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삼성생명·금융위에 사실상 보험업법을 위반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 계획 관련 질의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총자산의 3% 초과 보유는 사실상 위법,
보험업감독규정상 취득원가로 계상해 삼성전자 주식 보유에 면죄부
삼성생명에 초과분 처분 계획, 금융위에 감독규정 개정 계획 질의

 

 

2018.4.20.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 간부회의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회사의 대기업 계열사 주식소유 문제”에 대해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회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회사가 단계적‧자발적 개선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하기를 바란다(https://bit.ly/2KpqaJ9)’고 발언했다. 이는 「보험업법」의 입법취지를 사실상 위반하여 총자산의 3%를 초과하여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을 겨냥한 것으로, 사실상 고객의 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사들여 재벌총수의 기업집단 지배를 도와온 금융회사에 자구책을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총자산의 3% 초과하여 보유할 수 있도록 면죄부를 만든 직접적 원인은 보험업감독규정으로, 관련 규정을 심의·의결하고 금융회사를 감시할 책무를 가진 금융위가 자신의 공을 입법부에 떠넘기고, 기업의 자발적 개선에 기댄 금융개혁을 천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에 오늘(5/2)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삼성생명에 총자산의 3%를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매각 계획을, ▲금융위에 관련 보험업감독규정 <별표 11> 개정 계획을 묻는 질의서를 각각 발송했다. 

 

현행 보험업법 제106조(자산운용의 방법 및 비율) 제1항 제6호는 보험회사가 그 자회사의 채권 및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017년 말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258.4조원이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시가(2017년 말 기준 254만8천원)로 약 27조 원 가량으로 삼성생명 총자산의 3%인 7.75조 원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보험업법의 입법취지를 거스르고 있는 이런 기형적인 현실은 보험회사의 자산운용비율을 결정하는 보험업감독규정 <별표 11(2011.3.22. 개정)>이 보험회사가 소유한 채권 및 주식의 금액(분자)은 취득원가로, 보험회사의 총자산(분모)은 공정가액(시가)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 감독규정에 따른 삼성생명의 자산운용비율 산정 과정에서 삼성전자 주식은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훨씬 낮은 취득원가(주당 약 53,000원 대)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삼성생명은 법에서 정한 한도를 훨씬 초과하여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할 수 있었다. 동일한 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분자와 분모에 서로 다른 가치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보험업감독규정의 내용은 누가 보더라도 기형적이고,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을 규제하기 위한 보험업법 입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이번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도 이런 기형적인 감독규정에 기대어 변칙적으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관행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삼성생명 측(https://bit.ly/2KpBKnq)은 ‘올해 계획된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삼성전자 발행주식 총수의) 10% 초과분(「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24조 위반 분)에 대해서는 즉각적으로 팔 것’이라고 답했으나, 3%를 초과하는 비율에 대해서는 ‘고민스럽다’고만 밝혔다. 이에 참여연대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중 총자산의 3%를 초과하는 부분의 매각계획에 대한 질의서를 삼성생명에 발송했다.

 

또한 금융위는 삼성생명의 자발적인 조치를 촉구했다고 하나, 이는 사실상 금융위 본연의 업무에 대한 해태(懈怠)와 방기(放棄)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도 보험업감독규정으로 인한 ‘삼성 특혜’ 논란에 대해 “감독규정을 개정했을 때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법 개정으로 다뤄야 한다(https://bit.ly/2JBbTYu)”고 발언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왔다. 이번 금융위원장의 금융혁신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금융위 측(https://bit.ly/2JErRkA)은 “법 개정을 통해야 할 사안이란 인식은 마찬가지지만, 기업이 스스로 준비를 거쳐야 하는 만큼 자발적 조치를 촉구한 것은 우리 입장에서도 한 발 더 나간 게 맞다”고 밝혔다 이는 명색이 ‘공정한 금융거래관행을 확립하기 위해 설립된 행정기관’인 금융위가 자신의 의무도, 권한도 잊은 채 재벌 대기업의 뒤꽁무니만 바라보는 꼴이다. 그러나 금융위의 의지만으로 의결할 수 있는 문제를 입법부에 떠넘기는 금융위의 태도는 금융감독과 금융개혁에 대한 진정성마저 의심케 한다. 이에 참여연대는 금융위에 질의서를 발송하여 보험업법 입법 취지를 위배하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배를 가능케 한 보험업감독규정 <별표 11>을 개정할 계획이 있는지를 질의했다.

 

오는 5월 9일은 문재인 정부 수립 1주년이다. 각종 적폐 청산에 대해 보여준 의지와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 등 현 정부가 이룩한 성과는 괄목할만한 것이지만 유독 금융 분야에는 개혁의 칼끝이 무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선 후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과제로 ‘재벌총수 일가 전횡방지 및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제시하면서, ▲재벌의 편법적 지배력 강화 차단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의결권 제한 강화 등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금융위는 더 이상 물러서지도, 주저하지도 말고 각종 금융관련 제도개선 및 적폐청산에 나서야 한다. 특히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은 ‘금융 부분 적폐청산’의 좋은 시작이 될 법하다. 재벌의 자발적 개선만을 주문하거나 입법부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스스로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을 조속히 단행하여 금융혁신에 대한 의지를 관련 이해당사자들에게 확실히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보도자료 원문보기]

 

 

▣ 별첨자료 1: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배 관련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금융위 질의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배 관련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질의서>

 

 

<질문>

금융위원회는 보험업감독규정 <별표 11> 제3호의 내용중 “취득원가를”을 “공정가액을”로 개정할 계획이 있습니까?

 

 

 

▣ 별첨자료 2: 삼성생명이 초과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대한 삼성생명 질의서

 

 

<삼성생명이 초과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대한 삼성생명 질의서>

 

 

<질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2017년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 10,622,814주(지분율 8.23%, 보통주 기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2017년말 현재의 시가인 주당 254만8천원으로 환산할 때 약 2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한편 2017년말 현재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258.4조원이므로 시가를 기준으로 한 삼성전자 주식의 보유규모는 총자산의 3%인 7.75조를 훨씬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보험회사가 그 자회사의 채권 및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소유하는 것을 금지한 보험업법 제106조(자산운용의 방법 및 비율) 제1항 제6호의 입법취지에 배치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의 시가 평가를 전제로 삼성생명 총자산의 3%를 초과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자발적으로 매각할 계획이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