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또 국회 예산 심사인가 

 '혈세'(血稅). 세금은 피처럼 소중하다 하여 흔히 '혈세'라 부른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세 수입은 약 280조 원, 소득 대비 세금 비율인 '조세부담률'은 20% 정도다. 이렇게 거둬들인 세금, 세수를 바탕으로 정부는 매년 지출 계획을 짜고 헌법 54조에 따라 국회 심의를 받는다. 이 국회 심의가 매년 11월이면 기사가 쏟아지는 '새해 예산안 심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예산은 성실하게 일한 국민과 기업이 빚어낸 결실입니다. 정직하게 세금을 납부해 주신 국민과 기업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그 결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깊은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처럼, 정부가 세금을 허투루 쓰려고 하진 않았는지, 우선순위에 맞게 예산 편성을 했는지 잘 살펴보고 조정하는 건 국회의 책무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지난해(2018년) 1월, 국회의 2018 예산회의록을 분석해 보도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특정지역만을 위한 사업 예산을 새로 배정받거나 때로는 법과 예산 편성 원칙을 어기면서, 혹은 편성해도 사용할 수 없다는데도, 어떤 경우엔 논의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고 심사했다는 점을 확인해 지적했다.

 그로부터 1년, 여느 해처럼 국회 심사를 거쳐 새해 예산이 확정됐다.

 [마부작침]은 이번에도 국회의 예산회의록을 살펴봤다. 1년 전과 같은 기준으로, 국회 각 상임위원회의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 내역을, 전체 회의록 5,453페이지를 근거로 분석했다. 그리고 질문을 또 던진다.

 2018년 12월 8일, 2019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확정됐다. 법으로 정한 시한을 엿새 경과한 뒤였다. 2019 예산의 총 규모는 469조 6천억 원이다. 정부 제출 예산안에서 5.2조 원 감액했고, 국회에서 4.3조 원 증액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국회 심의를 거쳐 정부 예산안에서 0.9조 원 순감했다.

 

 그럼에도 2018년 본예산 총지출보다 2019년 예산은 40.7조 원, 9.5%가 늘어났다. 역대 최대 '슈퍼 예산'이라고 불릴 법하다. 2018년 예산과 비교해 금액으로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사회복지로 15.1조 원, 11.3%가 늘었다. 산업·중소·에너지 분야는 전년 대비 15.4% 증가해(2.5조 원) 증가율이 가장 컸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 처음으로 예산 규모가 300조 원을 돌파했는데, 그로부터 6년 만인 2017년 400조 원을 넘어섰고, 2019년엔 약 470조 원에 이르렀다. 이 추세대로면 2021년 이후엔 5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해 12월, 2019 예산안 통과 뒤 낸 보고서에서 "국회 감액 사업의 실제 내용을 분석해보면 불요불급한 부분을 삭감하는 실질적 감액보다 회계적인 숫자만 감액한 부분이 많고 증액은 지역구 SOC 위주의 실질적인 증액"이라며 "국회에서 정부 예산안을 감액한 것처럼 보이나 이는 통계적 착시 효과일 수 있다"라고 국회 예산심사 결과의 맹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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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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