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병원·원격협진·공공의료 연계로 지속가능한 지역의료 구축 - 가평군 김경호 님의 공약
이번 글에서는 저번 글에 이어 2명의 탈북 보건의료 전문가와의 대화를 통해 북한 사람들이 누리는 건강권과 보건의료 개선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인권적 측면에서의
고찰이 필요하다
이건, 외부에서 알려주지 않아도 자기들끼리 터득해 나가는, 정말 놀라운 현상이라고 봐요. 그래서 저는, 현재 북한의 의료 현실이 열악해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사망하는 그런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만큼 더 고통스럽지만, 아픈 만큼 새로운 시스템을 북한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내고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며 북한 의료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어요.
지금 북한은 변화하고 있어요. 북한 사람들은 원하는 의료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과 자신의 노력과 선택에 따라 더 나은 의료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하나하나 스스로 알아 가고 있는 중이에요.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의료 체계만 놓고 본다면 북한이 정말 잘 만들었기는 해요.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공식적인 북한 보건의료 제도에서는 선택권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선택권은 개인에게 매우 중요한 권리 중 하나잖아요. 이것은 인권과 관련된 것이에요.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은 곧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인, 내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당하는 것이라고 봐요.
북한에는 아직도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권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한국에 와서 살다 보니 북한에 있을 때는 몰랐던 인권의 가치를 알게 되면서 ‘북한에서는 정말 중요한 것들을 못 누렸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보여지는 것에만 열광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북한에서 인권이라는 잣대를 놓고 바라본다는 것은, 정말 인권이라는 말 자체가 그야말로 행복에 겨운 비명일 정도로 일반적이지 않아요.
아직도 많은 북한 사람들이 인권이라는 잘 말을 모르거나, 그 개념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살아가고 있어요. 병원, 공장 등 기관과 조직 곳곳에서 인권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죠. 북한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는 인권이라는 것이 없다고 보면 돼요.
북한에서 인권이라는 잣대를 놓고 바라본다는 것은, 정말 인권이라는 말 자체가 그야말로 행복에 겨운 비명일 정도로 일반적이지 않아요.
생각과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북한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원료와 의약품 생산에 들어가는 재료가 부족하다 보니 시설을 제때 돌릴 수 없어요. 원재료가 부족해서 그렇지 의료 시설과 같은 하드웨어, 그리고 의료진과 같은 소프트웨어 등 필요한 체계는 웬만큼 갖추고 있는 상황이에요.
북한 보건의료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그 어떤 지원보다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지원해 주는 것이 북한의 의료환경 개선과 자력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효율성 측면에서도 더 바람직하다고 봐요.
충분한 원료와 재료만 있다면 북한도 큰 문제 없이 지금 맞닥트린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위기를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충분한 원료와 재료만 있다면 북한도 큰 문제 없이 지금 맞닥트린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위기를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다음은,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으로의 지원을 바라봄에 있어 정치적인 상황과 연결하거나 정치적 잣대를 가지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해요. 모든 것을 떠나서 생명과 관련된 것이지 않나요? 인도적 지원의 취지를 한 번 더 고려해줬으면 좋겠어요.
물론, 북한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기 위해 먼저 나서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원 물품에 대한 투명한 관리·감독과 사용 내용 공개가 이뤄져 지원 물품이 무기 만드는데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국제사회도 의혹을 거두고 북한이 원하는 것을 고려해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리라 생각해요. 아쉽게도, 북한에 지원되는 물품에 대한 모니터링이 어렵다 보니 국제사회의 지원이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봐요. 무엇보다 북한 당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양보, 협력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지금, 북한은 ‘확진자 0명’이라는 발표를 통해 국제사회의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북한의 발표를 접한 사람들은 그 신빙성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의 보건의료 환경에 궁금증을 가지기도 합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 2명을 직접 만나 북한의 보건의료 상황에 대해 함께 짚어 보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와 변화, 그 속에서 북한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건강권을 살펴보면서 북한 보건의료 환경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김지은
- – 북한 청진의학대학 동의학부 졸업
- – 북한에서 9년간 내과, 소아과, 임상의학연구소를 거치며 의사/한의사로 근무
- – 2000년대 초반 한국 입국
- – 한의사 국가시험 합격
- – 現한의사

이혜경
- – 북한 함흥약학대학 졸업
- – 북한에서 12년간 약사로 근무
- – 2000년대 초반 한국 입국
- – 약사 국가시험 합격
- – 통일학 박사
- – 現약사
김지은 씨와 이혜경 씨를 언급할 때마다 항상 따라오는 수식어는 ‘남북한 한의사 1호’, 그리고 ‘남북한 약사 1호’ 입니다. 두 사람은 북한에서 각각 한의사와 약사로 일했습니다. 탈북 후 한국에 정착한 두 사람은 각각 한의사, 약사 국가고시에 합격해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북한과 한국 양쪽의 보건의료 환경을 직접 경험한 전문 보건의료인과의 대화를 통해 북한의 보건의료 실태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한때, 눈 앞의 현실을 마주할수록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1990년대 중, 후반, 잘 알고 계시다시피 북한에서는 대기근으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던 ‘고난의 행군’ 시기가 한창이었어요. 당시 저는 병원 소아과 의사였죠. 의사로서 어린아이들이 끊임없이 죽어 나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지켜 보고만 있자니 그걸 견디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병원 근무 후 퇴근할 때 집에 가면서 ‘내일 아침에는 어느 침대가 비어 있을까?’와 같은 생각에 괴로웠어요. 아침에는 ‘그 아이일까, 아니면 다른 아이일까?’하는 생각을 하며 출근했죠.
병원 근무 후 퇴근할 때 집에 가면서 ‘내일 아침에는 어느 침대가 비어 있을까?’와 같은 생각에 괴로웠어요. 아침에는 ‘그 아이일까, 아니면 다른 아이일까?’하는 생각을 하며 출근했죠.
약사라고 하면 뭔가 잘 살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생계유지조차 힘들었어요. 한국식으로 말하면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했죠. 저는 이런 상황을 표현할 때마다 ‘낮에는 사회주의 일(병원 약사)을 하고, 밤에는 자본주의 일(장마당 장사)을 했다’고 말해요.
비교적 최근에는 상황이 바뀐 것 같아요. 새로 생겨나기 시작한 시중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는 그럭저럭 괜찮게 산다고 볼 수 있어요.
장마당의 활성화는 의약품
수급 구조를 바꿨다
최근 들어서는 장마당에서 일반 사람들이 약을 구하기 더 쉬워졌어요.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중국에서 많은 약이 들어왔어요. 이렇게 되자 나라에서 공급하는 약이나 자급자족한 약에만 의존하던 모습에서 장마당에서 약을 구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오늘내일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아편이나 빙두를 사용하는 것에 부작용이나 윤리적 문제를 고민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사치와 같아요. 이들에게는 순간적인 고통을 당장 면하기 위해 사용되는 하나의 약일 뿐인 거죠.
한 단면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기는 힘들다
그렇다 보니 돈이나 먹을 것과 같은 뇌물을 건네줘야 환자에게 좋은 처방을 내려주는 식으로 바뀌고 있어요.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외부 지원이 전보다 늘어나면서 외국 약이 많이 들어갔어요. 하지만 이렇게 들어가는 약 중 상당량이 뒤로 빼돌려져 장마당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알려졌죠. 결과적으로 보면 장마당으로 약이 흘러 들어가서 사람들이 필요할 때마다 돈을 주고 약을 구할 수 있게 되긴 했어요.
의료인들은 나라에서 나오던 월급과 배급이 끊기자 당장 자기가 먹고살 방법이 없어졌어요. 환자 진료 이전에 자신의 생계부터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죠.
북한의 의료인들이 부패하거나 인간성이 없다고 비난하기에는 그 사람들이 처한, 국가에서 나와야 할 월급과 배급이 끊긴 상태에서 맡은 일을 수행해야 하는 동시에 생계를 이어갈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그런 열악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면 쉽게 평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의료라는 것은 마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특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의학 자체는 학문이에요. 하지만 의료 행위를 하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그 행위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가가 결정된다고 생각해요. 북한 의료인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에 대한, 환자에 대한 마음가짐, 그것은 제가 볼 때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 아닐까 해요.
다음 화에서 다룰 북한 보건의료 제도 속 변화의 모습에 대해서도 더욱 궁금해집니다.
민간보험사 데이터 활용은 질병 위험군 가입거절과 의료영리화 위한 것
공공기관의 업무와 정보수집 목적에 부합하지 않으며 법적 근거도 미흡
정부는 민간보험사 돈벌이 장려가 아니라 민간보험 규제에 나서야
지난 7/8일 금융위원회는 6개 민간보험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공공의료데이터 이용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금융위원회는 이를 환영한다며 향후 민간보험사들이 공공데이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보험업계와의 협의체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정부가 건강보험공단과 심평원에 쌓여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민간보험사들에게 넘겨주려는 것에 반대한다. 또 건강보험 강화가 아니라 민간보험 활성화에 앞장서는 정부 행태에 큰 우려를 표한다.
첫째, 공공데이터 민간보험사 제공은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고 정당성과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 보험업계는 4년만에 공공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반색하고 있다. 심평원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민간보험사에 6천만명분의 진료데이터를 팔아넘긴 것이 국정감사에서 폭로되어 2017년 이후로는 민간보험사가 이 개인정보에 함부로 접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8개 민간보험사 등이 '당사 위험률 개발' 등 영리 목적으로 심평원 공공데이터를 요구하자 심평원이 이를 받아들여 개인 동의 없이 제공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크게 분노했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 2014년~2017년 심평원이 했던 공공데이터 팔아넘기기 행태와 똑같은 일을 앞장서서 수행해주고 있다. 당시 심평원과 달리 건강보험공단은 민간보험사들의 자료제공 요구에 "민간보험사의 경우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분석하여 특정 질환 유병자, 기왕력자 또는 위험요인 보유자에 대해 민간보험의 가입차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국민건강권 및 권리보호차원에서 제공하지 않는다”고 옳게 거절한 바가 있다. 이런 우려는 현재도 똑같이 존재한다. 보험업계는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의 보험 가입을 줄여 손해율을 낮추겠다고 한다. 보험업계는 이를 ‘역선택 방지’ 등으로 표현하지만, 돈 되는 사람들만 골라 가입시키는 ‘크림스키밍’을 하겠다는 뜻일 뿐이다. 민간보험사 데이터 활용은 의료영리화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보험사들은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명목으로 미국처럼 보험사가 직접 만성질환 관리, 환자·고령자 돌봄, 의료기관 알선까지 하는 모델을 바라고 있다. 이는 민간보험이 주도하는 미국식 의료영리화로 향하려는 것이다. 또한 건보공단과 심평원의 자료를 민간보험사에 넘기는 것은 시민의 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이라는 공공기관의 업무 범위, 그리고 자료수집 본래의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국민건강보험법에는 공단과 심평원 자료를 직무상 목적 외 용도로 또는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데이터 3법이 개정되긴 했지만 정부도 함부로 가명정보를 개인 동의 없이 민간에 넘기기에는 법령 상 미흡함이 있다고 현재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공공의료데이터 민간 제공은 정당성도 부족하고 법률적 문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심평원 데이터를 6개 보험사에 넘기겠다는 결정은 부적절하며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둘째, 정부는 민간보험사 돈벌이를 장려할 것이 아니라 민간보험을 통제하고 국민건강보험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공공데이터를 이용해 민간보험시장을 넓힐 수 있다며 ‘기대’를 밝혔다. 하지만 민간보험은 확대가 아니라 축소하는 것이 답이다. 민간보험의 의료비 경감 효과는 극히 미미하다. 2017년 한국의료패널 심층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민간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78.7%에 달하고 민간보험 가입자는 1인당 월평균 13만2천원을 내고 있지만 민간보험이 보장해주는 의료비는 정액보험 가입자의 경우 겨우 6.2%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국민건강보험은 58.4%를 보장해준다. 또한 민간보험 가입자는 비급여 의료행위에 1.7배나 더 노출된다. 즉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보장 때문에 민간의료보험이라는 왜곡된 시장이 형성되어 환자들이 불필요한 지출과 과잉진료로 피해를 겪는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지난 달 '보건의료 데이터·인공지능 혁신전략'을 발표해 민간보험사 등 사기업들을 위해서 건강보험 등 공공보건의료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심평원이 이번에 공공데이터를 넘긴 것이다. 또 정부는 최근 민간보험사가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줬고, 이를 위해 건강·의료·공공데이터를 한 데 모아 활용할 수 있도록 ‘마이헬스웨이 플랫폼’을 만들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정부는 시민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넘겨 민간보험 활성화하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펴고 있다. 또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명목의 개인의료정보 전자전송 법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반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비급여 유인수요를 창출하는 민간보험을 통제하지 않고 오히려 활성화하면서 문재인 케어를 하겠다는 것부터가 모순이었다. 다른 나라들처럼 민간보험 지급률 하한을 법제화하고 건강보험 법정본인부담금 보장을 금지시키는 등 민간보험 규제에 나서야 건강보험 강화도 가능하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가장 방대한 개인정보를 보유한 공공기관이다. 또한 가장 민감한 의료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진료내역, 투약내역 등을 각각 3조건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정보를 공익목적이 아니라 민간기업 영리행위를 위해 개인 동의 없이 공개하겠는 정부 방침은 매우 심각하다. 특히 이번처럼 의료정보를 가장 원하는 민간보험사에 넘겨주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정부는 임기 말 밀어붙이는 민간보험 활성화와 의료영리화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
2021. 7. 13.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참여연대
공동성명https://docs.google.com/document/d/1mf6IXvBtZxQ2dBJApC7Du3HGHa9QlrKBKjZj...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 시범사업에 대한 논평
6월 4일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 시범사업’이 보고사항으로 상정됐다.
요지는 “개인 스스로 건강관리”를 통해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음주·흡연 등 건강위험요인으로 인한 질병 및 만성질환 증가로 생산성 손실과 저하액이 4조6,676억 원에 달하는 등 사회·경제적 부담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활습관을 개선해 건강관리를 잘하는 이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건강생활 실천을 지원한다고 하니 언뜻 보면 좋은 제도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제도는 건강관리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한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적이다. 정부가 제시한 통계를 보면 2008년부터 10년 동안 음주율이 높아지고 걷기 등 건강생활실천율이 떨어졌다. 이로부터 정부는 개인들이 건강관리를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 듯하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2008년은 금융공황이 벌어진 해로 그 이후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못했다. 한편에서 실업이 늘어난 반면, 일자리에 남은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늘어나고 노동강도는 높아졌다. 정부가 새로 만든 일자리도 대부분 단기 저질 일자리라 투잡, 쓰리잡을 뛰어야 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났다. 따라서 부유층에 비해 열악한 처지에 있는 노동자, 서민들이 건강을 관리할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줄어든 것은 당연한 일이다. 1년에 5~6만 원의 당근으로 건강관리를 유인할 일이 아니다. 노동자,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지 못한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둘째, 민영보험의(‘건강증진형 보험상품’) 행태를 따라 공적보험인 국민건강보험에 시장 원리를 도입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건강보험을 약화시킬 것이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부유층에게 지원금이 집중돼 부유층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정부는 연간 35만 명이 참여하는 시범사업에 연간 최고 64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계했는데, 본사업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만성질환자들 등으로 대상이 확대된다면 수백억이 넘는 건강보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참가자를 늘리기 위해 지원금을 인상한다면 더 많은 재정이 필요할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이 부유층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식으로 사용된다면 건강보험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높아질 것이다. 한정된 재정에서 일부가 혜택을 보면 다른 일부는 불가피하게 피해를 보게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정부 통계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병의 유병율은 10년 동안 2.8% 증가했는데 진료비는 48.7% 증가했다. 유병율은 크게 증가했다고 볼 수 없다. 반면 유병율에 비해 진료비는 불비례하게 증가했다. 비용의 증가의 원인이 환자 개인들에게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개인들에게 도덕적으로 건강관리를 압박해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정부가 부도덕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이 사업에 필요한 장비와 인프라를 제공할 의료기기나 통신 업체들의 시장을 제공한다는 동기도 있을 것이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가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 그동안 국가 및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실시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어떤 효과를 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있는가. 그런데 이런 시범사업을 또 시행하는 까닭을 알 수 없다.
제대로 된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지역 사회에서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질환의 악화를 조기에 막을 수 있는 전국민주치의제도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시범사업이 훨씬 더 필요하다.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 시범사업은 중단해야 한다.
2021년 6월 4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가난한이들의 건강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대전시립병원 설립운동본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여성연대, 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 전철연), 전국빈민연합(전노련, 빈철련), 노점노동연대,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성남무상의료운동본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 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건강정책참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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