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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모래를 다시 흐르게 할 댐 철거가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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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모래를 다시 흐르게 할 댐 철거가 해결책

익명 (미확인) | 금, 2017/07/28- 14:44

▲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

모래를 다시 흐르게 할 댐 철거가 해결책

4년 만에 다시 가본 영주댐과 내성천

윤연정 이수석 물순환팀 자원활동가

굽이굽이 흘러가며 온갖 생명을 키우는 게 하천의 역할이고 본모습일 터이다. 그러나 댐과 보를 건설해 물길을 막고 '직강(直江)공사'라는 이름 아래 여울과 둔치를 없애는가 하면, 물과 친해질 것 같지 않은 '친수시설'을 마구 건설해 하천을 괴롭힌다. 녹조 현상은 하천을 못살게 구는 무지막지한 개발주의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장인 듯하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의 대안매체 <단비뉴스>가 2012년부터 단군 이래 최대 시련에 처한 물길의 현장들을 찾아 나선 이래 영주댐은 건설중인 2013년에 '흐르지 못하는 모래, 떠나지 못하는 사람' 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취재팀의 우려가 기우이기를 소망했으나 완공된 지 1년만에 다시 찾아간 영주댐은 우려를 넘어 처참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글쓴이>
    [caption id="attachment_181725"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주댐 건설로 내성천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육지화 현상이 진행돼 멀리 보이는 모래톱 곳곳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오른쪽 먼 곳에 왼쪽 무섬마을로 연결되는 수도교가 보인다. ⓒ 윤연정 ▲ 영주댐 건설로 내성천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육지화 현상이 진행돼 멀리 보이는 모래톱 곳곳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오른쪽 먼 곳에 왼쪽 무섬마을로 연결되는 수도교가 보인다. ⓒ 윤연정[/caption]

"모래 흐르던 강에 풀이 자라네"

내성천은 원래 모래가 흐르는 강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이제 내성천에는 고운 모래가 흐르는 대신 강바닥에 잔돌들이 쌓이는가 하면 물이 잘 흐르지 않는 곳은 풀밭으로 변해 있었다. 모래하천과 외나무다리로 유명했던 무섬마을 앞 모래밭에는 여름 관광철을 맞아 풀을 제거하기 위해 트랙터를 몰고 다닌 흔적이 역력했다. 수몰지역 주민들은 이리저리 흩어졌고 강에 살고 있던 물고기의 생태계도 많이 변했다. 새끼손가락 만한 잉어과 흰수마자는 주로 내성천에서 발견되던 멸종위기 1급종인데 이곳에서도 더 이상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내성천보존회 황선종(49) 사무국장은 "(내성천이) 이미 앞으로 더 변할 수 없을 정도로 5년 새 나빠졌다"며 "영주댐 없애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재자연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재자연화가 더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크다. [caption id="attachment_181726" align="aligncenter" width="640"]▲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 ▲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caption]

장맛비에도 녹조는 그대로

내성천에는 댐이 2개 있다. 본댐인 영주댐(55m)에서 상류로 13Km 떨어진 곳에 있는 부속댐은 본댐으로 흘러드는 모래를 차단하기 위해 세워졌다. 다목적댐인 영주댐은 원래 90%가 수질 개선, 10%가 지역 용수 공급과 홍수예방을 위해 건설됐다는데 수질개선 측면에서는 전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최근 장마철을 맞아 영주댐 상류에도 꽤 비가 내렸지만 상류의 물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영주댐에 갇힌 물에 번성하고 있는 녹조가 장마철을 맞아서도 거의 제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주댐 안에서는 수중폭기장치로 수질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밀도가 높은 물이 가라앉아 흐르지 않는 '성층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기방울발생기를 가동하는데 엄청나게 넓은 댐 유역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caption id="attachment_181727" align="aligncenter" width="640"]▲ 장마로 물이 조금 불어났지만 영주댐 아래 내성천은 여전히 유속이 느리다 보니 녹조와 거품 등으로 오염돼 있다. ⓒ 윤연정 ▲ 장마로 물이 조금 불어났지만 영주댐 아래 내성천은 여전히 유속이 느리다 보니 녹조와 거품 등으로 오염돼 있다. ⓒ 윤연정[/caption]

매몰비용 아까워 혈세 더 퍼붓는 영주시

영주댐 건설로 낙동강 수질을 개선한다는 구상은 발상부터 잘못됐음을 이번 장마는 입증해주고 있다. 갇혀있는 댐 안의 물에 녹조가 창궐한 형편인데 그 물을 흘려 보낸들 하류의 수질이 개선될 리 없기 때문이다. 댐 하류에서 몇몇 낚시꾼이 고기를 잡고 있었으나 그다지 깊지 않은 곳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천은 오염돼 있었다. 댐 바로 아래 천연암벽에는 인공폭포 공사가 한창이었다. 황선종 국장은 "산을 깎아 인공폭포 만드는 것도 '물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라는데 녹조 물을 펌프로 퍼올려서 인공적으로 순환시키려는 발상이 놀랍다"고 말했다. 국민 혈세 1조1천억원으로 만든 영주댐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영주시가 또 예산을 들여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영주시는 애초 낙동강 수질개선과 함께 영주댐 주변에 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주댐 주변에는 댐 완공 1년이 지나도록 개장하지 않은 오토캠핑장과 물문화관이 폐허처럼 방치돼 있다. 오토캠핑장의 경우 영주시청 하천과에서는 "영주시와 수자원공사의 입찰 문제로 열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운영유지비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없어 개장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주민들은 알고 있다.

(동영상) 녹색을 띤 영주댐 수면 위에 동그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공기방울 발생기다.

물을 순환시키고 산소를 공급한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육안으로도 드러난다. ⓒ 윤연정

[caption id="attachment_181728" align="aligncenter" width="640"]▲ 완공 후 1년이 지나도록 개장되지 않은 오토캠핑장의 입구. 뒤쪽으로 인공폭포를 만들기 위해 천연암벽을 부수고 있는 공사현장이 보인다. ⓒ 윤연정 ▲ 완공 후 1년이 지나도록 개장되지 않은 오토캠핑장의 입구. 뒤쪽으로 인공폭포를 만들기 위해 천연암벽을 부수고 있는 공사현장이 보인다. ⓒ 윤연정[/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729" align="aligncenter" width="640"]▲ 빈 카라반이 1년째 도열해있는 오토캠핑장 잔디밭에 잡초가 자욱하게 자라고 있다. ⓒ 이수석 ▲ 빈 카라반이 1년째 도열해있는 오토캠핑장 잔디밭에 잡초가 자욱하게 자라고 있다. ⓒ 이수석[/caption]

재자연화를 위한 제도가 중요한 이유

미국과 북유럽에서는 이미 쌓은 댐과 보를 철거하는 데가 많다. 한때 200만개 이상 댐과 보를 건설했던 미국에서도 그 필요성과 경제성에 의문을 가지면서 지금은 지속적으로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에 복원된 워싱턴주 엘와(Elwha)강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사례다. 사진6 Elwha-Dam-photo-by-Andy-Maser-Copy(americanrivers) [caption id="attachment_181739" align="aligncenter" width="640"]▲ 엘와강의 댐 철거 전과 복원 후 모습. ⓒ AmericanRivers ▲ 엘와강의 댐 철거 전과 복원 후 모습. ⓒ AmericanRivers[/caption] 엘와강의 엘와댐과 글라인스캐니언댐은 2014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댐 철거 공사였던 엘와강 복원 프로젝트는 댐 철거 뒤 강의 역동성에 의해 빠른 속도로 강이 재자연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댐이 철거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높은 환경의식 덕분이기도 하지만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잘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댐 가동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환경청, 국립해양대기청, 어류야생동물청 등 관련 기관들이 제시하는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또한 '멸종위기동식물보호법'과 '연방에너지법'을 통해 댐의 활용성을 검증하고 철거 여부를 판단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1733"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깎아낸 산이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 윤연정 ▲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깎아낸 산이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 윤연정[/caption]   충남도립대 총장인 허재영 전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엘와강 댐 철거는 우리나라 댐 유지 평가와 관련해서 중요한 참고자료"라며, "영주댐뿐 아니라 한국에 있는 댐들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합당한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도가 만들어지고 작동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생태변화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엘와강 댐철거 운동이 복원성과로 이어지기까지 100여 년이 걸렸다. 대규모 댐을 철거하는 첫 사례였기 때문에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성천은 좋은 선례가 있기에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빨리 재자연화를 성취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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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낙동강 상류보도 열어라, 시민사회 한 목소리

[caption id="attachment_187844"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네트워크와 4대강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에서 낙동강 상류의 보 수문을 추가로 개방하라는 기자회견을 가졌다ⓒ환경운동연합[/caption] 4대강 보 개방으로 생태계 회복을 확인한 만큼 낙동강 보 개방을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낙동강네트워크는 1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낙동강 보 수문 개방'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낙동강 8개 보 중 사실상 제대로 열린 건 합천창녕보 하나인데, 그것만으로도 생태계 회복은 물론 수질까지 좋아진 게 여러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 수문 개방에 따른 효과를 제대로 확인하려면 중상류에 열리지 않은 나머지 보들도 제대로 열어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한국어촌사랑협회 유점길 회장은 “물을 막으면 민물장어, 쏘가리가 늘어 돈을 많이 번다고 광고를 해 어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물을 막자 잡을 수 있는 고기는 외래종인 베스, 블루길뿐이었다.”고 언급하며 “얼마전 낙동강 수중촬영을 하러 온 기사가 물에 들어간지 5분도 안되어 병원으로 실려갈정도로 수질이 심각한 상태인데 왜 수문을 열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고령군 포2리의 곽상수 이장은 “4대강사업을 하고나면 농사가 잘돼 부자가 될 것이라고 믿던 농민들도 밭에 물이 차 수박뿌리가 썩어가는 것을 보자 속았다고 토로한다.”며 “수문을 열고 지하수위가 내려가 땅이 보슬보슬해지는 것을 보고 새로운 정부가 하는 정책을 믿기로 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4월과 5월 모 심을 때는 물이 필요하겠지만, 그 전에는 수문을 열어두는 것이 농사를 더 잘 짓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보로 갇혀 호수와도 같았던 낙동강이 흐르는 강으로 전환됐다”며 “낮은 물길이 모래톱 위를 유유히 흘러가는 이전 낙동강의 모습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고, 이른바 재자연화 되는 낙동강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단체는 “낙동강 상류에 있는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구간에는 시설하우스도 거의 없어 수문개방이 농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올해 12월에 4대강 보 처리방안을 발표하려면 서둘러 농한기인 지금 수문을 개방하고 모니터링해 수문개방의 효과와 문제점을 분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3일 4대강 보 추가개방을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낙동강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를 추가 개방했다. 하지만 개방을 결정한 나머지 6개보들은 추가개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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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살고 싶다. 낙동강 보 즉각 확대 개방하라!

- 합천보 수문 활짝 열리자 낙동강이 되살아났다

- 농업용수 문제는 양수장 개선으로 해결 가능하다

- 낙동강 상류 보들은 즉각 개방해야 한다. 낙동강이 재자연화 된다

지난 11월 13일 낙동강의 보의 수문이 열렸다. 지난 6월 초에 이어 두 번째 수문개방이었다. 지난 6월 1일의 개방은 낙동강에서 4개 보의 수문이 열렸지만 그 개방 폭은 크지 않았다. ‘찔끔 개방’이라는 비아냥을 받은 이유였다. 그 후인 11월 13일 두 번째 수문개방이 이루어졌다. 낙동강에서 단 두 개 보의 수문만 열렸다. 맨하류의 창녕함안보(함안보)와 합천창녕보(합천보)가 그것이다. 보 개방 수는 줄었지만 개방의 폭은 컸다. 합천보의 개방 폭이 4대강 중 가장 컸다. 합천보의 수위가 5.7미터까지 내려가자 합천보의 영향을 받는 구간의 낙동강에선 큰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달성보에서 함안보까지는 가운데 합천보가 완전히 열림으로써 하나의 수체로 연결됐다. 달성보와 함안보 사이 50여 킬로미터의 낙동강은 완전히 연결이 된 역사적 순간을 맞은 것이다. 또한 합천보 수위가 큰 폭으로 내려가자 그동안 거대한 물그릇에 갇혀 있던 모래톱이 드러나면서 낙동강의 모습이 4대강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것이 목격되었다. 모래톱이 드러나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백로, 왜가리에서부터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와 독수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새들이 찾아오고 심지어 수달까지 돌아온 것이 목격됐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그동안 보로 갇혀 흐르지 않던 낙동강이 비로소 흐르는 강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여울까지 나타나면서 여울목을 지나 힘차게 흘러가는 낙동강의 모습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강 수위가 내려가면서 강바닥이 드러나고, 강바닥의 모래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심지어 강을 건너갈 수도 있게 되었다. 도강이 가능한 낙동강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것은 생태적으로 무척 중요한 변화다. 단절된 생태계가 하나로 이어진 것이다. 낮게 흐르는 이전의 낙동강 모습으로 복원되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다. 이른바 재자연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단지 수문 하나만 열렸을 뿐인데, 강이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강의 변화는 철새들이 먼저 알아차렸다. 철새들이 곳곳에서 무리를 이루며 ‘춤을 추고’ 있는 모습도 목격이 된다. 그렇게 강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합천보 수문 하나만 완전히 열렸을 뿐인데, 그 변화는 실로 놀라운 것이다. 낙동강의 나머지 6개 보의 수문이 모두 활짝 열리는 그날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그런데 열린 수문이 다시 닫히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도 발생했다. 바로 함안보가 합천군 청덕면의 수막재배 농민들의 원성에 의해 다시 닫혀버린 것이다. 이곳 농민들의 항의로 함안보의 수문은 다시 닫혀 직전 관리수위인 해발 4.8미터로 강 수위가 다시 올라갔다. 그 결과 함안보와 합천보 사이는 다시 거대한 물그릇의 낙동강으로 되돌아가버렸다. 이처럼 농업용수 공급 문제가 4대강 보 수문개방의 최대의 변수로 떠올랐다. 광암들 문제가 불거지자 대구 달성군의 일부 농민들도 합천보 수문개방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합천보 개방에 따른 수위 저하로 관내 일부 양수장의 양수구 말단부가 물 밖으로 드러난 때문이다. 즉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는 농업용수 양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합천보를 다시 닫아 수위를 회복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합천보 수문 개방으로 막 낙동강이 되살아나고 있는 이 시점에 수문을 다시 닫는다는 것은 낙동강을 다시 죽음의 구렁텅이로 빠트리는 일로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양수장을 개선해야 한다. 양수장의 양수관로가 드러난 곳은 개선이 필수적이다. 드러난 관로를 연결해 물속으로 말단부를 밀어 넣어주는 공사가 필요하다. 4대강사업을 하면서 관로를 관리수위에 맞춰 올린 곳도 있다 하니 그런 경우는 다시 관로를 내릴 필요가 있을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양수펌프 교체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런 식으로 드러난 문제는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면 된다. 강은 단순한 수로가 아니다. 우리나라 강은 갈수기와 홍수기를 거치면서 끊임없이 변화해간다. 그러면서 그 오랜 자연의 패턴에 따라 진화해온 무수한 생명들이 공존해온 공간이다.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역동적인 이 공간을 인공의 수로로 만들어버린 것이 4대강사업이었다. 그 결과 강은 썩어가며 죽어갔다. 매년 반복되는 심각한 녹조현상과 물고기떼죽음과 산소 고갈 등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이로 인해 낙동강 500여 어민들의 생존권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4대강 재자연화는 필연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4대강 재자연화의 시작은 수문개방으로 비롯된다. 수문을 열어 강을 흐르게 하면 강은 스스로 회복해간다. 그것을 이번 수문개방을 통해서 확인했다. 수질도 나아진 것이 여러 지표로 확인됐다. 다행히 영농기가 도래할 때까지는 특히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사이 구간에는 시설하우스도 거의 없어 농업용수가 필요치 않는다. 정부는 이번 수문개방을 통해 강의 변화를 모니터링해 낙동강 보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 했다. 그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라도 낙동강의 상류 세 개 보는 즉각 개방되어야 한다. 상류의 보들이 열리면 낙동강은 4대강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빠르게 회복해갈 것이다. 상류에서 맑은 물이 계속해서 공급되면서 흐르고 모래톱이 돌아오면서 수질도 더욱 맑아질 것이다. 이른바 재자연화된 4대강의 모습을 낙동강 상류 보들의 개방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월 2일은 세계습지의 날이다. 생명의 공간이자 유명한 습지였던 낙동강이 지금 4대강 보로 막혀 거대한 물그릇으로 변해 있다. 낙동강 습지를 되찾아야 한다. 그러므로 낙동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자, 그렇게 하면 낙동강이 되살아난다. 낙동강과 그 안의 뭇 생명들이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다. 정부는 약속대로 낙동강 보의 수문을 즉각 개방하라!

2018.2.1.

낙동강 네트워크 / 4대강복원 범국민대책위원회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금, 2018/02/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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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개방하고 드러난 금강 모래톱, 겨울새의 바람막이

- 바람을 피할 곳이 되어주는 금강의 모래톱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한파가 예년의 추위를 뛰어 넘고 있다. 금강도 예외는 아니어서 강이 꽁꽁 얼어붙었다. 신기하게도 세종보 상류 합강리만은 상황이 다르다. 세종보 수문이 개방된 이후 강물이 얼지 않고 흐르고 있다. 일부 결빙구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전처럼 전체가 꽁꽁 얼어붙지는 않았다. 하천 중간에 형성된 하중도에 모래와 자갈이 섞여있는 모래톱이 넓게 형성되면서 사람들의 접근도 쉬워 졌다. 얼지 않았기 때문에 사진만으로 강추위를 실감하기 어려운 정도다. 이렇게 날이 추우면 겨울새들이 걱정스럽다. 추위를 이길 수 있게 깃털로 촘촘하게 덮여 있는 새들이지만 강추위가 찾아온 만큼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24일 금강 현장을 찾았다. [caption id="attachment_187796" align="aligncenter" width="640"] 새로 생긴 작은 모래톱에서 휴식중인 백로ⓒ 이경호[/caption] 그런데 수문개방 이후 합강리를 찾은 겨울철새들이 모래톱과 하중도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었다. 특히 북쪽에 호안이 위치하고 햇빛이 드는 모래톱에는 더 많은 새들이 모여 있다. 작은 배산임수 형태의 지형이 만들어진 곳을 찾아 쉬고 있는 것이다. 북쪽의 바람을 피하고 햇빛을 볼 수 있는 명당에 빼곡하게 백로들이 서있다. 수문이 개방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광경이다. 쉴 곳이 필요한 새들에게 모래톱은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추위를 피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녔어야 할 고민을 수문개방이 일시에 해결 해주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7797" align="aligncenter" width="640"] 하중도에 휴식중이 오리들 .ⓒ 이경호[/caption] 보 개방을 하지 않아 물이 갇혀 있는 곳은 꽁꽁 얼어붙었다. 얼어붙은 강에서 새들은 먹이를 찾기도 쉽지 않다. 잠수나 자맥질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금강이 얼게 되면 철새는 얼지 않는 물을 찾아 갈 수밖에 없다. 물은 천적으로부터 이들을 지켜줄 수 있는 공간이다. 천적인 오소리, 삵 등이 다가올 때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수문개방은 흐르는 물과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을 동시에 마련 주었다. (관련기사 : 통째로 얼어붙은 금강, 철새는 얼음판위에서 오들오들) 다른 오리들도 햇볕이 잘 드는 하중도나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고인물은 얼고, 언 곳에는 새들이 없다. 강이 흘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겨울철새들이 바람을 피하고 먹이활동을 하며 천적을 피할 수 있는 강! 강은 흘러야 한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금, 2018/02/0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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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개방 이후 늘어난 겨울 철새, 반가워라

- 세종보 수문개방 효과 입증됐다. 새들을 위한 공간을 위해 수문개방 유지해야!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지난 11월 세종보 개방 이후 겨울철새가 증가했다. 지난 1월 20일 현장에 나가 조사한 결과 총 55종 2,401개체, 이 가운데 물새는 29종 1,532개체였다. 이는 2016년 겨울에 조사한 총 종수 54종 1,840개체, 물새 26종 939개체 수보다 증가한 결과다. 이중 주목할 부분은 수면성오리의 증가이다. 고방오리 1종이 추가로 조사되었고, 개체수 역시 690개체에서 1,266개체로 급증 했다. 수면성 오리가 증가는 호소화 되었던 세종보 상류가 개방되면서 하천지형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7922" align="aligncenter" width="692"] 금강 합강리 조류조사결과[/caption] 실제로 수문개방이후 모래톱이 드러나고 하천 중간에 모래가 쌓인 섬이 발달했다. 이를 토대로 활동하는 오리들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수면성 오리의 경우 깊은 물보다는 낮은 물을 선호하는데 잠수를 못하기 때문에 낮은 물에 사는 수초와 부유물 등을 채식하기 때문이다. 수문개방 이후 생기는 하중도와 모래톱은 휴식처와 채식지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특히 하중도의 경우는 육상포식자인 삵과 고양이로부터 새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수면성 오리들에게는 안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조사에서 잠수성오리인 비오리의 개체가 80개체에서 65개체로 줄었지만 다른 잠수성오리인 흰죽지가 추가로 확인되었다. 수문이 개방되더라도 작은 둠벙이나 하천이 물이 고이는 소가 생기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종다양성이 증가하는 결과가 일어 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수문개방 이후 물에서 생활하는 고방오리, 흰죽지가 발견되면서 종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문개방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결과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7797" align="aligncenter" width="640"] 하중도에 휴식중이 오리들 .ⓒ 이경호[/caption] 4대강 사업이후 조류가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세종보 상류의 기초데이터가 없어 비교는 불가하다. 그럼에도 1년 전에 비해 수문 개방 이후의 조류의 서식밀도와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향성이 나온 것만으로도 매우 유의미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최상위포식자인 맹금류의 개체수와 종수 모두가 증가한 것이다. 2016년 5종 12개체였던 맹금류가 6종 42개체로 증가한 것이다. 잿빛개구리매가 2017년 새롭게 확인되면서 종다양성을 높였다. 독수리가 4개체에서 31개체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번에 확인 된 독수리는 하중도와 모래톱이 드러난 곳에서 휴식과 먹이를 먹고 있었다. 수문개방이 되지 않았다면 관찰이 불가능한 모습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7931" align="aligncenter" width="567"] 합강리에 채식중인 독수리ⓒ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6524" align="aligncenter" width="640"] 흰꼬리수리가 금강 상공을 비행중이다.ⓒ이경호[/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7717"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강리에서 비행중인 잿빛개구리매 ⓒ이경호[/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7718"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보 수문개방 이후 합강리에 조성된 하중도에서 오리가 쉬고 있다ⓒ이경호[/caption] 맹금류의 증가는 생태계의 균형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결과다. 최상위 포식자인 맹금류는 하부 생태계의 균형 없이는 서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맹금류의 서식은 지역의 생태를 확인하는 깃대종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맹금류는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하여 보호받고 있다. 이번 현장 조사에서 맹금류를 포함한 법정보호종은 모두 8종이 확인되었다. 흰꼬리수리, 독수리, 잿빛개구리매, 쇠황조롱이, 황조롱이, 흰목물떼새, 원앙 흑두루미가 법정보호종에 속한다. 8종의 법정보호종의 확인은 합강리 생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해주고 있는 결과다. [caption id="attachment_187925" align="aligncenter" width="640"]  법정보호종 현황[/caption] 세종시 건설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15종의 법정보호종 서식이 확인되었다. 당시 확인했던 큰고니와 큰기러기 등은 이번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과거 기록에는 매우 부족하지만 수문개방 이후 증가한 종수와 개체 수는 생태계 회복의 가능성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수문개방이라는 큰 이슈 이후에 1회의 조사로 모든 것을 확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회복될 가능성을 짐작하기에는 충분한 조사였다. 아울러 정밀한 조류조사가 이루어진다면 현재도 더 많은 종의 서식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수문개방을 유지한다면 멸종위기종 등 종 다양성과 서식밀도가 꾸준히 높아질 것이다. 때문에 수문개방 이후 변화와 효과를 꾸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수문개방 이후 합강리 일대의 정밀조류조사 등을 다양한 조류와 생태상을 확인 할 것을 관계부처에 공개적으로 제안한다. 이를 통해 합강리 일대가 4대강 사업 이후 첫 번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를 희망해본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목, 2018/02/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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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어부의 한숨 ”이 늙은 어부를 살려 달라.“

- 매일 낙동강으로 출근하는 낙동강 전상기씨 인터뷰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입춘이 지나고 다시 찾아온 최강 한파가 몰아친 지난 11일 낙동강. 늙은 어부는 칼바람이 몰아쳐 체감온도가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에도 조업을 위해 강으로 나왔다. "매일 나온다. 비록 물고기는 없지만 그래도 배를 타야 한다. 이게 내 일이다. 지난 20년간 매일 한 일이다" 낙동강 어부 전상기씨는 매일 조업에 나선다. 한 달 벌이 20만 원. 그렇지만 안 나갈 수가 없다. 그의 일이기 때문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095"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어부 전상기씨는 매일 조업에 나선다. 한 달 벌이 20만 원. 그렇지만 안 나갈 수가 없다. 그의 일이기 때문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렇게 추운 날도 조업을 하느냐는 나의 물음에 돌아온 대답이다. 고령군 다산면에 살면서 낙동강에서 조업을 하는 어부 전상기씨(65세)는 하루도 빠짐없이 강을 찾았다. 그러기에 그는 누구보다 강을 더 잘 알고 이해하고 있었다. "여름이면 강에서 시궁창 냄새가 난다. 특히 흐름이 완전히 없는 곳은 역겨운 냄새가 나 접근을 할 수가 없을 정도다. 강이 썩어간다는 것이 헛말이 아니다. 이대로 두면 낙동강은 회생불능의 상태가 될지도 모른다." 강의 변화를 누구보다 직접적으로 느끼는지라 안타까움과 분노가 동시에 느껴지는 듯했다. 낙동강을 이렇게 만든 이들에 대한 분노. 매일 조업을 나오는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고기도 잡히지 않는다는데. "이게 내 일이고, 이렇게 나와 비록 몇 마리 안 되지만 이거라도 잡아 모아야 그래도 팔 것이 나온다. 안 그러면 이 짓도 못 하는 기라." [caption id="attachment_188100" align="aligncenter" width="640"] 강이 아니라 호수로 변한 낙동강. 전상기 씨 배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한 달 벌어도 이전의 하루 벌이도 안 되는 현실

이날 기자와 함께 배를 타고 들어가 지난밤 쳐둔 그물을 직접 걷어봤지만, 성적은 기가 막힐 정도로 초라했다. 자망 넉 장에 잡힌 것은 겨우 강준치 두 마리가 다였다. 강준치는 붕어나 메기 등과 같은 이른바 '경제성 어종'이 아니라 팔지도 못하는 물고기다. 결국, 이날 어부는 허탕을 친 것이다. "이렇게 몇 마리 모아 팔면 한 달에 한 20만 원 정도 번다. 4대강사업 전에는 하루에 20만 원 벌이는 쉽게 했다. 황금어장이었다. 재미도 좋았다. 도시에 살다 왔는데, 내가 한만큼 벌고 맘 편하지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어디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아직 이곳을 못 떠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caption id="attachment_188101" align="aligncenter" width="640"] 전상기 씨가 자망을 걷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전의 하루 벌이가 이제는 한 달 벌이가 돼 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힐 현실이다. 이런 현실이지만 강을 떠날 수 없는 현실이 더 아프다. 그는 어떤 것을 바라고 있을까? "정부에서 수문개방을 한다는데 빨리했으면 좋겠다. 강은 흘러야 한다. 흘러야 물고기도 산다. 저 봐라. 지금 물고기가 산란할 수 있는 데가 어디 있겠나? 습지가 다 사라졌다. 강이 흐르면 강 수위도 낮아지면서 수초도 자라고 습지도 생겨 강 생태계가 살아날 것이다. 그러니 수문을 열려면 빨리 열어주면 좋겠다."

달성군의 뱃놀이사업 때문에 굳게 닫힌 달성보

그러나 어부가 조업을 하는 구간의 하류 보인 달성보는 굳게 닫혀 있다. 정부의 지난 2차 개방 대상에서도 빠졌다. 낙동강에서 수질이 가장 안 좋은 구간이고 취수장도 없는데 왜 수문개방 대상에서 빠졌을까? 달성군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달성군은 이 구간에서 유람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개인이 하는 것도 아니라 달성군이 뱃놀이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강을 떠다니는 배가 아니라 바다에서 운항하던 배를 들여와서 강에서 운항하고 있다. 달성군이 사문진 나루의 역사와도 완전히 동떨어진 이상한 역사를 창조하고 있는 셈인데, 수문을 열게 되면 당장 이 사업을 벌일 수가 없게 된다. 달성군이 기를 쓰고 반대하는 이유다. 달성보는 취수장이 하나도 없어서 하안수위인 해발 6.6m까지도 수위를 내릴 수가 있다. 현재 달성보 관리수위가 해발 14m이니 지금보다 7.4m나 더 수위를 내릴 수 있는 것이다. 7m이상 수위를 내렸다면 이 구간의 낙동강은 정말 볼만했을 것이다. 이곳은 세 강이 만나는 세물머리인 달성습지가 있는 구간이다. 이곳까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세 강의 만나던 옛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고, 모래톱과 여울목도 드러나면서 살아 흐르는 강의 옛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합천보 개방으로 나타난 강의 복원력을 실감한 터라 달성습지 또한 엄청난 복원력을 보여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caption id="attachment_188102" align="aligncenter" width="640"] 달성군이 벌이는 뱃놀이사업. 이 뱃놀이사업 때문에 결국 달성보의 수문은 열지 못하게 되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현실은 달성군의 뱃놀이사업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정부의 시책이 한 지자체의 뱃놀이사업에 발목이 잡혀 거대한 물그릇으로 남아있다. 그 자리에서 달성군은 오늘도 여전히 뱃놀이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뱃놀이사업 때문에 낙동강을 되찾을 기회를 잃어버린 채 낙동강의 늙은 어부는 오늘도 잡히지 않는 고기를 잡아보겠다고 그물을 손질한다. 그가 이 정부에 바라는 것은 무얼까?

"우리 낙동강 어민들 제발 좀 살려 달라"

"붕어가 사라졌다. 낙동강에 붕어가 없다는 건 정말 심각한 일이다. 그래서 강을 흐르게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당장 수문을 열 수가 없다면 치어 방류사업이라도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지자체가 '찔끔' 하는 식으로 해서는 표시도 없다. 국가가 나서서 대대적으로 해야 살아날까 말까 할 거다." 한번 터진 말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유해 어종 퇴치사업도 반드시 해야 한다. 배스, 블루길, 강준치 이런 고인 물을 좋아하는 외래종들만 지금 득시글하다. 이놈들이 우리 토종 물고기를 다 잡아 먹어치우고 있다. 정말 심각하다. 그러니 정부에서 이런 외래종 물고기 수매를 해주면 된다. 그럼 어부들이 다 잡아낼 거다. 지금은 기름 값도 안 나오는 실정이니 배를 몰지도 않는다." [caption id="attachment_188103" align="aligncenter" width="640"] 넉 장의 자망에 걸린 물고기는 강준치 두 마리가 전부. 이날 고령 어민 전상기 씨가 잡은 물고기의 전부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야기는 달성습지로까지 이어졌다. “특히 산란철에 달성습지 같은 곳에서 유해어종을 잡도록 허가해줘야 한다. 이놈들이 그리로 가서 우리 토종 물고기 치어를 다 잡아먹는다. 물고기들이 금호강 같은 얕은 지천에서 산란을 하기 때문에 산란철에 달성습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가해주면 어민들이 다 잡아낼 수 있다" 20년 동안 조업을 한 어부 말에서 희망을 읽을 수 있다. 낙동강이 낙동강답게 복원될 조짐이 보이기 때문일까? 그는 문재인 정부에 큰 희망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지금 정말 살 길이 막막하다. 그래도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니 강에 나온다. 그렇지만 이대로 가면 오래 못 버틴다. 이 늙은 어부 좀 살려 달라. 강에서 평생을 살고 싶다. 강을 제발 강답게 만들어 달라" [caption id="attachment_188104" align="aligncenter" width="640"] 조업을 마치고 배를 대고 있는 고령 어민 전상기 씨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낙동강 늙은 어부의 바람이 헛되지 않도록 문재인 정부는 올 연말 현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강도 살고 어민도 사는 길, 바로 생명의 길로 낙동강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현명한 결단을 기대해보는 이유다. 한편, 낙동강 대구·경북 구간에서는 90여 명의 어부가 현재 조업을 하고 있고, 부산·경남 구간에서는 450여 명의 어부가 조업을 하고 있다. 500명이 넘는 어부의 목숨이 낙동강에 달려 있다. 낙동강이 살아야 이들도 살 수 있다. 이들 500명의 목숨줄이 지금 위태로운 상황이다. 낙동강에 그들의 생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들의 바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월, 2018/02/1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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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때문에 합천보 닫는다고"? 현장에서 확인해보니...

- 합천보 수문 닫자 낙동강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지난 2월 2일 합천창녕보 (아래 합천보)의 수문이 닫혔다. 수문이 닫히고 8일째인 10일 나가본 현풍양수장 부근 낙동강은 다시 죽음의 공간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었다. 지난 1월 합천보 수문이 활짝 열렸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녹조 사체가 포함된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고 물고기가 죽어나고 있었다. 수문이 크게 열려 수위가 해발 4.8미터까지 내려가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합천보 수문 닫히자, 다시 낙동강엔 부유물과 물고기 사체 둥둥

[caption id="attachment_188114"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천보 수문이 활짝 열렸던 지난 2017년 12월 중순경의 박석진교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 넓은 모래톱 위를 낮은 물길이 흘러가고 있다. 전형적인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116"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천보 수문이 닫히자 다시 거대한 물그릇으로 변해버린 낙동강. 박석진교 부근 낙동강의 모습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날 수위는 해발 8미터까지 차오르며 불과 일주일여 만에 수위가 3미터 이상 올랐다. 수위가 차오르자 낙동강은 다시 거대한 물그릇으로 바뀌었고 강물은 탁했다. 지난 1월 말에 보았던 넓은 모래톱과 여울목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세차게 흐르던 강은 흐름을 멈췄다. 되살아난 듯했던 낙동강이 다시 죽어가고 있는 듯했다. (관련기사 : 문재인 대통령님, 당신이 되살린 낙동강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많이 보이던 새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고, 죽은 물고기만 둥둥 떠다닌다. 단지 수문을 일주일 닫았을 뿐인데 강이 다시 심각한 교란 상태에 빠진 것이다. 수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물고기 또한 다시 혼란에 빠져 버렸다. 배를 뒤집은 채 둥둥 떠다니는 죽은 물고기가 그것을 증명해준다. 현풍양수장의 양수구 말단은 강물에 완전히 잠겨 양수가 가능하게 됐지만 아직 양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주변은 각종 부유물과 물고기 사체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다시 죽음의 공간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듯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115" align="aligncenter" width="320"] 현풍양수장의 양수구 말단부가 강물에 완전히 잠겨 양수가 가능하게 됐지만 아직 양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주변은 각종 부유물과 물고기 사체만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다시 죽음의 공간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듯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정부는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수문을 닫는다고 했지만 현풍양수장은 가동의 기미도 없었다. 실제로 강물은 달성군의 주변 들판으로 전혀 공급되고 있지 않았다. 수문을 이렇게 급하게 닫을 이유가 없었다. 쫓기듯 수문을 닫은 이유가 정말 무엇인지 묻고 싶다. 보를 여는 데는 만 6년여가 걸렸지만 다시 닫아거는 데는 불과 석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달성군 겨울농사 실태, 직접 가서 조사해보니...

그래서 달성군 일대의 농업용수 이용 실태를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생겼다. 10일 취재를 나온 부산MBC 다큐팀, 고령군 우곡면 포2리 곽상수 이장과 나는 낙동강을 따라 현풍과 구지 일대 들판을 돌아봤다. 먼저 현풍양수장을 지나 현풍면 원교리의 들판부터 둘러봤다. "이 넓은 들에 양파와 마늘밭이 몇 군데인가? 그리고 아직 땅이 꽝꽝 얼어있는데 어떻게 물을 댄단 말인가? 적어도 땅이 녹아야 물을 댈 수 있다. 이런 현실인데 일부 농민의 일방적 주장을 듣고 정부시책을 그렇게 쉽게 바꿔도 되는가 말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117" align="aligncenter" width="640"] 곽상수 이장이 현풍면 원교리 양파밭에서 겨울농사의 실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현풍들을 둘러본 곽상수 이장은 이번에 수문을 닫은 것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곽 이장의 말대로 원교리의 넓은 들에서 마늘과 양파밭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면적의 5%도 채 안 되는 수준이었다. 또한 농수로는 바짝 말라 있었다. 물이 들어올 기미조차 없어 보였다. 곽이장이 다시 설명했다. "낙동강의 양수장은 기본적으로 수도작용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밭에다 물을 대기 위해서 만든 게 아니다. 모내기용으로 낙동강 물을 끌어다 쓰는 것이지 밭에다 물을 대기 위해서 강물을 끌어 쓰는 게 아니다. 밭에는 모두 지하관정을 뚫어서 그 지하수로 농사짓는다. 현실이 이런데 정부에서는 실태조사나 제대로 해봤는지 모르겠다." 곽 이장은 가슴을 치며 답답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달성군의 일부 농민들의 주장으로 합천보의 수문이 지난 2월 2일부터 다시 닫혀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1월 13일 열렸던 합천보가 3개월이 채 못 되어 다시 굳게 닫혀 버린 것이다.

연리들 침수피해에 대해서는 아직도 묵묵부답

곽 이장이 이토록 답답해하는 이유는 뭘까? 그의 설명에 의하면 그가 살고 있는 고령군 우곡면 포리의 '연리들'은 우곡그린수박 산지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런 명품 수박산지가 그 명성을 잃어버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대강사업으로 합천보가 건설되고 담수가 이루어지자 연리들은 지하수위가 차올라왔다. 과거 지표에서 8미터 정도 아래에 있던 지하수가 바로 1미터 위로까지 차올라온 것이다. 그로 인해 뿌리를 2미터 이상 내리는 수박은 습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고, 수박은 제대로 자라지 않았다. 우곡그린수박이 명성을 잃어버린 이유다. [caption id="attachment_188118" align="aligncenter" width="600"] 2011년 당시 4대강사업 후 들어선 합천보로 침수피해을 입어 수박농사를 망쳤다면서 농민들이 내건 현수막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119" align="aligncenter" width="640"] 제대로 자라지 않은 수박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2011년 여름ⓒ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4대강사업 후 이곳 연리들 주민들이 강하게 문제제기를 하며 대책을 요구했지만 합천보를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합천보와 연리들의 지하수는 아무 상관이 없다. 배수불량으로 일어나는 피해로 보인다"는 등 관련성을 극구 부인했다.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어떠한 피해대책도 없었다. "합천보 담수로 우리 마을이 명백히 피해를 입어 합천보의 관리수위를 조금만 조정하자고 해도 꿈쩍도 안 하던 국가가 이곳 일부 농민들의 과도한 주장에는 왜 이리 빨리 반응해 수문을 이리 쉽게 닫아거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연리들 농민들만 바보인가?"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에서는 연리들에 어떠한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다. 싸우는데 지친 농민들은 점차 수박을 포기하고 다른 작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연리들의 경우와 이번 달성군 농민들의 경우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 같아 보인다. 정부가 바뀐 탓인가? [caption id="attachment_188121" align="aligncenter" width="640"] 현풍양수장의 양수구가 강물에 잠겼다. 이처럼 양수구의 말단부를 강물 속으로 연장해서 연결해주면 될 터이다. 양수장의 개선으로 양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땅이 녹아야 물을 댈 수 있다"는 농민의 증언

현풍 이외에 다른 농지의 상황은 어떤지 궁금해 구지면을 향했다. 낙동강변의 유명한 서원인 도동서원을 지나 나오는 구지면 도동2리는 농지가 대부분 밭이다. 넓은 밭에선 지난 가을에 파종한 양파와 마늘이 싹을 띄워 조금씩 자라고 있는 중이었다. 낙동강 제방 바로 안쪽 농지답게 밭의 흙은 입자가 아주 고운 모래가 많다. 그 위에 촘촘히 박힌 마늘과 양파 싹. 마침 열심히 양파밭을 손질하고 있는 주민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밭 초입의 집에 사신다는 주민은 나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해 주었다. "지금 당장 물을 주는 게 아니다. 지금은 땅이 얼어 있어 물을 대지 못한다. 땅이 녹는 3월 초가 되면 물을 대기 시작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8122" align="aligncenter" width="640"] 넓게 펼쳐진 밭에 양파가 빼곡이 심겨져 있다. 구지면 도동2리. 저 너머에 낙동강 제방이 보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결국 3월까지는 수문을 열어두어도 된다는 말이다. 아직 땅이 꽝꽝 얼어 물을 댈 수 없다는 것이 현장 농민의 정확한 증언이다. 지난 1월 중순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이 한국농업경인연연합회 소속 농민들을 불러다가 주장한 것은 과장이었음이 밝혀진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2월 초중순에 물을 대야 하기 때문에 합천보의 수문을 하루빨리 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의원과의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를 보수적인 지역 언론에서 대서특필했고 그것이 지역의 여론인 양 호도되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이렇게 급하게 수문을 닫지 않아도 된다. 적어도 2월 말이나 3월 초에 닫아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수문을 닫은 지 8일째인 2월 10일의 낙동강은 벌써 양수제약 수위까지 물이 차올랐다. 농사에 필요하더라도 수문을 닫으면 일주일만에 수위를 회복하는 것도 확인했다.

수문개방이라는 대의를 원칙으로 농민 설득해가면 된다

결국 문재인정부의 이번 조치는 연리들 곽상수 이장의 말처럼 너무 성급했다는 것이 확인된다. 적어도 수문 개방 후의 한 달 정도는 더 모니터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하지 못한 결과가 초래됐다. 합천보 수문이 열리자 보 상류가 되살아나는 것을 목격했다. 심지어 여울목이 생기며 강이 흐르고 있는 것을 모니터링하는 놀라운 일도 벌어졌다. 한 달 정도를 더 개방한 채 놔뒀더라면 수생태계는 또 놀라운 변화를 안겨주었으리라. "우리 농민들이 물만 쓸 수 있도록 해준다면 보의 수문을 열든지 보를 철거하든지 아무 상관이 없다. 우리 농민의 입장에서는 강물이 정말 필요하다." 역시 도동2리의 서상덕(63)씨의 말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123" align="aligncenter" width="640"] 도동2리 일대 밭에 강물을 공급하는 도동양수장. 이런 정도의 양수장은 비상시 양수기 여러대를 돌리면 충분히 강물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곽이장의 설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이것이 이 지역 농민들의 정서다. 강물을 끌어다 쓸 수 있다면 그래서 농작물에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수문개방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MB가 4대강사업을 밀어붙일 당시 수십 대의 응급 비상펌프를 이용해서 물을 퍼주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의 농어촌공사와 달성군의 행태가 너무 차이 난다. 농어촌공사와 달성군이 나서서 비상대책을 세우고 물을 댈 수 있다면 낙동강 보의 수문을 더 긴 시간 열 수 있을 것이다. 수문개방이라는 대의에 맞선 농업 유관 기관의 협조와 대비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올해 말, 수문개방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보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올 한 해 모니터링 자료가 정말 중요하다. 그 중요한 자료를 위해서라도 수문이 활짝 열릴 필요가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124"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천보 수문을 닫자 일어난 생태적 교란으로 죽은 것으로 보이는 누치 한 마리의 눈망울이 슬프다. 마치 제발 살려주세요 라고 외치는 것 같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일부 농민들과 이를 이용하는 세력의 주장에 휘둘려 국가의 시책이 흔들린다면 어떻게 제대로 된 모니터링 결과를 얻을 것이며, 어떻게 정확한 판단을 내릴 것인가.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강한 원칙을 가지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비상수단을 동원해 해결해가면서 수문개방이라는 대의를 지켜야 한다. 수문개방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농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농업용수 이용에는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다, 강물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강을 강답게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농민들을 더욱 설득해야 한다. 그런 과정이 턱없이 부족했다.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 수문개방과 재자연화란 대의를 원칙으로 삼고 농민과 주민들을 적극 설득해나갈 필요가 있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월, 2018/02/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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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달성군이 낙동강에서 벌이는 황당한 탐방로 공사

- 100억 원 예산을 들여 천혜의 자연자원을 망치는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천혜의 자연자원이 망가지고 국민혈세가 탕진된 대표적인 예가 4대강사업이었다. 4대강사업으로 국토의 혈맥과도 같은 4대강이 인공의 수로로 전락하고 수많은 생명이 사라져갔으며 천문학적인 국민혈세가 날아갔다. 4대강사업은 국민적 공분을 산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업으로 현재 감사원의 정책감사를 받고 있으며, 4대강을 재자연화하라는 국민적 요구로 4대강의 수문개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낙동강에서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가 대구 달성군과 국토부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인공시설물에 대한 국토부의 옹색한 해명

국토부(대구지방국토관리청)과 대구 달성군이 낙동강변 천혜의 자연자원인 화원유원지 화원동산 하식애 앞에 '국가하천 유지관리용 낙동강변 다목적도로건설사업'이란 명목으로 탐방로 조성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이 화원동산 하식애 앞 낙동강 안쪽으로 강철 파일을 박아 탐방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대구에서 원시적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하식애의 생태와 경관이 이 사업을 통해 망가지고 있다. 문제가 많은 사업에 100억 원이라는 거액의 국민혈세(대구지방국토청 30억 원, 대구 달성군 70억 원을 투입하는 매칭 사업)까지 투입되고 있다. 특히 국가하천 관리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국토부가 문제의식도 없이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국토부가 이 사업을 허용하면서 내세운 목적은 '순찰'. 그러나 이 설명은 옹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이 사업의 진짜 목적이 뭐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토부 산하 대구지방국토청 담당자는 "하천 순찰용"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13" align="aligncenter" width="640"] 화원동산 전경. 강변으로 강철파일을 박은 흔적들이 보인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14" align="aligncenter" width="640"] 화원동산 전경. 강변으로 강철파일을 박고 탐방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식애의 생태계와 경관을 망치는 공사가 아닐 수 없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원래 이곳은 화원동산의 하식애 부분 즉 절벽 구간으로 길이 없는 곳이다. 낙동강과 하식애가 맞닿아 있는 부분이자 물길이 들이치는 수충부에 해당하는 구간이다. 이런 곳에 없는 길을 만들어내면서 '유지관리'라는 명분까지 붙여 고작 이유를 단 것이 순찰용이란 해명이다. 원래 길이 없어 사람도 다니지 못하던 곳에 순찰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홍수방어라는 하천관리 기본도 어긴 국토부

더구나 이곳은 수충부로서 홍수 등의 큰물이 지면 거센 물길이 부딪혀 어떠한 구조물도 견디지 못하는 곳이다. 이런 곳에 탐방로 공사를 허용하고 예산까지 투입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홍수방어라는 기본적인 하천관리 매뉴얼과도 배치된다. [caption id="attachment_188215" align="aligncenter" width="640"] 지도만 보더라도 탐방로 공사 현장이 얼마나 엉터리 공사인지 잘 알 수 있다. 이런 사업을 허가하고 예산까지 보탠 국토부는 어느 나라 국토부인가? 4대강사업으로 국토파괴부란 비아냥거림을 듣고 있는 국토부가 국토하천 관리에서 손을 떼야 하는 이유다. ⓒ다음지도 갈무리[/caption] 이와 관련해 인제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다음과 같이 크게 우려했다. "정말 위험하다. 이런 시설물은 홍수 나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곳에 어떻게 탐방로를 만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 또한 탐방로의 미래에 낙제점을 주었다. "강물의 흐름상 그 탐방로 안전하지 못하다. 집중호우시 낙동강의 불어난 강물이 탐방로를 치고, 휩쓸려온 덤불들이 저 탐방로 교각에 엉키면서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216" align="aligncenter" width="640"] 지난 2002년 8월 말 태풍 루사가 침공한 화원동산의 모습. 탐방로가 예정된 구간이 강한 강물에 휩쓸리고 있다.ⓒ 김종원[/caption] 국토부가 국가하천을 관리할 역량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런 식으로 국가하천을 관리할 것이면 국토부는 국가하천 관리에서 손을 떼는 것이 옳다. 가뜩이나 국토부는 4대강사업을 강행한 주무부서로서 국민들로부터 '국토파괴부'란 비아냥거림까지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4대강사업 후 똑같은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망치고 있는 대구 달성군

이 문제투성이 사업에 있어 대구 달성군 또한 책임이 크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천혜의 자연자원으로 대구 달성군이 '개발'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식물사회학자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하원동산 하식애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화원동산 하식애는 대구에서 원시적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곳으로, 대구광역권에서 가장 자연성이 높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희귀 야생식물자원 보존 창고로 모감주나무, 쉬나무, 팽나무, 참느릅나무, 참산부추 등 인공으로 식재하지 않는 잠재자연식생 자원의 보고다. 특히 모감주나무군락이 유명한데 산림청은 모감주나무를 취약종으로 분류 지정보호 대상 115호로 보호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18" align="aligncenter" width="640"]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군락이 열을 지어 늘어서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17" align="aligncenter" width="640"] 화원동산의 모감주나무에 앉아 쉬고 있는 개똥지빠귀의 모습. 화원동산과 그 인근에는 텃새와 철새를 비롯한 다양한 새들이 찾아온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또 이곳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서 야생동물의 중요한 은신처이기도 하다. 김종원 교수는 다음과 같이 하식애의 생태적 기능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곳은 달성습지를 오가는 야생동물의 피난처나 휴식처로 기능을 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조류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서식처이다. 특히 지형적 특성상 이동철새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거점이 아닐 수 없다.“

공사를 즉시 중단하고, 책임자 처벌해야

뿐만 아니다. 이곳은 예로부터 '배성10경'의 하나로 꼽히면서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던 곳이다. 오죽하면 신라 경덕왕이 이곳의 풍광에 빠져 이 일대를 '화원'이라는 칭했을까. 석양이 질 무렵 이곳의 경관은 낙동강의 그 어떤 곳의 낙조보다 아름답다. 탐방로 조성 현장 위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고 있다. 이처럼 달성습지에는 다양한 철새들과 텃새들이 살고 있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적 경관적으로 중요하고 아름다운 곳에 강물 위로 쇠말뚝까지 박아서 흉측한 인공의 구조물을 만든다는 것은 이곳의 생태와 경관을 깡그리 망치는 행위로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이 사업을 전해들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게다가 "이런 기막힌 사업에 국민혈세 100억 원까지 투입해서 공사를 벌인다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우려와 주장은 국토부와 달성군이 지금 즉시 이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명백한 이유이기도 하다. 천연 자연자원을 보호할 것인가, 4대강사업식 하천공사를 강행해 비난을 자초할 것인가? 국토부와 대구 달성군의 행보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한편, 대구 달성군은 이 사업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는 "주민 편의를 위한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조성 그리고 친수공간을 활용한 인간과 환경, 문화의 조화 및 녹색성장"이라고 밝혔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월, 2018/02/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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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서 처음으로 물소리를 들어 보네요. 4대강사업의 아픔이 깨어나는 소리처럼 들려요.”

- 고운 모래톱은 돌아왔지만 진흙 펄에는 악취가 진동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caption id="attachment_188303"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공주시민의 휴식처인 금강 둔치공원에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있다.ⓒ김종술[/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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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수문개방으로 금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는 “졸졸졸~” 강이 깨어나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썩은 강물이 빠지면서 녹조류 사체가 강바닥에 덕지덕지하게 깔려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22일 금강을 찾았다. 금강은 굳게 닫힌 백제보를 제외한 공주보와 세종보가 수문을 개방한 상태다. 오늘 모니터링은 수문개방으로 수위가 내려가면서 물 밖으로 드러난 모래톱에 드론을 띄워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74"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심 7m 높이의 공주보의 수위가 수문개방으로 2m가량 낮아진 상태다.ⓒ김종술[/caption] 2009년까지 금강은 강폭 300m 정도였다. 중간지점까지 모래톱이 쌓이고 발목이 찰랑찰랑 잠기는 모래사장이었다. 4대강 사업 당시 금강에서는 4294만1000㎥ 정도의 준설이 이루어졌다. 수심 6m의 과도한 준설 탓에 강변과 강바닥은 급경사가 만들어졌다. 수심 7m의 공주보 수위가 2m가량 내려가면서 상류 좌·우안으로 모래톱과 펄밭이 물 밖으로 드러났다. 국가 명승 제21호 곰나루 선착장은 수위가 내려가면서 30~40도 급경사로 보였다. 지난여름 장맛비에 세종보 수력발전소에서 떠내려 온 오탁방지막과 4대강 공사 당시 버려진 장비들이 물밖에 드러나면서 흉측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5"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남 공주시 정안천에서 흘러든 모래가 쌓이면서 넓은 퇴적토가 만들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충남 공주시 정안천에서 금강 본류로 유입되는 지천에서는 쉼 없이 모래들이 쓸려 내려오고 넓은 모래사장이 만들어졌다. 드러난 모래밭에서는 왜가리 백로, 오리 등 새들이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건너편 도심 제민천에서 흘러내리는 누렇고 탁한 진흙 펄만 퇴적되고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4"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에 다리가 없던 시절 배를 띄워 건너다녔던 ‘배다리’ 나루터도 물밖에 드러났다.ⓒ김종술[/caption] 금강에 다리가 없던 시절. 1920년도 공주가 발전하면서 금강을 건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룻배로 이동이 불가능해지자 나무로 된 다리를 놓아 건너다녔던 ‘배다리’ 석축과 나무로 된 기둥도 듬성듬성 드러났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3"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에도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75"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남 공주시 금강 둔치공원 앞 수로의 물이 빠지면서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들이 죽어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86"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에 드러난 퇴적토는 펄이 듬성듬성 쌓여 악취가 진동했다.ⓒ김종술[/caption]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제12호인 공산성 앞 강변은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넓고 거대한 모래톱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일부 모래톱에는 진흙 펄이 쌓이면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다. 둔치공원과 맞닿은 수로에서는 미처 피하지 못한 물고기들이 웅덩이에 갇혀 파닥거리며 죽어가고 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의 말이다. “물을 빼는 것은 너무 좋은데 좀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4대강 공사 한다고 물 빼면서 여기서 많은 물고기가 죽었는데, 복원한다고 또 물 빼면서 물고기가 죽어간다. 요즘 사람들은 물고기 몇 마리 그런 식으로 생명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옛날에는 (공산성 앞) 저기 모래톱에서 깡통도 돌리고 대보름 행사와 해맞이 행사도 했다. 공주사람뿐만 아니라 공주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한두 번씩은 다녀갔을 것이다. 그때는 참 곱고 아름다웠는데 요즘은 물이 빠지면서 냄새가 심해 운동하러 나오기가 겁난다.” [caption id="attachment_188279" align="aligncenter" width="640"]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발굴이 이루어진 ‘석장리박물관’ 앞 드러난 모래톱을 거닐어 보았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80" align="aligncenter" width="640"]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발굴이 이루어진 ‘석장리박물관’ 앞에도 운동장 크기의 모래톱이 만들어졌다.ⓒ김종술[/caption] 강변 둔치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악취를 호소했다. 좀 더 상류로 올라갔다. 지난 2008년까지 공주시민들의 식수를 사용하던 공주대교 상류에도 질퍽거리는 펄밭과 자갈밭이 드러났다. 사적 제334호로 우리나라 최초의 구석기 발굴이 이루어진 ‘석장리박물관’ 앞에도 운동장 크기의 모래톱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둔치와 맞닿는 부분에는 펄과 모래가 뒤섞여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78"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시 청벽이 바라다 보이는 지점에도 크고 작은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와 너무 아름다워요.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곳인데요. 와, 와, 와 여기서 살면 너무 좋겠다.” 동행한 활동가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넓게 펼쳐진 모래톱, 공주 10경이자 조선시대 문인인 서거정이 쓴 시로도 유명한 ‘청벽’의 모습에 반한 것이다. 우뚝 솟은 ‘벼랑을 한참이나 올려다보면서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바람에도 날릴 것 같은 고운 모래톱에 죽은 강아지로 보이는 생명체가 보였다. [caption id="attachment_188300" align="aligncenter" width="640"] 드넓게 드러난 청벽 모래톱에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죽어있다.ⓒ김종술[/caption]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었다. 반듯하게 엎드린 상태로 발가락 물갈퀴와 꼬리 등 상처는 없어 보였다. 사람의 발길이 없는 이곳은 오래전부터 수달이 서식하는 장소다. 지난해에는 수달이 새끼를 낳기 위해 보금자리를 만드는 장면을 인근 주민이 찍어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죽은 수달을 위해 활동가와 함께 모래를 덮어 무덤을 만들어줬다. [caption id="attachment_188276"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시 대교천과 금강이 만나는 지점에도 모래톱이 쌓이고 있다.ⓒ김종술[/caption] 세종시 장군면에서 흘러드는 대교천 합수부 강바닥은 온통 녹조류 사체가 덕지덕지했다. 숨쉬기가 거북할 정도로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상류로 오를수록 모래톱의 규모는 커졌다. 세종보 하류와 금강교 인근에도 축구장 크기의 모래톱이 생겨났다. 그러나 둔치와 맞닿아 있는 구간은 여전히 질퍽거리는 펄밭이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93"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보 수위가 내려가면서 호수공원으로 물을 끌어가기 위해 양화취수장 앞에 돌보를 쌓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4" align="aligncenter" width="640"] 한국수자원공사 세종보 관리사무실 앞에는 시커먼 펄밭이 잔뜩 쌓였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5"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면서 상류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6" align="aligncenter" width="640"] 전면 수문이 개방 중인 세종보는 수력발전소 쪽으로만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김종술[/caption] 세종시 햇무리교 위쪽 양화 취수장에서는 굴착기가 가물막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양화취수장은 금강 물을 세종시 호수공원으로 공급하는 곳이다. 세종보 수위가 내려가면서 돌보를 쌓아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공사다. 충북 미호천과 대청댐의 물이 만나는 지점인 합강리에 도착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8"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북 미호천에서 세종시 합강리로 흘러드는 곳에도 모래톱이 생겨났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89"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시 합강오토캠핑장 앞에도 군데군데 모래톱이 생겨나고 넓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1"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북 미호천에서 세종시 합강리로 흘러드는 곳에도 모래톱이 생겨났다.ⓒ김종술[/caption]
 “졸졸졸~”
“금강에 다니면서 처음으로 물소리를 들어 보네요. 봄이 깨어나는 소리. 4대강의 아픔이 깨어나는 소리처럼 청량하게 들려요.” 세종보 수위가 전면 개방되면서 낮아진 수심으로 강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 활동가가 소리쳤다.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에는 크고 작은 새들이 발자국을 찍어 놓았다. 몽글몽글 쏟아놓은 고라니 배설물부터 푸짐하게 싸놓은 너구리 배설물까지 야생동물들의 흔적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92"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북 미호천에서 세종시 합강리로 흘러드는 곳에 쌓았던 돌보는 70m가량이 유실되어 버렸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73" align="aligncenter" width="640"] 미호천에서 흘러내리는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 강변 나무들이 미국선녀벌레 공격을 받아 하얗게 죽어가고 있다.ⓒ김종술[/caption] ‘합강리 합호서원 역사공원’ 앞 미호천에서 흘러내리는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에 수해 방지용으로 쌓아 놓은 돌보는 70m 정도가 유실되어 사라졌다. 2년 전 세종시가 공사를 하다가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곳이다. 상류 강변은 눈에 덮인 것처럼 강변과 나무들이 온통 하얗게 변해있다. 높이 10m, 길이 100m가 넘어 보였다. 생태계 교란 생물인 ‘미국선녀벌레’가 나무를 죽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발견되어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선녀벌레는 밀양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후 우리나라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밤나무, 배나무, 감나무 외에도 수종을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가면서 나무들이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282"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밑에 드러난 모래밭.ⓒ김종술[/caption] 4대강 사업 9년 만에 물 밖으로 드러난 금강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수문개방으로 모래톱은 만들어지고 있지만, 악취가 진동하는 펄의 규모도 광범위했다. 다행인 것은 도랑을 타고 강으로 흘러드는 곳에서는 고운 모래톱과 희망이 보였다. [caption id="attachment_188297" align="aligncenter" width="640"]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밑에도 군데군데 모래톱이 드러났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299" align="aligncenter" width="640"]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 밑 드러난 모래톱에서 활동가가 사진을 찍고 있다.ⓒ김종술[/caption]

금, 2018/02/2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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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원 낙동강 최상류 안전을 위협하는 영풍제련소 문제, 이제 영풍그룹이 나서야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낙동강 최상류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고기 떼죽음 현상이 심상찮다. 우리 토종물고기들이 떼로 죽어나고 있는 것으로 이는 결코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이태규 회장에 따르면 영풍석포제련소(이하 영풍제련소) 하류 20km지점인 봉화군 분천면과 그곳에서 또 20킬로미터 하류인 청량산 부근과 그곳에서 또 30km 하류인 안동댐까지 세 포인트 주변을 조사해서 지난 2월 16일부터 24일까지 조사한 결과 모두 100마리가 넘는 죽은 물고기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388"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풍제련소 하류 20킬로미터 지점의 봉화군 분천면 낙동강에서 만난 죽은 우리 토종물고기들.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이태규 회장이 지난 24일 목격한 죽은 물고기들. ⓒ 이태규[/caption]  
토종물고기가 마구 죽어나는 낙동강 최상류
그가 증거로 제시하는 30장이 넘는 죽은 물고기 사진에는 꺽지, 자가사리, 퉁가리, 모래무지, 수수미꾸리, 참몰개, 돌마자 등등의 우리 토종물고기들이 들어있었다. 지점별로 세 곳만 조사해서 이 정도면 전 구간으로 치면 엄청난 물고기가 죽은 것으로 보인다. 2주 동안 현장을 목격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이태규 회장은 다음과 같이 절규했다. "물고기 씨가 마른 거 같다. 곳곳에 죽은 물고기가 지천으로 널렸다. 매번 반복되는 이 현상으로 물고기들이 낙동강 상류에서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다. 지천에서 많은 물고기들이 낙동강 본류로 유입이 되지만 도저히 살아내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 낙동강은 물고기들이 살 수 없는 강이 돼버린 것 같다" [caption id="attachment_188389"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풍석포제련소 40여 킬로미터 하류에 있는 청량산 부근 낙동강에서 만난 죽은 물고기들. ⓒ 이태규[/caption] 이태규 회장은 2014년부터 안동댐의 물고기가 죽어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낙동강 상류의 수질 문제의 심각성에 눈을 떴다. 그는 그해부터 계속해서 안동댐에서 물고기가 떼죽음 하는 현장을 목격했고 이를 알리기 위해 자비로 책자까지 만들어서 배포해왔다. 지난해는 물고기 이어 백로와 왜가리 같은 새들마저 떼로 죽어나는 것을 목격하면서 안동댐을 비롯한 낙동강 상류의 심각한 수질 문제를 몸으로 체득하면서 이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390" align="aligncenter" width="640"] 안동댐에서 이태규 회장이 죽은 백로들. 이태규 회장은 이들 죽음의 원인을 영풍석포제련소로 보고 있다. ⓒ 이태규[/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392" align="aligncenter" width="640"] 백로 어린 새끼들마저 죽음을 면치 못했다. 안동댐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태규[/caption] "어느 곳 한군데 죽지 않는 곳이 없다. 한마디로 물고기 자체가 없다 보니 새 한마리 보이지 않는다. 70㎞ 전 지역이 똑같은 현상이다. 정말 큰일이다" 이회장의 탄식이다. 곧 70수를 맞게 되는 이 회장은 다음과 같이 자신이 걸어온 길의 지난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낼 모래면 70인데 뭐가 안 슬퍼서 자꾸 이런 걸까? 건강, 시간, 돈 써가면서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잖나. 빨리 졸업을 하고 싶다. 그래도 지금 그만 둘 수도 없다. 후세들이 얼마나 원망하겠나?"  
이태규 회장, 영풍제련소 물고기떼죽음의 원인으로 지목
그의 탄식처럼 하루빨리 그가 이 질곡에서 벗어날 길은 이러한 죽음의 원인을 찾는 것일 터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고기들이 죽어나는 이유가 뭘까? [caption id="attachment_188393"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이태규 회장이 경상북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동댐의 물고기와 새들의 죽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7월의 모습. ⓒ 이태규[/caption] 이회장은 영풍제련소를 그 주범으로 꼽고 있다. "영풍제련소에서 극약과도 같은 독극물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청산가리의 수십 배 되는 극약과도 같은 독극물과 중금속들이 영풍제련소에서 흘러나온다. 그러니 어떻게 물고기들이 살아내겠나?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 때문에 새들도 살지 못한다. 낙동강 상류 70㎞를 돌아봤지만 산 물고기들도 잘 구경하지 못했고, 새 또한 보이지 않았다" 정말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해 있는 영풍제련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영풍제련소 상류와 영풍제련소 하류의 수생태계는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영풍제련소 상류와 달리 하류에는 물고기들을 구경할 수 없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394" align="aligncenter" width="640"] 안동댐에서 죽은 토종물고기들. 이처럼 영풍석포제련소에서부터 안동댐에 이르기까지 토종물고기들이 씨가 말랐다는 것이 이태규 회장의 주장이다ⓒ 이태규[/caption] 이에 대해 '봉화석포영풍제련소 저지대책위원회' 신기선 공동대표는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영풍제련소 상류에는 다슬기가 거멓게 붙어있다. 그러나 영풍제련소만 지나면 다슬기 구경을 할 수가 없다. 이 하나만 보더라도 영풍제련소가 낙동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는 또 실험 근거를 들어서 설명했다. "2016년 일본 동경농공대 와타나베 이즈미 교수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당시 분천지역(영풍제련소 20킬로미터 하류)에서 잡은 물고기를 조사한 결과 카드늄 수치가 1.37ppm이 나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허용기준치 0.005ppm의 무려 275배 해당하는 수치다. 이러니 물고기들이 살 수가 없는 것이다. 당시 국감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었고 그해 10월 27일 환경부 자체조사에서도 유사한 수치가 나왔다고 결론 난 바 있다. 당시 금강에서 잡은 물고기의 카드늄 수치는 0.004ppm으로 세계보건기구 허용치를 넘지 않았다" [caption id="attachment_188395" align="aligncenter" width="640"] 경상북도가 봉화군에 환경부의 물고기 사체 분석 결과를 알려주는 공문을 보내고 있다. 물고기 음용을 제한하라는 내용의 공문이다ⓒ 경상북도[/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396"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부 시료 분석 결과도 일본 와타나베 이즈미 교수의 그것과 비슷한 결론이 났다. 지난 10월경 경상북도 공문ⓒ 경상북도[/caption] 이는 명확한 근거로 우리가 물고기를 음용했을 때 이 기준치를 넘어서면 안 되는 수치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자 당시 봉화군에서는 물고기와 조개류를 잡아먹지 말 것을 권고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1300만 영남인의 목숨줄에 대해 영풍그룹은 답해야
이것이 낙동강 최상류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들의 젖줄이자 식수원이다. 식수원 낙동강 최상류에서 지금 이런 믿기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지난 50여 년 동안은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왔던 것이다. 이러한 때에 지난 24일 영풍제련소에서 이물질 수십 톤이 방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관련 기사 -영풍제련소 낙동강 최상류서 이물질 수십 톤 방류) 제련소 측에서는 재빨리 수질정화에 쓰는 미생물 제제라고 밝혔지만, 그들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을 주민들은 없겠지만 그대로 믿더라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영풍제련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하나하나가 심각한 스트레스인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397"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피라미의 죽음. 낙동강 최상류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수십 톤의 이물질 배출 사고가 난 24일 오후 이태규 회장이 제련소 하류 20킬로미터 지점인 봉화군 분천면 부근 낙동강서 만난 피라미의 죽음 현장. 이 물고기의 죽음은 24일의 사고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이태규 회장은 주장했다. ⓒ 이태규[/caption] 영풍제련소는 우리나라 30대 기업에 속하는 알짜 기업인 영풍그룹의 계열사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중의 하나인 영풍그룹이 언제까지 이 문제를 그냥 덮고 가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영풍그룹은 지금 1300만 영남인을 볼모로 잡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격이다. 영풍제련소는 아연을 제련하는 곳으로 예전 이 지역에 연화광업소가 있을 때는 그곳에서 원광석을 채굴해서 아련을 제련하기 위해서 건설됐다지만 지금은 연화광업소도 폐쇄가 되고 원광석을 호주 등지에서 수입해 들여와 동해항에서 철도를 통해 봉화까지 실어와 아연을 제련한다고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8398"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최상류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영풍석포제련소. 여러 유해물질을 내뿜는다고 알려진 이 제련소가 낙동강 최상류에 그것도 강에 바로 붙어서 들어서 있다. ⓒ 김수동[/caption] 연화광업소가 폐쇄되면서 떠나거나 사라져야 할 제련소가 아직까지 남아서 낙동강 최상류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이따이이따이병'으로 유명한 그 아연제련 설비가 우리나라로 그대로 넘어온 것이 영풍제련소의 시작이라 하니 이 얼마나 역사의 아이러니인가. 일본의 공해병이 해방 후 우리나라에 직수입돼 아직까지 가동되고 있는 이 역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영풍그룹은 이제 이 문제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 1300만 영남인들을 볼모로 잡고 언제까지 공해병을 일으키는 아연제련소를 운영할 것인가? 이 물음을 그동안 경북 오지 봉화의 주민들은 꾸준히 물어왔다. 그래도 영풍그룹은 묵묵부답이었다. 이제 봉화뿐만 아니라 경북과 경남의 영남인들이 모두 묻게 될 것이다. 식수원 낙동강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영풍그룹은 이제 답을 해야 한다.
월, 2018/02/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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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대기업 영풍, 이제 영풍제련소 문제 스스로 해법 내놓아야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caption id="attachment_188377"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최상류 영풍석포제련소 앞 낙동강에 이상한 물질이 흘러나와 있다. ⓒ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caption] 지난 24일 오전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 최상류에서 희멀건한 이상한 이물질이 수킬로미터에 걸쳐 퍼져나간 것이 목격됐다. (주)영풍석포제련소(이하 영풍제련소)에서 낙동강으로 흘려보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근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영풍제련소는 현재 안동댐을 비롯한 낙동강 상류 오염의 주범으로 의심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유해 중금속 오염과 공해유발물질을 배출시켜 식수원 낙동강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영풍제련소로부터 이상한 이물질이 마구 흘러나왔다니 걱정이 아니 될 수 없는 상황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378"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풍석포제련소로부터 흘러나온 이상한 물질에 의해 강 전체가 푸르스럼한 빛은 띠고 있다. ⓒ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caption] 이날 주민의 제보를 받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간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 의장은 다음과 같이 당시 심각한 상황을 전해왔다. "현장에 도착해서보니 제련소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희멀건한 부유물이 강물 속에 잠겨 있었다. 5~6킬로미터 하류에까지 부유물과 희뿌옇게 변해버린 강물이 이어져 있었다. 제보한 주민의 이야기로는 어제 저녁부터 이런 일이 시작되었으며 이런 물질은 처음 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좀 더 소상히 상황을 전했다. "소석회 같은 것과 순두부처럼 물컹물컹한 이물질이 흩어져 있었다. 처음 보는 이상한 물질이고 이것이 띠를 이루어 길게 이어져 있어 물도 채수하고 이물질도 일부 걷어왔다. 환경부에 신고하고, 전문가에게 분석을 맡겨보려 한다."  
영풍제련소로부터 이상한 이물질 방류... 영풍의 기막힌 변명
이와 같은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자 영풍제련소 측은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미생물을 이용한 정화공정 과정에서 반송펌프 고장으로 침전조의 미생물(약 50-70톤) 일부가 낙동강으로 유출되었다. 정수과정에 투입된 미생물이 기계이상으로 강으로 유입되었으며, 희멀건한 물질은 박테리아 사체이며 독성이 없고 오히려 물고기에게 먹이를 준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379" align="aligncenter" width="640"] 시료 채수를 하고 있는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 의장과 김새롬 사무국장 ⓒ 임덕자[/caption] 이에 대해 김수동 의장은 다음과 같이 크게 우려했다. "기가 막힌 표현에 우리 일행들은 말문이 막혔다. 수년 동안 계속되는 영풍제련소 하류와 안동댐에서의 물고기 떼죽음과 지난해에 수백 마리의 왜가리 집단폐사, 안동댐 속에 퇴적된 수만 톤의 중금속 찌꺼기까지. 이 모든 오염들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제련소치고는 너무 한가한 변명을 일삼고 있다. 왜 1300만 명의 영남인들이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낙동강 최상류에, 안동댐에 퇴적된 중금속과 독극물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영풍제련소가 48년 동안 건재할 수 있을지 참으로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380"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풍석포제련소 제 1공장의 모습.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caption] 이날 현장을 함께 조사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임덕자 사무차장 또한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신년 들어 영풍제련소는 자랑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하고 환경 문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으로 언론을 도배를 하고 있는 현실이라 더욱 그 사실여부와 재검토가 필요했다. 그래서 현장으로 달려간 것이다. 제련소 입장에서는 방류량이 50-70톤가량이라고 하였으나, 그 이상인 듯해 보였다. 하류로 4킬로미터 이상 내려오면서 하얀 석회 같은 물질이 가장자리로 흘러 내려와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381"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풍석포제련소 제 1공장의 모습 뒷산에 나무들이 모두 고사해버렸다. 영풍제련소 반대 대책위 주민들은 영풍제련소로부터 나오는 아황산가스 등의 영향으로 고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안동환경운동연합 김수동[/caption] 그녀는 또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오늘 같은 사건을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이유는 하천 오염은 물론, 영향을 받는 수질과, 농작물 오염, 모든 생태계 영향, 주민건강 영향 등에 원인이 되는 수많은 의문점의 중심에 제련소가 자리매김 되어있기 때문이다. 관련 부처와 지자체에서 서로 협조하여 이제라도 바로 잡지 않으면 환경재앙 속에 우리가 살아가야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난 70년부터 낙동강 최상류 청정지역에 들어선 공해유발업체 (주)영풍석포제련소를 둘러싼 갈등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근지역 주민들이 계속해서 민원을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설상가상 영풍은 불법적으로 제3공장까지 증설해서 가동하는 배짱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터진 일이라 영풍 측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을 주민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설혹 영풍의 해명이 진실이라 할지라도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제련소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가 인근지역 주민들에겐 심각한 스트레스인 것이다. 공기 좋고 물 맑은 청정지역이라는 봉화에 그것도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의 최상류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영풍석포제련소. 아무리 환경법 등이 없을 때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이런 공해유발업체가 아직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자리 잡아 오염물질을 내보내고 그로 인해 인근지역 주민들을 고통에 빠트리고 종국에는 1300만 영남인들의 식수까지 위협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은 영풍이란 대기업이 이제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이제 영풍은 스스로 그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다. 국내 20대 대기업에 속한다는 영풍이 이토록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제련소를 계속해서 가동한다는 것은 기업윤리 측면에서 전혀 옳지 않다. 영풍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월, 2018/02/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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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새·물고기 죽은 강물에 녹조류 사체 둥둥 떠올라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caption id="attachment_188451" align="aligncenter" width="640"] 잉엇과 어류인 물고기가 강바닥에서 떠오른 녹조류 사체 속에서 병든 모습으로 둥둥 떠다닌다.ⓒ김종술[/caption] 썩고 병든 금강의 현실을 알리려는 듯 병든 물고기 한 마리가 힘겹게 내게로 왔다. 몸과 입에는 솜털 같은 병균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썩은 강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냄새가 심해서 운동을 할 수가 없어요.” 4대강 사업 콘크리트에 갇혔던 금강 공주보의 수문이 열리면서 수시로 받는 전화다. 이른 새벽부터 걸려온 전화는 어김없이 악취를 호소했다. 4대강 사업 이후 강바닥이 그만큼 썩었다는 증거다. 중병을 앓던 금강의 치유가 끝날 때까지는 겪어야 하는 일이다. 26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이 바라다 보이는 충남 공주시 금강둔치공원(아래 둔치)을 찾았다. 드문드문 운동하는 시민들이 보였다. 지난해부터 하류 공주보의 수위가 내려가면서 둔치 앞까지 차오르던 강물도 2m가량 내려간 상태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2" align="aligncenter" width="640"] 강바닥은 미세한 입자의 펄이 뒤덮었다. 지난해 가라앉은 녹조류 사체까지 둥둥 떠오르면서 악취가 진동했다.ⓒ김종술[/caption] 물 밖으로 드러난 강변은 갈대 솜털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갈대를 헤집고 들어가자 절퍽 거리는 시커먼 펄밭은 발목까지 빠져든다. 진흙 펄은 가뭄에 드러난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고 자갈과 모래밭에 경계를 이루면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3"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의 수위가 내려가면서 미처 물속으로 들어가지 못한 조개들이 쩍쩍 입을 벌리고 죽어서 썩어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454" align="aligncenter" width="640"] 입을 벌리고 죽은 조개는 속살이 썩어가면서 심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김종술[/caption] 물가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냄새는 심해졌다.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류 사체가 둥둥 떠오르고 있지만, 바닥엔 여전히 녹조 사체로 뒤덮여있다. 물이 빠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말조개 펄조개도 입을 벌리고 죽으면서 파리가 들끓고 있다. 죽은 물고기, 죽은 새들도 10여 마리나 보였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5" align="aligncenter" width="640"] 낚시꾼들이 동경하는 월척급 붕어도 병든 모습으로 둥둥 떠다녔다.ⓒ김종술[/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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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류 사체가 뒤덮여 시커먼 물속에서 커다란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사람을 보고 피하지 못할 정도로 병든 모습을 하고 있다. 이따금 머리를 내밀고 숨쉬기를 하는 물고기부터 허연 배를 뒤집고 빙글빙글 도는 ‘정형행동’(stereotyped behavior,定型行動)을 하는 물고기까지 보였다. 철창 등에 격리 사육하는 동물이나 우리에 갇힌 동물이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며 보이는 증상이다. 공주시가 강변 모래톱을 개간해 공원으로 만든 미르섬(하중도)에 심었다가 죽은 조경수도 강물에 버려 놓았다. 일회용 플라스틱부터 깡통, 자동차 배터리, 음식물, 녹슨 철근, 지난밤 제상(祭床)을 지낸 음식물까지 강변은 온통 쓰레기 밭이다. 미르섬에서 만난 한 학생은 “서울에서 공주로 여행 왔다. 공산성에 들렸다가 강변이 너무 아름다워서 걸어볼 욕심으로 들어왔는데, 구린내가 너무 심하다. 꽃밭에 거름을 뿌린 것으로 알았는데, 물에서 풍기는 악취다. 멀리서 볼 때는 멋진데 가까이 다가오니 죽은 새들도 보이고 무섭다”고 빠져나갔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6"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이 바라다 보이는 강물에 녹조류 사체가 둥둥 떠오르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457" align="aligncenter" width="640"] 4대강 수질 개선의 목적으로 공주보 수위가 내려가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에 드러난 펄밭이 쩍쩍 갈라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458" align="aligncenter" width="36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 강물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caption] 건너편 공산성에 올랐다.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보이는 강변은 모래톱이 드러나고 여전히 아름답다. 하지만, 강변에서 풍기는 악취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기자가 보기에는 큰비가 씻어 내리기 전까지는 쌓인 펄에서 풍기는 악취는 지속할 것으로 보였다. <한국어류도감> 저자 전북대학교 김익수 명예교수는 “현장을 보지 않아서 정확히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몸에 묻은 솜털같이 것은 곰팡이로 보인다. 붕어·잉어는 물속에 사는 어류 중에서 오염에 제일 강한 종이다. 산소가 부족해도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는 종인데, 결국 산소가 부족해서 보이는 현상으로 보인다. 다른 종들은 약해서 다 죽었고, 마지막 남아 있는 것이 그렇게 죽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국립군산대학교 해양생명응용과학부 수산생명의학전공 병리혈액학 박성우 교수는 “(물고기)솜털이 피었다는 것은 수생균 물곰팡이다. 지금 같은 봄철에는 수온이 3~4도로 낮아서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걸릴 수 없는 환경이다. 물곰팡이는 살아있는 세포에는 붙지 않는다. 죽은 세포가 있어야 물곰팡이가 감염되는데, 물곰팡이가 붙었다는 것은 전제조건으로 물고기의 피부에 상처가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상처를 일으키는 원인을 파악하면 원인이 나오는데, 지금 시기에는 수질, 기생충 정도로 추정한다. 수질이 나쁘면 비닐이 빠지고 궤양이 생기면서 구멍이 뚫리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459" align="aligncenter" width="640"]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리류로 보이는 새들까지 강변에 죽어있다.ⓒ김종술[/caption] 4대강 수문개방 환경부 담당자는 금강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자의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현장을 확인해 보겠다”고만 했다. 결국 금강은 4대강 사업 준공 6년 만에 최악의 수질로 치달으면서 물고기가 병이 걸리고 죽어가는 것이다. 금강의 수질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면 개방과 함께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또 4대강 수문개방에 나서고 있는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인력을 고용해 물밖에 드러난 어패류를 강에 넣어주고 있다. 그러나 보 주변으로 집중하면서 미쳐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죽어간 어패류는 강변에 널브러져 있다. 좀 더 세심하고 광범위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문의 : 물순환 담당 02-735-7066
화, 2018/02/2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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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아침을 맞아, ‘4대강 독립 만세!’를?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

삼일절 아침을 맞아, ‘4대강 독립 만세!’를 왜? 영남지역의 왜곡된 여론을 바꿔내는 길이 바로 ‘4대강 독립’의 길이다
부슬부슬 봄비가 내렸다. 삼일절을 기념하는 봄비다. 이 봄비는 여느 봄비와 달리 무척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라 농민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에게 크게 환영받을 바이지만, 필자에게는 특히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바로 '4대강 독립'의 길로 성큼 다가가게 할 봄비이기 때문이다.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큰 기조 중의 하나가 '4대강 재자연화'였다. 이는 국민적 열망의 반영이자, 촛불 민심의 반영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따라서 이를 정책에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촛불혁명에 의한 4대강 보 개방을 방해하는 세력들
그 수순으로 4대강 보 개방 지시가 두 차례 있었다. 지난 6월 1일에 한 차례 수문개방이 있었고, 이후 지난 11월 13일 2차 수문개방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난 6월의 일차 개방에서는 개방 폭이 높지 않아서 이른바 '찔끔 개방'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486" align="aligncenter" width="640"] 지난 6월 1일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낙동강 보의 개방이 이루어진 날이다. 4대강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지난 11월의 2차 개방에서는 개방 폭이 비교적 컸다. 금강과 영산강은 모든 수문이 열렸다. 그러나 유독 낙동강에서만 개방의 개수도 적었고, 그마저 열렸다가 다시 닫히는 기막힌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런 사태를 초래한 직접적인 이유가 바로 일부 세력들의 농단 때문이었던 것이다. 지난 6월 1차 개방 때 낙동강 강정고령보 주변에는 여러 장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수문 개방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체육회나 부녀회, 새마을협의회, 이장협의회, 번영회, 한국농업경영인회 등의 이름으로 내걸렸다. "대책없는 보개방에 달성농민 다 죽는다", "강정보 개방 결사반대한다", "이 가뭄에 달성보 개방은 미친 짓이다" 현수막 문구에서 보듯 반대하는 이유를 농민 핑계를 댔다. 농사지을 물도 부족한데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논리였다.   [caption id="attachment_188487" align="aligncenter" width="640"] 대구지역의 관변 조직들이 내건 보 개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당신들이 농민들을 언제부터 그렇게 생각했다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첫 일성이었다. 필자 역시 농민의 자식이고, 도시로 나와 직접 텃밭농사도 지어본 사람으로서 농사에 물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그들의 주장에 동조해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 당시의 정부 방침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농사짓는 농민들을 배려해서 보 개방 폭을 가장 낮춘 수준으로 선택했다. 4대강 보의 수위는 순서상으로 관리수위, 어도 제약수위, 양수 제약수위, 지하수 제약수위, 하안 수위, 최저 수위로 구분되어 있다. 이중에서 '양수 제약수위'란 것은 국토부의 정의가 "농업용 양수장 취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위"로, 농업용수 공급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수문을 연다는 것이고, 당시 개방 폭은 딱 그 수준으로 이루어졌다. 영농철인 6월 농업용수 공급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은 수준의 조심스러운 개방이었던 것이다. 정부도 나름 조심스러운 개방 선택이었고, 이 때문에 환경단체들에게는 '찔끔 개방'이라는 비아냥을 사기도 한 개방이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488" align="aligncenter" width="640"] 4대강 보 수위의 정의. 양수 제약수위란 것은 농사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수문을 개방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caption]  
다시 수문이 닫히다 ... 관변조직과 보수언론이 만들어낸 합작품
그런데도 불구하고 경상도 지역의 관변조직들은 엉뚱한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이다. 그것을 지역의 보수언론은 대서특필했고, 그것이 지역의 여론인양 호도되어 정부는 보 개방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왜곡된 여론의 반영의 결과 지난 11월의 2차 개방에서 낙동강에서는 8개 보 중에서 단 두 개만 열리게 되는 초라한 개방이 결정되었다. 농심을 이용한 보수적인 관변조직들의 의도가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난 11월의 2차 개방마저 이들은 또다시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의 수문은 큰 폭으로 열렸다. 그로 인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래톱이 돌아오고, 새가 찾아오고, 지천이 살아나고 수달이 찾아오는 등 낙동강의 생태태가 되살아난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정부는 보 개방을 통해 실지로 환경단체와 하천 전문가들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하는 바를 검증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강을 실지로 흐르게 했을 때 강의 하상이나 유속, 수질, 보의 안정성 등을 보 개방 전과 비교분석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를 통해 올해 연말 4대강 보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보 개방이나 철거에서도 이명박근혜 정부에서처럼 일방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기조하에 세워진 나름 조심스러운 선택이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489" align="aligncenter" width="640"] 2차 수문개방이 이루어져 낙동강이 막 되살아나고 있을 무렵.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과 한농연 소속 농민들과의 간담회가 열렸고, 이를 지역 보수언론에서는 대서특필했다. 가뭄으로 인한 영향을 마치 보를 개방해서 작물이 시들었다며 왜곡된 여론을 만들어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비교검증 작업도 원천적으로 봉쇄할 목적으로 이번에는 자유한국당의 추경호 의원과 한농연 조직이 움직였다. 추경호 의원은 지난 1월 한농연 소속 농민들을 불러다가 보 개방과 관련한 간담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나온 소식들은 또다시 지역의 보수언론에 대서특필이 되고 그것이 지역의 일반적 여론인양 호도된 것이다.  
특정세력에 의해 왜곡된 농심
그러나 당시 필자가 현장에서 확인한 바에 의하면 그들의 주장은 철저히 왜곡된 일방적 주장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그들은 2월 중순이면 양수장을 가동해 농업용수를 공급해야 겨울 밭작물의 피해가 없을 거라면서 양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수문을 개방한 문재인 정부를 성토했던 것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 실렸던 달성군의 현풍양수장 주변의 농민과 농어촌공사 고령달성지사를 통해 확인한바 그들의 주장은 왜곡됐다는 것을 팩트로 확인할 수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490"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변 옆 대구 달성군 현풍면 원교리의 현풍들에서 밭일을 하는 한 농민을 만났다. 이 들은 대부분 보리밭이고 이곳에는 실지로 마늘과 양파밭이 많이 없다. 그리고 이곳에 물을 대는 것도 땅이 녹고, 양수장이 가동하는 시기인 4월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곳에서 만난 농민의 증언이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지난 1월말 낙동강 바로 옆인 대구 달성군 현풍면 원교리의 시금치밭에서 작업을 하던 농민을 만나 확인을 해보니 그는 "농사에 물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지금 당장 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르면 3월 말이나 4월 초에 가서 물을 공급해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땅이 얼어서 물을 줄 수도 없기" 때문에 양수장이 가동이 되는 그때가 돼서 물을 주면 된다는 설명이었다. 당시 전화를 통해 확인한 농어촌공사 고령달성지사 관계자 또한 올해 양수장의 개방은 4월 말에 계획하고 있다는 증언을 확보할 수 있었다. 즉, 모내기철이 다가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가 되어야 현풍양수장의 양수기의 시동을 건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추경호 의원과 한농연 소속 일부 농민들의 의도는 성공을 한 셈이 된다. 결국 정부는 그들의 의도대로 지난 2월 2일 합천보의 수문을 닫아걸게 것이다. 당시 수문개방 문제를 관리하던 환경부는 제대로 검증도 해보지 않고 일부 세력의 주장에 놀아난 셈이다. 그래서 환경단체 등에서 "환경부는 아직도 아마추어다"란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결정이고 미숙한 판단이었다란 것을 환경부는 뒤늦게 깨닫게 되었음을 토로한 바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493"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천보의 수문의 닫혀 현풍양수장에서 양수가 가능하게 되었지만, 아직까지 양수장은 가동되고 있지 않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당시 수문개방을 통해 드러났던 양수장의 양수구가 합천보 담수로 인해 다시 물에 깊게 잠기게 된 지금까지도 양수장이 가동되고 있지 않다는 진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봄비 내린 삼일절 아침, '4대강 독립'의 날을 생각하다
봄비 내린 삼일절 아침을 맞아, 지난 수개월의 상황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4대강 보 개방이란 것은 이른바 '4대강 독립'의 초석이다. 영남의 젖줄이자, 인간을 비롯한 뭇생명들의 목숨줄과도 같은 4대강이 저 죽임의 보로부터 놓여나는 것이 '4대강 독립'이다. 이명박이 세운 저 녹조라떼 제조시설인 죽임의 보로부터 강의 뭇생명들이 해방되는 그날이 바로 4대강 독립의 날인 것이다. 우리민족이 일제의 압제에 강력히 저항한 날이 삼일절이다. 그 삼일절을 맞아 '4대강 독립운동'을 생각한다. 그리고 삼일절의 그 정신을 이어받아 기미년 삼일 독립만세를 외쳤던 그러한 각오로 '4대강 독립운동'을 벌어나야 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를 막으려는 강고한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491" align="aligncenter" width="640"] 4대강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현재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시리즈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 활영 현장이다. 낙동강에서 지난 2월 초 한겨울의 취재 ⓒ오마이뉴스 안민식[/caption]   4대강사업의 핵심이 '낙동강'이듯 '4대강 독립운동'의 핵심은 바로 낙동강이 흐르는 이곳 영남지역이다. 이곳의 왜곡된 여론을 바꾸어내고 낙동강이 예전처럼 유유히 흐르게 하는 그 길이 4대강 독립을 완성하는 길이다. 삼일절 아침을 맞아 4대강 독립을 방해하는 세력에 맞서 당당히 외쳐나갈 것이다.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그 정신으로 4대강 독립 만세를 외쳐나갈 것이다. 그래서 4대강이 저 명박산성보다 더 강고한 4대강 보로부터 해방되는 그날을 기필코 맞고야 말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 땅의 국운을 회복하는 길이자, 우리 인간들과 야생동식물과 같은 뭇생명들의 목숨줄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492" align="aligncenter" width="640"] 4대강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청와대 앞에서 열린 보 수문 추가개방 촉구 기자회견의 모습. 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살고 싶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래서 힘차게 외쳐본다. "대한독립 만세!!! 4대강 독립 만세!!!" '4대강 독립운동'에 동의하고, 그 길에 동참하는 작은 통로가 있다. 다음 같이가치 모금함으로 들어오셔서 지지의 뜻을 밝혀주면 된다. 영남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4대강 독립군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주시길 희망해본다.
금, 2018/03/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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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껑충 새들이 뛰어노는 금강 오늘따라 빛났다

환경운동연합 금강현장 답사 ...“홍수기가 지나고 훨씬 멋진 금강이 될 것”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caption id="attachment_188636" align="aligncenter" width="640"]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에도 모래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김종술[/caption] 기분이 좋다. 얼마 만에 느끼는 상쾌함인가. 엊그제 내린 빗줄기는 묵은 강물을 씻어 내리고 있다. 껑충껑충 백할미새가 뛰어노는 모래톱은 오늘따라 반짝반짝 빛난다. 7일 환경운동연합 박종학, 신재은, 안숙희, 이용기 활동가와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금강을 찾았다. 이들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세종보는 버들강아지로 불리는 갯버들(wild rye)이 푸릇푸릇 물이 올라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37"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면서 상류 모래톱이 넓어지고 있다.ⓒ김종술[/caption] 4대강 홍보관으로 불리던 세종보 전도식가동보는 바닥까지 눕혀놓았다. 수심 4m로 갇혀있던 가장자리는 여전히 질퍽거리는 펄밭이다. 그러나 수문이 열리고 하루가 다르게 자갈과 모래밭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내린 빗물에 늘어난 강물은 세차게 흘러내린다. 찬물을 끼얹듯 수자원공사 세종보 직원이 한마디 했다. “강 조망권 프리미엄을 주고 입주한 주민들이 수문이 열리면서 민원이 많아요” “(주민들) 경관에 대한 기호는 개인 차이가 있다. 수위가 내려가고 갇혀 있던 펄이 드러나면서 일부 흉물스럽게 보이는 구간도 있을 수 있겠지만, 3~5년 안에는 버드나무 숲이 아름답게 우거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 시민들도 좋아할 것으로 생각한다.” 신재은 활동가가 답변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처럼 썩은 강물에서 풍기는 악취보다는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사람들이 강과 어울릴 수 있다면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수문이 열린 지 몇 달도 안 된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으로 보였다. 급하다고 김칫국부터 마실 필요는 없었다.
터지는 감탄사
[caption id="attachment_188639" align="aligncenter" width="640"] 천연기념물 제328호인 원앙 한 쌍이 세종보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종술[/caption] 드러난 모래톱엔 오리들과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샘하듯 왜가리가 주변을 윙윙거리며 날아다닌다. 부리는 가늘고 길며 어두운 갈색인 작고 앙증맞은 새들이 자갈과 모래밭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노는 모습도 보였다. 18~20cm 크기의 백할미새다. 상류 세종시청이 바라다 보이는 강물엔 천연기념물 201-2호인 큰고니 10여 마리가 노니는 모습은 평화로웠다. 사람의 인적인 드문 장남들판 갈대밭에는 고라니 한 마리가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을 뜯어먹고 있다. 맹금류인 황조롱이(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323-8호)가 먹잇감을 발견했는지 장기인 정지비행(hovering)을 하는 모습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0" align="aligncenter" width="640"] 충북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세종시 합강리에 드러난 모래톱.ⓒ 김종술[/caption] “와 멋지다. 너무 멋져요.” 안숙희 활동가가 충북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세종시 합강리 하중도(河中島, river island, river archipelago) 모래톱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여기에도 큰고니들이 노닐고 있다. 최근까지 황오리들이 다녀간 곳이다. 공동으로 화장실을 이용하는 너구리는 은행을 먹었는지 소화되지 않는 은행 알맹이만 수북이 배설해 놓았다. 고라니는 몽글몽글 반짝반짝 빛나는 환약처럼 생긴 똥을 싸놓았다. 세차게 불어오는 강바람은 상큼한 봄 향기를 실어 나르고 불어난 강물은 “졸졸졸~” 노래 부른다. 새들과 야생동물이 좋아하는 곰보배추와 냉이는 황량한 강변에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다. 사람과 천적으로부터 분리된 공간인 하중도는 철새의 낙원이자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보였다. 새 박사로 통하는 이경호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천 중간에 만들어진 모래톱은 새들이 천적인 고양이, 삵 등으로부터 안전하게 은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천적으로부터 자유로우니 개체 수와 종 다양성이 높아진다. 덕분에 세종시에 반가운 손님인 새들이 많아졌다. 오리 등 새들이 많아지고 천적인 맹금류가 찾아들면서 하부 생태계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1" align="aligncenter" width="640"] 세종시 호수공원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 햇무리교 양화 취수장 앞에 돌보를 쌓고 있다.ⓒ 김종술[/caption] 세종시에서 유일하게 금강 물을 끌어가는 햇무리교 위쪽 양화 취수장은 호수공원으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가물막이를 설치하고 작은 돌보를 쌓는 공사를 하고 있다. 내일부터 큰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작업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2"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 수위가 내려가면서 세종시 청벽이 바라다보이는 건너편 모래밭에서 활동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종술[/caption] 공주시에서 세종시로 편입된 청벽의 절경은 한순간에 활동가들을 사로잡았다. 계룡산 능선으로 이어진 청벽은 조선시대 대문장가인 서거정이 ‘중국의 적벽과 조선의 창벽을 동일 시 할 정도로 풍경이 멋있다’고 평한 곳이다. 신재은 활동가는 넓게 펼쳐진 모래밭에 주저앉아 연신 모래를 만지며 눈을 떼지 못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3" align="aligncenter" width="640"] 한국수자원공사 공주보 직원들이 그물에 갇힌 물고기들을 구조하고 있다.ⓒ 김종술[/caption] 기쁨도 잠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공주보 상류 200m 지점에 정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어류 분포도 조사’를 위해 설치한 그물이 물밖에 드러나 있었다. 드러난 그물엔 죽은 물고기와 살아있는 물고기들이 갇혀 파닥거리고 있었다. 기자가 한국수자원공사 공주보에 도움을 요청하자 10여 분 만에 6명의 직원이 나와서 허리춤까지 빠지는 펄밭 물속에서 그물을 찢고 물고기를 구조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한다. 3~4m쯤 수위가 내려간 공주보 상류에는 낚시꾼들이 빠르게 찾아들었다. 물가에 낚시 텐트를 치고 물고기잡이 삼매경에 빠졌다. 활동가들은 공주보에서 ‘보수문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일정을 끝냈다. 웃음기가 떠나지 않던 신재은 활동가가 마무리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44"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 앞에서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보수문 확대 개방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김종술[/caption] “오늘 보니까 (4대강 보) 철거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더 굳혀진다. 수문만 열어도 4대강 보를 만든 게 없던 일처럼 자연스럽게 변하고 있다. 수문개방은 강바닥 하상 모래의 질이 달라지고 서식처 회복과 수질 개선으로 연결된다. 지금 (수문개방) 모니터링 기간에는 적극적인 개선 효과를 보기는 힘들겠지만, 여름 홍수기가 지나고 가을쯤에는 훨씬 개선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늘 돌아본 금강은 수문이 개방되고 빠르게 흘러내리는 물살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고 강이 깨어나는 소리도 들렸다. 물길이 바뀌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금강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목, 2018/03/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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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금강, 생명의 발자국을 찾다

- 금강 모래톱에서 봄의 생명과 만나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지난 7일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신재은, 안숙희, 박종학, 이용기 활동가와 함께 금강을 찾았다. 세종보 상류를 가장 먼저 찾았다. 높이 4m의 세종보는 수문을 완전 개방 해 누워 있었다. 그 사이로 빠르게 흘러가는 강물에는 힘이 느껴졌다. 물거품이 소용돌이치며 흘러가는 강은 이제 진짜 강이 되어가고 있었다. 금강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스스로 모래를 이동시키고 있었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배웠던 삼각주가 곳곳에 만들어진 강을 모습을 보았다. 삼각주뿐만 아니라 작은 모래섬과 모래톱들이 강의 풍경을 바꾸고 있었다. 금강은 지금 생명의 강으로 다시 바뀌고 있다. 모래톱과 하중도에는 생명의 흔적들이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지난해 11월 수문개방 이후 금강의 바닥이 드러나면서 작은 소하천과 금강이 만나는 곳에는 작은 삼각주 형태의 지형이 만들어졌다. 모래가 쌓이면서 부채모양을 띄고 있는 곳이 실제 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5년간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사이에도 강은 작은 하천은 강에 모래를 나르고 있었던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699"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문이 개방되자 볼 수 있는 작은 삼각주 지형ⓒ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700" align="aligncenter" width="640"] 공주보 상류에 작은 지천에서 들어온 삼각주 지형ⓒ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이렇게 만들어진 삼각주와 모래톱에는 생명들이 수를 놓고 있었다. 작은 발자국에서 큰 동물 발자국까지 다양한 생명들이 활동 했던 흔적을 만났다. 깃털을 손질하다 빠진듯 새깃털도 여러 곳 에서 확인했다. 강가에 만들어진 모래가 생명들이 찾아와 물을 찾고 휴식을 취하는 곳이 되고 있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701" align="aligncenter" width="640"] 모래톱에 새겨진 고라니 발자국ⓒ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702" align="aligncenter" width="640"] 작은 새들이 이동한 발자국ⓒ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최상위 포식자인 수달 발자국과 배설물도 확인했다. 고라니 발자국은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다양한 동물들의 서식처가 되어주는 모래톱은 동물들에게는 그리웠을 고향 같은 곳이다. 고향을 5년간 빼앗겼던 동물들이 이제 다시 고향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703" align="aligncenter" width="640"] 금강에서 발견되는 수달의 배설물ⓒ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곳에는 큰고니 2마리가 놀고 있었다. 9년 만에 찾아온 큰고니는 합강리를 기반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북으로 갈 것이다.(관련기사 : 9년 만에 찾아온 큰고니, 큰고니를 위해 우리가 할 일) 금강정비사업으로 망가졌던 합강리는 이제 큰고니가 돌아올 정도로 생명력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8704" align="aligncenter" width="640"] 9년 만에 합강리에 찾아온 큰고니ⓒ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세종보 상류에 만들어진 양화양수장은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세종보 수문개방으로 취수에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진행하는 공사이다. 세종호수공원에 물을 대고 있는 양화양수장 보강이 끝나면 세종보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곳은 없어진다. 완전히 개방준비가 끝나면 세종보 상류에 찾아온 생명들의 지속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caption id="attachment_188705" align="aligncenter" width="640"] 양화취수장 보강 공사 중인 모습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공주보는 높이 7m의 대형 댐이다. 이 중 4m를 개방하여 수위를 낮췄다. 수문개방이 이루어지면서 청벽에는 넓은 금빛 모래톱이 드러났다. 안내를 한 김종술 기자는 "서울살이를 하다 금강 금빛모래를 보고 공주에 자리 잡기로 결심했다"며 "다시 모래를 보게 되어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골재로도 공주의 모래가 전국 최고로 쳤었다"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청벽을 지나 곰나루에서 답사를 마무리했다. 과거에 모습에 비해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곳곳에 녹조류 사체들이 떠다니고 있고 붉은깔다구 유충도 공주보 수상공연장에서 확인했다. 5년간 물속에서 썩어가고 있던 펄들이 드러나면서 악취를 내기도 했다. 비가 오고 눈이 오면서 펄이 다소 씻겨 내려가고 모래가 쌓이고 있으나, 그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caption id="attachment_188706" align="aligncenter" width="640"] 붉은깔따구 유충의 모습ⓒ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8707" align="aligncenter" width="640"] 모래가 쌓인 곳에 떠오른 녹조사체ⓒ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그렇지만 분병 금강은 바뀌고 있었다. 생명들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만났다. 모래가 이동된 곳에 남겨진 생명들의 흔적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9년 만에 찾아온 큰고니가 입증하고 있다. 이런 생명들의 자리에 사람도 함께 있기를 희망해본다. 금강의 모래사장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천렵을 하는 날을 기다려본다. 현장에서 모래사장에 잠시 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래 구덩이를 만들었다. 사람의 본능이 아닌가 한다. 모래톱은 사람이 자연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느낌을 주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708" align="aligncenter" width="640"] 모래사장에 만든 구덩이ⓒ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이번 금강답사에서는 갈 길이 멀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더 멈추지 말고 갈 것을 생명들이 말해주고 있는 듯한 모습을 확인했다. 우리가 이 생명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왔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금, 2018/03/0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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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찾아온 큰고니, 큰고니를 위해 우리가 할 일

- 세종보 개방과 장남평야의 원형 보존 두 마리 토끼 잡아야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caption id="attachment_188685" align="aligncenter" width="640"] 합강리와 장남평야를 찾은 큰고니 무리ⓒ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꼬박 9년을 기다렸다. 합강리와 장남평야를 오가며 채식과 휴식을 취하던 큰고니가 보이지 않기 시작한 것은 2010년 겨울부터다. 2009년 겨울을 마지막으로 10여마리 내외의 큰고니가 합강리를 찾지 않았다. 4대강 사업으로 공사가 시작되면서 하천에 준설이 이루어졌고 물이 가두어지면서 서식처로 합강리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큰고니는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천연기념물 201-2호이며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귀한 새이다. 흔히 백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장이 140cm이며 날개를 피면 3m에 육박하는 우리나라를 찾는 대형조류에 속한다. 시베리아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큰고니의 개체 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큰고니는 잠수할 수 없어 몸의 크기와 유사한 1m내외의 낮은 물을 좋아한다. 강 주변 넓은 들에서 낱곡 등도 채식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월동한다. 때문에 4대강 사업이전 평균수심 80cm내외 였던 합강리와 배후 장남평야는 큰고니에게 매우 좋은 서식조건을 유지하고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8683" align="aligncenter" width="640"] 2009년 찾아온 합강리의 큰고니 Ⓒ이성원[/caption] 2009년 착공한 4대강 사업으로 준설과 보건설이 이루어지면서 수심이 4m로 변했다. 큰고니가 휴식하던 하천에 형성된 작은 섬과 모래톱은 사라졌고, 먹이가 되던 수초들도 깊어진 수심으로 접근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큰고니의 배후 먹이터였던 장남평야도 세종시가 들어오면서 원형유지가 되고 있지 않다. 대규모 농경지였던 장남평야의 1/3은 호수공원으로 조성되었고, 1/3은 국립수목원으로 공사 중이다. 다행히 나머지 1/3은 원형으로 보존하기로 결정하고 원형지의 약 30% 면적에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 11월 세종보의 수문이 개방되고 합강리를 가두던 보의 수문이 열리면서 하천에 모래톱과 하중도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에 비해 종수와 개체 수 모두 증가하면서 수문개방 효과가 일부 입증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관련기사 :세종보 개방 이후 늘어난 겨울 철새, 반가워라) 앞 선 조사에도 큰고니를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지난 27일 장남평야에 큰고니 11마리를 발견했다. 9년만이다. 큰고니는 3월 2일 현재까지 장남평야와 합강리를 이동하면서 서식하고 있다. 이렇게 다시 찾아온 큰고니는 남쪽에서 겨울을 보내고 북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잠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찾아온 것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월동하는 기간 동안 관찰되지는 않아서 완벽한 서식지로 합강리와 장남평야를 택했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찾아온 큰고니가 장남평야와 합강리에서 무사히 머물고 떠난다면 올 겨울 다시 이곳을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재 수문이 개방된 형태로 유지되고, 장남평야의 농경지가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말이다. 큰고니가 찾아올 수 있는 조건의 첫 번째는 먹이다. 하천에 수초들을 먹을 수 있는 수심이 유지되고 배후 먹이터인 장남평야가 반드시 전제되어야할 것이다. 아직 세종보의 수문개방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다시 수문을 닫아 현재의 넓은 모래톱과 하중도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큰고니의 재도래 가능성은 매우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9년간 발견되지 않다가 수문이 개방된 이후에 관찰된 것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이번 겨울, 보처리 평가를 통해 결정될 수문 관리방향이 개방과 철거로 결론이 나야한다는 말이다. 또한 배후 먹이터인 장남평야가 현재처럼 유지되어야 한다. 이미 약 2/3가 호수공원과 국립수목원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큰고니에게는 남아 있는 농경지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원형지가 보전된 지역 중에서도 약 30%의 면적만 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마저도 중단된다면 큰고니에게는 치명적이 될 수밖에 없다. [caption id="attachment_188686" align="aligncenter" width="640"] 장남평야와 합강리의 모습(중앙 파란색 장남평야 원형보전지, 위 푸른색이 합강리, 붉은선 세종보)ⓒ이경호[/caption] 하지만, 행복도시건설청은 장남평야를 이대로 놔둘 생각이 없어 보인다. 세종 중앙공원 2단계 개발계획을 변경하여 추진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경계획에 따르면 현재 농사를 짓고 있는 면적을 대폭 축소하고 원형지가 보전되고 있는 곳도 공원으로 조성하여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호수공원과 수목원의 대규모 이용시설을 조성했음에도 추가로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조성하는 것이다. 행복도시건설청에서 계획한 공원조성계획으로 진행한다면, 큰고니는 이제 합강리에서 영영 사라질 수 밖에 없다. 하천과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는 큰고니의 서식특성상 배후 농경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갇고 있기 때문이다. 장남평야는 큰고니 이외에도 흑두루미와 다양한 도요새 등이 찾아오는 지역이다. 현재 농경지로 유지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 희귀조류 서식 확인된 세종시 '장남 평야' 보호지역 지정해야) 필자는 기사를 통해 장남평야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홍콩의 습지공원을 제안했다. 원형지보존을 최대한 진행하고 일부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행복도시 건설청은 대부분을 개발하고 극히 일부(원형보전지 87만㎡중 21만㎡만) 원형으로 유지하는 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종시 생태시민협의회는 협의 불가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행복도시건설청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관련기사 : 우리도 홍콩 습지 공원은 꿈이 아니다) 2016년 3월 환경부와 이미 보전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공원조성계획을 이미 세워 놓았다. 계획에 맞추어 보전할 곳과 개발할 곳이 이미 정해져 있는 사업인 것이다. 본래 계획대로 시행하면 될 일을 가지고 지역의 주민들이 논습지를 반대한다고 하여 2단계 중앙공원 조성계획을 대폭 수정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행복도시건설청의 이런 행정집행이 과도한 권한 남용으로 보이는 이유다. 세종시 건설과정에서 이미 금개구리 서식처로 원형지로 보전하기로 결론이 났음에도 이렇게 개발계획을 강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 환경부와의 협의내용은 장남평야의 최소한의 생태계 유지를 위해 필요한 공간으로 보전하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이었다. 보전형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이미 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보전지역마저 줄여가며 인공공원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큰고니를 비롯한 합강리와 장남평야를 찾아오는 새들에게 2018년은 매우 중요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세종보 수문개방에 대한 결정과 장남평야의 중앙공원개발계획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선의 선택은 수문개방 결정과 중앙공원의 개발계획을 본래 환경부가 합의된 계획대로 추진되는 것이다. 둘 중에 하나라도 결론이 잘못 난다면 큰고니는 다시 합강리를 찾지 않을 것이다. 세종보의 경우 수문개방에 따른 모니터링결과를 종합하여 올해 말 보처리방안이 나올 것이다. 다양한 모니터링 결과가 강의 회복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큰 이변이 없다면 수문개방으로 결론이 나야 정상인 것이다.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문제는 중앙공원 2단계 사업이다. 행복도시건설청이 원형지 보전면적을 대폭 축소한 계획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환경도시 세종이 되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수문개방과 장남평야의 원형보존은 말그대로 최소한의 유지를 위한 공간이다. 이마저도 빼앗아 사람만을 위한 공간으로 만든다면 세종시의 생태계와의 공존은 없다고 단언한다. 생물들이 살수 없는 최악의 환경도시가 되는 길을 막기 위해서라도 세종보 수문개방과 장남평야의 원형보전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금, 2018/03/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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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보 수문열고 드러난 낙동강의 진면목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caption id="attachment_189300" align="aligncenter" width="640"] 상주보 수문이 열리자 강물이 세차게 흘러내리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강물은 힘차게 흘러가고 있었다. 상주보 제1번 수문이 열린 채 수문을 빠져나온 강물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아래로 힘차게 흘러내린다.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15일 오후 나가본 낙동강의 풍경이다. 지난 3월 9일 수문개방을 시작한 상주보는 15일 현재 수위가 대략 1미터 정도 내려가 있었다. 그러나 상주보 주변에서는 가시적인 변화의 모습은 없었다. 단지 수문이 열렸고 그 아래로 강물이 흘러갈 뿐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큰 변화의 시작이다. 드디어 낙동강 상류에서도 흐름이 생겼다는 것이니 말이다.  
낙동강 상류도 시궁창 펄로 뒤덮이다
흐르는 강을 뒤로 하고 낙동강 제1경으로 유명한 경천대를 거쳐 그 건너 마을인 회상리로 접어들었다. 회상리 강변에 다다르자 비로소 나타난 넓은 모래톱. 반가웠다. 드디어 낙동강의 옛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인가. [caption id="attachment_189301" align="aligncenter" width="640"] 경천대 앞 회상리 회상들에서 만난 반가운 모래톱. 그러나 그 위를 썩은 펄이 뒤덮고 있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9302" align="aligncenter" width="640"] 모래톱 위를 뒤덮은 펄. 그 위를 조개들이 기어다닌 흔적이 뚜렷하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가까이 다가가자 시궁창 냄새가 올라온다. 하류 낙동강에서 맡아본 익숙한 냄새다. 보로 막힌 강이 정체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 중의 하나인 강바닥이 썩은 시궁창 펄로 뒤덮이는 현상이 상류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상류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중하류보다는 수질이 낫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은 덜 하리라 예상했던 나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고, 보면서도 사실 놀라게 된다. 더욱 나를 놀라게 하는 장면은 그 뒤에 일어났다. [caption id="attachment_189303" align="aligncenter" width="640"] 펄 밭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조개가 입을 벌리고 죽어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9304" align="aligncenter" width="640"] 펄 밭 속에서 캐내 강물 속으로 넣어준 조개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펄로 뒤덮인 모래톱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닌 흔적들이 널려 있다.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녀석들은 바로 조개들이다. 그 조개들이 강물이 빠지자 물길을 찾아 이러저리 휘젓고 다니다가 결국 펄 속 깊이 몸을 들이밀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미리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입을 쩍 벌린 채 죽어있는 녀석들도 보인다.  
낙동강 상류, 수질 최악의 지표종 깔따구까지 발견
살아있는 녀석들도 이대로 물이 더 빠져서 강이 바짝 마르게 되면 모두 하나같이 입을 쩍 벌리고 죽어가게 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 펄 속에 박힌 녀석을 캐내 강물 속으로 던져줄 요랑으로 펄 속의 조개를 하나 집어든 순간 보인 또 다른 생명이 모습을 드러낸다. 익숙한 붉은 빛깔이 도는 자그마한 생명체가 나타났다. 순간 두 눈을 의심했지만 바로 그것은 깔따구 유충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대구의 낙동강에서 숱하게 보아온 바로 그 생명체였다. 깔따구 유충은 강물 수질을 1~4등급으로 나누었을 때 수질 최악의 등급인 4급수의 지표종(환경부 지정)인 생명체이다. 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은 시궁창과 같다는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9305" align="aligncenter" width="640"] 펄밭으로 몸을 기어들어가고 있는 말조개ⓒ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9306" align="aligncenter" width="640"] 조개를 캐내다가 펄밭 속에서 발견한 붉은깔따구 유충. 수질 최악의 지표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낙동강 상류인 상주 이곳의 수질 또한 4급수로 전락한 순간이다. 4급수라, 이곳 상주지역 낙동강은 4대강사업 이전만 하더라도 1급수를 자랑하던 곳이었다. 모래톱이 발달한 이 일대는 공장도 없고 오염원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늘 1급수 수질을 유지해오던 곳이다. 특히 이곳 회상리는 모래톱이 더 넓게 발달해있기 때문에 경관도 빼어난 곳이다. 그래서 낙동강 제1경으로 불리던 곳이다. 낙동강 제1경인 경천대에서 바라보이는 이곳 회상리 강변의 펄로 뒤덮인 강바닥에서 나온 깔따구 유충, 이것은 정말 충격적인 사실이다. 4대강사업의 적나라한 폐해를 그대로 목격하게 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낙동강 상류인 이곳에서도 그대로 증명이 된다. 하루속히 낙동강 보들을 전부 개방해야 하는 이유다.  
부유물 둥둥 .... 이것이 낙동강 상류의 취수원?
회상리를 뒤로 하고 다다른 곳은 상풍교 바로 위 낙동강변이다. 이곳은 신 풍양취수장이 들어선 곳이다. 이곳에서 취수한 강물이 풍양지역 주민들의 식수가 되는 것이다. 상수도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caption id="attachment_189307" align="aligncenter" width="640"] 신 풍양취수장 추수구 앞의 낙동강.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며 수질 상태가 최악이다. 이것이 상류 취수원 낙동강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9308" align="aligncenter" width="640"] 위에 덮인 모래를 치우자 썩은 펄이 나온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그런데 그곳의 강물을 내려다보는 순간 또 눈을 의심하게 된다. 강물의 상태가 저 중하류의 그것보다 더 나빠 보이기 때문이다.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고 드러난 강바닥은 시꺼먼 시궁창 펄로 뒤덮여 있다. 이 물이 이 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런 모습을 이 지역민들이 보면 도대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사실 상주뿐만이 아니라 이 일대 주민들은 대부분 4대강 사업을 찬성하신 분들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화려한 수사에 깜빡 속아넘어간 주민들은 지지난 대선에서 그를 선택해줬고, 그가 밀어붙인 사업에 일체의 반대가 없던 지역이 이곳이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시궁창 냄새나는 강이자 부유물 둥둥 떠다니는 식수원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강으로 나와서 이 충격적인 모습을 봐야 한다. 그래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어떤 짓을 했고, 4대강 사업이 얼마나 강을 죽여놨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말이다.  
드넓은 모래톱에 강물이 힘차게 흐르며 낙동강이 살아나고 있다
이 충격적인 모습을 뒤로 하고 또 다다른 곳은 영강 합수부 낙동강이다. 이곳에서 내려다본 낙동강 모습 또한 놀라웠다. 드넓은 모래톱이 드러나 있는, 4대강사업 이전의 낙동강 모습으로 복원되고 있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9309" align="aligncenter" width="640"] 상주보 수문을 열자, 영강 합수부 바로 위 낙동강에 드넓은 모래톱이 되돌아왔다. 낙동강이 살아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고작 상주보 1미터만 열었을 뿐인데, 상주보로부터 20킬로미터 상류인 이곳에서는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모래톱 곳곳에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수없이 박혀있다. 춤을 추고 있는 야생동물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진다. 얼마나 기쁠 것인가. 강 이쪽과 저쪽이 깊은 강물로 완전히 단절돼 있다가 마치 모세의 기적처럼 다시 강바닥이 드러나면서 건너갈 수 있는 강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서식처가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니 어찌 기쁘지 않을 것인가. 바로 그 위 영풍교에서는 강물이 더욱 세차게 흘러내린다. 상주보가 막혀 있을 때는 상주보로부터 제법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강물의 흐름이 없었다. 정체된 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던 이곳에 세찬 강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강이 비로소 생명을 되찾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caption id="attachment_189310" align="aligncenter" width="640"] 넓은 모래톱이 드러난 낙동강 상류. 영강 합수부 바로 위쪽 낙동강의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강바닥이 훤히 드러나 보이고 그 위를 맑은 강물이 흘러간다. 강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드넓은 모래톱 그리고 날아든 새들이 만들어주는 풍경은 바로 낙동강의 옛 모습이다. 진짜 낙동강의 모습. 그렇다. 낙동강이 비로소 낙동강다워지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이 춤을 추면서 '4대강 재자연화'란 희망의 씨앗이 비로소 발아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낙동강이 흘러간다. 낙동강이 춤을 춘다. 뭇생명들이 함께 화답하고 있다. 생명의 강 낙동강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목, 2018/03/2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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