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경쟁 아닌 전관영입 경쟁으로 변질된 용역 종심제 폐지하라!
– 국토부‧도공 건설기술용역 전관영입 업체가 수주독식
– 상위 20개 업체, 전체 건설기술용역 사업금액의 40.2% 차지
– 법률적 근거없고 입찰담합 조장하는 강제차등점수제 폐지하라
[분석결과 요약]
이번에는 건설기술용역(감리·설계) 관련 제도를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전관영입 업체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특히 국토부는 2019년 3월 건설기술용역에 대하여 종합심사낙찰제(일명 ‘종심제’)를 극적 도입했다.
경실련은 업계 내부자를 통해 ‘건설기술용역 수주현황 및 업체별 OB영입 현황’ 자료를 제보받았으며,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2019년, 2020년 건설기술용역 입‧낙찰 현황을 분석했다. 해당 자료에는 50여개 엔지니어링 업체 재취업한 200여 명의 전관 정보가 기재돼 있다.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건설기술용역 종심제 사업, 전관영입 업체가 독식
국토부가 최근 2년간 종심제로 계약체결한 건설기술용역은 총 38개 사업으로 계약금액은 1,529억원이다. 38개 사업 모두 국토부 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수주했다. 대부분 3개~5개 업체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고, 컨소시엄 구성 업체 대부분은 국토부·도공 전관영입 업체였다. 탈락한 컨소시엄 역시 전관영입 업체로 꾸려졌다.
한국도로공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당 기간 종심제로 계약체결한 건설기술용역은 총 26개 사업으로 계약금액은 1,792억원이다. 국토부와 마찬가지로, 도로공사의 26개 사업 모두 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수주했다.
대부분 사업의 입찰참여 컨소시엄은 2개에 불과, 특정낙찰률 투찰가격 사전 담합 징후 强
국토부 38건 사업 중 단 2개 업체(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26건(68%)에 달했다. 도로공사 26건 사업 중 단 2개 업체(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24건(92%)이다. 4개 업체 이상이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업체간 사전담합을 통한 입찰담합이 강하게 의심된다.
국토부 38건 사업의 투찰가격을 살펴본 결과, 낙찰업체와 2순위 업체의 투찰금액 차이가 1%도 안되는 사업이 33건(87%)에 달했다. 투찰금액 차이가 0.5% 미만은 26건(68%)으로 가격담합이 강하게 의심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1∼2위간 투찰액 차이와 상관없이 각 평균 낙찰률은 83% 정도이고, 전체 평균 낙찰률은 83.3%다. 도로공사의 26건 사업의 경우, 낙찰업체와 2순위 업체의 투찰금액 차이가 1%도 안되는 사업이 22건(85%)에 달했다. 투찰금액 차이가 0.5% 미만은 15건(58%)이며, 개별 낙찰률은 평균 낙찰률 80.9%에 수렴하는 결과를 보였다.
엔지니어링 상위 20개 업체, 전체 건설기술용역 사업금액의 42% 가져가
한국건설기술관리협회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건설기술용역 발주건수는 47,485건, 사업금액은 5조 1,647억원이다. 수주금액 상위 20개 업체의 수주건수는 3,260건(전체 4,7485건의 7%), 계약금액은 2조 1,578억원(전체 5조 1,647억원의 42%)이다.
전국 엔지니어링 업체는 약 3,194개다. 1%도 안되는 상위 20개 업체가 전체 사업금액의 42%를 가져갔다. 상위 20개 업체의 수주금액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상위 20개사의 수주금액 중 90% 이상은 공공발주사업이다.
엔지니어링 업체 중 전관을 영입한 업체는 50여 곳인데, 상위 20개 업체는 총 184명의 전관을 보유하고 있다. 건설기술용역이 경쟁입찰로 발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관을 영입한 업체의 수주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입찰평가점수를 높게 받아 수주가능성이 월등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엔지니어링 업체는 기술경쟁은 뒷전인 채, 전관영입이 경쟁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문의: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02-3673-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