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땅값1위 시세는 1.3조, 과세는 5천억에 불과.
– 서울경기 등 광역지자체 공시지가 1위 시세반영률은 42% 이하로 아파트보다 낮아
– 부동산 부자와 재벌에게 세금특혜 주는 불평등한 과세기준 바로잡아라!!
경실련이 서울시와 6대 광역시, 경기도, 세종시 등 9개 지자체 땅값1위의 시세를 추정한 결과 땅값시세는 총 1조 2,848억원인 반면 공시지가는 4,981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인 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30일 전국 3,300만 필지에 대한 개별공시지가가 고시됐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명동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로 3.3㎡당 3억원 수준이다. 각 지자체별 최고가는 부산이 3.3㎡당 9,100만원, 대구 8,400만원, 경기도가 6,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정부는 올해 공시지가가 전국 평균 6.28% 상승해, 5년 연속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실련이 서울과 6대 광역시, 세종시, 경기도의 가장 비싼 토지 인근에서 실거래된 빌딩의 시세반영률(실거래가 토지의 공시지가 비율)을 분석한 결과 평균 31% 수준이며, 인근 시세를 공시지가 최고가 토지와 그대로 비교할 경우 시세반영률은 시세대비 42%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시세는 2015년 이후 공시지가 최고가 토지 주변 실거래 중 면적당 가격이 가장 비싼 사례와 비교했다. 실거래가 대상 토지는 모두 최고가 토지보다 공시지가가 낮기 때문에 실제 시세반영률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변 실거래가가 없는 지역은 근처 같은 용지(상업용지) 주상복합 아파트의 토지가를 적용했다.
15년째 가장 비싼 땅을 기록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경우 명동에 위치해 있는데, 명동2가 옛 랜드로바 빌딩이 지난해 6월말 3.3㎡당 10억원이 넘는 315억3,150만원에 거래됐다. 건물이 포함된 가격이기는 하지만, 건물값이 6,500만원에 불과해 결국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실제 토지가치는 3.3㎡당 10억원 이상이다. 랜드로버 빌딩의 올해 공시지가는 2.7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은 27%에 불과하며, 이를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토지시세로 간주하고 공시지가와 비교하더라도 30% 밖에 되지 않는다.
이뿐만 아니다. 경기도에서 가장 비싼 현대백화점 부지의 경우 3.3㎡당 6,534만원이지만, 2007년 해당 토지와 입지적으로 동일한 판교역세권 중심상업용지 21개 필지의 매각가는 평균 6,700만원, 최고 9,200만원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부지의 공시지가는 10년 전 가격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최근 현대백화점 옆 알파돔시티 매각액에서 건물값을 제외한 토지면적당 시세는 3.3㎡당 1.7억원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부산의 경우 시세는 1.8억원이지만 공시지가는 9,100만원에 불과하며, 대구는 시세 1.5억원, 공시지가 8,400만원으로 나타났다. 대구를 비롯한 몇몇 지역이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실거래된 토지와 최고가 토지의 입지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이며, 입지 차이를 감안하여 토지시세를 추정 비교한다면 시세반영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다.
판교 현대백화점 부지의 경우 공시가격기준 토지가 총액이 4,500억원이지만 시세를 적용했을 경우 1조 1,6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세청 세액계산프로그램으로 산출한 결과,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은 공시가격으로 인해 연간 해당 부지에서만 최소 48억원의 세금을 특혜 받고 있다. 시세기준 78억원이어야 할 보유세(재산세 및 종부세)가 30억원만 책정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토지는 단독주택과 마찬가지로 시세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동주택에 비해 매우 낮은 과표 현실화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경실련 토론회에서 감정평가사협회는 정부의 결정만 있다면 주변 실거래가가 많지 않아도 실제 가치에 근접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결국 정부의 개선 의지 부족이 조세 불평등의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이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계층은 막대한 부동산을 보유한 재벌과 대기업, 극소수의 부동산 부자들이다. 또한 부동산 편중을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오는 2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보유세 개선안을 공개한다. 28일 전체회의에서 확정해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특위는 주택과 토지분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공시지가 조정, 공정시장가액 조정 등 가능한 시나리오를 복수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논의가 재벌빌딩, 고가단독 등보다 아파트에 집중하고 있어 불공평 과세를 개선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지금의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 등 과세기준의 경우 고가 아파트의 시세반영률이 60%, 일반아파트가 70% 내외이다. 하지만 경실련 조사결과 전국 시도별 땅값1위 시세반영률은 42%, 서울에 위치한 5대재벌 소유 빌딩의 시세반영률은 39%, 최고가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은 52%에 그치는 등 부동산부자와 재벌들이 아파트 소유자들에 비해 막대한 세금특혜를 누리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보유세 강화를 추진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나고 시세반영 못하는 과세기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부동산 종류에 따른 과세 형평성이 정립되지 않으면,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핀셋 증세는 격렬한 반발만 불러올 뿐이다. 정부와 특위의 불평등한 공시지가 및 공시가격 정상화를 촉구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