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영렬 전 지검장과 안태근 전 검찰국장이 ‘돈봉투 만찬’사건으로 감찰을 받게 되자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로 이들을 전보조치하고,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에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와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을 각각 임명하였다. 윤석열 검사는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며 소신을 지킨 대표적인 검사 중 하나이다. 이번 인사는 누구보다 묵묵히 소신을 다해 일해온 일선 검사들이 환영할만한 소식일 것이다. 비단 이번 인사뿐만 아니라 이를 시발점으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인사들이 책임 있는 자리로 나아가고, 원칙에 따른 신상필벌이 이루어지길 촉구한다.
새로 임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정권의 하명이 아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검찰을 ‘정치검찰’에서 환골탈태시키기에 적합한 인물로 보여진다. 윤석열 지검장은 2013년 국정원 대선불법개입사건 수사 과정에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수사 축소 외압을 가하자 국회에서 이를 폭로하며 부당한 수사지휘에 저항한 바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당시 안희정 현 충남지사와 '후원자' 고 강금원 회장을 구속하기도 하는 등 정권과 상관없이 강직한 모습을 보여온 윤석열 검사의 삶은 이번 인사가 코드인사라는 일부 의견을 무색하게 만든다. 소신 있는 검사에 대한 적절한 인사와 동시에 검찰권을 오남용 해온 검사들에게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할 필요가 있다.
한편 법무부 검찰국장에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이 임명된 것 또한 미흡하지만 유의미한 인사로 보인다. 그동안 공안부 또는 특수부 검사가 임명되던 관행을 타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국장이 현직 검사가 꼭 수행해야 효과가 높거나 더 전문성이 있는지 검토해보아야 한다. 검찰업무와 매우 밀접하다는 특수성이 있어 검사들이 관련 업무를 잘 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가능한 반면에, 검찰의 업무수행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역할도 해야 한다는 점에서 ‘검사 중심’으로 검찰국이 구성되는 것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 법무부 직제 규정에 따르면 검찰국장 등 8개의 법무부 국실본부장급 직책이 ‘검사만’ 맡을 수 있으며, 나머지 3개는 ‘검사도’ 맡을 수 있다. 이러한 검사의 법무부 장악을 가능하게 하는 규정들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해 법무부 탈검찰화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법무부의 탈검찰화와 함께 검찰권한의 분산, 검찰권에 대한 시민의 통제를 가능케 하는 검찰제도의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파격 승진. 지난 18일 검사장급 승진·전보 인사의 핵심 내용이다. 같은 성에 서울대 출신 특수통 검사, 집요한 수사 스타일까지 비슷해 ‘대윤(윤석열)’, ‘소윤(윤대진)’으로 불리는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 하에서 더욱 더 끈끈한 운명공동체가 됐다.
‘인사가 만사’인 것은 검찰도 마찬가지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로 자신들의 뜻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뒤 서울중앙지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소를 유지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정치·선거 개입, 특수활동비 ‘불법’ 사용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의 ‘집단 범죄’도 수사로 밝혀내, 김성호·원세훈·남재준·이병기·이병호 5명의 전 국정원장과 직원들을 법정에 세웠다. 이명박·박근혜의 ‘과거사’ 청산은 서울중앙지검의 지휘아래 일사분란하게 계속 될 것이다.
또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일했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인 윤대진 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검사장 승진과 동시에 이례적으로 검찰국장에 임명되었다. 검찰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검찰국장은 과거 서울중앙지검장, 중앙수사부(중수부)장, 공안부장과 함께 검찰 내 요직 빅4로 꼽혔다.
‘정몽구 불구속 기류’ 맞서 동반 사표 썼던 칼잡이들
1960년생인 윤석열 지검장은 1983년 서울대를 졸업했지만 1991년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23기로 마친 뒤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서울지검 근무 때 김대중 정부의 실세인 박희원 경찰청 정보국장을,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강금원을 구속 수사하며 주목받았다. 2002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활동을 제외하면 대검 검찰연구관, 대검 중수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거치며 ‘특수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64년 태어난 윤대진 검찰국장은 1989년 서울대 졸업 뒤 199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25기로 마친 뒤 서울지검 검사로 발령 났다. 그 역시 대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일하며 윤 지검장과 같은 특수부 검사의 길을 걸었다.
비슷한 시기 검찰의 특수수사를 맡았던 두 사람은 동선이 비슷했다. 2006년 대검 중수부의 현대차 비자금 수사 때 윤석열 지검장과 윤대진 검찰국장은 함께 대검 중수부 검찰연구관으로 일하고 있었다. 12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불구속 수사하자는 분위기에 맞서 두 사람은 사표를 썼다. 두 사람의 뜻대로 정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고,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중수부장은 박영수 특검이고 수사기획관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었다. 두 사람은 2007년 변양균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비호 의혹도 함께 수사했는데, 당시 중수1과장은 문무일 검찰총장이었다. 윤석열 지검장과 윤대진 검찰국장은 대검 중수1과장과 대검 중수부 첨단범죄수사과장으로서 2011년~2012년 저축은행 합동 수사반에서도 손발을 맞췄다.
사진: 시사인
박근혜 정권 때 ‘굴욕’ 딛고 화려한 복귀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두 특수 콤비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12월19일 대선을 8일 앞두고 민주당, 경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의 집을 찾았다. 국정원 직원들이 여당 후보는 지지하고 야당 후보는 비방하는 댓글로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제보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2013년 4월 채동욱 검찰총장은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며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을 팀장으로 하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을 꾸리게 했다. 그러나 채동욱 총장은 같은 해 9월 혼외자 논란으로 사퇴했고, 그도 한달 뒤 직무에서 배제된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국정원 사건 보고를 듣고) 처음에 좀 격노를 했다. 그리고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정 하려고 그러면 내가 사표 내면 해라’라고 말했다.” “외압이 들어오는 것을 보니 수사해서 기소를 제대로 못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무관하지 않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2013년 10월21일 서울고검 등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지검장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해 연말 그는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면서 내부 절차를 어겼다는 이유로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고, 다음해 인사에서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윤대진 검찰국장은 2014년 6월5일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윤 검찰국장이 광주지검 형사2부장으로 세월호 참사 구조 관련 수사팀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해경 본청 등을 압수수색한 2014년 6월5일 오후 4시께 (우 전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통화한 사실이 있다. 해경 본청 상황실 경비전화 녹음파일이 보관된 전산 서버를 압수수색 안 하면 안 되겠느냐는 취지로 물어왔다.” 지난 1월 윤 검찰국장은 우 전 수석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상황을 알렸다. “압수수색을 하지 말라고 요구한 건 아니지 않으냐”는 우 전 수석의 변호인에게 윤 검찰국장은 “그건 판단의 문제”라고 답했다.
윤 검찰국장은 2014년부터 3년 동안 지방에서만 근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에서 2014년 광주지검 형사2부장으로, 2015년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으로, 2016년 부산지검 2차장검사로 발령 났다. 채 전 총장, 윤석열 지검장과의 친분이나 압수수색 관련 우 전 수석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은 두 사람의 운명을 돌려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19일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 차기 총장 후보군인 고검장급 검사가 임명되던 자리였다.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맡은 박영수 특검이 윤석열 지검장을 수사팀장에 임명할 때 이미 ‘부활’의 조짐은 보였다. 그리고 윤 지검장은 2017년 7월 윤대진 검찰국장을 서울중앙지검 1차장 ‘직무대리’로 불려들었다. 검사장급 이상 검사가 맡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에 검사장이 아닌 윤대진 검찰국장을 임명하려면 검찰 규정 개정이 필요했다. 그는 곧 직무대리 꼬리표를 뗐다. 이어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고검장 승진을 앞둔 고참 검사장이 맡던 검찰국장에 발탁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4년 남았다. 두 사람을 위한 ‘파격’은 어디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를 미적대고 있다. 검찰에 의해 피의자 ‘박근혜’로 규정된 대통령이 불소추특권을 방패로 수사에 불응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수사를 진척시키지 않고 있다. 불소추특권은 범죄 수사를 받지 않을 특권이 아니다. 피의자가 수사에 불응하는 만큼 검찰은 체포영장을 청구해서라도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압수, 수색, 계좌추적, 공범여부 관련 수사, 피의자신문, 체포영장청구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신속한 수사에 나서는 것이 마땅하다. 권력의 눈치만 살피는 검찰을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11월 20일 발표된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에 대한 공소 사실을 보면 검찰은 박근혜 대통령을 단지 공범이 아니라 사실상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진행과는 무관한 불소추특권을 언급하여 논란을 자초했으며, 피의자 대통령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말맞추기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헌법상 불소추특권으로 인해 기소효력이 대통령 재직 중 발생하지 않을 뿐 수사가 불가능하지 않다. 중대범죄 혐의가 명백하며 소추가 기정사실인 마당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나서야 수사를 진행한다면, 이미 각종 자료와 증거는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피의자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늑장수사를 계속한다면 검찰도 공범과 다름없다.
검찰은 줄곧 부실과 ‘눈치보기’ 수사로 일관해왔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황제소환’, 재벌총수들의 비공개소환 등 공정한 검찰 수사를 향한 국민적 기대를 저버렸다. 최순실 등에 대한 공소사실 또한 뇌물죄 혐의가 누락되는 등 부실하여 검찰 수사가 한계가 분명하다. 이번 게이트 수사에 검찰의 명운이 달렸다는 말은 다름 아닌 검찰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한다. 곧 특별검사가 같은 내용을 수사할 것이고 이런 상황이라면 검찰의 봐주기 수사도 수사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피의자 대통령에 대한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만이 검찰이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할 것이다.
덧붙여 피의자 박근혜 대통령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했다며 대국민 앞에서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채 민정수석실을 검찰 수사 대응과 개인의 범죄 혐의 변호에 이용하고 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공적인 기관을 개인의 변호행위에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범죄행위이다. 피의자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민정수석실을 대통령의 범죄행위 변론에 이용해선 안 된다. 피의자 박근혜는 대통령직에서 당장 내려와 자연인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
검찰이 오늘(11/20)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전부속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사기미수,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이들의 범죄에 상당한 공모 관계가 확인되었지만, 불소추특권으로 기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와 이 세 명의 기소는 민주공화국의 헌법 가치 훼손하고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마리가 드러난 것으로 진상규명의 시작일 뿐이다. 검찰의 범죄 사실의 확인으로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자격과 권위를 완전히 상실했다. 박 대통령은 즉각 사퇴하고 검찰과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
수사결과에서 재벌들로부터 일괄적으로 또는 몇몇 기업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자금을 받은 것에 대해 뇌물죄 또는 제3자뇌물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매우 큰 문제이다. 또한 뇌물죄가 아닌 강요죄를 적용한 것이 삼성 등 재벌에 대한 봐주기 수사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검찰의 수사는 직권남용의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직접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중간 수사결과에 불과한 만큼 뇌물죄 또는 제3자뇌물죄 적용과 여타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곧 시작될 특별검사의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분명해 진만큼 당장 내일이라도‘피의자’로 소환해야 한다. 특히 더 이상 증거인멸이 진행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특별검사가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을 비호한 정치검사들과 검찰도 수사대상으로 삼을 것을 요구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국회가 후속 조치에 나서야 된다. 먼저 하루빨리 특검이 실제 운영될 수 있도록 특검후보 추천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국정조사를 시작해 진상규명에 힘을 더해야 한다. 매 주말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대통령 즉각 퇴진을 외치고 있다. 이런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모든 정당과 정치인들은 즉각 퇴진운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