할 사항 없음”이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물론 시행령 개정안의 초안이므로 추후 보완되겠지만, 이용자의 반대 의견은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문화부의 안이한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화부가 지난 2017. 5. 2.에 게시한 시행령 개정안 중 발췌>

 

문화부는 이용자와 저작권자가 상생할 수 있는 균형잡힌 저작권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이용자가 참여하는 공론장에서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공론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정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거버넌스 모델이 각광받고 있고, 저작권 정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저작권 보호나 창작자의 권익 향상도 중요한 의제이지만, 저작물의 공정이용이나 정보문화향유권의 보장 등 이용자의 이해관계 역시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역시 공론장에서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 하에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문화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

첨부.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의견서_오픈넷

2017년 6월 1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수, 2017/06/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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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국민인수위원회에 정보인권 향상을 위한 인터넷/IT 정책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정책을 제안받기 위해 조직한 국민인수위원회를 통해 정보통신 관련 정책을 제출하는 행사를 연다.

오픈넷은 7월 4일 오후 6시 20분에 서울 세종로공원에 설치된 ‘광화문1번가’에서 여는 행사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 중 시급하고 주요한 사안을 정리하여 정부에 제출한다. 해당 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소관 내용으로, 행사장에는 이들 부서의 담당자가 나와 정책 제안을 접수하고 대담할 예정이다.

오픈넷이 제출할 정책은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 개선 △청소년유해매체물 차단수단 강제 폐지 △휴대폰 실명제 단계적 폐지(이상 방통위 소관) △통신심의대상 정보의 한정화 및 효율화(방심위 소관) △저작권 정책 개선(문화부 소관) 등이다.

새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국정에 반영함으로써 인터넷 이용자와 일반 시민의 정보인권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오픈넷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민의 분출을 통해 탄생한 정부이니만치 높아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보통신 정책을 전향적으로 개편함으로써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 문화물 향유 보장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한다.

광화문1번가는 서울 세종로공원에 설치된 새 정부의 소통 공간으로, 국민인수위원회는 이 공간을 통해 다양한 국민과 시민사회의 정책 제안을 받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게 된다. 오는 7월 12일까지 매주 화,목요일에 ‘열린 포럼’을 열어 주제별 정책 이슈를 집중 논의하고, 그외에도 소규모 간담회, ‘국민 마이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민의를 수렴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월, 2017/07/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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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넷, 국민인수위원회에 정보인권 향상을 위한 IT/인터넷 정책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정책을 제안받기 위해 조직한 국민인수위원회를 통해 정보통신 관련 정책을 제출하는 행사를 연다.

오픈넷은 7월 4일 오후 6시 20분에 서울 세종로공원에 설치된 ‘광화문1번가’에서 여는 행사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 중 시급하고 주요한 사안을 정리하여 정부에 제출한다. 해당 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 소관 내용으로, 행사장에는 이들 부서의 담당자가 나와 정책 제안을 접수하고 대담할 예정이다.

오픈넷이 제출할 정책은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 개선 △청소년유해매체물 차단수단 강제 폐지 △휴대폰 실명제 단계적 폐지(이상 방통위 소관) △통신심의대상 정보의 한정화 및 효율화(방심위 소관) △저작권 정책 개선(문화부 소관) 등이다.

새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국정에 반영함으로써 인터넷 이용자와 일반 시민의 정보인권을 향상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오픈넷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민의 분출을 통해 탄생한 정부이니만치 높아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보통신 정책을 전향적으로 개편함으로써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 문화물 향유 보장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한다.

광화문1번가는 서울 세종로공원에 설치된 새 정부의 소통 공간으로, 국민인수위원회는 이 공간을 통해 다양한 국민과 시민사회의 정책 제안을 받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게 된다. 오는 7월 12일까지 매주 화,목요일에 ‘열린 포럼’을 열어 주제별 정책 이슈를 집중 논의하고, 그외에도 소규모 간담회, ‘국민 마이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민의를 수렴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오픈넷 광화문1번가 정책 제안 발표회 – 2017년 7월 4일(화), 세종로공원

▶ 영상으로 보기: http://opennet.or.kr/opentalk/13900

김가연 변호사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 제도 개선/청소년유해매체물 차단수단 강제 폐지/휴대폰 실명제 단계적 폐지>

 

손지원 변호사 <방심위 통신심의 권한 축소 및 조직, 위원 구성의 독립성, 다양성 확립>

 

박지환 변호사 <저작권 정책 개선>

 

허광준 정책실장 “저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웃들, 네티즌들, 동료 시민들을 위해서 계속 이야기하고 문제제기를 하고 두들기고 열 것입니다”

 

월, 2017/07/0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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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월드컵 응원도 도심지역 도서관 무료영화 상영도

저작권자 허락 없이는 전면 금지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사단법인 오픈넷·진보네트워크센터·IPLEFT,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반대 의견서 공동 제출

문화부는 이용자가 참여하는 공론장에서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가능했던 반대급부 없는 공연 범위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지난 5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이용허락 없이 가능한 무상 공연 범위를 대폭 축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저작권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였다. 이에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크워크센터, 정보공유연대 IPLEFT는 6월 12일 반대의견을 제출하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저작권(공연권) 행사 대상이 아니었던 커피전문점 등에서 상업적음반을 트는 행위(공연)에까지 권리행사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영상저작물의 경우 농어촌 지역의 박물관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무상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복제 및 전송 대가 이외에 공연행위 자체에 대한 이용허락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제11조에서 반대급부를 받지 않더라도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는 경우>
7. 영상저작물을 감상하게 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고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이용하는 공연.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시설에서 공표일로부터 2년이 지난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가. 「농업ㆍ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제3조제5호에 따른 농촌 및 「수산업ㆍ어촌 발전기본법」제3조제6호에 따른 어촌에 설치된 박물관ㆍ미술관(「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제3조에 따른 박물관ㆍ미술관을 말한다)
나. 「농업ㆍ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제3조제5호에 따른 농촌 및 「수산업ㆍ어촌 발전기본법」제3조제6호에 따른 어촌에 설치된 도서관(「도서관법」제2조에 따른 도서관을 말한다)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길거리 월드컵 응원도 도심지역 도서관 등의 무료상영회도 공연에 대한 저작권자 허락 없이는 금지, 형사처벌 대상

개정안은 영상저작물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더라도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없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연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예컨대 월드컵 응원을 위해 길거리 전광판에서 경기 중계를 상영하거나 또는 대통령 탄핵 시위 현장에서 전광판을 통해 영상저작물을 상영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이미 DVD를 구입하였거나 스트리밍의 대가를 지급했더라도 영상 설비를 갖추어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공연에 대한 이용허락을 별도로 받아야 하는 것이다. 반대급부를 받지 않더라도 그렇다. 현행 법령 하에서는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경우 앞서 예시한 공연을 위해 별도로 이용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

한편 개정안에 따르면 농어촌 지역의 박물관 등에서만 이용허락 없는 자유로운 공연(공표 후 2년이 지난 영상저작물에 한정)이 가능해져, 개정안 시행 후에는 도심 지역 박물관 등에서는 이 같은 자유로운 공연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미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영상저작물을 구입했음에도 관내에서 이를 공연하기 위해서는 추가 예산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도심 지역 소외 계층을 포함한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이 심각하게 저해될 우려가 크다. 참고로 현행 법령 하에서는 전국의 모든 박물관이나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서 공표 후 6개월이 지난 영상저작물을 상영하는 행위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자유롭게 가능하다.

결국 개정안이 시행되면 농어촌 지역의 박물관 등이 아닌 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더라도 영상 감상 설비를 통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영상저작물을 공연하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저작권법 제29조가 반대급부 없는 무상 공연에 저작권자의 권리 행사를 금지시킨 이유

저작권법 제29조(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상업용 음반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재생하여 공중에게 공연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문화부는 개정이유에서 “효과적인 권리 보호와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이용자 보호 등의 균형달성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하지만, 개정안은 권리자의 이익을 확대하고 이용자의 정보문화향유권을 제한하는 내용만을 담고 있을 뿐이고, 이와 같은 개정을 추진해야 할 구체적인 근거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

저작권법 제29조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을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로 둔 것은 저작물이 비단 사고파는 문화 상품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의 삶과 관계를 풍요롭게 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친구가 구매한 음악을 내가 함께 들을 때, 이것을 단지 친구의 구매력에 무임승차했다거나 창작자의 재산을 도둑질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번 개정안과 같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의 영역을 극도로 협소화하는 것은, 저작권법이 음악이나 영화 등을 그 자체로 소비하는 것의 규제를 넘어서, 사람들의 문화적 향유와 소통을 제약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요원한 이용자의 정책과정 참여확대 – 문화부의 정책 고객은 오로지 저작권자뿐인가?

지난 박근혜 정권에서 문화부는 이른바 창조경제를 위한 저작권 보호에 천착하여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보호만을 위한 기형적 조직인 저작권보호원을 만든 바 있다. 저작권법의 또 다른 축인 이용자를 위한 정책 예컨대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명시된 ‘공정이용’을 활성화하는 정책이나 이를 위한 예산 집행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 4월 20일 미래저작권 정책포럼 등이 주관하고 문화부가 후원한 ‘문화와 저작권 정책’ 컨퍼런스에서 저작권자뿐 아니라 저작권 이용자도 저작권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거버넌스 모델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이번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 과정을 살펴보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이용자를 홀대하는 문화부의 저작권 정책 기조는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화부가 입법예고를 위해 5월 2일 게시한 시행령 개정안에는 아직 입법예고 기간(2017. 6. 12. 까지)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입법예고 결과 특기할 사항 없음”이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물론 시행령 개정안의 초안이므로 추후 보완되겠지만, 이용자의 반대 의견은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문화부의 안이한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화부가 지난 2017. 5. 2.에 게시한 시행령 개정안 중 발췌>

 

문화부는 이용자와 저작권자가 상생할 수 있는 균형잡힌 저작권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이용자가 참여하는 공론장에서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공론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정책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거버넌스 모델이 각광받고 있고, 저작권 정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저작권 보호나 창작자의 권익 향상도 중요한 의제이지만, 저작물의 공정이용이나 정보문화향유권의 보장 등 이용자의 이해관계 역시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역시 공론장에서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 하에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문화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

첨부.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안 의견서_오픈넷

2017년 6월 14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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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6/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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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아프리카에서 다큐를 제작하던 두 명의 독립 PD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자연 다큐멘터리 전문 박환성 PD, 김광일 PD다. 두 PD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밤 늦게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던 중 참변을 당했다. 사고가 난 차량 운전석 뒤편에는 미처 먹지 못한 햄버거와 음료수가 남아 있었다. 두 PD는 올해 말 EBS에 방송할 예정으로 ‘야수의 방주’라는 자연다큐를 제작하던 중이었다.

▲ 故 김광일 PD (왼쪽), 故 박환성 PD (오른쪽)

▲ 故 김광일 PD (왼쪽), 故 박환성 PD (오른쪽)

두 독립 PD의 죽음이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생전 EBS를 상대로 제작비와 저작권 문제 등 불공정한 계약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이다. 을의 입장인 독립PD가 거대 방송사에 맞서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두 PD의 용기있는 문제 제기로 방송사들의 불공정한 제작 관행과 독립PD의 열악한 현실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 故 박환성 PD와 EBS간의 벌어진 갈등 내용은 <EBS, 정부 제작지원금 간접비 요구 논란…왜? (피디저널)> 참고

절대 ‘을’ 독립PD의 현실

국내 방송 환경에서 독립PD는 늘 가난하다. 빠듯한 제작비에 시달려야 하고 어렵게 확보한 정부지원금 마저 간접비 명목으로 방송사가 가져가도 항의하기가 쉽지 않다. 저작권은 대부분 방송사가 가지는 계약을 맺고 있다.

반면 BBC와 NHK 등 해외 방송사는 창작자인 독립PD에게 저작권을 인정한다. 대신 방송사는 일정기간 독점 방영권을 가진다. 이 때문에 저작권을 가진 독립PD는 방영권 기한이 종료된 후 프로그램을 영화화하거나 방영권을 재판매할 수 있다. 방송을 틀어준다는 이유로 저작권을 가지는 국내 방송사 계약과는 대조적이다.

박환성 PD의 페이스북에는 “갈 데까지 가 봅시다. 뭐가 어찌 되는지….” 라며 방송사의 불공정 관행을 질타하는 내용이 올려져 있다. 그가 올린 마지막 글은 유서가 됐다.

독립PD들은 <방송사 불공정 계약 비상대책위>를 만들어 불공정 관행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불공정 관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기로 했다. 해묵은 방송사들의 ‘갑질’ 관행, 이번에는 고쳐질 수 있을까? 두 독립 PD가 남긴 숙제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취재연출 권오정

금, 2017/08/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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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아프리카에서 다큐를 제작하던 두 명의 독립 PD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자연 다큐멘터리 전문 박환성 PD, 김광일 PD다. 두 PD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밤 늦게 촬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던 중 참변을 당했다. 사고가 난 차량 운전석 뒤편에는 미처 먹지 못한 햄버거와 음료수가 남아 있었다. 두 PD는 올해 말 EBS에 방송할 예정으로 ‘야수의 방주’라는 자연다큐를 제작하던 중이었다.

▲ 故 김광일 PD (왼쪽), 故 박환성 PD (오른쪽)

▲ 故 김광일 PD (왼쪽), 故 박환성 PD (오른쪽)

두 독립 PD의 죽음이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생전 EBS를 상대로 제작비와 저작권 문제 등 불공정한 계약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이다. 을의 입장인 독립PD가 거대 방송사에 맞서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두 PD의 용기있는 문제 제기로 방송사들의 불공정한 제작 관행과 독립PD의 열악한 현실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 故 박환성 PD와 EBS간의 벌어진 갈등 내용은 <EBS, 정부 제작지원금 간접비 요구 논란…왜? (피디저널)> 참고

절대 ‘을’ 독립PD의 현실

국내 방송 환경에서 독립PD는 늘 가난하다. 빠듯한 제작비에 시달려야 하고 어렵게 확보한 정부지원금 마저 간접비 명목으로 방송사가 가져가도 항의하기가 쉽지 않다. 저작권은 대부분 방송사가 가지는 계약을 맺고 있다.

반면 BBC와 NHK 등 해외 방송사는 창작자인 독립PD에게 저작권을 인정한다. 대신 방송사는 일정기간 독점 방영권을 가진다. 이 때문에 저작권을 가진 독립PD는 방영권 기한이 종료된 후 프로그램을 영화화하거나 방영권을 재판매할 수 있다. 방송을 틀어준다는 이유로 저작권을 가지는 국내 방송사 계약과는 대조적이다.

박환성 PD의 페이스북에는 “갈 데까지 가 봅시다. 뭐가 어찌 되는지….” 라며 방송사의 불공정 관행을 질타하는 내용이 올려져 있다. 그가 올린 마지막 글은 유서가 됐다.

독립PD들은 <방송사 불공정 계약 비상대책위>를 만들어 불공정 관행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불공정 관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기로 했다. 해묵은 방송사들의 ‘갑질’ 관행, 이번에는 고쳐질 수 있을까? 두 독립 PD가 남긴 숙제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취재연출 권오정

금, 2017/08/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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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가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의 정책자료집을 분석한 결과, 자신이 속한 국회 상임위 피감기관의 연구보고서를 통째로 베낀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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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의원은 2012년 10월 정책자료집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방안”을 발간했다. 모두 73쪽 분량으로 수산물 유통과 위판장 시설 개선 방안을 다루고 있다. 정책자료집에는 전국 각지의 위판장 사진을 올려놓고 ‘현장방문 사진’이라고 명시했다. 마치 홍 의원이나 보좌관들이 직접 전국을 돌며 촬영한 사진인 것처럼 보였다.

▲ 홍문표의원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 홍문표의원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하지만 조사 결과 홍 의원의 정책자료집은 2010년 수협중앙회 소속 연구기관인 수산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의 내용과 판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1장에서부터 7장까지 연구보고서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옮겨왔다. 도표와 ‘현장방문 사진’도 같다. 홍 의원은 그러나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 연구보고서의 ‘현장방문사진’도 그대로 옮겨왔다.

▲ 연구보고서의 ‘현장방문사진’도 그대로 옮겨왔다.

홍문표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홍문표 의원 정책자료집
2012년 10월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방안>

– 대상자료
2010년 12월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및 어촌관광 연계 방안>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국회 상임위의 피감기관 소속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이다. 홍문표 의원은 오랫동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해왔다.

그렇다면 홍문표 의원은 연구보고서 저자의 허락을 받고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일까? 취재진은 수산경제연구원을 찾아가 확인했다. 연구보고서의 저자는 홍 의원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고, 홍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해당 저자는 이처럼 자신의 연구가 통째로 도용당한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국회의원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회 피감 기관에 속한 연구자가 해당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등을 거론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그는 공식 인터뷰는 어렵다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알았다 해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기는 쉽지 않겠죠. 괜히 노출됐다가는 저는 상관이 없는데 이제 조직적으로 시끄러워지니까, 게다가 저희 국정감사가 코 앞이라서요. 아시다시피 현재 권력관계가 그렇다보니까 현장이 있는 저희 입장은 조심스러워요. 국정감사 때 괜히 잘못 밉보이면 또 골치 아파져요.

연구보고서 저자

취재진은 9월 14일 홍문표 의원을 만나 피감기관 소속 연구기관이 발행한 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베낀 경위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보좌관에게 설명 들으라고 했다.

며칠 후 홍문표 의원실을 찾아 보좌관을 만났다. 이 보좌관은 취재진이 이미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왔다는 것을 모르고, 저자의 허락을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가 이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하자 급히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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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의원실은 “국회의원은 교수가 아니고 (정책자료집을) 상업적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만들지도 않았으며, 연구기관과 암묵적인 묵인 하에 정책자료집을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과연 ‘암묵적인 묵인’이란 어떤 묵인을 의미하는 건지 더 이상의 해명은 없었다.

뉴스타파는 홍문표 의원실에 피감기관 연구보고서를 베껴서 정책자료집을 내고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을 얼마나 받았는지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3선의 홍문표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냈으며, 오랫동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현재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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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2년 전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의원은 정부 보도 자료를 베껴서 만든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 890만 원을 청구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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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의원은 2015년 12월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정책 보고서 곳곳에서 정부 보도자료에서나 나올법한 ‘대통령지시’, ‘VIP 말씀’, ‘VIP 주재’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부 부처가 낸 비슷한 주제의 보도자료를 찾아서 비교했다.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확인 결과, 2장의 내용 전체가 2013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글의 순서는 물론 도표, 그림까지 100% 같다. 2년 전 발표한 정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3장과 4장은 2015년 5월 발표된 당시 해양수산부 보도자료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장 내용 역시 2015년 8월 나온 해양수산부 정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모두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이라는 정책보고서 제목이 무색해진 것이다.

안상수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정부 보도자료 및 연구용역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안상수 의원 정책자료집
2015년 12월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정책보고서 <해양수산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

– 대상자료
2015년 8월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귀어 귀촌 실태조사 및 단기 중장기 발전방안 2015.08>
2013년 7월 10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안)>
2015년 5월 7일 해양수산부 보도 첨부자료 <크루즈산업 활성화 대책>
2015년 5월 7일 해수부 보도참고자료 <해양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리나 산업 전략적 육성 대책>

안상수 의원은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보도자료의 경우 공공저작물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법을 만드는 의원이 스스로 정부의 공공저작물 사용 원칙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취재진은 9월 21일 안상수 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에게 2년 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를 베낀 행위가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발간 취지에 부합하는지,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베낀 자료집을 내면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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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표기 없이 정부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베낀 이유가 무엇인지 거듭 물어보자 안 의원은 취재진에게 정부와 연구보고서 저자들로부터 허가를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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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용역연구보고서 저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의 저자는 안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저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으로 만든 2015년에, 안 의원은 한 지역신문사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3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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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2년 전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안 의원은 정부 보도 자료를 베껴서 만든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 890만 원을 청구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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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의원은 2015년 12월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런데 정책 보고서 곳곳에서 정부 보도자료에서나 나올법한 ‘대통령지시’, ‘VIP 말씀’, ‘VIP 주재’ 등의 문구가 발견됐다.

어떻게 된 것일까? 뉴스타파는 정부 부처가 낸 비슷한 주제의 보도자료를 찾아서 비교했다.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 (왼쪽) 안상수 의원의 2015년 정책자료집 (오른쪽) 2013년 7월 정부 합동 보도자료

확인 결과, 2장의 내용 전체가 2013년 7월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보도자료와 정확히 일치했다. 글의 순서는 물론 도표, 그림까지 100% 같다. 2년 전 발표한 정부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것이다.

또 3장과 4장은 2015년 5월 발표된 당시 해양수산부 보도자료를 통째로 옮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1장 내용 역시 2015년 8월 나온 해양수산부 정부 용역보고서의 내용을 모두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 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이라는 정책보고서 제목이 무색해진 것이다.

안상수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정부 보도자료 및 연구용역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안상수 의원 정책자료집
2015년 12월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정책보고서 <해양수산정책의 새로운 대응전략>

– 대상자료
2015년 8월 한국수산회 수산정책연구소 <귀어 귀촌 실태조사 및 단기 중장기 발전방안 2015.08>
2013년 7월 10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 발표 <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종합대책(안)>
2015년 5월 7일 해양수산부 보도 첨부자료 <크루즈산업 활성화 대책>
2015년 5월 7일 해수부 보도참고자료 <해양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리나 산업 전략적 육성 대책>

안상수 의원은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는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보도자료의 경우 공공저작물로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용할 경우 반드시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법을 만드는 의원이 스스로 정부의 공공저작물 사용 원칙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취재진은 9월 21일 안상수 의원을 만났다. 안 의원에게 2년 전 발표된 정부 보도자료를 베낀 행위가 국회의원 정책자료집 발간 취지에 부합하는지, 출처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베낀 자료집을 내면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청구한 것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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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표기 없이 정부 자료와 연구보고서를 베낀 이유가 무엇인지 거듭 물어보자 안 의원은 취재진에게 정부와 연구보고서 저자들로부터 허가를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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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용역연구보고서 저자의 설명은 전혀 달랐다. 보고서의 저자는 안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저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으로 만든 2015년에, 안 의원은 한 지역신문사로부터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상수 의원은 인천광역시장을 지냈고, 3선 의원으로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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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철이 다가왔습니다. 매년 이맘 때면  국회의원들은 자기 이름을 박아 정책자료집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정책자료집은 국정감사 ‘우수의원’을 뽑는 근거로도 쓰입니다. 그러나 과연 정책자료집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까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국회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정책자료집의 내용과 발간 비용을 분석하던 중 그 동안 감춰져 온 비밀을 발견했습니다. 뉴스타파는 그 결과물을 국회 국정감사 시기에 맞춰 차례로 보도합니다.

뉴스타파가 자유한국당 홍문표 의원의 정책자료집을 분석한 결과, 자신이 속한 국회 상임위 피감기관의 연구보고서를 통째로 베낀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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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의원은 2012년 10월 정책자료집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방안”을 발간했다. 모두 73쪽 분량으로 수산물 유통과 위판장 시설 개선 방안을 다루고 있다. 정책자료집에는 전국 각지의 위판장 사진을 올려놓고 ‘현장방문 사진’이라고 명시했다. 마치 홍 의원이나 보좌관들이 직접 전국을 돌며 촬영한 사진인 것처럼 보였다.

▲ 홍문표의원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 홍문표의원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하지만 조사 결과 홍 의원의 정책자료집은 2010년 수협중앙회 소속 연구기관인 수산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의 내용과 판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1장에서부터 7장까지 연구보고서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옮겨왔다. 도표와 ‘현장방문 사진’도 같다. 홍 의원은 그러나 출처 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 연구보고서의 ‘현장방문사진’도 그대로 옮겨왔다.

▲ 연구보고서의 ‘현장방문사진’도 그대로 옮겨왔다.

홍문표 의원의 정책자료집과 수산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 전문 보기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 홍문표 의원 정책자료집
2012년 10월 국정감사 정책자료집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방안>

– 대상자료
2010년 12월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산지위판장 시설개선 및 어촌관광 연계 방안>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국회 상임위의 피감기관 소속 연구기관의 보고서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이다. 홍문표 의원은 오랫동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해왔다.

그렇다면 홍문표 의원은 연구보고서 저자의 허락을 받고 정책자료집을 만든 것일까? 취재진은 수산경제연구원을 찾아가 확인했다. 연구보고서의 저자는 홍 의원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고, 홍 의원이 낸 정책자료집의 존재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해당 저자는 이처럼 자신의 연구가 통째로 도용당한 사실을 확인하더라도 국회의원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회 피감 기관에 속한 연구자가 해당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등을 거론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했다. 그는 공식 인터뷰는 어렵다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알았다 해도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기는 쉽지 않겠죠. 괜히 노출됐다가는 저는 상관이 없는데 이제 조직적으로 시끄러워지니까, 게다가 저희 국정감사가 코 앞이라서요. 아시다시피 현재 권력관계가 그렇다보니까 현장이 있는 저희 입장은 조심스러워요. 국정감사 때 괜히 잘못 밉보이면 또 골치 아파져요.

연구보고서 저자

취재진은 9월 14일 홍문표 의원을 만나 피감기관 소속 연구기관이 발행한 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베낀 경위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보좌관에게 설명 들으라고 했다.

며칠 후 홍문표 의원실을 찾아 보좌관을 만났다. 이 보좌관은 취재진이 이미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왔다는 것을 모르고, 저자의 허락을 받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가 이미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하자 급히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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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의원실은 “국회의원은 교수가 아니고 (정책자료집을) 상업적으로 판매할 목적으로 만들지도 않았으며, 연구기관과 암묵적인 묵인 하에 정책자료집을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과연 ‘암묵적인 묵인’이란 어떤 묵인을 의미하는 건지 더 이상의 해명은 없었다.

뉴스타파는 홍문표 의원실에 피감기관 연구보고서를 베껴서 정책자료집을 내고 발간 비용으로 국회 예산을 얼마나 받았는지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3선의 홍문표 의원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을 지냈으며, 오랫동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현재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취재 : 박중석, 최윤원
촬영 : 김남범,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자료조사 : 김도희, 정혜원

수, 2017/10/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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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했고 이 과정에서 발간 비용으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사용했다는 최근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성명을 내고 안상수 의원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베낀 정책료집에 쓰인 예산을 전액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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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는 오늘(10월 18일) 성명을 내고 정부 보도자료와 다른 기관의 자료를 베끼고 국회 예산까지 사용해 정책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저작권법 등 실정법을 위반한 것뿐 아니라 세금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안 의원의 정책자료집 베끼기 행태는 국회의 대표적인 적폐라고 비판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또 인천 시민들을 실망스럽게 하고 더 큰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뉴스타파와의 취재과정에서 보여준 안상수 의원의 태도라고 지적하고, 안 의원이 ‘미친놈’, ‘별놈 다보겠다’라며 막말을 하고 ‘허가받고 (발간)했다”며 취재 기자에게 거짓 해명을 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시민단체는 안상수 의원은 베껴 만든 것으로 확인된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 890만 원 외에 전체 정책개발비용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졌는지 근거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면서 사용한 국회예산에 대한 환수운동과 함께 법적 대응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 2017/10/1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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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정부 보도자료와 연구보고서를 출처 표기 없이 통째로 베껴 자신의 이름으로 정책자료집을 발간했고 이 과정에서 발간 비용으로 국회예산 890만 원을 사용했다는 최근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시민단체가 성명을 내고 안상수 의원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베낀 정책료집에 쓰인 예산을 전액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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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는 오늘(10월 18일) 성명을 내고 정부 보도자료와 다른 기관의 자료를 베끼고 국회 예산까지 사용해 정책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저작권법 등 실정법을 위반한 것뿐 아니라 세금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안 의원의 정책자료집 베끼기 행태는 국회의 대표적인 적폐라고 비판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또 인천 시민들을 실망스럽게 하고 더 큰 분노를 일으키는 것은 뉴스타파와의 취재과정에서 보여준 안상수 의원의 태도라고 지적하고, 안 의원이 ‘미친놈’, ‘별놈 다보겠다’라며 막말을 하고 ‘허가받고 (발간)했다”며 취재 기자에게 거짓 해명을 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

시민단체는 안상수 의원은 베껴 만든 것으로 확인된 정책자료집의 발간 비용 890만 원 외에 전체 정책개발비용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졌는지 근거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자료를 베껴 정책자료집을 만들면서 사용한 국회예산에 대한 환수운동과 함께 법적 대응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 2017/10/1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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