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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평화의 페달을 밟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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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생각]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평화의 페달을 밟는 사람들

익명 (미확인) | 금, 2017/05/12- 10:37

*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7 아시아생각] ① 시리아 토마호크 공습, 짜고 친 힘자랑 

[2017 아시아생각] ② '개와 늑대의 시간'이 된 시리아 비극, 해법은?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평화의 페달을 밟는 사람들

[아시아 생각] 평화운동으로 진화한 병역거부운동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병역거부자


 

근대적인 국민국가의 등장과 함께 전면전의 시대가 도래했다. 유럽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군사력을 앞세워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세워 수탈했다. 식민지가 된 나라들에서는 독립운동이 일어났다. 많은 독립운동이 군대를 조직해 군사적인 저항을 했다. 동아시아도 마찬가지였다. 20세기 초반 한국,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무장독립운동 세력이 일본, 영국, 프랑스 등에 맞서 싸웠다. 식민지배를 겪고 무장독립운동을 펼쳤던 역사 때문인지,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자주국방 담론을 비롯한 강한 군대가 국가의 주권을 지킨다는 생각이 힘을 얻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냉전시대 가장 큰 두 개의 전쟁,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이 일어난 곳이다. 두 전쟁 모두 많은 병역거부자를 만들어냈다. <독재에서 민주주의로>를 쓴 세계적인 비폭력 혁명 연구자 진 샤프는 한국 전쟁 참전을 거부한 병역거부자다. "베트남 사람들은 나를 검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며 백인들의 전쟁을 거부한 무하마드 알리의 병역거부는 너무나 유명하며, 인기리에 방영중인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 작가 조지 R.R 마틴 또한 베트남 전쟁 당시 병역거부를 했다.  

당시 병역거부 운동은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운동이기는 했지만, 아시아 당사국들에서는 널리 퍼지지는 못했다. 물론 한국전쟁 당시 남북 군대 모두에서 병역거부를 한 여호와의증인들 기록이 있다. 또한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 미군 가릴 것 없이 탈영병들이 나오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베트남전쟁 탈영병들을 지원하는 평화운동 조직도 있었다. 이들을 비롯해 기록되지 않은 무수한 도망자들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인 행동에 그쳤다. 오히려 조국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드는 것이 그 시대의 정의와 양심으로 여겨졌다. 20세기 초반의 식민지 경험, 20세기 중반 냉전 시대의 가장 큰 두 개의 전쟁 경험으로 동아시아 지역은 군대와 징병제에 대한 남다른 역사와 문화를 갖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 여파로 동아시아 지역의 병역거부 운동은 아주 늦게 시작되거나, 아직 시작되지 못했다. 

 

중국과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병역거부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내부 병역거부자에 관한 자료는 밝혀진 바가 없다. 1960년대 전 세계의 수많은 병역거부자를 잉태했던 베트남 또한 공식적으로는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확인된 병역거부자는 없다. 싱가포르는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고 처벌하고 있으며, 2017년 5월 현재 여호와의증인 3명이 병역거부를 이유로 수감되어 있다. 오는 5월 15일은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RI, War Resisters'International)이 정한 '세계병역거부자의 날(International Conscientious Objector’s Day)'이다. 1981년 세계병역거부자 회의에서 시작된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은 전쟁을 거부하고 총을 들기 거부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날로,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탄압이 심한 나라 또는 지역을 정해 국제적인 공동행동을 진행하며 동시에 각 나라 상황에 맞는 다양한 평화행동을 벌이고 있다.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과 일본, 대만, 태국의 병역거부 운동과 군대를 둘러싼 여러 상황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5월15일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앞두고  지난해 5월 14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전쟁없는 세상 등 사회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평화의 페달을 밟자' 자전거 행진을 하기에 앞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 병역거부 운동이 시작되다

 

한국은 오랜 세월 여호와의증인들이 병역거부를 해왔지만, 평화운동으로서의 병역거부 운동은 2000년대 들어서 시작되었고 사실상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병역거부 운동이다. 한국의 병역거부 운동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인권운동의 성격이 강했다.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를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고, 병역거부자들을 감옥 말고 대체복무제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점차 병역거부자들과 병역거부운동은 평화운동의 성격을 띄어가기 시작했다. 군대와 전쟁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고, 이라크 파병,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 파업 현장에서 발생한 공권력의 강제 진압,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세월호에서 국가의 무능력 등 국가폭력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을 이어가고 있다.

 

군대인 듯 군대 아닌 군대 같은 일본의 자위대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군대가 없는 나라이다. 자위대는 말 그대로 '스스로를 지킬' 뿐이지 다른 국가나 세력을 공격할 수 없다. 평화헌법이라고 부르는 일본의 헌법 9조가 이를 천명하고 있다. 다만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우익 세력은 끊임없이 헌법 9조를 무력화시키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 평화헌법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다가올지도 모르는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한국의 병역거부 운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가가 주도해 만든 대만의 대체복무제도 

 

대만은 특이하게도 시민사회 요구가 없었지만 국가가 나서서 대체복무제를 실시했다. 대만은 군을 현대화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 적극적으로 병력을 감축하기 시작해 60만 명이었던 군 병력을 2000년대 초반 30만 명까지 감군했다. 이에 따라 잉여병력이 발생하고 병역대상자들이 날짜에 맞춰 입대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자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체복무제를 도입했다. 2001년부터 시작된 대만의 대체복무제도는 "군대는 누가 가느냐?"는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안착했고, 덩달아 군대 내 사병들의 인권문제까지 개선되었다. 흔히 말하는 군대 부적응자들이 대체복무로 대거 이동해 징집 당국이 젊은이들을 대체복무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군대를 개혁했기 때문이다. 

 

제비뽑기로 군대 가는 나라 

 

태국은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식민지 지배를 겪지 않았다. 현재의 태국 군대는 내부 세력으로부터 왕실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고, 실제로도 외국 군대와 전쟁을 치른 일은 거의 없다. 20세기 태국 군대가 가장 열심히(?) 한 일은 쿠데타다. 세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태국에서는 최소 20번 안팎의 쿠데타가 일어났다. 

 

태국은 징병제와 직업군인이 혼재되어 있으며, 전체 군인 가운데 40%를 징병제로 뽑는데 그 수는 약 30만 명 정도다. 고등학교 때 '더 러'라고 부르는 군사훈련 교육을 이수하면 징병 대상에서 면제된다. 태국은 제비뽑기로 징병 대상자를 결정하는데 도시 지역의 고등학교 정규 교육까지 마친 사람들은 대부분 징병 대상에서 제외되고, 시골 지역의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가난한 계층들만 군대를 가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최근 태국에서도 병역거부자가 등장했다. 네티윗 초티팟파이산은 18번째 생일인 2014년 9월 입영영장이 나오면 군대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네티윗은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군사교육인 '더 러'를 거부했기 때문에 징집대상자가 되었다. 네티윗은 2017년 현재 출라롱콘 대학에 다니며 학생회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에는 입영영장이 자동으로 연기되기 때문에 그는 대학 졸업 후에 병역거부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아 지역은 지난 100년 동안 일본의 조선반도와 만주 침략, 태평양 전쟁,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과 같은 굵직한 전쟁이 일어난 곳이다. 지금도 군사적 갈등과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초강대국 중국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첨단 무기를 보유한 일본의 자위대, 한국 또한 무기 수출 수입 세계 10위권의 군사대국이다. 저마다 강한 군사력이 평화와 안보를 지킨다고 하지만, 강한 군사력은 상대방 국가에 군사적 위협이 될 뿐이다. 강한 군사력은 상대방 국가의 군비 증강을 불러온다. 서로는 서로에게 위협이 되고 군사력 증강의 이유가 되어준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강력한 군사주의 사회에 병역거부 운동이 내는 작은 균열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 동아시아 지역에서 병역거부 운동이 널리 퍼지지는 않았지만, 이는 다르게 보자면 우리가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다. "전쟁을 준비하는 것과 전쟁을 막는 것은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기억하며 오는 5월 13일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국제앰네스티, 청년좌파, 피스모모 등 10개 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대체복무제 도입을 요구하며 헌법재판소에서부터 국회까지 '평화의 페달'을 밟을 예정이다. (2017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자전거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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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아시아생각] ① 시리아 토마호크 공습, 짜고 친 힘자랑 

[2017 아시아생각] ② '개와 늑대의 시간'이 된 시리아 비극, 해법은?

[2017 아시아생각] ③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평화의 페달을 밟는 사람들

[2017 아시아생각] ④ 아세안 50주년을 지배한 '이명박근혜' 그림자 

[2017 아시아생각] ⑤ '계엄령' 두테르테, 왜 필리핀 민주주의 위기인가

[2017 아시아생각] ⑥ 로힝자 인종청소, 소수민족이 불법체류자인가? 

 

군부가 장악한 '유사 민주주의' 태국의 앞날

[아시아 생각]군사정권과 새 국왕과의 공생모델 구축중


김홍구 부산외국어대 교수

 


태국에서 2014년 5월 쿠데타가 발생한 지 3년이 넘었다. 하지만 차기 총선일자마저 확정되지 않았다. 헌법개정안은 2016년 8월 국민투표를 통과했지만 이후 선거관련 기본법 제정이 지연돼 2019년 상반기 중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할 뿐이다.  태국에서 1980년대 쿠데타 이후 총선을 통한 민간정부로의 이행기가 지금보다 오래간 적은 없었다. 

 

당시 쿠테타로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만든 '국가평화유지위원회'는 아직까지 존속되고 있다.  위원회는 위원장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쿠데타 당시 육군사령관)를 비롯해 최고사령관, 해군사령관, 공군사령관, 경찰청장 등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13개 정부 부처의 장관을 포함해서 모든 국가 주요 부서의 최종 책임자로 임명되어 있다. 또 군부가 지명한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 250명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전·현직 군인출신이다.  

 

쿠데타 후 만들어진 임시헌법 44조는 국가평화유지위원회 위원장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했다. 국가질서와 안보, 왕실에 위협을 가하는 일체의 행동에 대해 처벌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위원장인 총리 1인이 갖고 있다. 5명 이상의 정치집회를 금지시키고, 영장 없이 7일간 구금할 수 있으며, 유언비어 유포라는 구실로 언론을 통제하고, 군사법정도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니 사실상 게엄령 상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태국 군사정권 실력자인 쁘라윳 짠오차 총리 부부가 지난 10월2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만나고 있다. ⓒAP=연합 

 

 

새 헌법과 군부 정치개입의 제도화 

 

태국 민주주의 위기의 심각성은 지금과 비슷한 정치상황이 새 헌법이 완성되고 총선이 실시된 후에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2016년 8월 7일 헌법 초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었다. 민정복귀 이후 군부의 지속적인 정치개입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투표였다. 투표결과 찬성 61.35%, 반대 38.65% (투표율 59.4%)로 새 헌법 초안이 통과했으며, 군부는 총선 후에도 정치에 깊이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되었다. 

 

이와 관련한 새 헌법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개정안은 완전한 문민 통치가 복원되기까지 잠정적으로 5년 동안을 민정 이양기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상원의원은 군부가 임명한다. 군부 지도자들도 상원의원에 자동적으로 포함된다. 그렇게 되면 태국은 2014년부터 약 10년이라는 기간을 군사정권 (또는 군부 주도의 정권) 아래 있게 되는 것이다. 총리 선출과 관련해서도 선출직 의원이 아닌 자도 임명될 수 있게 해 군 출신 인사의 총리선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또 국가 위기 시에는 최고사령관, 3군사령관,경찰청장 등이 포함된 위기관리위원회가 행정과 입법권을 장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도 모자라 사회 경제 발전에 관한 20년 국가 전략법안을 국가입법회의에서 심의 중인데 2018년 중반기부터 실행될 예정이다. 법안에 따르면 차기정부가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국가전략위원회가 국회의 동의를 얻어서 반부패위원회에 고발할 수 있다. 국가전략위원회는 6개의 소위원회-안보, 국가경쟁력, 인적자원개발, 사회평등, 환경, 공적영역 관리-로 구성되며 위원들의 임기는 5년이다. 이것은 정부 위 옥상옥의 기구로 차기 정부의 운신의 폭을 크게 좁혀놓을 것이 분명하다.  

 

정치적 반대세력 탄압 

 

군사정부의 막강한 정치권력과 비교해 정치적 반대세력의 힘은 왜소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쿠데타로 물러난 잉락 친나왓 총리는 얼마 전 실형이 예상되는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한 상태이다. 잉락은 총리 재임 중인 2011∼2014년 농가 소득보전을 위해 시장가보다 50%가량 높은 가격에 쌀을 수매하는 정책으로 농촌 지역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군부가 잉락을 쌀 수매 관련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해 5년간 정치 활동을 금지시켰고, 검찰은 정부의 재정손실과 부정부패를 방치했다며 잉락을 법정에 세웠다.  

 

민사소송에서 10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 잉락은 지난 9월 25일 형사소송 판결 직전 해외로 도피했으며 잉락이 부재한 상태에서 치러진 재판에서 대법원은 5년형을 선고했다.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된 탁씬 친나왓은 2008년 권력남용 및 부정부패 혐의로 실형을 받기 2주 전에 해외로 도피했으며 2010년 2월 대법원은 탁씬 가족의 국내 동결 재산 23억 달러 중 14억 달러를 국고에 귀속시키라고 판결했다.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은 놀라울 정도로 닮음꼴이다. 

 

지난 3월 태국 군부는 탁씬 전 총리에게 세금미납 혐의를 적용해 수천억 원을 추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탁씬은 친코퍼레이션 주식을 자녀들에게 양도하고 이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 되팔아 차익을 남겼다. 그러나 당시 태국법에는 주식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 조항이 없어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다.  

 

지난 7월 군부가 주도하는 국가입법회의는 부패 정치인의 재판 절차에 관한 법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부패 혐의를 받는 정치인이 해외로 도피한 경우라도 대법원 형사부가 궐석재판 진행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법은 과거 행위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되는 것으로 망명중인 탁씬에게도 해당이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현 군사정권 최대 정적인 탁씬 일가의 정치적 재기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탁씬을 지지하는 레드셔츠 '반독재민주주의 연합전선'이나 2014년 쿠데타 직전 집권여당이었던 프어타이당은 외부압력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에 빠졌다. '반독재민주주의 연합전선' 의장인 짜뚜펀 프롬판은 얼마전 1년 징역형에 처해졌다. 2009년 행한 연설에서 당시 아피씻 웻차치와 총리를 모독한 혐의 때문이다. 전 의장이면서 현재 고문의 직을 맡고 있는 티다 타원쎗은 지난 8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레드셔츠와 프어타이당의 상황을 아주 비관적으로 설명한 적이 있다.

 

"지금은 레드셔츠와 프어타이당은 몸을 낮추어야 할 때이다. 프어타이당은 새로운 정부 구성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며, 차기총선에서 누가 총리가 되어도 법적분쟁이 발생해서 구속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18년 정치환경은 프어타이당에게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며 정권 장악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비록 가까스로 정권을 잡는다 해도 레임덕 정권이 되고 말 것이다. 군이 지지하지 않고 상원이 지지하지 않는 상태에서 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당이 유지된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과거 시위 관련해서 '반독재민주주의 연합전선'의 더 많은 지도부들의 구속이 예상된다. 짜뚜펀의 구속은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될 일종의 정치적 신호이다. 따라서 차라리 의장 없이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짜뚜펀 구속과 달리 그와 악연을 갖고 있는 아피씻 전 총리는 2010년 레드셔츠 거리시위 당시의 유혈진압에 대해 지난 8월 대법원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10년 4~5월 반정부 시위자 수천 명은 수도 방콕의 도심을 점령한 채 정부 퇴진을 요구했다. 탁씬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이들 레드셔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91명이 숨지고 1800명이 다쳤다. 대법원은 아피씻 전 총리와 쑤텝 트억쑤반 전 부총리의 '살인 및 살인 모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호응하듯 쑤텝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쁘라윳 총리가 국정운영을 아주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계속해서 적극 지지할 의사가 있음을 노골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2014년 쿠데타 후 군사정부는 어느 때 보다 왕실모독죄를 가혹하게 적용해 정치적 반대세력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는 군사정권의 통제뿐 아니라 새롭게 즉위한 라마 10세 와치라롱껀의 후계구도를 강화시키고자하는 의도로 보인다. 

 

2015년 8월 방콕 군사법원은 동일인물이 페이스북에 올린 몇 건의 글을 문제 삼아 60년 형(후일 30년으로 감형)을 선고했다. 왕실모독죄 혐의로 구속된 용의자 중 적어도 세 명이 구치소에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사인규명 전에 급히 화장해 버린 일도 있었다. 심지어 국왕의 애완견을 모독한 혐의로 한 남성이 투옥 당하는 웃지 못할 사건도 발생했다. 2015년 말 데이비드(Glyn Davies) 태국 주재 미국대사가 왕실모독죄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데이비드 대사는 2015년 11월 태국 외신기자클럽에서 형법 112조 이른바 왕실모독죄의 가혹성을 비난한 바 있었다.  

 

와치라롱껀이 즉위한 후에는 태국 학생운동가 짜뚜팟 분팟타라락싸가 왕실모독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실형을 살고 있다. 학생운동 단체 '다우딘' 회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지난해 12월 왕실모독 논란을 일으킨 BBC타이의 국왕 관련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석방됐으며, 이후 또다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문제가 돼 구금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구속 중인 그를 대신해 그의 아버지가 올해 광주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컨깬대 법학부 학생인 짜뚜팟은 지난해 8월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개헌안 반대 유인물을 살포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는데 현재 쿠데타에 대항하는 태국 민주화운동의 핵심인물로 부상되고 있다.  

 

정치적 반대세력에게 최대 악법으로 인식되고 있는 왕실모독죄에 대해서 지난 6월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은 국제법에 따라 왕실모독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4년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군부는 왕실모독죄를 엄격하게 단속해 어느 시기보다도 많은 수의 구속자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에 국가 안보 위협 및 왕실모독 내용을 담고 있는 게시물에 대한 사용자의 접근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태국에서 페이스북 접근을 차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사정권과 왕권의 강화 

 

군사통치의 장기화, 정치개입의 제도화,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가혹한 탄압 등 군이 막무가내로 나가는 이유는 새롭게 탄생한 왕권의 강화와 깊은 관련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10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서거하고 장남 와치라롱껀 왕세자가 라마 10세로 즉위하면서, 70년 만에 새로운 군주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동안 비호감 인물이던 와치라롱껀이 차기 국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회의론이 꽤 만연했었다. 공식적으로 세 차례 결혼한 왕세자는 여성문제가 복잡하고,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 부정적 이미지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쿠데타 발생 이후였다. 쿠데타 실세들이 왕세자를 지지하고 이미지 쇄신에도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쿠데타를 성공시킨 것은 항상 왕세자 편에 섰던 어머니 씨리낏 왕비의 근위대 출신들인 '동부 호랑이 파벌' 이었다. 쁘라윳 총리를 비롯해 현 군사정권 실세들이 모두 이 파벌에 속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집권 후 자전거 타기 등 몇 차례 이벤트 행사를 통해서 젊고, 효심 깊은 이미지의 왕세자 띄우기에 적극 나서 후계구도를 공고히 했다. 

 

와치라롱껀은 즉위하면서 예상치 못한 강력한 정국 장악력을 발휘했다. 푸미폰 국왕의 서거 직후, 선왕을 애도한다는 명목으로 즉위시기를 미루어둠으로써 군부에서도 통제가 쉽지 않은 만만치 않은 인물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돌발적인 행동으로 치부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했다.

 

우여곡절 끝에 작년 12월 즉위한 와치라롱껀은 이어 지난 1월에는 새 헌법의 일부 조항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다. 그 내용은 국왕의 일시적인 부재 시 섭정자를 지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원래 조항에서는 왕실 자문기구 추밀원이 국왕 부재시 섭정을 지명하고 의회승인절차를 밟도록 규정했다. 오랜 세월동안 자신이 차기 왕위에 오르는 것을 반대하고 둘째 공주 씨린턴 공주를 지지했던 추밀원 의장 쁘렘 띤쑬라논을 견제한다는 목적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어 그는 추밀원을 개편해 자신의 사람들을 임명하고 군부에 대해서도 각별한 배려를 했다. 모두 18명의 위원 중 7명을 해임했다. 그들 중 4명은 전직 원로 군장성들이었다. 이들을 대신한 사람들은 '국가평화유지위원회' 위원이면서 장관직을 겸직하고 있던 장성출신 2명(교육부 장관 다퐁랏따나쑤완 장군, 법무부장관 파이분 쿰차야 장군)과 전 육군사령관(티라차이 낙와닛)출신으로 모두 2014년 4월 쿠데타 핵심세력이었다. 

 

지난 1월 국가입법회의는 국왕이 불교계 승왕을 직접 임명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불교계는 승왕 선출을 앞두고 불교계 내부의 대립, 정부와 불교계 간의 대립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었는데 국왕에게 승왕임명권을 주기로 함으로써 일거에 문제를 해결했다. 1992년 개정된 승왕 임명 조항에서는 원로회의에서 승왕을 추천하여 국왕이 임명토록 했는데 국왕이 승왕을 직접 임명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승왕 임명에 관한 절대적 권한을 돌려 준 셈이다.  

 

무엇보다 새 국왕의 권한을 막강하게 만든 것은 지난 8월 국가입법회의가 왕실재산관리국을 국왕이 직접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왕실재산관리국은 싸얌 상업은행(Siam Commercial Bank)과 싸얌 시멘트회사(Siam Cement Company)를 소유하고 있으며 방콕과 전국에 막대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왕실재산관리국은 원래 재무부 장관이 위원장이며 사무총장을 포함한 4명이상의 위원으로 구성되었으나 국왕이 직접 위원장과 위원들을 임명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국가입법회의는 왕실재산관리국에 관한 규정을 바꾸기 전에 왕실관련기구들의 운영주체를 정부에서 왕실로 바꾸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이러한 다양한 사례들은 와치라롱껀의 새로운 왕권을 강화시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대부분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왕권강화의 댓가로 군부는 정치개입의 제도화를 꾀한다고 볼 수 있겠다.  

 

향후 정국전망 

 

현 군사정권이 최종적으로 가고자 하는 정치적 지향점은 무엇일까? 2016년 8월 군부주도 개헌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한 후 쁘라윳 현 총리가 차기 임명직 총리에 올라 80년대식 "쁘렘 모델"의 통치방식이 적용될 것이라는 논의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쁘렘 모델"이란 1980년대 초반 육군사령관 출신 쁘렘 띤쑬라논이 주요정당들과 임명직 상원의 지지를 받아 임명직 총리가 되었고, 다당제 하에서 정당간의 정치적 갈등을 무난히 조정해 정치안정과 경제발전을 이룬 정치적 모델을 일컫는다. 얼핏 보면 앞으로 총선 후 전개될 정치상황과 유사할 것 같다.  

 

하지만 현 정권이 선호하는 임명직 총리제가 실현된다 해도 1980년대식 "쁘렘 모델"에 따른 정치적 안정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쁘렘의 경우는 정치권내에 절대 비토세력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정당간의 갈등을 조정해 줄 수 있는 인물로 선택되었으나 쁘라윳은 프어타이당과 친 탁씬 레드셔츠 세력이라는 절대 비토세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총선 후 프어타이당을 배제한 다당제 연립정부 구성을 이상적인 정치구도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지만 강력한 야당으로 남게 될 프어타이당의 존재는 여전히 큰 정치적 의미를 갖고 정치불안의 상수로 작용할 것이다. 2006년 쿠데타 후 친 탁씬계 정당은 번번이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서 해산되면서도 타이락타이당, 팔랑쁘라차촌당, 프어타이당으로 당명을 바꿔 집권해 오면서 그 현실적인 정치적 힘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그 배후에는 탁씬이 있었다. 그는 해외 망명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차례의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고 3명의 총리를 세우는 데 성공했다. 탁씬과 지지세력들이 지금은 정치적 존재감이 미미할지 모르나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돌입하면 무시 못할 세를 과시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고 봐야한다. 

 

탁씬과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것은 와치라롱껀과의 관계이다. 정국의 향방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탁씬은 총리에 오르기 전부터 와치라롱껀 왕세자의 재정적 후원자 역할을 했다고 널리 알려지고 있다. 2006년 쿠데타로 탁씬이 물러난 후 2014년 쿠데타가 발생하기 전까지도 왕세자가 대체로 친 탁씬 편에 섰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  

 

필자는 금년 7월과 8월 사이 두 명의 태국측 주요 관계자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와치라롱껀과 탁씬 관계에 대해서 두 명의 대답은 달랐다. 한 명은 "양자 관계는 탁씬에 의해서 부풀려진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관계가 좋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한 명은 탁씬이 해외 망명한 후 직접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 인물이었는데 이 문제에 대한 답으로 "나만큼 왕세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탁씬이 반문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2014년 쿠데타 후 군부의 절대적 지지를 업고 새로운 국왕에 즉위함으로써 탁씬과 와치라롱껀과의 관계는 애매해졌다. 와치라롱껀은 왕권의 강화를 위해서 군부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하고, 군부는 왕권의 지지 속에 정치개입을 제도화하려 하고 있다. 이른바 군사정권과 새로운 왕권의 호혜적 공생모델이 구축 중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태국 사람들(왕실에 대해서 극히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조차)은 와치라롱껀이 국민의 마음속으로부터 지지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와치라롱껀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막강한 정치·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었던 푸미폰 국왕과는 다르다. 그럴수록 동북부와 북부 농민, 도시 빈민층의 지지를 확고히 받고 있는 탁씬과 레드셔츠 세력의 지지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널리 알려진바 같이 푸미폰 국왕의 정치개입은 상황적응적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곤 했다. 그 주요한 이유 중 한 가지는 왕실보전과 왕권강화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군사쿠데타를 지지했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화 운동세력을 지지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왕권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치라롱껀이 지금은 탁씬의 정치적 기반을 철저히 말살하려는 군부와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상황에 따라서 그 관계는 변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당분간 군부와 친 탁씬 정치세력간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복원되는 상황이 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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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10/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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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7 아시아생각] ① 시리아 토마호크 공습, 짜고 친 힘자랑 

[2017 아시아생각] ② '개와 늑대의 시간'이 된 시리아 비극, 해법은?

[2017 아시아생각] ③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평화의 페달을 밟는 사람들

[2017 아시아생각] ④ 아세안 50주년을 지배한 '이명박근혜' 그림자 

 

'계엄령' 두테르테 , 왜 필리핀 민주주의 위기인가

[아시아 생각]불평등 구조 타파 못하면, 민심 이반할 것


김동엽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지난 5월 23일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부 민다나오 섬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령 선포의 발단은 필리핀에서 활동 중인 동남아 이슬람국가(IS) 조직 지도자 하필론(Isnilon Hapilon)의 체포 작전 과정에서 필리핀내 IS연계 반군 세력으로 알려져 있는 아부사얍(Abu Sayyaf)과 마우테 그룹(Maute Group)이 라나오 델 수르(Lanao del Sur)주의 중심도시인 마라위 시(Marawi City)를 무력으로 점령하면서 시작되었다.

 

필리핀 정부군은 폭격기까지 동원하여 강력한 진압 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 반군세력은 인질로 잡고 있는 시민들을 이용하는 등 저항을 지속하고 있다. 계엄령이 선포된 지 약 3주 만에 필리핀 군경 58명, 민간인 20명 그리고 반군 138명의 사망이 확인되었으며, 교전을 피해 거주지를 떠난 피난민이 약 32만 5000명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라위 시 내에는 지속되는 교전으로 인해 수습되지 않고 방치된 시신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 마약과의 전쟁에 이어 IS연계 척결을 명분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연합

 

 

필리핀 민주주의 후퇴의 근원, 불평등

 

두테르테 대통령은 집권 후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위해 종종 초법적인 권한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그의 과거 경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성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민다나오 지역에 선포된 계엄령의 적법성에 대한 논란이 필리핀 대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야당 측에서는 무장단체를 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은 법적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 측에서는 외국의 무장집단과 연계하여 필리핀 영토 내에서 이슬람 국가를 수립하려는 무장집단의 행위는 반란에 해당한다면서, 영토주권 수호를 위한 정당한 계엄령 선포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직접적인 무력 충돌지역을 넘어 필리핀 영토의 거의 1/3에 해당하는 광범위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고 있으며, 정부 측에서는 무장세력의 활동범위가 이미 인근 지역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찌 되었든 이번 계엄령 선포의 적법성 논란은 필리핀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두테르테 정부 측이 유리하게 이끌고 있다.  

 

이번 계엄령 선포와 더불어 집권 1년을 맞이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통치행태와 이를 평가하는 필리핀 국민의 인식을 통해 필리핀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민주주의는 주권재민의 사상하에 인권과 법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시작한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약 8000명의 사망자를 낳았고, 100만 명이 넘는 마약사범을 수감시켰다.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과정에 대한 적법성과 무고한 인명 피해에 대한 논란이 국내외 인권단체들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 2016년 10월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내 마약사범이 약 300만 명이 있으며, 이들을 모조리 처단하기를 희망한다면서, 나치 정부가 유대인을 학살한 것에 비유함으로써 독재자 히틀러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또한,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상원 청문회에서 과거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바오 시장 시절 자경단(Davao Death Squad, DDS)을 운영하여 초법적 살해를 자행했다는 증언이 당시 자경단 단원에 의해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자신이 시장으로 있으면서 직접 마약사범을 처단한 경험이 있다는 발언을 통해 '살인마 대통령'이란 말을 듣기도 했다. 이처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과거 행적과 통치행태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국민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여전히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1986년 아시아 최초로 '시민혁명'(People Power II)을 통해 독재자를 몰아내고 성취한 민주주의가 오늘날 필리핀 국민에게 외면당한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도표] 동남아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단위: 퍼센트)

출처: Asian Barometer Survey 3차 조사 (기간, 2010.3~2011.11)
주: 본 내용은 서경교(2016)의 '동남아 대중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에서 발췌하여 재구성한 것임.  


정치제도로서 민주주의는 그 가치와 철학도 중요하지만, 경제발전이나 불평등 구조의 해소와 같은 현실적 결과를 낳지 못할 경우 위기에 봉착한다. 위의 <도표>에서 보여주는 동남아 국민들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발전이나 불평등의 축소가 민주주의나 정치적 자유보다 훨씬 중요한 것으로 간주됨을 알 수 있다.  

 

또한, 국민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로서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신뢰도가 필리핀의 경우 주변국들보다 월등히 낮음을 볼 수 있다. 필리핀 국민들은 국가의 정치체제로서 민주주의를 선호하는 비율이 55.0 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 절반가량은 독재든 무엇이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 조사 시점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타날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필리핀 국민들은 제도에 대한 신뢰도와 정부에 대한 만족도, 그리고 민주주의 실시방식에 대한 만족도가 주변 국가들보다 월등히 낮게 나타난다. 이러한 필리핀 국민들의 정서가 2016년 5월 선거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을 탄생시켰다고 볼 수 있다. 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선택한 것이었다. 

 

집권 1년을 맞이하는 두테르테 정권의 성적표는 그다지 나쁘지 않아 보인다. 2017년 1/4분기 경제성장률은 6.4 퍼센트로서 주변국들을 선도하고 있으며, 우려했던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악화도 어느 정도 선에서 통제되고 있다. 반면 악화 일로를 걷던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고 있다.  

 

이러한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해 필리핀 국민들은 76퍼센트가 신뢰를 보내고 있으며, 78퍼센트가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Pulse Asia, 2017.03.15.~20 조사).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높은 여론 지지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집권 초기부터 야심차게 시작했던 공산세력과의 평화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번 이슬람 무장세력과의 충돌로 인한 상처가 필리핀 내 무슬림들의 정서와 향후 이슬람 반군세력과의 평화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모를 일이다.  

 

사회개혁을 기치로 내세운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기반은 무슬림과 빈곤층 등 사회적 소외계층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중상류층의 지지도는 72퍼센트에서 84퍼센트로 상승한 반면, 빈곤층의 지지도는 오히려 85퍼센트에서 74퍼센트로 하락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 구조가 민주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은 것처럼, 두테르테 정부의 정책이 단순히 극단적 처방을 통한 사회적 질서의 확립에만 치중하고,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해소하는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면 지속적인 높은 지지도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이는 숨죽이고 있는 반대세력의 부상과 결집을 낳아 정권에 대한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전격적인 대응은 진정 필리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상황을 낳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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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6/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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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자 홍정훈 활동가 불구속 요청 탄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이자 참여연대 활동가인 홍정훈은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검찰은 2년을 구형했고, 홍정훈 활동가는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4/14(금) 홍정훈 활동가가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을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탄   원   서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저희는 한국사회의 권력을 감시하고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와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단입니다. 

 

참여연대의 상근활동가인 홍정훈은 작년 12월 비폭력·평화주의 양심에 따라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다가오는 4월 20일 귀 재판부에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참여연대 공동대표단은 다음과 같이 귀 재판부에 홍정훈에 대한 무죄 선고와 불구속 재판을 간곡히 요청합니다. 

 

참여연대는 2001년부터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양심과 병역의무의 충돌을 조화롭게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주장해왔습니다. 최근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자 전원을 석방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는 2015년 유엔 자유권위원회의 강력한 권고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참여연대가 추구하는 한반도 평화와 국방개혁, 시민 평화주체 형성도 홍정훈의 비폭력, 평화주의 양심과 그 방향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이에 참여연대 공동대표단은 홍정훈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선택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며, 그 정당성과 무죄를 확신합니다. 그 동안 참여연대는 병역거부 선언부터 1심 재판을 받는 과정 동안 홍정훈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귀 재판부에서 홍정훈에 대한 무죄선고를 통해 위헌적인 기본권 침해의 역사를 중단시키고 개인의 양심과 공동체에 대한 의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주시기를 호소합니다. 귀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설령 유죄선고가 내려지더라도 홍정훈은 양심적 병역거부의 정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대법원까지 계속 다퉈나갈 예정입니다. 참여연대 공동대표단은 귀 재판부에서 유죄를 선고하더라도 홍정훈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기를 요청합니다. 

 

홍정훈은 2015년부터 참여연대의 상근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민생희망본부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고 사회안전망의 확충을 위해 누구보다 성실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홍정훈은 참여연대에 있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홍정훈이 본인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구속되어 교도소에 수감된다는 것은 참여연대에게 커다란 상처이자 손실입니다. 

 

무엇보다 홍정훈 활동가에게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전혀 인정될 수 없습니다. 홍정훈은 병무청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자발적으로 알린 뒤 경찰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고 재판에 성실히 응하였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지내며 거주지가 분명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참여연대 활동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수사나 재판을 피하기 위해 도주할 우려가 전혀 없습니다. 설령 1심에서 징역형의 유죄판결을 선고한다고 하여도 구속을 통해 피고인의 신병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없음은 마찬가지입니다. 홍정훈은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더라도 성실히 절차에 임할 것임을 참여연대 공동대표단으로서 가까이서 홍정훈을 보아온 저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이를 감히 보증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는 지금 국가의 권력남용, 특권과 사익추구의 구시대적 폐습을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의 한 가운데 있습니다. 국가가 시민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시대에서 이에 저항하는 소수의 양심과 개인의 인권은 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동안 거대한 권력에 묻혀 소리 내지 못했던 소수의 양심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개인의 양심이 일방적으로 훼손되기보다 공동체에 대한 의무와 양립할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갈 것을 믿습니다.

 

귀 재판부에서 홍정훈 활동가에 대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호소합니다.   

 


2017년 4월 13일 

 

참여연대 공동대표 
법인(대흥사 수련원장) · 정강자(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 · 하태훈(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탄 원 서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인 홍정훈이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홍정훈은 국가가 군대를 통해 행사하고자 하는 폭력에 참여할 수 없다며, 평화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재판에서 홍정훈과 변호인들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근거한 행위로서 무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헌법에 명시된 양심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도록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호소했습니다. 

 

홍정훈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도주의 우려가 전혀 없습니다.

 

홍정훈과 같은 병역거부자는 평화를 위하여 병역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므로, 비록 현행 「병역법」을 위반했더라도 그 위반 행위에는 도덕적 자가당착이 없으며, ‘양심수’라고 불립니다. 홍정훈은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양심에 따라 병역거부를 선택했고, 이를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홍정훈의 주변인들은 그의 선택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홍정훈은 병역거부 이전부터 활동하던 시민단체 ‘참여연대’에서 기소 이후에도 성실히 근무하며 사회운동에 헌신하고 있으며,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장과 주거가 분명합니다.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하는 근거인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 대한 세 번째 위헌 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올해 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이전과는 ‘다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구속 결정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홍정훈과 같은 양심(또는 종교)을 이유를 병역을 거부해 처벌을 받은 사람은 1만 8천 8백여 명에 달합니다. 이들의 수감 기간만 합쳐도 3만 6천 년이 넘습니다. 누구의 것을 뺏은 적도, 누구를 해친 적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피고인 홍정훈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에도 항소 및 상고를 통하여 무죄를 다투고자 합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참작하시어,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시더라도 부디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7년 4월 14일

 

참여연대 김성진(집행위원장, 변호사), 이상희(부집행위원장, 변호사), 김정인(운영위원장, 춘천교육대학교 교수), 박순성(정책자문위원장, 동국대학교 교수), 진영종(정책자문위원장, 성공회대학교 교수), 양홍석(공익법센터 소장, 변호사), 김진영(공익법센터 운영위원, 변호사), 박경신(공익법센터 운영위원,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손지원(공익법센터 운영위원, 변호사), 조형수(민생희망본부 본부장, 변호사), 박동수(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서울세입자협회 대표), 성춘일(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변호사), 신종범(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변호사), 이해관(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KT 새노조 대변인), 정세은(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 충남대학교 교수), 백주선(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변호사), 서복경(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서보혁(평화군축센터 소장,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구갑우(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성상희(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변호사), 이경주(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양영미(국제연대위원회 실행위원), 윤홍식(참여사회연구소 소장, 인하대학교 교수), 이태호(정책위원장), 박근용(사무처장), 안진걸(사무처장), 박정은(협동사무처장), 김건우, 김경희, 김남희, 김다혜, 김민정, 김용원, 김은정, 김승환, 김주호, 김현정, 김희순, 백가윤, 송은희, 신동화, 심현덕, 오유진, 유동림, 이계정, 이경민, 이기찬, 이미현, 이샛별, 이선미, 이선희, 이송희, 이영미, 이영아, 이은미, 이재근, 이조은, 이지우, 이지은, 이한나, 장소화, 정세윤, 조준희, 조희원, 차은하, 천웅소, 최인숙, 최재혁, 황수영(이상 간사), 박은호(청년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나지수, 이무한(이상 청년참여연대)

 

박지호, 윤철한(이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솔아(고려대학교), 김세진, 이일, 전수연(이상 공익법센터 어필), 이소아(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김수영, 김지림, 염형국, 황필규(이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김재왕, 류민희, 조혜인(이상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김춘호(광주지방변호사회), 안세영(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강다현(극단8월), 유최늘샘(독립영화인), 김서연, 김세현, 김재우, 문준희, 박소현, 박재범, 박지예, 박향진, 서경원, 위민진, 임경지, 조현준, 최창현, 표류미, 홍선미, 황지성(이상 민달팽이유니온), 권지웅, 성은혜, 임소라, 정남진, 최지희(이상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김도희, 이혜정, 장길완, 장보람, 조영관, 조영신(이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임자운(반올림), 임성택, 한경수(이상 법무법인 위민), 배영근(법무법인 자연), 변선보(법무법인 한별), 김지현(부산 YMCA), 남궁이랑(부천청소년단체설립준비위원회 세움), 김여진, 김미현, 김세정, 김승연, 김아영, 박수영, 송민지, 윤미래, 이가현, 이효린, 정우정, 조진희, 조혜경(이상 불꽃페미액션), 여연심, 최초록(이상 사단법인 두루), 김지은(사단법인 선), 김가연, 박지환(이상 사단법인 오픈넷), 강혜진(서울겨레하나), 나인선, 이보형, 임민희(이상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종보, 박애란(이상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희성, 배혜란, 이성휘, 이해림 (이상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김기남, 이동화(이상 아시아인권평화디딤돌 아디), 경예원, 김주은, 김지수, 박만수, 박영서, 심산하(이상 연세대학교), 조규현(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한민균(연세대학교 이과대학 학생회), 이소현(영화사 연필), 이진혜(이주민센터 친구), 김진, 이현서(이상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 동행), 송시현, 정순문(이상 재단법인 동천), 이동주(전국유통상인연합회), 박승호, 양여옥, 여지우, 최정민, 황혜정(이상 전쟁없는세상), 김영민, 송효원, 이수호, 전진희, 한지혜(이상 청년유니온), 김혜안(한국폴리텍대학), 김예빈(한양대학교), 장지원(행동하는 성소수자인권연대), 함보현(화우공익재단), 강상우, 강준원, 권소영, 김명철, 김세진, 김준년, 김형수, 김혜민, 류벼리, 박세훈, 박중광, 박태규, 박한석, 박현아, 박희수, 방지현, 배광열, 배성우, 설세영, 시민, 신동은, 안예슬, 안예은, 안희정, 엄태인, 오보영, 오세연, 오윤덕, 윤상욱, 윤선영, 윤성열, 이동환, 이성준, 이슬, 이재은, 이정민, 이종희, 이지수, 이지수, 이탁건, 장선영, 장시원, 장현민, 전규해, 정시영, 정태영, 조경은, 차운호, 최민희, 최현경, 최현정, 추교영, 한동필, 한승목, 홍진호, 홍찬, 황서연 (총 240명)

 

홍정훈 후원회 <홍합지졸>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656-531564 김경희

웹사이트 http://goo.gl/lucP2y

 

관련 자료와 링크

금, 2017/04/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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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프레시안 공동기획 아시아생각 칼럼 시리즈 

 

 

<편집자 주>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프레시안 바로가기 http://www.pressian.com

 

1)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01/27) /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

 

 

 

* 지난 아시아생각 칼럼 보러가기

 

[언론기획] 아시아 생각 칼럼연재 (2013~2015) >> 바로가기

일, 2016/01/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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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기대와 우려

 

이링치우 대만인권연대 사무국장

 

 

2016년 1월 16일, 대만에서 최초의 여성 총통(차이잉원)이 선출되었다. 대만 야당인 민진당(DPP)이 의회 과반수를 차지한 것도 처음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새 정부에 대해 대만 시민사회가 갖는 기대와 우려는 무엇일까?

 

'해바라기' 운동과 시민사회의 분노

지난 2014년 3월 17일, 대만 입법원 내정위원회에서 국민당 장칭중(張慶忠) 입법의원이 '양안서비스무역협정(Cross-Strait Service Trade Agreement)'를 30초 만에 국회에서 통과시키자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 불투명한 절차에 대해 분노하였다. 그리고 이는 3월 18일부터 4월 10일까지 약 24일간 국회 입법원을 점거한 '해바라기' 운동으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은 '대의 정치'가 이미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사람들의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문제만이 아니라 핵발전소 설립, 핵폐기물 이슈, 노동자 해고, 강제철거 등 많은 사회적 이슈들이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현재 대만의 대부분의 입법안들은 인권적 관점은 배제한 채, 주요 양당의 이익을 바탕으로 논의되고 있다. 거대 정당이나 전통적인 지역 파벌에 의해 인적, 물적 네트워크들이 장악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최악은 아닌 후보자들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시대에 맞지 않는 헌법 조항으로 인해 18-20세 사이 청년들은 투표권한이 없다.  

 

'해바라기' 운동 이후,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은 시대역량(New Power Party), 사회민주당(Social Democratic Party), 자유대만당(Liberal Taiwan Party), 녹색당(Green Party)등 새로운 정당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선거 제도 자체가 소수정당에 매우 불리하다. 각 정당은 3.5% 이상 득표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거대 정당만이 정부로부터 수백만 대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아 네트워크와 자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소수정당은 자원 부족으로 선거에 많은 돈을 쓰면서도 충분한 득표를 하지 못한 경우 보조금 등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2016년 선거 

국민당(KMT)의 8년 집권 기간 동안 대만 국민들은 많은 분노와 실망감을 느꼈다. '해바라기' 운동 이후 많은 사람들이 민진당이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민진당 스스로도 그들이 차기 집권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선 후보 토론회 과정에서 대만 국민들의 요구가 충분히 표출되지는 않았다. 과거에 언론은 대선 후보 토론회 개최시 각각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을 초청해 후보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게 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주최측이 시민사회단체를 전혀 초청하지 않았으며 인터넷을 통한 질문만을 받았다. 대부분의 질문들은 논리적이지 않거나 인권적 시각이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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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잉원과 쯔위(오른쪽). ⓒ연합뉴스

 

쯔위 효과

선거 하루 전날, 한국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16살 대만 소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소녀가 속한 걸그룹은 한 한국 방송프로그램에 나와 각자 출신국의 국기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러던 중 이 사진을 본 중국 본토의 다른 가수가 이를 비난하며 중국 사람들에게 대만 국기를 들고 있는 쯔위를 보이콧하라고 부추겼다. 보이콧이 계속되자 해당 연예기획사는 쯔위에게 공개 사과를 시켰고 이 사건은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양안서비스무역협정 반대 운동 동안 반중 정서와 대만 민족주의 그리고 포퓰리즘이 유행했었다. 쯔위 사태는 이러한 반중 정서를 극대화시켰으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에 표를 몰아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6년 이후, 민진당이 가진 전권  

2012년 민진당은 소수 정당에 불과했다. 민진당은 집권당이었던 국민당이 의회 내 민진당 활동을 보이콧해 정당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비난해왔다. 2016년 선거에서 민진당은 총통 배출은 물론 의회 과반수를 넘는 113석을 차지했다. 새로 등장한 정당들 중에 시대역량당만 5석을 차지했으며 다른 정당들은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시민사회의 기대와 우려 

이번 선거기간동안 차이잉원은 시민사회가 제안한 몇 가지 이슈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2012년 대선에서 몇 가지 인권 정책들을 제안했던 차이잉원은 2016년 대선 때에는 5개의 사회복지 정책을 제안하고 동성결혼, 헌법 개정, 의회 개정,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주요 인권 이슈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사법 제도 개혁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또한 민진당은 국회의원 후보로 시민사회 출신의 많은 전문가들을 임명했다. 그러나 사형제, 강제 철거와 같은 예민한 이슈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는 추후 차이잉원 총통이 동성결혼, 선주민 권리와 자치행정,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공공주거, 노동권, 사회복지제도, 장애인과 노인의 권리, 이주민과 난민 이슈를 해결하고 입법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와 달리 차이잉원 총통이 그동안 여러 차례 마거릿 대처 영국 전 총리를 존경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교체까지 약 4개월이 남아있는 시점에서 마잉주 현 총통이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논쟁적인 정책들을 다 통과시키지는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뿐만 아니라 민진당이 집권하는 기간 동안 의회 내에 이들을 견제할 만한 야당 세력이 없다는 것 역시 매우 우려스러운 점이다. 국민당 8년 집권기간 동안, 민진당은 정부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인권을 침해하는 법들을 개정하기 위해 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해왔다. 민진당이 여당이 된 지금, 시민사회단체들은 예전 민진당 입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  

 

민진당은 의회, 선거 제도, 헌법 등을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지금 민진당이 할 수 있는 개혁 정책들은 많이 있다. 민진당이 거대 여당이 된 지금, 이를 파기할 어떠한 명분도 없다. 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새로운 정부가 시의적절하지도 않고 공평하지 않은 정책 및 제도들을 개혁하는지 계속해서 감시하고 촉구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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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2/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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