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절치부심해 사법농단 진상 규명에 앞장서야 할 것

대법원 국감,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 증인 채택 됐어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이루어진 사법농단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진상규명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어제(10월 10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는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국회의원들이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철저히 파헤치고,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법원개혁의 의지와 방안을 명확히 확인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충분한 감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당의 입장을 고려하기에 급급해, 사법농단 의혹을 파헤치는데 미흡했다. 여당은 피감기관 감싸기로, 야당은 재판거래에 연루된 지난 정권 감싸기로 일관했다. 이는 국회가 양승태 대법관, 임종헌 전 행정처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사법농단 관련 판사 17명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것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국회가 진정 사법농단 의혹을 파헤칠 의지가 있다면 이번 국감에서 핵심 판사들을 증인대에 세우고, 현 대법원에 왜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징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철저히 따져 물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회는 남은 국감기간 절치부심해, 사법농단 진상규명에 앞장서야 한다. 국민들은 국정농단만큼 사법농단도 매우 심각하고, 오히려 민주주의 가치의 훼손이 더욱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불필요한 정쟁으로 남은 국감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재판거래 의혹, 긴급조치 배상 판결한 법관 징계 모색,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일본정부 상대 손해배상청구 소송 재판 연기,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사건 정부의 재항고 이유서 법원행정처가 대필, 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조작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파기환송 동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10월 12일(금) 법무부 국감, 29일(월) 대법원 종합감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이루어진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개입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김명수 대법원장의 법원개혁 의지를 재확인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어제 국감을 통해 여야 국회의원들의 대다수가 법원의 제식구 감싸기를 문제 삼았는데, 이는 특별재판부 구성 및 관련 법관 탄핵에 대한 필요성을 거듭 확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법원이 자정 능력을 잃은 상황에서 하루 빨리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야 한다. 국회는 국감 이후 개회하는 본회의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기간 중의 사법농단 의혹사건 재판을 위한 특별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안’(8월 14일 제안)을 통과시켜 검찰 수사 이후 있을 재판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 내에 사법농단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논의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국정조사에도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