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유치원을 새로 짓는 것만이 답은 아니죠. 사립유치원을 사들이는 방식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국공립과 사립이 균형을 이뤄야한다는 겁니다.”

사립유치원 비리로 전국이 시끄럽다.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지적이 많이 나오지만, 사립유치원 원아 수가 국공립의 3배인 상황에서 당장 국공립유치원 비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아이들 수가 줄면서 사립유치원들은 ‘시장의 구조조정’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사립유치원 문제 해법으로 ‘공공 매각’을 제시했다. 정 소장은 23일 서울 마포구 나라살림연구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해 “사립유치원들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립유치원장들은 문을 열 때도 큰돈이 들어 고생했지만, 유치원을 접는 것도 쉽지 않다고 푸념한다. 한번 유치원을 열면 다른 용도로 변경하거나 팔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 소장은 재산 매각 유예기간을 10년 정도 두고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사립유치원들에게 퇴로를 열어주자고 했다. 이와 함께 정부 지원을 늘리되 국공립 수준으로 감독하는 ‘공영형 사립유치원’과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유치원 실정에 맞는 회게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는 “에듀파인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누리과정 지원금을 학부모에게 직접 지급하라는 요구는 “지금처럼 사립 원아 비율이 훨씬 높은 상태에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중략)

-성공적인 구조개혁을 위해선 뭐가 필요한가.

“결국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을 때만 투명성이 높아진다. 나는 예산을 다루는 입장을 소비자와 절약자, 수문장으로 본다. 소비자처럼 돈을 쓰려고만 하면 문제다. 더 나아가면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아껴쓰는 절약자가 있다. 현재 시민들이 사립유치원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절약자까지 온 것 같다. 한발 더 나가면 ‘잘 쓰자’는 건 수문장이다. 쓸 곳과 쓰면 안 되는 곳을 확실하게 구분한다. 많은 사람들이 수문장 역할로 나가야 구조개혁이 된다. 지금은 돈을 쏟아부어서라도 국공립을 늘려 건전한 유치원 시장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