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진흥원에 상주하며 정보시스템 유지·관리업무를 하던 협력업체 직원 ㄱ씨는 올 2월 한식진흥원의 한 직원으로부터 “이 XX야. 정신 좀 차려라”는 욕설을 들었다. ㄱ씨는 “욕을 듣는 순간 머리가 뜨거워져 아무 생각도 안 났다”며 “울화가 치밀어 ‘너무 한 것 아닙니까’라고 항의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말했다. 

폭언뿐만이 아니었다. ㄱ씨는 진흥원에 상주하는 동안 홈페이지 관리 등 계약상 본래 업무 외 각종 잡무까지 떠맡아 했다. 방문객이 오면 일일이 응대를 하고 대기실로 안내했다. 한식진흥원 직원들에게 배송되는 택배와 우편물을 수거해 일일이 나눠주는 업무도 ㄱ씨 몫이었다. 한식진흥원 직원들은 ㄱ씨에게 커피 심부름과 청소를 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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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진흥원은 그동안 감사원 감사와 국회 보고서를 통해 ‘한식 세계화 사업’ 등으로 1000억원에 가까운 나라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설립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씨가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아 직접 챙기면서 이른바 ‘영부인 예산 퍼주기’로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5월 갑작스럽게 사임한 윤숙자 전 한식재단(현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차은택씨 등 국정농단 세력 일부가 활동했던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출신으로, 국정농단 세력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식진흥원은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벌인 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점검에서 고위인사 지인의 자녀를 특채했다가 적발됐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보니 반복 되는 일”이라며 “제대로된 평가기준을 만들어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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