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를 미국 탐사전문기자 팀 셔록(Tim Shorrock)과 공동 취재해 보도합니다. 팀 셔록 기자는 1996년, 미국이 광주 학살을 묵인, 혹은 승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정부 기밀문건, 일명 ‘체로키 파일’을 공개해 광주 학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탐사기자이자, 한미 관계 전문 독립언론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틀 간의 정상회담을 위해 이번 주 수요일(미국 시간)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대화와 참여를 강조함에 따라 양국 정상 간 입장 차이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논의는 비공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정상회담 직후인 금요일 저녁으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전략국제연구센터) 방문인데, 문 대통령은 워싱턴의 가장 유력한 싱크탱크 중 하나인 CSIS에서 이 날 중요한 정책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 일본 정부뿐만 아니라 사드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같은 주요 방위산업체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CSIS는 수십 년 간 미국의 한반도 정책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미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CSIS의 CEO 존 햄리는 지난해 가을 한국의 진보 성향 정당들의 약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우익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이 개최한 포럼에서 “(한국의) 다음 대선에서 우리가 이슈가 되지 않으려면 뭔가 해야 한다”며 “한국의 진보 성향 정당 내에서는 미국이 문제라고 여기는 시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8개월 뒤, CSIS와 미국 외교정책 기득권층은 과거 한국의 보수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의제를 가진 한국의 새롭고, 독립적인 지도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 새로운 상황은 과거 부시 정권에서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CSIS의 빅터 차 선임고문이 지난 26일 서울에서 개최된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한미동맹에 대해 언급하면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중앙일보는 삼성과 더불어 CSIS의 주요 후원기관이다.)
차기 주한 미국 대사로 거론되는 빅터 차 선임고문은 한국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의 ‘위기’를 ‘민주주의 작동의 놀라운 발현’으로 극복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해 ‘일방적인 행동’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유엔이 승인한 현재의 대북 제재 조치를 위반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경제 원조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훈계조로 이야기했다.
차 선임고문은 새 정부가 한미동맹을 “북한 위협을 다루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우선순위로 다뤄야 할 것이라며, 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 간 입장 차이는 양자 간 “진실되고 완벽한, 거의 일상적인 정책 조율”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표는 차기 주한 미 대사 데뷔 연설에 가까운 느낌이었으나, 일부 한국인들에겐 ‘총독’이 더 적합한 용어로 받아들여졌을 수 있다.
차 선임고문의 발언은 문 대통령이 이번 방미 기간에 강경하고 군사적인 대북정책을 중심으로 뭉친 워싱턴의 정치적 기득권층으로부터 공개적인 비판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2년 간 민주당과 공화당 내부에서는 북한 정권 교체와 대북 선제공격에 대한 논의가 거의 일상화되었고, 진보와 보수 언론 모두 이와 관련된 내용을 열심히 보도해 왔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개심은 최근 발생한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 때문에 더욱 확산되었다. 버지니아 대학교 학생이었던 오토 웜비어는 2015년 북한 당국에 체포되었다가 올해 6월 급작스럽게 혼수상태로 석방되어 미국으로 송환됐다. 그를 진찰한 의료진은 북한 측 주장대로 그가 보툴리눔독소증(botulism)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하면서 뇌손상이 생겼다는 점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의료진은 웜비어 가족이 주장하는 구타나 고문 흔적도 찾지 못했다.
▲ 지난 2015년 북한에 체포된 오토 웜비어. 올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사망했다
송환 후 며칠 만에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내각,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북한에 대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한국 문제를 거의 항상 미-중 관계 속에서만 바라보는 CNN은 “웜비어의 죽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이게 했는데, 이 때문에 중국과의 긴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하원 및 상원 의원들은 공무상 목적을 제외한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법안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수용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동요한 미국의 우익 세력은 문 대통령을 위험한 좌파로 몰기 위한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들이 최근 표적으로 삼은 것은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맡은 문정인 연세대 교수였다. 문 특보는 지난 6월 1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 한미 군사훈련과 미국의 “전략 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문 특보의 이와 같은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청와대는 문 특보에게 따로 연락을 취해 발언에 신중을 기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재단에서 한반도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전직 CIA 출신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문정인의 방미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한미 동맹, 그리고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가중할 수 있다”는 트윗을 날렸다. 며칠 뒤, 북한정권 교체에 광적인 조슈아 스탠튼은 문 대통령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편파적인 것으로 악명 높은 자신의 블로그 ‘통일자유대한민국 (One Free Korea)’에 “문 대통령은 정치 경력의 전부를 미국보다 북한에 더욱 강한 유대감을 보여 온 한국 극좌파의 전문가 집단에서 보냈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조선일보와 같은 일부 한국 매체로 하여금 문 특보의 ‘온건한’ 발언이 미국 측의 “격분을 자아냈다”고 보도할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과장된 것이다. 실제로 미국 국가안보 당국의 핵심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과 북한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이 한미 군사동맹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스콧 브레이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관은 6월 26일 흔치 않은 공개연설을 통해 미 정보당국이 대북 감시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최고위급에서 북한 문제와 같은 수준의 주목을 받는 이슈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당선과 한국에서의 사드 반대 집회가 미국의 대북정책에 걸림돌이 되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브레이 담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고, 북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한국의 국내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미 동맹은 여전히 매우 건재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때때로 미국이 더 강경한 조치를 선호하고 한국이 포용 정책을 선호하는 등 양국의 접근법이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는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미국 내 우익 세력의 생각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매우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President Moon Jae-in arrives in Washington this Wednesday for two days of talks with US President Donald J. Trump. While political observers will be watching closely for any signs of disagreement over Moon’s desire to improve intra-Korean relations through dialogue and engagement, the most significant discussions are likely to take place out of the public eye.
One of those events will be on the Friday night after the summit, when President Moon delivers an important policy speech to the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CSIS), one of Washington’s most powerful think tanks. Funded heavily by the US and Japanese governments as well as major defense contractors such as Lockheed Martin, the manufacturer of the THAAD system, the organization has played a key role in shaping US policy towards Korea for decades.
Last fall, John Hamre, the CEO of CSIS and a former deputy secretary of defense, made public comments expressing deep concern over the rising strength of South Korea’s left-leaning political parties. “We have to do something so we don’t become an issue in [Korea’s] next election,” he told a forum at the right-wing Heritage Foundation in October. “There’s a strong strain in the left parties that America is the problem.”
Eight months later, CSIS and the US foreign policy establishment have been forced to accept a new, independent South Korean leader with an agenda markedly different than his conservative predecessors. The new reality was clear on Monday, when Victor Cha, a CSIS senior adviser and the former director of Korean affairs for the George W. Bush administration, addressed a Seoul conference on the US-Korean alliance co-sponsored by CSIS and Joongang Ilbo (with Samsung, it is a major donor to the think tank).
Cha, who is about to be named the next US ambassador to South Korea, began his speech by praising the “extraordinary demonstration of democracy at work” during what he called the “crisis” over the impeachment of Park Geun-hye. But he quickly shifted into lecture mode, warning the Moon government not to take “unilateral action” on North Korea and to avoid “unconditional” economic assistance that could violate the current sanction regime endorsed by the UN.
In a subtle dig at Moon’s strong emphasis on North Korea, Cha insisted that the new government should prioritize the US-ROK alliance as “critical to dealing with the North Korean threat.” He argued that differences between Seoul and Washington could only be managed with “true, seamless, almost daily policy coordination” between the two sides. His speech sounded much like a practice run for his term as US ambassador, although some Koreans might wonder if “governor-general” might be a better term.
Cha’s comments underscored that Moon will likely face open criticism and skepticism in Washington, where the political establishment is united behind tough, militaristic policies towards North Korea. Over the last two years, discussions about regime change and pre-emptive strikes have become almost routine in both Democratic and Republican circles, and eagerly reported on by journalists of both liberal and conservative bent.
The latest trigger for US hostility is the strange case of Otto Warmbier, the Virginia college student who was arrested in 2015 by North Korean authorities and suddenly returned to the United States in June in a coma. His doctors quickly dismissed North Korean claims that his brain damage was induced when he contracted botulism and then took a sleeping pill. But according to the Washington Post, doctors did not find any evidence that he was beaten or tortured, as alleged by his family.
Warmbier’s death several days after his return triggered angry denunciations of Pyongyang from Trump, his cabinet and many lawmakers. “The young Ohioan’s death may force President Donald Trump to take a tougher line with North Korea, a shift that could increase tensions with Beijing,” declared CNN, which typically views Korea only in terms of US relations with China. Several House and Senate lawmakers said they would push for a new law banning Americans from traveling to the North except in official capacities.
Meanwhile, US right-wingers disturbed by President Moon’s embrace of Kim Dae Jung’s Sunshine Policies, have started a relentless campaign to paint the new president as a dangerous leftist. Their latest target was Moon Chung-In, the president’s special advisor on foreign policy. Earlier this month, he told a Washington forum that US-South Korean military exercises, including the use of “strategic assets” such as aircraft carriers and nuclear submarines, could be scaled back if North Korea suspended its nuclear and missile tests.
This apparently irritated President Moon, whose office issued a terse statement asking the adviser to “exercise restraint.” In response, Bruce Klingner, a former CIA officer who directs Korea policy at Heritage, tweeted that “Moon Jung-in’s visit only exacerbated US concerns about Moon Jae-in’s policies on North Korea, US alliance, and THAAD.” A few days later, Joshua Stanton, a fanatical champion of regime change in North Korea, wrote a blistering attack on th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has spent his entire political career in the brain trust of South Korea’s hard left, among those who’ve shown more solidarity with North Korea than with America,” he wrote in his notoriously slanted blog, FreeKorea. These attacks prompted several Korean media outlets, such as the Chosun Ilbo, to declare that Moon Chung-In’s “dovish” comments had “raised hackles” in Washington.
But that was an exaggeration. In fact, key players in the US national security state have decided that Moon’s election, and his positions on North Korea, pose no threat to the US-Korean military alliance.
In an unusual public speech on Monday, Scott Bray, the National Intelligence Manager for East Asia at the Office of the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told a conference at Heritage that US spying agencies are spending enormous resources on North Korea. “There are few issues that garner the same level of attention at the highest levels of government” than North Korea, he said. But, asked if Moon’s election and anti-THAAD protests in Korea posed a problem for the United States as it confronts the North, he said no.
“I know that President Trump is looking forward to Moon’s visit, and know they will have a lot to talk about on North Korea and broader issues,” Bray replied. “I also know that, even with the changed domestic environment in South Korea, our alliance remains remarkably strong.” He added: “Even if at times our approach is somewhat different – if we prefer stronger measures and South Korea prefers engagement – ultimately we’re both dedicated to the same outcome.”
That may or may not true, but should set the right-wingers straight. This week’s visit could prove to be very interesting indeed.
미국 취재: 팀 셔록 한국 취재, 번역: 임보영 촬영: 신영철 영상편집: 박서영
※ 팀 셔록은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기자로, 1970년대부터 한국에 대해 보도해 왔다. 그는 유년기의 일부를 서울에서 보냈으며 한국에 자주 방문한다.
2010년 울진 핵발전소 발전보조 용역 업체 직원 8명이 자신들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한수원의 불법 파견이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 11월 26일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업무와 관련해 한수원의 지시나 감독을 받았을 뿐 용역업체로부터는 어떠한 지시나 감독을 받은 바 없다”며 “원고들은 용역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한수원으로부터 직접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 울진 핵발전소
이들은 울진 핵발전소에서 발전보조원, 화학시료 채취원, 변전소 보조원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이다. 대법원은 △한수원 정규직원이 원고들에게 업무 교육을 실시한 점 △정규직원과 혼재되어 근무하면서 각종 지시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점 △야간 또는 휴일 근무 시 출근 확인을 용역업체가 아닌 한수원 정규직원이 한 점 △업무 결과물을 정규직원이 확인하고 결재란에 서명한 점 △업무 장비와 물품을 한수원이 제공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이 한수원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울진에 이어 영광 핵발전소도…불법 파견 소지 더 높아
이번 판결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영광 핵발전소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직원들의 경우도 울진 핵발전소와 사정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광 핵발전소에서 방사선안전관리 업무를 했던 전용조 씨는 울진 핵발전소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소식을 듣고 지난 2013년 10월 한수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전 씨는 지난해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13년 동안 일하면서 용역업체가 5번 바뀌었지만 용역업체 사장 얼굴을 본 적도 없다”며 “매일 한수원 정규직의 직접 지시와 감독을 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소송에 참가하고 있는 13명의 다른 용역 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난해 뉴스타파 취재 결과 영광 핵발전소의 경우 한수원 직원과 용역 업체 직원이 핵발전소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용역 업체 직원이 한수원 직원 대신 결재도 대리로 했다는 점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것을 감안했을 때 영광 핵발전소는 울진 핵발전소보다 더 불법파견 소지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뉴스타파는 한수원에서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는데, 이 내부 보고서에는 한수원도 영광 핵발전소 방사선안전관리 용역이 불법 파견임을 인정하는 대목을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전용조 씨가 영광 핵발전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2013년 8월에 조사를 시작해 10월에 작성된 것이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이 보고서는 울진 핵발전소 용역 직원이 대법원에서 승소할 것이 예상된다며 유사소송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고 있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진단 결과를 보면 보건물리실 근무자의 경우 정직원과 용업업체 직원이 같은 업무를 담당해왔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업무를 구분하도록 했고 근무장소도 피폭관리업무의 경우 용역업체 직원이 ‘한수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용역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는 사실상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용역 직원들의 변호를 맡은 류하경 변호사는 “이 보고서를 보면 한수원 정직원 관리자와 간접 고용된 용역 직원들하고 1:1로 지휘, 명령, 감독, 보고 체계에 놓여있었다는 것을 한수원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용역 업체 소속 간접 고용자들에 대한 불법 파견이 이뤄졌단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조 씨를 비롯한 용역 업체 직원 6명은 2013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듬해 용역 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가 안 돼 해고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 씨는 매주 수요일 영광 핵발전소 앞에서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업체 직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선고는 내년 2월 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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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와 남미를 잇는 세계 교통 요충지이자, 파나마 운하로 유명한 파나마의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에서 내부 자료가 무더기로 유출됐다. 위 수치는 유출된 자료의 규모다. 과거 언론에 유출된 정부와 기업 내부 자료의 규모와 비교해보면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가 얼마나 방대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역외비밀 도매상’,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 내부 자료 2.6TB 유츌
▲ 모색 폰세카 파나마 본사 전경
2010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무부 외교문서가 1.7기가바이트(GB), 2013년 ICIJ의 조세도피처 프로젝트 데이터(조세도피처 유령회사 설립대행사 PTN, CTL)가 260기가바이트, 2014년 ICIJ의 룩셈부르크 프로젝트 데이터가 4기가바이트, 2015년 스위스 HSBC 비밀계좌 데이터가 3.3기가바이트였다.
이번 모색 폰세카 유출 자료는 과거 가장 큰 규모였던 2013년 ICIJ의 조세도피처 데이터에 비해 10배나 크다. 모색 폰세카는 직원 5백여 명에, 전세계 주요 도시와 조세도피처에 40개 넘는 해외사무소를 운영하는 대형 법률회사다. 또한 역외 탈세와 돈세탁, 검은 돈 은닉 등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는 이른바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높은 곳이다.
ICIJ 주관으로 사상 최대 규모 탐사보도 프로젝트 진행
지난해 9월 독일 뮌헨에 있는 일간지 쥬트도이체차이퉁(süddeutsche zeitung: 남부독일신문) 대회의실에서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를 비롯해 BBC, 르몽드, NDR, 프로퍼블리카 등 전세계 60여 개 언론사 기자와 프리랜서 언론인 등 2백여 명이 모였다.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2.6테라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공동 분석하고, 취재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ICIJ, 즉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쥬트도이체 차이퉁이 이 모임을 주관했다.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에서 유출된 자료는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 탐사보도 기자들이 익명의 취재원에게서 처음 입수했다.
이 유출 데이터는 언론인이 입수한 것 중에 사상 최대규모다. 25만 개에 이르는 역외 회사 관련 정보를 담고 있다. 고객 중에는 독재자와 그 주변 인물, 마약상, 범죄자 등이 있다. 갑부들도 있다. 우리는 역외 회사의 비밀 세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됐다. 이 분야를 이렇게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프레데릭 오베르마이어 쥬트도이체차이퉁 탐사보도 전문기자
쥬트도이체짜이퉁은 엄청난 데이터 규모와 공적 가치를 고려해 ICIJ에 국제협업을 요청했다.
뛰어난 탐사보도전문 저널리스트 집단의 힘을 믿었기에 자료를 공유하기로 했다. 유출된 자료가 워낙 크기 때문에 우리 신문 홀로 취재한다면 20년이 걸려도 다 할 수 없다. 그러나 전세계 수백 명의 기자들이 함께 일 한다면 매우 중요한 기사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데릭 오베르마이어 쥬트도이체차이퉁 탐사보도 전문기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ICIJ 대표 제라드 라일은 경쟁을 배제하고 국경을 초월해 글로벌 이슈를 함께 취재하는 것이 저널리즘이 당연히 추구해 나가야할 모습이라고 저널리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글로벌화돼 가고 있다. 보건 이슈도, 금융 이슈도 글로벌화 되고 있다. 우리는 저널리즘이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를 시도하고 있다. 글로벌 이슈에 대해 저널리스트들이 함께 뭉쳐 일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자원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저널리즘이 당연히 나아가야 할 다음 단계의 모습이다.
ICIJ가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다. 현재 76개 국, 109개 언론사, 376명의 언론인이 참여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 글로벌 스타, 억만장자 등 줄줄이 나와
공동 취재팀은 현재 대통령과 총리 등 각국 정상 12명과 그들의 친인척 61명, 고위 정치인과 관료128명, 그리고 포브스 갑부 순위에 이름을 올린 슈퍼 리치 29명이 역외탈세와 돈 세탁, 검은 돈 은닉 등에 연루된 사실을 밝혀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Mauricio Macri)
아르헨티나 대통령
비드지나 이바니슈빌리(Bidzina Ivanishvili)
전 조지아 수상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익손(Sigmundur Davíð Gunnlaugsson)
아이슬란드 총리
아야드 알라위(Ayad Allawi)
전 이라크 총리
알리 아부 라게브(Ali Abu al-Ragheb)
전 요르단 총리
하마드 빈 자심 빈 자베르 알 타니(Hamad bin Jassim bin Jaber Al Thani)
전 카타르 총리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Sheikh Hamad bin Khalifa Al Thani)
전 카타르 국왕
살만 빈 압둘아지즈 빈 압둘라흐만 알 사드(Salman bin Abdulaziz bin Abdulrahman Al Saud)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아메드 알리 알미르가니(Ahmad Ali al-Mirghani)
전 수단 대통령
칼리파 빈 자예드 빈 술탄 알 나얀(Khalifa bin Zayed bin Sultan Al Nahyan)
아랍 에메레이트 대통령. 아부다비 왕
파블로 라자렌코(Pavlo Lazarenko)
유죄가 확정된 전 우크라이나 수상
페트로 포로셴코(Petro Poroshenko)
우크라이나 대통령
▲ 표: 조세도피처로 간 각국 정치 지도자
한국 주소로 된 한국인 이름은 현재 195명…공적 보도가치 있는 인물 공개
뉴스타파 취재진도 모색 폰세가 유출 데이터에서 ‘Korea’로 검색되는 만 5천여 건의 파일 속에서 한국 주소를 기재한 195 명의 한국인 이름을 찾아냈다. 한국 주소가 아닌 해외 주소를 기재해 조세도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비밀계좌를 만든 경우도 많아 정확한 한국인 규모는 현재로선 파악하기 힘들다.
뉴스타파는 유출 데이터에서 찾아낸 한국인 이름 가운데 신원을 확인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적 보도 가치가 있을 경우 4월 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ICIJ의 주요 기사도 전문 번역해 뉴스타파 홈페이지에 마련한 ‘조세도피처의 한국인들 2016’ 특별페이지를 통해 게재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와 관련된 공적으로 경찰과 청와대 파견 공무원 등에게 훈포장을 수여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파악된 수훈자는 16명이며, 2014년 10월부터 12월 사이에 수여됐다. 인명구조 지원 근무 수행 중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소방공무원 5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적 사유는 세월호 참사에 잘 대응했다는 것이다.
▲ 세월호 농성장이 있는 광화문 광장. 광장 뒤 편으로 청와대가 보인다.
세월호 관련 ‘충실한 자료 준비’와 ‘원활한 대국회 활동 기여’로 청와대 파견근무 공무원 포상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조홍남 국무조정실 국장은 2014년 12월 31일 근정포장을 받았다. 행정자치부가 공개한 조 국장의 공적 사유는 ‘2014년 우수공무원 포상’으로만 돼 있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입수한 조 국장의 구체적인 공적 사유는 “국회 세월호 사고 국정조사, 국정감사, 운영위 및 예결위의 현안 질의에 대한 충실한 자료 준비와 대응으로 대통령 비서실의 원활한 대국회 활동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상황은 그의 공적과 전혀 달랐다. 2014년 6월부터 7월 사이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열렸는데, 당시 청와대는 야당 특위 위원들이 요청한 자료에 대해 거의 대부분 제출을 거부했다. 특위 위원들이 요구한 자료 중에는 참사 당일 대통령 보고 상세 내역과 대통령 참석 회의 내역 등 참사 초기 청와대의 대응 조치를 규명하고 참사의 진상을 밝히는 데 필수적인 자료가 많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 신변 경호상 등의 이유로 해당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비협조로 당시 세월호 국정조사는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조 국장은 당시 대통령 비서실에서 대국회 업무를 맡고 있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충실한 자료 준비’ 등의 공적 사유로 조 국장에게 포장을 수여했다.
▲ 지난 2014년 7월 10일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당시 청와대 기관보고에 참석한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서진. 청와대는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2개월 동안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세월호 참사 ‘완벽한 상황유지’가 공적사유?
세월호 참사 당시 안산단원 경찰서장이었던 구장회 총경도 근정포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4년 10월 21일에 근정포장을 받았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그의 공적 사유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완벽한 상황유지 및 국민안전 확보를 위한 공감치안 실현” 등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포장을 받기 5개월 전, 단원 경찰서 형사들이 유가족을 미행한 사실이 드러나 당시 구장회 서장이 공개 사과하는 일이 일어났다. 2014년 5월 19일 단원 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경찰 2명이 진도 팽목항으로 내려가던 유가족들을 몰래 미행하면서 동향을 파악하려다 발각된 것이다. 이로 인해 구 전 서장은 물론 최동해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 유가족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그런데 5개월 후 최동해 전 청장의 추천으로 구 전 서장이 근정포장을 받은 것이다. 그의 공적에 ‘세월호 참사 완벽한 상황 유지’라는 문구가 나온다. 여기에는 유가족들의 동향 파악과 미행도 포함돼 있었던 것일까? 뉴스타파는 안산단원 경찰서를 찾아, ‘완벽한 상황유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밖에 세월호 관련 공적으로 훈장을 받은 이들의 공적 사유에는 “세월호 집회 등 안정적인 집회 관리”, “유병균 등 세월호 관련자 검거”, “세월호 실종자 수색”, “세월호 사고에 따른 신속한 지원”, “세월호 침몰 사건 신속한 수사”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세월호 참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 약점이다. 아직 참사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9명의 미수습자가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공무원들에게 훈장을 준 의도는 뭘까?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세월호 특조위의 확고한 입장인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는 이미 끝난 거야”라는 말을 세월호 서훈을 통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충청북도 청주 청남대에 있는 역대 대통령 동상. 역대 대통령들은 통치의 수단으로 훈장을 활용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재임 12년 동안, 자신과 부통령 이시영 이외엔 한국인 독립운동가들에게 일체 건국훈장을 수여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독립운동하면 떠오르는 김구와 안중근, 윤봉길 등을 철저하게 외면한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독립운동가에게 본격적으로 건국훈장을 수여하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 정권 때 부터다. 하지만 박정희는 친일파에게도 각종 훈장을 무더기로 수여했다. 그 의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전두환과 노태우는 ‘조세의 날’ 훈포상을 통해 재벌 총수들에게 본격적으로 훈장을 주기 시작했다. 무엇을 노렸을까? 이명박이 재임 5개월 짜리 단명 장관들에게도 퇴임 후 훈장을 준 사유는 또 무엇이었을까?
뉴스타파 특별기획 ‘훈장과 권력’ 4부 <훈장, 정권의 수사학>편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등 집권자들이 훈장을 통치의 수단으로 어떻게 활용했는지 집중 추적했다.
오늘(6/8)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의 시작으로 고발인 조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성주 투쟁위 김충환 위원장이 대표 고발인으로 고발인 진술을 했습니다. 더불어 고발인 조사 전 오후 1시 30분, 기자 브리핑을 통해 고발 취지 등을 설명하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최근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국방부가 발사대 4기 반입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해 부지를 쪼개서 공여한 것 등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드 배치 절차 전반의 불법성에 대한 진상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사드 배치 관련한 위법 사항을 철저히 수사해야 합니다.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이 사드 배치 재검토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뉴스타파가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데이터에서 확인한 한국인 이름 중에는 리조트 업체 회장과 변호사, 유명 안과병원 원장, 그리고 서울 명동에 알짜배기 건물을 갖고 있는 3형제도 나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나름대로 자기 분야 사업에서 성공해 큰 돈을 벌었다는 것, 그리고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케이맨 제도, 버뮤다 등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굳이 조세도피처에 회사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1.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고” – 리조트업체 회장과 변호사
쿠바 남쪽 카리브 해에 위치한 영국령 케이맨 제도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휴양지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에서 유츨된 문서를 조사하던 중 케이맨 제도에 지난 2008년 설립된 ‘스타라인(Star Line Inc.)’이라는 회사를 발견했다.
이 회사 주주와 이사 등 관계자로 윤광준과 공승배라는 한국인 이름이 올라 있었다. 취재 결과 이 윤광준은 한국에서 리조트 운영과 임대사업 등을 하는 주식회사 스타라인의 윤광준 대표로 확인됐다.
윤 대표는 ‘벤처 성공 신화’를 쓴 대표적 기업가 중 한 명이다. 그는 1998년 FCI라는 휴대폰 부품업체를 창업한 뒤, 2007년 회사 지분 전체를 나스닥 상장사에 천억 원 가량에 매각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는 매각 1년 뒤인 2008년 4월 케이맨에 ‘스타라인’이라는 이름으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
어떤 목적으로 케이맨 스타라인을 설립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윤 대표는 “당시 FCI를 매각한 뒤 해외사업을 할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또 이 법인을 통해서는 중국 골프장 회원권을 구매한 것 외엔 달리 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며 해외 직접투자 신고서도 취재진에게 보여줬다. 왜 하필 조세도피처인 케이맨을 택했냐는 질문에 윤 대표는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고 케이맨 아니면 버진아일랜드가 텍스 헤이븐(조세도피처)으로 뭐 많이 하는 나라들이니까”라고 말했다.
이 페이퍼컴퍼니 관련 서류에 윤 대표와 함께 등장하는 공승배는 부동산 전문 로펌으로 유명한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 대표 공승배 변호사로 확인됐다. 공 변호사는 고객인 윤 대표에게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를 연결시켜줬을 뿐, 케이맨의 스타라인이 어떤 회사인지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애플비 유출 서류에 따르면, 공 변호사는 윤 대표를 대신해 케이맨 법인의 관리비용을 납부하고, 비용청구지 및 연락처도 자기 주소로 등록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페이퍼컴퍼니 설립 당시 공 변호사는 역외전문 로펌인 애플비 케이맨 지점 변호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을 어떤 계약의 당사자로 넣어달라고 부탁한 내용이 들어있다.
이어 “제 고객의 투자는 조속히 처리해야 하는 건”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는 케이맨 법인을 통해 중국 골프회원권을 구입했을 뿐이라는 윤 대표의 해명과 상당히 배치되는 내용이다. 공 변호사는 이에 대해 “내용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애플비 측이 케이맨 조세당국에 신고한 스타라인의 연차보고서에는 ‘베어러 쉐어(bearer shares)’, 즉 무기명 주식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무기명주식은 회사 주인을 감추기 위한 수법으로 돈세탁 등 검은 거래에 많이 활용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폐지되는 추세다. 윤 대표는 케이맨 법인이 무기명주식을 발행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2. “여행가서 회사 하나 합시다 해서” – 유명 안과병원 원장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유명한 대형 안과 전문 병원인 부산 성모안과병원 이경헌 원장의 이름도 발견됐다.
이 원장은 지난 1994년, 버뮤다 법률회사 애플비를 통해 조세도피처 버뮤다에 ‘인터내셔널 메디컬 앤 테크놀로지 리미티드(International Medical & Technology Limite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원장은 한국계 미국인 안과의사 부부와 함께 공동 대표 겸 주주로 등재돼 있었다. 왜 버뮤다에 회사를 만들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원장 측은 “(한인 안과의사 부부와) 같이 여행을 가서 회사를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해명은 지난해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 당시 뉴스타파가 보도했던 한 유명 설렁탕집 주인이 “싱가포르에 동생들과 같이 놀러가서 뭘 적었다”고 답변한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그런데 뉴스타파 후속 취재와 관세청 수사 결과, 단순히 놀러가서 만들었다는 이 조세도피처 회사는 1,350억 원 규모의 해외 불법 예금, 자금 세탁 등에 활용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 원장의 동생이자 과거 부산 성모안과병원 이사를 지낸 이정헌 전 이사는 1994년부터 2009년까지 이 병원의 재무 업무를 담당했다. 이 전 이사는 버뮤다 회사를 어떤 목적으로 세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해외에서 받는 강연료를 관리할 용도였다”고 주장하다가, 곧이어 이 회사가 수출입을 했고 미국에 있는 안과의사 부부가 주도를 해서 자신들은 잘 모른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 원장과 함께 버뮤다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미국 애틀랜타 주 한인 안과의사 부부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3. “불법적인 건 아니지만 쉬쉬하는 게 좋은 거거든” – 양 씨 삼형제
▲버뮤다 페이퍼컴퍼니의 주주 및 이사로 이름을 올린 양승화 씨 명의의 서울 평창동 단독주택
서울 평창동의 고급 단독 주택과 명동 한복판의 알짜배기 건물을 소유한 3형제가 만든 페이퍼컴퍼니도 발견됐다. 버뮤다에 설립된 ‘러브스톤 인터내셔널(Lovestone International Ltd)’이라는 회사에는 지난 1998년, 형제로 보이는 양승일, 양승언, 양승화 씨가 공동주주 및 이사로 돼 있다.
이 회사의 연락 주소로 등록된 주소지는 서울 명동 요지에 있는 태양빌딩을 관리하는 회사의 주소였다. 취재결과, 이 태양빌딩은 양 씨 가문이 지난 1966년부터 소유해 왔고, 현재는 삼형제 중 큰 형인 양승일 씨가 대표로 있는 태양흥산 앞으로 등기돼 있는 건물이다.
양 대표는 버뮤다 페이퍼컴퍼니는 미국 영주권자인 막내 양승화 씨가 한국에서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 미국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세웠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미국 영주권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미국 조세를 회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둘째 양승언 씨도 버뮤다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이유가 막내의 미국 세금 회피 목적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왜 형들이 주주와 이사로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막내 양승화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자택에 편지까지 남겼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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