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베이징에서 온 편지

지역

베이징에서 온 편지

익명 (미확인) | 목, 2017/08/03- 17:12

이 글은 베이징의 한 젊은이가 이래경 이사장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작성자를 밝히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익명 처리한 것을 양해바랍니다. 

이래경 이사장님께, 

한국처럼 이곳 베이징에서도 사람을 잡아먹을 듯 폭염이 사납습니다. 부디 건강 조심하십시오. 

바로 본론에 들어가겠습니다. 사드 문제를 논하기 앞서 우선 현실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북핵 문제를 잠깐 살펴봅니다. 사드 설치가 무엇보다 북핵을 명분으로 설치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북핵은 남북관계와는 큰 관련은 없습니다. 북미관계입니다.

타깃은 미국 본토…왜 한국에 사드배치하나

왜 언론에서는 북핵문제가 남북관계의 중대한 문제라고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왜 북한이 ICBM, 곧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했습니까? 한국을 위협하려고? 이번에 화성 14형 발사하고 선전할 때 한국 전체가 사정권 안에 든다고 선전했습니까? 아닙니다.

hqdefault
지난달 28일 밤, 북한은 ICBM급 화성 14형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이는 지난달 4일 1차 발사에 이은 두 번째 도발이다.

물론 핵개발로 북한과 한국 사이의 비대칭성을 타파하고, 북한이 남북관계의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도 다분히 있습니다. 한미동맹에 균열을 가하려는 측면도 있고요.

그러나 그보다 더 앞선 동기는 미국을 실질적으로 위협해서 열세에 있는 북한이 동아시아 정세와 북미관계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는 것입니다. 한국 말고 한국의 상전인 미국과 상대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를 설치한다? 애초에 그 핵위협이란게 한국한테 하는 것이 아닌데? 말도 안됩니다.

천번 양보해서 북한이 핵미사일을 한국으로 발사한다고 칩시다. 그럼 어디를 치겠습니까?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치겠지요. 그게 북한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효과적입니다.

그렇다면 사드의 수비범위는 수도권 전체를 포함해야 합니다. 이건 군사를 제대로 모르는 저도 도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드를 성주에 배치를 했습니다. 사정권이 경기도 서남쪽 끝자락에 겨우 걸쳐있지요. 왜 그랬을까요?

간단합니다. 미국은 지금 패권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북핵을 핑계삼아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고 유라시아를 견제함으로써 ‘나누고 다스리던’ 그 시절의 패권을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앙시앙 레짐이 발악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고요.

사드는 북한의 핵 못지 않은 대흉물이며, 우리 조국 산하에서 북핵과 더불어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합니다.

그래서 문재인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촛불 혁명에 힘입어 권좌에 올랐더니 미국 패권에 기생하는 한국의 구조를 타파할 생각은 아니 하고 오히려 그 반대로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은 마치 잘못 맨 첫 단추를 풀지도 않고서 나머지 단추를 모두 바르게 매려는 것처럼 어리석기 그지 없습니다. 또 사드 배치가 주권적 결정이라면서 왜 사드 철수도 주권적 결정 사항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것일까요?

상호 체제 인정하기에서 출발해야 

북한에게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모순적 정책도 기가 막히고요. 아니, 적반하장도 분수가 있지요. 과연 북한이 제재를 받아가면서까지 한국과 대화를 하고 싶어할까요? 역지사지하면 답이 나옵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대화는 북한에게는 배려가 아닙니다. 오히려 위협입니다. 한국과 북한 간의 비대칭성을 김정은이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지금 북한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 정권 유지와 국제 사회의 인정입니다. 그런데 문재인은 북한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남북관계에서 대화가 만능열쇠인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목하 북한과 한국을 둘러싼 정세에서 현재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한국의 태생과 6.25 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에게 주도권은 없었습니다. 정전협정에서부터 그것을 아주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미회담으로 한국이 운전석에 앉았느니 뭐니 하는 얘기는 모두 거짓이고요.

PS17070400813
지난달 4일, 북한은 ICBM급 화성 14형을 발사했다. 문재인정부는 즉각 사드 4기 추가 배치를 결정했다.

7월 4일, 시진핑은 모스크바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성 14형이 발사되자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와 러시아 외무부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성명에서는 북한의 핵활동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모두 잠정 중단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기제를 만들어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미국은 이에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고요.

사실 이런 제안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닙니다. 전에 중국이 제의한 바 있으니 북한이 거절했지요.

그러나 저는 이 방안이 괜찮은 방법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 중에서도 상호 적대행위 중단은 의의가 크지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maxresdefault
지난달 4일, 북한이 화성 14형을 발사하자 모스크바를 방문 중이던 시진핑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한반도 위기해결 방안으로 북핵도발과 한미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을 요구하는, 이른바 ‘쌍중단’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반도 남북에 존재하는 비대칭성을 인정하되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저는 어느 교수님의 의견처럼 한국은 헌법의 영토 조항을 수정하여 북한을 엄연한 국가로 공식 인정해야 하고, 북한 역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한반도에 국가가 둘 있다는 것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정권을 인정하여 상대방의 붕괴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도 북한을 적대하여 붕괴시키려 들지 말고 인정해야 합니다.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려는 고약한 마음씨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번 사태의 근원이기 때문입니다.

두 국가가 된다고 해서 한반도가 영구분단으로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반도가 북한 중심, 한국 중심 통일이 아닌 다른 길을 가면 좋겠습니다.

왜 중심이 하나여야 합니까. 중심이 많아도 되지요. 저는 북한과 한국이 상호 인정을 한 뒤 超國的 합의체를 둬야 한다고 봅니다.

이 초국적 합의체의 이름은 高麗가 가장 좋다고 봅니다. 한반도의 이름도 高麗半島라고 정하고요.

중심지는 개성으로 두고, 개성을 북한과 한국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지구로 지정하여 그곳에 합의체를 설치하는 것이지요.

두 나라를 넘어서서 제국을 만들어가기. 제가 생각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전쟁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걱정인 것은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하지 않을까입니다. 물론 미국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출병을 하긴 쉽지 않겠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공격할 명분은 차고도 넘칩니다.

부시는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 가지고 있다면서 사담 후세인을 죽였잖습니까?

비록 정권은 바뀌었지만, 이번에는 웜비어 사망에다가 ICBM을 두 차례나 발사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이 북한을 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짜로 미국이 북한을 친다면 한반도는 戰火의 폭풍에 휘말려 재앙과 파멸만을 가져올 것입니다.

22702_53113_4653
지난 1일,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한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도 불사하겠다, 한반도에서 수천명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 재앙과 파멸만 있을지어니, 전쟁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안됩니다. 

설사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아도 한국이 핵무장을 해도 큰 문제입니다.

시진핑은 한반도에 핵이 존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북한을 겨냥한 말이기도 하지만, 한국에 핵이 있는 것도 두고보지 않겠다는 말이지요. 안 그래도 사드 때문에 중국이 한국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한국이 핵무장까지 한다면 단교해도 이상할게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미국 때문에 태어난 나라입니다. 그래서 현 사태에서도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는 형편이지요.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지만, 이는 너무 극단적입니다.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대가로 하며 목전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지 않을 것이므로 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의식 개혁에 힘써야 합니다. 더 널리 우리의 주장을 밝히고 공감을 얻어야 합니다. 세계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남북관계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바로 알도록 하고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사태를 보며 한 생각입니다. 8월 위기론이 분출하고 있는 지금은 아직 더 지켜보아야 겠지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제 주장과 논리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자 합니다. 또 제 글에 어떤 흠이 있는지 되도록 많이 지적해주시길 바랍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반도 속국인식 문제에 관해서는 지금 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단 여기에서 끊고, 이 편지에 대한 선생님의 답을 받은 뒤에 다음 편지에서 이어서 쓰겠습니다. 그리하는 편이 서로에게 편하리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베이징에서 이만 총총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박승춘 보훈처장이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한 것은 정당한 절차로 진행돼 문제없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보훈처가 서훈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국가보훈처는 오늘(6월 29일) 정책브리핑에 보도자료를 내고, “새로운 공훈심사 기준을 마련해 빠른 시일 내에 “강진석과 김형권의 서훈을 취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 정체성 및 국민 정서를 고려”해 서훈 취소 방침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 국가보훈처가 오늘(6월 29일) 내놓은 서훈 취소 보도자료.

▲ 국가보훈처가 오늘(6월 29일) 내놓은 서훈 취소 보도자료.

그러나 이 같은 보훈처의 서훈 취소 방침은 전날(6월 28일) 강진석의 건국훈장 서훈은 “정당한 절차로 진행돼” 문제가 없다는 박승춘 처장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전날 박승춘 처장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에게도 건국훈장을 수여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북한 김일성의 친인척에 대한 건국훈장 서훈이 문제없다고 답한 바 있다. 박승춘 처장의 말이 하루 만에 뒤집히면서 박승춘 체제의 보훈처가 사실상 대한민국 건국훈장 관리 능력을 상실한 것 게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했다.

이와 함께 강진석 이외에 또 다른 김일성 친인척에게도 건국훈장이 추서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국가보훈처가 2012년 북한 김일성 주석의 외삼촌인 ‘강진석’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하기 2년 전인 2010년에도 김일성 주석의 삼촌인 김형권(실제 수훈자 명단에는 김형건)에게도 건국훈장을 수여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 국회 정무위에서 업무보고 중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오전에는 김형권이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 오후에 말을 뒤집었다.

▲ 국회 정무위에서 업무보고 중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오전에는 김형권이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가 오후에 말을 뒤집었다.

이와 관련해 박승춘 보훈처장은 6월 28일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 중 오전 답변에서 김일성의 친삼촌인 김형권도 건국훈장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가 오후엔 “포상자 명단에 없다”고 말을 번복해 보훈처의 서훈 심사와 관리가 엉망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늘(6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8.15 광복절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건국훈장 애국장 서훈자 가운데, 만주방면 독립유공자로 ‘김형건’이 이름이 나오는데, 이는 김형권의 다른 이름으로 북한 김일성의 삼촌이 맞다고 밝혔다. 박승춘 처장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김형권은 건국훈장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이 부정된 것이다.

실제 국가보훈처 발행 독립유공자공훈록 19권을 보면 김형건은 평안남도 대동군 고평면 남리 출신으로 “1930년 8월 국민부에 가입하여 군사조직인 조선혁명군에서 활동했다. 압록강을 건너 함경남도에서 군자금을 모집하였으며 일제경찰을 살상하는 등 무장투쟁을 벌이다 9월 체포되어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경성형무소에서 복역하다 1934년 5월 옥중 순국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 같은 김형건의 행적은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실린 김형권의 출생지, 활동상과 내용이 동일하며, 다만 사망연도가 1934년과 1936년으로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민족문제연구소는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보훈처가 혼선을 일으키며 실수를 거듭하는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박승춘 체제의 보훈처가 제대로 서훈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무능과 거짓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승춘 처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수, 2016/06/29- 20:49
364
0

한국 정부는 탈북 북한 식당 종업원(이하 탈북 종업원)을 둘러싼 기밀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현재 당사자 13명의 목소리를 배제된 채, 이들이 처한 상황에 관한 수많은 추측과 주장, 반론이 난무하고 있다.

탈북 종업원 13명은 수개월 동안 가족과 연락을 취하지도, 자신의 선택으로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어, 과연 이들의 기본권이 존중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탈북 종업원들이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직접 선임한 변호사와 면담할 수 있도록 이들을 즉시 합당한 시설에 수용할 것을 한국 정부에 촉구한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과 북한 양측 정부에 이들 여성 종업원 12명과 지배인 1명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양측 모두 회신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탈북 종업원 13명은 2016년 4월 초 한국에 들어왔으며, 현재 국가정보원이 관리하는 시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는 물론, 국선변호사와 극소수의 국내 비정부단체를 제외하고 국정원이 허가하지 않은 시설 밖으로 연락을 취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서한을 통해 13명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게 된 정황에 대해 양측의 주장에 큰 차이가 있고, 당사자들의 해명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들이 왜 한국에 온 것인지, 또는 전원이 자발적으로 탈북한 것인지에 대해 판단하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양측 정부에 이들의 이동의 자유를 존중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 이동의 자유는 자국을 포함해 어느 국가든 자유롭게 출국하고 귀국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다.

탈북 종업원 13명의 동료 직원이었던 한 사람이 북한으로 돌아간 뒤, 2016년 4월 20일 TV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일하는 동안 여권을 직접 관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식당 종업원들은 이동의 자유를 제한받았을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정부에 이러한 주장과 그 외 고용 환경과 관련해 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마찬가지로 모든 국가는 개인의 자유권과 안전권을 존중해야 하고, 자의적 체포 및 구금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이러한 권리는 국적과 법적 지위와 관계없이 난민과 비호신청자, 이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있다. 또한, 자의적 구금 금지는 국제관습법에 명시된 원칙으로, 모든 국가에 적용할 수 있으며 전쟁 중에도 해당한다.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은 누구나 구금의 정당성 여부 검토를 독립적이고 공정한 사법권에 요청할 수 있다.

구금된 사람은 누구나 외부와 소통할 권리가 있다. 다만, 합법적인 목적에 따르는 경우 타당한 조건과 제한을 둘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정착 지원 과정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소통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이들이 부당한 자의적 구금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와 구제를 받을 권리를 보호하고 보장하지 못할 수 있다.

올해 초 발표한 국제앰네스티 보고서 「통제된 사회, 단절된 삶」은 표현과 정보의 자유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제앰네스티는 국경에 상관없이 가족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탈북 종업원 13명 사건에 대해 가족 간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이들과 그 가족들의 기본권과 다름없는 만큼, 연락이 가능하도록 남북 양측이 건설적이고 협조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영어전문 보기

South Korea: End secrecy surrounding North Korean restaurant workers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need to lift the veil of secrecy surrounding the North Korean restaurant workers. There has been much speculation, claims and counter-claims as to the group’s plight, but what is missing from this story are the voices of the 13 workers.

For months they have been denied contact with their families or lawyers of their choosing, raising questions as to whether their basic rights are being respected.

Amnesty International has urged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to promptly grant the individuals reasonable facilities to communicate with their families and legal counsel of their own choosing. Amnesty International has written to both the governments of South Korea and North Korea seeking information about the 12 women and their manager who were previously working in a North Korean-owned restaurant in Ningbo, China. Unfortunately to date, we have not received a reply from either government.

According to information provided publically by the South Korean authorities, we know the 13 individuals arrived in South Korea in early April 2016, and are currently under investigation in a facility operated by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NIS) of the country.

As far as Amnesty International has been able to confirm, the individuals have not been allowed to contact their families in North Korea, nor others outside the facility beyond those approved by the NIS, such as the government-appointed lawyers and the very few government approved domestic NGOs.

In our letters, we noted that the accounts given by the two governments concerning how the 13 individuals came to depart China and arrive in South Korea are very different, and since the individuals’ own explanations remain unknown, it is very difficult to determine the nature of their travel and whether or not all of them travelled to South Korea voluntarily.

Amnesty International reiterates that all governments must respect the freedom of movement of these individuals which includes the right to freely depart from any country, including their own, and to return to their country.

In a TV interview on 20 April 2016 a co-worker of the 13, who had returned to Pyongyang, said that the workers themselves were not in control of their passports while working at the restaurant in China. If true, this would put these individuals at risk of having their right to liberty of movement restricted. Amnesty International asked the North Korean government for further information about this and about the other conditions of their employment.

Likewise all governments must respect the right to liberty and security of person and protection from arbitrary arrest and detention.

These rights apply to everyone, including refugees, asylum-seekers and migrants, regardless of their nationality and legal status. In addition, the prohibition of arbitrary detention is a rule of customary international law, and is applicable to all states, even during war. Any individuals deprived of their liberty are entitled to have that detention reviewed by an independent and impartial judicial power to determine if it is lawful.

Everyone in detention has the right to communicate with the outside world, subject only to reasonable conditions and restrictions that are proportionate to a legitimate aim. By denying this communication to those in the settlement support process, the South Korean government may be failing to protect and ensure the rights of these individuals, including the right to be free from unlawful and arbitrary detention and their access to remedies.

In our report, Connection Denied, released earlier this year, on the restrictions on freedom of expression and freedom of information in North Korea, we emphasized the right of every person to communicate freely with family members, regardless of national boundaries.

In the case of the 13 restaurant workers, we urged the governments of the two Koreas to work constructively and collaboratively to facilitate communication between family members, as this is nothing short of a basic right of the individuals and their family members.


금, 2016/07/08- 09:56
57
0

사드, 中 경제 보복 대책은 있나?

사드 배치와 흔들리는 동아시아


김종욱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 참여사회연구소 기획위원

 

"국방은 풍요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Defence is of much more importance than opulence)."

 

애덤 스미스(Adam Smith)가 <국부론>에서 밝힌 내용이다. 스미스는 국가의 부를 논하면서도, 국방이 풍요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갈파했다. 그만큼 국방은 국가 중대사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문제다. 그래서 가장 보수적인 결정을 할 수밖에 없고, 어떠한 실수도 용납될 수 없다.

 

지난 8일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결정을 둘러싸고 찬반 양론으로 갈려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주 군민은 정부의 일방적 처사에 분노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의 항구와 비행장에 대한 선제 타격 훈련"이라고 밝히며 탄도 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제5차 핵 실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역내 국가의 전략적 안보 이익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에도 심각한 손해"라며,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했다. 러시아도 사드 한국 배치 지점까지 사정거리가 가능한 미사일을 배치할 수도 있다고 반발했다. 사드 배치 결정을 계기로 동아시아는 심각한 긴장 국면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직접적 계기는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핵 실험 때문이다. 북한의 지속적 핵 능력 강화와 투발 수단 실험은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며 동맹인 미국에도 잠재적 위협이다. 점증하는 위협을 억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수단과 능력의 확보는 당연하다.

 

문제는 그 수단과 능력이 사드인 것이다. 사드 배치는 이미 주변국들의 심각한 우려와 갈등의 대상이었다. 사드가 '북한 위협 대처용'이 아니라 '중국 견제용'이라는 의구심 때문이다. 중국은 미사일 방어(MD) 체제의 편입을 한중 관계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사드 배치는 실제 MD 체제로의 편입을 의미한다.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Pivot to Asia)'을 통해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된 동아시아에 개입하면서, 동아시아 곳곳에서 중국과 충돌하고 있다. 미-러 관계도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한-미-일 3각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에 대응해 중-러의 군사적 협력은 긴밀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의 지속은 신냉전 체제로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국제 정세와 지정학적 변동 속에서 우리는 안보 문제에 대한 민주적 토론을 전개해야 한다. 합리적 의심에 대한 확인과 우려되는 미래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 이유는 정부의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많은 허점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이 안보보다는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어 왔지만, 급작스럽게 사드 배치를 결정할 정도로 특이한 안보 위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심각해지는 상황이었다. 즉, 이번 결정이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의한 것이라는 의심이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 완료가 2017년 대선 직전인 점을 들어 대선을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때 이른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둘째, 사드 배치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북 제재의 관건은 중국의 참여인데 사드 배치를 가장 격렬하게 반대하는 국가가 중국이다. 정부의 '9월 발언' 즉 9월이면 북한이 견디지 못하고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략은 공염불이 되어버렸다. 청와대와 외교부의 압박과 제재에 따른 북한의 균열 시나리오를 청와대와 국방부가 좌초시키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일관된 제재를 강조했다. 북한 제재의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한-미의 사드 배치 결정에 가장 반대하는데도 말이다.

 

셋째, 성주의 사드 배치로는 인구의 절반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을 방어할 수 없고, 사드의 성능도 확실하게 믿을 수 없다는 점이다. 동아시아의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사드 배치보다 오히려 수도권을 실질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 방어 체제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었어야 했다. 또한 2016년 1월 미 국방부 시험평가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드가 '완전한 전력화 단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직 18가지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체의 유해성부터 사드 기술의 전력화 단계까지 제기되는 각종 의문에 대해 납득한 만한 설명이 전제되어야 한다.

 

넷째, 우리 정부가 한중 경제 관계 악화를 방지할 대책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나라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26.0%로, 이 수치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 규모를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 중국에 대한 무역 흑자는 468억 달러로 전체 흑자의 40%가 넘는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다양한 보복 조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대책을 밝혀야 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대규모 경제 보복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는 낙관은 수긍하기 힘들다. 정치와 경제는 분리되어 있기도 하지만, 국익에 대한 종합적 판단과정에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의 문제다. 안보는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이기에, 국민에게 묻고 '민주적 토론'을 통해 안보의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미-중의 갈등과 협력이 착종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가 몰고 올 국제적‧지역적‧국내적 상황을 고려했다면, 충분한 토론을 통해 납득할만한 대응방안과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이 수순이어야 했다. "미리 알렸다면 사드를 배치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국무총리의 발언은 국민에게 애초 알릴 생각이 없었다는 노골적 고백이나 다름없다.

 

일방적 사드 배치 결정을 유예해야 한다.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적 토론과 사회적 합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이야말로 국민과 함께 안보를 지켜가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며, 주변국들과의 외교에서 지렛대가 될 것이다. 또한 60%를 웃돌던 사드 배치 찬성 여론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북한의 위협에 공포를 느끼는 국민들을 위한 대책도 절실하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토론이 이념 논쟁으로 전환되는 것을 지양하면서, 현실적 대안과 현명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민주적 토론 과정과 제도를 회피하고, 모든 결정을 독점하려는 행정부 독주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 이참에 '군에 대한 문민 통제'도 사회적 의제로 토론해야 한다.

 

공자는 정치를 식량을 풍족히 하고 군비를 충족하게 하여 백성을 믿게 하는 것이라 했다. 즉 '민신(民信)', '족식(足食)', '족병(足兵)'을 정치의 3요소라고 천명했다. 공자는 부득이 무엇을 제거해야만 한다면, 처음이 '족병'이고 그 다음이 '족식'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민신'이 정치의 핵심임을 천명한 것이다. 아담 스미스는 풍요보다 국방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동아시아는 국민의 믿음을 정치의 핵심으로 여겼다. 바라건대, 박근혜 정부가 '족병'을 위해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는 이상한 정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금, 2016/07/22- 15:08
279
0
러 코메르산트 “러시아, 북한과 접점 잃지 않을 것” – 북한 미사일 발사에 러시아 신중한 입장 취해 – 북한과 접점 잃을 경우 러시아 극동 출구 봉쇄되기에 절제할 수 밖에 없는 처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 배치의 득실을 놓고 중국과 러시아의 셈법이 복잡하다. 전문가들 사이엔 사드로 인해 북-중-러 대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가 구축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
월, 2016/08/08- 15:30
149
0

북한 붕괴? 어쩌면 남북 공멸이다!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 사태, 체제 변화로 이어질까?

 

김종욱 동국대학교 객원교수

 

동아시아의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즉 정권 교체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고 있고, 이에 맞서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고 채근하고 있다. 미국 랜드(RAND) 연구소의 <중국과의 전쟁> 보고서는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미-중의 전쟁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야말로 동아시아는 요동치고 있다.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 미국과 중국의 협력과 갈등, 동아시아의 일원이면서도 따로 떨어져 있는 일본, 언젠가 동아시아에 개입할 러시아, 동아시아에 존재하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북한과 대만(타이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유동하는 동남아시아, 이것이 동아시아의 현주소다. 중국의 부흥은 '중국 위협론’의 발원지가 되었고, 미국과의 긴장과 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경제적 번영은 동아시아의 안정이 그 기초다. 군사적 긴장 속에서 경제적 번영을 구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동아시아는 긴장 고조와 군사력 증강이 서로 맞물리면서, 정세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랜드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상대방 군사력을 추적‧공격하기 위한 능력의 증강이 서태평양 지역을 '전쟁 지대'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경제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를 들어 미-중 간 전쟁이 벌어지면,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의 25~35%, 미국은 5~10%가 감소된다고 평가했다. 동아시아는 영화에나 나올법한 군사력 증강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이전부터 다양한 탄도 미사일, 장거리 순항 미사일 등을 통해 미국 등 해양 세력의 중국 해안선 접근을 막는 반접근 지역 거부(A2AD, anti-access and area denial) 능력을 발전시켰다. 여기에 중국이 개발에 착수한 차세대 순항 미사일이 결합되면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은 전쟁 발발 시 전쟁 승리 가능성의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A2AD를 뚫을 수 있는 '협동 작전(Collaborative Operations in Denied Environment)', 즉 드론(drone)끼리 협력하면서 표적을 식별하고 공격하는 '드론 제어 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랜드 보고서는 미국이 강력한 군사 작전 수행 능력을 증진하고, 일본 등 동아시아 동맹 파트너와 비상사태에 대비한 실행 계획을 준비해야 하며, 동시에 미군은 중국의 A2AD에 대한 대응을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남북한의 상황도 유사하다. 북한의 핵 능력 강화에 대한 대응 차원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문제로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핵 탑재 잠수함 탄도 미사일(SLBM) 개발‧실험을 실시했다. 이제 정부‧여당에서는 SLBM을 막기 위해 핵 추진 잠수함 능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동아시아는 미-중의 세력 갈등과 남북의 대결이 중첩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역사 문제‧영토 문제‧지역 현안 문제 등으로 언제든 위기가 폭력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위험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올 초부터 '북한 붕괴론'을 언급하고 있다. "북한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 "북한 정권이 핵 개발로는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다." 그리고 이번 8.15 경축사에서는 북한 주민과 간부들에게 "한반도 통일 시대를 열어 가는데 동참해 달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으며, 며칠 후에는 "북한 엘리트층조차 무너지고 있고, 북한의 주요 인사들까지 탈북과 외국으로의 망명이 이어지는 등 심각한 균열 조짐을 보이고 보이면서 체제 동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것은 우리 정부의 정책이 북한의 '체제 붕괴'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전환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태영호 공사 망명과 뒤이은 외교관들의 망명 사태가 북한 '체제 붕괴'의 전조라고 예단할 수 없다.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들은 중국의 묵인‧동의 없이 북한의 붕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등 핵 능력을 계속 증강시킨다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대북압박도 한계에 다다를 수 있다. 대북 제재는 이중적 함의가 있다. 압박을 통해 북한 지도부의 정책에 제약을 가함으로써 정책을 수정하게 하는 힘이다. 그러나 북한은 외부의 압박과 제재를 '공화국을 파괴하려는 책동'으로 규정하고, 내부 단합과 주민 동원의 기제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 붕괴의 시점은 점성술사의 몫으로 넘겨야 한다. 동독의 붕괴를 누구도 알지 못했으나, 부지불식간에 현실이 되었다. 동독은 '무혈 혁명'이 진행되었는데, 그것은 평화적 공존에 입각한 서독의 동방 정책이 큰 몫을 했다. 평화적 공존을 부정하고 대북 압박을 통해 정권 교체를 추진한다는 것은 대화도 없고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즉 '강대 강 전략'만이 남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랜드 보고서는 결론 부분에서, 평화든, 위기든, 전쟁의 시기이든 중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대화 채널을 모두 막아버린 제재와 대결 정책은 상시적 위기의 지속과 상상하기 싫은 사태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사명"을 명확히 밝히고 있고, 제66조 제3항에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고 적시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밝히고 있는 헌법은 통일을 우리의 목표로 삼되, 평화적 방식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정이 침해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국제 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 능력을 증강하는 북한 지도부를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발생한 북한의 급변 사태는 또 다른 재앙의 시작이 될 것이다. 평화적 공존을 통해 공동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 어려운 길이지만, 그 길을 가야한다. 국민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며, 민족의 공멸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 미국과 중국의 전쟁 가능성이 현실로 언급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절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6/08/31- 10:44
318
0
NYT, 북한은 철저한 계산으로 움직이는 합리적 국가 –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북한 지도체제 분석 – 비합리적인 행동이 오히려 계산된 합리적 행동 – 북한이 핵에 매달리는 이유 분석   휴전이후 지속된 북한의 행동들을 비이성적이기보다는 지극히 합리적(too rational)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지난 10일자 뉴욕타임즈(NYT) 는 “세계 정치 석학들이 바라보는 북한의 행위는 미친 것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너무나 합리적이며 이는 지속적으로 학계에서 ...
화, 2016/09/13- 13:38
237
0
뉴욕타임스, 한국정부 북한 관련 뉴스 보도 작태 비판 – 대부분 북한 뉴스 국정원이 생산 후 언론에 흘려 – 외국 언론들의 사실확인 철저히 거부하는 국정원 – 북한 보도 작태 우려하는 전문가 인터뷰 함께 실어 남한의 북한 보도의 작태에 대해 뉴욕타임스가 실랄하게 비난했다. 지난 15일 뉴욕타임스(NYT)는 서울발 보도를 통해 그동안 한국언론이 북한 뉴스에 대해 취한 행태를 ‘소문, ...
일, 2016/09/18- 11:06
174
0

CONNECTION 캠페인?

남북 사람들의 생각의 연결(CONNECTION)을 위한 캠페인 입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다름과 같음을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0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1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2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3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4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5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6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6_1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7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8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09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10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11

15%ed%99%94_%eb%b6%81%ed%95%9c%ec%9d%98-83%ec%a0%9c%ed%92%88_012

목, 2016/12/08- 15:34
503
0

CONNECTION 캠페인?

남북 사람들의 생각의 연결(CONNECTION)을 위한 캠페인 입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다름과 같음을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0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1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2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3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4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5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6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7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8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09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10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11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12

16%ed%99%94_%ed%8f%89%ec%96%91%ea%b3%bc-%ec%a7%80%eb%b0%a9%ec%9d%98-%ec%b0%a8%ec%9d%b4_013

수, 2016/12/07- 14:09
541
0
르몽드, 사설에서 안팎으로 불안한 한국의 현 상황 다뤄 -유례없는 부패 스캔들로 탄핵 앞둔 박근혜 -중국과 거리 좁히기에 실패로 중국해엔 긴장 -트럼프 당선까지 겹치면서 한국인 불안 가중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뒤 더 불안해진 한국의 국내외 상황을 정리했다. 이 신문은 12월 10일 토요일 자 2면을 통째로 할애해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을 ...
일, 2016/12/11- 17:19
92
0

CONNECTION 캠페인?

남북 사람들의 생각의 연결(CONNECTION)을 위한 캠페인 입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다름과 같음을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0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1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2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3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4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5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6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7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8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09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10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11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12

17%ed%99%94_%ed%8f%89%ec%96%91%ec%9d%98-%ec%a7%80%ed%95%98%ec%b2%a0_013

금, 2016/12/16- 15:15
480
0

CONNECTION 캠페인?

남북 사람들의 생각의 연결(CONNECTION)을 위한 캠페인 입니다. 동등한 입장에서 다름과 같음을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0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1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2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3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4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5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6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7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8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09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10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11 18%ed%99%94_%eb%b6%81%ed%95%9c%ec%9d%98-%ec%98%88%ec%88%a0_012

목, 2016/12/22- 18:33
394
0

(이 칼럼은 경향신문(2017. 2. 7)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북핵 문제는 상당 부분 북·미 간 문제다. 북·미 간 타협과 갈등으로 점철된 북핵 문제의 긴 역사가 잘 말해준다.

그런데도 오바마 정부는 북한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이 쉽게 끝낼 수 있다며 중국에 떠넘겼다. 그런데 그건 미국에도 해당되는 말이다.

미국은 선제타격으로 북한을 무릎 꿇릴 수도 있고, 대북 경제 지원으로 북한 태도를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모두 그게 전략적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오바마가 북핵 문제를 북·중 간의 문제로 바꿔치기하려 갖은 노력을 했음에도 실패한 이유다.

111
지난 12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이고, 트럼프가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을 하는 시점이었다. 이번 미사일 발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문제를 직면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과 트럼프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 김정은은 손을 뻗어 트럼프의 옷깃을 건드리는 데 성공했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단계에 있다고 발표하자 트럼프는 “그럴 일 없을 것”이라고 즉각 반응했다.

그리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한국과 일본에 보내 북핵을 주요 위협으로 다룰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미가 신호를 주고받은 것은 미·중이 서로 책임전가하며 시간을 낭비한 것보다는 나아 보인다.

그러나 이건 두 거친 남자가 치명적 무기를 다루는 일이다. 김정은은 정말 ICBM을 발사하거나 6차 핵실험을 할지 모른다. 트럼프와 네오콘 못지않은 그의 주변 인물들도 어떤 카드를 꺼낼지 알 수 없다.

이런 정세에서는 종잇장 차이로도 험한 대결과 큰 거래라는 상반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김정은·트럼프 간 교신이 반가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이유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협상을 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의 예측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은 잘 알려져 있다. 안 그래도 불안정한 게 요즘 한반도 주변 정세다.

2016년 한국 국방백서는 미국이 군사 우위를 지키는 가운데 중국, 러시아, 일본이 해·공군 중심의 군사력을 경쟁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1월 기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의 군사비 합계는 세계 군사비의 57.6%다. 동북아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비를 쓰고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상대를 겨누는, 세계 최고의 중무장 지역이다.

이런 긴장 상태라도 대화와 교류가 활발하다면 위기감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 북·미 사이뿐 아니라 한·중, 한·일, 북·중, 중·일 사이를 채우고 있는 것은 깊은 불신과 적대감이다. 이런 상태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결정, 불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되었다.

한반도와 주변에 지금 모자란 것은 군비, 무기, 적의가 아니다. 부족한 건 대화다. 급한 것도 대화다.

그렇다면 정당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가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하는 건 피해야 한다. 북한이 수용할 것 같지 않은 당위적 주장보다 북한이 원하고 한·미가 들어줄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

바로 한·미 연합훈련 일시 중단이다. 북한은 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하면 핵실험도 일시 중단하겠다고 줄기차게 제안했지만 한·미는 일관되게 거부했다. 결과는 핵전력을 총동원한 더 강력한 훈련, 북핵 개발의 가속화, 한반도와 주변에 만연한 위험과 불안이다.

그럴수록 한국은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3각 협력체제에 깊숙이 끌려들어갔다. 그렇게 해서라도 한반도에 평화가 온다면 다행이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훈련 일시 중단은 비핵화에 관한 북한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낡은 도그마를 깨는 선제적 조치다. 그건 북한을 대화의 마당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반도 문제와 북핵의 핵심에도 다가가게 해준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급력을 갖고 있다.

북핵은 평화의 부재가 낳은 것이다. 과감하게 군사 문제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로도 진전시킬 수 있다. 미·중에 휘둘려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수렁에 빠진 한반도 상황을 탈피하고 싶다면 한국이 군사적 긴장 완화와 군비통제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서울에 온 매티스는 북핵 문제에 관해 A부터 Z까지, 24시간 365일 긴밀히 소통하고, 3각 협력 및 연합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 강력하게 한국을 미국의 손안에 틀어쥐고, 북한과 중국에 맞서겠다는 말로 들린다. 다음 한국 정부가 너무 나서지 못하게 미리 쐐기를 박아 놓자는 것일 수도 있다.

김정은의 무모한 모험을 부추겨도 안되고, 트럼프의 변덕에 휘둘려도 안된다. 그러자면 선택해야 한다. 김정은·트럼프가 추는 지뢰밭 위의 탱고를 구경만 할 것인가. 아니면, 한반도 운명의 주인으로서 나설 것인가.

화, 2017/02/14- 00:48
28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