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보건복지 예산안 분석 : 장애인 분야
남찬섭 ㅣ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체적인 평가
2017년 보건복지부 소관 장애인복지 지출예산은 1조 9,413억 원으로 2016년 예산(추경 포함) 대비 1.2% 감소한다(예산과 기금 포함). 2016년도 장애인복지 예산 역시 2015년 대비 증가율이 1.0%로 상당히 낮았음에도 2017년 장애인복지 예산은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2017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총지출예산 대비 장애인복지예산의 비중은 3.37%로 이는 2016년도의 비중 3.49%보다 하락한다.
보건복지부 소관 장애인복지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장애인연금 및 장애수당의 소득보장사업과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사업이다. 2017년도 장애인복지예산에서 장애인연금 및 장애수당은 35.2%,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26.6%,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사업은 23.4%로 세 사업은 합쳐서 85.2%를 차지한다.
2017년도 장애인복지예산에서 위의 3대 사업의 증가율은 0.27%(약 46억 원 증가)로 장애인복지예산 전체가 1.2% 감소한 것보다는 높지만 결코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2017년 장애인복지예산은 2016년과 마찬가지로 예년에 비해 이례적일 정도로 낮은 증가율은 계속 보이고 있다.
세부사업 평가
장애인소득보장
3대 복지사업 중 2017년도 장애인연금 및 장애수당 예산은 6,831.8억 원으로 2016년 예산(추경 포함, 이하 같음) 대비 1.1% 감소하여 편성된다. 이 중 장애인연금은 지원대상자는 약 2,3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1인당 지원액은 기초급여를 2016년 204,010원 대비 1,420원 인상한 20만 5,430원으로 계상하고 부가급여는 동결하여 계상하였다.1) 기초급여액 1,420원 증액과 관련하여 정부는 전국소비자물가상승률 0.7%를 반영한 결과라 하고 있으나 장애가구의 빈곤율이 2014년에 34.5%로 전체가구 빈곤율 16.3%의 2배 이상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2) 낮은 물가상승률을 그대로 반영한 것은 대단히 안이한 태도라 할 것이다.
장애수당 중 기초수급자로서 경증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은 2016년 776억 원에서 2017년 736억 원으로 5.2% 감소하였다. 차상위층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차상위 장애수당은 2017년 320억 원으로 2016년 316억 원 대비 1.1% 증가하였다. 그러나 장애아동수당은 2017년 226억 원으로 2016년 234억 원 대비 3.4% 감액된다. 장애수당 지원단가는 기초수급자, 차상위, 장애아동 대상 모두 동결하여 예산이 편성되었다.
장애수당(차상위등)사업은 차상위 장애수당과 장애아동수당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차상위 장애수당은 지원대상이 증가하여 2017년 예산이 증가한 반면 장애아동수당과 기초수급자 장애수당은 지원대상이 감소 계상되어 예산이 삭감된다.
장애아동수당 감액 예산편성은 장애인실태조사에서 장애아동의 출현율이 낮아지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나 장애인의 빈곤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지원단가를 동결한 것은 안이한 태도라 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기초수급자 장애수당 감액은 기초수급자 신규 발굴 증가 둔화 추세 및 장애등급 의무 재판정, 신규신청자 재심사 도입 등 장애인복지법 개정시 신청률 및 지급률 감소를 예상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법률을 근거로 장애인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예산을 삭감한 것은 문제다.
장애인활동지원
장애인활동지원예산은 2017년 5,165억 원으로 편성되어 전년도 5,220억 원 대비 1.1% 감액되었다. 지원단가를 98만 8천 원으로 동결하였고, 지원대상인원은 63,000명으로 전년 대비 665명 축소 계상하였다. 2016년 5월에 장애인활동지원사업 대상자가 63,000명을 넘어 추경에 반영하였음에도 2017년 예산에 늘어난 인원을 다소 축소 편성한 것은 문제다.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사업은 2017년도에 4,5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 증액 되었는데 3대 사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다. 현실적으로 장애인거주시설의 필요는 부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정부는 장애인거주시설이 거주와 요양 등의 서비스 외 지역사회생활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이 장애인복지예산의 23.4%정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전체예산보다 증가율을 큰 것은 탈시설과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 추진이라는 장애정책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재고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연금이나 장애수당, 장애인활동지원예산은 지원단가가 0.7%의 전국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200원 인상되거나 동결된다. 반면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 사업에서는 지원단가가 2,690만 5천 원(1인당 연간)으로 2016년의 2,622만 3천 원 대비 2.6% 인상되어 물가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증가율로 계상된 것은 사업 간 형평에 어긋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사업 예산은 50.2억 원으로 전년도 52.8억 원 대비 5.0%가 감액된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전국 62개 자립생활센터를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는 보조금이 35.3억 원으로 전년도 37.2억 원에 비해 4.9% 감액된다. 시각장애인연합회나 척수장애인연합회, 장애인도우미견협회 등 중도 시각 및 척수장애인의 재활훈련과 보조견 훈련을 맡아 하던 민간단체에 대한 보조금이 14.8억 원으로 전년도 15.6억 원에 비해 5.2% 감액된다.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 예산은 182.1억 원으로 전년도 184.5억 원 대비 1.5% 감액됨.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예산은 전체 장애인복지예산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4.1% 증가율로 편성한다. 반면 지역사회자립생활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장애인활동지원이나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 예산은 4~5% 가량 감액시킨 것은 정부의 장애정책 방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한다.
장애인일자리사업
정부가 그동안 공공형 일자리 제공을 통한 장애인의 사회참여 확대와 소득보장 도모를 목적으로 시행해오던 장애인일자리지원 사업은 정부가 강조해온 일자리 창출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실제 2017년 예산에서는 675.6억 원으로 전년도 707.3억 원 대비 4.5% 감액 편성되었다.
특히 행정도우미 등 일반형일자리 지원예산은 297.1억 원으로 전년도 408.2억 원 대비 무려 27.2%나 감액되었다. 이는 주로 지원대상 인원을 줄여 편성한 것인데 일반형일자리지원사업의 대상인원은 3,221명으로 2016년의 4,746명에 비해 32.1%나 감축된다. 반면 정부는 시간제일자리를 내년부터 신설하여 여기에 1,500명의 장애인을 취업시키고자 하고 있으며 이 사업에 69억 원의 예산을 신규로 편성하였다. 이처럼 일반형일자리지원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하는 한편 시간제일자리지원사업을 신설한 것에 대해서는 향후 그 추이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애인의료비지원
저소득 장애인 의료비를 지원하는 장애인의료비지원은 작년 예산 대비 39.7% 삭감된 21,583백만 원이 편성된다. 대상자는 78,719명에서 2017년 85,320원으로 6,601명이 증가하였으나 단가는 387천 원에서 324천 원으로 감소 계측한다. 또한 실제 청구액 대비 예산의 과소 편성으로 매년 미지급금이 발생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에도 2017년에도 과소편성하고 예산을 삭감한 것은 문제다.
결론
2017년도 장애인복지예산은 2016년도 예산과 비교하여 1.2% 감소하여 최소한의 물가상승률도 반영하지 못하며 장애인의 복지수급권을 침해할 것이 우려된다.
장애인복지예산은 장애인연금 및 장애수당 등의 소득보장사업,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사업의 3대 사업이 85%의 비중을 보일 정도로 이들을 중심으로 편성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장애인의 탈시설과 지역사회자립생활이라는 최근의 장애정책기조와 상대적으로 더 관련성이 깊은 장애인활동지원사업과 소득보장사업은 예산이 전반적으로 감액 편성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그러한 장애정책기조와는 다소 상충하는 장애인거주시설운영지원사업의 예산은 전체 장애인복지예산보다 훨씬 큰 증가율을 보이러한 경향은 3대 사업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탈시설 및 지역사회자립생활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예산과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 예산이 감액 편성된 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2017년도 장애인복지예산에서는 정부가 장애인에 대한 공공형 일자리 창출 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하고 시간제일자리지원사업을 신설하는 등 정책적 전환을 일정하게 시도하고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1) 기초급여액의 지원단가가 2016년도 정부예산안에는 205,230원이었음. 따라서 2016년도 정부예산안의 기초급여 지원단가와 비교하면 2017년도 정부예산안의 기초급여 지원단가 205,430원은 200원 인상된 것임.
2) 여기서 빈곤율은 상대빈곤율로 중위소득 50%를 기준으로 한 것임. 관련 수치는 조윤화·김태용·송기호, 2015, 『2015 장애통계연보』 (한국장애인개발원)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