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타 지역에 폭격을 중지하라
시리아 정부는 러시아의 지원에 힘입어 동구타 사람들에 대한 폭격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에만 190명 이상이 사망하고 27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동구타 사람들에게 이 비극은 최근 일이 아니다. 지난 6년 동안, 동구타 사람들은 잔인한 포위망에 갇힌 채 매일같이 반복되는 정부의 공격에 살해당하고 부상당하고 있다. 아동과 노인들 또한 영양실조와 치료 부족으로 인해 생명을 잃는다.
동구타 지역에 대한 공격과 포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시리아와 러시아 정부에 요구해주세요
시리아 내전 발생 7년째를 맞아, 국제앰네스티는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고, 수백만 시리아 국민들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시급히 행동할 것과 동구타 및 아프린에 고립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유혈 공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린 말루프(Lynn Maalouf) 국제앰네스티 중동 조사국장은 “국제사회가 시리아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처참한 실책을 범하면서 분쟁 당사자, 특히 시리아 정부는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으며,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는 데 외부 세력, 특히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 매년 우리는 분쟁당사자들이 민간인들에게 이 이상 더 큰 피해를 입힐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이 틀렸음이 매년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동東구타(Eastern Ghouta)에서는 40만 명의 남녀와 어린이들이 6년 동안 이어진 정부의 불법 포위 하에 생활하고 있으며,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 정부의 무차별 폭격까지 당하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에만 600명이 넘는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 정부가 이와 유사한 불법 전략을 사용해 동부 알레포를 폐허로 만들었을 때, 국제사회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반군 무장단체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마찬가지로 2014년부터 포위되어 있는 이들레브 지역의 마을 두 곳에 무차별적 폭격을 가했다. 아프린에서는 터키 정부와 반군 무장단체가 도시 탈환을 위해 공격을 퍼부으면서 수백 명의 쿠르드계 주민들이 피난을 떠나야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시리아 정부와 분쟁 당사자들에게 빈번히 무시를 당했다. 이런 상황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안전보장이사회는 불법 포위 및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엄격히 시행해야 한다. 또한 시리아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함으로써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의 책임자들은 마땅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시리아 내전의 모든 당사자들에게 국제법상 의무를 즉시 준수할 것과, 해당 지역을 떠나고자 하는 민간인에게 안전한 통행을 허용하고, 인도주의적 원조가 규제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
동구타 주민들의 목소리: “어딜 가든 죽음이 따라다닐 것”
2월 18일부터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는 동구타 지역에 대한 폭격을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고, 병원과 학교 등의 민간 시설을 비롯한 민간인들이 그 표적이 되었다. 최근 며칠 동안 시리아 정부군이 동구타로 진격하면서 이 지역은 세 개의 영역으로 분리되어 각 영역간의 교류조차 차단되었다. 주민들은 이제 비좁은 지하 대피소에서 식량과 식수를 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햇빛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갇혀 있다.
동구타 두마의 한 주민은 국제앰네스티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가 주민 대부분의 필수적인 식량원인 밀밭을 점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그 절망적인 심정을 표현했다.
“시리아 정부는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다 알아요. 우리가 곡물, 특히 밀을 추수할 수 있었던 덕분에 살아남았다는 걸 잘 알고 있죠. 더 가슴 아픈 사실은, 지금 밀밭이 밀로 가득한 상태라는 거예요. 4월이 되어 추수할 날만 기다렸는데, 이제는 정부가 그걸 다 가져가게 생겼어요.”
이 주민은 또한 민간인들이 폭력으로부터 피난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경로를 허용하겠다던 약속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항상 말뿐이었어요. 정말 우리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하길 바라는 건가요? 우리에게 폭격을 퍼붓고 공격을 해댔던 그 정부가 이제는 우리를 지켜줄 거라고요?”
한 응급요원은 공습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 지하 대피소로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3일이 지난 후에야 겨우 지상으로 나온 그들은 70여구의 시신을 수습하며 자신들이 맡은 일을 일부나마 재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응급요원은 자신의 아내와 딸 역시 동구타의 지하 대피소에 몸을 피한 지 3주가 지났다고 했다. “폭격이 워낙 심한 탓에 그동안 햇빛을 전혀 보지 못했어요. 지하 대피소는 수용 가능한 인원을 초과했고, 산소와 햇빛이 부족하거나 질병 때문에 기운을 잃고 쓰러진 어린이들도 많아요. 현재 상황은 아주, 아주 참담합니다.”
두마의 한 병원장은 수많은 환자들의 치료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 중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한 여성은 치료를 기다리던 끝에 결국 목숨을 잃었다.
“침대 위에서 홀로 쓸쓸히 숨을 거뒀어요. 이제 겨우 40대였죠. 병원에 보유한 약물이 부족한데다 수송대가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사망한 거예요.”
이들레브 지역의 수십 가구와 함께 몸을 숨기고 있는 한 인도주의 활동가는 현재 상황의 절박함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잠을 자고 있어요. 창문도 없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거나 물을 구할 수도 없죠. 위생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정말 끔찍해요. 사방에서 기침 소리가 들리는데, 특히 어린 아이들의 기침이 더 심해요. 저와 두 살 난 딸은 호흡곤란을 겪고 있어요. 처음에는 산소탱크 한 개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남지 않았어요. 게다가 계속해서 새로운 가족들이 대피소로 들어오고 있어요. 누울 공간이 없어서 다 같이 잠을 자지도 못하고, 차례를 정해 자고 있어요.
다른 시리아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이 인도주의 활동가는 정부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합의를 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들리지만,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어요. 정부는 우리를 싫어해요. 정부군이 동구타에 들어오면 제 남편을 잡아 가두겠죠. 남편은 군인이 아니지만, 어쨌든 남자니까 끌고 가서는 강제로 군대에서 싸우게 만들 거예요. 우리가 어딜 가든 죽음이 따라다닐 거예요. 그 어디에도 안전한 곳은 없어요. 이들레브도, 동구타도 마찬가지죠.”
국제앰네스티는 2011년 내전 발발 이후로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강제 실종된 사람들이 정부 교도소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비참한 상황과 함께, 포위 지역에서 정부가 항복하지 않으면 굶겨 죽이겠다는 전략을 사용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현재까지 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으며, 560만 명의 난민들이 전 세계로 흩어졌다. 75,000명 이상이 시리아 정부의 손에 강제 실종되었고, 8천 명 이상이 반군 무장단체 또는 자칭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