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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군 병사들이 최소 7건의 초법적 처형에 가담했고, 그 중에는 직사 거리에서 비무장 남성과 17세 청소년을 총살한 경우도 있었다는 사실이 국제앰네스티가 수집한 정보를 통해 확인됐다.
유출 동영상에는 이집트군 병사 한 명이 어린이를 총살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이 병사의 곁에서 군복을 입고 있는 또다른 남성은 억양으로 보아 시나이 지역 주민이다. 이전에 이미 총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5명의 시신도 찾아볼 수 있었다. 국제앰네스티의 전문가들은 살해 장면이 담긴 유출 동영상을 분석하고 이를 이집트군이 공식적으로 게시한 사진 및 유투브(Youtube) 동영상과 비교했으며, 시나이 지역의 소식과 전문가를 인터뷰했다.
나지아 보나임(Najia Bounaim) 국제앰네스티 북아프리카 캠페인국장은 “이집트 정부군 병사들이 비무장 상태인 사람들을 너무나 쉽고 냉혈하게 살해하는 모습은 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관리감독이나 책무성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살인은 초법적 처형에 해당하며, 이집트 정부가 국제법상 조사, 기소, 처벌해야 할 의무가 있는 범죄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분명하게 시나이 북부에서 반복되고 있는 충격적인 (군인들의 초법적) 살인 양상에 속한다.
-나지아 보나임(Najia Bounaim), 국제앰네스티 북아프리카 캠페인국장
지난 1월 국제앰네스티는 시나이 북부 지역에서 보안군 병사들에게 초법적 처형을 당한 남성 6인의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피해자들은 살해될 당시 1~3개월 동안 구속된 상태였다.
이슬람계 TV 방송국 메카밀린(mekameleen)이 공개한 이 유출 영상에는 이집트군 병사들이 미국산 험비 장갑차량에서 비무장 상태의 남성 2명 이상을 억류하고 있다가 곧장 총살시키는 모습도 나타났다. 미국은 이집트 군수품의 주요 공급국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조사기구(SIPRI)에 따르면 미국은 2003년부터 험비(고기동다목적차량) 100대를 포함해 1,000대가 넘는 병력수송장갑차량을 이집트에 공급했다.
나지아 보나임 국장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이전한 무기가 중대한 인권침해를 저지르거나 용이하게 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관리감독 또는 감시도 없이 시나이 북부의 이집트군에 무기를 이전하고 있다. 이러한 무기 이전은 모두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2016년 12월 이집트 군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밝힌 내용과 2016년 11월 5일 이집트 국방부가 게시한 유투브 동영상을 통해 유출 동영상에서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피해자 2명 이상의 모습을 확인했다. 군 대변인은 이들이 “테러리스트”이며 시나이 북부에서 테러 대응 작전을 수행하던 중 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출된 동영상을 보면 피해자 남성 최소 2명은 사살 당시 비무장 상태였으며, 영상 분석 결과 교전 중 사망한 병사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군이 사후에 시신 곁에 무기를 배치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국제앰네스티 전문가들은 동영상 분석 과정에서 국방부에서 유투브에 영상을 게시한 것이 2016년 11월 5일인 점으로 보아, 이 사건이 벌어진 것은 그 이전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시나이 지역 소식통에 따르면 이 영상은 시나이 반도 북부의 셰이크 조와이드와 라파 사이에 위치한 사막 지역에서 촬영된 것이다. 인터넷 지역뉴스매체인 ‘시나이 24’는 피해자 두 명이 형제지간으로, 16세의 압드 엘 하디 사브리(Abd el-Hady Sabry)와 19세의 다우드 사브리(Dawood Sabry)라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지대에 위치한 라파의 알 아와브다 부족 출신이다. 동영상 속에서 십대 청소년이 총살되기 전 자신은 알 아와브다 부족 출신이며 라파에서 왔다고 말하는 장면과 일치한다.
이 영상에서 시나이 지역 사투리를 사용하는 군복을 입은 남성의 모습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정부군의 명령 하에 활동하는 이 지역 베두인족 보충병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비무장 상태인 한 남성에게 머리에 다섯 번의 총격을 가했다. 지난 수년 간 시나이 지역의 이집트군은 일부 지역 부족들에게 의존해 정보수집 업무를 지원받았다. 2016년 8월 온라인 뉴스매체 마다 마스르의 기사에서는 시나이 지역 보충병들과의 인터뷰를 인용했는데, 이들은 군이 진입할 수 없는 곳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정부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시나이 지역을 감시하고 있는 모하나드 사브리는 이러한 비정규 병사들이 시나이 지역 주민들에게 여러 차례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탓에 시나이 지역의 부족들 사이에서 보복으로 잦은 마찰이 발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지아 보나임 국장은 “이집트군에 정식으로 속한 병사이든 아니든, 이 남성은 군의 명령과 통제에 따라 행동하고 있었다. 이집트군은 이처럼 냉혈한 살인행위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끔찍한 살인의 책임자들이 아무런 처벌도 없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자를 기소하고 처벌하지 못한다면 군 내 불처벌 관행이 더욱 만연해지도록 부추기게 될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확대되는 폭력에 녹색불을 켜는 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
시나이 북부에서 6명을 대상으로 초법적 처형이 일어났고, 국제앰네스티는 2017년 1월, 이집트 내무부에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들이 알 아리쉬의 한 민가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교전 중에 숨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가 피해자들의 유족과 시나이 지역 활동가 및 사건 목격자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6명은 사망할 당시 경찰에 구속되어 있는 상태였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