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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 1부 : 사교육 몸통은 영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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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 1부 : 사교육 몸통은 영재고다

익명 (미확인) | 금, 2017/07/21- 17:49

지난달 서울 강남 대치동의 한 학원 원장이 뉴스타파를 찾아왔다. 사교육 시장에 관해 비밀이 있다며 제보를 하겠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대치동에서도 손꼽히는 큰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동안 정부 덕에 돈도 많이 벌었다고 했다.

제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외고와 자사고의 폐지를 통해 사교육 근절과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중인데 이같은 해법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외고, 자사고도 문제지만, 더이상사교육 몸통이 아니라고 했다. 영재학교가 사교육 시장의 중심이라고 했다. 영재고 사교육 시장을 잡지 않은 채 외고, 자사고의 폐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

▲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

그의 설명은 이렇다. 현재 대치동에서 가장 잘 나가는 학원은 영재학교 전문 입시학원이다. 대치동 학원가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은 2010년 무렵, 외고의 자체선발 시험이 폐지되면서 영어중심의 외고입시학원이 큰 타격을 입었다. 외고 졸업생의 서울대학 합격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성적 우수자들이 외고에 몰리던 현상도 줄었다. 외고 입시시장이 무너진 자리에 수학과 과학 중심으로 운용되는 영재학교와 과학고 입시학원들이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대치동 학원가의 강자는 영재학교 입시전문 학원

영재학교는 지식사회를 선도할 과학영재를 조기에 발굴하여 육성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2001년 부산의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시작으로 전국에 8개 학교가 운영중이다.그런데 과학영재를 육성할 목적으로 설립된 영재학교가 지금은 재학생 비율로 따져 서울대학교에 가장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는 입시명문 고등학교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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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서울과고 학생 중 절반 가량이 서울대에 진학한다. 또 서울과고의 2017 의대 진학률도 20%였다. 국가 예산으로 양성한 영재의 상당수가 과학 분야 대신 돈벌이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과학영재를 육성하기 위한 영재학교가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입시명문고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초1부터 중3까지, 영재학교 사교육비 1억 5천만 원에서 2억 원 추산돼

영재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은 초등학교때부터 시작된다. 초등학교 1학년 창의력 수학 교실을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 선행심화학습을 시작한다. 중학교 입학 전 중등과정을 모두 마쳐야 한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고등과정인 수2를 마친다. 이후 경시대회로 수상 실적을 쌓고 중학교 2학년 때는 영재고 시험 준비를 더욱 집중적으로 한다. 이런 전 과정에서 대략 1억 5000만 원에서 2억 원 정도의 사교육비가 필요하다. 결국 천재성이 잠재된 영재가 발굴되기보다, 사교육을 통해 영재학교 입학시험에 익숙해 진 아이들이 영재로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도 ‘실력’이자 ‘교육의지’라는 논리가 지배

문제는 이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것. 1억 원이 넘는 돈을 사교육비로 지출할 여력을 가진 학부모들이 많지 않다. 영재학교를 거쳐 서울대로 가는 길은 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치동에서는 사교육도 ‘실력’이고, ‘교육의지’ 라는 논리가 철저히 적용된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과학영재를 육성하기 위한 영재학교가 값비싼 사교육을 통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입시명문고가 되고 있는 모습과 함께 영재학교가 사교육의 몸통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취재했다. 오늘(21일) 1부 <사교육 몸통은 영재고다>와 25일(화) 2부 <누가 영재고에 진학하나>를 연속 방송한다.

25일 방송하는 2부에서는 영재학교에 가는 학생들은 누구인지,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3구에서 유독 영재들이 많이 배출되는 비밀은 무엇인지 취재했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취재 연출 김한구, 이우리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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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tophobia’ 치과 공포증을 뜻한다. 치과를 찾는 환자들이 공포와 불안을 느낀다는 것인데, 최근에는 치과 치료 공포증보다는 오히려 치료비에 혼란을 느끼는 환자들이 더 많은 듯 하다.

진단부터 치료비까지 ‘고무줄’ 진료비

최근 대학생 임 모 씨는 사랑니 발치를 위해 한 치과의원을 찾았다. 치아가 많이 손상되었다며 치료비 250만 원을 진단받았다. 치료비가 만만치 않아 또 다른 치과 의원 2곳을 더 들렀는데, 여기서는 각각 280만 원, 100만 원 가량의 치료비를 진단받았다. 치료해야 할 충치의 개수도 모두 달랐다.

목격자들 제작진이 서울 시내 10개 치과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더니…

뉴스타파 목격자들 제작진은 직접 서울 내 10곳의 치과 의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봤다. 제작진은 이미 3년 전 치아 4개의 충치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치과의원별 진료 결과는 어땠을까? 10곳 모두 치료해야 할 충치 진단은 물론 치료 비용도 달랐다.

1개의 충치 치료만으로 충분한다고 진단한 곳도 있었고 최대 4개의 치아 치료가 필요하다는 곳도 있었다. 치료비 역시 최소 8만 원에서 최대 90만 원까지 제각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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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제작진이 서울시내 치과의원 10곳에서 받은 진단 내용

▲ 뉴스타파 제작진이 서울시내 치과의원 10곳에서 받은 진단 내용

최근 몇년 사이 과잉 치과 진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35년 동안 치과를 운영해온 한 치과의원 원장은 과잉 진료의 원인으로 치열한 경쟁 상황을 지적했다. 우후죽순 생겨난 치과의원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료비 단가를 낮추게 되고, 수익을 위해 불필요한 치료를 권유한다는 것이다. 2017년 현재 전국의 치과 의료기관은 17,463개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과잉진료는 일부 치과의 일탈행위이고 오해라고 설명했다. 초기에 진행되는 충치에 대해 설명하는 의사와 설명하지 않는 의사가 있기 때문에 충치 개수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재윤 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실제 충치가 없는데도 있다며 치료를 하게끔 하는 치과의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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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비 담합 의혹도 제기된다. 지난 8월부터 충주시 치과의사회가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받고 있다. 충주 치과의원들끼리 임플란트 수가 등 진료비를 담합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치과 의원에 보복을 했다는 것이다. 지난 1999년과 2008년 각각 부산시치과의사회와 광주전남지역 치과의사회가 진료비 가격 등을 담합했다가 적발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치과 의원들의 과잉 진료 논란과 담합 행위 의혹을 취재했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연출:김한구

월, 2017/09/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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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상당수 국내 언론사들이 수년 동안 원자력 관련 홍보성 기사를 쓰고 한국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뉴스타파 목격자들 취재로 드러났다. 협찬금 명목으로 돈을 받고 기사를 게재했지만 대부분 협찬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 특정 기관으로부터 돈을 받고 기사를 매매한 사실이 또 다시 드러나면서 언론사의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35개 언론사, 123건의 협찬기사에 7억 3,460만 원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정보 공개 자료와 국회 제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국내 언론사 35곳이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협찬을 받고 원자력 관련 기사 123건을 게재했으며 그 대가로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모두 7억 3,46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2012년부터 13년까지 2년동안 국내 언론사들이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돈을 받고 기사를 매매하는 행태를 폭로한 바 있다.(기사 1건의 천만원… 핵마피아에 기생하는 신문(2014.10.11))

협찬금을 많이 받은 언론사는 조선일보, 문화일보, 동아일보, 에너지경제신문, 매일경제신문 순이었다. 조선일보는 2014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원전 관련 기사 8건을 쓰고 1억 1,15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일보는 같은 기간 8건의 기사를 게재하고 1억 1,000만 원을 받았고, 동아일보는 기사 6건을 작성하고 7천 6백만 원을 받았다.

에너지경제신문은 13건의 기사를 게재하고 7천 5백4십만 원을 받았으며, 매일경제신문은 3건의 기사를 쓴 뒤 4천 5백만 원을 받았다. 이밖에도 파이낸셜뉴스, 디지털타임스, 전기신문 등 경제 및 에너지 관련 전문지들이 협찬금을 받고 원전 홍보 기사를 실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돈을 받고 협찬기사를 쓴 언론사 명단

▲ 2014년부터 2017년 7월까지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돈을 받고 협찬기사를 쓴 언론사 명단

▲ 2014~2017년 원자력문화재단의 기사 협찬금 천만원 이상을 받은 언론사 명단

▲ 2014~2017년 원자력문화재단의 기사 협찬금 천만원 이상을 받은 언론사 명단

기사 한 건당 받은 협찬금은 최소 55만 원에서 최대 2,200만 원이었다. 건당 평균 597만 원이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언론사의 인증 부수와 광고 집행 요금을 참조해 기사의 배치 면과 분량에 따라 협찬 금액을 정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돈을 받고 작성되는 이른바 ‘협찬기사’는 어떻게 만들어 질까?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필요한 기사의 기획을 언론사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돈을 받는 조건으로 재단의 의도에 맞게 기사를 작성하는 식이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이 언론사에 특정 주제의 기사 게재를 제안하고 언론사가 이를 수용할 경우 협찬 기사 작성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협찬금을 받고 작성한 123건의 기사를 분석했다. 단순 홍보성 기사와 정보를 담은 기획성 기사로 분류했다.

단순 홍보성으로 분류된 기사는 47건이었다. 대부분 원자력문화재단의 행사나 동정을 담거나, 재단 이사장의 기고문이나 인터뷰와 대담 내용을 게재한 기사들이었다. 반면 기획 기사 형태로 원전 관련 정보성 내용을 담은 기사는 66건이었다. 정보성 내용을 담은 기획성 기사가 더 많았다. 나머지 10건은 분류가 쉽지 않아 보류했다.

기획성 기사 66건을 내용별로 정리했다.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한 기획기사가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원전이 저렴한 에너지원이고 중요한 수출산업이라는 내용 등 원전의 경제성을 강조한 기사가 16건,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 에너지라는 내용 등을 강조한 기사가 14건이었다.

협찬받았다는 별도 표기 없고, 일부 기사 재단 로고 등의 표기만 해놔

단순한 홍보성으로 분류된 기사나 기획성 기사 모두 협찬을 받았다는 사실을 고지한 경우는 없었다. 대신 단순한 홍보성 기사의 경우 대부분 기사 본문에 원자력문화재단의 로고 등의 표기만 해놨다. 로고 등의 표기를 통해 협찬받은 사실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반면 정보를 담은 기획성 기사의 경우, 기사 본문에 원자력문화재단의 로고를 싣거나, ‘원자력문화재단과 공동으로’라는 표현을 통해 이른바 협찬 기사라는 점을 알리는 기사는 단 2건에 불과했다. 대다수 기사들은 돈을 받고 작성했음을 암시할만한 어떤 정보도 밝히지 않고 있었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협찬금 수령액 상위 3개사인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동아일보에 질의서를 보내 언론기관으로서 돈을 받고 기사를 작성하는 행위가 적절한 것인지, 협찬금을 받고 또 기사를 작성하면서 협찬 고지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나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협찬 표시를 하지 않으면 돈을 받고 기사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 자칫 독자들에게 일방적이고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는 협찬 기사에 협찬 표시를 하지 않은 것은 ‘독자를 속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원자력문화재단이 돈을 지원하거나 협찬을 해서 기사를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하면,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그 기사가 기자가 정말 기자적 양심을 가지고 객관적인 기사를 썼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거는 독자를 속이는 거죠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그렇다면 이들 협찬 기사는 정확한 사실에 기초해 작성된 것일까? 제작진은 원자력 전문가인 김혜정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과 함께 기사의 내용을 분석했다.

2017년 3월 14일자 동아일보 기사,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1천 100만 원을 받고 작성된 협찬기사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한 일본이 화력발전을 늘리면서 2010년 대비해 2014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22% 증가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자료의 근거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서 제공한 것으로 나온다.

▲ 2017년 3월 14일자 동아일보 기사. 제목은 “원전 멈춘 日 화전 온실가스 배출 4년새 22% 증가” 이다.

▲ 2017년 3월 14일자 동아일보 기사. 제목은 “원전 멈춘 日 화전 온실가스 배출 4년새 22% 증가” 이다.

취재진이 원자력문화재단의 해당 자료를 확인했다. 2010년에 비해 2014년 일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난 것은 분명 사실이었다. 그러나 2012년을 기점으로 보면 매년 배출량이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전년 대비 200만 톤과 2,900만 톤이 감소했다. 결국 2012년을 기준으로 볼 때 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 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 2017년 3월 14일자 동아일보 기사, 원자력문화재단 자료를 확대했다.

▲ 2017년 3월 14일자 동아일보 기사, 원자력문화재단 자료를 확대했다.

동아일보 경영총괄실에 기사의 작성 경위에 대해 답변을 요청했다. 해당 기자는 현재 특파원으로 뽑혀 외국에 나가 있었다. 동아일보 측은 이에 대해 담당 기자가 추가 취재를 통해 기사를 작성했으며, 특정 프레임 속에서 던지는 질문에는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6년 7월 22일자 조선일보의 기사 ‘원자력 안전 Q&A’다.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1천 100만 원을 받았다. 이 기사에는 한 지역에 여러 개의 원전이 모여 있더라도 위험성이 증가되지 않는다고 보도하고 있다. 안전하다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지역에 여러 개의 원전이 모여 있을 때 위험성이 더 증가된다는 사실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또 2013년 캐나다는 원전이 밀집한 경우 방사능 유출 피해나 사고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수 원자로 위험성 평가기준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 2016년 7월 22일자 조선일보 기사. 원자력 안전을 Q&A 형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 2016년 7월 22일자 조선일보 기사. 원자력 안전을 Q&A 형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2014년 12월 25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스튜어디스와 핵시설 근무자 중 방사선 더 많이 쬐는 사람은?’에서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직후 인근 지역의 방사선 노출량은 10시간 체류했을 경우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3회 한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방사선 피폭의 위험도가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 2014년 12월 25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제목은 “스튜어디스와 핵시설 근무자 중 방사선 더 많이 쬐는 사람은?” 이다.

▲ 2014년 12월 25일자 매일경제신문 기사. 제목은 “스튜어디스와 핵시설 근무자 중 방사선 더 많이 쬐는 사람은?” 이다.

그러나, 이를 연간 노출량으로 환산하면 국내 안전기준치의 180배나 된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수준이다. 매일경제의 기사는 이 점을 알리지 않은 것이다. 문제의 이 기사는 원자력문화재단으로부터 1천 500만 원을 받고 작성됐다.

언론기관이 원자력 홍보기관으로부터 협찬금 명목으로 돈을 받고 홍보 기사를 작성해 온 행위는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언론의 기본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원전 정책을 둘러싼 공론의 형성 과정에도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언론 개혁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다.

언론은 정보를 국민들이 정보를 습득하고, 여론 형성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는 기관이고 통로란 말이에요. 언론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취재작가 : 김지음
구성,연출 : 남태제

월, 2017/09/0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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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러분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합니다.

왜냐하면 망가져버린 언론의 피해자는 여러분들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 예은이 아빠인 나이기 때문입니다. 진도 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것은 여러분들의 사장이 아니고 KBS, MBC의 보도본부장이 아니라 그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제가 파업을 지지하는 것은 여러분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근무하라는게 아니라 바로 내가 또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언론 때문에 또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유경근 씨 (세월호 희생자 故 유예은 양 아버지)

지난 8일 KBS, MBC 두 공영방송 노조원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한 행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유경근 씨가 한 발언입니다.

시민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KBS, MBC 두 공영방송이 권력의 애완견으로 전락한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시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이 거짓에 침묵하고 진실을 말하지 못할 때, 국가와 사회가 어떤 길을 걸어 갔는지. 결국 무너져 버린 공영방송 시스템의 피해자는 국민입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9월 4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공영방송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 시스템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내부 구성원들의 증언도 들었습니다. 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기자, PD, 아나운서들의 참회와 반성도 담았습니다.

또한 이번 공영방송의 파업을 ‘좌파 세력의 언론 장악’ 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근거는 무엇인지, 자유한국당이 말하는 ‘공영 방송의 공정성과 편향성’의 의미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취재작가 : 김지음
글 구성 : 조희정
촬영 : 남태제, 권오정
취재 연출 : 이우리

월, 2017/09/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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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러분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합니다.

왜냐하면 망가져버린 언론의 피해자는 여러분들이 아니라 바로 국민들, 예은이 아빠인 나이기 때문입니다. 진도 체육관에서 팽목항에서 나를 두 번 죽인 것은 여러분들의 사장이 아니고 KBS, MBC의 보도본부장이 아니라 그 현장에 있던 바로 여러분들이었습니다.

제가 파업을 지지하는 것은 여러분이 쾌적한 환경에서 편하게 근무하라는게 아니라 바로 내가 또다시 죽고 싶지 않아서, 내가 언론 때문에 또다른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유경근 씨 (세월호 희생자 故 유예은 양 아버지)

지난 8일 KBS, MBC 두 공영방송 노조원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한 행사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유경근 씨가 한 발언입니다.

시민들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KBS, MBC 두 공영방송이 권력의 애완견으로 전락한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시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이 거짓에 침묵하고 진실을 말하지 못할 때, 국가와 사회가 어떤 길을 걸어 갔는지. 결국 무너져 버린 공영방송 시스템의 피해자는 국민입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9월 4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공영방송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공영방송 시스템이 어떻게 무너졌는지 내부 구성원들의 증언도 들었습니다. 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기자, PD, 아나운서들의 참회와 반성도 담았습니다.

또한 이번 공영방송의 파업을 ‘좌파 세력의 언론 장악’ 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근거는 무엇인지, 자유한국당이 말하는 ‘공영 방송의 공정성과 편향성’의 의미가 무엇인지 취재했습니다.


취재작가 : 김지음
글 구성 : 조희정
촬영 : 남태제, 권오정
취재 연출 : 이우리

월, 2017/09/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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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강 내성천.
경북 봉화군 물야면에서 시작해 영주시와 예천군을 거쳐 문경시 영순면 지역에서 낙동강에 합류하기까지 110km를 흐르며, 낙동강에 끊임없이 1급수의 맑은 물을 공급하는 ‘어머니 강’의 역할을 해왔다.

내성천이 맑은 물을 유지해온 비결은 모래다. 강물 안팎의 두터운 모래층이 필터 역할을 하며 물을 정화시켜온 것이다. 내성천의 모래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경관과 휴식공간을 제공해왔다.

그러던 내성천이 몇년 사이 급격하게 변했다. 강변의 백사장은 거의 모두 사라졌고, 물빛은 혼탁해졌다. 강을 따라 맑은 물이 아니라 녹조가 흐르고 있다. 무엇이 내성천을 이렇게 망가뜨렸을까.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모습.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모습.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수질개선 하겠다더니 1급수 물을 공업용수로

내성천 상류인 경북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들어선 영주댐은 2억톤의 물을 저장할수 있는 중소 규모의 다목적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에 착공해 2016년 완공됐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영주댐의 건설 명분은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하천유지용수 공급’이다.

▲영주댐의 녹조 현상 (2017년 7월 촬영, 영주시민 제보 영상)

▲영주댐의 녹조 현상 (2017년 7월 촬영, 영주시민 제보 영상)

2016년 여름 영주댐에 시험 담수가 시작되자,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올해 7월에도 담수호 안에 녹조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녹조는 댐의 배수구를 통해 흘러나와 내성천 하류까지 퍼졌다. 9월이 되도록 녹조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영주댐 담수호와 댐 바로 아래 용혈리 부근의 내성천은 죽은 녹조가 가라앉아 물이 검게 변하고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댐 인근의 주민들은 댐 건설 이후 녹조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물이 탁하고 검게 변하기 시작해 악취가 매우 심했다고 증언했다.

▲영주댐 하류 내성천의 악화된 수질 (영주댐 하류 500m 지점)

▲영주댐 하류 내성천의 악화된 수질 (영주댐 하류 500m 지점)

녹조의 원인물질 중 하나인 남조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을 배출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7월말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영주댐 담수호 내의 남조류 개체 수는 ml당 11,668개로 나타났다. 이는 조류경보제의 3단계 중 두 번째인 경계 단계에 해당되는 수치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2017년 7월 13일 현재, 영주댐 담수호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은 12ppm까지 치솟았다. ‘매우 나쁨’ 단계다. 댐 건설 전 내성천은 수질 최고등급인 ‘매우 좋음’ (당시 수질 등급 명칭으로는 1급수)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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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하류의 내성천 수질도 악화됐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영주댐 하류 영주시 용혈리 지점에서 측정된 2017년 상반기 COD는 5.4~8.2ppm으로 ‘약간 나쁨’에서 ‘나쁨’단계로 수질이 크게 악화됐다. 댐 건설 이전인 2009년 상반기 같은 지점에서의 COD는 1.2~2.6ppm으로 ‘매우 좋음’에서 ‘좋음’단계였다. 

환경부는 댐 건설 이전의 환경영향평가에서 수질 오염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 측은 수질 악화와 녹조는 담수 초기의 일시적인 현상이라 주장했다.

모래를 잃은 모래강

영주댐 물이 오염된 이유중 하나는 모래의 흐름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댐 내에 모래가 쌓이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영주댐 본댐의 13km 상류 지점에 유사조절지라는 모래차단 댐이 설치됐다. 수자원공사와 영주시는 댐 담수지역과 상류 지역에서 공사 기간 중에 320만m3 이상의 모래를 채취했다. 유사조절지는 내성천의 모래흐름를 단절시켰다. 대규모 모래 준설로 더 이상 하류로 흘러 내려갈 모래가 없어진 것이다.

이렇게 내성천을 따라 모래가 흘러가지 못하면서, 내성천의 생태지형은 급변했다. 곱고 가벼운 모래가 쓸려 내려간 자리에는 굵고 딱딱한 모래와 자갈과 점토가 남았고, 모래톱 백사장은 순식간에 풀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이었던 곳은 억센 잡초와 관목들로 뒤덮인 정글이 되어 사람의 출입마저 어려운 상태로 변했다.

▲ 내성천 하류의 육상화 현상.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숲으로 변했다.

▲ 내성천 하류의 육상화 현상.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숲으로 변했다.

▲내성천 같은 지점의 4년 동안 변화 상황 : 고운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밭과 딱딱한 모래밭으로 변했다  (사진 제공 :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내성천 같은 지점의 4년 동안 변화 상황 : 고운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밭과 딱딱한 모래밭으로 변했다 (사진 제공 :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누가 죽음의 댐을 세웠나

지금의 영주댐 자리에 댐을 지으려는 계획은 1970년대부터 있었고, 1990년대 말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추진되었다. 당시 댐의 이름은 ‘송리원댐’이었다. 1999년,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주민들과 정치권의 반대로 댐 건설은 진행되지 못했다.

2009년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 때부터 댐 이름은 ‘영주댐’으로 바뀌었다.

누가 4대강 사업에 영주댐을 포함시켰을까? 4대강 마스터플랜 연구총괄책임자 김창완박사는 당시 국토해양부가 결정했다고 답했다. 당시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심명필 본부장은 답변을 회피했다.

영주댐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영주댐의 주 건설목적은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이라고 되어있다. 다른 댐과는 조금 다른 목적을 가진 댐이다. 그런데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건설되었다는 영주댐은 오히려 원래 맑았던 물을 오염시켰다.

영주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인 내성천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은 영주댐 철거만이 해결책이라 했고, 하천환경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정욱 명예교수 역시 영주댐 해체 만이 답이라 했다.

국토교통부 수자원개발과는 “앞으로 충분히 대책을 마련해서 영주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 대책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마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내성천의 현재 상황이 계속될 시 물의 흐름을 막지 않도록 댐을 상시 개방하는 것이 맞다고 했지만, 댐 해체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백사장에 뛰노는 아이들.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백사장에 뛰노는 아이들.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내성천은 오늘도 병들어가고있다. 내성천이 낙동강에 맑은 물을 공급하는 어머니강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물과 모래가 함께 흘러야한다. 죽음의 댐이 가로막고있는 현 상황에서 내성천의 복원은 상상하기 어렵다.


취재작가 : 오승아
드론촬영 : 김성진
글 구성 : 정재홍
취재 연출 : 남태제

월, 2017/09/25- 10:37
265
0

12,804명 vs. 4,400명

현재 서울에 있는 장애인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는 29곳으로 정원은 4,400 명입니다. 반면 2017년 4월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장애인 학생은 1만 2천 명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7천 명이 넘는 장애인 학생들은 어디서 수업을 받아야 할까요?

지난 2002년 이후 서울시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1곳도 신설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 때문입니다. 반대하는 주 이유는 집값 하락의 우려입니다. 특수학교가 들어설 경우 인근 지역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side_20170929001

특수 학교 vs. 부동산 가격, 상관 관계는 있나?

과연 그럴까요? 장애인용 특수학교 설립이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의 변동에 실제 영향을 주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단지 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최근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 신설 논의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 현장을 통해 장애인 특수학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취재했습니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김한구

금, 2017/09/29- 19:21
279
0

세상길 험한 파도 캄캄한 항로
어머님 조각배엔 폭풍이 닿소
잔 위에 실은 노래 한숨 서려도
눈물을 생켜가며 힘차게 사오

어머님 사랑 –백년설

백기완의 고향은 황해도 은율입니다. 추석이 다가오면 그는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큰 형, 누나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그가 평생 통일문제를 끌어안고 고민해왔던 것도 어쩌면 이산가족인 그의 가족사와도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지난 6월 초부터 “불쌈꾼” 백기완에 대한 촬영이 시작됐습니다. 좀처럼 언론사 촬영을 허락치 않았던 그였지만 뉴스타파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2015년 고관절을 다친 이후 건강이 예전만 못해서인지 1시간 이상 인터뷰 진행이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했고 눈빛은 매섭고 날카로왔습니다. 헝크러진 하얀 백발의 모습도 그대로였습니다. 해방 이후 1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민중과 함께 했던 그의 삶을 차곡차곡 카메라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6월초부터 백기완 선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6월초부터 백기완 선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60일 동안 빠짐없이 기록한 그의 인터뷰 촬영 분량은 1,789분에 이릅니다. 이를 통해 굴곡진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백기완이 걸어왔던 삶의 궤적과 재야운동의 이력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추석을 맞아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그 인터뷰 내용을 간추리고 중심을 뽑아내 백기완의 인생과 이야기를 담은 2부작 다큐를 준비했습니다 .

20171006_02

그가 헝크러진 백발의 머리를 빗이 아닌 손으로만 정리하는 이유는 뭘까요? 해방 이후 13살 어린 나이로 서울로 유학와서 백범 김구 선생으로부터 받은 친필 휘호의 내용은 뭐였을까요? 장준하 선생과 의형제를 맺고 박정희 유신 독재정권에 맞서 반대 투쟁에 나섰던 사연은 뭘까요?

20171006_03

또 유신독재에서 긴급조치 위반으로 군사재판에 넘겨진 이후 겪어야 했던 끔찍한 고문의 고통을 이기기 위해 그가 불렀던 노래는 뭘까요? 손톱뽑기 등 야만적인 고문과 죽음의 공포에도 끝내 독재자에게 굴복하지 않았던 의지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 인터뷰를 마치고 걷고 있는 백기완

▲ 인터뷰를 마치고 걷고 있는 백기완

지난 60일 동안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담아낸 백기완에 대한 기록의 과정은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삶의 의미와 자세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불쌈꾼’ 백기완의 이야기는 1부(10월 6일)와 2부(10월 13일)에 나눠 공개합니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김성진, 박정대, 이광석
연출 권오정

금, 2017/10/06- 20:03
385
0

세상길 험한 파도 캄캄한 항로
어머님 조각배엔 폭풍이 닿소
잔 위에 실은 노래 한숨 서려도
눈물을 생켜가며 힘차게 사오

어머님 사랑 –백년설

백기완의 고향은 황해도 은율입니다. 추석이 다가오면 그는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큰 형, 누나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그가 평생 통일문제를 끌어안고 고민해왔던 것도 어쩌면 이산가족인 그의 가족사와도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지난 6월 초부터 “불쌈꾼” 백기완에 대한 촬영이 시작됐습니다. 좀처럼 언론사 촬영을 허락치 않았던 그였지만 뉴스타파 카메라 앞에 앉았습니다. 2015년 고관절을 다친 이후 건강이 예전만 못해서인지 1시간 이상 인터뷰 진행이 어렵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카랑카랑했고 눈빛은 매섭고 날카로왔습니다. 헝크러진 하얀 백발의 모습도 그대로였습니다. 해방 이후 10대 시절부터 지금까지 민중과 함께 했던 그의 삶을 차곡차곡 카메라 영상으로 담아냈습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6월초부터 백기완 선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지난 6월초부터 백기완 선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60일 동안 빠짐없이 기록한 그의 인터뷰 촬영 분량은 1,789분에 이릅니다. 이를 통해 굴곡진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백기완이 걸어왔던 삶의 궤적과 재야운동의 이력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추석을 맞아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그 인터뷰 내용을 간추리고 중심을 뽑아내 백기완의 인생과 이야기를 담은 2부작 다큐를 준비했습니다 .

20171006_02

그가 헝크러진 백발의 머리를 빗이 아닌 손으로만 정리하는 이유는 뭘까요? 해방 이후 13살 어린 나이로 서울로 유학와서 백범 김구 선생으로부터 받은 친필 휘호의 내용은 뭐였을까요? 장준하 선생과 의형제를 맺고 박정희 유신 독재정권에 맞서 반대 투쟁에 나섰던 사연은 뭘까요?

20171006_03

또 유신독재에서 긴급조치 위반으로 군사재판에 넘겨진 이후 겪어야 했던 끔찍한 고문의 고통을 이기기 위해 그가 불렀던 노래는 뭘까요? 손톱뽑기 등 야만적인 고문과 죽음의 공포에도 끝내 독재자에게 굴복하지 않았던 의지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 인터뷰를 마치고 걷고 있는 백기완

▲ 인터뷰를 마치고 걷고 있는 백기완

지난 60일 동안 <뉴스타파 목격자들>이 담아낸 백기완에 대한 기록의 과정은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삶의 의미와 자세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불쌈꾼’ 백기완의 이야기는 1부(10월 6일)와 2부(10월 13일)에 나눠 공개합니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김성진, 박정대, 이광석
연출 권오정

금, 2017/10/0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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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4명 vs. 4,400명

현재 서울에 있는 장애인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는 29곳으로 정원은 4,400 명입니다. 반면 2017년 4월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장애인 학생은 1만 2천 명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7천 명이 넘는 장애인 학생들은 어디서 수업을 받아야 할까요?

지난 2002년 이후 서울시에 장애인 특수학교가 1곳도 신설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 때문입니다. 반대하는 주 이유는 집값 하락의 우려입니다. 특수학교가 들어설 경우 인근 지역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side_20170929001

특수 학교 vs. 부동산 가격, 상관 관계는 있나?

과연 그럴까요? 장애인용 특수학교 설립이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격의 변동에 실제 영향을 주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단지 장애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최근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 신설 논의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 현장을 통해 장애인 특수학교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취재했습니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취재연출: 김한구

금, 2017/09/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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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강 내성천.
경북 봉화군 물야면에서 시작해 영주시와 예천군을 거쳐 문경시 영순면 지역에서 낙동강에 합류하기까지 110km를 흐르며, 낙동강에 끊임없이 1급수의 맑은 물을 공급하는 ‘어머니 강’의 역할을 해왔다.

내성천이 맑은 물을 유지해온 비결은 모래다. 강물 안팎의 두터운 모래층이 필터 역할을 하며 물을 정화시켜온 것이다. 내성천의 모래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경관과 휴식공간을 제공해왔다.

그러던 내성천이 몇년 사이 급격하게 변했다. 강변의 백사장은 거의 모두 사라졌고, 물빛은 혼탁해졌다. 강을 따라 맑은 물이 아니라 녹조가 흐르고 있다. 무엇이 내성천을 이렇게 망가뜨렸을까.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모습.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모습.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수질개선 하겠다더니 1급수 물을 공업용수로

내성천 상류인 경북 영주시 평은면 용혈리에 들어선 영주댐은 2억톤의 물을 저장할수 있는 중소 규모의 다목적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에 착공해 2016년 완공됐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영주댐의 건설 명분은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하천유지용수 공급’이다.

▲영주댐의 녹조 현상 (2017년 7월 촬영, 영주시민 제보 영상)

▲영주댐의 녹조 현상 (2017년 7월 촬영, 영주시민 제보 영상)

2016년 여름 영주댐에 시험 담수가 시작되자,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올해 7월에도 담수호 안에 녹조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녹조는 댐의 배수구를 통해 흘러나와 내성천 하류까지 퍼졌다. 9월이 되도록 녹조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영주댐 담수호와 댐 바로 아래 용혈리 부근의 내성천은 죽은 녹조가 가라앉아 물이 검게 변하고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댐 인근의 주민들은 댐 건설 이후 녹조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물이 탁하고 검게 변하기 시작해 악취가 매우 심했다고 증언했다.

▲영주댐 하류 내성천의 악화된 수질 (영주댐 하류 500m 지점)

▲영주댐 하류 내성천의 악화된 수질 (영주댐 하류 500m 지점)

녹조의 원인물질 중 하나인 남조류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을 배출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 7월말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영주댐 담수호 내의 남조류 개체 수는 ml당 11,668개로 나타났다. 이는 조류경보제의 3단계 중 두 번째인 경계 단계에 해당되는 수치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2017년 7월 13일 현재, 영주댐 담수호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은 12ppm까지 치솟았다. ‘매우 나쁨’ 단계다. 댐 건설 전 내성천은 수질 최고등급인 ‘매우 좋음’ (당시 수질 등급 명칭으로는 1급수)을 유지하고 있었다.
20170925_004

댐 하류의 내성천 수질도 악화됐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영주댐 하류 영주시 용혈리 지점에서 측정된 2017년 상반기 COD는 5.4~8.2ppm으로 ‘약간 나쁨’에서 ‘나쁨’단계로 수질이 크게 악화됐다. 댐 건설 이전인 2009년 상반기 같은 지점에서의 COD는 1.2~2.6ppm으로 ‘매우 좋음’에서 ‘좋음’단계였다. 

환경부는 댐 건설 이전의 환경영향평가에서 수질 오염 가능성에 대한 예측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 측은 수질 악화와 녹조는 담수 초기의 일시적인 현상이라 주장했다.

모래를 잃은 모래강

영주댐 물이 오염된 이유중 하나는 모래의 흐름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댐 내에 모래가 쌓이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영주댐 본댐의 13km 상류 지점에 유사조절지라는 모래차단 댐이 설치됐다. 수자원공사와 영주시는 댐 담수지역과 상류 지역에서 공사 기간 중에 320만m3 이상의 모래를 채취했다. 유사조절지는 내성천의 모래흐름를 단절시켰다. 대규모 모래 준설로 더 이상 하류로 흘러 내려갈 모래가 없어진 것이다.

이렇게 내성천을 따라 모래가 흘러가지 못하면서, 내성천의 생태지형은 급변했다. 곱고 가벼운 모래가 쓸려 내려간 자리에는 굵고 딱딱한 모래와 자갈과 점토가 남았고, 모래톱 백사장은 순식간에 풀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이었던 곳은 억센 잡초와 관목들로 뒤덮인 정글이 되어 사람의 출입마저 어려운 상태로 변했다.

▲ 내성천 하류의 육상화 현상.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숲으로 변했다.

▲ 내성천 하류의 육상화 현상.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숲으로 변했다.

▲내성천 같은 지점의 4년 동안 변화 상황 : 고운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밭과 딱딱한 모래밭으로 변했다  (사진 제공 :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내성천 같은 지점의 4년 동안 변화 상황 : 고운 모래톱이 사라지고 풀밭과 딱딱한 모래밭으로 변했다 (사진 제공 :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누가 죽음의 댐을 세웠나

지금의 영주댐 자리에 댐을 지으려는 계획은 1970년대부터 있었고, 1990년대 말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추진되었다. 당시 댐의 이름은 ‘송리원댐’이었다. 1999년,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주민들과 정치권의 반대로 댐 건설은 진행되지 못했다.

2009년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 때부터 댐 이름은 ‘영주댐’으로 바뀌었다.

누가 4대강 사업에 영주댐을 포함시켰을까? 4대강 마스터플랜 연구총괄책임자 김창완박사는 당시 국토해양부가 결정했다고 답했다. 당시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심명필 본부장은 답변을 회피했다.

영주댐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영주댐의 주 건설목적은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이라고 되어있다. 다른 댐과는 조금 다른 목적을 가진 댐이다. 그런데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건설되었다는 영주댐은 오히려 원래 맑았던 물을 오염시켰다.

영주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인 내성천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은 영주댐 철거만이 해결책이라 했고, 하천환경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정욱 명예교수 역시 영주댐 해체 만이 답이라 했다.

국토교통부 수자원개발과는 “앞으로 충분히 대책을 마련해서 영주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 대책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마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내성천의 현재 상황이 계속될 시 물의 흐름을 막지 않도록 댐을 상시 개방하는 것이 맞다고 했지만, 댐 해체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백사장에 뛰노는 아이들.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 영주댐 건설 전 내성천 백사장에 뛰노는 아이들. 사진제공 박용훈 (생태사진작가)

내성천은 오늘도 병들어가고있다. 내성천이 낙동강에 맑은 물을 공급하는 어머니강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물과 모래가 함께 흘러야한다. 죽음의 댐이 가로막고있는 현 상황에서 내성천의 복원은 상상하기 어렵다.


취재작가 : 오승아
드론촬영 : 김성진
글 구성 : 정재홍
취재 연출 : 남태제

월, 2017/09/2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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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작진의 고백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편집은 어느 때보다 힘들었습니다. 60일 동안 백기완을 촬영한 분량은 1,789분입니다. 30시간에 가깝습니다. 이걸 1시간 남짓으로 편집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작진이 너무 욕심을 냈던 걸까요?

늘 고민이었습니다. 편집 방향을 두고 말이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꼬장꼬장하면서도 때로는 넉넉한 품을 가진 인간적인 모습에 더 비중을 둘 것인가? 아니면 평생 군사독재에 맞서 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불쌈꾼’의 의지를 더 조명할 것인가?

▲서울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백기완

▲서울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백기완

지난주 방송한 <불쌈꾼 백기완> 1부에서는 해방 이후부터 유신독재 시절까지 젊은 백기완의 인생을 담았다면, 이번 2부는 1980년 전두환 독재정권부터 2017년 현재까지 노투사 백기완을 조명했습니다.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적폐청산이 시대정신이 되고 있습니다. 백기완이 현재 지칭하는 제1호 적폐 세력은 누굴까요? 그가 말하는 ‘노나메기’와 ‘한바탕’의 진정한 뜻은 뭘까요?

겨락(시대), 갈마(역사), 하제(희망), 빗나레(세상), 끈매(인연) 등 끊임없이 우리말을 복원하고 가꾸어왔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그가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데, 그게 뭘까요?

▲ 백기완은 지난해 가을부터 촛불집회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

▲ 백기완은 지난해 가을부터 촛불집회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

이제 세상이 바뀌어 더이상 그를 감옥에 가둬 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대신 벌금 통지서가 날아온다고 합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9년 동안 백기완이 받은 소환장과 벌금 첨부서가 모두 몇 건이나 됐을까요?

팔십 평생을 민중의 권리를 위해 싸워 오며 현장을 지켜온 ‘불쌈꾼’ 백기완. 그의 혁명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그를 기록하는 <뉴스타파 목격자들>의 작업도 계속됩니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김성진, 박정대, 박정남, 이광석
연출 권오정

금, 2017/10/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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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작진의 고백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편집은 어느 때보다 힘들었습니다. 60일 동안 백기완을 촬영한 분량은 1,789분입니다. 30시간에 가깝습니다. 이걸 1시간 남짓으로 편집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작진이 너무 욕심을 냈던 걸까요?

늘 고민이었습니다. 편집 방향을 두고 말이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꼬장꼬장하면서도 때로는 넉넉한 품을 가진 인간적인 모습에 더 비중을 둘 것인가? 아니면 평생 군사독재에 맞서 통일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불쌈꾼’의 의지를 더 조명할 것인가?

▲서울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백기완

▲서울 대학로 학림다방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백기완

지난주 방송한 <불쌈꾼 백기완> 1부에서는 해방 이후부터 유신독재 시절까지 젊은 백기완의 인생을 담았다면, 이번 2부는 1980년 전두환 독재정권부터 2017년 현재까지 노투사 백기완을 조명했습니다.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적폐청산이 시대정신이 되고 있습니다. 백기완이 현재 지칭하는 제1호 적폐 세력은 누굴까요? 그가 말하는 ‘노나메기’와 ‘한바탕’의 진정한 뜻은 뭘까요?

겨락(시대), 갈마(역사), 하제(희망), 빗나레(세상), 끈매(인연) 등 끊임없이 우리말을 복원하고 가꾸어왔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그가 현재의 젊은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데, 그게 뭘까요?

▲ 백기완은 지난해 가을부터 촛불집회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

▲ 백기완은 지난해 가을부터 촛불집회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

이제 세상이 바뀌어 더이상 그를 감옥에 가둬 놓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대신 벌금 통지서가 날아온다고 합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9년 동안 백기완이 받은 소환장과 벌금 첨부서가 모두 몇 건이나 됐을까요?

팔십 평생을 민중의 권리를 위해 싸워 오며 현장을 지켜온 ‘불쌈꾼’ 백기완. 그의 혁명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그를 기록하는 <뉴스타파 목격자들>의 작업도 계속됩니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김성진, 박정대, 박정남, 이광석
연출 권오정

금, 2017/10/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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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vs 심판과 선수

핵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을 독점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운동경기의 선수라면 핵발전소가 안전하게 운영되는지 감독하고 규제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심판과 같은 존재다. 원안위가 심판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핵발전소의 안전은 지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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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가 독립적인 규제 기구로 출범한지 6년이 지났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원안위가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실태를 취재했다.

원안위 전문위원 2명, 한수원 출연금으로 조성된 연구용역비 받아

현직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 2명이 한수원 출연으로 조성된 연구사업의 용역을 받은 것으로 <목격자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원안위 전문 위원이 규제 감독해야 할 한수원의 출연금으로 조성된 연구용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전문위원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목격자들 취재결과,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와 조선대 나만균 교수가 지난해부터 서울대 전력연구소 산하 원자력정책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한수원의 정책연구 용역에 각각 5천만 원과 3천만 원의 연구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는 두 전문 위원은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제론 한수원이 출연한 돈으로 진행한 연구용역이었다.

▲지난해 한수원으로 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가 진행한 연구용역사업,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 조선대 나만균 교수도 용역을 받았다.

▲지난해 한수원으로 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가 진행한 연구용역사업,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 조선대 나만균 교수도 용역을 받았다.

취재진이 서울대 전력연구소로부터 받은 정보 공개자료를 보면 두 교수의 연구비를 지원한 곳은 한수원이었다. 또 지원사업 항목에는 ‘용역’으로 표기돼 있었다. 특히 두 교수는 모두 연구과제가 한수원의 출연금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원자력안전 전문위원회는 15명 이내로 구성되는 원안위 소속 기구로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대한 사전 검토를 하고 원안위 회의에 기술적 자문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독립적인 위치에서 원자력 전반을 감독, 판단해야 할 원안위 전문위원이 감독, 규제 대상인 한수원으로부터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연구용역비를 받는 것은 이해상충 논란과 함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직도

▲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직도

그동안 원안위 위원들과 전문위원들이 한수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거나, 자문위원 등으로 한수원의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지완 교수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연구비를 받는 게 적절한지 고민이 돼 원안위에 질의를 했으나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듣고 연구용역을 수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나만균 교수는 “문제 될 게 없다”고 답했다.

<목격자들> 취재진은 현직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이 사실상 한수원의 연구용역비를 받는 것에 대해 적절한 것인지 원안위에 질의했다.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현재 규정상 전문위원이 한수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것이 결격사유는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관련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앞으로 전문위원이 한수원의 용역을 수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 10조 <결격사유> 조항을 보면 “최근 3년이내 원자력 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단체로부터 연구개발과제를 수탁하는 등 원자력 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혀하였거나 관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원안위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해놓고 있지만,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결격 사유 규정이 없다.

원안위 공무원, 한수원 사택 반값으로 제공받아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이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싼 금액으로 한수원 사택에 입주하는 등 한수원으로부터 특혜를 제공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원안위 공무원 27명이 지난 2001년부터 고리, 한빛, 월성, 한울 원자력본부 등 한수원 지역 본부 4곳에 있는 한수원 직원용 사택에 규정된 전세보증금의 30~40%만 내고 입주해 살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본부 사택을 찾았다. 1,200세대의 아파트와 빌라 복합 단지 내에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사택입주자를 위한 전용 캠핑장과 골프 연습장까지 있었다. 사택 관계자는 이사철에 잠깐 빈 집이 생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빈 집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 직원의 사택 입주율은 지역본부별로 70-80%에 불과했다. 또 현재 대기자도 105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본부 한수원 직원용 사택단지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본부 한수원 직원용 사택단지

한수원 사택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유사시 신속하게 핵발전소에 진입해야 하는 지역주재원의 특성상, 원전 인근에 있는 한수원 사택에 입주할 수밖에 없고, 현재 원안위 예산으로는 전세 보증금을 전액 낼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수원으로부터 편의를 제공 받는 원안위 공무원들이 과연 한수원을 제대로 감독하고 규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전 원안위원장,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 과정 “절차적 문제 있었다” 인정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원안위의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2015년 2월 원안위가 의결한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 결정이 부당하다며 2,100여 명의 국민소송단이 원안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민소송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월성 핵발전소

▲월성 핵발전소

국민소송단은 당시 소송에서 한수원이 월성1호기에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하여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았고, 원안위의 수명연장 의결이 나기 전인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월성1호기의 핵심설비인 압력관 380개를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원안위 사무처 과장의 결재를 받아 교체하는 등의 위법 행위를 했음에도 원안위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허가한 것은 위법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당시 원안위원장이었던 이은철 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핵심설비인 압력관 380개 교체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압력관 교체에 7,000억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원안위가 월성1호기의 수명 연장 불허를 결정기하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은철 전 원안위원장이 월성1호기 수명연장과 관련하여 절차적 문제점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원안위는 심의 과정에서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에도 단 3차례 회의를 거쳐 수명연장 허가를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은철 당시 위원장은 “월성 원전의 안전성이 기술적으로 입증되었다고 판단해 표결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표결을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원안위 위원 다수의 의견을 수용해 표결 처리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회의 속기록을 보면, 야당 추천 위원 2명은 표결에 반대하며 계속 심의를 요구했고, 정부 여당 추천 위원들은 표결할 것을 계속 요구하는 것으로 나온다. 당시 표결에 반대하며 퇴장했던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이 이미 누군가가 결정한 사항이고, 원안위는 이를 통과시키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원안위, “원전 사고나 고장을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지난해 5월부터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서 격납건물 철판의 부식과 콘크리트 외벽의 빈 공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 내부의 이물질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 핵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다.

그러나 언론보도가 있기 전까지 원안위는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하지도 않았고 지역주민들에게도 설명하지 않았다.

영광군 주민들은 원안위의 무책임과 비밀주의를 비판한다. 건설 당시부터 부실, 불량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원안위가 제대로 안전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핵발전소 고장과 각종 사고 정보도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제때 공개하지 않았고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한수원 지역본부 측에 해명을 떠넘기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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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규제기관인 원안위가 원전 사고나 고장 사실을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만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또 “한수원의 보고서는 저작권 문제가 있어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핵발전소의 안전 정보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하는 원안위의 태도는 결국 사업자인 한수원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있다.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등 해외 원자력 감독 규제기관들은 핵발전소의 안전성분석보고서를 공개함은 물론 핵발전소별 일일 점검 보고서까지 빠짐없이 공개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소의 안전을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다. 원안위가 국민의 편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 혁신이 필요한 때다. 그 출발은 원전으로 이익을 얻는 사업자 즉 한수원과의 유착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취재 연출 남태제

월, 2017/10/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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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vs 심판과 선수

핵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을 독점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운동경기의 선수라면 핵발전소가 안전하게 운영되는지 감독하고 규제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심판과 같은 존재다. 원안위가 심판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핵발전소의 안전은 지켜질 수 있다.

2017102300_01

원안위가 독립적인 규제 기구로 출범한지 6년이 지났다. <뉴스타파 목격자들>은 원안위가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실태를 취재했다.

원안위 전문위원 2명, 한수원 출연금으로 조성된 연구용역비 받아

현직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 2명이 한수원 출연으로 조성된 연구사업의 용역을 받은 것으로 <목격자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원안위 전문 위원이 규제 감독해야 할 한수원의 출연금으로 조성된 연구용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전문위원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목격자들 취재결과,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와 조선대 나만균 교수가 지난해부터 서울대 전력연구소 산하 원자력정책센터가 수행하고 있는 한수원의 정책연구 용역에 각각 5천만 원과 3천만 원의 연구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는 두 전문 위원은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제론 한수원이 출연한 돈으로 진행한 연구용역이었다.

▲지난해 한수원으로 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가 진행한 연구용역사업,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 조선대 나만균 교수도 용역을 받았다.

▲지난해 한수원으로 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가 진행한 연구용역사업, 원안위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인 부산대 정지환 교수, 조선대 나만균 교수도 용역을 받았다.

취재진이 서울대 전력연구소로부터 받은 정보 공개자료를 보면 두 교수의 연구비를 지원한 곳은 한수원이었다. 또 지원사업 항목에는 ‘용역’으로 표기돼 있었다. 특히 두 교수는 모두 연구과제가 한수원의 출연금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원자력안전 전문위원회는 15명 이내로 구성되는 원안위 소속 기구로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대한 사전 검토를 하고 원안위 회의에 기술적 자문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독립적인 위치에서 원자력 전반을 감독, 판단해야 할 원안위 전문위원이 감독, 규제 대상인 한수원으로부터 직간접적인 방식으로 연구용역비를 받는 것은 이해상충 논란과 함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직도

▲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직도

그동안 원안위 위원들과 전문위원들이 한수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거나, 자문위원 등으로 한수원의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여러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정지환 교수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연구비를 받는 게 적절한지 고민이 돼 원안위에 질의를 했으나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듣고 연구용역을 수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나만균 교수는 “문제 될 게 없다”고 답했다.

<목격자들> 취재진은 현직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이 사실상 한수원의 연구용역비를 받는 것에 대해 적절한 것인지 원안위에 질의했다.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현재 규정상 전문위원이 한수원의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것이 결격사유는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관련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앞으로 전문위원이 한수원의 용역을 수행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 10조 <결격사유> 조항을 보면 “최근 3년이내 원자력 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단체로부터 연구개발과제를 수탁하는 등 원자력 이용자 또는 원자력이용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여하였거나 관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원안위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해놓고 있지만, 원자력안전 전문위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결격 사유 규정이 없다.

원안위 공무원, 한수원 사택 반값으로 제공받아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이 시세보다 절반 이상 싼 금액으로 한수원 사택에 입주하는 등 한수원으로부터 특혜를 제공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원안위 공무원 27명이 지난 2001년부터 고리, 한빛, 월성, 한울 원자력본부 등 한수원 지역 본부 4곳에 있는 한수원 직원용 사택에 규정된 전세보증금의 30~40%만 내고 입주해 살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자력본부 사택을 찾았다. 1,200세대의 아파트와 빌라 복합 단지 내에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사택입주자를 위한 전용 캠핑장과 골프 연습장까지 있었다. 사택 관계자는 이사철에 잠깐 빈 집이 생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빈 집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 직원의 사택 입주율은 지역본부별로 70-80%에 불과했다. 또 현재 대기자도 105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본부 한수원 직원용 사택단지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본부 한수원 직원용 사택단지

한수원 사택 특혜 제공 의혹에 대해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유사시 신속하게 핵발전소에 진입해야 하는 지역주재원의 특성상, 원전 인근에 있는 한수원 사택에 입주할 수밖에 없고, 현재 원안위 예산으로는 전세 보증금을 전액 낼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수원으로부터 편의를 제공 받는 원안위 공무원들이 과연 한수원을 제대로 감독하고 규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전 원안위원장, 월성1호기 수명연장 결정 과정 “절차적 문제 있었다” 인정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원안위의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허가를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2015년 2월 원안위가 의결한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 결정이 부당하다며 2,100여 명의 국민소송단이 원안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민소송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월성 핵발전소

▲월성 핵발전소

국민소송단은 당시 소송에서 한수원이 월성1호기에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하여 안전성 평가를 하지 않았고, 원안위의 수명연장 의결이 나기 전인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월성1호기의 핵심설비인 압력관 380개를 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원안위 사무처 과장의 결재를 받아 교체하는 등의 위법 행위를 했음에도 원안위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허가한 것은 위법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내용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당시 원안위원장이었던 이은철 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핵심설비인 압력관 380개 교체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압력관 교체에 7,000억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원안위가 월성1호기의 수명 연장 불허를 결정기하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은철 전 원안위원장이 월성1호기 수명연장과 관련하여 절차적 문제점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원안위는 심의 과정에서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성 논란에도 단 3차례 회의를 거쳐 수명연장 허가를 표결로 통과시켰다. 이은철 당시 위원장은 “월성 원전의 안전성이 기술적으로 입증되었다고 판단해 표결 처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표결을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원안위 위원 다수의 의견을 수용해 표결 처리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회의 속기록을 보면, 야당 추천 위원 2명은 표결에 반대하며 계속 심의를 요구했고, 정부 여당 추천 위원들은 표결할 것을 계속 요구하는 것으로 나온다. 당시 표결에 반대하며 퇴장했던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이 이미 누군가가 결정한 사항이고, 원안위는 이를 통과시키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원안위, “원전 사고나 고장을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지난해 5월부터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서 격납건물 철판의 부식과 콘크리트 외벽의 빈 공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 내부의 이물질 등이 잇따라 발견됐다. 핵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다.

그러나 언론보도가 있기 전까지 원안위는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하지도 않았고 지역주민들에게도 설명하지 않았다.

영광군 주민들은 원안위의 무책임과 비밀주의를 비판한다. 건설 당시부터 부실, 불량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원안위가 제대로 안전 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핵발전소 고장과 각종 사고 정보도 그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제때 공개하지 않았고 문제가 불거진 뒤에도 한수원 지역본부 측에 해명을 떠넘기기 일쑤였다는 것이다.

2017102300_06

최종배 원안위 사무처장은 “규제기관인 원안위가 원전 사고나 고장 사실을 국민에게 먼저 알리는 것만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사무처장은 또 “한수원의 보고서는 저작권 문제가 있어 함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핵발전소의 안전 정보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하는 원안위의 태도는 결국 사업자인 한수원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있다.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등 해외 원자력 감독 규제기관들은 핵발전소의 안전성분석보고서를 공개함은 물론 핵발전소별 일일 점검 보고서까지 빠짐없이 공개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소의 안전을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다. 원안위가 국민의 편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 혁신이 필요한 때다. 그 출발은 원전으로 이익을 얻는 사업자 즉 한수원과의 유착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취재작가 김지음
글 구성 김근라
취재 연출 남태제

월, 2017/10/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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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24일, 이른바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이 일어났다. 전날 비공개로 열린 민주당 내부 회의를 누군가 몰래 녹취해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선교 의원은 도청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KBS 기자가 비공개 회의를 도청해 한선교 의원에게 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KBS는 자사 기자가 도청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한선교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KBS 장 모 기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한선교 의원은 경찰에 출석하지 않았고 서면조사로 마무리됐다. 또 경찰이 조사할 당시 장 모 기자는 이미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바꾼 뒤였다. 장 기자는 6월 23일 사용했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진실을 제대로 밝히지 못한 채 수사는 종결됐다.

▲ 도청 의혹 사건이 발생할 당시 KBS 정치부 기자들은 대부분 영전을 거듭했다.

▲ 도청 의혹 사건이 발생할 당시 KBS 정치부 기자들은 대부분 영전을 거듭했다.

야당의 비공개 회의록을 입수해 여당에 갖다 준 의혹은 KBS 기자들의 취재윤리에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 하지만 KBS 간부들의 반성은 없었다.

진짜 문제 되는 건 그런 거죠 일단 회사의 민원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자가 동원됐다는 것도 잘못됐지만 부정확한 방법으로, 정확하지 않은 방법으로 뭐라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는 그러한 방법을 통해서 (민주당의) 정보를 취득했고 그리고 그것을 상대 당에게 넘겼잖아요. 이건 당사자가 된 거고 일종의 공작을 한 거죠. 정치공작을 그 행위자가 된 거잖아요. 기자가 기자는 관찰자잖아요.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서 취재하고 보도하는 사람이지 정치 공작하는 사람이 아닌데 그 역할도 했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저널리즘에 심대한 위기가, 윤리위반이 된 거죠.

김현석 기자 / 2012년 KBS 새노조 위원장

도청 의혹 사건이 일어난 지 6년이 흘렀다.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문건이 공개됐다. 민주당 도청 의혹사건으로 KBS 김인규 사장과 고대영 본부장이 궁지에 몰렸던 2011년 9월 27일 작성된 문건이다. ‘도청 의혹사건은 경찰의 무혐의 처리 수사발표를 통해 부담 경감’ 이라고 적혀있다. 실제 문건이 나온 지 석 달 뒤 2011년 12월, 검찰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처분했다.

KBS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요직을 독점해 온 한 무리의 기자들이 있다. 이들이 등장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당시 KBS 사내 게시판에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특보 출신 김인규 씨를 사장으로 옹립하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치부 기자들을 중심으로 기수별 모임을 갖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의 명칭은 2012년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건에 자세히 나온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문건 중 라는 문건이다. 이 문건을 보면 김인규 사장을 지지하기 위해 결성된 이 모임을 ‘수요회’라고 적시하고 있다. 수요회 회장은 이정봉 씨, 수요회를 이끄는 인물은 고대영 보도총괄팀장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고대영 씨는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KBS 자회사 사장을 거쳐 현재 KBS사장까지 올랐다.

▲ KBS 고대영 사장

▲ KBS 고대영 사장

고대영 사장이 승승장구하는 사이, KBS 뉴스의 공신력은 땅에 떨어졌다. 고대영 씨는 보도본부장 시절 사원투표에서 2/3의 불신임을 받기도 했다. 고대영 보도국장 시절 대표적인 편파방송 사례가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보도였다. 당시 조선일보는 국정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수사에 개입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고대영 사장, 국정원 직원으로부터 200만 원 받았다는 진술 나와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TF가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KBS담당 국정원 직원은 고대영 보도국장에게 국정원장의 수사개입 뉴스를 보도하지 않는데 협조하는 조건으로 현금 200만 원을 집행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KBS는 국정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수사에 개입한 사실을 한 번도 보도하지 않았다.

▲ 국정원 적폐청산TF 보도자료

▲ 국정원 적폐청산TF 보도자료

고대영 사장은 자신을 임명해 준 박근혜 정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시 이병기 비서실장의 지시사항을 기록한 문건이 공개됐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주요 국정 현안에 관한 언론대응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고대영 사장 체제의 KBS는 청와대의 지시사항을 충실히 반영한 뉴스를 보도했다. 공영방송 KBS가 청와대의 나팔수로 전락한 것이다.

▲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지시 사항 문건

▲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지시 사항 문건

지난 10월 26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고대영 사장은 국정원으로부터의 200만 원 수수 의혹 등에 대해 수많은 기자와 KBS 노조원들이 해명을 요구했지만 그는 부인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 국회 앞에서 KBS 노조원들의 해명요청에 침묵하고 있는 고대영 사장

▲ 국회 앞에서 KBS 노조원들의 해명요청에 침묵하고 있는 고대영 사장

고대영 사장은 지난 9월 민주당 도청의혹사건 진상규명에 앞장 서 온 정필모, 이영섭, 박종훈 기자를 상대로 각각 9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자신과 KBS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것이다. 도청 의혹 사건의 주역들이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KBS.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길이 아직 멀다.


취재작가 오승아
글 구성 정재홍
촬영 권오정
취재 연출 이우리

토, 2017/10/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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