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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셔록의 워싱턴리포트 ⑨] 미국은 한국에 어떤 무기를 수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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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셔록의 워싱턴리포트 ⑨] 미국은 한국에 어떤 무기를 수출할까?

익명 (미확인) | 목, 2017/10/12- 17:50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최근 미국은 한국에 대한 선진 무기 수출 및 군사기술의 이전을 “상당히 증가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문제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나온 결과물이다.

뉴스타파가 미국 정부 성명 및 군수업체 웹사이트를 검토한 결과,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대규모로 수출할 품목은 북한과의 전쟁에서 군사시설과 공격 목표를 찾아내서 파괴할 수 있는 정보·감시·정찰(ISR)용 무기일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패트리엇(PAC-3), 이지스함 탑재용 요격미사일(SM-6) 등의 한국 판매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사드 시스템과 패트리엇 포대는 록히드 마틴에서, 이지스함 탑재용 요격미사일은 레이시온(Raytheon)에서 제조한다.

정보·감시·정찰(ISR)용 미국산 무기 수입 늘어날 것으로 전망

▲록히드 마틴이 2017 미국 워싱턴 육군 정기회의 및 박람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시스템을 홍보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이 2017 미국 워싱턴 육군 정기회의 및 박람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시스템을 홍보하고 있다.

정보·감시·정찰(ISR)은 그동안 한국이 중요하게 여겨온 분야다. 미국의 권위있는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Defense News)에 따르면, 최근 한국 정부는 “자체적인 감시 및 정찰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물자조달 및 연구개발 예산으로 106억 달러(약 12조 4,780억원)를 배정하고, 2년 내에 군사용 정찰위성 5기중 1기를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회수하게 될 경우 필요한 업그레이드된 통신시스템에 있어서도 정보·감시·정찰(ISR) 기술은 중요하다.

일부 관측자들은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으로 기존에 ‘프레데터(Predator)’로 알려졌던 ‘어벤저(Avenger)’ 드론을 꼽았다.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eneral Atomics Aeronautical Systems)이 만든 이 무인항공기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미 공군이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및 시리아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한 바 있다. 최신 어벤저 드론은 센서와 폭탄을 1.36톤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제너럴 아토믹스의 ‘어벤저 드론’

▲제너럴 아토믹스의 ‘어벤저 드론’

어벤저 드론은 한국이 2015년도에 구매하여 2018년 도입을 앞둔 노스럽 그러먼(Northrop Grumman)사의 RQ-4 ‘글로벌 호크’ 4기로 이루어진 고고도 무인정찰기 편대를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스럽 그러먼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군수업체로, 삼성 및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제너럴 아토믹스는 지난 8월 외국 구매자와 어벤저 드론 판매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는데, 디펜스 뉴스는 이 외국 구매자가 인도 정부라고 보도했다.

한국에 어벤저 드론을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미국 의회조사국이 미국 의원들을 위해 준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에서 한국 정부에 수출한 글로벌 호크는 오로지 정찰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고, 무기가 탑재되지 않은 것이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이 때문에 한국 국방부가 2021년 완성을 목표로 무장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를 자체 개발하는 데 거의 4억 5천만 달러(우리돈 약 5,106억원)를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과 미국 국방부는 아직까지 향후 한국에 수출할 무기와 기술에 대한 세부사항은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기수출도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미국의 안보전문매체 ‘리얼클리어디펜스(Real Clear Defense)’는 지난 9월 “미국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오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매체는 군사장비 수출 절차는 “일반적으로 두 국가 간 합의도 필요하지만, 미국 정부 내에서도 국방부, 국무부, 그리고 미 의회를 중심으로 한 복잡한 협상과정을 거친다”고 덧붙였다.

후퍼 중장, “무기 빨리 제공하기 위해 전력 다할 것”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기수출은 미 육군 찰스 후퍼 중장이 감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 군수품 수출업체들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재정적, 기술적 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국방안보협력국(DSCA) 국장을 맡고 있다.

워싱턴 현지시간 10월 10일, 후퍼 중장은 2017 미 육군 정기회의 및 박람회(2017 AUSA Annual Meeting & Exposition)에 모인 수백 명의 군수업체 관계자들과 외국 군 관계자들에게 미국 국방부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군사적 파트너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최대한 많이 들을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후퍼 중장은 국방안보협력국이 “파트너들에게 무기를 가능한 한 빨리 제공하기 위해” 무기 수출을 서두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현재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연설한 곳은 미 육군이 매년 주최하는 미 육군 정기회의 및 박람회로, 미국의 모든 주요 군수업체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20여 개 군수업체가 참여했다.

▲미 육군 정기회의 및 박람회에 참여한 한화의 부스

▲미 육군 정기회의 및 박람회에 참여한 한화의 부스

후퍼 중장은 구체적인 무기 수출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지난달 그는 다른 회의에서 미국 국방부가 이미 “동맹국인 한국이 당면한 상황을 평가하고 우리의 공동 이익을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방면에 있어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3년 간 그는 이집트에서 미국 국방무관으로 근무했는데, 이집트의 미국산 무기수입은 2016년 2억 3,800만 달러(우리돈 약 2,695억 원)로 2011년에 비해 46% 증가했고, 이는 이집트 총 무기수입량의 16%를 차지한다.

한국은 세계 6위 무기 수입국…다시 대목 맞은 거대 군수업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무기거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6년도에 한국은 약 16억 달러 (약 1조 8천억 원) 상당의 무기를 수입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인도, 이라크와 이집트에 이어 세계 6위의 무기수입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대부분의 무기를 미국에서 수입한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이 “미국산 무기의 주요 구매자”이며 “대외군사판매(FMS) 고객 명단에서 상위권을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에서 2016년 사이 정부 간 대외군사판매(FMS)에 따라 한국이 맺은 무기수입 계약은 157억 달러(약 17조 8천억 원), 민간 군수업체와의 무기 조달 계약은 69억 달러(약 7조 8천억 원)로, 이 기간동안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하는 데 총 225억 달러(약 25조 5천억 원)를 썼다.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한국이 수입한 무기의 75%는 노스럽 그러먼,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그리고 보잉(Boeing) 등 미국 군수업체로부터 구매한 것이다. (보잉사는 최근 한국의 F-15 편대를 유지하기 위한 5년짜리 계약을 따냈다.) 이들 4개 업체는 모두 세계 무기시장에서 5위권 안에 든다.

▲이지스함 탑재용 요격미사일 제조업체 레이시온의 부스

▲이지스함 탑재용 요격미사일 제조업체 레이시온의 부스

미국 의회조사국은 또 “유럽과 이스라엘의 군수업체들이 계약 수주를 위해 경쟁한다. 한국은 국방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장이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경쟁하는 업체들 중 유럽의 에어버스(Airbus)는 최근 보잉을 제치고 한국 공군으로부터 13억 달러(우리돈 약 1조 4천억원)짜리 공중급유기 계약을 따냈다.

대외군사판매 절차 중 ‘복잡한 협상’의 대부분은 기술이전에 관한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록히드 마틴의 도움으로 개발한 KF-X 전투기 등 한국의 주요 무기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의 ‘눈과 귀’에 해당하는 신형 레이더의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정부와 미 국방부는 이러한 기술을 이전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거절해왔다. 특히 미사일 기술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한국의 미사일 기술은 한국이 2001년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에 가입하면서 제한되어 왔다.

군사분석가 존 파이크(John Pike)는 자신의 유명한 군사 관련 블로그인 ‘글로벌시큐리티(Global security)’를 통해 당시 “미군은 한국이 자체적인 장거리 타격 역량을 갖추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적었다.

2012년에야 한미 양국은 타협을 통해 한국의 미사일 사정거리를 300킬로미터에서 800킬로미터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은 최근 한국이 요청한 장거리 공대지 정밀 미사일 재즘(JASSM)의 수입에 “퇴짜를 놓았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재즘(JASSM)은 록히드 마틴이 제조하는 미사일이다.

미사일 수출과 기술이전에 대한 미국 측의 제한은 이제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에 따른 긴장 고조의 결과로 느슨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9월 3일 사상 최대 규모의 6차 핵실험을 한 며칠 뒤 트위터를 통해 “일본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상당히 증가된 양의 첨단 군사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트럼프의 발표가 있기 전부터 한국 정부는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기존보다 두 배 무거운 1t으로 늘리기 위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을 추진해 왔다.

CIA에서 한반도 문제 담당 부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우익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에서 동북아시아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Defense One)’과의 인터뷰에서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이) “한국이 견고한 표적을 파괴하는 역량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동맹국의 억제력과 방어 역량을 증대시키고, 한국이 자국 국방에 대한 책임을 늘려가고 있는 흐름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군으로부터 전시작전권 환수를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을 통해 한국이 군사문제에 있어 더욱 큰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욕을 엿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28일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하고, 국민은 군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공표했다. 군사분석가들은 전시작전권 환수에 따라 한국이 위성통신을 확대할 필요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한다. 호주 보안전문가 유안 그레이엄 박사는 디펜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갖기 위해서는 “통신체제 전반에 걸쳐 상당히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카시 인터내셔널(CACI International)과 같은 미국의 정보통합서비스 업체들에게 수익성이 높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기회일 수 있다. 카시 인터내셔널은 미국 첩보 및 감시 시장에서 군림하는 5개 업체 중 한 곳으로, 평택의 험프리스 미국 육군기지를 비롯한 한국의 여러 미군기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카시 인터내셔널의 웹사이트의 채용공고란에 따르면, 현재 이 업체가 평택기지에서 일할 기밀통신망 운용자를 찾고 있다.

▲미국 정보통합서비스 업체 카시 인터내셔널

▲미국 정보통합서비스 업체 카시 인터내셔널

한국이 드론과 같은 첨단기술 품목을 구매하는 것은 한-미 간 산업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노스럽 그러먼사는 2015년 한국 정부가 노스럽 그러먼과 체결한 드론 수입 계약에 따라 한국측이 “드론 시스템을 통제하고 유지하기 위해” 지상관제시설 2기와 부속장비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폭넓은 훈련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는 첩보활동에 있어 한-미 간 협력을 강화시키고 군사 동맹을 한층 결속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군수업체들 중 가장 광범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록히드 마틴이다. 이 업체는 한국의 F-16 전투기와 일본에서도 배치한 이지스 탄도유도탄방어체계, 그리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공동으로 전세계에 홍보하고 있는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제조한 곳이다.

록히드 마틴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업체는 “ROKStar”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대학과 연구기관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핵심 역량’과 관계된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비 조달 및 멘토링 명목으로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대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전세계 통신을 감시하는 데 사용하는 신호처리기술도 이렇게 개발된 기술 중 하나다. 2016년 ROKStar 상은 고려대, 서울대, 그리고 울산과학기술원 소속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한반도 위기 고조되면서 미국 군수업체 주가 폭등

미국 미사일 프로그램이 사용하는 신형 레이더를 대량 제조하는 노스럽 그러먼은 한국지사 CEO 브라이언 킴을 통해 한국에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브라이언 킴은 보잉 방산우주보안에서 AH-64 아파치 헬리콥터와 소형 폭탄 판매 책임자를 역임했다.) 그는 지난 20년 간 미국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삼성항공산업 및 휴스 항공기 회사(Hughes Aircraft Company) 등에서 KAI T-50과 같은 항공기 프로그램을 맡았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군수업체 노스럽 그러먼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군수업체 노스럽 그러먼

물론 보잉사도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를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지난 4월 외국 정부 업무 담당 부사장으로 보잉사에 합류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한국과의 관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에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연설을 할 때에도 귀빈으로 참석했고, 워싱턴 시내에서 열린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포럼 이후 모든 한국 관련 주요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에서 사업을 하는 업체의 주식 가격이 크게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보잉사의 주가는 60% 올랐다. 레이시온의 주가는 25% 올랐고, 록히드 마틴과 노스럽 그러먼 모두 주가가 20% 올랐다. (이는 다우존스 산업주 평균지수인 12.4%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내 국방예산이 소폭 삭감된 것마저도 미국 군수업체들이 수출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된 원인이 되었다. 록히드 마틴의 CEO인 메릴린 휴슨은 지난 3월 록히드 마틴이 주최한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앞으로 우리의 성장 잠재력이 나올 분야 중 하나로 우리의 해외 고객들을 꼽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계획에 한국이 핵심적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취재: 팀 셔록
번역: 임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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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16일, 해경 123정보다도 4분 앞선 오전 9시 26분에 세월호 참사 현장에 도착했던 B703기가 해경 지휘라인의 지시 없이 자체적으로 위급 상황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B703은 고해상도 영상수집 장치를 통해 당시 세월호의 상황을 어떤 구조세력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해경은 당시 B703에게 세월호 내에 승객들 대부분이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한 적도 없을 뿐 아니라, 반대로 B703기로부터 현장 정보를 보고받은 일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B703 임무와 활동 내역은?” 질문에 해경청장 등 ‘꿀먹은 벙어리’

12월 14일 서울 중구 YWCA회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 첫날 일정은 참사 당일 해경 구조세력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조위원들 17명 가운데 여당 추천 위원 5명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증인석에는 김석균 당시 해양경찰청장과 김수현 당시 서해지방경찰청장, 김문홍 당시 목포해양경찰서장, 그리고 구속수감 중인 김경일 123정장 등 당시 해경의 주요 지휘라인들이 모두 출석했다.

▲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2015년 12월 14일)

▲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2015년 12월 14일)

이 자리에서 김서중 특조위원은 증인들에게 “사고 당시 B703은 오전 9시 26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123정보다도 4분이나 빨랐다. 더구나 구명벌 5개가 비치돼 있고 항공구조사도 탑승할 수 있게 되어 있음에도 세월호 구조에 투입시키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이춘재 당시 해경 경비안전국장과 김석균 청장은 “B703은 고정익 항공기로 핵심 임무는 현장에 투입된 항공기들에 대한 관제이고 다음 업무는 현장 상황에 대한 수집 및 보고”라며 “당시 항공구조사는 탑승하지 않은 상태여서 구조업무에 나섰다 해도 구명벌 투하 정도가 전부였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 B703기와 같은 CN235기 자료사진. 35명이 탑승할 수 있고 구명벌 5개를 보유하고 있다.

▲ B703기와 같은 CN235기 자료사진. 35명이 탑승할 수 있고 구명벌 5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이 “그렇다면 B703으로부터 받은 현장 정보는 무엇이냐”고 묻자 김석균 청장 등 해경 간부들은 하나같이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러자 김 위원은 “특조위가 당시 B703 기장이던 강두성 경정에 대해 조사한 결과, 당시 B703은 중국 어선 정찰 업무를 하던 중 진도VTS의 교신 내역을 청취하고 자체적으로 위급 상황이라고 판단해 현장으로 이동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뉴스타파가 확보한 B703의 사고 당일 전보용지에 따르면 당시 B703은 오전 7시 18분 김포공항을 이륙해 서해상 중국어선의 활동 내역에 대한 순찰 활동을 벌이다가 오전 9시 15분에 세월호 사고 관련 ‘상황 수신’에 따라 현장으로 이동해 9시 26분에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특조위에 따르면 이때의 ‘상황 수신’이 해경 지휘라인의 공식적인 지시를 받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B703이 진도VTS의 교신 내용을 듣고 세월호가 위급하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이다.

▲ 2014년 4월16일 B703기 서해해상 순찰 결과보고서

▲ 2014년 4월16일 B703기 서해해상 순찰 결과보고서

김서중 위원은 이어 “강두성 기장은 당시 해경 지휘라인으로부터 세월호와 관련한 어떤 정보도 직접 받은 것이 없으며, 만약 승객들 대부분이 선내에 있었다는 정보만 있었다면 자체 판단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직접 구조에 나섰을 것이라고도 진술했다”고 말했다.

B703도 123정도 “‘승객들 선내 체류 중’ 사실 전혀 몰랐다”

B703에 대한 특조위 조사 내용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이유는 참사 당시 해경이 세월호의 선내 상황을 어느 지휘라인에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구조세력을 통제했고, 이것이 현장에 도착한 어떤 구조세력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만든 근본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청문회의 대부분은 참사 당일 사고 접수 이후 해경 본청과 서해청, 목포서 등 주요 지휘라인 및 현장지휘정으로 지정된 123정 가운데 누구도 세월호와 직접 교신을 통해 선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경위가 무엇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참사 당일 오전 9시 6분 세월호와 직접 교신에 성공한 것은 진도VTS였다. 123정이 현장으로 이동하던 9시부터 9시 30분 사이 진도VTS와 세월호의 교신 내역에는 “배가 많이 기울어져서 승객들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즉, 승객들 대부분이 선내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장완익 특조위원은 123정이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현장에 도착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집중 추궁했다. 이와 관련해 유연식 당시 서해청 상황담당관은 “진도VTS에서 실시간으로 상황 보고를 해줘야 하는데 보고가 늦어졌다. 또 세월호 선장이 빨리 상황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책임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했다.

이호중 특조위원은 “수난구호법을 보면 광역구조본부인 해경은 지역구조본부를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다”며 “세월호와 교신하고 있는 진도 VTS에게 교신 내용을 보고하라고 왜 지시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춘재 당시 해경 경비안전국장은 “하급기관은 상급기관에 당연히 보고하는 것이므로 (보고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특별히 지시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 위원은 또 “현장에 도착한 123정이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경 본청에 첫 보고를 했을 때 ‘명단 작성은 안 됐냐’고 되물었다는 것은, 구조를 제대로 하기보다는 윗선에 보고할 내용을 찾는 데만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현장 투입 헬기 기장들, ‘방송장비 구비해야’ 운영 규칙도 몰라

구조 초기 시점에 현장에 투입됐던 또 다른 구조세력이었던 해경 헬기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김재전 당시 서해청항공단 B512 기장과 고영주 당시 제주청항공단 B513 기장은 하나 같이 “현장으로 이동해 구조할 때까지 접수받은 세월호 관련 정보는 전체 승객이 450여 명이라는 것뿐이었으며 선내에 대부분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이 “구조 대상에게 고지할 수단인 방송장비를 갖추지 않고 현장에 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들은 “헬기에는 방송장비가 본래부터 없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이 “해경항공운영규칙 27조 6항에 따르면 수색구조에 참가하는 항공기는 생존자에게 정보전달이 가능한 통신장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런 규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라고 재차 따져묻자 이들을 비롯해 해경 지휘라인 증인들 모두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월, 2015/12/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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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과거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어 국고보조금 5억 원을 지급받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당원 명부를 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간단체에 가입한 적 없는 당원들에게 문자를 돌려 “뉴스타파에서 전화가 오면 단체에 가입한 것으로 답하라”는 거짓말을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명의도용 피해자들은 한 의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어서 한 의원의 국고보조금을 둘러싼 의혹은 새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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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당원들 “한선교 의원 민간단체에 명의도용 당해” 주장

새누리당 경기도당 당원이자 한선교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다고 밝힌 이범진 씨는 지난해 말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한선교 의원이 명의를 도용해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고 국고보조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나 뿐만 아니라 아내와 지인, 지인의 아들까지도 명의를 도용당했다”며 “이들은 모두 새누리당 책임당원들이다. 당원명부를 도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정부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하려면 상시 활동 중인 회원이 100명 이상이어야 한다. 이 같은 요건을 갖추기 위해 당원명부를 도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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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2014년 1월 28일, 한선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 시절 ‘정암문화예술연구회’라는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어 피감기관인 문체부로부터 국고보조금 5억 원을 신청, 하루 만에 지급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단체는 사무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단체 운영진의 절반은 한 의원의 보좌진과 보좌진 가족들, 회원은 새누리당 당원, 문체부 산하기관 직원들로 구성돼 있어 순수한 민간단체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시 실제로 한 의원의 민간단체 회원명부를 입수해 100여 명을 일일이 확인한 결과, 통화연결이 된 22명이 “단체 자체를 모른다”고 답했다. 회원 중 정확하게 단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한선교 의원실의 보좌진과 지인 등 최측근들뿐이었다. 따라서 명의도용으로 단체를 만든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같은 의혹을 입증하는 주장이 2년 만에 새롭게 제기된 것이다.

당원들 “뉴스타파 전화 오면 가입했다 해라” 사주 받고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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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뉴스타파 취재당시, 한선교 의원측에서 새누리당 당원들에게 문자와 전화를 돌려 “뉴스타파 전화 오면 단체에 가입한 게 맞다”고 거짓말을 시킨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이 씨는 “한선교 의원 박 모 비서관으로부터 ‘뉴스타파에서 전화 오면 단체 회원가입을 했다, 총회에도 참석했다고 말하라’는 문자를 받았었다”며 “그 문자를 받은 직후 기자에게 전화가 걸려와 단체 회원이 맞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2014년 취재진과의 통화에서는 “정상적인 회원이 맞다”고 답했었다.

그는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일단 보좌진이 시키는 대로 답했는데, 뒤늦게 국고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단체를 만드는 데 내 명의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불쾌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진상이 규명될 줄 알았으나, 아무런 시시비비도 가려지지 않기에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새누리당 당원도 같은 주장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원은 “당시 한선교 의원 보좌관이 기자들에게 연락 오면 대답하라며 단체 총회 날짜까지 알려줬다. 무슨 단체냐고 반문했지만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했다”며 “최근에는 단체 탈퇴를 하라며 문자를 보냈기에 가입한 적이 없는데 무슨 소리냐고 또 반문했더니, 자세한 설명 없이 해산 완료했다는 답장만 보내왔다. 아무리 당원이라도 동의 없이 명의를 도용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선교 의원 보좌진 “동의 다 받았고 문자는 가입사실 상기시킬 목적” 반박

이에 대해 해당 문자를 보낸 한선교 의원실 박 모 비서관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모든 회원들에게 동의서 또는 구두 동의를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문자메시지를 돌린 사실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돌렸다면 회원가입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한 것이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거짓말을 시킨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취재진은 동의서를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그는 “동의서는 단체 해산과 동시에 폐기했고, 대부분 구두동의를 받았으므로 제보자와 대질심문을 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단체 탈퇴 문자를 보냈던 또 다른 보좌관은 현재 한선교 의원실을 떠났으며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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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회원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는 한선교 의원 측의 반박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박 비서관이 회원들에게 문자를 돌린 날(2014년1월9일)은 때마침 뉴스타파가 박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정암문화예술연구회의 실체에 대해 물었던 날이었다.

당시 박 비서관은 “정암문화예술연구회라는 단체를 아시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단체를 모른다”고 답했었다. 취재진 전화를 받기 4시간 여 전에 회원들에게 문자까지 돌려 취재대응을 지시했던 보좌진이 기자에게는 “단체를 모른다”고 말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박 비서관은 “단체를 모른다고 답했던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선교 의원 “회원 동의 부분은 보좌진이 한 일, 불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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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 의원은 모든 책임을 보좌진들에게 돌렸다. 한 의원은 “국고보조금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고, 회원동의는 모두 보좌진들이 받은 것으로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또 “보좌진이 문자를 돌렸다는 내용 역시 잘 모르는 부분이고, 만약 돌렸다면 회원가입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보냈을 것”이라며 박 모 비서관과 같은 답변을 내놨다.

또 과거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한선교 5억 의혹’, 문체부 상대로 직접 지원 청탁 드러나>와 관련, 당시 문방위 간사로서 문체부에 보조금 예산을 청탁한 것이 지위를 남용한 불법이 아니냐고 묻자 “자신은 청탁한 적이 없으며, 청탁했다면 보좌관이 한 일”이라며 “뉴스타파 보도 이후 사업비 잔액도 반납했고, 단체도 해산했다. 문제될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선교 의원이 국고보조금을 지급받는 모든 과정에서 현행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높다며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혜경 변호사는 “한선교 의원은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보조금 받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했을 경우에는 형법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모두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특히 “개인정보를 도용한 혐의는 징역 10년 이하 벌금 1억 원 이하에 해당하는 중차대한 범죄이자, 문체부가 국고 환수를 명령해야 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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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명의도용 사실을 밝힌 이범진 씨는 한 의원을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민들은 빵 하나를 훔쳐도 형사소추 받는데, 갑중의 갑이라는 국회의원은 명의도용으로 국고보조금을 받아도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도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해선 엄단해야 한다고 말한 만큼 대표적인 친박의원인 한선교 의원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강조했다.

화, 2016/01/1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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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춘 보훈처장이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한 것은 정당한 절차로 진행돼 문제없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보훈처가 서훈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국가보훈처는 오늘(6월 29일) 정책브리핑에 보도자료를 내고, “새로운 공훈심사 기준을 마련해 빠른 시일 내에 “강진석과 김형권의 서훈을 취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정체성 및 국민 정서를 고려”해 서훈 취소 방침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 국가보훈처가 오늘(6월 29일) 내놓은 서훈 취소 보도자료.

▲ 국가보훈처가 오늘(6월 29일) 내놓은 서훈 취소 보도자료.

그러나 이 같은 보훈처의 서훈 취소 방침은 전날(6월 28일) 강진석의 건국훈장 서훈은 “정당한 절차로 진행돼” 문제가 없다는 박승춘 처장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전날 박승춘 처장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에게도 건국훈장을 수여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북한 김일성의 친인척에 대한 건국훈장 서훈이 문제없다고 답한 바 있다. 박승춘 처장의 말이 하루 만에 뒤집히면서 박승춘 체제의 보훈처가 사실상 대한민국 건국훈장 관리 능력을 상실한 것 게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다.

이와 함께 강진석 이외에 또 다른 김일성 친인척에게도 건국훈장이 추서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국가보훈처가 2012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하기 2년 전인 2010년에도 김일성 주석의 삼촌인 김형권(실제 수훈자 명단에는 김형건)에게도 건국훈장을 수여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 국회 정무위에서 업무보고 중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오전에는 김형권이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 오후에 말을 뒤집었다.

▲ 국회 정무위에서 업무보고 중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오전에는 김형권이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가 오후에 말을 뒤집었다.

이와 관련해 박승춘 보훈처장은 6월 28일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 중 오전 답변에서 김일성의 친삼촌인 김형권도 건국훈장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가 오후엔 “포상자 명단에 없다”고 말을 번복해 보훈처의 서훈 심사와 관리가 엉망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늘(6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8.15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건국훈장 애국장 서훈자 가운데, 만주방면 독립유공자로 ‘김형건’이 이름이 나오는데, 이는 김형권의 다른 이름으로 북한 김일성의 삼촌이 맞다고 밝혔다. 박승춘 처장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김형권은 건국훈장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이 부정된 것이다.

실제 국가보훈처 발행 독립유공자공훈록 19권을 보면 김형건은 평안남도 대동군 고평면 남리 출신으로 “1930년 8월 국민부에 가입하여 군사조직인 조선혁명군에서 활동했다. 압록강을 건너 함경남도에서 군자금을 모집하였으며 일제경찰을 살상하는 등 무장투쟁을 벌이다 9월 체포되어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경성형무소에서 복역하다 1934년 5월 옥중 순국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같은 김형건의 행적은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실린 김형권의 출생지, 활동상과 내용이 동일하며, 다만 사망연도가 1934년과 1936년으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민족문제연구소는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보훈처가 혼선을 일으키며 실수를 거듭하는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박승춘 체제의 보훈처가 제대로 서훈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무능과 거짓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승춘 처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수, 2016/06/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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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1980년대 초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파문 당시 생산된 외무부 비밀문서(작성된 지 30년이 지나 비밀해제되어 지난 3월 31일부터 일반에 공개됨)를 분석한 결과 겉으로는 일본 정부에 강하게 항의하던 전두환 정부가 막후에서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눈을 감거나 심지어 동조하는 모습까지 보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1982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의 반일 감정은 극에 달했습니다. 국민들은 역사를 바로 세우자며 십시일반 성금을 모았고, 이렇게 모아진 성금은 독립기념관 건립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왜곡 내용을 시정하겠다는 약속하자 구체적인 수정 사항을 제시했습니다. 즉각 수정이 필요한 13개, 조기 수정 19개, 그리고 기타 7개 등 모두 39개 항목이었습니다. 모두 심각한 역사 왜곡들이었습니다.

2년 뒤인 1984년,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두환 정부는 2년 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손으로 써서 외무부에 내려보낸 문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는 북괴가 조총련을 이용 일본 좌익계 노조 및 지식인을 이용 한일간의 이간을 노리는 바 한국의 언론은 이에 편성(‘편승’을 잘못 쓴 것으로 보임)하지 않도록 협조 하시요.

▲ 전두환 자필 지시문 1984.2.6

▲ 전두환 자필 지시문 1984.2.6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을 시정하자는 주장이 북한의 배후 조종을 받은 행위라는 거였습니다. 한국 정부의 저자세를 알았던지 일본 정부는 2년 전과는 반대로 한국 정부의 요구대로 교과서를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하게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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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 문제가 시한폭탄이라는 것을 직감한 외무부는 대책을 세웁니다. 1984년 4월에 작성된 문서에 나오는 대책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우선 정부 차원의 대책들은 대부분 실효성이 희박한 것들이었고, 대책의 상당 부분은 역사 왜곡 수정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국민들이 알게 되면 국익에 해가 된다며 최대한 쟁점화를 억제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1984년 6월 말 일본 정부는 역사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일 한국대사가 검정 결과를 분석해 외무부 장관에게 긴급보고한 바에 따르면 역사 왜곡은 여전히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예를 들어 1982년 즉각 수정을 요구한 13개 항목 중 우선 일본의 ‘침략’ 부분은 8권 중 6권이 ‘침략’이 아닌 ‘진출’로 표현했습니다. 두 번째, 주권 박탈 항목은 13권 중 중 8권이 한국이 스스로 주권을 포기한 것처럼 기술했습니다. 의병 항목에서는 4권 중 3권이 ‘무장 반란’으로, 안중근 의사의 ‘의거’는 10권 중 한 곳도 시정하지 않고 ‘암살’로 기술하는 식이었습니다. 결론 부분에서 주일 대사는 언론이 이 문제를 부각시킬 경우 역사 왜곡이 다시 한일 간 외교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주일 대사 전문 1984.6.26

▲ 주일 대사 전문 1984.6.26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한국 외무부는 주일 대사의 보고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시 외무부는 논평을 통해 “한국이 ‘즉각시정’ 을 요구한 사항에 대하여는 일단 대체로 시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고 발표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 외무부에 즉각 수정 대상 13개 항목 중 한 권의 교과서 만이라도 수정됐을 경우 해당 항목에서 모든 교과서가 수정된 것처럼 통보했습니다. 외무부는 주일 한국 대사의 평가와 일본 정부의 통보 중 일본 정부의 통보를 수정 결과로 발표했던 것입니다. 심지어 자국 역사를 미화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일본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였습니다. 특히 전두환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국내 언론 통제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 대책의 핵심은 일본 교과서 관련 기사를 외신면에서만 다루도록 유도하고, 문공부와 외무부가 역할을 나눠 보도 통제를 시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역사는 누가 왜곡하는 것일까요?

2015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합의는 하루도 못가서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무효 주장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20여 년 동안 풀지 못했던 난제를 풀어낸 자신의 노력을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익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30년이 지나서 ‘일본군 위안부’ 합의 관련 외교 문서가 비밀해제된다면 그제야 진실이 드러날 수 있을까요?


취재: 연다혜
촬영: 최형석

 

월, 2016/04/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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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위조부품’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위조 부품 사용” 내부 보고서 입수), 미국의 대표적인 부품검사기관이 “현대기아차가 위조부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 위조부품 검사기관 CTI(Component Technology Institute ; 부품기술연구소)는 뉴스타파가 입수한 현대기아차 내부보고서인 ‘QRT 보고서’와 관련 자료를 분석한 뒤 총 5개 부품에서 위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CTI는 대표적인 위조부품 검증 규격인 ‘CCAP-101’을 만들어 관련 업체에 자격을 발급하고 직접 검사를 시행하는 이 분야 최고의 민간 검사기관이다.

▲ CTI의 분석 보고서

▲ CTI의 분석 보고서

위조부품의 유일한 단서, ‘QRT 보고서’

뉴스타파는 현대기아차에서 ‘위조(counterfeit)’ 부품이나 ‘위조가 의심(suspect)’되는 부품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담긴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지난 8일 보도했다. 총 두 편의 보고서는 국내의 위조부품 검사기관 QRT가 현대모비스의 의뢰로 작성했다. QRT는 검사 대상이었던 4개의 장치에 장착된 10개의 부품에 대해 위조 혹은 위조가 의심된다는 결론을 내고 이 사실을 현대모비스에 보고했다.

하지만 최초 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6개월여가 지난 올해 4월, QRT는 보고서가 성급하게 작성됐다며 위조 부품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바꿨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보고서에서 지목한 10개 부품 가운데 7개에 대해 납품업체인 제조사로부터 진품 확인서를 받아왔다. 하지만 위조 가능성이 높아 디캡(De-cap, 칩 표면 분리) 검사를 실시했던 나머지 3개 부품 중 2개에 대해서는 검사 과정에서 부품이 지나치게 망가졌다는 이유로 확인서를 받아오지 못했다. 나머지 1개 부품은 디캡 검사로 겉면이 파괴되어 ‘다이(Die, 내부 틀)’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진품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가 진품 확인서를 받아온 부품들 중에도 장치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 불명의 크랙(깨짐)이 발견된 부품이 2개 있었다. 위조부품은 아니지만 적어도 불량이라는 말이 된다. 또한 김제남 의원실에서 위조부품 의혹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개가 현대기아차 전자장치에 쓰인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 개 사용 확인)

QRT 보고서는 지금 상황에서 위조부품 사용 여부를 과학적으로 검증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다. QRT는 위조부품 검증시 기본적으로 실시하는 외관 검사, 비파괴 X선 검사, 디캡(De-cap) 검사 등을 하고 중요 부분에 대한 고화질 이미지를 보고서에 첨부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두 편의 보고서 중 첫 번째 의뢰 후 작성된 QRT 보고서와 부품 이미지들을 미국의 위조부품 검사기관인 CTI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CTI, “5개 부품 위조 가능성 있다”

▲ 1번, 5번, 21번 다이오드의 엑스선(X-ray) 사진

▲ 1번, 5번, 21번 다이오드의 엑스선(X-ray) 사진

CTI는 먼저 1번, 5번, 21번 다이오드를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다. QRT 보고서는 모서리의 갈린 흔적과 내부 뼈대의 차이가 발견된 21번 다이오드만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었다. CTI는 세 부품의 X선 이미지에 대해 “1번, 5번, 21번 모두 과거에 사용됐던 흔적이 보인다”며 “이런 징후들은 아마 이 부품들이 (과거에) 설치되거나 제거될 때 생긴 흔적들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반도체들은 시판되지 않은 차량의 신품 전자장치에 장착됐다가 고장을 일으켜 QRT에 분석 의뢰된 부품이었다.

▲ 27번 트랜지스터

▲ 27번 트랜지스터

또한 현대모비스가 진품 확인서를 받아오지 못한 두 개 부품(27번 트랜지스터, 4번 트랜지스터) 모두 위조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부품 위조기법 중 하나인 블랙 토핑(black-topping)의 흔적과 크랙(깨짐)이 발견됐다고 QRT가 분석했던 27번 트랜지스터의 경우, “(부품) 패키지와 표면 마킹의 상태를 보면 이 부품들을 위조품으로 의심할 수 있다”면서 “칩의 바깥쪽 틀이 조악하고 습기가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틈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칩의 다이(Die, 내부 틀)는 원래 칩 제조사인 미국 NXP가 만든 제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4번 트랜지스터

▲ 4번 트랜지스터

부품의 가장자리에서 크랙이 발견돼 QRT가 위조 의심 부품으로 분류했던 4번 트랜지스터에 대해서도 “(부품을 위조하는 과정에서) 표면의 마킹이 다시 됐다고 볼 수 있는 미세한 마모의 흔적들이 보인다”면서 “크랙은 칩을 뜯어내고 다시 기판에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 145번 저항기와 195번 저항기

▲ 145번 저항기와 195번 저항기

위조품뿐만 아니라 QRT 보고서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저품질 부품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지난 16일 뉴스타파 보도(관련기사 : 현대기아차, ‘자동차 품질규격 미달 부품’ 3만 개 사용 확인)를 통해 자동차용 품질 규격 미달품으로 확인된 195번 저항기(resistor)의 경우 “열악한 제조 과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고, 145번 저항기 역시 “전형적인 저가 생산의 결과”로 보인다고 밝혔다.

CTI는 이처럼 총 5개 부품에서 위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CTI의 수석 컨설턴트 레온 하미터는 “이 부품들의 유통 과정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주어진 자료와 사진을 바탕으로 제한된 결론을 낼 수 밖에 없음(Since we do not have any history on this module and the importance to be sure there are no counterfeit components in the module, this is the most we can determine based upon the data provided. Only limited conclusions can be made from the data and photos.)”을 전제로 “일부 부품들이 위조품이라고 볼 수 있는 약간의 가능성이 있다(we think there is a low probability of some components being counterfeit)”고 밝혔다.

“위조부품 결론 조작” VS “조작 불가능”

국정감사에 현대차 권문식 부회장을 불러 직접 위조부품 의혹을 검증하고자 했던 김제남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은 명확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 다만 김제남 의원은 증인을 철회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잔여 의문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현대기아차가 ‘내부 보고서’가 성급하게 작성됐다고 말을 바꾼 상황에서 지금은 위조부품이 사용됐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지만, 위조품이 없다는 확신도 없는 상태다.

현대모비스 측은 QRT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주한 장석원 박사가 위조품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부품을 조작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또 장 박사를 “사기꾼” 혹은 “브로커”라며 비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장석원 박사를 의심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장석원 박사는 2차 분석 대상이었던 BCM(Body Control Module) 하나와 오디오 장치 하나를 시험 의뢰 전 열흘 정도 가지고 있었다. 현대 측은 장 박사가 위조품이라는 결론을 내기 위해 이 과정에서 고의로 제품을 손상시켰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장 박사는 부품 내부의 회로 기판을 확인하기 위해 제품 겉면을 열고 사진을 찍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장 박사가 시험용 부품을 고의로 손상시킨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 현대모비스 법무팀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건을 내사해 온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아직 현대 측이 수사를 의뢰해온 바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사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 조작 여부를 확인하는 건 불가능할 거라고도 말했다. 여기서 한 가지 살펴볼 부분이 있다.

▲ LF쏘나타에 들어가는 BCM (차체 제어 장치, Body Control Module)

▲ LF쏘나타에 들어가는 BCM (차체 제어 장치, Body Control Module)

전자 기판을 습기나 염분으로부터 보호하고 부식을 막기 위해 ‘콘포말 코팅(conformal coating)’이라는 것을 한다. 아크릴, 에폭시, 혹은 실리콘 같은 물질을 기계 장치를 이용해 얇게 도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시중에 나온 자동차 전자기판을 열어보면 반짝이는 투명막이 기판 위에 빈틈없이 덮여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장 박사가 부품을 위조품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소자에 작은 크기의 흠집을 내고 금을 가게 만들었다면 콘포말 코팅층도 파괴될 수밖에 없다. 기계로 코팅된 막을 개인이 흔적없이 복구하기는 어렵다. 해당 기판이 QRT 기술진에게 전달돼 외관을 살펴봤을 때 찢어진 코팅막은 어렵지 않게 발견됐을 것이다. 반도체를 들여다보고 문제를 찾아내는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진을 보유한 QRT가 콘포말 코팅이 손상되어 드러나는 외관의 고의적 손상과, 콘포말 코팅이 보존된 채로 나타난 부품 내부의 불량도 구분하지 못했을지는 의문이다.

“QRT, 위조 판별 기술 부족” VS “신뢰해도 좋다”

현대모비스는 QRT가 위조품 판별의 기본도 모른 채 섣부르게 위조 결론을 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에 위조부품을 잘 찾아낼 경우 앞으로 프로젝트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욕심도 섣부른 결론을 내리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QRT는 국가공인 부품신뢰성 검증기관으로서 삼성, LG,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NXP 등 글로벌 칩 메이커들에게도 부품검증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또한 2010년 경부터 국내 토종업체로는 유일하게 위조품 검사를 해왔고, 국내 학계와 산업계의 부품신뢰성 분야 전문가들이 총망라된 한국신뢰성학회의 학술대회에서 2011년 위조품 검증 기술에 대한 발표를 하는 등 관련 분야를 선도해 온 곳이다.

QRT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위조부품 검증의 경우 QRT가 오랫동안 해온 반도체 신뢰성 검증 만큼 긴 현장 경험이 있지는 않지만, 양쪽이 거의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뢰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 QRT에게 다양한 종류의 부품신뢰성 검증을 맡기고 있는 기업들 (QRT 홈페이지 캡처)

▲ QRT에게 다양한 종류의 부품신뢰성 검증을 맡기고 있는 기업들 (QRT 홈페이지 캡처)

“전세계 반도체 1%는 위조…미 방위산업에까지”

미국에서는 이미 중국산 ‘쓰레기 위조부품’ 유입을 심각한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2014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의 보고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증가하는 위조 집적회로의 위협(Counterfeit Integrated Circiuts : A Rising Threat in the Global Semiconductor Supply Chain)(다운로드)>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자회사들이 매년 위조부품으로 인해 얻는 손실이 100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반도체의 1% 가량이 위조품으로 의심되며, 위조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 또한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또한 자동차, 항공, 무기산업 등의 시장 분석을 제공하는 IHS에서 2012년 발표한 위조칩 시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부품 중 하나인 트랜지스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조사 대상 다섯 개 부품 가운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순위 부품 종류 전체 발생 비율 자동차용 부품
1 아날로그 IC 25.2% 17%
2 마이크로 프로세서 IC 13.4% 1%
3 메모리 IC 13.1% 2%
4 Programmable Logic IC 8.3% 3%
5 트랜지스터 7.6% 12%

▲ 2011년 위조부품 상위 5개 ⓒ IHS Parts Management 2012

미국은 자신들의 방위산업에 흘러드는 위조부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2년 발간된 미 상원 국방위원회 보고서 <국방부 공급망의 위조 전자 부품에 대한 연구(Inquiry into Counterfeit Electronic Parts in the Department of Defense Supply Chain)(다운로드)>는 무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위조칩 문제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2011년 발생한 SH-60B 헬리콥터의 전방 적외선 시스템 고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위조부품이 발견됐다. 상원 국방위원회는 그 공급 과정을 세밀하게 추적했고 결국 최종적으로 중국 선전(深圳) 시의 ‘화지 전자’라는 곳을 발견해냈다. 미국의 대잠수함 초계기인 P-8A 역시 부품의 동결 상태를 감시하는 ‘아이스 디텍터’가 고장나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위조부품이 발견됐다. 해당 부품의 조립과 납품 과정을 추적한 결과, 텍사스에 위치한 유통업자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역시 중국 선전 시에 위치한 ‘액세스 전자’라는 곳이 위조품 공급처로 특정됐다. 미 상원은 위조부품의 70%가 중국에서 흘러들어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중국의 위조부품 제조과정 영상. 수명이 다한 전자쓰레기를 신품으로 위조해 다시 시장에 판매한다. 위조칩 모서리에서 발견되는 갈림이나 깨짐 등이 이런 재생 과정에서 발생한다. ⓒ aaa component test lab

미 상원은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국가 내에 위조부품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정체불명의 유통업자가 부품을 공급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내용을 담아 국방수권법을 만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12월 이 법안에 서명했고 이듬해부터 상원이 제시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시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위조부품의 유입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체계가 전무한 상황이다. 산업체에서도 불량품 검사는 철저하게 하지만 위조품에 대한 인식이나 검사 체계는 아직 부족하다.

흔히 불량품과 위조품을 혼동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불량품 대부분은 정상 동작을 안 하기 때문에 수입검사(IQC)나 출하검사(OQC) 등 여러 단계의 품질 검사에서 상당수 걸러진다. 하지만 위조품은 수명이 거의 다한 제품을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해당 기능을 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품질 검사들을 통과해 제품에 탑재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위조품이 자기 역할을 해내는 기간이 짧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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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성공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목욕통(Bathtub) 곡선. x축은 사용 시간, y축은 고장 발생률이다. 제품이 막 완성된 시점(그래프 왼쪽)에서 고장률은 높다. 불량 때문이다. 이와 같은 초기 고장은 제품 출하 전 충분한 품질검사를 통해 결점 있는 제품을 골라냄으로써 줄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 제품을 오래 사용하고 난 후에 고장은 다시 많아지기 마련이지만, 위조부품을 사용할 경우 위 그래프의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듯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든다. (2014년 IEEE 보고서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증가하는 위조 집적회로의 위협(Counterfeit Integrated Circiuts : A Rising Threat in the Global Semiconductor Supply Chain)에서 인용)

자동차 위조부품은 결국 ‘안전 문제’

위조부품을 쓰면 위 그림에 나오는 것처럼 고장 없이 쓸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다. 이미 한계에 이른 부품들이 새 제품으로 둔갑해 쓰이기 때문이다. 마치 굵은 쇠사슬의 고리 하나가 얇은 철사끈으로 엮여 있는 형국이다. 당장은 제 기능을 해내지만 팽팽하게 잡아당기다보면 얼마 안 가 끊어질 수 있다. 그것은 소비자에겐 고장이자 ‘비용’으로 돌아온다. 나아가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아직 현대기아차에 위조부품이 쓰였다고 확신할 수 없다. 위조부품이 사용됐다는 내부보고서가 있었고, 해외 검사기관에서도 위조부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제 공은 현대기아차로 넘어갔다. 무조건 아니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의혹은 해소되지 않는다. 더구나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면 혹시 모를 위조부품의 유입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는 있다. 앞서 언급한 미 상원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모든 위조부품의 유통망을 파악할 수 없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현실을 바탕으로 대책을 세운 것이다. 더구나 자동차 부품은 궁극적으로 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현대기아차가 보다 솔직한 자세로 남아있는 의혹들을 보다 떳떳하게 검증하고 현실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하는 이유다.

※ 뉴스타파에서는 자동차 제조 회사의 불투명한 부품 유통망 문제나 품질 문제와 관련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정재원 기자 : [email protected]

목, 2015/09/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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