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미점검은 예산감사 책무 방기하는 것
감사원은 지금이라도 각 기관의 특활비 집행실태 점검해야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라 2019년 예산편성 전에 감사원이 정부기관들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해야 하나, 이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1일 감사원에 정부기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했는지 확인을 요청한 바 있는 참여연대는 감사원이 각 기관에 특수활동비 현금 지출 시 집행내역확인서 생략을 규제할 내부 규정이 있는지만 확인할 뿐, 규정에 따라 특수활동비가 집행되고 있는지는 점검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감사원이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하지 않은 것은 예산감사의 책무를 방기한 것이다. 더욱이 특수활동비는 외부의 감시와 통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감사원의 집행실태 점검 생략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참여연대는 지금이라도 감사원이 각 기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에 나서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해 법무부의 돈봉투 만찬 사건을 계기로 정부기관들의 특수활동비 유용문제가 불거지자 감사원은 특수활동비를 배정받은 19개 기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하고, 매년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하여 문제 적발 시 기획재정부에 통보해 특수활동비를 삭감하는 등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올해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특수활동비를 요청하는 각 중앙관서의 장은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를 반영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2019년 예산안 편성 전에 특수활동비 예산 편성을 요청한 기관들의 올해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해야 하지만 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최근 참여연대는 국회, 대법원, 민주평통 등이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인 수당개념으로 지급하고, 편성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에 사용했던 실태를 보고서로 발표한 바 있다. 다른 정부기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나, 특수활동비가 편성목적에 맞게 쓰이는지에 대한 관리·감독은 여전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참여연대가 올해 20개 국가기관의 특수활동비 관리·감독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체 감사를 진행한 기관은 6개에 불과했고, 외교부 등 일부 기관은 증빙서류를 전혀 제출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감사원이 특수활동비 예산이 편성 목적에 맞게 집행되고 있는지 관리·감독을 하지 않는 것은 기관들이 특수활동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것을 방치하고 묵인하는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정부기관들의 예산사용을 감독하는 것은 감사원의 당연한 책무이다. 더욱이 기밀성이 전제되는 특수활동비의 특성상 외부의 감시가 사살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특수활동비 집행에 대한 감사원 점검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감사원은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국민의 알권리 확보 차원에서 지금부터라도 기관들이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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