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정기검진 및 필수품 비축 센터 운영 - 울릉군 남한권 님의 공약
국민의당, 산모 근로환경 영향 장애兒 산재급여지급법 발의 (연합뉴스)
국민의당은 임신 중인 산모의 근로환경 문제로 태어난 영유아가 신체·정신적 장애를 겪을 경우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해 산재보험 급여를 지급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한다고 16일 밝혔다.
국민의당 정책위는 보도자료에서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제주의료원에서 근무 중 임신한 15명의 간호사 중 4명이 선천성 심장질환아를 출산하고 다른 5명도 유사 문제가 발생한 사례 등을 들며, 산모의 유해한 근로여건 및 작업환경이 태아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역학 조사 결과를 법 개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0/16/0200000000AKR2016101604…
생애초기 교육 불평등
김기헌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들어가며
교육 불평등 문제는 우리사회의 중요한 화두 중에 하나이다. 그동안 주로 입시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는 대학 진학에 있어서 사회계층 간 격차가 주된 관심사였다. 그 양상도 초기에는 대학 진학에 있어서 교육 불평등이 쟁점이었지만 최근 들어 어떤 대학에 진학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따라서 명문대 진학에 있어서 사회계층 간의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현실이 주목받았다. 김희삼(2016)은 서울대 진학률에서 출신 고교 유형 간에 격차가 크고 부모의 소득수준을 보면, 특목고와 특성화고 간에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 교육기회에 있어서 세대 간에 계층적 지위가 재생산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교육 불평등의 문제는 대학 입시라는 목표점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출생부터 이루어지는 출발점에서부터 불거지는 문제이다. 초등학교 취학 전에 발생한 교육격차는 이후 학업성취도는 물론 사회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김기헌, 신인철, 2012).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유아교육 및 보육이 2000년 이전까지 보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곳이다. 참여정부 시기에 무상보육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중요한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보육사업 재정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이제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중 한 곳을 다니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그렇다면 생애 초기의 교육 불평등 문제는 많이 개선되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여기에서는 우리나라의 생애초기 교육 불평등 문제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현재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어떠한지, 이 문제를 풀어나갈 해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왜 생애초기 교육 불평등인가?
우리사회가 보다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사회이동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OECD(2011)에서는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세 가지 요소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사회적 약자에 대해서 차별하지 않고 배제하지 않으며 포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개인들 간에 신뢰하며 서로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공정하게 기회가 제공되어 사회적 이동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이동성은 교육 기회에 있어서 사회계층 간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것으로 공정한 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육 불평등 수준을 낮추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 불평등 문제 중에서도 왜 생애 초기가 중요한가? 우선 교육 불평등을 가족배경의 영향으로 살펴볼 때 생애 초기에 가정배경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를 설명하는 이론들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생애주기 가설은 자녀가 성장하는데 있어서 부모의 영향이 점차 줄어드는 이치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생애초기가 교육 불평등이 가장 큰 시기라면 이 시기의 사회계층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생애 초기의 영·유아에 대한 교육 투자는 다른 연령집단에 비해 효과가 가장 크다는 점이다. 왜 그런가? 개인의 인적 자본은 평생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며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이루어지는 누적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곧 초기의 교육투자는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후기의 교육투자는 이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줄어든다. 생애초기 교육투자의 효율성도 높은데 그 이유는 예방적인 투자이기 때문에 그렇고 유아보육에서 초등, 중등, 고등교육으로 넘어갈수록 투자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도 그렇다.

세 번째로 생애 초기가 중요한 이유는 두뇌가 가장 빠르게 발달하는 시기라는 점이다. 영·유아 시기는 뇌 발달이 가장 왕성하게 이루어져 이 시기에 이루어지는 학습 경험은 인지적, 정서적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 가지 이유를 넘어, 근본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것은 권리에 대한 것이다. 국제연합(UN)의 아동권리협약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아동의 학습권은 기본적으로 제공받아야 할 권리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에서 생애초기에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애 초기 교육 불평등 실태와 정책적 대응
우리나라에서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이전 유아교육 및 보육 실태를 살펴보면, 무상보육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인 2001년 유치원 취원률은 27.2%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4명 중 1명만이 유치원을 다녔다는 점에서 생애 초기의 교육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었던 셈이다. 어린이집 이용률도 28.2%로 낮았고 맞벌이 부부들의 자녀들을 돌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교육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유아교육 및 보육 참여에 있어서 사회계층 간의 격차는 여러 연구에서 규명된 바 있다. 김기헌, 신인철(2011)이 한국노동패널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버지의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유아교육 및 보육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았고 대졸 이상은 이미 1980년-1984년 출생 집단에서 90%가 넘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만 초졸이나 중졸 이하는 1985년-1989년 출생 집단도 참여율이 80%를 넘지 못하였다(표 1-1 참고).
2001년 당시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및 보육에 대한 공공지출은 GDP대비 0.11%로 덴마크(1.38%), 스웨덴(1.02%) 등 북유럽 국가는 물론 미국(0.40%), 일본(0.32%)보다 낮고 심지어 멕시코(0.47%)나 칠레(0.25%)와 같은 남미 국가들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유아교육 및 보육과 같은 공교육 참여에 있어서만 사회계층 간 격차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교육 이용에 있어서도 사회계층 간 격차가 존재했다. 김기헌, 신인철(2011)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사교육 이용비율은 모든 계층에서 증가하고 있으나 초졸이나 중졸 이하의 아버지를 둔 자녀와 대졸 이상의 아버지를 둔 자녀간의 차이는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애 초기 사교육 문제는 영어유치원 등 고가의 고급 사교육 시장이 확장되면서 더 큰 사회적 화두로 부상하였다.
참여 정부에서는 이러한 교육 불평등 해소와 당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상한 저출산 문제,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생애초기에 대한 교육기회를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무상보육이 부분적으로 실시되었고 2013년부터 3~5세를 대상으로 무상 유아교육 및 보육이 이루어지는 누리과정이 전면 도입되면서 유아교육 및 보육은 보편적인 참여 단계로 바뀌어왔다. 어린이집은 1997년과 비교해 2016년 2.7배나 늘어났다. 유치원 교사 수는 2001년 28,974명에서 2016년 52,484명으로 늘었고 어린이집은 67,143명에서 270,449명으로 증가하였다. 2006년 0-2세 아동의 유아교육 및 보육 참여율은 11.2%에 불과했으나 2014년 35.7%로 늘었다.
OECD 평균과 비교해 보면, 2006년 당시 평균(29.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였지만 2014년 평균(34.4%) 수준을 넘어섰다. 3-5세 참여율도 2014년 현재 92.2%로 OECD 평균(83.8%)은 물론 유럽연합의 회원국들의 평균(85.0%)보다도 높아졌다. 2013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공공지출(0.88%)은 남미는 물론 미국(0.35%)과 일본(0.37%)보다 더 높아졌다.

그렇지만 최근까지 너무나 빠른 추진으로 인해 부작용도 존재했다. 3-5세 누리과정이 전면 도입되면서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의 예산 배분 문제로 2014년부터 누리과정 운영 예산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는 누리과정 예산이 지방재정교부금으로 충당되는데 세수부족으로 내국세의 일정 비율(20.27%)로 할당되어 있는 교부금이 크게 줄면서 4조원 이상의 예산이 부족한 ‘보육대란’이 발생하였다. 다행히 2018년부터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정부가 전액 국고로 지원하기로 해 정부와 시도 교육청 간의 예산 편성에 대한 갈등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월 10만원 씩 아동수당이 2018년부터 도입될 예정이어서 생애 초기 아동의 생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애초기 교육기회에 있어서 공교육은 보편단계로 진입하여 사회계층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사교육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계층 간 격차도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사교육 조사는 초등학교부터 통계를 제시하고 있어 취학 전 사교육 현황을 알 수 없다. 최근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생애 초기 사교육 비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이를 통해 사교육 실태를 살펴볼 수 있다.
김은영, 최효미, 최지은, 장미경(2016)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세아 중 사교육을 경험하고 있는 비율은 월평균 가구소득이 265만원 미만일 때 28.7%였지만 370-480만원 미만일 때 4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월평균 사교육 비용은 부모의 소득수준이 265만원 미만일 때 11만 원이었지만 480만 원 이상일 때 16만 4천원으로 차이를 보여주었다. 부모의 교육수준이 대학원이상일 때 20만 원 이상을 사교육비로 썼지만 고졸 이하는 9만 9천 원을 월평균 사교육비로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5세아의 결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아가며
우리나라는 유아교육 및 보육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국가로 변모해 왔다. 생애 초기 교육 기회에 있어서 한국은 이제 모범적인 국가로 바뀌었지만 다른 국가에서 볼 수 없는 생애 초기 사교육이 확대되고 있는 문제점도 상존하고 있다.
김은영, 최효미, 최지은, 장미경(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 영유아는 학습기간이 상대적으로 너무 길어 영유아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학부모를 상대로 사교육에 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학부모들은 생애초기에 사교육을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고 답변하고 있다. 누리과정을 통해 유아교육 및 보육이 공교육으로 확대되어 왔지만 이러한 변화가 바람직한 교육의 방향으로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동시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부모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생애초기 아동에 대한 공교육 지원이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생애 초기에 이루어지는 교육 투자는 가장 효과적인 동시에 가장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아동이 기본적으로 제공받아야 할 권리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인 노력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 교육 불평등을 줄이고 사회이동성을 높일 수 있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저출산으로 한 명 한 명의 미래 세대가 너무나 소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단지 아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생애 초기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김기헌, 신인철(2011). 생애 초기 교육기회와 불평등. 교육사회학연구, 21, 29-55.
김기헌, 신인철(2012). 유아교육 및 보육 경험의 장기 효과. 한국사회학, 46(5), 259-288.
김은영, 최효미, 최지은, 장미경(2016).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개선방안 II. 서울: 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연구소(2016). 유아교육·보육통계.
◯ 통일된 형태의 가족에게만 ‘정상성’을 부여하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는 가정 내 고정된 성 역할로 인한 성차별, 가부장적 가족주의, 개인의 자율성이나 존엄보다 가족의 유지가 우선인 가족 책임주의 등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차별과 불평등을 발생시켰다.
◯ 그러나 최근 매체에 등장하는 가족의 서사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에 균열을 내고 있다. 가족 앞에 ‘조립식’, ‘분자’, ‘공동체’ 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대안적 가족을 소개하고, 혈연과 혼인 중심으로만 정의하는 가족의 의미와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다.
◯ 매체가 주목하는 가족의 서사는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함과 동시에 특정 사회 현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매체를 살펴보는 것은 시대 및 사회에서 바라보는 가족의 상을 인식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에 본 희망이슈에서는 매체에 등장하는 가족 서사를 통해 기존의 가족과 새로 등장하는 가족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 영화 , 책 『아무튼, 언니』,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등을 보면 새로운 가족에 대한 담론으로, ‘선택’과 ‘재구성’이 중요하게 자리 잡았다. 즉, 최근 매체 속 가족 구성원은 ‘선택’할 수 있으며, 경제적 역할, 가사 노동 등 가족의 기능과 역할이 고정된 게 아니라 질서나 규칙을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 복잡한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적 가족을 제안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매체를 통해 각각의 가족 서사를 살펴보고, 시사점을 발견하는 과정은, 그동안 집‘안’의 문제로 남겨졌던 가족이라는 주제를 사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도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 이러한 시도가 쌓여 가족이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단위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삶에 대한 고정관념, 도덕적 규범, 일상의 실천 같은 문화적 의미와 이념이 지배하고 있음을 깨닫고, 이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 가족 구성 원리의 변화, 변화를 위한 지점과 방법 등을 모색할 수 있음을 기대한다.
– 글: 손혜진 자치분권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앞서 상반기 연재되었던 1~3화에서는 탈북인 보건의료 전문가 2인과의 대화를 실었습니다. 이어지는 4, 5화에서는 새로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최근 북한 보건의료의 모습과 문제점, 코로나19 상황 개괄 및 보건의료 개선 방안에 관해 더욱 심도 있게 고찰해 보고자 합니다.

- 김신곤 교수
-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
- – 남북 보건복지 민관협력 포럼 위원
- –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상임이사
- –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
- –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비상임이사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11월 초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신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났습니다. 김신곤 교수는 지금까지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오랜 기간 북한의 보건의료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활동을 활발히 펼쳐왔습니다. 그는 북한 보건의료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거시적, 보편적, 유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김신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내분비내과 교수
이번 글에서는 최근 북한 보건의료가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변화 중인
보건의료 상황
우리는 전국민 의료보험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지만, 사실 이게 시작된 것도 역사적으로 보면 북한에서 온 대남 전단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이게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시 집권 중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북한에서 날라오는 전단에 ‘무상교육’, ‘무상의료’와 같은 내용이 적혀 있으니까, ‘우리는 저런 거 하면 안 되나’라고 해서 당시 별다른 토대가 없는 상황에서도 전 국민에 대한 의료보험이 빨리 진행될 수 있었다는 연구도 있죠.
최근에는 장마당에 가서 환자 본인이 돈을 지불하고 약을 구입하는 방식, 사실상 유상의료의 모습으로 변화했어요. 결국,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치료받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바뀐 것이죠. 구입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변화된 방식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매우 힘든 시간이 되고 있을 것이라 봅니다.
장마당 활성화가
가져온 역설
보건의료의 측면에서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긍정적인 변화도 일어났지만, 부정적인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도, 장마당에서 약이 유통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오남용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환자가 의사한테 가서 어디 아프다고 증상을 말한 후 장마당에 가서 약을 사라고 처방전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죠. 다음에 그 환자가 비슷한 증상이 있으면 다시 의사를 찾아갈까요? 아마 그 환자는 전에 받은 처방전을 바탕으로 그냥 자기가 약을 구해서 먹을 겁니다. ‘내가 전에도 이런 증상이 있었으니까 이 약 먹으면 될 것 같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아무튼, 결핵은 소모성 질환이라 결핵 환자들을 보면 삐쩍 마르고 못 먹고 그럽니다. 그런데 결핵 환자가 아이나 같은 결핵약을 처음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결핵균이 확 억눌리면서 모처럼 입맛이 돌기 시작합니다. 체중은 당연히 늘겠죠. 그래서 장마당에서는, 정말 황당한 일인데 아이나가 입맛 돋우는 약으로 팔린다고 합니다. 환자 자기가 그냥 경험했다고, 그저 구전으로 ‘이 약 먹었더니 입맛 돌더라’ 그렇게 말이 퍼지게 되니 어떤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입맛을 돋우기 위해 장마당에 가서 아이나를 삽니다. 그러면 실제 그 사람들이 결핵에 걸렸을 때, 그 약이 제대로 듣지 않게 됨으로써 내성만 키우게 되는 꼴이 되는 것이죠. 장마당의 활성화가 불러온 북한 내부의 변화의 바람이, 역설적이지만 보건의료 영역에서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변질하여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이죠. 올바른 의료 문화를 위해서라도 보건의료는 장마당에서 분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중고(유엔 제재, 코로나19, 홍수)의 덫
일부의 표현을 빌리자면 ‘북한이 자발적인 형벌을 내렸다’라고도 합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을 선택함으로써 북한이 자신에게 형벌을 가하고 있다는 말이죠. 북한은 유엔 제재 이후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중국과의 무역으로 그나마 호흡이 가능했는데, 그것마저 코로나19 이후 강력한 국경 봉쇄가 이어지면서 더 힘들어지게 된 것이죠. 그리고 지난여름 있었던 홍수도 매우 큰 피해를 줬다고 알려졌습니다.
굶어 죽지는 않겠지만 부족한 영양 상태로 인해서 다른 질병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영유아 사망률이 높은 이유도 같은 이유인데요. 예를 들어,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아이가 로타바이러스Rotavirus 감염증과 같은 설사병에 걸리면 수액 보충이라도 제대로 하면 괜찮은데 정작 북한의 병원에서는 수액도 제대로 못 주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영양 상태를 좋게 하는 것은 기본적인 면역력과 건강과 관련된 최저치를 키워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게 부족하다는 것은 결국 북한의 건강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죠. 북한의 영유아 사망률이 증가하고, 한국보다 7~9배 높게 나타나는 이유도 이것을 근거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평양과 평양이 아닌 곳,
두 개의 나라가 공존하는
저는 2019년 평양시 만경대구역에 있는 ‘최경태내분비연구소’에 간 적이 있어요. 그곳의 경우 입원 병상이 100병상 이상인데 내분비 전문병원으로 100병상 이상인 곳은 우리나라에도 아직 없죠. 그래서 북한에서 소위 가장 큰, 제일 상위에 있는 내분비 종합병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규모나 시스템은 잘 되어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진료와 연구가 연계되어 있었고, 의료진들의 환자에 대한 열정과 수준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그 병원의 장비들을 직접 보니, CT가 이전에 기증받아 굉장히 오래되었더라고요. 골밀도 검사 장비는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등등 개원가만 가도 최신 장비가 깔려 있을 정도로 흔해요. 그런데 북한의 소위 최상위 내분비 전문 병원에 골밀도 검사 장비가 있는데, 매우 오래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평양 수준도 이 정도입니다. 물론 평양에서도 최고위층이 가는 병원은 아마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병원은 보여주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네요. 어쨌든 일반인들은 이용할 수 없는 곳이죠.
최근,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에 북한의 시 인민병원에 가서 봉사한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민병원인데도 불구하고 보통 가스로 마취를 하는데 마취하는 기계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전신 마취하는 기계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수술은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더니, 국소마취 내지는 척추마취를 하는데, 응급상황일 경우 척추마취도 어려워요. 왜 그렇냐면 척추마취의 경우 환자가 협조해 줘야 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응급으로 환자의 배를 여는 수술을 한다고 하면, 배는 그냥 국소 마취하고 팔다리 묶은 다음 ‘케타민Ketamine’이라고 재우는 주사가 있는데 그 주사를 놓습니다. 그러다가 환자가 통증 때문에 깨면 다시 약 주입하고 하는 식의, 그런 수술을 하는 상황입니다. 또, 우리는 심장 멎으면 전기충격해 주는 자동심장충격기가 곳곳에 있잖아요? 공공기관도 그렇고… 응급실이라면 심장이 멎었을 때 심폐 소생하는 기계가 있어야 하는데 시 단위 병원에도 그런 장비가 없다고 합니다. 그 정도면 할 말 다 한 거죠. 인도적인 지원은 유엔 제재 상황에서도 예외로 한다고 하지만, 실제 보건의료 영역에서 제재의 여파는 심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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